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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을 보고

▲ 김성태 문화평론가·대구가톨릭대 산학교수안동시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안동 아리예술단(대표 김나영)이 주관하는 융복합한국전통창작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막을 올렸다. 1998년 안동의 한 양반댁 자손 이응태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발견된 썩지 않은 유품 중에는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아내 원이엄마의 애끓는 사랑의 편지 그리고 머리카락과 삼으로 엮은 미투리 등이 450년의 세월을 넘어 썩지도 않은 채 발견되었다.특히 원이엄마가 자필로 쓴 한글 편지는 불과 31살에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에 대한 아픔이 절절히 묻어 있어 실로 감동적이었다. 이에 많은 예술가들이 원이엄마를 소재로 한 작품을 산출하였다. 소설 `능소화`가 있었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 `원이엄마`가 무대에 올랐다. 또한 적어도 3가지 버전의 뮤지컬도 있었다.그러나 안동 아리예술단의 전통창작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원이엄마를 소재로 한 예술 중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종결판이고, 한국 전통무용극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원이엄마 모티브는 감동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너무 간단하다. 그래서 스토리를 극화하는 일, 특히 공연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기에는 쉽지 않은 과정을 넘어서야 한다. 먼저 스토리 구성의 적합성과 자연스러운 전개가 바로 그것이다. 앞선 오페라와 뮤지컬들은 원이엄마의 순수한 사랑을 벗어나는 지나치게 비약적인 스토리가 없지 않았다. 물론 각각 다른 장르 고유의 장점이 있겠지만, 원이 엄마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표현함에는 순수한 몸짓의 무용극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이런 의미에서 2010년 정숙희 교수의 무용극 `원이엄마`가 그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고, 관객들에게는 원이엄마 편지의 사본까지 제공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1부에서는 정숙희무용단의 오고무와 중국잉츠무용단의 무용이 소개되었고, 2부에 들어서야 무용극 원이엄마가 무대에 올랐다.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의 원이엄마 무용극의 완성판은 안동 아리예술단의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이 작품의 가장 뛰어난 점은 예술총감독 김사라 교수가 쓴 대본에 있다. 서곡부터 시작하여 제1장 신들의 게임부터 제10부 생명의 빛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이 탄탄하고 군더더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의식이 있고 극의 전개가 매우 자연스럽다. 무엇보다도 `원이엄마의 사랑`이라는 포커스를 놓치지 않고 있다. 종교철학박사 학위와 여러 편의 소설을 발간한 그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았으리라. 그 다음으로 김나영 단장의 안무와 연출이 대단히 유려하고 세련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허샘(원이엄마 역)과 최석민(이응태 역)을 비롯한 잘 생기고 능숙한 무용수들이 안정되게 잘 표현하였고, 독무와 2인무와 군무는 하나하나 신선하고 적절히 잘 배정되어 있었다. 음악과 분장과 영상과 조명 그리고 부채 등의 소품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모든 요소가 잘 받쳐주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의상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고, 매 장마다 약간씩 변화된 무대장치도 극의 효과를 잘 부여하면서도 경제적인 모습이었다.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간단한 해설이 자막으로 비쳐져 극의 이해를 더욱 용이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관객들은 1시간반의 공연에 몰입될 수 있었고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프로그램북 역시 적당한 정보와 함께 깔끔하였는데, 영어, 일어, 중국어 등의 번역문도 게재되어 이 작품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더 해 주었다.우선 전국 각지 투어부터 해 보았으면 한다.

2016-08-31

`저부담·저급여`의 健保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로 바꿔야

▲ 이태형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장 세계에서 성공한 제도로 평가받는 우리 건보체계에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고 혜택도 적게 받는 `저부담·저급여`를 해결해야 한다.이 때문에 현재 국민이 비급여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고, 결국 비급여 보장을 위해 실손보험 민간 사보험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예전에는 제도권 밖에 있는 비급여실태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웠다.다행히 지난해 말 의료법 개정으로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조사분석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가 공개된다면 환자의 알 권리 확대 및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정부는 보장성 강화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우선 고액 진료비가 발생하는 `4대 중증질환`은 2013년 하반기부터 약 383개 비급여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에는 200여 개 항목을 추가했다. 그리고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도 건강보험 체계안으로 포함하고 있다.선택의사 비율은 80%에서 올해 33% 수준까지 낮아진다. 상급병실은 2014년 4~5인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한 데 이어 지난해는 대형병원의 일반병상 의무비율을 50%에서 70%로 강화하고 있으며, 간병비는 지난해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오는 2018년부터는 전체 병원에서 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보장성 강화를 위한 공단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건강보험 보장률도 2013년 62.2%에서 2014년 63.2%로 올랐고, 4대 중증질환의 경우 77.7% 수준의 보장률을 달성했다.공단은 2025년까지 보장성 강화 80%를 목표로 국민의 보건의료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건보공단이 A등급을 달성한 것도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을 실현하고자 시행한 다양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해 준 것으로 판단된다.비급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저부담·저급여`의 건강보험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전환해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 시켜 나감은 물론 의료공급자에게 적정한 수가를 보장함으로써 비급여의 확산을 둔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2016-08-24

죽도시장과 새벽장

▲ 배용일 포항문화원장나는 포항을 무척 사랑하고 있다. 포항은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브랜드 도시, 한국 여명의 도시로 역사 문화적인 정체성을 알면 포항의 미래가 보인다. 일찍이 30년대 후반부터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두세번씩 새벽시장 다니기를 생활화 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던 죽도시장과 6·25전쟁 후 근래 형성되기 시작한 포항 구역(舊驛)의 새벽시장을 다녔다.길가에 좌판을 깔고 새벽부터 아침까지 내내 각종 채소와 지역의 특산물을 팔려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은 한 사람도 찡그리는 표정 없이 밝고 맑은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나는 새벽장의 상인들을 보고 삶의 활기를 보고 느끼는 큰 깨우침을 배운 지 오래되었다. 새벽장의 왁자지껄한 활기찬 기운에서 평소의 고민되고 우울했던 일이 한꺼번에 사치스러웠던 일로 눈 녹듯이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요즘 전통시장이 현대화됐다고 하지만 어찌 한여름의 폭염과 엄동설한의 한파에 괴롭지 않겠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저 상인들은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오늘도 열심히 손님을 부르며 삶을 개척해나가느라 여념이 없다. 저 악착스럽고 강인함이 포항의 아들 딸을 키워내고 살림살이들을 다 차려 나갈 수 있도록 하지 않았던가.특히 정년 후에도 대학 내외의 강의와 포항 역사문화 연구 등의 일거리가 있어 한가하지 않은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어느새 나는 새로운 활력소가 샘솟는 즐거운 일이 생겼다. 바로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두세번씩 죽도시장 새벽장과 간혹 포항역의 새벽 번개시장에 다녀오는 일이었다. 집에서 오거리까지 2km 정도 걸으며 여명의 죽도시장 새벽장 기운과 반가운 인사로 덤을 주고 받는 넉넉한 인심의 훈훈한 정을 만끽한다. 뿐만아니라 지난날 어머니의 보리밥과 열무김치의 위대한 밥상을 맛볼 수 있는, 인생 후반의 새로운 즐거움을 더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오늘의 죽도시장이 있기 전까지는 지난날 죽도재래시장을 조성하는데 열과 성을 다한 조선후기 영일만 포항의 입향 선조들의 개척적인 삶이 큰 토대를 이루었으며 이후 숱한 역사의 고비를 넘기며 오늘의 현대적 재래시장, 경북 제1의 전국적 죽도시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오늘날의 죽도시장은 6·25전쟁 후, 돌아가신 대아가족 창업 회장님과 죽도시장 상인단체연합회 등을 이끄신 선도적 애향 인사들, 포항의 자랑스러운 글로벌 기업 포스코 등의 남다른 죽도재래시장 사랑, 반세기 동안 죽도시장을 지켜준 수많은 도소매 상인들, 그리고 꾸준히 애용해주신 시민과 방문객들의 정성스럽고 자랑스러운 합작품이므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특히 천혜의 한국 해맞이 성지, 영일만 포항에서 죽도시장의 활기찬 아침을 여는 `새벽장`과 함께 오랜 세월 수십년간 해산물은 물론 멀리서 죽장, 장기, 기북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손수 재배하고 장만하여 내다놓는 현지 상인들과 내고장의 청정 먹거리들이 영일만 일출의 해돋이 기운을 듬뿍 담아주어 21세기 영일만 르네상스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잠재력이 되고 있다.동해안 최대의 전통재래시장, 죽도시장(동빈내항, 칠성천, 양학천이 둘러진 대나무섬시장, 죽도와 죽림사의 명칭을 보아 대나무가 많았음을 알 수 있음)의 명물 새벽장을 잘 가꾸어 발전시키는 한국화·세계화의 꿈을 꾸어본다. 한국의 아침을 여는 여명의 고장 포항, 자연의 찬란한 빛과 활기찬 인간의 삶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항만의 색깔을 가진 죽도시장의 `새벽장터`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전통과 현대의 미래화를 지향하는 지혜로운 포항인의 화합과 개척 정신으로 `함께 하는 포항, 도약하는 포항`을 건설하는 참신한 연구와 기획 및 그 실현을 기대해본다.

2016-08-24

해안경치가 자원이듯 쓰레기도 자원이다

▲ 이희진 영덕군수지금 우리 영덕군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국 최초 `유소년축구 특구`로 지정됐고 `영덕대게 축제`가 `국가유망 축제`로 선정됨과 동시에 강구대게 거리가 `한국 관광의 별`로 지정됐다. 스포츠-관광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제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연말부터 개통하여 상주에서 영덕까지 이어지는 동서4축 고속도로 광역교통망은 군의 외적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다. 우리 군은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군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군의 품격을 더 높이는 내실 다지기가 시급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쓰레기 관리다.우리 군은 우선 생활 쓰레기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쓰레기는 소각시키거나 매립시키는 폐기물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14년 말부터 `쓰레기도 자원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생활 쓰레기 재활용 사업을 추진했다. 농어촌 지역이지만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배급하기 시작했고, 이를 환경자원관리센터로 보내서 `쓰레기 수익금`을 창출해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사업 초기에는 13t, 작년에는 500t을 재활용하여 6천만원의 수익을 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500t을 처리하여 벌써 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환경자원관리센터는 매일 수거한 종량제 봉투에서 쓰레기를 꺼내 1차로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2차로 품목별로 구분하여 계약업체에 판매한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분리수거가 정착되고 재활용품 양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인력 증원은 물론 분류 시설을 확충함으로써`쓰레기 수익금`이 증대되고 이를 군 세입에 편입시키고 있다. 우리 군에는 연간 83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이들은 영덕읍내 곳곳의 종량제 봉투 수거함을 보게 된다. 현재 100개의 종량제 봉투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는데, 말끔하게 정돈된 거리라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종량제 봉투를 쉽게 실을 수 있는 압축진개차들이 수시로 거리를 도는 풍경도 발견한다. 이들 또한 쓰레기도 이젠 새로운 자원으로 순환되어야 한다는 걸 알고 계실 터이다. 문제는 실천이다.이미 독일 함부르크시는 2007년부터 쓰레기 줄이기와 자원회수 캠페인으로 생활쓰레기 10만t을 감소시켰고 42년간 가동한 Stellinger Moor 쓰레기 소각장을 폐쇄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자원관리·회수처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일본 교토시는 신 쓰레기 반감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촉진하여 배출량을 39만t이나 줄이기로 했다. 선진도시들은 환경오염을 고려해 최소한의 양을 소각·매립함과 동시에 `쓰레기 자원`을 재발견함으로써 `제3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바야흐로 쓰레기가 부가가치를 재창출하는 시대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그 일례로 서울시 홍대 젊음의 거리에 설치된 재활용 자판기를 들 수 있겠다. 캔과 페트병, 종이팩 등 재활용품을 넣으면 품목별로 분류·압축되고 모아진 재활용품의 판매수익금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기부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재활용 자판기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자원순환시대를 이끄는 쓰레기통은 그 자체로 경제적·사회적·미적 가치를 지니게 됐다.영덕군정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는 `미래의 영덕`을 천혜의 자원만큼 `아름다운 영덕`, `살고 싶은 영덕`으로 가꿔나가고 싶다. 그 방안 중의 하나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쓰레기 분리수거를 꼽은 바 있다.여느 지자체도 그러하듯 쓰레기 문제는 늘 골칫거리다. 게다가 쓰레기는 눈앞에서 치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필자는 수시로 군내의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살피면서 그 안에 담겨진 우리 군민들의 성숙한 환경의식을 더없이 소중하게 생각한다. 블루로드의 경관처럼 아름답고 청결한 거리, 특산명품 대게만큼 소문난 시민의식,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환경 정책. 필자는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자 한다. 우리의 고장, 그리고 이 땅은 사실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긴다.

2016-08-22

아무리 여측이심(如厠二心)이라지만

▲ 김규태 동국대 교수·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전쟁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일 중 하나는 전쟁 관련 선전, 절규, 거짓말, 증오 등 그 모든 것이 예외 없이 싸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1936년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 체험을 기록한`카탈루냐 찬가`의 이 대목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위선과 탐욕을 고발한다. 프랑코 정권의 파시즘과 싸우겠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은 파시즘 척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기대했던 공산주의에 대해 실망한다. 권력유지에 급급한 스탈린 체제에도 환멸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독한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카탈루냐 공화파 군대가 끝내 지켜나갔던 선의에서 인간의 희망을 발견한다.그로부터 8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총칼 대신 이해관계와 입장에 따라 각자의 전쟁을 치르고 산다. 상황에 따라 신념도 뒤집고 정확하지 않은 얘기도 사실로 호도하는 모습 또한 여전하다. 특히 정치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여측이심(如厠二心)이라고, 아무리 뒷간에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지만 책임 있는 자리에서 보일 모습은 아니다. 표 달라고 할 때와 당선 뒤 달라지는 모습뿐만 아니라, 조지 오웰의 언급처럼 싸우지 않은 채 싸움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월성원전 고준위방폐물 문제가 대표적이다. 가뜩이나 TK 지역의 여러 현안 때문에 들끓은 민심을 겨냥해서인지, 원자력발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고준위방폐물 관리 정책을 철회하란다. 야당 탈핵모임 의원들의 주장이다. 우리 지역 여당의원들도 국민의 안전과 경제에 심대한 파장을 미칠 국가적 과제에 대해 명확한 의견표명을 하지 않거나,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 세계의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이 이젠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것처럼, 원전수입국에서 자체 원자로를 개발한 세계 6위의 원전 운영국이 됐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원전가동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민감한 문제인 고준위방폐물의 관리에 관한 정책도, 법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80년대부터 정책과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주민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갈등의 현장을 넘고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해 온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들은 갈등이라는 또 하나의 전쟁에서 정부와 국회, 지자체, 환경단체, 시민대표가 모두 주역으로 참여해 정책과 법 제도를 토대로 한 경기규칙을 만들었다. 원전지역의 특성이나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협상해야 할 조건이 상이하기에, 정책과 법으로 큰 틀의 방향을 정하고 상황에 맞는 그라운드 룰을 만든 것이다.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비슷한 시기에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을 시작했지만, 극단적 갈등과 불신만 초래한 채 표류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겨우 정부정책을 확정하고 관리 절차법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많이 늦었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제라도 결정하고 법적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 자체는 다행이라 여긴다.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주목한다. 그러나 그 무엇도 주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법제화되지 않으면 국회나 지방의회 의견처럼 정부정책을 철회하면 지금까지 보낸 시간을 그대로 다시 보내야 한다. 특별법 18조를 근거로 빼 가기를 원하는 고준위 방폐물 또한 움직일 근거가 없다.선출직 정치인들이 정말 국민의 안전을 원하고 고준위 방폐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법적·제도적 기반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시간은 포화를 향해 가는데, 당장 해결해야 할 저장시설 해법 마련은 접어두고 정부를 질타하기만 한다고 어떤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고준위방폐물 관리 해법 마련이라는 전쟁터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2016-08-17

포항국제불빛축제에 참가하여

▲ 모리모토 야스히로駐 부산일본국총영사 포항시의 초대를 받아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등지에서 열린 `제13회 포항국제불빛축제`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1981년에 일본국 외무성 한국어연수생으로 서울 땅을 밟은 이래, 주한일본국대사관 근무 4번, 합계 12년을 서울에서 생활했지만 포항의 불빛축제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에 부산총영사로 부임해 아직 한 달 남짓. 포항의 주요 기관에 인사를 드릴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오후에 부산을 출발하여 새로 개통된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를 기분 좋게 질주하는 도중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때리는 듯 강한 비가 고대하고 있었던 저녁의 불빛 축제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금세 그치고 여름 햇살이 되돌아왔다.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포항문화예술회관. 한·중·러·일 문화교류공연이 개최되고 있었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의 훌륭한 연주로 시작되어, 일본에서 온 후쿠야마시의 아이야부시(アイヤ節) 보존회가 무용을 선보였고, 잘 훈련된 지역 청소년의 태권도 시범연기, 러시아민속악단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 중국 무용단의 화려한 무용과 깜짝 놀랄만한 연출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모두가 포항시의 자매도시에서 파견되었다고 하니, 포항시가 국제도시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필로스호텔에서 개최된 포항시장 주최 환영리셉션에는 지역의 유명인사와 포항시의 국회의원, 인근 경주시장과 울산시장, 각 자매도시에서 파견된 대표단과 서울주재 각국 대사 등 각계각층의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자국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국제친선·우호의 화합이 펼쳐지는 것을 실감한 즐거운 시간이었다.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린 국제불빛축제. 영일만에 면한 해수욕장에 설치된 특설무대 앞의 특별석에 안내되었다. 이미 행사장은 수 만 명의 열기가 넘치고 있었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불빛축제가 시작되었지만, 불꽃의 양과 크기, 속도, 아름다움에 그저 할말을 잃을 따름이었다. 가장 좋은 자리에서 감상한 탓인지, 머리 바로 위에서 터지는 커다란 일곱 빛깔의 불덩어리가 폭발음과 함께 나에게 날아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박력이었다. 포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나 대만의 불꽃팀도 참가했고, 그렇게 들었지만 실제로 눈 앞에서 보니 국제불빛축제라는 이름에 걸맞는 훌륭한 행사임을 실감했다.많은 해외 관광객, 포항시민과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었지만 안내, 행사장 정비, 뒷정리, 청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 덕분이다. 수많은 행사진행 스태프들이 뒷받침이 되어 13년간 이어온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앞으로도 발전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다음 날, 포항시청의 안내로 호미곶 일출광장에 있는 새천년기념관과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를 방문하였다. 구룡포는 과거에 일본에서 건너온 수 많은 어민에 의해 조성된 마을로,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과 거리가 복원·정비되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있었다. 일본의 기모노를 입고 유유히 거리를 거니는 젊은이가 눈에 띄었다. 20~30년 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다. 광복 후 71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분들도 아직 계시는 가운데, 과거를 극복하고 일본과의 가교를 위해 있는 그대로의 현재의 일본을 받아들이려고 애써 주시는 포항시민의 따뜻한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이 또한 포항이 국제도시로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까.1박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새로운 현재진행형인 포항의 다양한 표정을 접하면서, 최전선에서 한·일 양국의 외교를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여행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포항시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2016-08-17

스멕타이트 점토광물을 의약품 신소재로

▲ 김규한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예로부터 인류는 광물 암석의 가루를 약용으로 사용하여 왔다. 광물 의약은 선진(先秦)시대 산해경(山海經)을 시작으로 허준의 동의보감에 143종이나 수록되어 있다. 현대에 와서도 중국에서는 중약대사전(1977)에 80종, 중화본초(1997)에 126종의 광물의약이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광물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최근에는 지구 자원과 인간 건강을 연계한 메디컬 광물자원학이 융합연구의 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광물을 이용해 항비만과 장염에 효능이 입증된 조성물을 개발한 특허는 돌을 떡으로 만든 성경 속 이야기가 현실화된 쾌거다. 점토광물, 즉 진흙 덩어리를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점토광물은 기원전 토기에서부터 현시대의 화장품, 농약, 비료, 세라믹스, 사료, 의약품, 종이 제조 원료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점토광물이란 지표의 암석이 화학적으로 풍화된 흙의 주성분을 말한다. 점토광물은 주로 카올린, 스멕타이트, 녹니석 그룹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 벤토나이트라고 불리는 점토광물은 주로 스멕타이트 그룹 광물로 되어 있고 이 스멕타이트는 주로 몬모릴로나이트 광물로 되어 있다.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법령에 등록되어 있는 점토광물은 견운모, 고령토, 규조토, 맥반석, 몬모릴로나이트, 벤토나이트, 세피오라이트, 에타폴자이트, 일라이트, 제올라이트, 흑운모, 버미큘라이트, 탤크, 퍼라이트 14종이다. 벤토나이트, 몬모릴로나이트, 카올린, 규조토, 탤크는 주로 의약품, 식품첨가물, 동물용 의약품,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벤토나이트와 카올린의 경우 납(Pb), 비소(As) 중금속 농도가 각각 50ppm, 2ppm이하라야 의약품이나 식품 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이미 보령 머드축제처럼 머드 화장품 개발과 같은 갯벌 점토자원의 상용화 성공 사례가 있다. 점토광물자원과 바이오산업의 융합으로 의약품, 화장품, 식품, 한방의약 등 바이오 산업에 기능성 점토광물 기술을 접목하면 미래 신성장산업을 창출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또한, 몬모릴로나이트와 스멕타이트 점토광물 원료로 만들어진 위장질환 치료제 슈멕톤과 스멕타 등의 제품은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생산 시판되고 있다. 스멕타이트는 점토광물의 결정 구조적 특성으로 위나 장 점막을 보호하고 유해물질 흡착기능이 탁월하여 위장약 신약제로 개발되고 있다.또한 우수한 기능성 피부 보호제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기능성 산업점토 광물자원이 미래 의약품, 식품, 화장품 신산업 블루오션으로 기대되는 이유다.다행스럽게 우리나라 포항과 감포 지역에 고품위 몬모릴로나이트와 스멕타이트 점토광물 자원이 많이 부존되어 있다. 이 광물들은 제3기층 내의 화산재층이 변질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모두 훌륭한 의약품 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벤토나이트와 고령토 등 산업점토광물의 2015년 국내 내수 시장규모는 1천200억 원 수준으로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능성 점토광물 기술개발에 따라 점토광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산업점토광물의 국산화가 절실하다. 특히 한류에 힘입어 국산 화장품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이때에 화장품 원료광물까지 국내산 양질의 토종 점토광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국내산 점토자원이 개발 활용되려면 먼저 우수 원료 의약품 생산규정(BGMP)을 만족시킬 생산 설비시설 구축이 우선이다.점토광물의 조성이나 결정구조 특성을 이용한 기능성 점토광물의 새로운 기술개발이 미래 새로운 광물의약 시장을 열기 위한 관건이다. 광물학-무기화학-생명공학-재료학의 융복합연구로 국내산 토종 기능성 점토광물 의약품과 화장품 신소재 개발을 서둘러 한국형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자.

2016-08-08

新 국제공항은 신기루였나?

▲ 한영광 포항대학교 명예교수`신이 내린 한수`라 불리는 신공항 김해공항 확장 결정이 과연 국가 발전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인가는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정치권이 국책사업에 개입해 정책 방향이 선회함으로써 국익에는 보탬이 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 이번 신공항 의사결정의 배경에는 공항입지 타당성과 효율성보다 지역 갈등의 봉합에 방점을 두고 결정을 내린 결과가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석연치 않다. 입지 선정 총점에서 김해, 밀양, 가덕도의 순위는 일반적으로 타당성이 있어 보이나 지역민 달래기라는 결정임을 엿볼 수 있다. 대형국가 프로젝트사업은 장기적 차원에서 지역민이 다소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국익 우선으로 결정돼야 한다. 지난 정권에서 백지화된 신공항을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으로 불을 지폈기 때문에 10여 년간 끌어온 지역이기주의 갈등이 증폭되고 사회적 기회비용을 유발했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편승한 의사결정은 후일에 반드시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글로벌시대의 국제공항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세계 속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무역의 규모는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무역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글로벌경쟁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제공항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경제의 변수는 수도권의 규제가 서서히 풀리면서 기업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어 지방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지방은 신공항을 신설하여 다소나마 수도권과 격차를 줄이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처음 시작은 김해공항이 국제공항으로 한계성이 있고 현재는 공항수요가 급증하여 활주로용량 포화 등 수용능력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됐다. 또 김해공항은 인접주민 항공소음으로 민원 문제 발생에 대응한 해결방향과 남부지역민의 편의성 제공 등의 이유로 신공항문제가 대두됐다.필자는 2007년 2월 부산상공회의소 주최 국제신공항 추진협의회 추진위원으로 대토론회의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당시 출범식에 참석한 단체는 부산상공회의소, 대구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소, 경북·경남상공회의소 중심의 순수한 경제단체가 남부권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자 지혜를 모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였다. 혹시나 지역이기주의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신공항의 입지를 정하지 말고 당위성과 미래 국제항공수요에 대응하는 수준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하였다. 처음 시작은 경제적인 접근으로 타당성 효율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하였다. 하지만 지역정치권이 표를 의식하여 적극 개입하면서 부산은 가덕도,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은 밀양으로 갈라져 무차별적 소모성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신 국제공항을 내세워 새로운 국면을 직면하게 되었다. 잠잠하던 밀양과 부산은 국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지역민의 정서에만 급급해 올인하게 됐다. 남부지방의 신 국제공항 유치경쟁은 대구·울산·경남·경북과 부산으로 첨예하게 여론이 갈라져 망국적 지역 갈등이 심각해져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세계 각국의 소득증가,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의 소득증가로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지선정에 발이 묶여 우리나라는 국제경쟁에 밀리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신 김해공항은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고 영남 호남을 아우르는 국제 허브공항에 걸맞은 규모로 설립되어야 한다. 과거는 물류흐름이 Sea Air가 추세였으나 오늘날 항공수요가 급증하면서 각국은 Air Air의 물류 중심으로 이동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여 지역기업과 주민들의 편의차원에서 글로벌시대에 대응하는 신 국제공항은 남부지방에 꼭 필요한 SOC시설이다. 아울러 대형국책사업은 전문성 있는 기관에 맡겨 경제적인 효율성을 제고하여 결정하는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10여 년 동안 사막에서 신기루를 찾아 헤매던 영남지역민들의 허탈감과 비용은 모두 그들의 짐이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정치권은 이제 국책사업에 국익을 우선에 두고 임해야 할 때이다.

2016-08-02

밤 하늘에 그리는 무지개의 꿈

▲ 조 진 포항시축제기획위원장“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윌리엄 워즈워스 `무지개`)인간의 근원적 심성인 동심(童心)을 통하여 자연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하는 일곱 빛깔 무지개. `제13회 포항국제불빛축제`의 슬로건은 `불빛무지개`이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열린다. 주제 `미래를 비추는 창조의 불빛` 하에 올해는 불과 빛을 가장 잘 형상화 할 `불빛무지개`(rainbow of fire light·火光虹)가 슬로건으로 채택되어 종전의 불빛축제와는 전혀 다른 콘셉트와 콘텐츠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일곱 빛깔 무지개에 대응하는 포항 불빛의 정체성에 관하여는 역사의 빛(일월신화), 자연의 빛(호미곶 일출), 산업의 불(포스코 용광로), 첨단의 빛(방사광가속기), 창조의 빛(포항시), 화합의 불(포항시민), 미래의 꿈(무지개)으로 설정하였다.이번 축제는 주 무대의 규모가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다. 불빛쇼 프로그램인 `뮤지컬 오브 라이트`는 무대를 중심으로 관중석 양쪽에 각각 일곱 개의 조명탑이 세워져 음악과 함께 현란한 레이저 불빛쇼가 펼쳐지게 된다.메인행사 국제 불꽃쇼가 열리는 30일을 제외한 3일간 데일리 불꽃쇼 전후에 뮤지컬 오브 라이트가 진행된다.해수욕장 백사장에는 무지개를 형상화한 설치 미술이 축제의 상징으로 세워지고 영일대 누각과 함께 포토존으로 활용될 것이다.불빛 퍼레이드는 예년처럼 바로 행진을 하지 않고, 일곱 군데의 난장에서 일곱 가지의 주제별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난 후 마지막에 행진을 시작하여 주 무대로 향하게 하는 등 진행방법을 바꾸었다.작년 축제 때 호평을 받은 불빛 버스킹 경연대회도 올해에는 규모를 더 크게 하여 이틀동안 펼쳐질 예정이다.예년에 설치한 유료 체험 공간 `라이트 터널`을 대신해 영일대 해상누각을 `불빛 테마존`으로 꾸미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하였다. 안전상 출입이 금지되던 영일대에 저녁시간만 유료로 입장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또한 불빛무지개 슬로건과 어울리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프로그램 `퐝퐝 영일만 물총대전(大戰)`이 처음으로 선보인다.유료 체험행사로 진행될 물총대전은 영일대 해수욕장 해변에서 참가자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물총을 쏘면서 바다와 백사장을 넘나드는 난장판을 벌여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어릴적 추억을 더듬으며 한바탕 물총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일탈을 경험하는 색다른 프로그램이 되리라 생각한다.30일 밤 8시부터 시작되는 국제불꽃쇼는 이탈리아, 대만, 한국 3개국 3개팀이 경연에 참가하여 1시간동안 영일만 밤 하늘에 웅장하고 화려한 연화를 쏘아 올리면서 이번 축제의 슬로건인 불빛무지개를 그리게 된다.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중 유망축제로 지정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역시 축제 참가자들의 관심과 참여의식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포항시민과 전국에서 참가할 많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이번 불빛축제의 성공을 간절하게 기원한다.

2016-07-26

생사람 여럿 잡을 얼치기 미세먼지 대책

안동간고등어는 IMF 한파가 거세게 몰아치던 2000년 탄생했다. 16년 전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 최대 금융위기로 빚어진 실직과 도산의 회오리 속에서 도시 서민들이 처한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때 국민들에게 선보인 안동간고등어는 그 암울한 현실을 잊고 어릴 적 추억을 생각나게 만든 특산품이었다. 그 짭짤하고 고소한 맛은 매서운 IMF난국을 함께 견뎌 내기에 충분했다. 국민적 애정을 받아 출시되자마자 전국 유명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홈쇼핑과 쇼핑몰 등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창업 초기부터 미국과 중국에다 수출까지 했다. 고등어 수출국인 노르웨이도 간고등어 수출만큼은 생각지도 못하던 일이었다.세계에서 유일한 간고등어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린 안동간고등어는 APEC 방콕회의에서 `글로벌 우수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고 `육지 속 생선`인데도 바닷가를 제치고 농수산식품부로부터 수산물브랜드 대상을 차지했다. 창업 이후 산업포장과 대통령상, 장관 표창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원더풀 K-fish`라는 웹툰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니 조그마한 시골 소기업에 지나지 않지만 안동간고등어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은 당연한 일.그런데 이 안동간고등어가 요즘 졸지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5월 환경부의 얼치기 미세먼지 대책이 발표되면서 하루아침에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부터다. 거래처가 끊기고 매출이 폭락, 잘 나가던 생산 업체들이 기업 존폐 기로에 처해 버린 것이다.`고등어 구울 때 가장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환경부 발표 당시 간고등어 사람들은 모두 말도 되지 않는다며 웃어 넘겼다. 웰빙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같은 시대에 생선을 굽는다고 온 집안에 연기(미세먼지)와 냄새를 마구 피워 댄다는 것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특히 지금은 연기가 주방공간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양면 프라이팬 같은 조리기구가 일반화되어 있고, 오븐처럼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연기를 저감시키거나 100% 흡착해 내는 현대화 된 주방기구도 이미 오래 전에 대중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 옛날 아궁이에서 석쇠로 굽던 재래식 조리방법을 가상하여 밀폐공간에서 측정한 실험적 미세먼지 수치를 아무런 검증과정 없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불쑥 제시하니 너무나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안동간고등어 업자들의 한숨에 안동은 땅이 꺼질 정도다.사실 특정된 실내 공간에서의 미세먼지는 환경 문제라기 보다 공간 내 기거하는 구성원들의 보건 위생 문제에 가깝다. 다시 말해 주방 내 미세먼지는 보건당국이 챙겨 봐야 할 국민보건 분야이지, 환경부가 특별대책을 제시해야 할 작금의 대기 중 미세먼지 현안과는 동떨어진 사안이란 이야기다.미세먼지 발표 이후 전국적인 소동이 일어나자 환경부는 주방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는 환경부의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방 위생과 주부 건강 문제는 따지고 보면 국민 건강을 우려해야 하는 업무를 가진 보건복지부 소관에 가까운 것 아닌가. 주방이나 접객업소 또는 매장 내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보건복지부 소관이고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공사장 비산먼지 단속이 환경부라는 것 쯤은 삼척동자도 아는 업무분장인데, 이러니 공연한 소동을 일으킨 환경부를 향해 `니나 잘 하세요`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이번 미세먼지 사태는 많은 후유증을 낳았고 그 여파는 당장도 안동간고등어 생산업자들의 속을 아리도록 후벼 파고 있다. 환경부의 설익은 대책 발표는 결국 잡으라는 미세먼지는 잡지 못하고 애먼 고등어만 잡았다. 그리고 후유증을 방치하면 앞으로 생사람도 여럿 잡을 것 같다. 지금 안동은 미세먼지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6-07-22

이번 휴가, 어디로 가십니까?

▲ 남유진구미시장 다가오는 휴가철, 산이 좋을까 물가가 좋을까? 이것이 고민이라면, 필자가 한번 권해보겠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구미에 와보십시오. 구미라면 둘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 없이 산과 바다의 즐거움을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영남 팔경인 금오산과 바다 못지않은 수량을 자랑하는 낙동강, 이 둘로도 충분하겠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제는 여기에 체험을 더했습니다. 쉼을 원하는 이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다이나믹한 경험을 원하는 이들은 이색 체험이 가능합니다.산업도시라고 해서 바삐 돌아가는 공장과 희뿌연 연기로 가득한 모습만을 상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구미 도심을 관통하는 낙동강은 평균 폭 1㎞, 수심 10m 내외로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벌써부터 낙동강에는 수상레포츠 마니아들이 펼치는 멋진 묘기가 보는 이들의 무더위를 날려줍니다. 몇 년 사이 수상레저 불모지였던 구미에 수상스포츠클럽이 창단되고, 여름방학이면 카누와 조정 등을 체험하려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늘고 있습니다.마침 오는 8월 5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수상레포츠 체험교실이 운영됩니다.최근 마무리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조성을 기념해서 카약, 패들보드, 래프팅 보트 3가지를 무료로 체험해 볼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9월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니 윈드서핑, 래프팅, 카누, 요트, 조정, 수상자전거 등 보다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습니다.물가가 싫다면 산도 좋습니다.구미는 도시 전체 면적의 절반이 산림일 만큼 다양한 산림자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금오산을 비롯해 천생산, 냉산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한 산림을 잘 활용하여 관광인프라를 구축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첨단산업도시, 구미만으로는 상상하지 못했던 특별한 체험이 가능합니다.2013년 완성된 `구미산악레포츠공원`은 전국 최초로 3대 산악레포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인공암벽등반, 산악자전거(MTB),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모험레포츠 시설을 구축해 지역에 본격적인 산악스포츠 시대를 열었습니다. 한창 공사 중인 인공암벽 초급자용 코스가 마무리되면, 인근의 신라불교역사·문화체험숲길과 연계해 레포츠와 산림휴양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산림휴양체험공간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입니다.숲속에서의 멋진 하룻밤을 꿈꾼다면 옥성자연휴양림을 추천합니다. 황토로 지은 숲속의 집, 야영데크와 같은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하루 이상 머물며 숲 체험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물놀이장도 개장해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 휴가지로 안성맞춤입니다.산동참생태숲 일대도 필수코스입니다.이곳은 현재도 목공예 체험과 생태자연학습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지만, 올 12월 산림에코센터(산림박물관)가 문을 열면 더 풍성한 볼거리로 채워집니다.특히, 인근 약 2km를 순환하는 생태탐방 모노레일을 타고 사파리 구경하듯 산림생태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그야말로 단순 관람관광에서 이색 체험관광으로 구미가 확실한 재미를 안겨줄 것입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먹거리가 넘치는 시대, 필자는 오히려 소박함을 통해 특별함을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구미에 오면 박정희 대통령 테마밥상이라 하여 보리밥과 된장찌개, 비빔국수와 막걸리 등 바삐 사느라 잊고 있던 추억의 맛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낙동강에서 갓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얼큰한 매운탕, 씹을수록 쫄깃한 선산곱창도 으뜸입니다.자,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십니까?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구미로 오십시오. 구미에 머물면서 산과 강에서 레저스포츠도 즐기고 편안한 휴식도 얻어 가면 어떨까요. 생각하지 못했던 구미의 또 다른 매력이 찾아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움을 안겨줄 것입니다.

2016-07-18

역사의 창으로 본 브렉시트(Brexit) 사태(하)

▲ 김춘식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부반면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그리 친숙한 관계는 아니었다. 과거 카롤링거왕조의 칼대제 사후의 분열과 이후 오늘날의 프랑스는 1천년 가까이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오늘날 독일이 포함된 중부 유럽의 경우 250여 개의 연방국가로 분열되어 있었다. 비록 문화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만 근현대사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는 상당히 큰 원한관계를 가지고 있다. 최소한 1789년 프랑스대혁명 시기와 이어진 나폴레옹 시대에 프로이센과의 잦은 전쟁이 그 관계를 증명해 주고 있다. 독일은 1871년 프랑스와의 전쟁에 승리함으로써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었고, 베르사이유 궁전 거울의 방에서 패전국 프랑스의 항복서명을 받고 독일제국을 선포할 정도로 프랑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다. 그뿐이 아니라 프랑스는 독일이 일으킨 양차대전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국가이다. 그러나 독일과 영국,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후발 산업혁명 국가로 뒤늦게 제국주의 경쟁에 뛰어든 독일이 통일된 이후부터이다. 중부유럽의 새로운 강자 독일은 1890년부터 세계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제국주의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나타났다.유럽 근현대사를 통해 볼 때, 프랑스와 영국 두 나라 모두 독일에 대한 커다란 심리적 공포를 가지고 있지만 프랑스의 공포는 영국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또한 동일한 공포에도 프랑스는 전쟁과 파괴에 대한 역사적 경험에서 평화를 추구했다. 반면 영국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동일한 공포에서 영국에게 독일은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는 소위 제재대상이다. 영국이 양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대륙보다 대서양 너머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바로 이러한 심리적인 배경에서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영국의 선택은 대륙에 대한 지나친 공포와 견제의 결과이자 소위 영국이 과거 `역사의 창을 통해 얻은 잘못된 교훈`이다.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패라지 대표가 `영국의 주권과 독립기념일`을 기치로 투표에서 승리한 것은 영국이 가진 대륙에 대한 역사적, 심리적 공포나 피해의식이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와 평화를 뒤로 하고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브렉시트로 인해 향후 영국의 국제적 지위는 현저히 약화되거나 리틀 잉글랜드(Little England)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다.당초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는 독일과 프랑스 주도의 유럽연합에 대한 견제를 의미하는 전략적 카드였다. 이제 영국이 꺼내 든 전략적 카드는 사라졌고, 영국은 오히려 더 큰 공포를 부메랑으로 받았다. 영국의 국론은 분열되었으며, 잔류지지의 젊은이들과 탈퇴지지의 노년층 사이에는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라는 시계는 거꾸로 돌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영국은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평화라는 원대한 미래의 길을 안내하는 존경받는 노년층을 갖지 못했다. 오히려 영국적 나르시즘인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과 같은 과거 식민제국주의의 불행했던 역사를 중심으로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시대에 뒤떨어진 계층이 더욱 많았다. 때문에 유럽의 항구적 평화를 모토로 오늘날 유럽연합의 모태가 된 유럽기구 창설의 주창자이자, 영국 국민들의 영웅인 윈스턴 처칠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한 역설적 명언을 영국 국민들은 다시 소환해야 할 것이다.한편 영국의 탈퇴는 유럽연합에 새로운 과제를 안겼다. 우선 기존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헤게모니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며, 보다 형평에 맞는 세력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영국정부의 브렉시트 발표 직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늘은 유럽 통합 절차의 전환점”으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전진하기 위해서는 유럽은 예전처럼 행동할 수 없다”라고 언급한 것은 바로 유럽연합의 향후 과제가 무엇인 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브렉시트는 유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다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6-07-12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기대효과

▲ 이원기한국은행 포항본부장 포항~울산간 고속도로가 포항시민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7년만에 개통됐다.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와 구조조정 분위기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산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지금 단비와도 같은 경사이다. 또한 고속도로 개통과 때맞춰 포항, 경주, 울산 3개 시는 `해오름동맹`을 결성하고 경북동해안 공동번영의 기치를 드높였다. 지자체간 협업까지 원활해진다면 공동발전의 시너지효과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은 지역간 물적·인적 교류를 확대시킴으로써 포항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되어 포항의 미래 청사진이 환하게 밝아진 느낌이다.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우선 물적·인적 소통이 대폭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4년 개통한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의 경우에도 개통 당시에 비해 교통량이 3배 이상 증가해 지역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두 고속도로는 60㎞ 내외의 거리, 7년이라는 공사기간, 2조원 가까운 사업비, 그리고 포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다음으로 포항의 관광산업도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은 호미곶, 구룡포항, 포항운하, 죽도시장, 영일대 해수욕장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물회, 과메기, 동해안 문어 등 다양한 지역음식을 지녔음에도 불편한 교통여건으로 관광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절반으로 단축된 소요시간이 포항관광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오징어로 상징되는 울릉도의 경우에도 오징어 어획고가 주는 반면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2005년부터 관광산업이 농림어업을 추월하는 산업구조상 역전이 이뤄지고 있다. 포항의 경우에도 앞으로 관광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지금까지 철강 단일산업이 이끌어 가는 지역경제에서 철강과 관광이 함께 견인하는, 보다 안정적인 투 톱 시스템으로 변화해 갈 것으로 예견된다.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중요 요소는 지역 상호간 산업의 연계·확장이다. 물류 부담이 줄면서 새로운 업종의 이식이 용이해짐에 따라 전체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지역간 공동번영의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부품사업체가 포항 블루밸리공단에도 생기고 철강부품업체가 경주와 울산에도 입지하는 등 산업의 효율성 증대라는 필요에 의해 그동안 지역에 없던 업종이 생성 육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은 지역경제에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기회가 주는 편익을 최대한 살려 지역경제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관광의 불편한 점을 줄여 나가고 편리성을 증대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죽도시장에 관광객이 쉴 곳이 전혀 없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지금처럼 관광객들이 편히 쉬면서 지역문화를 즐기고 쇼핑할 수 있는 유인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포항이 경북동해안에서 자칫 경유지 또는 간이역으로 그 역할이 축소될 우려도 있다.고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할 때 포항의 관광은 비로소 지역경제를 살리는 하나의 축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호텔 등 숙박시설, 면세점과 백화점 등 쇼핑시설, 만족도 높은 문화관광과 연계된 패키지 프로그램 마련, 도시 미관과 교통망의 개선, 시민들의 관광마인드 제고 등 선진화된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번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지난 주말 구룡포의 상가 매출이 30% 늘고 포항운하의 탑승객이 두 배로 늘며 죽도시장이 방문객으로 붐비면서 지역민들이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관광증진 효과를 충분히 체감한 만큼 앞으로 포항이 관광도시로도 발전해 나가기 위한 지역의 컨센서스 도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합일된 시민과 지자체의 추진력이 합쳐진다면 포항은 철강도시 이후 관광이 합쳐진 제2의 번영기를 가져올 수 있다.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을 지역민들과 함께 축하하며, 고속도로 개통만큼이나 지역경제의 쾌속주행을 위해 시원하게 나아가자.

2016-07-07

철도교통 중심지 문경, 인구 30만의 도시로

▲ 고윤환 문경시장향후 10년간(2016년~2025년) 국가철도망에 대한 투자계획을 담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국민행복과 지역발전을 실현하는 철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아래 우리 문경시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하는 기회를 맞았다. 이번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문경시 주요사업은 총연장 278.2㎞, 사업비 4조1천242억원이 투입되며, 신규사업으로 중부내륙철도(이천~문경, 94.8㎞ 1조9천269억원)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181.6㎞)의 중간 경유 노선인 문경~점촌~상주 ~김천을 연결하는 문경-점촌선(73㎞, 1조3천714억원) 경북선 점촌~예천~영주간 단선전철화 사업(56㎞, 980억원)이 포함되었다. 추가 검토대상사업으로 점촌-안동선(점촌~신도청~안동구간 54.4㎞, 7천279억원 단선전철)이 반영됐다.이번 계획을 통해 문경은 국토의 남북을 연결하고 동서를 연결하는 기점으로 수도권 30분내 접근, 전국 어디서나 2시간내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1970년대 점촌역에는 화물열차가 밤낮없이 석탄을 실어 날랐으며, 경북선을 타고 김천을 통해 대구, 부산, 서울로 가려는 사람들로 붐볐다.점촌역 주변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끓고 상점이 즐비한 번화가를 형성했었다. 그 당시 문경인구는 17만명을 넘었었고, 광산경기로 인해 상권도 최고의 활황을 누렸었다. 폐광이후 전설이 되버린 문경에는 지나가는 개도 1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얘기가 이번 계획에 따라 다시 현실이 되어 다가오게 됐다.이번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70년대 석탄산업 전성기의 번영을 능가하는 새로운 지역 발전의 패러다임을 세워 문경 건설의 동력으로 삼아야겠다.먼저, 문경시의 특성에 맞는 후속 계획 수립을 위해 문경시 정책자문단, 지역발전협의회, 시민단체, 언론인 등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여 발전 계획을 구상하고, 국내외 철도교통 요충지와 개발사례를 견학하고 문경시에 접목할 사례를 찾아 발전 방향을 도출해 낼 것이다.중부내륙선 철도로 신설되는 문경역과 점촌역 주변에 물류단지 조성사업, 철도 차량기지유치, 새로이 신설되는 점촌-안동선과 기존의 경북선, 중부내륙선 문경-점촌구간이 만나는 점촌역은 향후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다. 역이 신설되면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수도권과 30분내, 서울은 1시간대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고속철도 서비스를 통해 수도권의 많은 관광객을 문경으로 모셔와야 한다.단산모노레일설치, 천문대,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생태체험코스 개발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문경에 맞는 투자계획을 수립해나갈 것이다.우리 공직자와 문경시민이 지혜를 모아 문경발전계획을 구상하고 실현할 호기가 온 것이다. 이번 계획으로 유발되는 생산효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고, 철도 관련 산업 유치에 따라 인구가 늘어나면 문경은 명실상부 2030년까지 인구 30만의 도시로, 전국 최고의 물류거점도시, 관광과 교통의 중심도시로 우뚝서게 될 것이다.고려시대 보부상이 넘었다는 하늘재, 조선시대 영남 선비들이 넘나들던 문경새재, 과거 한반도의 교통중심지였던 문경이 또다시 통일시대의 교통중심지로 명성을 알리게 될 것이다.

2016-07-06

역사의 창으로 본 브렉시트 사태(상)

▲ 김춘식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부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 국민들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에서의 탈퇴를 결정했다. 각종 조사들은 잔류의 우세를 예견했으나 결국 `신사의 나라` 영국은 탈퇴를 선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 2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이 단지 1개의 회원국을 상실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명실상부 영국은 독일·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을 리드하는 삼각체제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국의 탈퇴는 정치적 통합체를 향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유럽연합의 존립에도 심각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남은 회원국들이 `탈퇴 도미노 현상`의 조기차단에 민활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은 이 문제가 향후 `유럽의 평화와 유럽연합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의 근본적인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표면적으로는 정치경제적인 문제들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유럽난민 문제와 영국에 유입된 이민자들로부터 영국 노동자들의 고용공간을 방어하려는, 소위 영국민들의`경제적 민족주의`라고도 한다.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좀 더 장기적인 원인, 그 중 전통적으로 영국이 가진 유럽 대륙에 대한 역사적, 심리적 배경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프랑스와의 백년전쟁(1337-1453)이나 유럽의 경제적 지배를 목적으로 나폴레옹이 내린 대륙봉쇄령을 논외로 하더라도, 영국의 대륙정책의 중심 기조는 최소한 19세기 후반 이래 중부유럽에 형성된 독일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통합체에 대한 견제에 있었다. 그리고 영국의 대륙견제의 실패는 20세기 전반기의 대참사인 두 번의 세계대전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었다. 이로써 19세기 후반 이래 형성된 `섬나라` 영국 국민들의 반유럽(대륙) 정서에 20세기 전반기 독일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감은 중첩되었다.이러한 영국민들의 정서는 독일과 프랑스 주도의 유럽경제공동체(EEC, 1958)와 이를 발전시킨 유럽연합(EU, 1993)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다양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유로화의 도입을 회피했으며, 또한 표준화문제 등을 두고 대륙 내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사사건건 갈등관계였다. 특별히 주목할 역사적 사건이 있다. 유럽통합을 출구(Exit)로 분단을 극복하고, 초고속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독일은 유럽의 경제권을 주도했다. 그리고 통일독일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장 강력한 리더국가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독일 주도의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의 동유럽지역으로의 확대가 발단이 된 우크라이나 사태(2014)에 즈음해 영국의 지정학적 소외감은 극에 달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영국의 탈퇴는 사실 정치경제적으로 독일 주도의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한다.한편 역사적으로 영국과 독일은 게르만족(Germanen)이라는 공동의 기원을 갖고 있기에 양국의 관계는 친숙했었다. 앵글로-색슨(Anglo-Sexon)의 색슨(Saxon)은 독일의 작센(Sachsen)과 그 어원이 같으며, 두 국가의 언어인 영어와 독일어는 모두 서게르만어군에 속한다. 또한 1714년 영국의 앤 여왕이 후계자 없이 사망하면서 스튜어트 왕조가 단절되자, 당시 독일의 연방국가 중 하나인 하노버 선제후(選帝侯) 게오르크 1세가 영국의 국왕 조지 1세로 추대되었다. 이후 1814년 하노버 선제후는 하노버왕가로 승격되면서 영국왕이 하노버왕을 겸하게 됨으로써 독일의 하노버 왕국과 영국은 직접적인 혈연관계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독일 제국의 마지막 황제 빌헬름 2세는 영국 빅토리와 여왕의 외손주이다. 심지어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외손자인 빌헬름 2세의 17세 생일선물로 아프리카의 최고봉인 킬리만자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러한 친숙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는 세계대전에서 격돌할 만큼 유럽의 헤게모니를 놓고 정치적으로 경쟁했다.

2016-07-05

수요는 인정하고 신공항 필요 없다는 정부

▲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Again 2011`이번 영남권 신국제공항 입지의 두 후보지는 부산시가 지지하는 가덕도와 대구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울산시가 연합해서 지지하는 밀양이었다. 사실 2011년 신공항건설이 한 차례 백지화 된 때에도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지역 간 치열한 유치전과 함께 탈락이 예상되는 지역의 거센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국제공항 공약 포기를 공식 선언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번 입지선정 발표 역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발표 한달 전부터, 특히 총선 종료 이후부터 두 후보지 지역별로 극한의 치킨게임이 벌어졌다.문제는 이러한 지역의 갈등이 결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고, 더 나아가 여기에 참여한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부산 대 대구·경북·경남·울산 연합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금 정부가 추진하려는 산업구조조정과 노동개혁 등 다양한 개혁이 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결국 정부는 어느 것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을 택했다. 2011년 이미 경험한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항의 확장보다 더 빨리 항공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결국 지역 공항별로 각자도생하는 방법으로 상호 경쟁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사실 이번에 지역민들이 기대한 신공항은 공항 하나를 더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한 경인경제권과 다른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있었다. 이는 남부권 경제권이 될 것이고 영남뿐만 아니라 남부 호남까지 포함된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촉발점이 될 것이란 열망을 담고 있었다.이번 결정으로 박근혜 정부는 절대 지지지역을 상실하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되어 정권말기 개혁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정치적 구도의 변화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인천 이외의 공항은 싫어하는 중앙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수도권 공항론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결론을 낸 중앙과 박근혜정부는 이제 대구공항과 K2이전, 울산공항, 포항공항, 김해공항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지역 간 협력을 통한 신공항이 아닌, 김해공항의 확장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하게 `김해공항은 근거리 중심의 수요가 많으니 활주로와 터미널만 확충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매우 문제가 많다. 근거리 수요가 많은 것은 활주로 길이가 짧아 중장거리를 취항하는 비행기가 취항할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를 무시한 처사이다.그렇다면 결국 지금처럼 유럽,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이용자는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동남아,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은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면 활주로와 터미널도 확장할 필요가 없다. `접근거리가 짧다`는 수도권의 시각을 적용한다면 김해공항 확장도 필요 없이 대구, 포항, 울산, 사천 등의 공항으로 근거리 국제선을 분산하면 충분할 것이다.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에는 A380과 787드림라이너와 같은 비행기는 인천공항 이외에는 취항할 공항이 없어 인천공항의 기후가 나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엔 해외 공항으로 회항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대통령 `반성형 공약포기 선언` 필요2011년 이 대통령은 공약을 못 지켜 죄송하다는 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그 당시엔 수요가 미흡하다는 논리였다.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김해공항을 확장하자고 결론 내렸다. 이는 박 대통령의 공약이 아니다. 특히 대구경북이 원한 신공항이 아닌,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땜납과 같은 처방이다.박 대통령은 통렬한 자기 반성형 공약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 국토부장관도, 총리도 아닌 대통령 자신이 반드시 해야한다.이번에 기대를 한 지역들은 신공항을 통해 지역의 선결과제인 산업구조조정과 구조고도화를 기대했다. 경남과 울산의 조선업이 어려워지면 포항과 광양의 제철산업이 함께 어려워지고 대구나 경북의 부품산업으로 이어지는, `유퍼스나무 효과`(upas tree effect)에서 탈출하기 위해 신공항은 절실했기 때문이다.절대적 지지를 보내면서 신공항을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것은 바로 지역의 절박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2016-06-22

어려운 농가 경영회생 농지매입 지원사업 활용을

▲ 조재혁한국농어촌공사 안동지사장 열심히 영농에 종사하다가 예기치 않은 부채로 인해 농가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가족 모두가 겪는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것이다. 전면적 농산물 개방화 체제 진입과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 등의 위기에 대응한 농정혁신을 통해 성장을 견인하는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공사에서는 농업인의 부채를 경감할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농업재해가 늘어나고 각종 부채 등으로 농가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자금마련이 쉽지 않은 농업인들은 경영회생지원사업을 활용해보면 좋겠다. 지원 대상자는 일반 농업경영체의 경우 재해피해율이 50%이상 또는 부채가 3천만원 이상으로 최근 3년 이내에 한해·수해·풍해 등 농업재해로 연 농가피해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자산대비 부채 비율이 40% 이상인 농업경영체도 가능하다. 부채비율 산정시 자산은 농지, 농업용 시설 및 임야 등 농업경영체 소유의 모든 부동산을 포함한다.농지 매입 대상자는 경영위기 정도, 경영회생 가능성, 경영능력, 영농기반 등 평가기준에 따라 감정평가 대상자로 선정해 감정평가를 거쳐 공사와 환매 등 매매조건에 대해 합의를 통해 지원대상자로 선정된다.공사가 매입한 농지는 농지를 매도한 농가에게 7년간 임대하고 평가를 통해 1회에 한해 3년 이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10년 후 매도한 농지를 환매하는 조건으로 년 임대료는 필지별 매입가격의 1% 이내다.자칫 농가 부채관리 부주의로 농가 자산이 법적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농업을 계속 유지할 수 없거나 농촌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나 본 경영회생농지매입사업은 농촌을 떠나지 않고 부채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농업경영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0년 후에 환매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안정적 영농으로 활력 있는 농가경영과 살아있는 농촌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지원 사업이다.묵묵히 농사에 종사하고도 예기치 못한 부채가 발생할 경우 농가경영회생 농지매입사업을 적극 활용해 농가의 웃음꽃을 찾았으면 한다.

2016-06-17

누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는가?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나를 비롯한 1970년대 대한민국의 지식인, 대학생 상당수는 박정희 대통령에 반대했다. 특히 당시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내가 이제는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40년 전의 내가 틀렸고 지금의 내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군사독재라는 과(過)와 더불어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지금 갈 길을 잃고 헤매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마침 내년이 박정희 대통령이 태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 그 중심에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그 업적에 대한 재조명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때가 아닌가 싶다.우리가 되짚어 봐야 할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 과연 무엇이 있을까?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먼저,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강력한 리더십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두고 세계는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기도 하지만, 필자는 결코 우연히 일어난 기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박정희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과 혜안, 그리고 강력한 열정과 추진력으로 국민들의 역량을 한 데 모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박정희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국가경제발전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협소한 국토, 빈약한 자원, 기술 등 공업화에 불리한 여러 악조건들을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수립, 실천으로 극복했다.수출지향적 공업화와 공업단지조성, 중화학공업화 정책을 통해 철강, 자동차, 조선, 기계, 전자, 석유화학 공업을 일으켜 세웠다.국내외 온갖 회의적인 시각과 반대여론, 자금과 기술 도입의 어려움 속에서도 포항종합제철과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을 온 국민과 함께 이뤄냈다.두 번째는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정신을 일깨운 새마을운동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4월22일, 농촌의 현대화를 위해 새마을운동을 주창했다. 1971년 정부주도로 시작하여 `근면`, `자조`, `협동`을 기본정신으로 삼아, 단순한 정부지원이 아닌 주민 스스로 참여하는 운동으로 발전시켜갔다.특히, 성과가 좋은 마을에는 필요 물품을 우선 지원하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방식을 도입해 각 마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 덕분에 1974년부터는 전 국토 구석구석이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통일벼 보급과 같은 농업기술 발전으로 농가 소득을 증가시켜, 쌀 자급자족이 이뤄졌다.이때 정부와 국민이 했던 노력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지구촌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개발협력 모델로서 재조명되고 있다.마지막은, 먼 미래를 내다본 산림녹화와 자연보호운동이다.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우리나라 국토는 대부분이 황폐화 돼 있었다. 물 저장고 역할을 해줄 나무가 없다보니 홍수도 잦고 가뭄도 심했다. 1962~2010년까지 우리나라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산림 면적이 171만ha에 이른다. 이중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심은 나무가 전체 임목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덕분에 지금도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산림녹화의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구미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자연보호운동을 추진한 것도 이 시기이다.이 외에도 의료보험제도 도입, 국민의무교육 시행, 국민복지연금법 제정 등 오늘날 우리 삶과 직결된 수많은 제도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손을 거쳤다.경제적 풍요로움과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현재의 잣대로 그때를 평가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무조건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물론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독재는 분명한 과(過)이고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정치·사회적 갈등을 낳았다.그렇지만, 누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는가?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 답은 역시, 박정희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내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그 시작이 돼야 한다.

2016-06-13

새로운 공화(共和)

▲ 최종호 FM미디어 대표·정치평론가고대 그리스에서 플라톤은 자기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에게 독배를 들게 한 민주주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렇듯 고대 민주주의는 다수의 횡포라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민주주의가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영향을 받아 계승된 것이다. 고전적인 공화의 의미는 공공(公共)의 이익을 우선하고 조국에 헌신하는 자립적인 공민(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 공민적 덕(civic virtue)을 기초로 공동체 발전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후 프랑스와 미국 공화주의가 발전해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부터 체제가 지속돼왔다.그런데 최근 공화(共和)라는 개념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유승민(대구 동구을) 새누리당 의원과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화주의`라는 명제를 가지고 정치권에 화두를 던진 것이다.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지난 4일 `국민속으로` 주최로 열린 `20대 총선평가와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확장 전략` 토론회에서 헌법정신으로 되돌아가자며.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데 민주주의는 우리가 많이 말했지만 `공화국`이 뭔가. 우리가 함께 책임질 나라를 만들자는 게 아니냐”면서 “`형편이 어려워졌으니 각자 살아나가라`고 하면 그건 우리가 합의한 나라, 민주공화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의원 역시 “민주는 조금 해봤지만 공화는 별로 못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공화의 해석과 적용을 단순한 원론 성격의 사전적 의미에 기초한 축자적 해석은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었다. 즉 공화에 대해 깊은 연구나 각성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는 인상이 짙었다.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처지와 대선정국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데 공화란 개념을 끌어들인 것은 아닌가 싶어 더욱 씁쓸했다.이러한 공화의 문제에 대해 정준길 변호사가 쓴 `공화`(도서출판 밀알)에서는 공화의 의미와 대한 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은 고심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안이 제시돼 있다. 우리 현실에서 공화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으로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현재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단점을 공화주의가 가진 순기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다원화된 세상에서 다양한 가치를 담기위한 다당제의 강점을 강조하고, 대통령 중임제를 주장하고, 이원 집정제를 검토하자고 하는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진짜 보수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사회통합과 국가 발전을 통해 통일한국을 이루어 동북아 질서의 한축이 되는 `위대한 한국(Great Korea)`을 역설한다.나는 여기에 덧붙여 보수의 이름을 빙자해 변화와 혁신을 방해하고 자신의 명예와 사리사욕을 챙기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들은 반드시 축출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삼성을 `말기 암환자`에 비유하며 “처자식 빼놓고 다 바꿔라”는 화두로 승부수를 띄우며. `신(新)경영`을 주창했다. 신경영은 기존 경영 관행에 대한 철저한 부정에서 출발했기에 10년후인 2003년 어느 모임에서 이 회장은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이류, 삼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한 바 있다.이렇듯 우리나라 정치도 대대적인 혁신으로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해도 처자식 만큼은 절대 바꿀 수 없다. 즉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시대정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다.작금의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인 대한민국과 대구 경북의 현실에서는 눈앞의 인기를 위해 보여주기식의 정치적 수사를 내뱉는 정치인이 아니라 공공과 국가를 위하는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 공부하고 실천하는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국민을 위한 새로운 공화(共和)가 만들어져 갈 것이다.

2016-06-10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새누리 개혁에 첨병되길

▲ 최종호정치평론가·FM미디어 대표 이번 총선 정국에서 대구시민들조차 `설마설마`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설마가 현실이 되어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총선 패배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새누리당 기득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고, 대구 수성갑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일대의 사건이다. 그 강도는 가히 일본 대지진 수준이었다.선거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김 전 지사의 낙선을 놀라워 하며, 기존 기득권과 지역패권에 대한 심판에서 희생양이 됐다며 아쉬워 했다. 문제는 심판을 당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소위 기득권과 패권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온 `청백리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던 인물이라는 점이다.총선패배 후 당 안팎에서 이런저런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중에서도 1년 전인 지난해 4월에 당론으로 확정된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여러 개혁안들이 절반만 지켜졌어도 이번 새누리당의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김 전 지사는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중임을 맡아 당과 정치 개혁 방안들을 내놓았지만 현역과 당협위원장들의 기득권 지키기와 당 지도부 주연의 공천 파동,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의 이른바 `옥새들고 나르샤`등 연이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패착 탓에 기존 지지층에서조차 신뢰를 잃었고,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는 대참패를 기록하고 말았다.물론 공천파동의 문제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후보의 역량과 기타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김문수 후보의 패배를 가져왔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거 패배에 아쉬움을 피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김문수 전 지사가 20대 총선에 대구 수성갑 출마를 결행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TK지역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TK의원들이 대구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지역에서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강행한 총선에서 비록 낙선이란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야당에 비해 인재풀이 부족한 여권의 대권 후보로 여전히 매력이 있는 카드인 것도 사실이다.그런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고향인 대구에서 김문수 전 지사를 키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옥새파동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김무성 전 대표, 종로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 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여권내 잠룡들도 커다란 내상을 입은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김 전 지사는 국보위 전력이나 뇌물 수수 등의 문제가 있다든지 안보관에 우려가 있다든지 하는 문제는 없으므로 수권능력이 의심이 가는 야권의 유력 후보보다는 훨씬 안정감있는 후보라는 데 강점이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10년간 TK출신들이 권력을 잡았지만 김문수 전 지사는 여전히 경기지사의 이미지가 강해 TK출신 논란에서도 다소 비껴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무엇보다도 저성장 저효율 저출산의 3저 프레임에 갇힌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20년간 실패를 모르고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김문수 전 지사가 이번 총선 패배를 대선 승리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으려면 김 전 지사 본인이 다시금 신발끈을 묶는 자세가 필요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지역민의 민심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김 전 지사 본인 역시 낮은 자세로 뜨겁게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야기했고, 당락에 관계없이 수성갑을 떠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고 김 전 지사의 진정성이 대구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면 대구에서 전폭적으로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다.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어도 김문수 전 지사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기존 기득권을 대신해 보수 개혁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기에 다시 한 번 환골탈태를 위한 개혁의 첨병이 되어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