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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항 정치권력의 예의는?

▲ 이대환 작가·문학지 `ASIA` 발행인`대한민국의 위대한 만남-박정희와 박태준`이라는 실록을 집필할 때 나는 다른 저서들의 경우와는 달리 `작가의 말`부터 미리 써두었다. 왜 쓰는가? 이것을 내 작가정신에 똑바로 새겨서 게으름을 스스로 제압하려는 의식적 조치였다. 내가 그 책을 쓴 이유는 3가지였다. 책으로 옮기면서 조금 더 가다듬었지만, 그때 메모를 인용해 보겠다.1)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지키는 자의 즐거움이다. “내가 만났던 박통 얘기도 우리가 많이 했는데, 이 선생은 정리해볼 수 있겠소?” 이 질문을 박태준이 나에게 던진 때는 2011년 한가위 무렵이었다. 강요든 청유든 그런 낌새조차 묻지 않은 것이었다, 다만, 말 자체에 예리한 무엇이 번뜩인 찰나는 있었다. 그것을 나는 냉큼 알아차렸다. `박정희`란 이름만 내놔도 삿대질부터 해대는 세력이 만만찮은 세태인데 앞날이 창창한 작가로서 `박태준이 만난 박정희`를 쓸 수 있겠느냐, 이것이었다. 나는 생각을 가다듬어 대답했다. “어떤 가치를 옹호할 것인가, 이 기준의 문제입니다. 옹호할 가치를 개인의 명예관리보다 하위에 두는 것이 정치계도 연예계도 아닌 한국 지식사회의 현실입니다만, 작가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저는 주장해 왔습니다.” 이래서 내 삶에 하나의 새로운 약속이 성립되었고, 이 책에는 그 약속을 실천하는 뜻도 담았다.2) 고난의 시대는 영웅을 창조하고, 영웅은 역사의 지평을 개척한다. 그러나 인간의 얼굴과 체온을 상실한 영웅은 청동이나 대리석으로 빚은 우상처럼 공적(功績)의 표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쓸쓸한 그의 운명을 막아내는 길목을 지키는 일, 그를 인간의 이름으로 불러내서 인간으로 읽어내고 드디어 그가 인간의 이름으로 살아가게 하는 일, 이것이 전기문학의 중요한 존재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두 주인공이 어떤 탁월한 위업을 남긴 인물로만 기억되는 것을 나는 강력히 거부한다. 고뇌, 정신, 투쟁이 반드시 함께 기억돼야 한다. 이것이 국가, 민족, 시대라는 거대한 짐을 짊어지고 필생을 완주한 두 인물에 대한 동시대인과 후세의 기본예의라고 믿기 때문이다.3) 광복70년은 분단70년이다. 분단은 건국의 미완(未完)을 뜻한다. 지금 우리는 건국시대를 감당하고 있다. 건국의 대장정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가를 가늠하기 어려운 광복70년, 그 시련과 영광을 성찰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가장 한심하게 여기는 것은 정치권력 동네의 후진성이다. 신뢰를 주는 정치권력에 몹시 목말라한다. 그래도 우리의 갈증을 적셔줄 감로수는 광복70년의 한 지층에서 솟아나고 있다. 이 글은 마르지 않을 그 감로수를 받아놓는 일이다. 우리는 중국고사에서 유래한 사자성어에 익숙하지만 아득한 미래의 어느 날부터 박정희와 박태준이 신뢰에 대한 한국고사의 단골로 불려나오며 `쌍박일심(雙朴一心)`같은 사자성어로 거듭날지 모른다.위의 3가지 이유가 아니었다면 나는 두 주인공의 완전한 신뢰관계, 시대적 대의를 위한 순정한 고뇌와 열정과 투쟁과 지혜를 재조명하는 작업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글이 프리미엄조선에 연재되는 동안이나 책으로 나온 뒤에는 한국의 정치권력 동네, 특히 요새도 포항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포항의 정치권력 동네에서 두 주인공이 남겨둔 신뢰와 초심과 순정에 대해 반드시 공부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포항의 정치권력 동네를 향해 내가 그러한 기대를 가졌던 것은, 싫지만 다시 중국고사를 빌리자면,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한 노릇이었다.오늘날의 포항을 있게 만든 두 주인공을 추념하는 자리에 시장이 아예 불참한 것이나, 한 정치인이 온다고 하다가 축사를 사양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나, 거기까지 왔던 몇몇이 “내빈소개 의전에 못 들었다”며 행사 시작도 전에 떠나버린 것은 두 주인공에 대한 `결례`의 확실한 증거들이다.정치권력 동네가 지상에 없는 거인의 업적을 말로써 칭송하는 것은 정치적인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 그의 고뇌, 그의 정신, 그의 투쟁을 기억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이 현재의 정치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기본예의다. 국가든 포항이든.

2015-11-04

연오랑세오녀 신화는 포항의 원형(下)

▲ 배용일 포항문화원장영일지역은 일본 태양(일월)신화의 요람으로서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일본 이동의 출발지가 되어 일본 소국의 개국신화로 정착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이즈모(出雲)를 중심으로 한 산음(山陰)지역 변읍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고 추정되는 것은 `일본서기`와 `고사기` 등 일본 사서의 `스사노오노미코도의 출운천강설화(出雲天降說話)`와 아메노히보코(天日槍)의 도일설화 속에 나타나는 내용과 기본 구조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흔히들 신화시대를 제정일치사회라고 칭한다. 이 신화의 구조를 종합할 때 연오랑세오녀가 근기국의 유력한 인사 특히 일월신제와 농경제의를 주재했던 제사장으로 생각된다. 연오랑세오녀 일월신제는 처음에는 삼족오태양숭배의 일월신제에서 출발했으나 선사시대부터 국토방위를 위한 성격이 첨가되고 후대로 오면서 점차 농경제의(農耕祭儀)와 습합(褶合)되어 신라시대에는 천제의 국가행사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제의로 뿌리를 내렸으며, 국가 제일(祭日)도 매년 원단(元旦)과 파종·수확기인 봄·가을 2~3회로 지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넷째,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는 `동해 바닷가에 사는 해와 달의 정(精)인 연오랑세오녀가 바위를 타고 일본에 건너가 그곳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는 도일(渡日) 건국 사실이 자연환경의 지역성과 고대 신라왕국 성립기의 역사성을 토대로 상징화된 것이다. 즉, 당시 전개되었던 근기국(勤耆國)의 신라로의 편입, 선진문화의 일본전파(직조기술, 제철기술 등) 및 신라와 일본과의 문물교류를 반영하는 역사적인 사실을 신화화한 것으로 추단된다.다섯째, 오랜 세월을 거치며 포항의 역사와 문화 저력이 되었던 일월정신(포항정신)은 포항이 역사의 시련과 위기 때마다 시대적 과제를 달성해 온 포항의 생존과 발전의 원동력이었다.포항문화 정체성의 고향이며 포항정신의 뿌리인 일월신화와 일월사상은 온누리를 밝히는 광명정대 사상으로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표방한다. 즉, 포항인의 신앙이며 사상이며 꿈과 희망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광명정대 사상(일월사상)은 구체적으로 희망, 충절, 개척, 화합, 근면, 부부사랑을 함축하는 일월정신(포항정신)의 요람이다.21세기 문화산업시대를 맞아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와 일월사상을 브랜드화하여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학술적이고 과학적인 문화재 발굴, 문화유산의 보존 및 문화발전에 대한 계기적 연구 수행 △이를 바탕으로 한 향토문화의 자생력 양성 △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대학의 인문·예술 관련 학과 개설 △가칭 `일월박물관` 설립 △한국과 일본 태양신화의 요람인 포항이 삼족오 일월신화를 브랜드화 △일본 신화의 도시(出雲, 松江, 隱岐)와 자매결연·민관교류 등이다.고조선과 고구려의 국가 브랜드인 삼족오의 세발이 삼신(환인, 환웅, 단군)을 상징한 것이라면, 현대 포항 삼족오의 세발은 선진 첨단과학문화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상징하는 세발, 즉 3S(Sun, Steel, Science, 또는 Sightseeing)가 될 것이다.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고장(과거), 영일만 포스코의 철강신화의 도시(현재), 꿈과 희망의 첨단과학문화관광신화의 도시(미래)를 상징하고 있다.포항은 `삼족오태양의 도시` `일월신화의 도시`다. 포항은 고대국가 형성기에 연오랑세오녀가 신라의 빛을 회복하고 신천지를 개척하여 제1의 영일만 신화를 창조했다. 또 근래 1968년 이후 포스코의 설립으로 제철보국의 한국 근대화를 이룩하여 제2의 영일만 신화를 재창출하였고, 바야흐로 지금부터 꿈과 희망의 도시 첨단과학문화관광도시, 글로벌 포항을 향해 포항시민은 화합의 손을 잡고 제3의 영일만 신화에 도전, 점화할 때이다.`아무리 하늘이 주는 때라 하여도 지리적 환경의 이로움만 못하고 아무리 지리적 환경의 이로움이 좋다 하여도 인심(人心)의 화합보다는 못하다`(孟子曰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는 맹자의 잠언(箴言)을 새겨, 광명정대의 일월사상으로 포항시민의 화합을 이루어 `제3의 영일만 신화` 창출이 앞당겨지길 축원한다.

2015-10-26

수성구 급식관리지원센터 개소 3주년을 맞아

▲ 이연경대구시 수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경북대 교수·식품영양학과 우리 센터가 문을 연 지 며칠 되지 않은 때였다. “수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인가요? ○○○ 어린이집이 그 센터에 등록되어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라는 전화를 받았다. 수성구 어머니들의 정보력에 참으로 놀랐고,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교육여건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보도가 실감이 났다. 필자가 센터장으로 있는 수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2012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구광역시와 수성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최초로 경북대학교에 문을 열었다. 명품 수성구의 `건강한 급식! 행복한 어린이!`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기초자치단체에서 영유아보호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영양사가 없는 100명 미만의 어린이집,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 어린이에게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어린이급식소를 대상으로 급식의 영양 또는 위생관리 지원을 통한 급식의 질 향상과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건강증진을 위하여 설치된 기관이다.2011년 10개소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63개 센터가 설립돼 있으며, 대구에는 각 구군별로 한 개씩 총 8개, 경북에는 17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수성구 센터는 수성구에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중 100명 미만의 어린이 급식소 124곳의 급식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 직원인 8명의 영양(교)사들이 늘 첫 마음으로 어린이 급식소의 영양 및 위생 수준 향상을 위하여 과학에 바탕을 둔 체계적인 맞춤형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하여 골고루 먹기, 채소 과일 먹기, 싱겁게 먹기, 식사예절 지키기, 올바른 손 씻기, 안전한 식품 먹기 등의 영양 및 위생교육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그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우수 센터`상을 받은 바 있다.지난 9월 말 기준 수성구 센터에서는 급식소 영양관리 방문교육 239회, 급식소 위생·안전관리 방문교육 445회, 어린이대상 방문교육 213회, 어린이 건강식단 및 표준레시피 제공 3천885건, 위생컨설팅 20회를 비롯해 `냠냠 요정과 병균 갈갈이` 어린이 영양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했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유아 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영어쿠킹클래스`를 개최하여 건강에 유익한 저염식을 만들어 보는 기회를 얻었으며 호응도가 높았다.특화사업으로 나트륨 줄이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나트륨 저감화에 대한 수성구민들의 인식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등록시설 중 50명 이상의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블루투스염도계를 배포하여 주 3회 이상 국염도를 측정하고, 염도기준을 0.3~0.5%로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또한 나(Na) 다운(Down) 어린이 홍보단과 학부모 대상의 나트륨 줄이기 교육 및 `수성 건강축제`, `들안길 맛 축제` 등 다양한 지역행사에 참여하여 짠맛 미각판정 및 상담을 지원하는 등 나트륨 저감화를 위한 다양하고 특성화된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개소 3주년을 맞이해 수성구 지역아동센터, 민간 및 법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원장님들께서 축하와 함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글을 보내주셨다. 그동안 센터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신 대구시 어린이집 연합회 수성구지회, 유치원 연합회 및 수성구 지역아동센터협의회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기본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우리 센터의 모든 직원들은 어린이급식소의 영양과 위생관리 수준 향상 및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하여 더욱 노력하여 지속적으로 신뢰받는 수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2015-10-22

연오랑세오녀 신화는 포항의 원형(上)

▲ 배용일 포항문화원장포항지역의 연오랑세오녀(延烏郞細烏女) 일월신화(日月神話)는 단군신화를 수록하여 유명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려 있어 일찍부터 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최남선이 단군신화는 한국문화 일체의 종자라고 했듯이 연오랑세오녀 신화는 포항문화 일체의 종자이며 원형질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연오랑세오녀 설화`라고 일컬어 온 것을 과거 논문에서 `연오랑세오녀 신화`로 명명했다.연오랑세오녀 신화는 157년(신라 8대 아달라왕 4년)에 탄생되었다. 신화의 중요 내용은, 「동해 바닷가의 연오랑 세오녀가 바위를 타고 일본에 건너가 변읍의 왕과 왕비가 되었고, 그 이후 신라가 일월의 빛을 잃게 되어 일월의 정(精)인 연오라오가 세오녀를 환국토록 하였으나 연오가 “일본에 오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이므로 돌아갈 수 없고, 대신에 아내 세오녀가 짠 비단을 가져가서 제사를 지내면 될 것이요.”라 하며 비단을 주자 이를 제물로 하여 제사를 지냈더니 일월이 전과 같이 되었으며, 그 비단을 국보로 삼아 귀비고에 간직하고, 제사지낸 곳을 영일(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한 것이다.새로운 사료 `신라 아달라왕 때 영(연)오랑세오녀가 세계동(世界洞)의 당평(塘坪) 위에 집을 지어 살았으나 지금은 빈터만 남았다.`는 중대한 기록을 통해, 1850년의 연륜을 간직해온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신성한 베일을 한 겹 벗길 수 있게 되었다.필자는 이 두 사료와 다른 사료들을 바탕으로 포항문화의 정체성을 브랜드로 상징화하여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와 일월사상의 창조적 가치를 재창출하려고 노력했다.그 결과 첫째, 영일만 남남동쪽의 배산임수 지역에 연(영)오(延烏, 迎烏) 세오(細烏), 근기(勤耆), 근오지(斤烏支), 영(연)일(迎日,延日), 도기야(都祈野), 일월지(日月池), 오천(烏川), 세계(世界), 부산(夫山,扶桑), 일광(日光), 광명(光明), 중명(中明) 등 태양과 달과 빛과 관련된 수많은 인명과 지명이 집중 분포된 것은 선사시대 한민족의 삼족오태양숭배 일족이 영일만의 양곡(暘谷)지역으로 정착하여 토착민과 함께 진한의 근기국을 세웠음을 밝혀주었다.일월신화(日月神話)의 탄생지에 수놓아진 여러 지명들과 이 지역의 가장 빠른 연중 일출시각 등은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포항지역만이 일월신화의 정체성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음을 증언해 주고 있다.둘째, 영일지역의 진한의 근기국은 기원전 2세기 말~기원전 1세기초 소국을 형성하였다가 신라 건국 이후 2세기 중반에 편입되었다. 2세기 초 안강·흥해·기계를 복속시켜 울산까지 동해안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 신라는 고대국가 형성의 큰 정치사적 사건인 근기국 복속이 제8대 아달라왕(154~183)대에 이루어졌다. 아달라왕대에 영일만 일대를 실질적인 지배영역으로 복속하여 흥해에서 울산만에 이르는 동해안의 지역을 확보하게 되었다.이와 함께 신라 2대 남해왕 3년에 시조묘를 세운 후 7대까지 한 차례씩 시조묘에 제사를 지냈으나 8대 아달라왕대에 와서 두 번이나 시조묘 제사를 올리며, 또한 시조묘를 중수했다는 사실은 건국의 시조신을 중심으로 정치세력을 통합하여 신라 고대국가의 확립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연오랑과 세오녀를 중심으로 한 근기국의 삼족오 일월숭배 집단(사제자,귀족, 직조·제철 기술자 등)은 전통적인 천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사로국 세력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자 신라의 복속에 불응하고 도기야 앞바다에서 배를 타고 양곡의 땅 신천지 개척을 위해 일본으로 도해한 것으로 보인다.셋째, 이러한 지명유래와 역사적 배경을 종합할 때 영일만의 양곡지역은 한민족(고조선)문명권의 삼족오태양숭배신화가 선사시대 유이민과 함께 이동 전승된 귀착지로서 한국의 대표적 일월신화의 성지라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2015-10-19

가뭄재해, 하늘만 쳐다볼 것인가

▲ 전병구K-water 포항권관리단장 지난해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 올해는 대부분의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고 비가 적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금강 수계 보령댐의 저수율은 사상 최저인 22% 수준으로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에 대한 제한급수가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당면한 물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 절약에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것이 시급하다.지난 4년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역 내 물 사용량을 25%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각 지자체에 절수 목표량을 할당하고, 목표 미달 시에는 지자체와 주민에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시민들이 잔디정원을 줄이고 절수형 수도꼭지나 변기를 사용하는 등 절수노력을 실천한 결과 당초 목표를 넘어 물 사용량을 27%나 절감할 수 있었다. 저수지의 물 증발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용 고무공인 `그늘공(shade ball)`을 수면에 뿌리는 기발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가뭄에 취약한 우리나라도 절수의 실천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가뭄에 대한 인식 재고와 자발적 절수 참여가 이뤄져야 하며 공장, 학교 등 대규모 수용가도 절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물 절약 방법에는 △절수용 수도꼭지 설치하기 △칫솔질 할 때 물 컵 사용하기 △비누칠 할 때 샤워기 틀어놓지 않기 △빨랫감 한꺼번에 모아 세탁하기 △설거지 할 때 설거지통 이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특히 수도관 노후화로 귀중한 수돗물의 20~30%가 땅속으로 새고 있는 지자체는 수도관의 교체와 개량을 통한 누수율 감소가 절실히 요청되는 상황이다.나아가 하천을 비롯한 물 관리 전반을 통합적 관점에서 개선하고 물 관리 시스템을 보다 스마트하게 바꿔야 한다.유역 전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남는 지역의 물은 부족한 지역에 나누는 등 지역 간 물 불균형을 해소하는 `통합 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금강 백제보와 보령댐을 연결하는 20.5km의 관로를 신설해 금강 물을 활용한 가뭄 해결방법을 찾은 것이 `통합 물관리`의 좋은 사례이다.아울러 수자원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 전체 유역의 물 배분, 시설 간 연계 등 의사결정을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더불어 지역 특성에 맞는 물 그릇의 확대가 필요하다. 홍수기에 가두지 못하고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을 담을 수 있는 중·소규모 댐과 저수지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지역적으로 수원 확보가 가능한 적지를 찾아 전문가, NGO 지역주민의 충분한 토론과 공감을 거쳐 순차적인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도서·해안지역의 해수담수화시설이나 지하수 댐과 같은 대체수자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향후 당분간은 충분한 비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와 K-water가 가뭄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모두가 물 절약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천 노력으로 가뭄 극복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2015-10-08

이 힘겨운 현실의 `진정한 작가`에게

▲ 이대환 작가·문학지 `ASIA` 발행인가오싱젠(高行健), 이 작가를 한국 독자도 엔간히 알고 있다. 중국인 최초로 200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것이다. 수상작은 1990년 대만에서 출간한 장편소설 `영혼의 산`이었다. 1940년에 태어나 프랑스말 통역을 하며 소설을 써온 그는 1989년 톈안문(天安門) 사태 후 중국정부를 비판하다 “도망쳐야” 했었다.가오싱젠은 노벨문학상 후광을 한창 누리던 2001년 봄날에 스웨덴 한림원에서 기념강연을 했다. 그의 발언에는 내가 얼른 공감한 것이 있었다. 남의 말에 얼른 공감한다? 이건 생각이 같다는 거다. 그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불행하게도 이제는 작가라는 직업도 상품화되었고, 문학작품 역시 시장(市場)의 규율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졌습니다. …. 오늘날의 문학은 상품화라는 제약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억압은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는 사회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스스로 세상의 변두리로 밀려나기로 선택하지 않는 한, 이런 억압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습니다. 설혹 자기만의 소설을 지킨다 하더라도, 그 작가에게는 궁핍을 인내하며 겨우 버티는 삶만 가능할 뿐입니다. 슬프게도 이것이 바로 오늘날 문학이 처한 현실입니다.”맞다. `진지한 독자`의 수가 나날이 줄어들어 조금밖에 안 되는 사회에서 `진지한 문학` 또는 `진정한 문학`을 감당하기란 “궁핍을 인내하는” 시험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작가`도 가장(家長)인 바에야 경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아주 오래된 개인적인 일이지만, 1980년 9월 22세(대학 4학년) 때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당선된 나는 선친이 남겨둔 유산(遺産) 총액에 버금갈 상금을 받으며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에 한바탕 이름과 얼굴을 날리고는 즉시 귀향을 택하며 이런 일기를 쓴 적이 있었다.`변방에 박히자. 세상이 나를 잊어라 하자. 작가정신을 단련해야 한다. 주경야독, 낮에는 직장 나가고 밤과 새벽에는 쓰자. 잊히는 길이 진정한 작가가 되는 길이다.`가오싱젠은 스웨덴 그 강연에서 세계적인 독서 풍토도 염두에 두었을 테지만, 그때로부터 열서너 해가 더 지난 오늘의 한국사회는 `진정한 작가`의 존재 조건이 더욱 열악해졌다. 그래서 작가들도 대다수가 `어떡하든 한 번 떠서 오래 잘 팔리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휘둘리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욕망에 휘둘리는 그 자리가 `진정한 작가`에게는 `진정한 문학의 무덤`을 파는 자리라는 것인데, 그러한 욕망에 휘둘리고 있다면 그냥 정직하게 `문학 장사꾼`으로 나서야 하고 `문학의 명예나 권위`를 허세 부리듯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스마트한 삶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저마다 하나씩 `사색의 무덤`을 들고 다닌다는 생각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오죽하면 스티브 잡스의 가장 나쁜 공헌은 `문학과 철학의 무덤을 판 것`이라고 격한 억지를 부리겠는가.`사색의 무덤`이 즐비한 곳은 `사색의 공동묘지`이다. 그것을 다시 전원주택으로 바꿔놓기 위해 누가 개간의 첫 삽을 들고 나가겠는가? 진정한 작가, 진정한 문학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사란 돌고 도는 것이니, 돈벌이와 경박한 놀이에 지친 인간들이 다시 진정한 작가와 진정한 문학을 부르는 날이 오게 돼 있다. 그러나 그날이 언제 온다는 말인가? 이 땅에 몇 안 남은 진정한 작가, 진정한 문학이 그날까지 어떻게 `쓰면서 버텨낼` 것인가? 나는 동지들에게 술을 사주며 말하고 싶다.“변방이면 더 좋지만, 어디서든 주경야독 하자. 낮에 직장 가고, 밤에 술 줄이고, 새벽에 쓰자.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야만을 어떻게 길들일 것인가. 평화통일의 길은 무엇인가. 통일시대의 인간다운 사회체제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이 진실을 탐구하고 상상하고 괴로워하고, 그러면서 쓰자.”

2015-10-05

포스코 노사, 상생 더 이상 지체해선 안된다

▲ 이태열국제라이온스협회 356-E지구(경북) 부총재 얼마 전 포항시민, 특히 식당 등 자영업자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근무제도 변경에 대한 포스코 직원들의 투표가 있었다. 투표결과는 예상외였다. 포항시민들과 포스코 경영진은 4조3교대를 낙관했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포스코 현장 근로자들은 신4조2교대(기존 4조2교대)를 택했다. 포스코 임원들은 사전 여론조사는 물론 근로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 의견(결정)이 4조3교대 였기에 무난하게 그렇게 될 걸로 믿었다. 하지만 70.85%의 근로자들이 신4조2교대를 원했다.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포항시민들은 물론 포스코 내부적으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포스코 임원들은 충격적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포스코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또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갖춘 포스코가 경영적 판단보다는 왜 투표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하도록 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노경협의회 의견을 존중했다고 항변할 지 모르겠지만 드러난 것만으로는 사전분석 결여라 할 수 있다. 포스코는 분명 창업자인 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과 포스코 전체 직원들의 희생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알다시피 지금은 그 말을 입에 올릴 수조차 없다. 포스코 맨들과 포스코를 사랑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지금 포스코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작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진정한 노사 및 지역 사회와의 상생`이 절실하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포스코는 과거에도 여러번 위기가 있었다.그러나 그때마다 노사가 똘똘 뭉쳐 난관을 헤쳐 나왔다. 경영진이나 직원들이나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충만했다. 그 힘은 포항지역사회로 바로 전이돼 포항이 활기찬 도시로 성장하는 바탕이 됐다.그런데 어느 시점부터인가 포스코의 노사문화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목도됐고, 지금은 걱정의 단계에까지 온 느낌이다. 이번 근무시간 변경 투표에서 사전 분석과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여기에는 회사의 안이한 대책도 분명 한 몫 했다. 종전처럼 회사가 하니 직원들은 따라오라는 식의 노무관리는 이제 먼나라 얘기다. 진솔하게 협의하고 미래를 얘기했어야 했다.더 나간 김에 경영진이 `여러분들은 열심히 일했다. 다만 경영 판단 미숙으로 회사가 오늘과 같은 어려움에 놓인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라면서 지금 회사가 위기이니 가장 생산적이고 효율성 있는 근무시스템을 설명하고 이번 만큼은 한 번 믿고 가자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얼마 전 포항시민들은 포스코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 추진 관련 규제 완화 범시민 서명운동에 당초 목표 10만명보다 훨씬 많은 32만명 서명으로 보답했다. 역대 없는 포항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다.포스코 없는 포항은 상상할 수가 없다. 포스코가 위기면 분명 포항도 위기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 또한 중론이다. 임원들이 안락한 승용차 뒷자리는 잠시 멀리하고 출·퇴근길 버스에 동참하고 직원식당에서 같이 어울려 식사하고 때에 따라 퇴근길 소주라도 한 잔 하면서 진정 직원들이 무얼 바라고 있는 가에 대해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포스코의 젊은 직원들도 선배들이 조업 이래 위기 때 마다 노사가 똘똘 뭉쳐 위기극복을 하였던 것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선배들은 태풍이 와서 형산강 다리가 끊어져 출근길이 막혀도 사선을 넘어 회사를 지켜내지 않았던가. 적잖은 시민들이 이번 교대근무제 선택 과정을 보면서 포스코 노사 모두에게 주인의식 결여라는 수식어를 서슴지 않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포스코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있다. 청정화력발전설비 서명에 시민 30여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2015-09-24

대구·경북 상생발전토론회 한다더니만…

▲ 손경찬 경북도의정회 감사공인(公人)의 바른 자세와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위가 낮은 공직자에 비해 지방자치단체장 같은 위치에 있는 선출직 공직자면 더욱 그렇다. 지난 16일, 희한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구미시로부터 `대구시·경북도 상생발전 특강 및 토론회`행사가 시청에서 있다기에 대구시의정회 40여명과 필자가 속한 경상북도의정회 회원 40여명이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구미로 갔다. 행사가 그날 오후에 있는지라 우리 일행들은 오전 10시쯤 구미에 도착해 삼성전자 구미공장을 시찰하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오후 2시에 개최되는 구미시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을 잡았다.차가 삼성전자 공장 앞마당에 도착하자 의정회 의원들이 한 사람씩 내리는데 속도가 느렸다. 필자가 내리면서 보니 남유진 구미시장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영접하며 악수를 하기에 시간이 걸렸다. 우린 기분 좋게 인사하고 삼성공장을 둘러보았다. 과거에 비해 삼성 구미공장의 일거리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삼성전자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크게는 경북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구나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삼성전자 구미공장 일정을 마친 일행들은 오후 행사를 위해 구미시청으로 갔다. 이번에도 남 시장은 차 앞에서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맞았다. 몇 시간 전에 삼성전자에서도 악수를 했고 또 하게 되니 필자는 속으로 “정말 부지런한 양반”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누군가가 남 시장과 시청 앞 계단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자고 제안하며 기왕이면 `파이팅` 하는 모습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러자 한 쪽에서 이런 자리에서 파이팅이 뭐냐며 옥신각신하는 해프닝마저 일어났지만 제안대로 촬영은 했다.회의장에 입장하니 `대구·경북도 의정회 상생발전 특강 및 토론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경북도의정회 사무처장이 “오늘 특강강사 소개는 도의정회 회장이 직접 소개한다”고 하자 회장이 나와서 남유진 구미시장 약력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남 시장은 1시간 내내 구미시를 발전시킨 개인 이야기를 했고, 구미가 경북 중심도시로서 도내 각지에 흩어져 사는 연고까지 합치면 100만명 가까이 된다는 말까지 했지만 정작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시장 특강이 끝나자 대구시의정회 전 회장이 사회를 이어받아 상생발전에 대한 토론은 그냥 질문 있으면 질의하라고 했다.필자는 양 시도간 상생발전을 위한 특강과 토론회인데, 토론회 하나 없이 시장의 일방적인 치적이나 듣고 행사를 마친다면 의정회 회원들이 바쁜 시간을 내어 구미까지 와서 남 시장과 사진 한 판 찍고, 개인 업적 자랑에 들러리 서는 꼴 밖에 되지 않아 모양새가 영 언짢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발언권을 얻어 “명색이 토론회 행사이면 그에 맞게 해야지 않느냐”면서 차라리 이날 행사를 `구미시장 초청`이라 했으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후 약간의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고, 곧 의정회와 시장은 준비한 선물을 행사장에서 주고받았다. 대구시의정회에서는 약령시장에서 구한 한약재를, 경북도의정회에서는 인삼을 남 시장에게 선물했고, 남 시장도 의정회 회원들에게 구미산 쌀 10kg 한 포대와 고구마 한 상자씩을 전달했다.행사가 어쭙잖게 끝나 회의실을 나서는데, 시장이 회원들에게 선물한 쌀과 고구마를 전량 회수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회원이 필자가 시장에게 `토론회 없는 행사`라고 한 마디 했다고 해서 “시장이 선물을 도로 가져갔다”며 필자를 원망했다. 참으로 기가 찼다. 어떻게 이런 일이…. 차기 도지사선거 출마설이 나도는 남 시장이 선거법에 위반될까봐 준 선물까지 회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공식 자리에서 주고받은 선물까지 되물리는 행동은 한 편의 코미디였다.

2015-09-21

다시 일본도 전쟁할 수 있는 아침에

▲ 이대환 작가·문학지 `ASIA` 발행인“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 주말에 우리의 눈과 귀를 따갑게 쑤셔댄 뉴스다. “다시”라는 단어를 붙였다면 동아시아 시민들에겐 더 자극적이었다. “다시”야말로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기에 걸쳐 일본군국주의가 저질렀던 무자비한 침략전쟁의 기억을 당장 눈앞으로 불러왔을 것이다. 지난 18일 밤, 도쿄 참의원(參議院). 집단자위권 행사 관련 11개 법안에 격렬히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사당 바깥을 포위한 가운데 안에는 야당 의원들이 몸으로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었다. 그때 아베 신조는 돌부처의 요지부동을 시늉하듯 점잖게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나는 문득 그의 머릿속에 마치 아이의 실에 꼬리를 묶인 고추잠자리처럼 맴돌고 있을 말들을 떠올렸다. 얼마나 적중했는지 얼마나 빗나갔는지 몰라도, 아베가 자기세뇌의 주문(呪文)을 외듯 이러고 있을 듯했다.`평화를 애호하는 일본 시민들이여, 전쟁을 겁내는 일본 젊은이들이여, 야당 의원들이여. 세계인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열렬히 반대해다오. 당신들에겐 그 일이 애국이다. 일본인의 평화애호와 전쟁반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홍보이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 뒤에도 반대시위가 이어지겠지만 역시 평화애호의 일본 홍보비용이다. 일본 군대가 언제까지 절름발이여야 하는가? 전쟁이 터져야 비상사태 통치권으로 부랴부랴 해치울 건가? 절대 아니올시다.`패전 70년의 일본은 세계인의 칭송을 받아 마땅한 공적을 쌓았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정권의 반성을 촉구한 학자들의 성명서(퓰리처상 수상자 허버트 빅스, 하버드대학 애즈라 보제르, 시카고대학 브루스 커밍스 등 세계 500여명 학자들이 서명)도 “전후 70년 동안의 일본과 그 이웃나라들 간의 평화를 축하”하고 “일본의 과학에 대한 기여와 다른 나라들에 대한 풍부한 원조와 함께 민주주의, 군대의 통제, 경찰의 절제, 정치적 관용의 역사”를 축하했다. 이것이 `전후 일본`의 한 실상이다.그렇게 축하 받을 만한 일본 국민은 `집단자위권 11개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50%쯤이 반대하고 20%쯤이 보류하자는 답을 했다고 한다. 만약 그 여론조사가 `일본은 영원히 직접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 반격할 수 있는 군대(개별자위권)만 보유해야 하는가?`라는 것이었다면? 답은 “아니오”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과반수의 국민이 집단자위권 법안을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그것을 밀어붙이겠노라 단단히 벼르고 있는 아베의 자민당을 총선(작년 12월)과 지방선거(금년 4월)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이 바로 이 유추의 근거다.한국, 중국,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법안에 대해 국익과 전략의 차원에서 예민한 촉수를 곤두세우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드러내고 있으나, 일본 내부의 사정만 따로 떼내서 들여다본다면,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거나 절대로 전쟁에 동원되기를 싫어하는 국민을 제외할 경우에 대다수가 `언젠가는 와야 할 것이 드디어 지금 왔구나` 하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그러한 일본 국민이 시급히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세계 학자들이 촉구한 대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은 민주주의를 강하게 만들고 국가들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니 아베 정권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여 “일본, 동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향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일이다.당신들의 집단자위권 반대가 진정한 평화애호의 행동이라면, 전쟁동원의 원초적 불안감을 넘어선 평화의 행동이라면, 행동목표에 즉각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하니, 당신들은 그 힘을 결집해 11개 법안 폐기는 못하더라도 아베 정권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굴복시켜서, 바로 이것으로 집단자위권에 평화담보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아베 정권의 양심과 체면, 그리고 일본의 그것을 살려내야 한다. 이렇게 한국의 한 작가는 응원한다. 다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아침에.

2015-09-21

포괄간호서비스에 거는 기대

▲ 정성연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남부지사 보험급여부장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부친의 입원치료에 따른 간병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데 간병인을 국가에서 구해준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이 제도에 대한 시행 목적과 필요성, 그리고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줬다. 포괄간호서비스란 환자 입원 시 개인이 간병을 하는 대신 병원의 간호 인력이 환자를 전적으로 돌보는 제도이다.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부모가 아플 때 자녀들이 간병하는 것을 효도나 의무로 여기는 인식이 있다. 또 그 이면에는 간병인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제적인 문제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1일 기준 7만원에서 8만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가정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또한 개인 간병에 의존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첫째, 병실 내 숙식 및 간호로 인해 병원 내 감염 발생률이 높고 둘째, 가계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게 되며 셋째, 환자의 위급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워지는 등 입원서비스의 질 저하도 우려되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7월에 13개 병원을 시작으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2015년 1월에는 건강보험 적용사업으로 전환해 지방 중소병원부터 확대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제 지역사회에서도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지난 6월 29일 현재 전국적으로 총 40개소 병원이 69개 병동 3천129병상을 운영하면서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5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 중 경북지역에서는 경북 김천의료원과 (의)한성재단 포항세명기독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시범사업을 통해 인증된 포괄간호서비스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포괄간호서비스 이용 환자의 85% 이상이 다시 이용하고 싶고, 주위에 입원을 권유하고 싶다고 했으며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인해 비시범병동에 비해 낙상은 19%, 욕창은 75%가 감소했다. 그리고 병원 내의 감염 발생률이 보호자 상주병동 보다 2.87배가 낮았으며 병원의 인력 확대배치로 팀 단위 간호서비스 제공 여건 조성으로 간호 인력의 직무만족도가 증가했으며 병실환경 개선으로 쾌적한 병실환경이 조성되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게 됐다.그리고 특이하게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 볼 수 있었듯이 보호자가 환자와 상주하는 간병문화로 인해 전염병에 대한 질병통제가 대단히 어려웠던 경험을 갖고 있다. 만약에 포괄간호서비스가 전체 병원에 도입되어 병원의 간호 인력이 간병을 책임졌다면 메르스 같은 바이러스 등의 확산을 사전에 방지하는 등 우리나라의 전염병 대처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제도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바로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대국민 홍보 강화, 관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간호 인력에 대한 수급상황을 고려한 해소와 서비스 모형 및 수가에 대한 지속개선이 그 답일 것이다.아시다시피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에 대한 지킴이 역할을 굳건히 하고 있으며 노인장기요양보험 또한 국민의 효 보험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사업 역시 원활히 추진되어 가정의 재정부담 완화와 환자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줌으로써 행복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5-09-17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무엇이 다른가?

▲ 서정헌(주)스틸앤스틸 대표이사 최근 각종 언론에서 “뜨는 현대제철 지는 포스코”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현대제철의 갑작스런 약진도 그렇지만 잘나가던 포스코의 후퇴도 모두를 당황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1970년대 이후 포스코는 한국 철강산업에서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철강사였다. 그리고 그 힘은 포스코의 높은 경영성과를 보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치열한 경쟁 속에 옛 명성을 지키는 것조차 버겁다. 현대제철은 근래 들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 수익성이 현대제철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무엇이 다를까? 또 두 철강사의 시장지배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힘의 원천이 다르다. 포스코가 과거 높은 시장점유율과 단일 고로사의 열연독점에서 그 힘이 나왔다면, 현대제철의 힘은 재벌기업에 속한 철강과 철강수요산업의 수직계열화와 철강재의 다양한 구색에서 나온다. 둘째로 포스코는 공기업으로 출발하여 지금은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현대제철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기업에 속한 철강사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완전히 민영화 된 철강사로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이후에도 독점적 지위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시장적응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의 재벌기업으로 많은 철강수요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은 모든 사업을 통합하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상상하는 수준 이상의 시장지배력을 발휘하는 것이다.셋째, 포스코는 시장지배력 중심의 전략에서 시장적응력 중심의 전략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기존의 시장적응력에 시장지배력을 더하는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포스코 경우처럼 지배력을 즐기다가 적응력을 높이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현대제철의 경우처럼 적응력이 있는 철강사가 시장지배력을 가질 경우 전략의 실행이 훨씬 쉬워진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사업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적응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로로 진입하면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넷째, 포스코 시장지배력은 고도성장기에 강한 힘을 발휘했지만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는 사양화 단계에서 발휘되는 힘이다. 중국산 수입재 증가와 국내 철강시장의 경쟁심화로 시장지배력의 힘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제철의 반면 수직계열화는 되레 철강 사양화 단계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역동성을 갖고 있다. 다섯째, 포스코는 전후방산업과 철강의 산업간경쟁에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반면에 현대제철은 타 철강사와 기업간경쟁에 역점을 둔다. 포스코는 냉연업계의 수익성을 고려하여 수요산업과 경쟁하는 반면에 현대제철은 타 철강사와 경쟁을 주도하게 된다. 사양화 국면에서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는 국내 타 철강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철강업계 구조조정도 자기 주도로 끌고가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분명 현재 한국철강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두 철강사의 속성은 많이 달라 있다. 특히 포스코의 힘은 그 효과가 철강산업에 한정적이지만, 현대제철은 수직계열화 모태인 현대자동차의 힘과 효과가 제조업과 경제 전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현대의 수직계열화가 재벌기업의 부정적인 속성과 결합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하다. 두 철강사의 불균형은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우려 속에서 최근 발표되는 경영실적을 보면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수익성 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금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포스코가 걱정이다.

2015-09-11

정치개혁, 소외로부터의 해방을

▲ 김정재 새누리당 부대변인칼 마르크스는 소외를 이렇게 얘기했다.`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의 힘이 발휘된 생산력을 이용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지배를 받게 되는 소외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적고 있다. 사회심리학의 개척자 에리히 프롬의 눈에 비친 소외도 마찬가지다. 체제는 인간이 만드는데, 결국 인간은 그 체제로부터 소외된다고 규정한다. 자본주의의 종속성을 지적한 것이지만 놀랍게도 정치현실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현실정치에서 정치신인은 철저히 소외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정치신인을 두고 흔히들 정치적 약자라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똑같은 말을 두고 정치인들마다 해석은 다르다. 꽉 막힌 정치인은 정치적으로 미숙해 탐탁지 않은 존재로 깎아내리고 동정적인 정치인은 자력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치부한다. 표현만 다를 뿐, 둘 다 왜곡된 인식을 가진다는 점에서 도긴개긴이다.약자는 결코 약한 사람이란 뜻이 아니다.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데도 경계 밖으로 소외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권력독점의 장벽 뒤에 숨은 못된 정치인들의 꼼수와 입맛에 따라…. 아무리 정치가 아(我)와 피아(彼我)의 구별이라지만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다. 신인의 자신감을 허탈감으로 둔갑시키는 그들의 능력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니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또 성화다. 누구를 위해 뭘 개혁하겠다는 건지 알 길은 없다. 국민은 이제껏 개혁을 외치고도 또 개혁이냐고 되묻는다. 잘못은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그 전에 정치개혁을 개혁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한번쯤은 신인의 입장에서 정치개혁을 해줬으면 한다. 신인들이 바라는 진정한 정치개혁은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이란 인류 보편의 가치와 함께, 정당한 권리의 보장이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어떤 기준을 세우든, 필요하다면 해야 하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야겠다. 지금 정치개혁 대상 1순위가 된 것이 공천제도다. 공천제도는 모든 폐악의 근원으로 내몰려 수술대 위에 놓여 있다. 논란이 한창인 오픈프라이머리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니 달리 할 말은 없다.하지만 그전에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살리는 환경조성이 급선무다. 누구나 공정하고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당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지역정치권은 어떤가. 폐악보다도 더한 월권이 자유롭게 행해지는 현장에선 숨이 막힌다. 회유와 협박, 허위사실과 음해, 차단과 정지작업까지…. 그 행태를 일일이 나열하기도 싫다. 볼성 사납다 못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훌륭한 신인이 있더라도 현역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다. 현역 프리미엄 앞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지만 손발은 묶여 있는게 현실이다. 국민에게 자신을 충분히 알릴 기회조차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생색내기용 배려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인 동등한 기회를 달라는 거다. 차마 하기는 싫지만 공천 얘기를 다시 해 보자. 제도를 고치겠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제도 자체의 문제인지, 운영상의 문제인지가 궁금하다. 적어도 공천은 제도보다는 이를 오용한 권력이 문제다. 그 덕에 금배지를 단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적어도 지금까지는 나쁜 정치권력이 민의를 무시한 채 자기들 마음대로 공천권을 휘둘렀다. 공천자의 자질과 역량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음을 우린 많이 목격해 왔다. 작금 정치가 산으로 간 배경 중 하나다. 더욱이 희한하게도 잘못은 있는데 그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없고, 늘 당론이니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만 주장한다. 거대담론의 당론이 허구인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새누리당 당헌 제6조 ⑥항에는 선거 전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조항이 있다. 허나 당론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서는 좀체 입을 열지 않는다. 희한한 일이다. 이미 오픈프라이머리를 `할지 말지`가 정치개혁의 본질이 돼버렸다. 정치는 정직해야 하고, 개혁은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 뭘 하든 관계없다. 공천개혁의 완성은 소외로부터의 해방이어야 한다. 경쟁무대에서 권력의 경계에 갇힌 어느 정치신인의 얘기가 떠오른다. 부디 정치개혁이 옳은 길로 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2015-09-08

블루밸리는 미래 성장동력 전초기지

▲ 박명재국회의원(포항남·울릉)포항은 48년 전 갈대 무성했던 모래밭에 포항제철소를 세워 영일만 신화를 창조한 이래 최대의 대역사인 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 기공식을 지난 4일 가졌다.포항블루밸리는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대 185만평 규모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2단계로 나누어 조성되고 생산유발효과 총 22조원, 부가가치효과 5조원, 고용유발효과 8만명이 기대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특히 그동안 포항블루밸리 조성에 발목을 잡았던 공업용수 문제는 총사업비 336억원을 전액 국비로 확보하여 신규 정수장을 건설함으로써 부진에 빠졌던 사업의 활로를 열게 됐다.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첫째, 총 27조원의 생산·부가가치효과와 8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포항블루밸리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첨단·고도화된 철강산업, 그리고 영일만항 및 배후단지와 함께 포항의 트라이앵글 신(新)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미래 성장 동력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둘째, 철강을 소재로 하는 첨단부품소재 산업단지로 조성될 포항블루밸리는 사양화되고 있는 지역의 철강산업을 견인하면서 철강부품, 에너지부품, 정보통신(IT)부품,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선박부품 등 다양한 대체산업들을 육성하여, 포항경제를 철강의존의 취약한 단순산업구조에서 벗어나 다변화된 산업구조로 변화시켜 포항경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다.셋째, 포항블루밸리는 내년 상반기 중에 개통될 포항~울산고속도로와 포항영일만관광단지 조성, 영일만항 건설과 함께 영일만대교 건설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 포항이 21세기 동북아 물류중심, 환태평양 글로벌 중심으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넷째, 포항블루밸리의 경쟁력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신이다. 부품소재인 철강의 적기공급과 물류비 절감에 따른 생산비 절감과 KTX, 영일만항, 포항공항 등 육·해·공로(路)를 이용한 뛰어난 접근성, 울산과 부산의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이고 땅값이 평당 200만원 수준인데 비해 69만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그 경쟁력과 성공가능성이 충분하다. 기공식 이전에 주거·상업용지가 이미 100% 분양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포항인의 창조적, 도전적 DNA가 그 성공을 견인할 것이다. 세계최고의 철강도시를 만들었던 용광로 같은 도전정신, 조국근대화의 기치가 되었던 새마을운동의 발상지 정신, 헐벗었던 국토를 푸르게 가꾸었던 녹화정신, 해병대의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정신이 어우러진다면 포항블루밸리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이러한 포항블루밸리가 기공식을 가지게 된데는 이주민들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평생을 살아온 정든 보금자리와 조상을 모시던 선산과 풍요로운 옥토를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기꺼이 내놓은 이주민들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포항블루밸리를 기필코 성공시켜 이분들의 희생과 고통에 보답해야한다.이제 우리 모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들메를 고쳐매고 국내외 기업투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머지않아 푸른 계곡 포항블루밸리(Blue valley)에 53만 포항시민의 꿈이 영근 짙푸른 블루베리(Blueberry)를 수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5-09-07

8·15 광복절 계기로 화합·배려문화 정착을

▲ 박경해 영양군청 공보담당지난 15일 광복절. 전국 곳곳의 도로, 다리, 거리마다 태극기의 물결이 출렁였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나라사랑 70일 태극기 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의 고귀한 뜻을 받든다는 의미에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또한,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것이다. 영양군에도 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었지만 그중 세 분의 독립운동가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벽산 김도현 선생, 추수 엄순봉 선생, 남자현 지사가 그 주인공이다.벽산(碧山) 김도현(金道鉉) 선생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의병을 일으키고 검산성과 도산서원 등에서 활동하다가 1910년 국권이 상실되자 동해에 도해 순국하였다.추수(秋水) 엄순봉(嚴舜奉) 선생은 만주에서 1933년 상해의 흑색공포단에 가입하여 변절자 옥관빈을 처단하고 1935년 조선인거류민회장 이용로의 밀정행위에 격분하여 총살 후 붙잡혀 1938년 4월9일 순국하였다.남자현 지사는 3·1독립만세 이후 만주로 망명하여 서로군정서, 대한통의부, 참의부 가입활동, 여성계몽운동 등 일평생을 조국독립운동에 힘썼으며, 1932년 9월 하얼빈에 온 국제연맹 조사단에게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조선독립원(朝鮮獨立願)이란 혈서와 함께 조사단에 보내 조선의 독립의지를 국제연맹에 호소하는 등 `여성 안중근`이라는 칭호와 독립운동가의 대모로 활동하다가 1933년 60세 노구임에도 관동군사령관 노부요시의 암살 시도 중 일본경찰에 붙잡혀 온갖 혹형을 받고 단식 끝에 61세를 일기로 순국하였다.영양군에서는 1977년 10월 3인의 공적을 기리고자 삼의사비를 영양중·고등학교에 모셨다가 1998년 4월 영양군민회관으로 이전하여 기리고 있다.특히 남자현 지사는 최근 누적 관객 수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전지현 분)의 실제 모델로 꼽혀 재조명을 받고 있다.이러한 때 안동의 한 유림단체에서는 남 지사의 생가(영양군 석보면 지경리)가 안동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앞세워 혹 그분의 애국충정에 흠집이 날까 두려울 따름이다.가만히 있다가 지역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역사, 인물, 땅까지 빼앗아 간다면 저 무도한 일본정권이 우리민족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지하에 계시는 지사의 비통함이 얼마나 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최근 동서4축고속도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동서화합 및 경북 북부권 교통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영양군에서는 권영택 영양군수를 비롯해 강석호 지역구 국회의원, 이재오 영양출신 국회의원 등 모든 인력풀을 동원하여 청송IC 이외에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영양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 IC 유치를 위하여 온갖 노력을 기울여 2009년 9월 영양IC를 최종확정 받았다.이런 와중에 생맞게 청송군과 청송군의회에서는 청송지역에 IC가 위치한다는 이유로 명칭변경이 필요하다는 뜻을 국토교통부로 보냈다.정말 이웃주민의 한사람으로 올바른 처사인가를 다시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8·15광복절을 기점으로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의 국민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5-08-19

독도를 평화와 환경의 성지로

▲ 김순견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독도 입도 지원센터 건립이 또 유야무야 앞날을 알 수 없게 됐다.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운운의 또 한심한 소리가 들린다. 우리의 영토가 분명한데 억지 쓰는 나라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니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것만 같아서 씁쓸하다.또 상대인 저들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더욱 헛소리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 뻔하고 그렇게 진행되어가고 있다. 광복이후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자극 하지 않기` 라는 말일 것이다.사실 `실효적 지배` 라는 그 외교적 수사도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이다.센카쿠 열도라면 또 모를까. 독도는 이미 신라 지증왕때 이사부 장군이 울릉도를 정복하여 신라에 편입한 후, 지금까지 변함없는 우리의 영토였다.일제강점기에 잠시 자들이 불법적으로 행정권을 휘두르는 사이에 지배를 당했지만 그것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해방과 함께 해소된 것이니 애초부터 분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일본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이니 뭐니 몇 가지 말도 안 되는 억지 근거를 끌어들여 헛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현행법령에도 자신들의 영토가 아님을 적시하고 있는 바이다.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신 씨가 `현행일본법규`에 등재되어 있는 사법성령 제77호, 대장성령 제4호, 총리부령 제24호에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찾아내 발표하였다.예를 들어 어떤 강도가 내 집에 있는 물건 하나를 제 것이라 주장한다고 그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감춘다면 그것은 강도에게 더욱 여지를 주는 일이 될 뿐이지 않은가.강도가 헛소리를 하면 할수록 주인은 그 물건을 당당히 사용하며 더욱 소중하게 가꿔야 이웃도 주인과 강도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천혜의 비경을 가진 독도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청정관광 지역이며, 자연환경보존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섬이다.포항이나 울릉도를 기점으로 동해와 돌고래 떼, 신비의 섬 울릉도, 독도를 묶는 청정해양관광은 생태관광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환경보존과 관련한 우려는 히말라야 산중의 부탄왕국처럼 연간 관광객 수를 제한하여 세계 굴지의 여행사에 쿼터로 배정하고 독도 체류시간을 제한하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그렇게 세계의 정신 바른 성인과 청년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땅을 디뎌,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면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저절로 인식하고, 도발은 누구도 꿈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독도에 최소 인원이 묵을 수 있는 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국제평화문제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할만하다.영향력 있는 정치인, 은퇴한 전직 지도자, 저명한 석학, 국제 관계나 환경문제를 전공하는 젊은 학자들이 청정 동해 동쪽 끝에 자리한 섬에서 태평양의 수평선을 박차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세계 평화와 지구환경을 머리 맞대고 고민하노라면, 독도는 세계적 평화의 상징으로 모두에게 각인되지 않겠는가.그처럼 평화의 상징, 지구 환경의 성지가 되는 독도라면 누구라서 감히 불경스러운 말이라도 지껄일 수 있겠는가.`일본을 자극` 운운의 패배자적 발상을 당장 내던져야 한다. 우리가 주인이 분명한데 무엇이 두려워 눈치를 본다는 말인가.하루빨리 독도입도 지원센터를 건립하여 우리 국민 누구나 찾아볼 수 있고, 평화의 상징 지구환경의 성지가 되도록 당당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2015-08-17

독도 길목 포항시에 안중근 기념관을

▲ 김순견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독도를 생각하면 복장부터 터진다. 멀쩡한 남의 나라 땅을 터무니없이 저희 것이라 우기는 심보 고약한 이웃 나라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지정학적으로 일본 열도가 침몰하지 않는 한 이웃일 수밖에 없으며 독도에 대한 도발은 계속될 조짐이다. 사실 일본이 동북아시아의 화근이 된 것은 소수 제국주의적 생각을 가진 지도자에 의해서였다. 임진전쟁의 도발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랬고, 한일병탄의 주범 이토 히로부미가 그러더니, 이제 아베 신조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듯 분탕질이다.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척살했다. 세계가 놀란 쾌거였고, 중국의 지도자와 지식인들은`4억 인구가 해내지 못한 일을 2천만 조선의 한 사람이 해냈구나!` `중국은 4천년간 다른 이를 위해 죽은 사람이 없으니 한국에 견줄 수 없는 것이 비통하다.`는 찬사와 자성의 목소리를 냈고, 위안스카이는 `몸은 한국에 있어도 만방에 이름을 떨쳤오. 살아서는 백 살이 없는데 죽어 천 년을 가오리다` 는 만장을 남겼다.그의 의거가 후세의 사표가 되는 것은 현장에서 도주 의사 없이, `우레 꼬레아` 러시아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당당히 외쳤으며 아울러 법정에서 보여준 의기 때문이다.안 의사는 부당한 재판에 대한 항거와 목숨을 구걸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로 항소를 하지 않고 당당히 죽음을 맞았다. 비록 일본의 침략을 제어하지는 못하였으나 대한제국과 중국인의 가슴에 그가 남긴 불굴의 의지는 항전의 불씨가 되었던 것이다. 또한 옥중에서 남긴 `동양평화론`은 미완이기는 하지만 오늘 우리가 깊이 새겨 새롭게 써 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중국 시진핑 정부는 하얼빈역 의거 현장에 표지석을 세워 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쾌히 응했다. 역 귀빈실을 개조하여 2014년 1월 19일 안중근기념관으로 개관하는 통큰 화답을 보인 바 있다. 2018년 새 역사에도 안중근기념관이 들어설 것임을 약속했다. 이와 같은 중국 정부의 호의는 단순한 추모나 우의가 아니라 일본 아베 정권의 망동에 대한 경고이자 중국 인민의 각성을 촉구하는 표시이다.안중근 의사는 황해도 해주부 수양산 아래에서 출생했고,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에서 자랐다. 북한도 안중근을 추모하기는 하지만 오직 이토 히로부미 척살에만 중점을 둘뿐 그의 인간존중이나 평화사상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효창공원에 안중근 의사 가묘가 있고, 서울 남산에 안중근기념관이 건립되어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특정한 행사 때만 잠시 주목되는 정도여서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독도는 행정상으로는 경상북도 울릉군 소속이지만 정치구역으로는 포항시와 묶여 있다. 때마침 대흥동의 구 포항역사가 신포항역 개역과 함께 폐쇄되었다. 구 포항역사를 안중근 의거의 하얼빈 역사로 개조하여 애국 시민과 함께하는 안중근 기념관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안중근의 정신은 오직 `항일`과 `척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동양평화론`이 정수이며, 동양의 평화를 위해 감행한 의거이기에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많은 양심적 지식인들이 오늘까지 여전히 추앙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포항시는 독도로 향하는 길목이 아닌가. 그곳에 안중근 기념관을 세워 그의 정신을 되새긴다면 독도를 드나드는 모든 이에게 독도수호가 세계 평화의 상징임을 아로새길 수 있지 않겠는가.

2015-08-13

`규제 개혁`이 지역경제를 살린다

▲ 정휘포항경실련 집행위원장 한때 건설경기와 수출 호황에 지역 철강업계는 물론, 시민들까지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포항이 철강경기침체와 불황으로 깊은 침체기와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한 마디로 빛이 보이지 않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포항철강공단 내 전체 근로자 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4월까지 6개월 동안 250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포항철강공단 내 280개 업체의 근로자 수는 최근 3년새 1만 6천300여 명에서 1만 5천600여 명으로 700명 넘게 지속 감소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매출감소는 물론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2후판공장 폐쇄와 세아제강의 감원,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철근라인 폐쇄에 따른 과잉인력을 당진으로 이동 배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또 포항 철강공단 업체들의 생산액도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위기`라 단언하지 않을 수 없는 그야말로 살 떨리는 경제지표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에 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 중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공사기간 동안 연인원 110만명의 고용창출과 1조6천8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포항지역에도 1조2천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장기화되고 있는 철강경기 침체로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역경제를 고려할 때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가 아닐 수 없다.뿐만 아니라, 완공 후 100여 명의 고용효과와 발전 사업기간 20년 동안 총 1천 800억원의 납부가 전망돼 포항시 세수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됐다.그러나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상 포항은 고체연료(석탄)를 사용한 발전이 제한되는 `청정연료 사용지역`으로 묶여 있어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여기서 우리는 영국의 국민 참여형 규제 혁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0년 규제 최소화를 위해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를 내걸고 대국민 온라인 신문고인 `레드 테이프 챌린지`(Red Tape Challenge)를 만들었다.한마디로 형식주의(red-tape)를 제거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이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나쁜 규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2014년까지 800여 개의 규제를 없앴다. 이는 곧바로 기업의 비용부담 감소로 이어졌고, 계속 높아지던 실업률은 2011년 중반 8.5%에서 최근 6.5%까지 감소했다. 또 전체 고용 중 공공부문의 고용률이 2014년 현재 17.5%까지 감소했고, 고용률 또한 73%까지 회복했다.영국의 강력한 정책이 영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것이다. 결국 캐머런 총리의 우파 경제개혁이 영국을 살린 셈이다.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현재 축소균형에 빠지고 있다. 골목상권의 보호와 동반성장은 불가능하다. 현재는 투자할 곳을 막아놓음으로써 대기업들의 내수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은 그대로이고 원화가 강세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서 수출이 줄어들게 되는 이른바 `축소균형`에 빠지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필요한 조치는 대기업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소비할 유인환경을 높여주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GDP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다.이제 포항경제를 누가 살려야 하는가? 바로 포항의 주인인 시민이다. 포항시민이 `한국의 캐머런` 역할을 자청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해결해야 한다. 직면한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 포항시민이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뜻을 모으고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한목소리로 `포항 경제를 살릴 규제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15-08-10

축제, 창조경제 푸는 열쇠

▲ 박승대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여름축제가 한창이다.원래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祝(즐기고)祭(의식을 행하다)란 의미인데 요즘은 과연 축제의 춘추전국시대에 와 있는 듯하다.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축제를 만들어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일석이조`의 목적으로 곤충축제, 한방축제 , 구석기축제 등 이름조차 생소한 축제를 포함, 전국적으로 1천여개의 축제가 연중 열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역홍보효과와 경제적 실리를 따지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축제가 이들 축제 가운데 몇 곳이나 될까?예산만 낭비하고 정작 지역민에게는 갈수록 외면받는 그런 축제는 없는가?다행히 우리지역 대표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4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지역민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올해의 경우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축제기간 중 포항을 방문했다니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인 것 같다.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고생을 한 공무원과 경찰, 군인,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불빛축제의 시작이 포스코 지역협력사업으로 기획되어 출발한 것을 아는 지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올해도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포스코에서 예년과 같이 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이 지원금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포스코 안팎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지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이제 이런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축제를 좀 더 축제답게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대안은 없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때다. 축제의 최초 도입기안자로서 경제적 면에서 개선점은 없는가 하는 시각에서 평소 느낀 몇까지를 제안하고자 한다.첫째 축제 개최시기이다. 처음 축제가 계획되었을 때는 포항시민의 날(6월 12일)에 열리는 것으로 기획됐는데 언제부터 한 여름 7월말로 변경됐는데 이 기간은 해무가 끼거나 태풍이 오는 시기로 최근 몇년 동안도 날씨의 비협조(?)로 축제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또 경제효과에 있어서도 이 기간은 숙박업소, 음식점이 해수욕객으로 축제와 관계없이도 만원이기 때문에 축제를 피서 비수기에 열어 지역경제에 더 기여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둘째 교통문제인데 포항시와 자매도시인 미국 서부 피츠버그시에서는 매년 유명한 바다음식(씨푸드) 축제를 한다. 인구 5만명의 조그만 도시에 축제기간 중에는 50만명이 찾는다. 깜짝 놀랄 것은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들이 직접 차를 몰고와도 교통 흐름이 원활하다는 것. 시외곽에 마련된 대형주차장에 주차하고 축제장까지 셔틀을 운행한다. 필수차량 외에는 도심운행을 통제하는데 시민 모두가 적극 협조적이다.셋째 축제 프로그램의 변화다. 10년이상 비슷한 진행방식으로 포항시민은 식상해 하고 있다. 운영시스템에도 개선이 절실하다. 축제가 임박해서야 축제위원회가 구성되고 비상임으로 본업과 겸무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고 시의 보조금을 위탁 운영되는 시스템으로는 탁월한 축제기획에 한계가 있다. 안동 국제탈춤축제를 비롯 화천 산천어축제, 보령 머드축제 등 성공한 축제들이 대부분 축제기획단계부터 민간주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내년 축제부터는 전면적인 개편을 목표로, 시민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askforce)를 구성해 올해 축제 평가회에서부터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포항을 널리 알리면서도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축제`를 내년에는 꼭 보고 싶다.

2015-08-06

교통과 산업의 전환기에 선 포항

▲ 김남학포항시 공항지역개발팀장 포항이 포스코 일변의 의존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 시급히 준비해야 할 분야는 바로 바로 관광 및 제조업종 다변화 개발이다.내년 6월이면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지금은 경주를 거쳐 울산을 오가려면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30분이면 왕래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화물차 물동량 이동은 더 가까워진다. 현재 포항-건천 20호선 국도를 오르내리며 힘겹게 다니는 화물차들은 유류비 절감과 소요시간도 1시간 이상이 절약된다. 이로써 이익을 볼 블루밸리에 제조업은 울산의 자동차, 조선 관련 업체가 많이 유치되면 좋겠다. 하지만 포항의 중점 추진분야인 로봇, 수소연료전지, 기초소재분야 등을 관 주도에서 민 주도로 전환해 강소기업 연관업체가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울산-포항 고속도로는 울산시 기장에서 김해, 진영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내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어 남해안과 멀리는 목포까지도 하루 생활권에 접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동해안 방향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따라 포항으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그 외 또 다른 고속도로가 포항을 반기고 있는데 바로 영천~상주 고속도로이다. 이 고속도로도 2017년 말이면 개통돼 기존의 상주~대구~포항을 경유하는 것 보다 상주~영천을 바로 연결하는 고속도로이므로 2년 후 개통되면 서울, 대전 방향으로 30분 이상 절약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울산~포항 고속도로와 영천~상주 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미 개통된 KTX철도와 함께 포항은 동해안 관광전진기지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다.포항시는 지금까지 경주시와 가까이 있어 관광산업에 너무나 인색했다. 이제부터라도 포항시와 의회가 서로 협력해 관광거리 발굴과 시설투자에 전력을 다해 머물다 가는 관광거리를 시급히 개발할 때이다. 예를 들면 보경사 연산폭포 위를 지나는 구름다리 현수교다. 몇 년 전 설명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환경피해를 우려해서 잠정 보류된 사업이지만 사업비 50억원을 투자하여 전국에서 유명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 연계되는 보경사계곡, 상옥 경북수목원, 월포정거장(추후 연결되는 포항~삼척 동해중부선 철도), 청하 청계리에서 우척봉으로 등산로 개설 등으로 엄청난 관광수요가 발생될 것이다.한 가지 더 추가하면 도심재생 문제인데 포항시는 인구수에 비하면 대단위 주거단지가 시외로 너무 많이 분산되어 있다. 이로 인해 중앙상가 실개천이나 포항운하처럼 시내 중심에 사람을 모으기 위한 별도의 볼거리를 투자해도 포항시민들은 눈높이가 높아 금방 식상함을 느끼므로 시설투자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도심의 민간 주도형 재개발, 재건축을 적극 지원하고 도심 인근의 주거지역에 대단위 아파트를 유치해야 한다. 또 폐철도를 횡단하는 도로를 많이 개설해 도심으로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여 도심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참고로 이제 포항도 슬로우시티에 몰두할 때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빠름의 생활패턴은 이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자연발생적인 인구 증가가 없는 현실에서 인구가 줄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방만한 주거지역 확대와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예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느림의 철학은 소득 수준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인해 정주개념을 위주로 하는 생활패턴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가 도심으로 들어와 생활하는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도심에 병원, 생필품, 서비스업종 등이 가까이 있고, 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남으로 인해 문화생활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은 생활패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2015-08-04

가계부채 1천100조 시대, 개인 신용관리요령은?

▲ 권순학신용회복위원회 포항지부장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월까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계신용)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1천100조원에 육박했다. 1가구당 부채규모도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5천만~6천만원 가량 된다. 이처럼 더 이상 빚(채무)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삶과 동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채무(신용대출, 카드론 등)를 선택할 때 지식수준을 나타내는 금융이해도는 어떨까?올해 초 조사되었던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도는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중 베트남 미얀마보다도 못한 13위를 차지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주소다.빚 문제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이에 대한 관리능력이나 이해도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신용관리요령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신용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먼저는 본인의 신용등급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신용등급은 가장 높은 1등급에서 부터 가장 낮은 등급 10등급까지로 나눌 수 있다.1~3등급은 우량신용자, 4~6등급 보통신용자, 7등급 이하자는 저신용자라로 분류되며, 이러한 신용등급은 신용회복위원회 사이버지부(https://cyber.ccrs.or.kr) 나의신용정보란에서 공인인증서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좀 더 구체적인 신용등급 및 신용평점 확인은 NICE평가정보의 마이크레딧, 크레딧뱅크, 코리아크레딧뷰로의 올크레딧에서 확인할 수 있다.본인의 신용등급이 확인되었으면, 둘째로 이에 맞는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재무목표는 통상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을 고려하여 연령별 설정할 수 있는데, 30대 초반에는 결혼자금과 신혼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해야 하는 시기이고, 30대 중반~40대 초반에는 가족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마련을 위한 꾸준한 저축과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며, 40대 중반~50대 중반에는 자녀 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는 시점으로 자녀 결혼자금 및 노후자금 준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다. 60대 이후에는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므로 소액이라도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준비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노후 설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본인의 재무목표가 세워지면 셋째로 필요한 것은 신용관리의 실천이다.먼저는 본인의 주거래은행을 정하고, 저축, 신용(체크)카드, 대출 등의 거래실적을 많이 쌓는다. 이는 신용평점과 신용등급을 올리는데 효과적이다.한국소비자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적절한 저축비율은 월평균가계소득의 10% 이상이다. 반면 부채와 관련해서는 적정부채비율은 월평균부채상환액(아파트대출이자, 차량할부금, 신용카드대금 등)·월평균 가계소득(급여소득, 이자소득 등)이 25% 이하가 적정하며, 40% 초과시는 위험하다고 보고하고 있다.특히, 신용회복상담을 하다보면 무리한 주택구입이나, 차량 구입으로 월상환금액이 부담되어 상담을 찾아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구별하여 소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취업시에도 신용리포트를 제출하게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우리나라도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서 본인의 신용등급을 조회하여 취업여부를 결정하거나, 일정 신용등급 이하시 퇴직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사회는 앞으로 더욱더 신용을 중요로 하는 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바로 오늘부터 우리의 신용관리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