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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다시 일본도 전쟁할 수 있는 아침에

▲ 이대환 작가·문학지 `ASIA` 발행인“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 주말에 우리의 눈과 귀를 따갑게 쑤셔댄 뉴스다. “다시”라는 단어를 붙였다면 동아시아 시민들에겐 더 자극적이었다. “다시”야말로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기에 걸쳐 일본군국주의가 저질렀던 무자비한 침략전쟁의 기억을 당장 눈앞으로 불러왔을 것이다. 지난 18일 밤, 도쿄 참의원(參議院). 집단자위권 행사 관련 11개 법안에 격렬히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사당 바깥을 포위한 가운데 안에는 야당 의원들이 몸으로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었다. 그때 아베 신조는 돌부처의 요지부동을 시늉하듯 점잖게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나는 문득 그의 머릿속에 마치 아이의 실에 꼬리를 묶인 고추잠자리처럼 맴돌고 있을 말들을 떠올렸다. 얼마나 적중했는지 얼마나 빗나갔는지 몰라도, 아베가 자기세뇌의 주문(呪文)을 외듯 이러고 있을 듯했다.`평화를 애호하는 일본 시민들이여, 전쟁을 겁내는 일본 젊은이들이여, 야당 의원들이여. 세계인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열렬히 반대해다오. 당신들에겐 그 일이 애국이다. 일본인의 평화애호와 전쟁반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홍보이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 뒤에도 반대시위가 이어지겠지만 역시 평화애호의 일본 홍보비용이다. 일본 군대가 언제까지 절름발이여야 하는가? 전쟁이 터져야 비상사태 통치권으로 부랴부랴 해치울 건가? 절대 아니올시다.`패전 70년의 일본은 세계인의 칭송을 받아 마땅한 공적을 쌓았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정권의 반성을 촉구한 학자들의 성명서(퓰리처상 수상자 허버트 빅스, 하버드대학 애즈라 보제르, 시카고대학 브루스 커밍스 등 세계 500여명 학자들이 서명)도 “전후 70년 동안의 일본과 그 이웃나라들 간의 평화를 축하”하고 “일본의 과학에 대한 기여와 다른 나라들에 대한 풍부한 원조와 함께 민주주의, 군대의 통제, 경찰의 절제, 정치적 관용의 역사”를 축하했다. 이것이 `전후 일본`의 한 실상이다.그렇게 축하 받을 만한 일본 국민은 `집단자위권 11개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50%쯤이 반대하고 20%쯤이 보류하자는 답을 했다고 한다. 만약 그 여론조사가 `일본은 영원히 직접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 반격할 수 있는 군대(개별자위권)만 보유해야 하는가?`라는 것이었다면? 답은 “아니오”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과반수의 국민이 집단자위권 법안을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그것을 밀어붙이겠노라 단단히 벼르고 있는 아베의 자민당을 총선(작년 12월)과 지방선거(금년 4월)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이 바로 이 유추의 근거다.한국, 중국,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법안에 대해 국익과 전략의 차원에서 예민한 촉수를 곤두세우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드러내고 있으나, 일본 내부의 사정만 따로 떼내서 들여다본다면,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거나 절대로 전쟁에 동원되기를 싫어하는 국민을 제외할 경우에 대다수가 `언젠가는 와야 할 것이 드디어 지금 왔구나` 하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그러한 일본 국민이 시급히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세계 학자들이 촉구한 대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은 민주주의를 강하게 만들고 국가들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니 아베 정권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여 “일본, 동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향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일이다.당신들의 집단자위권 반대가 진정한 평화애호의 행동이라면, 전쟁동원의 원초적 불안감을 넘어선 평화의 행동이라면, 행동목표에 즉각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하니, 당신들은 그 힘을 결집해 11개 법안 폐기는 못하더라도 아베 정권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굴복시켜서, 바로 이것으로 집단자위권에 평화담보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아베 정권의 양심과 체면, 그리고 일본의 그것을 살려내야 한다. 이렇게 한국의 한 작가는 응원한다. 다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아침에.

2015-09-21

포괄간호서비스에 거는 기대

▲ 정성연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남부지사 보험급여부장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부친의 입원치료에 따른 간병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데 간병인을 국가에서 구해준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이 제도에 대한 시행 목적과 필요성, 그리고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줬다. 포괄간호서비스란 환자 입원 시 개인이 간병을 하는 대신 병원의 간호 인력이 환자를 전적으로 돌보는 제도이다.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부모가 아플 때 자녀들이 간병하는 것을 효도나 의무로 여기는 인식이 있다. 또 그 이면에는 간병인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제적인 문제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1일 기준 7만원에서 8만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가정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또한 개인 간병에 의존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첫째, 병실 내 숙식 및 간호로 인해 병원 내 감염 발생률이 높고 둘째, 가계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게 되며 셋째, 환자의 위급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워지는 등 입원서비스의 질 저하도 우려되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7월에 13개 병원을 시작으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2015년 1월에는 건강보험 적용사업으로 전환해 지방 중소병원부터 확대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제 지역사회에서도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지난 6월 29일 현재 전국적으로 총 40개소 병원이 69개 병동 3천129병상을 운영하면서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5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 중 경북지역에서는 경북 김천의료원과 (의)한성재단 포항세명기독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시범사업을 통해 인증된 포괄간호서비스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포괄간호서비스 이용 환자의 85% 이상이 다시 이용하고 싶고, 주위에 입원을 권유하고 싶다고 했으며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인해 비시범병동에 비해 낙상은 19%, 욕창은 75%가 감소했다. 그리고 병원 내의 감염 발생률이 보호자 상주병동 보다 2.87배가 낮았으며 병원의 인력 확대배치로 팀 단위 간호서비스 제공 여건 조성으로 간호 인력의 직무만족도가 증가했으며 병실환경 개선으로 쾌적한 병실환경이 조성되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게 됐다.그리고 특이하게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 볼 수 있었듯이 보호자가 환자와 상주하는 간병문화로 인해 전염병에 대한 질병통제가 대단히 어려웠던 경험을 갖고 있다. 만약에 포괄간호서비스가 전체 병원에 도입되어 병원의 간호 인력이 간병을 책임졌다면 메르스 같은 바이러스 등의 확산을 사전에 방지하는 등 우리나라의 전염병 대처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제도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바로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대국민 홍보 강화, 관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간호 인력에 대한 수급상황을 고려한 해소와 서비스 모형 및 수가에 대한 지속개선이 그 답일 것이다.아시다시피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에 대한 지킴이 역할을 굳건히 하고 있으며 노인장기요양보험 또한 국민의 효 보험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사업 역시 원활히 추진되어 가정의 재정부담 완화와 환자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줌으로써 행복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5-09-17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무엇이 다른가?

▲ 서정헌(주)스틸앤스틸 대표이사 최근 각종 언론에서 “뜨는 현대제철 지는 포스코”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현대제철의 갑작스런 약진도 그렇지만 잘나가던 포스코의 후퇴도 모두를 당황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1970년대 이후 포스코는 한국 철강산업에서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철강사였다. 그리고 그 힘은 포스코의 높은 경영성과를 보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치열한 경쟁 속에 옛 명성을 지키는 것조차 버겁다. 현대제철은 근래 들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 수익성이 현대제철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무엇이 다를까? 또 두 철강사의 시장지배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힘의 원천이 다르다. 포스코가 과거 높은 시장점유율과 단일 고로사의 열연독점에서 그 힘이 나왔다면, 현대제철의 힘은 재벌기업에 속한 철강과 철강수요산업의 수직계열화와 철강재의 다양한 구색에서 나온다. 둘째로 포스코는 공기업으로 출발하여 지금은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현대제철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기업에 속한 철강사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완전히 민영화 된 철강사로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이후에도 독점적 지위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시장적응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의 재벌기업으로 많은 철강수요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은 모든 사업을 통합하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상상하는 수준 이상의 시장지배력을 발휘하는 것이다.셋째, 포스코는 시장지배력 중심의 전략에서 시장적응력 중심의 전략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기존의 시장적응력에 시장지배력을 더하는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포스코 경우처럼 지배력을 즐기다가 적응력을 높이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현대제철의 경우처럼 적응력이 있는 철강사가 시장지배력을 가질 경우 전략의 실행이 훨씬 쉬워진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사업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적응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로로 진입하면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넷째, 포스코 시장지배력은 고도성장기에 강한 힘을 발휘했지만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는 사양화 단계에서 발휘되는 힘이다. 중국산 수입재 증가와 국내 철강시장의 경쟁심화로 시장지배력의 힘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제철의 반면 수직계열화는 되레 철강 사양화 단계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역동성을 갖고 있다. 다섯째, 포스코는 전후방산업과 철강의 산업간경쟁에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반면에 현대제철은 타 철강사와 기업간경쟁에 역점을 둔다. 포스코는 냉연업계의 수익성을 고려하여 수요산업과 경쟁하는 반면에 현대제철은 타 철강사와 경쟁을 주도하게 된다. 사양화 국면에서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는 국내 타 철강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철강업계 구조조정도 자기 주도로 끌고가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분명 현재 한국철강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두 철강사의 속성은 많이 달라 있다. 특히 포스코의 힘은 그 효과가 철강산업에 한정적이지만, 현대제철은 수직계열화 모태인 현대자동차의 힘과 효과가 제조업과 경제 전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현대의 수직계열화가 재벌기업의 부정적인 속성과 결합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하다. 두 철강사의 불균형은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우려 속에서 최근 발표되는 경영실적을 보면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수익성 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금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포스코가 걱정이다.

2015-09-11

정치개혁, 소외로부터의 해방을

▲ 김정재 새누리당 부대변인칼 마르크스는 소외를 이렇게 얘기했다.`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의 힘이 발휘된 생산력을 이용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지배를 받게 되는 소외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적고 있다. 사회심리학의 개척자 에리히 프롬의 눈에 비친 소외도 마찬가지다. 체제는 인간이 만드는데, 결국 인간은 그 체제로부터 소외된다고 규정한다. 자본주의의 종속성을 지적한 것이지만 놀랍게도 정치현실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현실정치에서 정치신인은 철저히 소외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정치신인을 두고 흔히들 정치적 약자라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똑같은 말을 두고 정치인들마다 해석은 다르다. 꽉 막힌 정치인은 정치적으로 미숙해 탐탁지 않은 존재로 깎아내리고 동정적인 정치인은 자력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치부한다. 표현만 다를 뿐, 둘 다 왜곡된 인식을 가진다는 점에서 도긴개긴이다.약자는 결코 약한 사람이란 뜻이 아니다.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데도 경계 밖으로 소외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권력독점의 장벽 뒤에 숨은 못된 정치인들의 꼼수와 입맛에 따라…. 아무리 정치가 아(我)와 피아(彼我)의 구별이라지만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다. 신인의 자신감을 허탈감으로 둔갑시키는 그들의 능력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니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또 성화다. 누구를 위해 뭘 개혁하겠다는 건지 알 길은 없다. 국민은 이제껏 개혁을 외치고도 또 개혁이냐고 되묻는다. 잘못은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그 전에 정치개혁을 개혁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한번쯤은 신인의 입장에서 정치개혁을 해줬으면 한다. 신인들이 바라는 진정한 정치개혁은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이란 인류 보편의 가치와 함께, 정당한 권리의 보장이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어떤 기준을 세우든, 필요하다면 해야 하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야겠다. 지금 정치개혁 대상 1순위가 된 것이 공천제도다. 공천제도는 모든 폐악의 근원으로 내몰려 수술대 위에 놓여 있다. 논란이 한창인 오픈프라이머리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니 달리 할 말은 없다.하지만 그전에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살리는 환경조성이 급선무다. 누구나 공정하고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당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지역정치권은 어떤가. 폐악보다도 더한 월권이 자유롭게 행해지는 현장에선 숨이 막힌다. 회유와 협박, 허위사실과 음해, 차단과 정지작업까지…. 그 행태를 일일이 나열하기도 싫다. 볼성 사납다 못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훌륭한 신인이 있더라도 현역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다. 현역 프리미엄 앞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지만 손발은 묶여 있는게 현실이다. 국민에게 자신을 충분히 알릴 기회조차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생색내기용 배려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인 동등한 기회를 달라는 거다. 차마 하기는 싫지만 공천 얘기를 다시 해 보자. 제도를 고치겠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제도 자체의 문제인지, 운영상의 문제인지가 궁금하다. 적어도 공천은 제도보다는 이를 오용한 권력이 문제다. 그 덕에 금배지를 단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적어도 지금까지는 나쁜 정치권력이 민의를 무시한 채 자기들 마음대로 공천권을 휘둘렀다. 공천자의 자질과 역량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음을 우린 많이 목격해 왔다. 작금 정치가 산으로 간 배경 중 하나다. 더욱이 희한하게도 잘못은 있는데 그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없고, 늘 당론이니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만 주장한다. 거대담론의 당론이 허구인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새누리당 당헌 제6조 ⑥항에는 선거 전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조항이 있다. 허나 당론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서는 좀체 입을 열지 않는다. 희한한 일이다. 이미 오픈프라이머리를 `할지 말지`가 정치개혁의 본질이 돼버렸다. 정치는 정직해야 하고, 개혁은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 뭘 하든 관계없다. 공천개혁의 완성은 소외로부터의 해방이어야 한다. 경쟁무대에서 권력의 경계에 갇힌 어느 정치신인의 얘기가 떠오른다. 부디 정치개혁이 옳은 길로 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2015-09-08

블루밸리는 미래 성장동력 전초기지

▲ 박명재국회의원(포항남·울릉)포항은 48년 전 갈대 무성했던 모래밭에 포항제철소를 세워 영일만 신화를 창조한 이래 최대의 대역사인 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 기공식을 지난 4일 가졌다.포항블루밸리는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대 185만평 규모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2단계로 나누어 조성되고 생산유발효과 총 22조원, 부가가치효과 5조원, 고용유발효과 8만명이 기대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특히 그동안 포항블루밸리 조성에 발목을 잡았던 공업용수 문제는 총사업비 336억원을 전액 국비로 확보하여 신규 정수장을 건설함으로써 부진에 빠졌던 사업의 활로를 열게 됐다.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첫째, 총 27조원의 생산·부가가치효과와 8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포항블루밸리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첨단·고도화된 철강산업, 그리고 영일만항 및 배후단지와 함께 포항의 트라이앵글 신(新)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미래 성장 동력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둘째, 철강을 소재로 하는 첨단부품소재 산업단지로 조성될 포항블루밸리는 사양화되고 있는 지역의 철강산업을 견인하면서 철강부품, 에너지부품, 정보통신(IT)부품,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선박부품 등 다양한 대체산업들을 육성하여, 포항경제를 철강의존의 취약한 단순산업구조에서 벗어나 다변화된 산업구조로 변화시켜 포항경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다.셋째, 포항블루밸리는 내년 상반기 중에 개통될 포항~울산고속도로와 포항영일만관광단지 조성, 영일만항 건설과 함께 영일만대교 건설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 포항이 21세기 동북아 물류중심, 환태평양 글로벌 중심으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넷째, 포항블루밸리의 경쟁력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신이다. 부품소재인 철강의 적기공급과 물류비 절감에 따른 생산비 절감과 KTX, 영일만항, 포항공항 등 육·해·공로(路)를 이용한 뛰어난 접근성, 울산과 부산의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이고 땅값이 평당 200만원 수준인데 비해 69만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그 경쟁력과 성공가능성이 충분하다. 기공식 이전에 주거·상업용지가 이미 100% 분양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포항인의 창조적, 도전적 DNA가 그 성공을 견인할 것이다. 세계최고의 철강도시를 만들었던 용광로 같은 도전정신, 조국근대화의 기치가 되었던 새마을운동의 발상지 정신, 헐벗었던 국토를 푸르게 가꾸었던 녹화정신, 해병대의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정신이 어우러진다면 포항블루밸리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이러한 포항블루밸리가 기공식을 가지게 된데는 이주민들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평생을 살아온 정든 보금자리와 조상을 모시던 선산과 풍요로운 옥토를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기꺼이 내놓은 이주민들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포항블루밸리를 기필코 성공시켜 이분들의 희생과 고통에 보답해야한다.이제 우리 모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들메를 고쳐매고 국내외 기업투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머지않아 푸른 계곡 포항블루밸리(Blue valley)에 53만 포항시민의 꿈이 영근 짙푸른 블루베리(Blueberry)를 수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5-09-07

8·15 광복절 계기로 화합·배려문화 정착을

▲ 박경해 영양군청 공보담당지난 15일 광복절. 전국 곳곳의 도로, 다리, 거리마다 태극기의 물결이 출렁였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나라사랑 70일 태극기 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의 고귀한 뜻을 받든다는 의미에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또한,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것이다. 영양군에도 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었지만 그중 세 분의 독립운동가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벽산 김도현 선생, 추수 엄순봉 선생, 남자현 지사가 그 주인공이다.벽산(碧山) 김도현(金道鉉) 선생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의병을 일으키고 검산성과 도산서원 등에서 활동하다가 1910년 국권이 상실되자 동해에 도해 순국하였다.추수(秋水) 엄순봉(嚴舜奉) 선생은 만주에서 1933년 상해의 흑색공포단에 가입하여 변절자 옥관빈을 처단하고 1935년 조선인거류민회장 이용로의 밀정행위에 격분하여 총살 후 붙잡혀 1938년 4월9일 순국하였다.남자현 지사는 3·1독립만세 이후 만주로 망명하여 서로군정서, 대한통의부, 참의부 가입활동, 여성계몽운동 등 일평생을 조국독립운동에 힘썼으며, 1932년 9월 하얼빈에 온 국제연맹 조사단에게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조선독립원(朝鮮獨立願)이란 혈서와 함께 조사단에 보내 조선의 독립의지를 국제연맹에 호소하는 등 `여성 안중근`이라는 칭호와 독립운동가의 대모로 활동하다가 1933년 60세 노구임에도 관동군사령관 노부요시의 암살 시도 중 일본경찰에 붙잡혀 온갖 혹형을 받고 단식 끝에 61세를 일기로 순국하였다.영양군에서는 1977년 10월 3인의 공적을 기리고자 삼의사비를 영양중·고등학교에 모셨다가 1998년 4월 영양군민회관으로 이전하여 기리고 있다.특히 남자현 지사는 최근 누적 관객 수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전지현 분)의 실제 모델로 꼽혀 재조명을 받고 있다.이러한 때 안동의 한 유림단체에서는 남 지사의 생가(영양군 석보면 지경리)가 안동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앞세워 혹 그분의 애국충정에 흠집이 날까 두려울 따름이다.가만히 있다가 지역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역사, 인물, 땅까지 빼앗아 간다면 저 무도한 일본정권이 우리민족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지하에 계시는 지사의 비통함이 얼마나 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최근 동서4축고속도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동서화합 및 경북 북부권 교통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영양군에서는 권영택 영양군수를 비롯해 강석호 지역구 국회의원, 이재오 영양출신 국회의원 등 모든 인력풀을 동원하여 청송IC 이외에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영양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 IC 유치를 위하여 온갖 노력을 기울여 2009년 9월 영양IC를 최종확정 받았다.이런 와중에 생맞게 청송군과 청송군의회에서는 청송지역에 IC가 위치한다는 이유로 명칭변경이 필요하다는 뜻을 국토교통부로 보냈다.정말 이웃주민의 한사람으로 올바른 처사인가를 다시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8·15광복절을 기점으로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의 국민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5-08-19

독도를 평화와 환경의 성지로

▲ 김순견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독도 입도 지원센터 건립이 또 유야무야 앞날을 알 수 없게 됐다.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운운의 또 한심한 소리가 들린다. 우리의 영토가 분명한데 억지 쓰는 나라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니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것만 같아서 씁쓸하다.또 상대인 저들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더욱 헛소리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 뻔하고 그렇게 진행되어가고 있다. 광복이후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자극 하지 않기` 라는 말일 것이다.사실 `실효적 지배` 라는 그 외교적 수사도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이다.센카쿠 열도라면 또 모를까. 독도는 이미 신라 지증왕때 이사부 장군이 울릉도를 정복하여 신라에 편입한 후, 지금까지 변함없는 우리의 영토였다.일제강점기에 잠시 자들이 불법적으로 행정권을 휘두르는 사이에 지배를 당했지만 그것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해방과 함께 해소된 것이니 애초부터 분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일본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이니 뭐니 몇 가지 말도 안 되는 억지 근거를 끌어들여 헛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현행법령에도 자신들의 영토가 아님을 적시하고 있는 바이다.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신 씨가 `현행일본법규`에 등재되어 있는 사법성령 제77호, 대장성령 제4호, 총리부령 제24호에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찾아내 발표하였다.예를 들어 어떤 강도가 내 집에 있는 물건 하나를 제 것이라 주장한다고 그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감춘다면 그것은 강도에게 더욱 여지를 주는 일이 될 뿐이지 않은가.강도가 헛소리를 하면 할수록 주인은 그 물건을 당당히 사용하며 더욱 소중하게 가꿔야 이웃도 주인과 강도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천혜의 비경을 가진 독도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청정관광 지역이며, 자연환경보존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섬이다.포항이나 울릉도를 기점으로 동해와 돌고래 떼, 신비의 섬 울릉도, 독도를 묶는 청정해양관광은 생태관광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환경보존과 관련한 우려는 히말라야 산중의 부탄왕국처럼 연간 관광객 수를 제한하여 세계 굴지의 여행사에 쿼터로 배정하고 독도 체류시간을 제한하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그렇게 세계의 정신 바른 성인과 청년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땅을 디뎌,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면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저절로 인식하고, 도발은 누구도 꿈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독도에 최소 인원이 묵을 수 있는 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국제평화문제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할만하다.영향력 있는 정치인, 은퇴한 전직 지도자, 저명한 석학, 국제 관계나 환경문제를 전공하는 젊은 학자들이 청정 동해 동쪽 끝에 자리한 섬에서 태평양의 수평선을 박차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세계 평화와 지구환경을 머리 맞대고 고민하노라면, 독도는 세계적 평화의 상징으로 모두에게 각인되지 않겠는가.그처럼 평화의 상징, 지구 환경의 성지가 되는 독도라면 누구라서 감히 불경스러운 말이라도 지껄일 수 있겠는가.`일본을 자극` 운운의 패배자적 발상을 당장 내던져야 한다. 우리가 주인이 분명한데 무엇이 두려워 눈치를 본다는 말인가.하루빨리 독도입도 지원센터를 건립하여 우리 국민 누구나 찾아볼 수 있고, 평화의 상징 지구환경의 성지가 되도록 당당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2015-08-17

독도 길목 포항시에 안중근 기념관을

▲ 김순견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독도를 생각하면 복장부터 터진다. 멀쩡한 남의 나라 땅을 터무니없이 저희 것이라 우기는 심보 고약한 이웃 나라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지정학적으로 일본 열도가 침몰하지 않는 한 이웃일 수밖에 없으며 독도에 대한 도발은 계속될 조짐이다. 사실 일본이 동북아시아의 화근이 된 것은 소수 제국주의적 생각을 가진 지도자에 의해서였다. 임진전쟁의 도발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랬고, 한일병탄의 주범 이토 히로부미가 그러더니, 이제 아베 신조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듯 분탕질이다.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척살했다. 세계가 놀란 쾌거였고, 중국의 지도자와 지식인들은`4억 인구가 해내지 못한 일을 2천만 조선의 한 사람이 해냈구나!` `중국은 4천년간 다른 이를 위해 죽은 사람이 없으니 한국에 견줄 수 없는 것이 비통하다.`는 찬사와 자성의 목소리를 냈고, 위안스카이는 `몸은 한국에 있어도 만방에 이름을 떨쳤오. 살아서는 백 살이 없는데 죽어 천 년을 가오리다` 는 만장을 남겼다.그의 의거가 후세의 사표가 되는 것은 현장에서 도주 의사 없이, `우레 꼬레아` 러시아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당당히 외쳤으며 아울러 법정에서 보여준 의기 때문이다.안 의사는 부당한 재판에 대한 항거와 목숨을 구걸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로 항소를 하지 않고 당당히 죽음을 맞았다. 비록 일본의 침략을 제어하지는 못하였으나 대한제국과 중국인의 가슴에 그가 남긴 불굴의 의지는 항전의 불씨가 되었던 것이다. 또한 옥중에서 남긴 `동양평화론`은 미완이기는 하지만 오늘 우리가 깊이 새겨 새롭게 써 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중국 시진핑 정부는 하얼빈역 의거 현장에 표지석을 세워 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쾌히 응했다. 역 귀빈실을 개조하여 2014년 1월 19일 안중근기념관으로 개관하는 통큰 화답을 보인 바 있다. 2018년 새 역사에도 안중근기념관이 들어설 것임을 약속했다. 이와 같은 중국 정부의 호의는 단순한 추모나 우의가 아니라 일본 아베 정권의 망동에 대한 경고이자 중국 인민의 각성을 촉구하는 표시이다.안중근 의사는 황해도 해주부 수양산 아래에서 출생했고,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에서 자랐다. 북한도 안중근을 추모하기는 하지만 오직 이토 히로부미 척살에만 중점을 둘뿐 그의 인간존중이나 평화사상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효창공원에 안중근 의사 가묘가 있고, 서울 남산에 안중근기념관이 건립되어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특정한 행사 때만 잠시 주목되는 정도여서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독도는 행정상으로는 경상북도 울릉군 소속이지만 정치구역으로는 포항시와 묶여 있다. 때마침 대흥동의 구 포항역사가 신포항역 개역과 함께 폐쇄되었다. 구 포항역사를 안중근 의거의 하얼빈 역사로 개조하여 애국 시민과 함께하는 안중근 기념관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안중근의 정신은 오직 `항일`과 `척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동양평화론`이 정수이며, 동양의 평화를 위해 감행한 의거이기에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많은 양심적 지식인들이 오늘까지 여전히 추앙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포항시는 독도로 향하는 길목이 아닌가. 그곳에 안중근 기념관을 세워 그의 정신을 되새긴다면 독도를 드나드는 모든 이에게 독도수호가 세계 평화의 상징임을 아로새길 수 있지 않겠는가.

2015-08-13

`규제 개혁`이 지역경제를 살린다

▲ 정휘포항경실련 집행위원장 한때 건설경기와 수출 호황에 지역 철강업계는 물론, 시민들까지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포항이 철강경기침체와 불황으로 깊은 침체기와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한 마디로 빛이 보이지 않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포항철강공단 내 전체 근로자 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4월까지 6개월 동안 250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포항철강공단 내 280개 업체의 근로자 수는 최근 3년새 1만 6천300여 명에서 1만 5천600여 명으로 700명 넘게 지속 감소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매출감소는 물론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2후판공장 폐쇄와 세아제강의 감원,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철근라인 폐쇄에 따른 과잉인력을 당진으로 이동 배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또 포항 철강공단 업체들의 생산액도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위기`라 단언하지 않을 수 없는 그야말로 살 떨리는 경제지표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에 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 중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공사기간 동안 연인원 110만명의 고용창출과 1조6천8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포항지역에도 1조2천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장기화되고 있는 철강경기 침체로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역경제를 고려할 때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가 아닐 수 없다.뿐만 아니라, 완공 후 100여 명의 고용효과와 발전 사업기간 20년 동안 총 1천 800억원의 납부가 전망돼 포항시 세수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됐다.그러나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상 포항은 고체연료(석탄)를 사용한 발전이 제한되는 `청정연료 사용지역`으로 묶여 있어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여기서 우리는 영국의 국민 참여형 규제 혁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0년 규제 최소화를 위해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를 내걸고 대국민 온라인 신문고인 `레드 테이프 챌린지`(Red Tape Challenge)를 만들었다.한마디로 형식주의(red-tape)를 제거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이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나쁜 규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2014년까지 800여 개의 규제를 없앴다. 이는 곧바로 기업의 비용부담 감소로 이어졌고, 계속 높아지던 실업률은 2011년 중반 8.5%에서 최근 6.5%까지 감소했다. 또 전체 고용 중 공공부문의 고용률이 2014년 현재 17.5%까지 감소했고, 고용률 또한 73%까지 회복했다.영국의 강력한 정책이 영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것이다. 결국 캐머런 총리의 우파 경제개혁이 영국을 살린 셈이다.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현재 축소균형에 빠지고 있다. 골목상권의 보호와 동반성장은 불가능하다. 현재는 투자할 곳을 막아놓음으로써 대기업들의 내수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은 그대로이고 원화가 강세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서 수출이 줄어들게 되는 이른바 `축소균형`에 빠지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필요한 조치는 대기업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소비할 유인환경을 높여주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GDP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다.이제 포항경제를 누가 살려야 하는가? 바로 포항의 주인인 시민이다. 포항시민이 `한국의 캐머런` 역할을 자청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해결해야 한다. 직면한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 포항시민이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뜻을 모으고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한목소리로 `포항 경제를 살릴 규제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15-08-10

축제, 창조경제 푸는 열쇠

▲ 박승대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여름축제가 한창이다.원래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祝(즐기고)祭(의식을 행하다)란 의미인데 요즘은 과연 축제의 춘추전국시대에 와 있는 듯하다.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축제를 만들어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일석이조`의 목적으로 곤충축제, 한방축제 , 구석기축제 등 이름조차 생소한 축제를 포함, 전국적으로 1천여개의 축제가 연중 열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역홍보효과와 경제적 실리를 따지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축제가 이들 축제 가운데 몇 곳이나 될까?예산만 낭비하고 정작 지역민에게는 갈수록 외면받는 그런 축제는 없는가?다행히 우리지역 대표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4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지역민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올해의 경우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축제기간 중 포항을 방문했다니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인 것 같다.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고생을 한 공무원과 경찰, 군인,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불빛축제의 시작이 포스코 지역협력사업으로 기획되어 출발한 것을 아는 지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올해도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포스코에서 예년과 같이 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이 지원금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포스코 안팎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지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이제 이런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축제를 좀 더 축제답게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대안은 없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때다. 축제의 최초 도입기안자로서 경제적 면에서 개선점은 없는가 하는 시각에서 평소 느낀 몇까지를 제안하고자 한다.첫째 축제 개최시기이다. 처음 축제가 계획되었을 때는 포항시민의 날(6월 12일)에 열리는 것으로 기획됐는데 언제부터 한 여름 7월말로 변경됐는데 이 기간은 해무가 끼거나 태풍이 오는 시기로 최근 몇년 동안도 날씨의 비협조(?)로 축제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또 경제효과에 있어서도 이 기간은 숙박업소, 음식점이 해수욕객으로 축제와 관계없이도 만원이기 때문에 축제를 피서 비수기에 열어 지역경제에 더 기여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둘째 교통문제인데 포항시와 자매도시인 미국 서부 피츠버그시에서는 매년 유명한 바다음식(씨푸드) 축제를 한다. 인구 5만명의 조그만 도시에 축제기간 중에는 50만명이 찾는다. 깜짝 놀랄 것은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들이 직접 차를 몰고와도 교통 흐름이 원활하다는 것. 시외곽에 마련된 대형주차장에 주차하고 축제장까지 셔틀을 운행한다. 필수차량 외에는 도심운행을 통제하는데 시민 모두가 적극 협조적이다.셋째 축제 프로그램의 변화다. 10년이상 비슷한 진행방식으로 포항시민은 식상해 하고 있다. 운영시스템에도 개선이 절실하다. 축제가 임박해서야 축제위원회가 구성되고 비상임으로 본업과 겸무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고 시의 보조금을 위탁 운영되는 시스템으로는 탁월한 축제기획에 한계가 있다. 안동 국제탈춤축제를 비롯 화천 산천어축제, 보령 머드축제 등 성공한 축제들이 대부분 축제기획단계부터 민간주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내년 축제부터는 전면적인 개편을 목표로, 시민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askforce)를 구성해 올해 축제 평가회에서부터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포항을 널리 알리면서도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축제`를 내년에는 꼭 보고 싶다.

2015-08-06

교통과 산업의 전환기에 선 포항

▲ 김남학포항시 공항지역개발팀장 포항이 포스코 일변의 의존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 시급히 준비해야 할 분야는 바로 바로 관광 및 제조업종 다변화 개발이다.내년 6월이면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지금은 경주를 거쳐 울산을 오가려면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30분이면 왕래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화물차 물동량 이동은 더 가까워진다. 현재 포항-건천 20호선 국도를 오르내리며 힘겹게 다니는 화물차들은 유류비 절감과 소요시간도 1시간 이상이 절약된다. 이로써 이익을 볼 블루밸리에 제조업은 울산의 자동차, 조선 관련 업체가 많이 유치되면 좋겠다. 하지만 포항의 중점 추진분야인 로봇, 수소연료전지, 기초소재분야 등을 관 주도에서 민 주도로 전환해 강소기업 연관업체가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울산-포항 고속도로는 울산시 기장에서 김해, 진영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내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어 남해안과 멀리는 목포까지도 하루 생활권에 접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동해안 방향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따라 포항으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그 외 또 다른 고속도로가 포항을 반기고 있는데 바로 영천~상주 고속도로이다. 이 고속도로도 2017년 말이면 개통돼 기존의 상주~대구~포항을 경유하는 것 보다 상주~영천을 바로 연결하는 고속도로이므로 2년 후 개통되면 서울, 대전 방향으로 30분 이상 절약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울산~포항 고속도로와 영천~상주 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미 개통된 KTX철도와 함께 포항은 동해안 관광전진기지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다.포항시는 지금까지 경주시와 가까이 있어 관광산업에 너무나 인색했다. 이제부터라도 포항시와 의회가 서로 협력해 관광거리 발굴과 시설투자에 전력을 다해 머물다 가는 관광거리를 시급히 개발할 때이다. 예를 들면 보경사 연산폭포 위를 지나는 구름다리 현수교다. 몇 년 전 설명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환경피해를 우려해서 잠정 보류된 사업이지만 사업비 50억원을 투자하여 전국에서 유명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 연계되는 보경사계곡, 상옥 경북수목원, 월포정거장(추후 연결되는 포항~삼척 동해중부선 철도), 청하 청계리에서 우척봉으로 등산로 개설 등으로 엄청난 관광수요가 발생될 것이다.한 가지 더 추가하면 도심재생 문제인데 포항시는 인구수에 비하면 대단위 주거단지가 시외로 너무 많이 분산되어 있다. 이로 인해 중앙상가 실개천이나 포항운하처럼 시내 중심에 사람을 모으기 위한 별도의 볼거리를 투자해도 포항시민들은 눈높이가 높아 금방 식상함을 느끼므로 시설투자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도심의 민간 주도형 재개발, 재건축을 적극 지원하고 도심 인근의 주거지역에 대단위 아파트를 유치해야 한다. 또 폐철도를 횡단하는 도로를 많이 개설해 도심으로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여 도심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참고로 이제 포항도 슬로우시티에 몰두할 때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빠름의 생활패턴은 이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자연발생적인 인구 증가가 없는 현실에서 인구가 줄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방만한 주거지역 확대와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예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느림의 철학은 소득 수준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인해 정주개념을 위주로 하는 생활패턴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가 도심으로 들어와 생활하는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도심에 병원, 생필품, 서비스업종 등이 가까이 있고, 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남으로 인해 문화생활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은 생활패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2015-08-04

가계부채 1천100조 시대, 개인 신용관리요령은?

▲ 권순학신용회복위원회 포항지부장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월까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계신용)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1천100조원에 육박했다. 1가구당 부채규모도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5천만~6천만원 가량 된다. 이처럼 더 이상 빚(채무)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삶과 동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채무(신용대출, 카드론 등)를 선택할 때 지식수준을 나타내는 금융이해도는 어떨까?올해 초 조사되었던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도는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중 베트남 미얀마보다도 못한 13위를 차지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주소다.빚 문제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이에 대한 관리능력이나 이해도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신용관리요령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신용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먼저는 본인의 신용등급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신용등급은 가장 높은 1등급에서 부터 가장 낮은 등급 10등급까지로 나눌 수 있다.1~3등급은 우량신용자, 4~6등급 보통신용자, 7등급 이하자는 저신용자라로 분류되며, 이러한 신용등급은 신용회복위원회 사이버지부(https://cyber.ccrs.or.kr) 나의신용정보란에서 공인인증서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좀 더 구체적인 신용등급 및 신용평점 확인은 NICE평가정보의 마이크레딧, 크레딧뱅크, 코리아크레딧뷰로의 올크레딧에서 확인할 수 있다.본인의 신용등급이 확인되었으면, 둘째로 이에 맞는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재무목표는 통상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을 고려하여 연령별 설정할 수 있는데, 30대 초반에는 결혼자금과 신혼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해야 하는 시기이고, 30대 중반~40대 초반에는 가족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마련을 위한 꾸준한 저축과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며, 40대 중반~50대 중반에는 자녀 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는 시점으로 자녀 결혼자금 및 노후자금 준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다. 60대 이후에는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므로 소액이라도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준비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노후 설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본인의 재무목표가 세워지면 셋째로 필요한 것은 신용관리의 실천이다.먼저는 본인의 주거래은행을 정하고, 저축, 신용(체크)카드, 대출 등의 거래실적을 많이 쌓는다. 이는 신용평점과 신용등급을 올리는데 효과적이다.한국소비자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적절한 저축비율은 월평균가계소득의 10% 이상이다. 반면 부채와 관련해서는 적정부채비율은 월평균부채상환액(아파트대출이자, 차량할부금, 신용카드대금 등)·월평균 가계소득(급여소득, 이자소득 등)이 25% 이하가 적정하며, 40% 초과시는 위험하다고 보고하고 있다.특히, 신용회복상담을 하다보면 무리한 주택구입이나, 차량 구입으로 월상환금액이 부담되어 상담을 찾아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구별하여 소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취업시에도 신용리포트를 제출하게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우리나라도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서 본인의 신용등급을 조회하여 취업여부를 결정하거나, 일정 신용등급 이하시 퇴직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사회는 앞으로 더욱더 신용을 중요로 하는 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바로 오늘부터 우리의 신용관리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5-08-03

오어사 동종(銅鐘)의 비밀

▲ 조진 포항시 축제위원어느 날 신라 천년고찰 오어사에 있던 동종(銅鐘)이 사라졌다. 포항시 오천 항사리에 있는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 7년(585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지어지고 원래 이름이 항사사(恒沙寺)로 불렸다고 한다.신라의 고승 원효와 혜공이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잡아먹고 생환토록 하는 시합을 했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해 내(吾) 고기(魚)`, 오어사로 불렀다고 전한다.이후 고려시대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든 동종이 오어사에 설치됐는데 이 종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그런데 1995년 11월 오어지 상류 준설작업을 하던 굴착기 기사가 이 동종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이 종이 고려시대 동종임을 확인하고 1998년 보물 제1280호로 지정했다.무릇 종(鐘)이라고 하면 악종(樂鐘), 시종(時鐘), 경종(警鐘), 범종(梵鐘) 등 그 범위가 넓다. 그 중 민족문화의 소산물로 종을 일컬을 때는 범종을 말한다. 우리나라 범종은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으나 신라종이 으뜸이다. 종의 맨 아래 몸체는 상대(上臺)·중대(中臺)·하대(下臺)로 구분되고 이들 사이로 유곽(乳廓)과 당좌(撞座)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지금 오어사 유물전시관에 전시 중인 동종 원형에 대하여 안내 표지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이 종은 신라 범종의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고, 명문(銘文)에는 고려 고종(高宗) 3년(1216년)이라는 조성연대와 종을 만든 책임자인 대구(大邱) 동화사(桐華寺) 순성대사(淳誠大師) 및 주조 기술자인 대장(大匠) 순광(順光)의 이름까지 남아 있다. 종의 표면에는 보살(菩薩) 모양의 천의(天衣) 자락을 휘날리는 비천상(飛天像)을 비롯한 섬세한 문양 등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고려 동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1995년 11월에 절 앞 저수지공사 도중 발견되었는데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출토된 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과정을 거친 후 1997년 7월에 오어사로 돌아왔다.동화사에서 순성대사를 도감(都監)으로 해 사부대중(四部大衆)의 힘을 모아 300근(斤)의 청동으로 대장 순광이 만들어 1216년 5월 오어사에 달았던 동종이 어떻게 1995년 11월 오어지 못 바닥에서 발견되었을까.길게는 700여년 간 동종이 사라진 비밀은 무엇일까. 아직 여기에 대해 아무런 기록이나 자료는 밝혀진 게 없는 것 같다.단지 1736년(영조12년) 오어사가 소실(燒失)되고 1742년(영조18년) 중수(重修)했다는 기록이 있고, 1961년 오어사 앞 계곡을 막아 오어저수지를 조성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오어지는 상수원과 농업용수로 인근 지역에 소중하게 이용되고 있다. 오어사 동종이 얼마나 오래 저수지 바닥에 묻혀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95년 늦가을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숱한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뎌냈을 것이다.높이 96㎝로 큰 편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보물 오어사 동종. 깊고 컴컴한 저수지 바닥에 누워 이 세상의 빛 속으로 다시 환생하기 까지 전생(前生)과도 같은 긴 시간을 온 중생의 고통과 번뇌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고행, 수행의 삶을 살아 왔을 터. 오어사와 원효암(元曉庵), 자장암(慈藏庵)을 찾아오는 불자(佛子)들과 운제산(雲梯山)을 오르내리는 등반객 등 수많은 중생들을 수호하면서 침묵의 피안(彼岸) 세계에 깊이 잠들어 있었으리라.오어지 주변의 사찰 스님들과 불자들의 깊은 신심과 공덕이 켜켜이 쌓여 수백년 연못 속에 잠겨있었던 동종이 드디어 바깥의 광명세계(光明世界)로 다시 찾아온 것이 아닐까.

2015-07-31

포항의 정체성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 배용일 문학박사·포항문화원장포항의 산업적 정체성인 포스코는 제철보국의 세계적 철강회사로 영일만 신화를 낳았다. 포스코의 설립은 포항 재발견의 획기적인 역사의 산물로서 포항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1968년 포스코의 설립으로 인구 6만의 소도시였던 포항은 30년만에 우리나라 신흥공업 중심도시로,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부 학자들은 포항과 포스코를 단시일 내에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압축성장`(Compressed Development)한 한국의 전형적 사례라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는 말할 것도 없이 국가정책을 바탕으로 한 포스코 임직원의 사명감과 함께 포항시민과 포스코 산업전사 사이에 이뤄진 화합의 결과인 것이다. 포스코 설립 당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보금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시민들의 애틋한 협조와 희생, 그동안 포항시민들의 은근한 애정과 격려, 포항시의 적극적인 행정협조는 포스코 성장과 발전의 원천이 됐다. 포항의 재발견은 이러한 긍정적인 면의 발굴과 함께 산업화의 부정적인 면의 성찰도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하나되는 창조적 상생협력과 천혜의 환경복원을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지금까지 지방자치는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지난날 포항의 재발견과 포항의 발전은 주로 정부나 관주도의 비주체적인 힘에 의해서 이뤄졌다. 미래 포항의 발전은 시민들의 주체적 의지와 물리적인 힘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천적으로 이러한 노력에 의해서 가능성이 획득된다. 포항은 한국 근대화의 중심에서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도약한 신화를 창조한 고장이지만, 부끄럽게도 그동안 급속한 압축성장의 실용과 능률을 강조한 결과 문화적인 지체현상(Cultural Lag)을 초래하여 포항의 문화유산 발굴과 그 정체성 정립에 소홀했다.이는 세계적인 포스텍을 비롯한 포항지역 4개 대학에 문사철(文史哲) 관련의 인문학과와 예술계통 학과가 전무한 실정이 증명하고 있다. 이같은 기초학문의 방치는 전문지식의 부실로 이어져 마침내 지식과 문화 세계화의 낙오자들만 양산하게 될 뿐이다. 이런 여건에서 향토의 문화·예술을 학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다른 지역과 학문적 교류를 통해 그 질과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인륜도덕, 진리, 자유, 정의, 민주질서, 복지, 봉사 등의 가치 정립과 인간성 회복·함양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연목구어(緣木求魚)다.인문학과 예술학이 부재한 삭막한 풍토에서도 그동안 향토 예술문화인들이 포항 재발견을 위한 순수한 향토애와 예술혼을 불태우며 문화·예술활동을 지속하여 포항문화유산과 정체성에 대한 시민의 자긍심과 미래화의 비젼을 일깨우며 시민의 정서순화와 예술문화의 생활화를 구현하고자 한 노력이 가상하다.다시 한번 한 지역의 문명사적 진보는 그 지역의 지리적 환경과 역사적 맥락의 재발견에서 이뤄짐을 인식해 앞으로 포항은 일월정신, 선진행정, 민주시민, 환경과 생태, 인문학, 과학기술, 사회정의, 군사기지, 문화유산, 예술문화, 사회복지, 기업유치, 해양관광, 농수산물 특화, 기부문화 등의 친화적 재발견을 추구하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포항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포항시민의 포항사랑으로 포항 역사 문화의 바른 정체성 정립에 노력하는 만큼 우리의 삶과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포항시장의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의 캐치 프레이즈 아래 강소기업 육성, 물류산업 육성, 해양관광산업 육성, 시민행복 추진 및 클린포항의 창조도시 창출에 자랑스러운 포항정신(일월정신)을 발휘할 때이다.영국의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할 수 없다`는 속담, 안중근 의사의 `역사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끌어 간다`는 유언을 되새기면서….

2015-07-27

포항의 정체성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2)

▲ 배용일 문학박사·포항문화원장포항창진의 설치는 포항의 형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 포항의 지명이 탄생되고, 농공상 등 고용인구의 증대와 새로운 생활터전의 개척으로 영일현 북면의 인구가 급증했다. 이들에 의해 다섯 섬(五島:해도·하도·분도·죽도·상도)의 섬마을이 개척되어 오늘날의 포항 중심부를 형성하게 됐다. 18세기 전국적인 장시의 발달에 따라 영일만 지역의 장시도 수개 권역으로 형성·발달하였으며, 이 가운데서도 부조장·포항장·여천장이 대표적인 장시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2006년 3월 12일 오전 9시 30분 포항신항 7부두에 북한 국적 화물선 구룡호(5천43t)가 포항지역에서 생산한 비료 5천t을 선적해 18일경 흥남항으로 출항하였다. 1962년 6월 12일 포항항 개장 이래 4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농민을 위한 비료 지원항구가 된 것은 한국 해운의 요충지로서의 포항 정체성의 재발견이었다. 그리고 포항은 어업과 수산업의 중심지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광범한 수족의 분포, 어황의 호조에 따른 일본인의 다수 이주와 함께 일제의 어업정책이 개선되고 수산사업이 진흥되었다. 어업·수산기관 단체로는 1912년의 영일어업조합과 경상북도수산회가 설치됐다. 당시 대표적 어종으로는 청어, 고등어, 정어리, 대구, 가자미, 갈치 등이 꼽히며, 양식업과 수산제조가공업도 융성하게 되었다. 당시 영일어업조합의 이사 봉급이 전국에서 5번째로 높았다는 사실은 포항항이 경북 관문으로서 어업·수산업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유일한 향토식품으로 전통을 이어온 청어과메기가 꽁치과메기로 대체되어 포항수산업 재발견의 총아로서 부상되고 있다.또 하나의 포항 정체성을 상징하는 송도해수욕장은 남한 제1의 세계적인 바다휴양지다. 송도해수욕장은 시내 두호동에서 동해면 도구리에 이르는 30여리의 백사장 어링불(魚龍沙)의 중심이며, 이 어링불은 영일만의 중심 모래톱지역이다. 송도해수욕장은 1931년 포항읍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개장되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 때나 지금이나 송도해수욕장의 명물 중의 하나는 송도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소나무숲이었다. 송도해수욕장의 개장을 앞당길 수 있었던 것도 소나무숲의 조성 덕분이었다. 송도 송림조성의 제1 공로자는 한국인이 아닌 당시 포항 농업계의 대표적인 일본인 오오치지로(大內治郞)로서 그는 1911년 백사장의 불모지 53여 정보의 국유지를 대여받아 20년 가까이 소나무 식재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울창한 송림숲을 이룩하게 되었다. 이 송림은 이후 보안림으로 지정받고 해마다 증식되어 포항의 방풍림이 됨으로써 포항의 생명선이 되었다. 당시 일인들은 송도 방풍림이 조성되기 전의 포항을 모래가 날리는 삭막한 풍토를 빗대어 “포항의 자랑은 먼지다” 호코오노 호코리와 호코리가 호코리:浦項(ほこう)の 誇(ほこ)りは 埃(ほこり)が 誇(ほこ)り.라 했다.송도해수욕장은 1931년 4월 개장 이후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북한 제1의 명사십리 원산해수욕장과 더불어 남한 제1의 해수욕장이 되었다. 개장 이후 송도해수욕장은 전국 제1의 여름 휴양지로서 포항의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1950~60년대 포항 인구가 5만~7만일 때 여름 성수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대구·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약 5만명의 해수욕객이 송도를 찾았다.이러한 송도해수욕장은 1968년 4월 영일만 내에 포스코가 건설되어 근대화의 영일만 기적을 이루면서 옛 명성과 함께 세계적 휴양지로서의 아름다운 자태는 송두리째 잃고 말았다. 한마디로 포항과 포스코는 세계적인 송도해수욕장을 비롯한 천혜의 어링불 모래톱을 한국 근대화의 요람지와 맞바꾸게 됐다.

2015-07-20

포항제철소와 석탄화력발전소

▲ 이대환 작가·(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장1989년 `과학적 지역성, 민주적 진보성, 창조적 대중성`으로 출범해 영일만오염, 청하핵폐기장, 시민의식 문제들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며 지난 2000년 세계NGO대회에도 참여했던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이사장 이재섭, 교육학박사)는 20주년 즈음에 `우리 회원 대다수는 은퇴를 앞두었다. 중대 사안만 연구하고 발언하자. 후배 양성은 세습과 같으니 하지 말자.`는 방침을 세웠었다. 근년에 포사연은 `포항지역 북한이탈주민 실태 연구` 등을 수행했다. 2008년 1월에는 이상득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그 성명은 지금도 인터넷에 있는데, 그때 우리가 `경고한 불행들`은 불행히도 적중하고 말았다.그저께(13일) 포사연은 지역 의제를 다루었다. 3가지였다. 6월 24일 포스코석탄발전소반대 시민대책회의가 발표한 성명 검토,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검토, 포철 석탄발전소 건설 검토.첫째, 모든 환경보존 목소리는 경청해야 하는데, 그 성명은 잘못된 내용도 담고 있었다. “정부의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된 석탄화력발전소” 및 “7차 전력수급계획서에서 석탄화력을 제외”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6월 8일 산업자원부가 국회 상임위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7차 계획(2015~2029)은 6차 계획(2013~2027)에 비해 “원전, LNG 비중이 다소 상승하고 석탄 비중이 감소”했을 뿐이지, 그 기간 동안 4만6천487MW의 전력생산을 더 늘리기 위해 석탄 20기, LNG 14기, 원전 13기 등 47기의 발전소를 총 60조원 들여서 건설할 거라고 했으며, 최대전력(피크) 기여도는 2029년에 가서도 변함 없이 석탄발전(32.2%)이 가장 높을 거라고 했다.둘째,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42조와 43조는 모순관계에 가까워 보였고, 특히 43조의 `별표 11의3`은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제였다. 42조는 `제철공장 시설에는 고체연료(석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고 있고, 43조는 `대기오염 저감효과가 크다고 인정되는 발전소`에 대해서는 `청정연료 외의 연료`(석탄)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에, 그 별표의 `청정연료 사용 대상지역`에는 제철공장의 예외를 두지 않으면서 포항시와 광양시를 포괄적으로 묶어놓았다. `이미 용광로에 석탄을 많이 때고 있으니 더 이상 석탄을 때지 말라`는 갸륵한 취지를 담았는지 몰라도, 제철소의 석탄 사용을 증가시키는 고로 증설은 규제하지 않고 `최신기술과 최신설비로써 대기오염 저감효과를 내게 된다는 제철소의 석탄발전`만 규제하니, 이게 뭐란 말인가?셋째, 포철 안에 세울 석탄발전소 시비는 이념적이고 진영적인 편견에서 벗어나 포항미래, 포항환경, 포항경제를 동시에 통찰하는 총체적 시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포사연은 확인했다. 그 11의3 규제는 충남 당진을 넣지 않아서 포항제철소와 비슷한 규모인 그곳 현대제철소는 언제든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다. 포항·광양제철소의 용광로 석탄이나 당진 현대제철소의 용광로 석탄이나 양과 질에서 그게 그것인데, 현대제철소는 석탄발전이 되고 포항·광양제철소는 안 된다니, 이것은 형평을 상실한 규제이다.그리고 포사연은 “500MW 청정화력 건설과 동시에 노후 설비 교체를 통해 대기배출총량을 저감하겠다”는 포스코의 주장에 대해 `확실한 공약(公約)`을 받자는 의견을 모은 한편, 2014년 포항제철소가 전기사용료로 6천163억원을 썼다는 점, 연간 100만 톤을 더 쓰게 되는 발전용 석탄을 몽땅 밀폐할 것이라는 점, 포스코의 전기료를 지불하는 전력 비율(포항 54%, 광양 31%)이 중국 보산강철(10%이하)이나 신일본주금(10%)보다 월등히 높아 원가경쟁력의 큰 부담이라는 점에 대해 주목했으며, 세계 철강경기로 보아 `2022년에 포항제철소의 전기사용료가 1조2천억원까지 상승하면 사상 초유의 만성적인 적자에 들어서게 된다`는 포스코의 경영예측은 결코 엄살이 아니라고 판단했다.포항경제는 `포스코와 함께 포스코를 넘어서는`길로 나가야 하는데, 환경적으로도 대기배출총량을 줄이겠다는 포철 석탄발전은 포항의 중대현안이다. 물론, 포항환경의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청정 해양경관`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것은 불변의 원칙이어야 한다.

2015-07-15

일본에 대한 소고(小考)

▲ 박승대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국제 경제가 심상찮다. 한국이 가장 의존하고 있는 중국경제, 증시 버블이 걷히면서 30% 폭락하는 민낯을 나타내고, 공짜 복지를 좋아하며 국가보다 개인이 우선이라는 그리스는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위험스런 곡예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늘 애증이 교차되고 있는 일본을 다시 생각해본다. 최근 일본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의 긴 터널을 지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 개인 소비와 임금이 증가하고 기업생산지수는 증가 추세며, 엔저로 인하여 상장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맥 빠진 한국경제와는 좋은 대조다.생산성이 못 따라가는 임금상승으로 탄력을 잃은 한국산업체. 특히, 한국의 자동차 회사와 스스로 임금 인상을 자제하며 생산성 향상에 힘쓴 일본 산업체. 특별히 도요타 자동차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녀온 일본 출장에서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야 하는 몇 가지 뼈아픈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첫째, 한국에서 날로 증가하는 수입차, 그 중에서도 수입된 일본 자동차는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한국의 현대차는 1년에 76대를 일본에 팔았단다. 얼마 전, SNS에 竹島(다케시마)라는 일본 이름의 우리 땅 독도를 일본이 지키기 위해 협찬하는 일본 기업체명이 나돌았지만, 별 지장없이 그들은 영업을 잘하고 있다. 어떤 맥주는 광고 효과인지 더 잘 팔리는 것 같다.둘째,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전력수급에 대응하는 그들의 모습이다. 일본 전국에 산재한 원전이 54기인데, 2013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모두 가동 중지 상태로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니. 이 또한 놀랄 일이 아닌가? 현재 19기가 재가동을 신청하여 이중 5기가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원전 1~2기가 고장 나면 전 국민에게 절전을 요구하며 매일 전력 수급 상황을 비상사태로 운영하는 우리나라와는 분명 차원이 다른 운영체계인 것 같다.셋째는 동경 시내 대규모 도시 개발 계획의 시행이다. 동경 시내 중심부에 64년 동경올림픽을 전후해 건설된, 노후 건축물 재개발이 올림픽 유치와 맞물려 2020년까지 오피스-상업시설, 주택, 올림픽 시설, 교통 인프라 등 4개 유형으로 진행되는데 면적 1만m²이상의 프로젝트만 350개가 진행 중이라니 동경은 온 도시가 공사판인 셈이다. 철저한 사전준비로 이뤄지면서 건물 지하로 다니는 지하철과의 완벽한 조화와 도로 위에 건물을 짓는 방법 등은 분명 현재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넷째는 일본 대지진 및 화산 대폭발의 징후, 특히 후지산 폭발설 속에서도 너무나 태연히 살아가는 일본인의 모습이다. 올해에만 진도 4이상의 지진이 일본 전역에서 13회 이상 발생하고, 최근 2~3년 동안 일본 인근 해역에서 대지진 징후로 의심되는 심해어 출몰이 빈번해지고 있고, 수도권(동경 인근)에서 M7 이상의 지진이 4년 이내 발생한 확률이 70%로(동경대 연구소) 보고되었으며,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나가노 온타케산, 하코네 등이 화산 폭발 징후가 있으며, 특히, 하코네는 화산 분화 경계 레벨 2단계로 진입 통제중이다.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미련할 만큼 태연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상황을 받아들이며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세월호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시작될 무렵, 찾아온 메르스 파동으로 온 국민이 불안하지만, 의연한 저들의 모습에서 정말 배울 점은 무엇인가? IS대원에게 자식을 잃은 부모가 전 국민을 상대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나라와, 모든 것은 남의 탓이요, 툭하면 대통령의 탓이라고까지 몰아붙이는 우리의 모습을 저들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한·일 수교 50년을 보내면서 정말 얄밉기까지 한 일본에게서도 분명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으로 복잡한 상념을 정리해 본다.

2015-07-14

포항의 정체성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1)

▲ 배용일 문학박사·포항문화원장예로부터 한 나라의 문명사적 진보는 국가와 민족의 지정학적 조건과 역사적 맥락의 재발견에서 비롯되었다. 포항은 오랫동안 역사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변방으로 머물러 있었다. 간혹 향토의 재발견이 있었으나 대부분 정부나 관주도였다. 포항도 시민의 화합, 단합된 향토의 재발견으로 변방을 벗어나야 한다. 한번 변방은 영원한 변방이 아니다. 변방은 변방으로 끝난다는 의식이 영원한 변방을 만들 뿐이다. 그동안 포항은 너무나 오랫동안 중앙집권적 통치에 희생하며 참고 견디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포항은 고대로부터 신라 수도 경주의 직할 배후지역이 되어 수많은 왜구의 침입을 막던 요충지로서, 해안지역이면서 보기 드문 곡물생산지로서 묵묵히 시대적 과제와 역할을 수행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포항은 광복 후 늦으나마 포스코의 설립과 이명박 대통령의 배출로 영일만 신화를 이룩하여 한국근대 철강산업의 요람으로서 선진 국가를 꿈꾸면서 국민과 시민들에게 크나큰 자긍심을 심어주었다.반면에 이러한 인식은 급기야 포항이`천혜의 자연환경, 연오랑세오녀 신화의 고장, 한국해맞이의 성지, 한국 국방의 보루, 한국 해운의 요충지, 어업수산의 중심지`라는 정체성(Brand, 原形質)을 간과하고 시민 스스로 포항의 역사는 짧고 문화는 보잘 것 없는 고장으로 생각케 하였다.“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오늘의 포항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포스코 없는 포항은 있었지만 포항 없는 포스코는 있을 수 없다. 비록 포항이 경주나 안동처럼 역사의 후광을 받으며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포스코가 설립될 때까지 오랜 역사의 시련을 통해 시대적 과제를 극복하며 영일만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는 역사적 조건을 온축해왔다. 다행히 포스코가 설립된 것을 계기로 포항 재발견의 심지가 점화되면서 그 정체성과 풍부한 역사적·지리적·문화적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포항의 재발견은 포항의 유무형의 문화유산(자산)과 자연적 문화유산의 잠재력을 재발견하고 포항의 정체성을 정립하여 이를 미래화 세계화하는데 큰 뜻을 둔다. 포항문화의 고유성과 독자성 없이는 애향심도 세계화도 성립하지 않는다.한편으로 포항문화의 정체성이 타지역의 것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극단적인 근본주의 역시 경계해야 한다.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맞아 문화적 보편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면 국수주의 문화로 고립되기 때문이다.포항의 대표적 역사 지리적 특성은 우선 그 역사·문화의 뿌리는 연오랑세오녀 신화로서 포항발전의 원동력은 광명정대의 일월정신(포항정신)이다. 또 포항은 외적 침입이 빈번했던 곳으로 국방의 요충지며 보루다. 신라 때부터 청하 아포(현 월포)에 해군기지, 고려 말 우왕 13년(1387)에 통양포 수군 만호진(현 두호동), 조선 초기에 영일만 내에 영일진(현 오천 해병기지), 장기에 포이포진(현 모포), 흥해에 칠포진이 설치되었다.그리고 임진왜란부터 한말 의병항쟁에 이르기까지 의병전쟁과 6·25전쟁의 학도의용군 참전은 국가와 향토를 지키는 호국정신과 민족정기의 발로로서 일월정신의 표출이었다. 6·25전쟁시 1952년부터 오천기지(옛 영일진터)에 한국해병대가 주둔하고, 1959년에 해병대1사단이 이곳에 이전 주둔하여 국방의 보루가 되고 있는 것은 포항 정체성의 재발견에서 비롯된 것이다.포항은 동해안 해운의 중심지로 제민(濟民)의 요람이다. 조선후기 조정은 영조 7년(1731) 북관(함경북도)의 기민을 구제하기 위해 영일현 북면에 포항창진(浦項倉鎭)을 설치하였다. 포항창진은 평소 경주·흥해·영일·청하·장기의 곡물조세 3만석을 보관하는 100칸 크기의 전국적 굴지의 국창으로서 포항동(현 대흥동) 칠성강변의 언덕에 설치되었으며, 소속 공무원 수는 51명, 조선 수는 14척이었다.

2015-07-13

어린시절 먹거리·식교육이 평생건강 좌우

▲ 도형기포항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한동대 교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2008년에 제정, 2009년부터 시행된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제21조`를 근거로 2011년부터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건강관리 국가기관이다. 급식전문가가 없는 100인 미만의 보육시설과 유치원 등의 미취학어린이대상 급식 및 올바른 식생활교육을 담당한다. 포항은 경북의 시범센터로 경북최초로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150여개 센터가 어린이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하며 대한민국 보건영양사업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어린이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들이 꼭 필요하다.첫째, 연령별 모든 영양소 필요량을 충족하며 인공식재료를 배제한 신선한 제철식품과 다양한 식품들을 건강한 조리법으로 고루 편성하고, 염도, 당, 지방을 적절히 조절해 균형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영양사가 디자인한 식단이 필요하다. 둘째, 농약이나 금속성분과 같은 유해성분, 이물질 등으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이다.셋째, 식재료 검수, 전처리 및 세척, 조리, 보관, 배식의 과정 중 식재료가 위해미생물에 오염되지 않도록 안전히 조리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방의 청결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먹거리를 취급하는 공간은 세척과 소독, 그리고 보관이 매일의 업무에 반드시 올바르게 수행되어야 한다.센터는 바로 이러한 급식과정이 전문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연령별 6종식단제공, 영양·위생 순회방문 지도 및 점검, 매뉴얼 교육, 맞춤형 컨설팅, 위해 미생물검사, 학부모 영양 상담, 각종 영양·위생자료 및 정보 제공, 지역사회 어린이건강개선 계몽운동 등을 지원한다.2008년 보건복지부의 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3~5세 부모의 18.6%, 만6~8세 부모의 20.9%, 만9~11세 부모의 17.9%, 만12~18세 부모의 약 20%가 자녀에 대한 우려 중 편식이 가장 크다고 대답했다. 자녀의 편식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 비율이 연령별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곧 유아기 식습관이 청소년기까지 교정되지 않고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다.따라서 포항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어린이편식예방 및 건강한 음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위해 `신나는 영양나라 대탐험(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을 설치 특화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약 5천명의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또한 이동이 어려운 2세미만 유아들을 대상으로 보육시설을 방문해 컬러푸드, 식중독예방 등 다양한 어린이체험교육을 실시해 영유아들의 식행동 개선유도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지난해 포항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손씻기의 경우, 센터의 교육지원 후, 교육생의 50% 이상이 손씻기 행동이 개선되었다고 대답한 교사가 86%, 골고루먹기의 경우, 교육생의 50%이상이 편식개선행동을 보였다고 대답한 교사가 39% 등으로 센터의 교육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확인할 수 있다.포항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눈높이맞춤형 창조적 교육 제공과 효과 제고를 위해 어린이 식품과 영양, 위생 등 다양한 어린이보건영양분야의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더불어 교육의 지속성과 사회적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는 학부모대상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뱃머리평생교육관에서 `자라나는 우리아이 낯선음식과 친해지기`라는 주제로 학부모집합교육을 실시했으며, 센터 내 `뉴트리맘카페`라는 학부모상담코너를 마련해 연중 운영하고 있다.가정의 소망이고 나라와 세계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형성해 평생건강의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학부모, 교사, 원장, 조리종사자, 포항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2015-07-10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제로화를 위해

▲ 박홍열경북도 안전총괄과장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메르스 사태는 이제 어느 정도는 진정국면이지만 아직까진 우리 모두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설상가상이란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일까. 국민들의 피로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북 일부지역에는 가뭄까지 겹쳐 농작물이 타들어가는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경북의 가뭄은 민관의 합심으로 이겨냈고, 장마철 단비로 해갈될 조짐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고 화불단행(禍不單行, 禍(화)는 하나로 그치지 않고 잇달아 온다)과 비극태래(否極泰來, 나쁜일이 지나면 좋은 일이 온다)란 고사성어가 새삼 떠올랐다. 도민이 합심해서 지금처럼 위기상황을 극복해 간다면 안전 경북, 행복도민의 시대는 활짝 열릴 것이다.7월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고 휴가철이 되면 산간계곡, 하천, 해수욕장 등지에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몰릴 것이다. 그러나 자칫 들뜬 기분만으로는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경북지역에는 포항의 영일대해수욕장,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울진 불영계곡, 영양의 수하계곡 등 천혜의 관광지로 명성이 높은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피서지가 있다. 따라서 물놀이 안전사고의 위험지역도 그만큼 많다.우리나라에서는 매년 6~8월이면 물놀이로 인해 많은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 도내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총괄과장으로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올해에는 엘니뇨(el Nino)현상으로 잦은 게릴라성 폭우와 강한 돌풍이 예상되어 물놀이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그동안 경상북도는 매년 되풀이되는 물놀이사고를 예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물놀이 취약지역별로 담당 공무원을 책임관리자로 지정하여 집중관리토록 하고 있고, 취약지역에 구명조끼, 구명환 등 물놀이 안전장비를 비치함은 물론, 물놀이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여 위급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까지 매년 10여 명에 달하던 물놀이 사망사고가 2012년 5명, 2013년에는 4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2명까지 감소하는 성과가 있어`물놀이 안전관리분야`3년 연속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 등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 하였으리라 생각한다. 각종 시민단체 회원들과 안전지킴이 요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봉사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여름철에도 물놀이 안전사고예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면, 도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물놀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 또한 안전수칙 불이행이다. 따라서 국민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측할 수 있는 인재(人災)는 개개인의 사전대비와 안전수칙 준수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물놀이 안전수칙을 사전에 알고 실천한다면 여름휴가를 더욱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물놀이 안전수칙에 대해서 몇 가지 알아보면 우선 수영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하며, 물의 깊이는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깊어지는 곳은 특히 위험하므로 항시 주의를 살펴야 한다.또 구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안전구조 이전에 무모한 구조를 삼가야 하며,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위에 소리쳐 알리고(즉시 119에 신고) 구조에 자신이 없으면 함부로 물속에 뛰어들지 않아야 할 것이다.이러한 몇 가지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올 여름휴가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상북도 또한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여 물놀이 사망사고 제로(Zero)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