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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6월의 울림, 명예로운 보훈을 기대하며

▲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어머니,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니 곁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쓰겠습니다.”영화 `포화속으로`의 소재가 된 형산강전투의 고 이우근 학도병이 어머니께 보낸 마지막 편지의 일부이다.포항은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한국전쟁 당시 유일하게 학도병이 목숨을 걸고 단독 전투를 벌인 전쟁사에 길이 남을 격전지다. 1950년 8월 11일 새벽, 비정규군인 학도의용군 71명이 포항여중(현 포항여고)에서 단독으로 북한군에 맞서 싸워 적군의 포항 진격을 지연시켰다. 하지만 전투에 참가한 김춘식 등 48명이 전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도의용군이 희생된 곳이다. 6·25전쟁이 발발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펜 대신 총과 칼을 들고 스스로 전쟁에 참전한, 포항은 호국의 성지이기도 하다.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최근 포항시의회 상임위원장들과 함께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보훈단체를 찾아 뵀다. 군번도 계급도 없이 조국수호의 일념으로 꽃다운 청춘을 불사르시고 이제는 백발이 된 어르신들이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환한 얼굴로 반갑게 손을 잡아주셨다. 전몰군경유족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미망인회가 위치한 덕수동 보훈회관과 월남참전자회 사무실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우리 일행을 환대해 주셨다. 목숨을 내놓고 참전한 베트남전쟁 당시 살포된 고엽제로 인해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이후로도 반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회원들의 사연은 우리를 숙연케 했다. 전쟁의 포성이 끝나고 긴 세월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그때의 상흔이 처절한 현실로, 뼈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분들이 적지 않다.매년 6월이면 선친이 더욱 그립다. 6·25 참전용사이셨다. 생전에 6월이면 해마다 영천의 호국원을 방문해 전장에서 고통의 시간들을 함께 했던 전우들을 떠올리며 만감 어린 모습으로 참배하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며칠전의 일인양 눈에 선하다. 아들로서 `돌아가시면 전우들이 잠든 호국원에 영면`하실 것을 제안했지만 당신께서는 `더 많은 동지가 더 혜택을 누리셨으면 좋겠다`는 신념을 고집하시어 선산에 모시게 된 사연도 있다. 선친께서는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참전 동지들을 한 번도 잊으신 적이 없으셨다.역사를 되짚어보면 국가가 세워지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특히 굴곡이 더 많았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오늘날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다. 나라가 위급에 처할 때 조국을 위해 젊음을 기꺼이 받쳤던 그분들의 값진 희생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오늘날 미국이 세계 초일류 국가로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사회적 합의와 강한 보훈정신에 있다.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나라사랑 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할 때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 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과 후손들의 기억하고 기리는 노력들일 것이다.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이 있는 추념시설이나 기념관에 들러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송이 국화꽃이라도 올려보자. 국경일에는 집에 태극기를 꼭 휘날리게 하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각인되는 6월이다.

2015-06-08

지역 중소병원도 포괄간호서비스 적극 동참을

▲ 이영미선린대 교수·간호학과 `포괄간호서비스`란 환자가 입원할 경우 병실에 상주하는 가족이나 간병인 없이 환자의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병원의 간호 인력이 전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간호 인력이 부족하여 간호사 1인당 환자 20여 명을 돌보는 실정으로 입원환자의 수발은 가족이나 간병인이 상주하면서 돌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짧은 기간 내 전 국민 건강보험을 실시하는 등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를 가지고 있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62%로 OECD 국가 평균 74.9%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특히,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하는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현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이런 중증질환으로 입원할 경우 의료비보다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가져다주는 것이 소위 말하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으로 이들을 하루빨리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전환하여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시급하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족관계를 중시하여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가족이 돌보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의 수발기능이 취약해져 `간병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최근 환자가 병원에 입원 시 간병인을 두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비용 또한 1일 7~8만원 정도로 배보다 배꼽이 큰 실정이며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포괄간호서비스를 적용할 경우 1일 입원료 추가부담 3천800원~7천450원으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정부는 의료비 부담의 주범 중 하나인 간병비용을 낮추고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난 2013년 7월부터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왔으며 작년까지는 그 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였으나, 금년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오는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며, 2018년부터는 수도권과 대형병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의 27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구의료원과 김천의료원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지난 2013년 7월에서 2014년 11월까지 포괄간호서비스 이용환자 1만2천7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가 98.1%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또한 간병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가족의 경제활동이 보장되고 병실환경도 훨씬 쾌적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예로부터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의 의료비와 간병은 큰 걱정거리였다. 이제는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포괄간호서비스`로 입원 시 간병 걱정이 없어진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올해 4월초 포항에도 KTX가 개통됨에 따라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의 의료 역외 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지역 중소병원들이`포괄간호서비스`사업에 참여하여 기본적인 의료서비스 강화로 의료 역외 유출을 막고, 그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모쪼록 우리지역에서도 많은 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에 참여하여 사업의 조기 정착은 물론 지역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간병비 걱정 없이 보다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15-06-04

취임 1년을 앞둔 포항시장께

▲ 백강훈 포항시의회 의원이강덕 포항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이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외지 기업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기업 유치를 위해 벌써 21건의 MOU도 체결했다고 한다. 지난달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도 다녀왔다. 러시아와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서 영일만항의 북방 물동량 확보를 위해 뛰었고, 해양관광산업 육성과 민간 투자 활성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강덕 시장과 동행한 포항시 대표단의 일원은 “이 시장이 일중독에 빠져 있더라”는 얘기까지 했다. 출장 기간 중 그날 업무가 늦은 시간까지 계속돼 동행한 대표단과의 만찬을 겸한 식사자리도 늦게 시작했었고 다음날 일찍 강행군이 이어져서 고단한 출장이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이 이 시장의 임기 마무리 시점에 구체적 성과와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한다.하지만 이강덕 시장에게 귀에 쓰지만 며칠 전의 일에 대한 고언을 하고자 한다.지난달 29일 제220회 포항시의회 본회의장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RDF) 민간투자 사업`의 마지막 진통과 숨고르기에 모두가 힘들어하며 RDF 실시 협약 동의안의 처리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사업이 이제 마지막 의회 동의안 처리를 남겨두고 있었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또 밖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그동안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동의안 처리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각 상임위별 보고와 의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RDF 안건의 보고에 대해 해당 지역구 시의원의 의사진행 발언과 요구에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전체의원들은 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사안에 대해 좀 더 주민들의 의견과 집행부의 사업 추진 당위성을 청취하는 자리를 갖자는데 의견을 모은 후 주민 대표와 시장을 기다렸다.하지만 시장은 오지 않았고 다른 직원을 통해서 “민원인과의 자리에서(거론하기에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민 대표에게 양해를 구해 간담회장 밖으로 나가게 하자”는 뜻을 전달해 왔다. 결국 주민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뒤 전체 의원들은 시장의 입장을 다시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까지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문제는 다음이었다. 이날 시장은 32명의 주민대표로 이뤄진 시의회에서 의원들을 앞에 두고 `여러분`이란 단어를 선택한 뒤 부하직원을 앞에 두고 훈계하거나 업무 지시를 하듯 말을 이어갔다. 심지어 피해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한 단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해당지역 시의원이 “표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자 시장도 즉각 맞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시장이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서자 많은 의원들은 놀라움은 물론 취임 후 1년간 보여 온 서민적이고 항상 약자의 편에서 먼저 자신을 낮춰온 모습을 떠올리며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의원들은 “오늘은 포항시장이 아닌 경찰청의 수장으로서 부하직원을 다루는 듯 해 많이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고 본인의 의도가 언행을 통해 남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많은 사람들이 받은 느낌이 똑 같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본회의장에서 주민들로부터 받은 항의에 단체장으로서 몹시 서운하고 감정이 상했던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세상의 만사는 서로 간의 신뢰와 진심이 뒷받침돼야 좋은 결실로 끝날 수 있다. 지금 취임 1년을 눈앞에 두고 이강덕 시장은 자신의 장점인 소통과 겸손의 자세를 더욱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는 52만의 시민을 대표하는 포항의 리더이다. 현재 포항이 힘들다고 한다. 인구는 감소추세고 경북도 내 법인 지방세도 구미에 400억여원이 뒤졌다. 이강덕 시장이 지난 1년간의 어려움과 성과를 성찰함으로써 포항의 위기를 잘 극복해 향후 미래에 더 큰 역할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릇을 더 크게 키워나가기를 기대한다.

2015-06-02

포항 자매도시 후쿠야마市, 그 친절함에 반하다

▲ 최현태 포스텍 화학공학과 3학년 응원단 `치어로` 단장포항시에서 일본 자매도시인 후쿠야마시 장미축제에 공연단을 데리고 간다는 소식을 들은 건 올해 2월 초였다. 당시에는 다른 일로 바빴고 또, 기본적인 일정만 나왔던 터라 공연에 관한 생각은 금새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개강이 되고 벚꽃이 필 무렵인 3월 중순, 다시금 포항시청에 알아보고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갔고 3개월 동안 여권 발급, 공연 안무 다듬기 등 여러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지난 15일 설레는 마음으로 일본 후쿠야마시로 출국하게 됐다.지리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그리 동떨어진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타국은 타국이므로 처음 일본 공항에 내렸을 땐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일본에서 영어 통하기를 바라지마라`라는 말을 익히 들었고 또, 일본어라고는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이치, 니` 정도밖에 모르는 내가 과연 일본 사람들과 교류가 가능할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하지만 그 걱정은 일본에 도착한 그날 밤 완전히 사라졌다. 호텔에 체크인한 후, 휴대폰 충전기를 빌려달라고 어눌한 말로 표현했을 때 호텔 직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천천히 우리말을 들은 다음 이내 웃는 얼굴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깨지고,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일본 사람들이 친절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가게 되었다.둘째 날도 첫날밤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공연 전날이어서 그런지 “타국 사람들이 내 제스처를 알아보고 반응해줄까”와 같은 고민거리가 자기 전에 많이 들었다. “공연 시작 전의 멘트도 일본말을 해야 하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도 역시 많이 생겨났다.드디어, 공연 날인 대망의 셋째 날이 밝았다. 후쿠야마시의 대 행사인 장미축제 현장에 가자 많은 부스들이 우릴 반겼다. 부스를 돌아다니는 동안 한 번 더 일본인의 친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말이라고는 `하이`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번역기를 써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보여주는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나같으면 포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이윽고, 장미축제에서 공연이 다가왔고 우리는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올라보니, 한국에서의 관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박수를 유도하는 대로 박수를 쳐주고 또, 곡이 끝나고 환호해주는 모습까지도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인지 더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땡볕 아래에서도 많은 일본인들이 갓길에서 우릴 반겨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일본인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됐다.우리의 메인 공연과 퍼레이드가 모두 끝나고 후쿠야마시를 떠나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작별의 아쉬운 마음이 밀려 들었다. 매번 통역해주고 안내해주느라 고생한 포항시 관계공무원들의 친절함에 지면으로나마 감사드린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마련해준 후쿠야마시청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어쩌면 헤어지는 그 자체가 야속하게 느껴졌을 정도다. 비록 짧다면 짧은 후쿠야마에서의 3일이었지만 내게 있어선, 일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좋은 추억거리를 안고 돌아왔다.신록이 우거진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후쿠야마에서 보낸 3일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그 친절함에는 반하지만 정서는 우리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15-05-29

`노인친화도시 조성`이 창조도시 밑거름

▲ 한상호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노인요양담당 달력에는 어버이날, 노인의날 등 유독 부모와 노인과 연관된 기념일이 두 번 있다. 이는 부모에 대한 효(孝)와 노인 공경을 통해 이 사회를 인간답게 만들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도덕성에 대한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입시 위주 교육과 물질만능주의로 인성(人性)이 상실되고 급속한 노령화 및 핵가족화로 고독, 무위, 빈곤, 질병 등 각종 노인문제가 발생한 지 오래다.나의 부모이자, 앞으로 나의 형상이 될 노인이 사회적 님비 현상에 따라 도시에서 이제 갈 곳을 잃고 외곽지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 독거노인 중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2천4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주지별 분석표에 따르면 북구 778명, 남구 734명, 도심 964명으로 도심지역에 40%가 거주하고 있다. 평균 25%의 공실률로 집계되고 있는 포항지역 31개소 노인요양시설 중 도심지역 8개소의 공실률은 0%이다. 노인들이 외곽지 보다는 도심지역에 거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노인들은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하고,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나의 피붙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만 부족한 노인복지시설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도심형 노인지원복합타운 조성을 위해 관공서와 폐교의 활용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 왔다. 현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면서 매입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포항교육지원청 부지 등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슬럼지역 내 주택 재활용을 통한 주간보호 노인전문치매시설로 확충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노후 연립주택 1층을 재활용한 노인주간보호시설을 동단위로 설치해 치매노인을 전문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간 소규모 어린이집 형태로도 확산시킬 수 있다. 행정기관과 기업이 나서서 함께 만들어가는 노인복지공간 조성도 생각할 수 있겠다.대구시는 KTG 소유 부지를 공원에서 상업지역으로 전환해 주고 KTG는 이 곳에 아파트를 세우는 한편 공원 조성과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건립해 행정기관에 기부채납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시설물을 도심구조에 맞게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만들어 노인시설로 운영한다면 외곽지로 떠도는 노인들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노년에 자녀들과 이별아닌 이별을 겪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포항시가 발빠르게 미래 노인 인구를 위한 기본인프라 확충을 추진한다면 포항시민은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더 행복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복지대책이 계획대로 제대로 이행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세계 각국은 저마다 노인을 위한 `고령친화도시`를 건설 중에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선진국은 물론 일본 등 초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편승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가장 일반적인 현상은 인생황혼기, 양로와 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도심으로 역(逆)이주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창조도시 포항`을 지향하는 포항시도`노인친화도시형 포항`구상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결국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부모세대의 문제가 아닌 아닌 바로 우리세대가 직접 겪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인 것이다. 포항이 그 어느 도시보다도 노인복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게 담당 공무원으로서 솔직하게 듣고 싶은 소리다.

2015-05-14

춘일단상(春日斷想)

▲ 김학서봉화군 봉성면장 올해도 어김없이 온 산천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계절을 밝혀주고 있다. 진달래는 봄이 시작되면 우리나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널리 퍼져 있어 꽃을 따서 먹기도 하고 화전을 부치거나 두견주라 하여 술을 빚기도 했으며 신라 헌화가에서 소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안주로 개나리와 함께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이렇게 진달래의 계절이 돌아오면 필자는 해마다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아주 오래전 몹시 무덥던 6월 전봇대 붙들고 울어주는 여인 하나 없이 안동 훈련소를 거쳐 보병 25사단에 배치되어 군에서 맞은 첫봄의 가슴 쓰린 기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그 당시에 북한은 땅굴을 남쪽으로 여러개 팠는데 우리 소대는 대대본부에서 떨어져 나와 임진강변에 자리를 잡고 야간에 적이 착암기 같은 것으로 땅굴을 파는 소리를 찾아내는 일이 주 임무였다.첫 휴가가 며칠 남지 않은 어느 봄날 여느 때와 같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초소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데 전북 익산이 고향인 선임하사가 큰 나무 한 그루 없고 온통 진달래뿐인 125 고지를 가리키며 `저 산 위에 진달래가 저렇게 빨간 것은 6·25 때 우리 국군이 흘린 피`며 `중공군과 싸우느라 아군 군번(인식표) 한 트럭을 쏟아 부었다`고 했다. 선임하사의 말은 조금은 과장된 표현이긴 하겠지만, 우리 국군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 고지를 지켰다는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125 고지뿐만 아니라 임진강변의 모든 능선이 핏빛 진달래다. 얼마나 많은 청춘이 여기서 꿈을 접었을까? 핏빛 진달래는 우리 국군이 흘린 피로 더욱 붉다는 선임하사의 말은 육군 일병의 새파란 가슴에 대못이 되어 그날 저녁 근무시간에는 졸지도 못하고 새벽이 올 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이젠 제대한지 30년도 넘어 당연하게 군에서의 일은 잊어야겠지만 이맘때 진달래를 보면 목젖이 아려오고 콧등이 시큰하다.올해는 광복 70주년으로 여기저기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오늘이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우린 지난 70년 앞만 보고 쉬지 않고 달려왔다. 또한 앞으로 달리기만 할뿐 어떻게 달려왔는지 돌아보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바둑에서도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복기(復碁)를 기본으로 하는데 말이다. 지난 세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남북으로 나눠져 피를 흘렸고 산업화를 위해 땀을, 민주화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그 피와 땀과 눈물을 밑거름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공시킨 나라,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IT 강국으로 국제무대에서 어깨를 펼 수 있는 세계의 당당한 일원이 되었다.지난 겨울 영화 `국제시장`에 관객이 많이 몰렸다. 그 덕분에 세대간의 갈등도 좁혀졌다고 한다. 우리의 아버지와 형과 누나는 서독의 탄광과 병원에서 베트남의 밀림에서 중동의 모래바람 속에서 `힘든 세월에 태어나 온갖 세상 풍파를 자식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것이 다행`이라는 `덕수`처럼 살아왔다. 이제 신산스런 세월을 견뎌 조금은 안온하게 살고 있지만 이 행복을 오래 누리려면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창업(創業) 보다 수성(守成)이 더 어렵다고 하지 않은가. `덕수`의 모진 세월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중국에선 황사 바람이 몰려오고 태평양의 물결도 여전히 높다. 내부의 모순 때문에 어렵고 힘든 때가 많았지 외적(外敵)이 강하여 위태로웠던 경우는 드물다. 피땀 흘려 지키고 가꿔온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라가 비록 태평하다고 어려운 때를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2015-05-04

추억의 포항역

▲ 조진포항시의원 #장면 1=1963년경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포항시 남빈동에 살던 필자와 동네 친구 K는 어느 봄날 학교를 `땡땡이`치고 놀러 가기로 했다. 둘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 점심 때가 되어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우리는 포항역으로 갔다. 역 안에서 `밴또`를 까먹고 하교 시간에 맞춰 각자 집으로 돌아 갔는데 집에 오니 아버지와 인부 몇이서 마당에 큰 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런데 집으로 들어서던 필자를 발견한 아버지, 대뜸 커다란 대문 빗장을 들고는 “너 오늘 학교 안갔지?”하며 쫓아 오는게 아닌가. 혼비백산해 도망을 가는데 정말`걸음아! 날살려라!`하고 뛰었다.`잡히면 죽었구나`하며 수 백 미터를 뛰었는데 다행히도 그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따돌렸다. #장면 2=1979년 7월 포항역. 학업 때문에 한참 늦은 나이에 육군 입대를 위해 입영열차를 타러 나온 필자와 장정(壯丁)들, 그 가족들이 대합실로부터 승강장 주변에 여기저기 모여 이별을 하고 있다. 머리를 빡빡 깎은 장정들이 객차를 가득 메우고 출발 준비를 하는데 창가에서 하염없이 우는 가족들. 필자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충혈된 눈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차창에 매달려 있다. 이제 곧 출발하면 충남 논산훈련소로 달려갈 입영열차. 호송을 맡은 기간병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장정들에게 주의사항과 행동요령을 가르치면서 군기를 잡는데, 생전 처음 군대가 어떤 곳인지 실상을 마주하는 장정들은 긴장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숨도 제대로 못쉬었던 객차 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장면 3=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후보, 그리고 2012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유세가 열린 포항역 광장. 구름처럼 모여든 수만 명의 지지자와 시민들 속에 후보가 등장하자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광장이 떠나갈 듯 하다. 가까이서 얼굴 한번 더 보고, 손 한번 잡아 보려고 밀치고 밀리면서 서로 웃던 순간이 기억 속에 또렷하다. 포항시의 큰 옥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집회장소로 이용되던 포항역 광장. 포항의 중심이자 고향마을 앞마당 같은 곳이었다.그 옛날 포항사람들의 추억과 애환(哀歡)이 서린 포항역. 역(驛)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였던가. 경부고속도로 완공에 이어 1972년 포항 고속버스가 개통되기 전까지 서울로 가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열차이던 시절. 포항에서 출발한 기차가 경주역에서`노리카에`(乘換·열차의 기관차를 떼어서 반대 방향으로 옮겨 붙이는 것)하고 대구를 거쳐 서울로 가는데 거의 9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포항역 앞에는 숙박시설도 많이 있었지만 당시 역 바로 앞에 `신선소주`와 `동방사이다`라는 향토 브랜드의 큰 광고판을 단 회사도 있었다. 신선(神仙)소주는 고구마로 담근 증류주(蒸溜酒)로 빨리 취하고 빨리 깬다하여 꽤 인기가 있었고, 동방(東邦)사이다는 지금의 `천연사이다`와 비슷한 맛으로 지역에서 애용되었으나 두 가지 모두 어느새인가 대형 메이커에 밀려 사라지고 말았다.포항역에서 도보로 불과 10여 분 거리에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 죽도시장이 있고, 시장에서 또 10여 분 거리에 송도해수욕장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열차를 타고 포항을 다녀갔다. 이제 KTX 개통과 함께 흥해로 옮겨간 포항역, 추억이 서린 포항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현재 구(舊) 포항역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하여 용역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필자 소견으로는 구 역사(驛舍) 건물 만은 보존하고 포항역에서부터 죽도시장, 송도해수욕장으로 연결되는 관광코스를 개발해 `근대 포항역사(歷史) 거리`로 조성하면 포항 도심의 역사도 보존하고 관광자원화도 이룰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2015-04-30

`포항중성리신라비 국보 승격`에 부쳐

▲ 배용일포항문화원장 문화재청이 2015년 4월 22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비석으로 추정되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를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3년전 2012년 2월 22일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천758호로 지정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의 승격이 예고돼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오랫동안 기다리던 소식은 바로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국보 승격이었다.포항중성리신라비는 시 승격 60주년이었던 2009년 발견됐다. 1면 12행에 걸쳐 모두 203자를 새긴 것으로 냉수리신라비(국보 264호)처럼 `지역에서 분쟁이 생겨 중앙에서 귀족들이 현장을 방문해 이를 해결한 후 다시 분쟁이 있을 경우 중죄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이다.그동안 정확한 제작 건립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국보로 지정된, 지증왕 4년(503)에 작성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와 법흥왕 11년(524)에 작성된 `울진 봉평리 신라비`보다 앞선 지증왕 2년(501)에 세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해 포항중성리신라비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비로 자리매김 되었다.한 지역에서 2기의 비석이 발견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두 비가 세워진 포항의 흥해·신광지역은 신라 왕경의 정치·경제·군사의 요충지, 즉 왕궁과 6부 등 귀족세력의 경제력 근간인 토지소유와 주민지배를 가능케한 왕경의 근기 수취지역이며 1급 직할 배후지로서 국가 운영의 기반이 되었던 곳임을 밝혀주고 있다.포항중성리비의 발견으로 포항 역사·문화의 새로운 조명이 시작돼 포항이 신라문화의 중추적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2009년 9월 3일 경주에서 열린 `포항 중성리신라비`학술심포지엄에 이어 2009년 10월 7~8일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정신문화발전연구위원회와 한국고대사학회가 주관한 `신발견 포항 중성리신라비에 대한 역사학적 고찰 ` 학술대회가 연이어 개최됐다.시 승격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자칫 그냥 묻힐 뻔 했던, 포항과 한국고대사의 새로운 역사적 문화유산의 발견은 5월 11일 흥해 중성리 도시계획도로 공사현장에서 인근 주민 김헌도씨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가로 45㎝, 세로 105㎝, 두께 10㎝ 가량 크기의 비석을 발견하고 바로 13일 오후 경북매일신문사에 근무하는 친구 이창형 국장에게 제보했다.신문사는 향토사학자들에게 알려 배용일 포항시사집필위원장과 이희특·이상준 시사집필위원들이 13일 오후 현장에서 비문을 1차 판독한 결과, 이 비석의 제작 시기는 5~6세기초이며 국보급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했다. 이튿날 5월 14일 아침 처음으로 경북매일신문의 특종기사가 `국보급 추정 신라비석 발견`의 제목으로 보도되자 포항시민, 한국고대사학회 교수 및 문화재청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날 아침 8시경 필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정배 원장,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 관장 및 한국고대사학회 교수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포항시청 문화관광과에서 문화재청으로 매장문화재 신고를 하도록 했다. 곧 산하기관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각 방송국과 전국적인 일간지 및 지방신문에 보도됨으로써 학계와 일반 국민들에게 비 발견 사실이 널리 전파됐다.포항중성리신라비의 발견 이후 학술대회가 2년 사이에 몇 차례가 열리고 24편의 논문이 작성돼 비의 역사적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밝혀주고 있다.포항중성리신라비의 발견으로 포항지역은 고대 신라문화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환동해 국립박물관(가칭) 건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인 포항중성리신라비와 다른 지역에 보관된 포항의 귀중한 문화재를 우리 고장에서 보존토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제와 문화가 어우러진 21세기 선진 해양관광문화도시로 함께 하는 변화, 도약하는 창조도시 포항의 새 시대 창출에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2015-04-27

일자리 패러독스

▲ 최원삼경북동남권인적자원개발위원회 운영단장·경북동부경영자협회 상임부회장 현재 한국의 `일자리 패러독스`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넘어 현재 대한민국의 이중적 노동시장구조에도 연관성이 있다. 최근 WEF(세계경제포럼)의 2014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144개국중 26위의 국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노동시장 효율성에서는 86위, 노사협력 132위, 고용 및 해고관행 경쟁력은 106위로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또한 OEDC 한국경제보고서(2014)에서는 정규직의 과보호로 기업은 고용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음을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고용보호와 임금의 연공성은 `기업의 정규직 채용기피-고용 위축-실업증가-경제성장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만든다. 저성장에 따른 장기침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 정년연장 의무화등으로 우리는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발 앞서 노동시장 개혁을 이룬 독일이 고용율 70%를 조기에 달성했을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서술한 NCS가 눈높이를 극복하고, 직무급제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일학습병행제는 정규직의 채용기피 현상 및 고용 위축현상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일학습병행제`란 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하여 주로 해당 근로자의 근무장소 또는 해당 기업의 생산시설ㆍ장비를 활용하여 기업 내의 전문적인 기술·지식이 있는 자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소양 등을 전수하는 교육훈련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근무장소 또는 생산시설과 분리된 시설이나 교육훈련기관에서 실시되는 교육훈련을 함께 제공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격 또는 학력 등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교육훈련을 말한다.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현장에 적합한 교육을 통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숙련자들이 학습근로자 신분으로 배치되고 더불어 정부가 이를 수행한 기업에 금전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고용축소, 정규직 채용기피 현상의 부분적 해소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낙관적인 측면만을 기대해 방심해서는 안된다. 일학습병행제의 긍적적 효과를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제도를 믿고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며, 일학습병행제를 구성하게 되는 NCS역시 기업의 현실에 맞게 적절히 녹아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현재 추진중인 NCS기업컨설팅 사업이 성공적으로 기업에 스며들어야 할 것이며, 성공적으로 NCS가 녹아든 기업에 우선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독일의 하르츠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독일노총(DGB)의 협력없이는 불가능 했다. 독일이 하르츠개혁이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고용율 70%를 달성하게 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성공적인 개혁의 이면에는 빈부격차를 유발하고, 노동 유연성은 좋아진 반면 소위 `mini-job`이 대폭 늘어나 노동자들은 과거보다 열악한 조건의 일자리를 억지로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비난을 부정할 수는 없다.동전도 양면이 있듯 변화에는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면의 그늘은 어쩔 수 없다고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그늘을 두려워하지 말고 뒷면도 밝게 비추는 것이 패러독스 철학의 핵심이다.앞서 말한 NCS와 일학습병행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일자리 미스매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에 노동계, 산업계, 정부등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성공적인 변화를 위한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때이다.

2015-04-14

오늘 나를 있게 한 것은 도서관이었다

▲ 황병한 포항시평생학습원장살고 있는 집옆에 동네 도서관이 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도서관을 내 집 안방 드나들 듯 편안하게 이용하는 도시, 단순히 책을 빌리고 시험공부를 하는 독서실 같은 도서관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고, 의욕과 호기심이 넘치는 시민들이 지식을 탐구하는, 나아가 미래를 꿈꾸는 도시.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별로 36개의 작은도서관을 운영 중인 포항시의 모습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36개의 작은도서관과 함께 대잠도서관과 영암도서관, 오천도서관, 동해석곡도서관, 어린이영어도서관 등 5개의 시립도서관도 운영 중이며 드디어 오는 7월 29일 준공예정인 연면적 9천812㎡ 도내 최고의 포은중앙도서관이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에 있어 명실상부한 전국최고의 도서관도시이다.도서관 인프라만큼 포항시민들의 독서 열기도 타 지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는 60여만 권에 이르러 한곳 평균 1만6천권을 보유하고 있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시민은 25만5천여 명에 이르며, 대출도서 20만여 권에 작은도서관이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만 1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포항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서관 운영과 이용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동안 도서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비롯한 각종 문화강좌, 유아와 엄마를 대상으로 한 독서문화운동인 `북스타트21`을 비롯해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구연 교실, 청소년을 위한 독서 강좌 등 재능기부 활동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덕분이다.이렇듯 도서관이 지역의 사랑방 역할로 인기를 모으면서 지속적인 도서 확보와 도서관 관리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기게 됐다. 이에 따라 포항시에서는 우선 금년말까지 시민이 참여하는 도서기증운동과 향토자료수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도서 확보의 경우 규모가 큰 시립도서관과의 통합대출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범시민 `도서기증운동`을 전개하여 집집마다 책장에 꽂힌 읽은 책들을 서로 나눠 읽자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번에 마무리 공사 중인 포은중앙 도서관에 향토자료코너를 신설하여 `향토사료 수집운동`을 계획하고 있어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소중한 향토사료를 모아 먼훗날 다음세대에게 포항사랑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사료를 집중 관리하여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새로 짓는 덩치 큰 도서관을 운영함에 있어 부족한 도서와 향토사료는 이렇게 해결해 나가면서 도서관 관리는 주민들의 손을 활용할 생각이다. 좋은 책을 추천하거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을 사서를 채용하기란 쉽지가 않다. 독서모임 등을 통해 참여자들의 재능기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옛날의 도서관은 왕족을 비롯한 권세가들에게만 개방되던 제한된 장소였지만, 오늘날의 도서관은 특정계층의 독점물이 아닌 일반대중을 위한 공공재가 되었다. 포항시는 53만 시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문화 커뮤니티의 장(場)으로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이 진화하면 시민의식이 발전하고, 성숙한 시민은 미래를 밝히는 촛불이 된다.`는 말처럼 포항시의 도서관은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이제 올 하반기에 `포은중앙도서관`이 정상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과 함께 주민이 소통하고 힐링 하는 지식문화의 장이 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빌 게이츠보다, 더 유능한 인재가 우리 도서관을 통해서 배출되기를 바란다.

2015-04-07

이제는 국가산단 `포항블루밸리`다

▲ 박명재 국회의원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KTX포항노선이 드디어 개통되었다. 우리는 KTX에서 두 가지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포항시민과 동해안 100만 주민이 함께 꿈꾸고 노력한 결과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는 점이고, 둘째는 포항은 KTX시대를 먼저 경험했던 다른 도시들을 뒤따라가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시장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 KTX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이제 포항의 시대적 과제는 시장 선도자로의 변모이다. 시장 선도자가 된다는 것은 KTX와 더불어 앞으로 개통될포항-울산고속도로시대에 대비하여 기업투자유치와 관광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친기업적 포항(Business friendly Pohang), 친관광적 포항(Tourism friendly Pohang)으로의 변모이다.이런 관점에서 포항은 이제 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 조성에 눈을 돌리고, 힘을 쏟아야 한다.포항블루밸리는 2019년까지 2단계에 걸쳐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원 184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여기에 기계·철강·선박·자동차부품 및 에너지·IT 산업을 유치하여 첨단부품소재 산업단지로 조성한다. 이 사업은 생산유발효과 22조원, 부가가치유발 5조원, 고용유발 8만명의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포항제철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이다.그러면 블루밸리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과제는 무엇인가.첫째는, 산업단지를 조기에 조성하기 위해서 도로·철도·항만·공항·용수 등 각종 인프라가 적기에 구축되어야 한다. KTX와 포항-울산고속도로를 비롯하여 동해중부선, 동해남부선 등 교통인프라의 획기적 구축과 영일만항 개발 및 안정적 공업용수 공급이 적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블루밸리 조성에 발목을 잡았던 공업용수 문제는 총사업비 33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게 되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둘째는, 저렴한 택지공급은 물론 조세감면과 보조금지급 등 파격적인 투자혜택과 인센티브가 있어야하고, 공장설립 원스톱처리 등 행정서비스의 강화와 함께 산·학·연의 협력, 그리고 관련산업과 연관단지 상호간의 정보·기술·금융·판로 등의 유기적인 협력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한다.셋째는, 이러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국내외 홍보 등 치밀한 기업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여, 여기에 지역의 모든 행정력과 정치력을 집중시키고, 나아가 모든 시민들이 친기업적 마인드로 기업투자유치에 함께 나서야 한다.이러한 블루밸리 조성이 가져올 파급 및 연관 효과 또한 실로 엄청나다.먼저, 블루밸리 조성으로 영일만항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 영일만대교의 민자 유치가 훨씬 수월해져 영일만대교의 꿈 역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8만의 고용인구와 그 가족들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여 덕성학원이 추진하는 포항영일만관광단지 조성과 장기면 두원·계원리 일원의 코스타밸리 종합관광단지 유치 등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촉진시키고, 이는 바로 장기·오천·구룡포·호미곶·동해를 연결하는, 이른바 호미반도 해양관광벨트 조성에도 탄력을 붙일 것이다.또한 구룡포·동해·호미곶 등 블루밸리 인근지역의 진입도로 개설 등 SOC가 확충되고 도시가스 공급이 용이하게 되어 인근주민들의 삶의 질 또한 개선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KTX와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 국가산단 블루밸리 조성, 영일만대교 건설, 영일만항 건설 및 배후단지 조성 등이 이루어지면 포항은 새로운 J자형 국토개발의 중심축이 되어, 그야말로 환동해권의 중심, 유라시아에 이르는 동북아의 물류중심이 되어 환태평양 경제권의 거점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이는 제2의 영일만 신화 창조로 이어지고, 포항은 비로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 비상할 것이다.

2015-04-06

포항 도시숲에는 지금

▲ 이경식 포항시 공원관리과포항의 도심에는 엄마 품속처럼 포근한 도시숲이 있다.왠지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쉼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힐링시켜 주는 그곳은 바로 북구 우현동 폐철로 부지를 이용해 조성한 도시숲이다.도시숲은 시민의 보건휴양·정서함양 및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으로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 도시숲은 법적, 물리적 공간개념 이상으로 환경·생태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적, 전통적, 공동체(community)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와 공동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도시숲은 일반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천적, 문화적인 참여활동을 포괄한다는 측면에서 도시숲의 조성 및 보전·관리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이 오면 우현동 도시숲에는 어느덧 봄 내음새로 퍼지는 향기와 오감을 만족시키는 봄꽃들의 향연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군데군데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유치원생과 어린이들의 최고의 놀이터이다. 나무 그늘 아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시는 분들, 도시숲이 너무 좋아 아침마다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오시는 노부부, 모두 정겨운 모습이다. 숲속의 작은 천국 도시숲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어린이와 같다.푸른하늘을 보며 새소리를 듣고, 노래 부르며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선생님과 산책로를 거닐며 나무와 이야기도 나누며 자연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도시숲 속에서는 매미소리 또한 정겹게 들려온다. 시설이나 환경이 워터파크나 휴양지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숲 속에서 케스케이드 물소리를 듣는다는 게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한다.도시숲은 자신만의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뭇잎들과 더할 나위 없이 향긋한 향기로 우리를 유혹하는 고운빛깔의 나뭇잎들, 툭툭 소리를 내며 나오는 꽃망울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고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조용히 다시 봄을 기다리며 휴식에 들어간 도시숲이 흰 눈을 덮어줄 것이다. 가족, 연인, 유치원생, 보행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숲을 찾고 또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마도 각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말 없이 우리를 반기고 쉬어가게 하는 고즈넉함 때문이 아닐까?오늘날 급속한 도시개발과 도시지역 내 숲에 대한 관리 부실로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이 악화되어 가고 있다.도시숲과 명상숲, 가로수 등의 조성을 통해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녹색생활 공간을 늘리고 도시생태계 기능을 회복 시키기 위해 관리해야 한다. 도시지역의 산림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림공원으로 조성, 도시 녹색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시숲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또 시민들의 다양한 생태적, 문화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도시의 생태적 건강성을 높여야 한다. 환경보전이나 환경개선 차원에서는 사회·문화적인 가치와 연계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도시숲이 되게 해야 한다.이런 가치들이 도시숲 속에서 구현된다면 일상에서 느끼는 작고 행복한 마음들이 우리를 평생 행복한 부자로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소모되지 않는 마음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이 봄날에 얼마 멀지 않은 우현동 도시숲을 산책해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마음에는 사랑과 봄이 몰고 오는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찰 것이다.

2015-03-27

일자리 패러독스

▲ 최원삼경북동부경영자협회 상임부회장 중소기업은 근로자가 없다하고 구직자는 일자리가 없다하는 현재 한국의 `일자리 패러독스`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패러독스 현상의 이면에는 소위 `눈높이` 차이라는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눈높이`가 단순 임금의 문제로만 치부되서는 안될 것이다.최근 직장인들의 이직 선택의 1순위가 임금에서 업무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패러독스 경영철학은 반도체 분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도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핵심 전략이었다.패러독스 경영이란 기존의 관행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발상을 전환하거나 생각을 뒤집어 하나의 체계 내에서 모순적인 요소들이 공존하면서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순한 모순이라 방치하지 않고 모순을 극복하고 전략으로 활용하는 패러독스의 경영철학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치에 적용해 봄직 하다.현재 우리는 일자리 패러독스, 그 원인인 눈높이, 그로인한 일자리미스매치까지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하지만 정면 돌파 할 수 없다고 하여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이에 정부에서는 고용률 70%로드맵을 제시하였고 여기에서 우리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라는 기업의 직무와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우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 한 것을 의미한다.국가직무능력표준은 직무의 수준체계를 산업현장 직무의 수준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현장 - 교육훈련·자격`과 연계해 경력개발경로 모형과 평생학습능력 성취 단계를 제시했으며 자격의 수준체계 구성 등에 활용할 수 있다.구직자들이 단순히 임금의 문제로만으로 `눈높이`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인이 가진 능력과 업무 연계성,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 본인의 성장가능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인사체계 및 근로자의 비전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이를 만족시켜 줄만한 대안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SC를 통해서 표준화하고 능력개발모형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근로자 스스로가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계획함으로써 보다 발전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직무체계가 단순 비전제시에만 그치지 않고 자격취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눈높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이러한 창조경제에 걸맞은 획기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NCS를 도입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일각에서는 NCS가 직무급제를 조장한다라는 비판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연공급제가 구시대적이고 직무급제가 시대상황에 맞춘 적합한 제도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제도나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단, NCS가 직무급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조금만 패러독스적인 시각에서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본다면, 기업이 마음대로 직무가치를 정하고 자의적으로 임금 등급을 매긴다면 공정하고 보편타당한 직무급이나 직능급이 성립할 수 없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CS가 바로잡고 기준을 정하고 있다면 직무급제가 가진 맹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2015-03-24

창조도시 포항에 거는 기대

▲ 주지홍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포항시는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목표로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육성, 시민행복추진 등 4대 전략을 세우고 민선6기 모든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속한 포항시 창조도시추진위원회 산하 물류산업육성분과는 민·관·산이 함께 동해안 유일의 국제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과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을 중심으로 포항을 환동해 물류허브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환동해 경제권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지는 이미 오래다. 90년대 초 소련의 개방과 중국과의 수교, 남북 경협의 확대로 환동해권은 21세기 동북아의 유력한 경제권이 되리라 기대를 모았다.그러나 2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환동해를 둘러싼 각 나라 경제권의 낙후성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이 러시아의 극동, 중국의 동북3성, 한국의 동해권, 일본의 서안은 모두 각 나라에서 낙후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환동해를 둘러싼 경제권이 기대만큼 활성화되기에는 그 경제규모가 너무 작았던 것이다. 산업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각 나라의 역사적, 정치적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다 보니 그 잠재적 경제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러시아는 극동자원 개발을 통해 태평양 진출을 준비 중이고, 중국 또한 자국에서 가장 낙후한 동북3성의 전략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도 자루비노 등 두만강지역 대안개발지역이 나타남에 따라 나진선봉 지역의 개발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든 상황이며, 일본은 지진의 위협에서 안정적인 서안지역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표방해 동해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환동해를 둘러싼 경제 환경은 필연적인 발전단계에 접어들었다 할 것이다.그렇다면 포항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아직까지 미완성인 영일만항 인프라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영일만항은 1조3천억원을 들여 컨테이너 4선석, 일반부두 2선석을 구축했으나, 이는 전체 계획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앞으로도 국제여객부두를 비롯한 항만시설과 배후단지, 영일만 4산업단지를 서둘러 완공해야 한다. 신생항만인 영일만항이 처한 당면한 현실이 어렵다.하지만 국비확보 및 사업추진이 지지부진 해진다면 영일만항은 그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잃고 만다. 현재 계획된 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돼 경쟁력 있는 영일만항이 갖춰질 때, 다가올 환동해 시대 거점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다가올 환동해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 마련과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필수적이다 환동해 물류거점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영일만항을 활성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방항로 개척이 필수적이다. 동북3성 및 극동러시아와의 교류, 동북아 경제적 여건, 자원상황 및 각 지역에서 가능한 신산업 검토 등 세밀한 분석을 통해 거기에 맞춰 영일만항과 배후단지의 그림을 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이런 종합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환동해 물류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 활동이 필요한 시기다.앞서 말했듯이 환동해는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변화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환동해의 경제적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각 나라의 정치적인 외부효과도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앞으로 우리 물류산업육성분과는 포항시와 함께 SOC 구축과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세부전략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다가올 환동해시대에 포항을 물류허브 도시이자 지속성장하는 창조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시민들도 창조도시 포항을 만드는데 적극 동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03-23

노인요양시설, 왜 山으로 가야만 하나

▲ 한상호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노인요양담당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 역시 2014년 기준으로 총 인구 52만4천276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6만2천118명으로 전체인구의 1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18년에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10년 후인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로 들어선다.이 같은 초고령사회와 함께 가족 유형의 변화 또한 더 큰 문제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의 1인 가구는 지난 1980년에 38만3천 가구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10년에는 414만2천 가구로 30년 사이에 10.8배 증가한 반면, 5인 이상 가구는 1980년에 397만4천 가구에서 2010년에는 139만8천 가구로 64.8%나 줄어들었다. 소규모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비해 5인 이상 가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우리만의 미덕으로 여겨졌던 부모 봉양의 가치 역시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집 안에서 노인이 사라지고, 자식들은 부모 봉양 대신에 노인요양시설에 맡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기만 하다. 한때는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부모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를 비난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더 문제는 부모 봉양의 대안이 된 노인요양시설이지만 아직도 혐오시설로 치부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설립되는 것을 반대하는 모습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지난해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 이 동네 주민과 상인 40여명이 노인복지시설 입주반대 집회를 열었다. 원룸 사업용 5층 건물 1층에 노인복지시설이 문을 열자 집단 반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구급차도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에 치매 노인들이 머무는 시설을 세웠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어쩔 거냐?”고 주장하며 구청장의 면담과 진정서 제출 등 집단행동을 통해 결국 복지시설 설립을 막은 사례가 있다. 비단 이런 사례가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전국적으로 노인복지시설은 기피 시설물로 인식되며 님비현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처럼 노인이 되면 판단과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없게 되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노인들을 집에서 봉양은 못하더라도 가족들이 자주 찾아가 만나고, 돌봐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물론 풍광이 좋은 노인복지시설을 택하는 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네온사인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 언제든지 병원에 찾아갈 수 있는 곳에서 생활했고, 여생 또한 그런 곳에서 보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노인들을 모셔야 할 곳이 어디겠는가? 선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설은 도심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가 있다.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벌써 30년 전에 경험했던 일본의 경우도 도심 밀착형 노인보건시설과 노인복합시설 등으로 노인복지의 해법을 풀어갔다. 언제든지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심 한복판에 설치한 노인보건시설은 치매와 고령으로 인해 남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이 장기간 거주하며 간병과 의료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노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이 같은 결실은 노인복지에 대한 문제는`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서 지역민들의 의식수준 개선이 선행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당국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제 우리도 내 부모, 내 형제,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의 나 자신이 도심 가까운 노인요양시설에서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의식을 전환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2015-03-16

창조도시 포항과 지역경제인의 역할

▲ 최병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사실 포항은 1949년 시 승격 이후로 2000년대 이르기까지 국제항 개항, 해병대 주둔, 그리고 포스코의 건설과 철강공단의 조성으로 내리막 없는 급속성장의 길만을 걸어왔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경북 최대의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반세기 동안 누구도 포항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포항을 둘러싼 냉정한 현실은 더 이상 지속성장하지 못하는 정체된 지표들로 가득하다. 철강산업의 세계경쟁력 약화, 단일산업 구조, 높아지는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욕구에 대한 대응속도, 가속화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등 지역에 산재한 도시문제들은 포항이 고도성장의 길에서 세계적인 기조와 같이 저성장 문턱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 또한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은 포항시의 산학연 리더들이 혁신적 협력관계를 구축, 지역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APGC(포스텍 동문 기업협의체)는 포항에 연구소를 개소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국 최초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 포스텍 등 산학연의 뛰어난 인재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지역경제인의 역할과 목표는 창조도시 포항 건설의 시정목표와 일치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포스코를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 육성, 창업활성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 등을 통해 급변하는 외부효과에 흔들림 없는 경제구조 정립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침체에 빠진 포항을 재도약 시키는 것이 우리 지역 경제인들의 역할이자 사명일 것이다.이강덕 시장의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역점시책으로 정한 포항시는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육성, 시민행복추진 등 4대 전략을 선정,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 포항시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나온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방향이자 과제라고 생각된다.그러나 아직까지 창조도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음을 느낀다. 본인은 역설적으로 창조도시 포항은 새로운 가치도 새로운 미래비전도 새로운 사업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의미도, 기존의 사업을 접어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도 아닐 것이다.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강점을 살리고, 기존의 사업들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미해 `포항만의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강덕 시장이 이야기하는 창조도시가 아닐까?비단 이강덕 시장뿐만 아니라 포항시의 책임 있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포항이 당면한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될 도시의 위기에 대한 고민은 이미 논의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의식들과 변화에 대한 여망이 임계점에 도달한 결과, 창조도시 포항이라는 목표로 발현되었다고 생각한다.지난 3년간 포항 상공인을 대표하는 상의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포항의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고 상공인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돌이켜보면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더 눈에 띈다.창조도시 포항, 영일만의 신화를 넘어 창조경제의 메카가 될 포항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본인은 상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포항과 지역경제 발전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 지역경제인들은 포항 발전의 중심에 있어온 포항의 긍지이자 자랑이며, 그 위상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당면한 포항의 어려움 속에 지역경제인들이 하나 되어 지속발전 가능한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2015-03-10

대구도 이젠 희망 있겠구나

▲ 손경찬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연합회장 며칠 전 대구의 그랜드호텔에서 대구시의정회(회장 최백영) 주관으로 `제18차 총회`가 열렸다. 필자는 경북도의정회 회원 자격으로 초청을 받고 축하해주러 그 자리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그날 마침 권영진 대구시장의 강의도 함께 있었다.아는 바로는 대구의정회에서는 총회 개최 때 세미나를 열어 지역 현안 토론과 함께 저명인사 초청 강의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전문가나 학자 등 많은 분이 나와서 의정회 활동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대구시장의 강연 순서가 되자 권영진 시장은 시정 주요 현안과 함께 참석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해 질의를 받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강연을 이끌어갔다.시민들이 알다시피 대구는 인구 251만명으로 인구수를 따졌을 때는 서울, 부산, 인천에 이어 네 번째 큰 도시지만 전통적인 도시 규모에서 볼 때에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대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비단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경제활동 규모나 지역소득에 있어서 대구시는 광역시 가운데 꼴찌를 점하고 있으니 그것은 관내에 대기업이 없고, 성장동력이 약한 구조적인 문제로 시민들이 함께 안타까워하면서 불명에의 탈피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그런 가운데 지난 6회 지방선거후 권영진 시장이 등장하고부터 취약한 대구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실제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해결가능성 있는 문제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꽤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필자는 행사장에서 권 시장의 주요 현안과제 설명과 시민 질의를 받고 답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구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가 저 정도의 소신과 명확한 혜안을 갖고 있다면 당장은 힘들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많은 난제들이 해결될 수 있고, 대구시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겠구나 하고 느꼈다.그래서 권 시장이 확고하게 설명해주는 현안들을 잘 살펴보았는데, 대구시가 내건 올해의 시정방향인 `대구 재창조 원년`이란 강조점과 무관하지 않았다.여러 가지 강조한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흔히 정치인들이 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 혹은 “알겠다”하고 어물쩍 넘어가기 일쑤인데, 권영진 시장은 그런 밋밋한 답변이 없었다.안 되는 사업은 “안 되는 내용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 이유를 질의자가 수긍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주었다.또한 교육문제를 거론됐을 때에는 교육감 소관이라 시장이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말하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오랫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남권공항 건설문제나 7년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구미취수원 이전문제가 강연회에서 거론됐을 때에는 권 시장은 당장 대구시 입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 처지를 생각해서, 양자가 상생(相生)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필자가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작은 정치를 했고, 지금까지 숱하게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현안처리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봤지만 권 시장의 판단은 올바른 방도로 생각된다.그 내용은 크게 보면 광역단체를 아우르는 적격 판단이고, 작게는 대구의 각 구가 추진하는 이해관계가 걸린 현안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이기도 하다.예를 들면 수성구가 잘되면 이웃인 동구와 남구가 동시에 발전되는 이치와 같으니 그런 맥락에서라면 대구광역시 전체의 이익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각 구(區)가 작은 이익을 위해 분쟁을 일삼고 해결책 없이 지지부진하게 세월만 축낸다면 그것은 소아적인 것일 테고, 시민을 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대구의 성장동력 가운데 문화예술을 빼놓을 수 없을 터, 현재는 서울 중심의 문화예술과 창작공연이 대세지만 대구는 과거부터 문화의 고장, 예술의 터전이니만큼 대구시가 나서 정체성(正體性)을 되찾고 도시브랜드를 만듦에 있어 시민의 대구사랑 정신이 기본인바, 이는 권 시장이 펼치는 시민과 함께 `대구 생각하기` 캠페인으로 귀결될 수 있다. 또 외부공연도 중요하지만 대구의 이야기를 찾아 창조하고 이를 외부로 수출하자는 독창적 예술발전 제안 역시 좋다.마지막 덧붙임은 권 시장의 명쾌한 공직관과 화합의 미래관이다.대구시공무원 스스로가 `시민의 발`로서 정성껏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자율적으로 공직을 수행할 때 대구 발전이 있는 것이지, 시장이 상관으로서 지시하고 권위를 과시하는 시대는 이젠 지나갔다는 설파는 설득력이 있다. 시장과 구청장, 시·구공무원이 같은 시민의 일꾼으로 존재하면서 일하고, 나타난 결과로 자긍심을 가질 때 시민이 편안해지고 대구사회가 원하는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가 찾아온다는 신념을 짧은 시간 권 시장의 강연을 듣고 필자가 그에게서 발견해낸 것이다.전통적인 도시세(勢)에서 대구가 3대도시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역소득 등에서 본다면 대구의 현실은 힘겹다. 하지만 권 시장의 혜안과 패기는 대기업이 없어서, 대규모 성장동력이 없어서 대구 발전이 없다는 변명에 쇄기를 박고 있다.그럴수록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에 열중하고, 물포럼 개최 등 신성장 소재(素材)에 관한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론은 타당한 것이다.대구시의정회가 주관한 행사에서 필자는 권 시장의 강의를 듣고서 “시장님이 벌써 대구를 훤히 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열의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2015-03-09

포항 스틸러스에 적극적 지원과 사랑을

▲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4년 전 세계 프로축구팀 자산가치를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3조5천억원, FC바로셀로나 3조3천억원,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조 9천억원으로 평가했다.그 중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박지성 선수가 활약한 맨유의 마케팅 전략은 `영국을 넘어 세계로`이다. 전 세계 7천500만명의 열혈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투어, 아프리카 투어, 미국 투어와 더불어 맨유 홈 그라운드인 `올드 트라포트`를 통해 유명스타들이 사용한 라커룸과 시설물 체험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의 도시 마케팅에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또한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우라와시는 본래 인구 40만 정도의 중소도시로 그저 도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베드타운 역할만 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1993년 미쯔비시중공업이 우라와 레즈 프로축구단을 창단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포터즈를 구성해 지난해 재정지원을 하는 축구클럽만 2천480개에 이른다. 또 2006년 J-리그 우승, 2007년 AFC챔프언스리그 우승 등 도쿄의 베드타운이라는 변방에서 축구의 성지라는 자부심이 도시의 역동성과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고 한다.이렇듯, 스포츠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스포츠가 곧 도시의 경쟁력이 되어 도시 발전을 앞당기고,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도시를 먹여 살리기도 한다.우리 포항의 스틸러스는 지난 1973년 4월 우리 지역을 연고지로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실업축구단으로 창단했다. 1984년 프로축구클럽으로 전환 후 이회택, 최순호, 홍명보, 황선홍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를 비롯해 60여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해 낸 한국축구 스타의 산실이자 아시아 최고의 명문클럽임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또한 그 동안 성적은 물론이고 최초 전용구장 설립, 최초 클럽하우스 운영, 최초 유소년클럽시스템 도입 등 과감한 투자로 한국축구 발전을 주도했다. 또 1997년과 1998년 2년 연속 AFC챔피언에 등극, 2009년에 또다시 AFC챔피언에 올라 아시아축구의 톱 브랜드임을 입증한 바 있다. 2012년 FA컵 우승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포항의 이름을 알리는 등 우리시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오고 있다. 그 외 청소년 스틸야드 체험활동 추진, 소외계층 홈경기 초청, 유소년 어린이 축구 아카데미, 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을 위한 스트레칭교실운영, 정기적인 자원봉사와 후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적극 실천해오고 있다.지역의 스포츠팀은 그저 선수들만의 몫이 아니다. 그 지역의 문화이고 정체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스포츠팀이나 클럽이든 연고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신도 그 팀의 일부라는 소속감과 자긍심 가득한 지역민들의 열정과 사랑, 성원이 함께 해야만 그 팀은 세계적인 명문클럽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에겐 포항스틸러스가 있다. 우리 포항의 자랑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스틸러스가 더욱 발전하고, 더불어 우리포항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보태어야 할 때이다.우리가 포항 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홈 경기가 있는 날,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이 경기장을 방문해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기만 하면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에다 머플러까지 두르면 참 멋있을 것이다. 스틸야드에서 시민 누구나가 서포터즈가 돼 “스~~틸러스”를 외치면 꿈의 구장 `스틸야드`, 세계적 명문구단 `포항스틸러스`가 머지않아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2015-03-09

포항 숙박업소, 부티크호텔로의 변신 기대

▲ 김정수선린대 교수·호텔 외식경영 계열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수많은 부분을 가공하는 미래형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관광산업은 다양한 구성원들로 구성돼 있다. 숙박기능을 담당하는 호텔, 모텔, 콘도 등, 운송기능을 담당하는 항공사·렌터카·철도산업, 크루즈산업, 테마파크(놀이공원) 같은 오락기업, 박물관·동물원·극장 등과 같은 관광명소, 외식산업, 여행사, 관광기업 과 관련된 여러 협회 소속의 많은 구성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관광산업에서 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이렇듯 관광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호텔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Hospitale로, `순례 또는 참배자를 위한 숙소`를 뜻한다. 이후 `여행자의 숙소 또는 휴식장소, 병자를 치료하고 고아나 노인들을 쉬게 하는 병원`이라는 뜻의 Hospital과 Hostel을 거쳐 18세기 중엽 이후에 지금의 뜻으로 바뀌었다.철의 도시로 상징돼 왔던 포항의 지속적 변화을 추구해온 포항시는 해양과 관광의 도시로 다양성을 추구해가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 특히 이제 시민의 열망사업 이었던 KTX가 개통됨에 따라 새롭게 변신의 기회를 맞는 측면에서 관광산업의 중심이고 도시품격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항목 중의 하나가 포항의 호텔산업이다.현재 포항에는 7개의 관광호텔이 있으며 4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그중 필로스호텔의 객실 131개를 제외한 나머지 호텔은 중·소규모의 관광호텔로서 비즈니스호텔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나마 곧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영일대 해수욕장 인근 베스트웨스턴호텔이 정식 호텔로 개장하게 된다.그동안 포항시의 숙박업체는 지속적으로 증가 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관광객의 형태변화에 대응하고 대외적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아직도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한 외국인 개별 여행객 증가와 내국인 숙박관광 수요 증가에 부합하는 관광호텔에 대한 기능개선과 지원방향이 논의됨에 따라 포항시의 국제도시로서 활성화에 따른 호텔 숙박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제에 포항의 새로운 변신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도시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시 부티크(Boutique)호텔 건립을 제의해 본다.부티크라는 말은 `규모는 작아도 멋있고 개성적인 의류를 취급하는 점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패션분야에서 시작된 용어다. 특정 고객층을 위해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 상품을 제공하는 맞춤서비스라 할 수 있는데, 이 부티크의 개념이 호텔에 접목되면서 기존의 일반적인 호텔과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서는 것이다.부티크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호텔의 구성요소를 획일화하지 않고, 사교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추가하며 객실마다 다른 독특한 컨셉의 인테리어를 통해 예술적 문화공간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부티크호텔은 하나의 새로운 호텔 트렌드이며 규모는 작지만 개성 있는 건축이나 인테리어를 갖추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일컫는다.서비스업, 특히 호텔업은 고객과의 친밀한 접촉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업이다. 고객의 기대를 예측하고, 충족하고, 그리고 초과로 만족시키는 노력은 환대산업의 본질이다. 현대 사회의 고객은 무엇에 의해 감명을 받는지, 그 요구를 아주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산출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호텔이야말로 미래의 성공적인 호텔이 될 것이다.390여개에 달하는 포항의 숙박업소를 선별해 중앙정부와 시의 지원으로 관광호텔로 변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포항의 문화와 차별화된 컨셉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부티크 호텔로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2015-03-06

포항 정신과 3·1운동

▲ 이상준향토사학자·수필가 지명은 유구한 역사와 숱한 사연을 담고 있다. 마을과 고을의 지명은 그냥 마음대로 짓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명을 잘 연구해보면 그 지역의 정신(정체성)이 담겨져 있다.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밝히고 있는 대표적인 지명은 `영일(迎日)`이다.영일이란 지명과 관련해 지금부터 약 1800년 전에 연오랑·세오녀 신화가 탄생했다. 이 신화에 내포된 사상은 일월사상이다. 우리나라의 건국과 관련된 신화는 단군신화이고, 거기에 내포된 홍익사상이 한국사상의 근원이라면 연오랑·세오녀 신화가 품고 있는 일월사상은 포항정신의 근원이다. 따라서 포항의 정체성은 이 신화를 잘 음미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포항정신은 곧 일월정신이고, 일월정신은 화합과 개척, 창조의 정신으로 요약된다.우리들 의식 속에 녹아있는 일월정신은 한편으로 본다면 일종의 선민정신이고, 으뜸 정신이다. 갈대밭 황무지를 개간하여 세계 굴지의 포스코를 창립한 것도, 전국 최초로 새마을운동을 일으킨 것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방사업을 실시한 것도 모두 개척과 창조정신, 으뜸정신에서 나왔다. 그 정신은 지역에서 대통령까지 배출하는 밑거름 됐다. 그런데, 우리가 잊고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포항이 경북에서 가장 빠른 3.1운동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포항의 3.1운동은 1919년 3월 11일 포항교회 교인들과 사립영흥학교 교사들이 주동하였다. 당시 포항교회의 장로였던 최경성은 이미 그해 3월 8일 있었던 대구 3.1운동에 참여하여 독립만세 시위운동을 일으키는 중 일경에 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같은 교회의 장로였던 송문수는 대구에서 포항으로 내려와 대구의 3.1운동 소식을 영흥학교의 교사인 장운환, 집사인 이봉학, 그리고 교인 이기춘 등에 게 알려 그들과 함께 3월 11일에 있을 포항장날을 기하여 만세운동을 거행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계획이 노출되어 독립선언서와 인쇄물이 일경에 압수되고, 주동자들은 검거돼 구속되었다. 이 소문은 시내에 금방 퍼졌다. 주동자들은 구속되었지만 3월 11일 낮부터 수백 명의 군중이 포항장터에 운집하여 만세를 부르고 독립선언서를 벽에 내걸며 시위를 하였다. 시위는 12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군중들이 영흥학교 서편에 이르렀을 때는 그 숫자가 천여 명으로 늘어나 있었다고 한다.포항의 3.11 거사는 영일군의 각 지역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갔다. 특히 3월 22일에는 청하와 송라면에서 대대적인 만세시위가 있었다. 이런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입증해주는 자료가 있다. 바로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이다. 이 책에는 영일군의 3.1운동 시위 횟수가 9회, 참가 연인원은 2천900명, 사망자가 40명, 부상자는 380명, 피검자는 320명으로 나타나 있다.올해로 3.1운동이 96주년을 맞았다. 3.1절 날 포항은 별 행사 없이 조용히 넘어 갔다. 반면 인근 영덕군에서는 매년 3·1절이 되면 3·18만세운동 희생선열들을 추념하고 애국충절의 독립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3. 1정신을 군민이 화합하는 정신문화운동으로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영덕군민들은 이미 1983년 11월, 3.1운동이 가장 격렬했던 영해면 소재지에 `3.1 의거 기념탑`을 준공하여 선열들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 `영덕군지`에 의하면, 영덕지역의 첫 만세의거는 포항보다는 1주일정도 늦은 3월 18일 영해장터에서 부터 시작됐다. 피해 규모는 시위대 중 8명이 현장에서 즉사하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했다. 영덕과 영해지역을 포함한 영덕군 전체에서 3.18 만세의거에 참여한 인원은 수 백 명인데, 약 600여명의 시위 참여자가 검거되었고, 이 중 170명이 재판을 받았다고 한다.포항은 시기적으로 도내에서 가장 일찍 3.1운동에 동참했다. 규모면이나 희생자면에서 보더라도 도내 어떤 지역보다도 우세하다. 포항의 정체성은 시민들이 그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때 바로 서게 될 것인데, 내용을 몰라서 일까. 아니면 알고도 관심이 없는 건가. 정작 포항에는 아직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기념하는 행사나 조형물이 하나도 없다. 포항의 3.1운동은 포항정신의 뿌리가 돼 포항근대사의 등불로 영원히 빛나야 하는데도 말이다.그래서 이 지면을 통해서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범시민적 차원에서 `포항 3.1운동 기념비`를 건립하자. 비만 세워둘게 아니라, 3.1절 전야제 행사를 개최하자. 매년 2월 29일 저녁, 풍물놀이를 시발로 옛 포항교회에서 형산강하구 둔치까지 10여 km 구간 포항운하를 따라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건강걷기대회를 가지면 어떨까? 지역 청소년들이 모두 한자리에 나와 어울 마당을 개최하는 것도 좋다. 관과 시민, 출향인들 까지 옛 포항교회에서 결집되면, 채화된 횃불을 앞세워 옛 영흥학교자리를 거쳐 포항운하를 따라 형산강 하구까지 행진을 하는 것이다. 구한말 지역 출신으로 문경새재 이남에서 위세를 떨쳤던 최세윤 의병장 의병출정식이 이때 재현되어도 좋겠다. 시민 모두가 하나가 돼 96년 전 그 당시의 함성을 외치며 횃불행진을 하는 것이다. 행진이 끝나 형산강 둔치에 군중들이 모였을 때 각종공연 등 불꽃놀이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포항의 불꽃놀이 축제를 이즈음에 맞추면 어떨까?가장 포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과 같이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는 포항의 문화유산과 그 정신을 바탕으로 했을 때 창조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다. 경북 최초로 3·1운동을 일으켰던 그 으뜸정신으로 시민들이여 다시 한 번 결집하자. 이제 지역경기회복을 위해서도 포항정신을 대·내외에 과시할 때가 왔다.

201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