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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자리 패러독스

▲ 최원삼경북동남권인적자원개발위원회 운영단장·경북동부경영자협회 상임부회장 현재 한국의 `일자리 패러독스`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넘어 현재 대한민국의 이중적 노동시장구조에도 연관성이 있다. 최근 WEF(세계경제포럼)의 2014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144개국중 26위의 국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노동시장 효율성에서는 86위, 노사협력 132위, 고용 및 해고관행 경쟁력은 106위로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또한 OEDC 한국경제보고서(2014)에서는 정규직의 과보호로 기업은 고용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음을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고용보호와 임금의 연공성은 `기업의 정규직 채용기피-고용 위축-실업증가-경제성장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만든다. 저성장에 따른 장기침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 정년연장 의무화등으로 우리는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발 앞서 노동시장 개혁을 이룬 독일이 고용율 70%를 조기에 달성했을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서술한 NCS가 눈높이를 극복하고, 직무급제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일학습병행제는 정규직의 채용기피 현상 및 고용 위축현상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일학습병행제`란 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하여 주로 해당 근로자의 근무장소 또는 해당 기업의 생산시설ㆍ장비를 활용하여 기업 내의 전문적인 기술·지식이 있는 자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소양 등을 전수하는 교육훈련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근무장소 또는 생산시설과 분리된 시설이나 교육훈련기관에서 실시되는 교육훈련을 함께 제공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격 또는 학력 등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교육훈련을 말한다.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현장에 적합한 교육을 통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숙련자들이 학습근로자 신분으로 배치되고 더불어 정부가 이를 수행한 기업에 금전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고용축소, 정규직 채용기피 현상의 부분적 해소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낙관적인 측면만을 기대해 방심해서는 안된다. 일학습병행제의 긍적적 효과를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제도를 믿고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며, 일학습병행제를 구성하게 되는 NCS역시 기업의 현실에 맞게 적절히 녹아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현재 추진중인 NCS기업컨설팅 사업이 성공적으로 기업에 스며들어야 할 것이며, 성공적으로 NCS가 녹아든 기업에 우선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독일의 하르츠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독일노총(DGB)의 협력없이는 불가능 했다. 독일이 하르츠개혁이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고용율 70%를 달성하게 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성공적인 개혁의 이면에는 빈부격차를 유발하고, 노동 유연성은 좋아진 반면 소위 `mini-job`이 대폭 늘어나 노동자들은 과거보다 열악한 조건의 일자리를 억지로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비난을 부정할 수는 없다.동전도 양면이 있듯 변화에는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면의 그늘은 어쩔 수 없다고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그늘을 두려워하지 말고 뒷면도 밝게 비추는 것이 패러독스 철학의 핵심이다.앞서 말한 NCS와 일학습병행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일자리 미스매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에 노동계, 산업계, 정부등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성공적인 변화를 위한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때이다.

2015-04-14

오늘 나를 있게 한 것은 도서관이었다

▲ 황병한 포항시평생학습원장살고 있는 집옆에 동네 도서관이 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도서관을 내 집 안방 드나들 듯 편안하게 이용하는 도시, 단순히 책을 빌리고 시험공부를 하는 독서실 같은 도서관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고, 의욕과 호기심이 넘치는 시민들이 지식을 탐구하는, 나아가 미래를 꿈꾸는 도시.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별로 36개의 작은도서관을 운영 중인 포항시의 모습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36개의 작은도서관과 함께 대잠도서관과 영암도서관, 오천도서관, 동해석곡도서관, 어린이영어도서관 등 5개의 시립도서관도 운영 중이며 드디어 오는 7월 29일 준공예정인 연면적 9천812㎡ 도내 최고의 포은중앙도서관이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에 있어 명실상부한 전국최고의 도서관도시이다.도서관 인프라만큼 포항시민들의 독서 열기도 타 지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는 60여만 권에 이르러 한곳 평균 1만6천권을 보유하고 있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시민은 25만5천여 명에 이르며, 대출도서 20만여 권에 작은도서관이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만 1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포항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서관 운영과 이용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동안 도서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비롯한 각종 문화강좌, 유아와 엄마를 대상으로 한 독서문화운동인 `북스타트21`을 비롯해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구연 교실, 청소년을 위한 독서 강좌 등 재능기부 활동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덕분이다.이렇듯 도서관이 지역의 사랑방 역할로 인기를 모으면서 지속적인 도서 확보와 도서관 관리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기게 됐다. 이에 따라 포항시에서는 우선 금년말까지 시민이 참여하는 도서기증운동과 향토자료수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도서 확보의 경우 규모가 큰 시립도서관과의 통합대출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범시민 `도서기증운동`을 전개하여 집집마다 책장에 꽂힌 읽은 책들을 서로 나눠 읽자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번에 마무리 공사 중인 포은중앙 도서관에 향토자료코너를 신설하여 `향토사료 수집운동`을 계획하고 있어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소중한 향토사료를 모아 먼훗날 다음세대에게 포항사랑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사료를 집중 관리하여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새로 짓는 덩치 큰 도서관을 운영함에 있어 부족한 도서와 향토사료는 이렇게 해결해 나가면서 도서관 관리는 주민들의 손을 활용할 생각이다. 좋은 책을 추천하거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을 사서를 채용하기란 쉽지가 않다. 독서모임 등을 통해 참여자들의 재능기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옛날의 도서관은 왕족을 비롯한 권세가들에게만 개방되던 제한된 장소였지만, 오늘날의 도서관은 특정계층의 독점물이 아닌 일반대중을 위한 공공재가 되었다. 포항시는 53만 시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문화 커뮤니티의 장(場)으로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이 진화하면 시민의식이 발전하고, 성숙한 시민은 미래를 밝히는 촛불이 된다.`는 말처럼 포항시의 도서관은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이제 올 하반기에 `포은중앙도서관`이 정상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과 함께 주민이 소통하고 힐링 하는 지식문화의 장이 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빌 게이츠보다, 더 유능한 인재가 우리 도서관을 통해서 배출되기를 바란다.

2015-04-07

이제는 국가산단 `포항블루밸리`다

▲ 박명재 국회의원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KTX포항노선이 드디어 개통되었다. 우리는 KTX에서 두 가지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포항시민과 동해안 100만 주민이 함께 꿈꾸고 노력한 결과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는 점이고, 둘째는 포항은 KTX시대를 먼저 경험했던 다른 도시들을 뒤따라가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시장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 KTX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이제 포항의 시대적 과제는 시장 선도자로의 변모이다. 시장 선도자가 된다는 것은 KTX와 더불어 앞으로 개통될포항-울산고속도로시대에 대비하여 기업투자유치와 관광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친기업적 포항(Business friendly Pohang), 친관광적 포항(Tourism friendly Pohang)으로의 변모이다.이런 관점에서 포항은 이제 국가산업단지 포항블루밸리 조성에 눈을 돌리고, 힘을 쏟아야 한다.포항블루밸리는 2019년까지 2단계에 걸쳐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원 184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여기에 기계·철강·선박·자동차부품 및 에너지·IT 산업을 유치하여 첨단부품소재 산업단지로 조성한다. 이 사업은 생산유발효과 22조원, 부가가치유발 5조원, 고용유발 8만명의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포항제철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이다.그러면 블루밸리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과제는 무엇인가.첫째는, 산업단지를 조기에 조성하기 위해서 도로·철도·항만·공항·용수 등 각종 인프라가 적기에 구축되어야 한다. KTX와 포항-울산고속도로를 비롯하여 동해중부선, 동해남부선 등 교통인프라의 획기적 구축과 영일만항 개발 및 안정적 공업용수 공급이 적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블루밸리 조성에 발목을 잡았던 공업용수 문제는 총사업비 33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게 되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둘째는, 저렴한 택지공급은 물론 조세감면과 보조금지급 등 파격적인 투자혜택과 인센티브가 있어야하고, 공장설립 원스톱처리 등 행정서비스의 강화와 함께 산·학·연의 협력, 그리고 관련산업과 연관단지 상호간의 정보·기술·금융·판로 등의 유기적인 협력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한다.셋째는, 이러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국내외 홍보 등 치밀한 기업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여, 여기에 지역의 모든 행정력과 정치력을 집중시키고, 나아가 모든 시민들이 친기업적 마인드로 기업투자유치에 함께 나서야 한다.이러한 블루밸리 조성이 가져올 파급 및 연관 효과 또한 실로 엄청나다.먼저, 블루밸리 조성으로 영일만항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 영일만대교의 민자 유치가 훨씬 수월해져 영일만대교의 꿈 역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8만의 고용인구와 그 가족들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여 덕성학원이 추진하는 포항영일만관광단지 조성과 장기면 두원·계원리 일원의 코스타밸리 종합관광단지 유치 등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촉진시키고, 이는 바로 장기·오천·구룡포·호미곶·동해를 연결하는, 이른바 호미반도 해양관광벨트 조성에도 탄력을 붙일 것이다.또한 구룡포·동해·호미곶 등 블루밸리 인근지역의 진입도로 개설 등 SOC가 확충되고 도시가스 공급이 용이하게 되어 인근주민들의 삶의 질 또한 개선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KTX와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 국가산단 블루밸리 조성, 영일만대교 건설, 영일만항 건설 및 배후단지 조성 등이 이루어지면 포항은 새로운 J자형 국토개발의 중심축이 되어, 그야말로 환동해권의 중심, 유라시아에 이르는 동북아의 물류중심이 되어 환태평양 경제권의 거점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이는 제2의 영일만 신화 창조로 이어지고, 포항은 비로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 비상할 것이다.

2015-04-06

포항 도시숲에는 지금

▲ 이경식 포항시 공원관리과포항의 도심에는 엄마 품속처럼 포근한 도시숲이 있다.왠지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쉼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힐링시켜 주는 그곳은 바로 북구 우현동 폐철로 부지를 이용해 조성한 도시숲이다.도시숲은 시민의 보건휴양·정서함양 및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으로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 도시숲은 법적, 물리적 공간개념 이상으로 환경·생태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적, 전통적, 공동체(community)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와 공동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도시숲은 일반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천적, 문화적인 참여활동을 포괄한다는 측면에서 도시숲의 조성 및 보전·관리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이 오면 우현동 도시숲에는 어느덧 봄 내음새로 퍼지는 향기와 오감을 만족시키는 봄꽃들의 향연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군데군데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유치원생과 어린이들의 최고의 놀이터이다. 나무 그늘 아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시는 분들, 도시숲이 너무 좋아 아침마다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오시는 노부부, 모두 정겨운 모습이다. 숲속의 작은 천국 도시숲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어린이와 같다.푸른하늘을 보며 새소리를 듣고, 노래 부르며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선생님과 산책로를 거닐며 나무와 이야기도 나누며 자연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도시숲 속에서는 매미소리 또한 정겹게 들려온다. 시설이나 환경이 워터파크나 휴양지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숲 속에서 케스케이드 물소리를 듣는다는 게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한다.도시숲은 자신만의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뭇잎들과 더할 나위 없이 향긋한 향기로 우리를 유혹하는 고운빛깔의 나뭇잎들, 툭툭 소리를 내며 나오는 꽃망울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고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조용히 다시 봄을 기다리며 휴식에 들어간 도시숲이 흰 눈을 덮어줄 것이다. 가족, 연인, 유치원생, 보행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숲을 찾고 또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마도 각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말 없이 우리를 반기고 쉬어가게 하는 고즈넉함 때문이 아닐까?오늘날 급속한 도시개발과 도시지역 내 숲에 대한 관리 부실로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이 악화되어 가고 있다.도시숲과 명상숲, 가로수 등의 조성을 통해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녹색생활 공간을 늘리고 도시생태계 기능을 회복 시키기 위해 관리해야 한다. 도시지역의 산림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림공원으로 조성, 도시 녹색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시숲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또 시민들의 다양한 생태적, 문화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도시의 생태적 건강성을 높여야 한다. 환경보전이나 환경개선 차원에서는 사회·문화적인 가치와 연계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도시숲이 되게 해야 한다.이런 가치들이 도시숲 속에서 구현된다면 일상에서 느끼는 작고 행복한 마음들이 우리를 평생 행복한 부자로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소모되지 않는 마음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이 봄날에 얼마 멀지 않은 우현동 도시숲을 산책해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마음에는 사랑과 봄이 몰고 오는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찰 것이다.

2015-03-27

일자리 패러독스

▲ 최원삼경북동부경영자협회 상임부회장 중소기업은 근로자가 없다하고 구직자는 일자리가 없다하는 현재 한국의 `일자리 패러독스`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패러독스 현상의 이면에는 소위 `눈높이` 차이라는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눈높이`가 단순 임금의 문제로만 치부되서는 안될 것이다.최근 직장인들의 이직 선택의 1순위가 임금에서 업무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패러독스 경영철학은 반도체 분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도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핵심 전략이었다.패러독스 경영이란 기존의 관행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발상을 전환하거나 생각을 뒤집어 하나의 체계 내에서 모순적인 요소들이 공존하면서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순한 모순이라 방치하지 않고 모순을 극복하고 전략으로 활용하는 패러독스의 경영철학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치에 적용해 봄직 하다.현재 우리는 일자리 패러독스, 그 원인인 눈높이, 그로인한 일자리미스매치까지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하지만 정면 돌파 할 수 없다고 하여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이에 정부에서는 고용률 70%로드맵을 제시하였고 여기에서 우리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라는 기업의 직무와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우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 한 것을 의미한다.국가직무능력표준은 직무의 수준체계를 산업현장 직무의 수준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현장 - 교육훈련·자격`과 연계해 경력개발경로 모형과 평생학습능력 성취 단계를 제시했으며 자격의 수준체계 구성 등에 활용할 수 있다.구직자들이 단순히 임금의 문제로만으로 `눈높이`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인이 가진 능력과 업무 연계성,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 본인의 성장가능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인사체계 및 근로자의 비전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이를 만족시켜 줄만한 대안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SC를 통해서 표준화하고 능력개발모형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근로자 스스로가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계획함으로써 보다 발전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직무체계가 단순 비전제시에만 그치지 않고 자격취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눈높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이러한 창조경제에 걸맞은 획기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NCS를 도입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일각에서는 NCS가 직무급제를 조장한다라는 비판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연공급제가 구시대적이고 직무급제가 시대상황에 맞춘 적합한 제도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제도나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단, NCS가 직무급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조금만 패러독스적인 시각에서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본다면, 기업이 마음대로 직무가치를 정하고 자의적으로 임금 등급을 매긴다면 공정하고 보편타당한 직무급이나 직능급이 성립할 수 없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CS가 바로잡고 기준을 정하고 있다면 직무급제가 가진 맹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2015-03-24

창조도시 포항에 거는 기대

▲ 주지홍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포항시는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목표로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육성, 시민행복추진 등 4대 전략을 세우고 민선6기 모든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속한 포항시 창조도시추진위원회 산하 물류산업육성분과는 민·관·산이 함께 동해안 유일의 국제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과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을 중심으로 포항을 환동해 물류허브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환동해 경제권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지는 이미 오래다. 90년대 초 소련의 개방과 중국과의 수교, 남북 경협의 확대로 환동해권은 21세기 동북아의 유력한 경제권이 되리라 기대를 모았다.그러나 2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환동해를 둘러싼 각 나라 경제권의 낙후성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이 러시아의 극동, 중국의 동북3성, 한국의 동해권, 일본의 서안은 모두 각 나라에서 낙후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환동해를 둘러싼 경제권이 기대만큼 활성화되기에는 그 경제규모가 너무 작았던 것이다. 산업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각 나라의 역사적, 정치적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다 보니 그 잠재적 경제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러시아는 극동자원 개발을 통해 태평양 진출을 준비 중이고, 중국 또한 자국에서 가장 낙후한 동북3성의 전략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도 자루비노 등 두만강지역 대안개발지역이 나타남에 따라 나진선봉 지역의 개발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든 상황이며, 일본은 지진의 위협에서 안정적인 서안지역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표방해 동해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환동해를 둘러싼 경제 환경은 필연적인 발전단계에 접어들었다 할 것이다.그렇다면 포항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아직까지 미완성인 영일만항 인프라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영일만항은 1조3천억원을 들여 컨테이너 4선석, 일반부두 2선석을 구축했으나, 이는 전체 계획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앞으로도 국제여객부두를 비롯한 항만시설과 배후단지, 영일만 4산업단지를 서둘러 완공해야 한다. 신생항만인 영일만항이 처한 당면한 현실이 어렵다.하지만 국비확보 및 사업추진이 지지부진 해진다면 영일만항은 그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잃고 만다. 현재 계획된 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돼 경쟁력 있는 영일만항이 갖춰질 때, 다가올 환동해 시대 거점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다가올 환동해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 마련과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필수적이다 환동해 물류거점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영일만항을 활성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방항로 개척이 필수적이다. 동북3성 및 극동러시아와의 교류, 동북아 경제적 여건, 자원상황 및 각 지역에서 가능한 신산업 검토 등 세밀한 분석을 통해 거기에 맞춰 영일만항과 배후단지의 그림을 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이런 종합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환동해 물류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 활동이 필요한 시기다.앞서 말했듯이 환동해는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변화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환동해의 경제적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각 나라의 정치적인 외부효과도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앞으로 우리 물류산업육성분과는 포항시와 함께 SOC 구축과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세부전략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다가올 환동해시대에 포항을 물류허브 도시이자 지속성장하는 창조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시민들도 창조도시 포항을 만드는데 적극 동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03-23

노인요양시설, 왜 山으로 가야만 하나

▲ 한상호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노인요양담당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 역시 2014년 기준으로 총 인구 52만4천276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6만2천118명으로 전체인구의 1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18년에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10년 후인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로 들어선다.이 같은 초고령사회와 함께 가족 유형의 변화 또한 더 큰 문제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의 1인 가구는 지난 1980년에 38만3천 가구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10년에는 414만2천 가구로 30년 사이에 10.8배 증가한 반면, 5인 이상 가구는 1980년에 397만4천 가구에서 2010년에는 139만8천 가구로 64.8%나 줄어들었다. 소규모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비해 5인 이상 가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우리만의 미덕으로 여겨졌던 부모 봉양의 가치 역시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집 안에서 노인이 사라지고, 자식들은 부모 봉양 대신에 노인요양시설에 맡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기만 하다. 한때는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부모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를 비난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더 문제는 부모 봉양의 대안이 된 노인요양시설이지만 아직도 혐오시설로 치부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설립되는 것을 반대하는 모습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지난해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 이 동네 주민과 상인 40여명이 노인복지시설 입주반대 집회를 열었다. 원룸 사업용 5층 건물 1층에 노인복지시설이 문을 열자 집단 반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구급차도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에 치매 노인들이 머무는 시설을 세웠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어쩔 거냐?”고 주장하며 구청장의 면담과 진정서 제출 등 집단행동을 통해 결국 복지시설 설립을 막은 사례가 있다. 비단 이런 사례가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전국적으로 노인복지시설은 기피 시설물로 인식되며 님비현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처럼 노인이 되면 판단과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없게 되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노인들을 집에서 봉양은 못하더라도 가족들이 자주 찾아가 만나고, 돌봐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물론 풍광이 좋은 노인복지시설을 택하는 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네온사인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 언제든지 병원에 찾아갈 수 있는 곳에서 생활했고, 여생 또한 그런 곳에서 보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노인들을 모셔야 할 곳이 어디겠는가? 선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설은 도심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가 있다.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벌써 30년 전에 경험했던 일본의 경우도 도심 밀착형 노인보건시설과 노인복합시설 등으로 노인복지의 해법을 풀어갔다. 언제든지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심 한복판에 설치한 노인보건시설은 치매와 고령으로 인해 남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이 장기간 거주하며 간병과 의료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노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이 같은 결실은 노인복지에 대한 문제는`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서 지역민들의 의식수준 개선이 선행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당국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제 우리도 내 부모, 내 형제,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의 나 자신이 도심 가까운 노인요양시설에서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의식을 전환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2015-03-16

창조도시 포항과 지역경제인의 역할

▲ 최병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사실 포항은 1949년 시 승격 이후로 2000년대 이르기까지 국제항 개항, 해병대 주둔, 그리고 포스코의 건설과 철강공단의 조성으로 내리막 없는 급속성장의 길만을 걸어왔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경북 최대의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반세기 동안 누구도 포항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포항을 둘러싼 냉정한 현실은 더 이상 지속성장하지 못하는 정체된 지표들로 가득하다. 철강산업의 세계경쟁력 약화, 단일산업 구조, 높아지는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욕구에 대한 대응속도, 가속화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등 지역에 산재한 도시문제들은 포항이 고도성장의 길에서 세계적인 기조와 같이 저성장 문턱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 또한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은 포항시의 산학연 리더들이 혁신적 협력관계를 구축, 지역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APGC(포스텍 동문 기업협의체)는 포항에 연구소를 개소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국 최초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 포스텍 등 산학연의 뛰어난 인재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지역경제인의 역할과 목표는 창조도시 포항 건설의 시정목표와 일치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포스코를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 육성, 창업활성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 등을 통해 급변하는 외부효과에 흔들림 없는 경제구조 정립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침체에 빠진 포항을 재도약 시키는 것이 우리 지역 경제인들의 역할이자 사명일 것이다.이강덕 시장의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역점시책으로 정한 포항시는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육성, 시민행복추진 등 4대 전략을 선정,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 포항시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나온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방향이자 과제라고 생각된다.그러나 아직까지 창조도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음을 느낀다. 본인은 역설적으로 창조도시 포항은 새로운 가치도 새로운 미래비전도 새로운 사업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의미도, 기존의 사업을 접어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도 아닐 것이다.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강점을 살리고, 기존의 사업들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미해 `포항만의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강덕 시장이 이야기하는 창조도시가 아닐까?비단 이강덕 시장뿐만 아니라 포항시의 책임 있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포항이 당면한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될 도시의 위기에 대한 고민은 이미 논의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의식들과 변화에 대한 여망이 임계점에 도달한 결과, 창조도시 포항이라는 목표로 발현되었다고 생각한다.지난 3년간 포항 상공인을 대표하는 상의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포항의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고 상공인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돌이켜보면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더 눈에 띈다.창조도시 포항, 영일만의 신화를 넘어 창조경제의 메카가 될 포항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본인은 상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포항과 지역경제 발전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 지역경제인들은 포항 발전의 중심에 있어온 포항의 긍지이자 자랑이며, 그 위상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당면한 포항의 어려움 속에 지역경제인들이 하나 되어 지속발전 가능한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2015-03-10

대구도 이젠 희망 있겠구나

▲ 손경찬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연합회장 며칠 전 대구의 그랜드호텔에서 대구시의정회(회장 최백영) 주관으로 `제18차 총회`가 열렸다. 필자는 경북도의정회 회원 자격으로 초청을 받고 축하해주러 그 자리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그날 마침 권영진 대구시장의 강의도 함께 있었다.아는 바로는 대구의정회에서는 총회 개최 때 세미나를 열어 지역 현안 토론과 함께 저명인사 초청 강의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전문가나 학자 등 많은 분이 나와서 의정회 활동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대구시장의 강연 순서가 되자 권영진 시장은 시정 주요 현안과 함께 참석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해 질의를 받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강연을 이끌어갔다.시민들이 알다시피 대구는 인구 251만명으로 인구수를 따졌을 때는 서울, 부산, 인천에 이어 네 번째 큰 도시지만 전통적인 도시 규모에서 볼 때에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대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비단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경제활동 규모나 지역소득에 있어서 대구시는 광역시 가운데 꼴찌를 점하고 있으니 그것은 관내에 대기업이 없고, 성장동력이 약한 구조적인 문제로 시민들이 함께 안타까워하면서 불명에의 탈피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그런 가운데 지난 6회 지방선거후 권영진 시장이 등장하고부터 취약한 대구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실제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해결가능성 있는 문제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꽤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필자는 행사장에서 권 시장의 주요 현안과제 설명과 시민 질의를 받고 답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구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가 저 정도의 소신과 명확한 혜안을 갖고 있다면 당장은 힘들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많은 난제들이 해결될 수 있고, 대구시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겠구나 하고 느꼈다.그래서 권 시장이 확고하게 설명해주는 현안들을 잘 살펴보았는데, 대구시가 내건 올해의 시정방향인 `대구 재창조 원년`이란 강조점과 무관하지 않았다.여러 가지 강조한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흔히 정치인들이 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 혹은 “알겠다”하고 어물쩍 넘어가기 일쑤인데, 권영진 시장은 그런 밋밋한 답변이 없었다.안 되는 사업은 “안 되는 내용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 이유를 질의자가 수긍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주었다.또한 교육문제를 거론됐을 때에는 교육감 소관이라 시장이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말하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오랫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남권공항 건설문제나 7년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구미취수원 이전문제가 강연회에서 거론됐을 때에는 권 시장은 당장 대구시 입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 처지를 생각해서, 양자가 상생(相生)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필자가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작은 정치를 했고, 지금까지 숱하게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현안처리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봤지만 권 시장의 판단은 올바른 방도로 생각된다.그 내용은 크게 보면 광역단체를 아우르는 적격 판단이고, 작게는 대구의 각 구가 추진하는 이해관계가 걸린 현안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이기도 하다.예를 들면 수성구가 잘되면 이웃인 동구와 남구가 동시에 발전되는 이치와 같으니 그런 맥락에서라면 대구광역시 전체의 이익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각 구(區)가 작은 이익을 위해 분쟁을 일삼고 해결책 없이 지지부진하게 세월만 축낸다면 그것은 소아적인 것일 테고, 시민을 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대구의 성장동력 가운데 문화예술을 빼놓을 수 없을 터, 현재는 서울 중심의 문화예술과 창작공연이 대세지만 대구는 과거부터 문화의 고장, 예술의 터전이니만큼 대구시가 나서 정체성(正體性)을 되찾고 도시브랜드를 만듦에 있어 시민의 대구사랑 정신이 기본인바, 이는 권 시장이 펼치는 시민과 함께 `대구 생각하기` 캠페인으로 귀결될 수 있다. 또 외부공연도 중요하지만 대구의 이야기를 찾아 창조하고 이를 외부로 수출하자는 독창적 예술발전 제안 역시 좋다.마지막 덧붙임은 권 시장의 명쾌한 공직관과 화합의 미래관이다.대구시공무원 스스로가 `시민의 발`로서 정성껏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자율적으로 공직을 수행할 때 대구 발전이 있는 것이지, 시장이 상관으로서 지시하고 권위를 과시하는 시대는 이젠 지나갔다는 설파는 설득력이 있다. 시장과 구청장, 시·구공무원이 같은 시민의 일꾼으로 존재하면서 일하고, 나타난 결과로 자긍심을 가질 때 시민이 편안해지고 대구사회가 원하는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가 찾아온다는 신념을 짧은 시간 권 시장의 강연을 듣고 필자가 그에게서 발견해낸 것이다.전통적인 도시세(勢)에서 대구가 3대도시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역소득 등에서 본다면 대구의 현실은 힘겹다. 하지만 권 시장의 혜안과 패기는 대기업이 없어서, 대규모 성장동력이 없어서 대구 발전이 없다는 변명에 쇄기를 박고 있다.그럴수록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에 열중하고, 물포럼 개최 등 신성장 소재(素材)에 관한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론은 타당한 것이다.대구시의정회가 주관한 행사에서 필자는 권 시장의 강의를 듣고서 “시장님이 벌써 대구를 훤히 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열의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2015-03-09

포항 스틸러스에 적극적 지원과 사랑을

▲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4년 전 세계 프로축구팀 자산가치를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3조5천억원, FC바로셀로나 3조3천억원,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조 9천억원으로 평가했다.그 중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박지성 선수가 활약한 맨유의 마케팅 전략은 `영국을 넘어 세계로`이다. 전 세계 7천500만명의 열혈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투어, 아프리카 투어, 미국 투어와 더불어 맨유 홈 그라운드인 `올드 트라포트`를 통해 유명스타들이 사용한 라커룸과 시설물 체험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의 도시 마케팅에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또한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우라와시는 본래 인구 40만 정도의 중소도시로 그저 도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베드타운 역할만 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1993년 미쯔비시중공업이 우라와 레즈 프로축구단을 창단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포터즈를 구성해 지난해 재정지원을 하는 축구클럽만 2천480개에 이른다. 또 2006년 J-리그 우승, 2007년 AFC챔프언스리그 우승 등 도쿄의 베드타운이라는 변방에서 축구의 성지라는 자부심이 도시의 역동성과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고 한다.이렇듯, 스포츠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스포츠가 곧 도시의 경쟁력이 되어 도시 발전을 앞당기고,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도시를 먹여 살리기도 한다.우리 포항의 스틸러스는 지난 1973년 4월 우리 지역을 연고지로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실업축구단으로 창단했다. 1984년 프로축구클럽으로 전환 후 이회택, 최순호, 홍명보, 황선홍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를 비롯해 60여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해 낸 한국축구 스타의 산실이자 아시아 최고의 명문클럽임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또한 그 동안 성적은 물론이고 최초 전용구장 설립, 최초 클럽하우스 운영, 최초 유소년클럽시스템 도입 등 과감한 투자로 한국축구 발전을 주도했다. 또 1997년과 1998년 2년 연속 AFC챔피언에 등극, 2009년에 또다시 AFC챔피언에 올라 아시아축구의 톱 브랜드임을 입증한 바 있다. 2012년 FA컵 우승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포항의 이름을 알리는 등 우리시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오고 있다. 그 외 청소년 스틸야드 체험활동 추진, 소외계층 홈경기 초청, 유소년 어린이 축구 아카데미, 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을 위한 스트레칭교실운영, 정기적인 자원봉사와 후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적극 실천해오고 있다.지역의 스포츠팀은 그저 선수들만의 몫이 아니다. 그 지역의 문화이고 정체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스포츠팀이나 클럽이든 연고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신도 그 팀의 일부라는 소속감과 자긍심 가득한 지역민들의 열정과 사랑, 성원이 함께 해야만 그 팀은 세계적인 명문클럽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에겐 포항스틸러스가 있다. 우리 포항의 자랑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스틸러스가 더욱 발전하고, 더불어 우리포항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보태어야 할 때이다.우리가 포항 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홈 경기가 있는 날,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이 경기장을 방문해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기만 하면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에다 머플러까지 두르면 참 멋있을 것이다. 스틸야드에서 시민 누구나가 서포터즈가 돼 “스~~틸러스”를 외치면 꿈의 구장 `스틸야드`, 세계적 명문구단 `포항스틸러스`가 머지않아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2015-03-09

포항 숙박업소, 부티크호텔로의 변신 기대

▲ 김정수선린대 교수·호텔 외식경영 계열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수많은 부분을 가공하는 미래형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관광산업은 다양한 구성원들로 구성돼 있다. 숙박기능을 담당하는 호텔, 모텔, 콘도 등, 운송기능을 담당하는 항공사·렌터카·철도산업, 크루즈산업, 테마파크(놀이공원) 같은 오락기업, 박물관·동물원·극장 등과 같은 관광명소, 외식산업, 여행사, 관광기업 과 관련된 여러 협회 소속의 많은 구성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관광산업에서 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이렇듯 관광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호텔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Hospitale로, `순례 또는 참배자를 위한 숙소`를 뜻한다. 이후 `여행자의 숙소 또는 휴식장소, 병자를 치료하고 고아나 노인들을 쉬게 하는 병원`이라는 뜻의 Hospital과 Hostel을 거쳐 18세기 중엽 이후에 지금의 뜻으로 바뀌었다.철의 도시로 상징돼 왔던 포항의 지속적 변화을 추구해온 포항시는 해양과 관광의 도시로 다양성을 추구해가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 특히 이제 시민의 열망사업 이었던 KTX가 개통됨에 따라 새롭게 변신의 기회를 맞는 측면에서 관광산업의 중심이고 도시품격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항목 중의 하나가 포항의 호텔산업이다.현재 포항에는 7개의 관광호텔이 있으며 4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그중 필로스호텔의 객실 131개를 제외한 나머지 호텔은 중·소규모의 관광호텔로서 비즈니스호텔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나마 곧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영일대 해수욕장 인근 베스트웨스턴호텔이 정식 호텔로 개장하게 된다.그동안 포항시의 숙박업체는 지속적으로 증가 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관광객의 형태변화에 대응하고 대외적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아직도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한 외국인 개별 여행객 증가와 내국인 숙박관광 수요 증가에 부합하는 관광호텔에 대한 기능개선과 지원방향이 논의됨에 따라 포항시의 국제도시로서 활성화에 따른 호텔 숙박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제에 포항의 새로운 변신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도시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시 부티크(Boutique)호텔 건립을 제의해 본다.부티크라는 말은 `규모는 작아도 멋있고 개성적인 의류를 취급하는 점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패션분야에서 시작된 용어다. 특정 고객층을 위해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 상품을 제공하는 맞춤서비스라 할 수 있는데, 이 부티크의 개념이 호텔에 접목되면서 기존의 일반적인 호텔과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서는 것이다.부티크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호텔의 구성요소를 획일화하지 않고, 사교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추가하며 객실마다 다른 독특한 컨셉의 인테리어를 통해 예술적 문화공간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부티크호텔은 하나의 새로운 호텔 트렌드이며 규모는 작지만 개성 있는 건축이나 인테리어를 갖추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일컫는다.서비스업, 특히 호텔업은 고객과의 친밀한 접촉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업이다. 고객의 기대를 예측하고, 충족하고, 그리고 초과로 만족시키는 노력은 환대산업의 본질이다. 현대 사회의 고객은 무엇에 의해 감명을 받는지, 그 요구를 아주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산출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호텔이야말로 미래의 성공적인 호텔이 될 것이다.390여개에 달하는 포항의 숙박업소를 선별해 중앙정부와 시의 지원으로 관광호텔로 변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포항의 문화와 차별화된 컨셉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부티크 호텔로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2015-03-06

포항 정신과 3·1운동

▲ 이상준향토사학자·수필가 지명은 유구한 역사와 숱한 사연을 담고 있다. 마을과 고을의 지명은 그냥 마음대로 짓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명을 잘 연구해보면 그 지역의 정신(정체성)이 담겨져 있다.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밝히고 있는 대표적인 지명은 `영일(迎日)`이다.영일이란 지명과 관련해 지금부터 약 1800년 전에 연오랑·세오녀 신화가 탄생했다. 이 신화에 내포된 사상은 일월사상이다. 우리나라의 건국과 관련된 신화는 단군신화이고, 거기에 내포된 홍익사상이 한국사상의 근원이라면 연오랑·세오녀 신화가 품고 있는 일월사상은 포항정신의 근원이다. 따라서 포항의 정체성은 이 신화를 잘 음미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포항정신은 곧 일월정신이고, 일월정신은 화합과 개척, 창조의 정신으로 요약된다.우리들 의식 속에 녹아있는 일월정신은 한편으로 본다면 일종의 선민정신이고, 으뜸 정신이다. 갈대밭 황무지를 개간하여 세계 굴지의 포스코를 창립한 것도, 전국 최초로 새마을운동을 일으킨 것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방사업을 실시한 것도 모두 개척과 창조정신, 으뜸정신에서 나왔다. 그 정신은 지역에서 대통령까지 배출하는 밑거름 됐다. 그런데, 우리가 잊고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포항이 경북에서 가장 빠른 3.1운동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포항의 3.1운동은 1919년 3월 11일 포항교회 교인들과 사립영흥학교 교사들이 주동하였다. 당시 포항교회의 장로였던 최경성은 이미 그해 3월 8일 있었던 대구 3.1운동에 참여하여 독립만세 시위운동을 일으키는 중 일경에 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같은 교회의 장로였던 송문수는 대구에서 포항으로 내려와 대구의 3.1운동 소식을 영흥학교의 교사인 장운환, 집사인 이봉학, 그리고 교인 이기춘 등에 게 알려 그들과 함께 3월 11일에 있을 포항장날을 기하여 만세운동을 거행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계획이 노출되어 독립선언서와 인쇄물이 일경에 압수되고, 주동자들은 검거돼 구속되었다. 이 소문은 시내에 금방 퍼졌다. 주동자들은 구속되었지만 3월 11일 낮부터 수백 명의 군중이 포항장터에 운집하여 만세를 부르고 독립선언서를 벽에 내걸며 시위를 하였다. 시위는 12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군중들이 영흥학교 서편에 이르렀을 때는 그 숫자가 천여 명으로 늘어나 있었다고 한다.포항의 3.11 거사는 영일군의 각 지역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갔다. 특히 3월 22일에는 청하와 송라면에서 대대적인 만세시위가 있었다. 이런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입증해주는 자료가 있다. 바로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이다. 이 책에는 영일군의 3.1운동 시위 횟수가 9회, 참가 연인원은 2천900명, 사망자가 40명, 부상자는 380명, 피검자는 320명으로 나타나 있다.올해로 3.1운동이 96주년을 맞았다. 3.1절 날 포항은 별 행사 없이 조용히 넘어 갔다. 반면 인근 영덕군에서는 매년 3·1절이 되면 3·18만세운동 희생선열들을 추념하고 애국충절의 독립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3. 1정신을 군민이 화합하는 정신문화운동으로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영덕군민들은 이미 1983년 11월, 3.1운동이 가장 격렬했던 영해면 소재지에 `3.1 의거 기념탑`을 준공하여 선열들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 `영덕군지`에 의하면, 영덕지역의 첫 만세의거는 포항보다는 1주일정도 늦은 3월 18일 영해장터에서 부터 시작됐다. 피해 규모는 시위대 중 8명이 현장에서 즉사하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했다. 영덕과 영해지역을 포함한 영덕군 전체에서 3.18 만세의거에 참여한 인원은 수 백 명인데, 약 600여명의 시위 참여자가 검거되었고, 이 중 170명이 재판을 받았다고 한다.포항은 시기적으로 도내에서 가장 일찍 3.1운동에 동참했다. 규모면이나 희생자면에서 보더라도 도내 어떤 지역보다도 우세하다. 포항의 정체성은 시민들이 그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때 바로 서게 될 것인데, 내용을 몰라서 일까. 아니면 알고도 관심이 없는 건가. 정작 포항에는 아직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기념하는 행사나 조형물이 하나도 없다. 포항의 3.1운동은 포항정신의 뿌리가 돼 포항근대사의 등불로 영원히 빛나야 하는데도 말이다.그래서 이 지면을 통해서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범시민적 차원에서 `포항 3.1운동 기념비`를 건립하자. 비만 세워둘게 아니라, 3.1절 전야제 행사를 개최하자. 매년 2월 29일 저녁, 풍물놀이를 시발로 옛 포항교회에서 형산강하구 둔치까지 10여 km 구간 포항운하를 따라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건강걷기대회를 가지면 어떨까? 지역 청소년들이 모두 한자리에 나와 어울 마당을 개최하는 것도 좋다. 관과 시민, 출향인들 까지 옛 포항교회에서 결집되면, 채화된 횃불을 앞세워 옛 영흥학교자리를 거쳐 포항운하를 따라 형산강 하구까지 행진을 하는 것이다. 구한말 지역 출신으로 문경새재 이남에서 위세를 떨쳤던 최세윤 의병장 의병출정식이 이때 재현되어도 좋겠다. 시민 모두가 하나가 돼 96년 전 그 당시의 함성을 외치며 횃불행진을 하는 것이다. 행진이 끝나 형산강 둔치에 군중들이 모였을 때 각종공연 등 불꽃놀이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포항의 불꽃놀이 축제를 이즈음에 맞추면 어떨까?가장 포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과 같이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는 포항의 문화유산과 그 정신을 바탕으로 했을 때 창조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다. 경북 최초로 3·1운동을 일으켰던 그 으뜸정신으로 시민들이여 다시 한 번 결집하자. 이제 지역경기회복을 위해서도 포항정신을 대·내외에 과시할 때가 왔다.

2015-03-06

포항 도심재생을 위한 호소

▲ 손형석 포항도시재생위원회 위원장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도시재생선도지역 지정 공모를 했다. 포항은 최근 5년간 인구감소, 노후불량 주택 수 등을 기준으로 우선 선정돼야 할 곳이었으나 전임 시장의 관심 부족 등 여러 원인으로 탈락했다. 당시 전국 13개 선도지역에는 모두 5천300억원이 투입됐다. 경남·북에서 영주시가 353억원, 창원시가 1천765억원을 지원받고 2017년까지 도시주택기금 2천500억원이 또 투입된다. 포항시는 이미 크나큰 손실을 보았다. 포항도시재생위원회가 앞장서 2013년 여름 중앙아트홀에서 도시계획전문가들과 함께 심포지엄을 여는 등 노력을 한데 비해 포항시는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포항시는 도시재생사업의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공고를 하고 있다. 지난번 선도지역 공모를 위한 용역 때도 2억5천만원의 혈세를 투입한데 이어 이번에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이번 과정을 통해 용역사가 선정되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재생 용역이 착수된다면 과연 얼마나 지역을 새로운 변화된 삶의 터전으로 바꿀 수 있을지, 적어도 20~30년 앞을 볼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포항운하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전임 시장의 야심찬 포항운하는 새로운 시장이 마무리해야 할 과제이다. 포항~대구 간 고속도로도 개통된지 벌써 7년이 넘고 주말이면 하루 평균 1만5천~1만9천대의 차량이 포항으로 오고 있으나 변변한 주차장 하나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대흥동 포항역사가 3월 흥해의 신역사로 이전하게 되면 최우선으로 포항시가 해야 할 일은 이강덕 시장이 열린 마인드를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대화하는 것이다. 포항역 이전과 동시에 용흥동 현대2차 아파트에서 오거리로 관통할 수 있는 도로 개설은 하루가 시급하다. 죽도성당에서 개풍약국으로 향하는 구간에도 기존 유료 주차장들이 여러개 있으나 주말 외지 차량들을 소화시키기에는 부족하다. 포항시가 엉뚱한 곳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타워 주차장을 만들었으나 역시 역부족이다.포항역 주변은 아직 50여년 전 주택가의 모습 그대로이며 그 주민들도 아직 연탄을 때고 슬레이트 지붕의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며 소외된 영세민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여러 시장이 바뀌도록 수십년간 봐 왔다. 구미시가 포항 인구를 머지않아 추월할 것이라 본다. 과연 그렇게 된다면 정치인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포항의 자존심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제발 원도심을 살려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이 같은 상황에서 늦게나마 포항시가 도시재생과를 신설한 것은 다행이라 생각된다. 도시재생특별법은 세월호특별법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고 숨어 있었으나 우리 삶의 질 향상에 아주 좋은 법이다. 주차장 완화, 용적률 완화, 건폐율 완화를 통해 도심 재생에 걸림돌이 되는 건축법 등을 완화해서라도 도시재생을 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로 제정 공포된 법이다. 이를 잘 활용해 시 조례도 개정하고 공용주차장 조성 자금은 부설주차장 매입 금액을 포항시가 분담금 형태로 받아 재원으로 충당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포항시는 전문 TF팀을 구성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시민이 깜짝 놀랄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KTX 개통과 동시에 포항의 랜드마크가 될 기발한 아이디어를 공모해 포스코를 넘어 관광명소를 개발할 마스터 플랜이 나오기를 기대한다.예를 들어 육거리에 파리 에펠탑과 유사한 가칭`포항타워`를 만들어 회전 전망대 레스토랑에다 LED 조명을 장식한다면 그야말로 환상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포항 앞바다에는 여객선을 띄워 선상카페를 만들고 중앙초등학교 부지는 비즈니스 관광 호텔을 지어서 숙박시설 부족으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동빈동의 골목 마다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죽도시장까지 테마거리를 조성한다면 한편의 영화 같은 그림이 나올 것이다. 이 일대의 노후된 주택을 개량해 그 옛날 모습의 대장간, 주막촌, 선술집에다 과메기를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도시재생의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한낱 꿈만은 아닐 것이다.

2015-03-03

월성1호기 안전성 판단해야 지역민이 안심한다

▲ 조현배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경영지원실장 `퉁퉁 불어터진 국수`가 지난 24일자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이 23일 경제 정책의 타이밍을 강조하며 부동산 3법의 늑장 처리를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해 화제 검색어에 오르게 된 것이다. 타이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이 제대로 되려면 너무 빨라도 늦어도 안된다. 설익은 과실을 서둘러 따버리면 떫고 시어서 먹을 수 없고 추수 시기를 너무 늦추면 물러버려 맛도 없고 상품 가치도 떨어진다. 일을 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일 자체를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대부분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문제이다. 무르익지 않은 일을 급히 추진하다 문제가 생기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만, 적기를 지나쳐 늦어지면 일을 해놓고도 효과가 반감되고 `퉁퉁 불어터진 국수`처럼 맛이 없어진다. 일이 늦어져 기회를 놓치고 원통해서 탄식까지 하게 된다는`만시지탄`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월성원전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결정도 지나치게 늦어져 국가의 경제적 손실과 함께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월성1호기가 운영허가기간(설계수명)이 지나 정지 후 계속운전 결정을 기다린 지 2년 3개월이 지났다. 월성1호기가 한 해 동안 생산하는 발전량은 51억kWh로 대구와 경북 지역 가정용 전기 소비량의 80%에 해당한다. 월성1호기가 서있는 동안 LNG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추가 대체발전 비용은 연간 약 4천억~5천500억원이다. 2년 3개월 간 정지해있는 동안 추가 발생된 발전비용은 얼추잡아도 1조원에 이른다. 올해 전국 저소득층 초·중·고생 100만 명에게 지급되는 교육비에 해당된다.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더 엄청나다. 계속운전 결정이 늦어지면서 월성원전 인근 지역민의 갈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주민 단체들이 결성되고 연일 시위를 벌이는 것도 두 달 전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5년 넘게 끌고 있는 계속운전 결정이 조금만 더 일찍 났더라도 줄일 수 있는 일이었다.심사 기간이 5년을 넘어가자 세간에는`월성1호기에 문제가 있어서 늦어지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고 일부 환경단체들은 원전 핵심 안전과 연관되지 않은 일까지 들먹이며 월성1호기를 쟁점화하고 있다.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있고 정확한 정보는 없는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언론 등에서 원전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환경단체가 이슈화하는 것 자체로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해 9월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 필요한 기술적 인·허가에 대해서 이미`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는 월성1호기를 재가동하는데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의미이다. 또 극한 자연재해 상황이 닥쳤을 때를 가상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대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증단과 민간검증단의 평가 결과도 나왔다. 1만 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극한상황을 대비해 양측이 원전 안전성을 더 강화하라고 개선사항을 내놓았고 이에 대한 이행계획을 한수원이 수립 중이기 때문에 조치사항을 냉엄하게 지켜보면 좋겠다.월성원전에서 일하고 있는 간부로서 월성1호기 재가동 준비는 완벽한 수준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월성1호기의 기술적 안전성을 설명하지만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때 필요한 것이 보다 중립적이고 기술적 권위를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집단의 판단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미 월성1호기 안전점검 이후 “계속운전에 대한 기술적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고 판단을 했고 5년 간 세밀한 검증작업을 한 원자력안전기술원도 기술적 적합 판정을 내렸다.조만간 지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월성1호기 안전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안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꼭 필요하다.

2015-02-26

국민인성회복운동을 촉구하며

▲ 이승헌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지금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가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도처에서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모든 정치인 종교인·경제인·교육자가 더 이상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누구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일어난 국민적 대각성과 분노가 대한민국의 인성을 회복할 수 있는 큰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기회를 안타깝게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제 의지하고 신뢰했던 종교지도자나 정치지도자도 특별한 인격자이거나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지금은 정보화 시대이다. 정보의 질과 양에 있어서 특별한 사람이 없는 사회이다.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고 군림하던 시대는 갔다. 종교지도자나 정치지도자나 국민이나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말없이 걱정하면서 끌려가고 있다.국가와 국민의 간격을 좁히는 길은 우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며, 거룩하고 높은 정신문화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는 대한민국의 가치이다. 대한민국의 교육기본법은 교육의 목적이 홍익인간을 육성하는데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홍익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우리`라는 가치가 살아있는 공동체 의식이다.하지만 지금 이 사회에서는 가정도 학교도 정치도 종교도 대한민국의 가치와 정신을 등한시하고 있다. 오히려 국가의 가치와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시대착오적인 사고로 여겨져 경시되고 있다. 국가관이 없는 사람, 대한민국의 정신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애국자가 되며, 충성스러운 국민, 충성스러운 공직자가 될 수 있겠는가.지금의 애국심과 충성심은 그 의미가 변질되고 왜곡되어 있다. 그것은 어려운 시대를 견뎌온 국민의 마음에 국가지도자들이 실망과 불신의 깊은 상처를 남겼고, 분별없이 받아들인 수많은 외래 문화가 우리의 고유한 전통 문화를 잠식하고 파괴하여 개인의 혼과 국가의 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인성 파괴는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우리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 모두가 분단 이후 고도성장의 결과인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경제력만으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한국이 겪고 있는 이러한 사회적인 혼란은 비단 한국의 상황만은 아니다.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인성이 없는 정치 경제 종교와 지식, 인성이 없는 권력과 부와 명예는 모두에게 독(毒)이다. 대한민국의 정신이 그 답이다.지금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 인류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제 다시 홍익철학을 중심 가치로 세워 대한민국의 정신을 회복하는 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민인성회복운동`이다. 국민인성회복운동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나는 확신한다. 대한민국은 힘이 있다. 우리는 정말로 우수하고 뛰어나며 능력 있는 국민이다. 옳고 바른 마음을 회복한 우리 국민들이 지금 일어서야 한다. 우리에게는 어둠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선택하는 찬란한 마음이 있다. 국민 모두가 그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번영과 남북통일을 이루며, 세계를 이끌 정신지도자가 한국에서 한국의 정신으로 나올 것이다.그러한 때가 오기를 기대하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과 지도자, 교육자들이 대한민국의 가치 회복과 실현을 위한 선택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5-02-23

공공기관의 플랫폼은 가능한가

▲ 권영세 안동시장일반적으로 플랫폼하면 기업 생태계가 먼저 떠오른다. 그것도 최근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의 눈부신 성장세가 주목받는 탓에 일견 IT기업에 국한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큰 가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면 공무원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공공기관 플랫폼의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은 가치를 발견해 이를 빠르고도 강력하게 뿌리내리게 한다면 그 자체가 혁신과 변화를 이룬 하나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플랫폼은 경쟁의 법칙마저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나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플랫폼 환경이다. 반면 남을 잘 북돋아주면서 그걸 연결고리로 나도 성장하는 보람찬 공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특히 어느 공조직이든 내 외부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공공기관 플랫폼의 가장 큰 요점은 새로운 것을 찾기보단 존재하는 것의 장점을 배가하고 불합리한 것에 대한 효과적 재배치 정렬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정책개발을 어떻게 하고 이것을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동참시킬 것인가, 주민과 행정이라는 구조에 신선한 동기를 부여할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것들은 이미 공공조직의 공통적인 구조이자 교집합이다.내 지역에 가장 알맞은 사업은 무엇인가? 이것이 향후 지역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선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것인가? 하나하나의 퍼즐이 전체의 목표와 정확하게 일치하며 흘러가고 있는가? 외부환경에서 바라본 지점과 내부의 정책방향은 같은 방향인가? 지역이 가진 자산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발견할 수 있는가? 등으로 분류해보면 특산품 플랫폼, 도로관련 플랫폼, 도시 디자인 플랫폼, 행정조직 역량 플랫폼, 도시발전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를 종합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요소를 찾아내 어떠한 핵심을 강화해야 하는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면 공공기관 플랫폼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안동시의 경우 현재 도시의 전략적 비전을 점검하고 모든 활동을 비전과 일치시키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성주풀이(민속), 종가문화(유교), 목조문화(불교)는 다른 지역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다. 정체성을 강화해 도시의 매력지수를 높여 사람을 불러들이고 다시 자산에 투자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는 핵심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멈추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목표를 구사하고 있다.공공기관 플랫폼은 지역을 찾는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이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공조직이 플랫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조직내부의 역량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의 거시적 변화를 통찰하는 힘도 갖추어야 한다. 기업 플랫폼이 기술개발이라는 무한 경쟁의 한 측면에 놓여 있다면 공조직 플랫폼은 지역 색깔에 맞는 정책을 개발해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이고 통찰력이다.플랫폼의 활용은 어렵거나 용도가 제한적일수록 도시의 가치는 하락한다. 플랫폼의 비밀은 절대 변하지 않은 것을 통해 가장 빠른 변화를 이룩해 내는 것일지 모른다. 주민여망을 수렴하고 도시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변할 수 없는 공조직의 플랫폼이다. 결국 어느 조직이 이 철학을 공고히 실천하느냐에 따라 공조직 플랫폼의 향배가 판가름 나지 않을까?

2015-02-16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를 반대하는 이유

▲ 김자현 안동시의회 사무국장안동에서 길안천 한밤보 취수 논란이 뜨거운 쟁점이 된 것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성덕댐 완공을 앞두고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일대 길안천에서 취수시설을 설치하기위한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계획승인을 신청하면서다. 길안천 상류인 청송군 안덕면에 위치한 성덕댐은 당초 한밤보에서 용수를 취수해 영천댐으로 이송, 금호강 하천 유지수와 포스코의 공업용수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길안천은 하루 5천800㎥의 물이 흐르는 개울 정도의 하천을 유지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안동시는 실시계획 변경 협의와 함께 한밤보 취수계획을 취소하고, 성덕댐 직접취수 또는 길안천 종점부로 취수지점 변경을 요청 한 바 있다. 길안천 건천화와 농사 및 냉해 피해 등의 우려에 대한 취수 대책 마련과 반대 민원이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지난 2012년에는 안동시의회와 안동상공회의소 주도로 농민회와 일부 주민들이 참가한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한밤보 취수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백지화를 촉구했다. 그 이듬해에는 한밤보 취수 반대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나아가 한밤보 취수 반대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성덕댐 관리단 항의방문, 한밤보 취수 저지 범시민 대책위의 길안천 한밤보 취수반대 기자회견과 범시민 궐기대회 개최 등 반대운동을 전개해왔다.지난해 11월 안동시의회가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결의안 채택과 함께 반대 특별위원회를 발의해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동시의회가 이렇게 길안천취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우선 길안천이야 말로 안동시민의 식수원인 용상취수장에 유입되는 가장 맑은물로 안동사람들의 생명수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안동·임하 양 댐으로 이미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데 다시 길안천 건천화 정책을 밀어붙이니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안동은 이미 양 댐건설과 더불어 하류 지역민들에 대한 맑은 물 공급과 공업용수 제공을 위한 희생을 감수해온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로인해 인구감소와 행정구역 축소 뿐 아니라, 실향민 발생과 수운관리사무소 운영 등에 따른 부담도 가중되어온 현실이다. 게다가 댐으로 인한 환경 및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질병 발생과 농작물피해, 그리고 각종 개발제한과 소득원의 상실 등도 빼놓을수 없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지금까지 이같은 피해 상황에 대한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안제시가 없었다. 그런데 안동시민들의 절규를 무시한 채 안동 유일의 생태하천인 길안천 취수계획을 다시들고 나오니 격안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수자원공사는 댐으로 인한 안동시의 누적된 피해상황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자연환경 보전 지역 해제, 댐 주변 도로개설, 댐으로 인해 낙후된 SOC사업지원, 지역 인프라사업 구축 등에 대한 책임 있는 대안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그리고 성덕댐을 빌미로 26㎞ 하류에 위치한 길안면 송사리에서 자연유수를 취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는 안동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수자원공사가 성덕댐을 빌미로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에서 취수하려는 계획을 수립 한 것은 성덕댐의 물뿐만이 아니라 길안천에 흐르는 물을 함께 취수하려는 속내임을 안동시민들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길안천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주민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특정기관이나 자치단체의 소유물 또한 더더욱 아니다. 수자원공사는 당면한 사태와 관련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안동시·안동시의회와 협의하고, 시민단체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하천과 시도민이 상생하는 대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할것이다.

2015-02-06

노인·장애인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니다

▲ 한상호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노인요양담당 매년 연말연시면 `함께 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를 외치며 기업과 개인들이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앞 다퉈 선행을 한다. 하지만 그때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행도 많겠지만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선행으로 인해 오히려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은 커녕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염려 되기까지 한다.이런 가운데 언제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의 대부분이 도심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특히 이 같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고령과 신체적 제약으로 남들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입장이지만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혐오시설`로 낙인찍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건립되는 자체를 꺼리는 님비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우리 모두가 나이 들거나 만일의 불행한 사고로 인해 남들의 도움을 받아야 될 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2007년의 일이다. 마침 장애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한 사회복지법인으로부터 장애인 생활시설을 마련해서 운영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장애인을 위한 생활시설이 크게 부족했던 상황이었던 터라 정식 절차를 거쳐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지가 선정되고부터는 도무지 일이 진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장애인시설이 지역에 들어오게 되면 부동산 가격 하락은 물론 장애인들이 보균하고 있는 질병들이 공기와 호흡기를 통해 지역 내에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루머가 퍼져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을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왜 시설이 필요한지부터 지역 주민들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주민들은 요지부동이었고, 공사현장을 몸으로 막아서며 장비의 출입을 막는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하면서 결국에는 그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시설이 건립하게 됐다.장애인시설 뿐만 아니라 노인시설 역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설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만 나돌면 주민들은 지역 곳곳에 습관처럼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어떤 경우에는 마을과는 많이 떨어져 있어서 주민들이 생활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해당 지역의 이름을 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세게 반대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이 같은 일들로 인해서 사회적 약자이자 소외받는 이웃인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은 설치 자체가 무산되거나 시 외곽으로 장소를 옮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올해 포항시 노인인구는 전체 11.8%인 약 6만2천118명, 장애인은 정체 인구의 4.9%인 2만5천770명에 이른다. 이중 노인시설에는 1.5%, 장애인시설에는 1.2%만이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사실 이들 대부분은 가족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장기치료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우리 부모형제이자 이웃이다.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아무리 훌륭하고, 주변 환경이 아무리 탁월하다고 해도 사랑스러운 가족과의 만남이 어렵고, 이웃들의 도움의 손길이 찾기 어려운 외딴 곳에 위치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을미년 새해, 양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포항이 되기를 소망한다.

2015-02-03

오드리 햅번의 아프리카 행복론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상임고문연말연시의 기부 실적이 별로라고들 한다. 경제 영토를 넓히고 소비 수준으로 보면 소득 3만 달러 시대로 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국민 한사람의 기부액은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래도 기부에 한번 맛들인 사람들은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나 조금씩이라도 보탠다. 미국의 자선가 록펠러는 33살에 백만장자, 10년 후엔 미국 최대갑부, 53살엔 세계 최대부자가 됐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53살이던 해 불치병으로 사형 선고를 받던 날, 딸의 입원비 문제로 울부짖는 환자의 어머니의 딱한 처지를 보고 소녀를 도울 결심을 한다. 록펠러는 후일 그 소녀를 입원 시켜 새 생명을 열어준 날이 가장 행복스러웠다고 자서전에 적었다. 55년을 쫓기며 살았지만 자기 것을 나누기 시작한 후반기 43년이 가장 행복하게, 사람답게 살았으며 세기적 기부 왕으로 이름을 후세에 남겼다.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치명적인 심장병까지 앓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몸엔 문신이 없다. 문신을 하면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소말리아에 300억원을 기부했으며 아동 구호 운동가로 경기장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축구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받는 호날두의 연간 기부액은 개발도상국 중진 국가의 국민이 낸 기부금액보다 많다.필자가 기부권유 강연에서 자주 인용하는 말은 세기적 영화배우였던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1993)의 어록이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나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눠라./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위한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남을 돕는 손이다./” 오드리 햅번이 1993년 1월 20일 눈을 감기 1년 전쯤 자녀들 앞에서 세상에 남긴 말이다.햅번은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늘 마음은 가난 했었다. `스티브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영혼은 그대 곁에`(1989년)에 우정 출연, 노익장을 뽐내었을 즈음부터 아프리카 돕기에 뛰어들면서 달라졌다.유니세프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 그의 보수는 1년에 1달러. 교통비 숙박비 지원이 전부였으나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아프리카는 물론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등 그녀의 발길이 닿은 곳은 50개국이 넘는다.“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곧 축복이다” 병에 걸리고 먹지 못해 눈빛을 잃어버린 아이들, 피고름이 범벅이 된 아이들을 스스럼없이 안고 눈물을 줄줄 쏟는 장면이 미국과 유럽에 방영되면서 기부금과 구호물자가 쏟아졌다.1992년 내전에 시달리던 소말리아를 방문한 헵번은 마을 빈터에 버려진 자루더미가 굶고 병들어 죽은 아이들의 시체라는 말을 원주민들로부터 듣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소말리아에 더 강한 애착을 보인 동기가 됐다.그녀의 행복론은 지인의 권유로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돼서부터 더 빛났다. 미국에서 열린 연말 기금모금 행사에서 출발, 아프리카 아이들의 핏기 잃은 현장을 누비면서 영화에서 꺼져가던 자신의 열정을 살려 냈다.1929년 브뤼셀의 한 병원에서 백일해로 간신히 살아났으며 나치의 추종자였던 아버지가 떠나고는 할아버지 손에서 꿈 많은 소녀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추억을 갖고 있었다.데뷔작 `로마의 휴일`은 동화 같은 공주님의 사랑 얘기다. 기자 역으로 열연한 그레고리 펙과 함께 로마를 무대로 한 1시간 30분짜리 영화는 세상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영원한 연인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로 영국과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 세기적 스타덤에 올라 `티파니에서 아침을 `마이페어 레이디`등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햅번 스타일이 된 짧은 커트는 지금도 유명하다. 세기적 배우가 됐지만 행복스럽게 만들지는 못했던 헵번은 아프리카 땅만 밟으면 얼굴에 생기가 돌고 빈민가를 미친 듯이 뒤졌다고 하며 나눔에 대한 철학적 이론가로도 세상에 드러났다. 평생 중독되지 않을 행복 마약을 펑펑 쏟아낸 그의 얘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2015-01-26

우리경제 효자 노릇한 해외건설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근래 들어 이슬람 강경파들의 테러가 이어지면서 종교 갈등이 세계적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경제의 불황이 예고되면서 유가가 급락을 거듭하는 등 이래저래 중동지역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중동지역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도 지대한 관계에 있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여기까지 오는 데는 몇 차례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중에는 중동지역 중심의 해외건설도 큰 효자노릇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현대건설이 주도하였다. 현대건설은 1965년 11월 태국에서 98Km의 2차선 고속도로를 수주하면서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이 시동을 걸었다. 현대는 악조건이었던 이 공사에서 3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았지만 장비운용과 아스콘생산, 인력관리방법 등 귀중한 노하우를 얻었다.당시 우리나라 건설업체 대부분은 주한미군 발주공사로 연명하였지만 현대는 이 공사로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1967년부터 시작된 경부고속도로 공사는 본격적인 해외건설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1970년대까지는 전쟁 중에 있었던 베트남이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중심지였고, 대부분 미군이 발주한 공사였다. 또한 1972년에는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했는데, 공사비가 3천200만 달러로 당시로서는 해외건설 최대 규모여서 국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1973년에는 삼환기업이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를 했으나 250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유는 세계적 유류파동으로 자재비가 폭등했기 때문이었다. 물가상승에 대한 보상계약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적자는 불을 보듯 뻔했던 것. 큰 대가를 치른 후에야 설계도와 시방서 간에 차이가 있을 때는 시방서에 따른다는 소중한 국제관례를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 해외건설 행정업무가 매우 지연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입찰부터 시공까지 각 부처 간 협의가 복잡해서 행정업무 때문에 해외건설이 지연,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그래서 1974년 김재규 건설부장관 재임 당시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한 `해외건설촉진법`이 제정되었고, 건설부에 `해외건설국`이란 직제가 신설됐다. 당시 필자는 해외협력관실에서 이 법의 시안을 담당한 주무계장으로 근무했다. 이 법에 따라 해외건설 도급허가를 얻게 되면 입찰자격, 송출 자재 및 인력 등 모든 부처의 업무를 생략하는, 즉 관계부처 협약 없이 해외건설 업무가 속전속결로 처리될 수 있었다.건설부는 또한 한국기업들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국내의 20대 대기업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해외건설주식회사도 설립했다. 입찰 때는 정부에서 보증까지 서 줬다.이러한 경험과 제도를 축적한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1973년의 오일쇼크를 거쳐 1975년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공사는 바로 1976년 2월 현대건설이 금세기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렸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만 공사를 거의 기적적으로 수주한 일이다.당시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방해 작업은 그들의 체면을 구길 정도였다. 그것은 세계 최대의 토목공사를 기술력이 부족한 현대건설에 맡길 수 없다는 자만심에서 비롯되었다.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이 합작한 회사가 15억2천만 달러로 최고입찰가를 보였지만 현대건설은 고작 9억3천만 달러를 써 냈다. 최저가격이었다. 이마저도 네고를 통해 계약을 맺었지만 선수금만도 2억 달러에 달하였다. 현대가 수주했던 공사금액 9억3천만 달러는 당시 우리나라 정부예산의 5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통해 일약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부상했다. 현대건설의 이런 수주에 대해 국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최소 15억 달러의 공사를 9억3천만 달러로 최저 입찰했으니 현대건설의 앞날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기우였음을 현대건설은 증명했다. 이 공사는 연인원 400만 명을 필요로 했으며, 하루에 200명의 기술자와 3천600명의 기능공들이 필요했다. 해외건설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였던 1977년에는 해외로 진출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무려 18만여 명이나 됐다.포항에서도 500~600여 근로자들이 해외건설에 진출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포항상공회의소 강신우 회장이 이들의 해외진출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오면 필자가 이를 받아 처리하기도 했다.해외파견 근로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불상사도 빚어졌다. 1977년 3월 3천여 근로자들이 주베일 공사현장에서 인간적인 대우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폭등에 가까운 노사분규를 일으키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물론 이 사건의 발단은 사무국 직원들의 오만과 기능직 직원들이 피해의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서로의 불신이 깊어진데 그 원인이 있었지만 해외진출 수요가 급증한것도 한 원인으로 파악됐다. 고급기술을 갖고 먼저 진출한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기술이 낮고 후에 진출한 근로자들이 노임을 오히려 더 많았던 것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들 근로자들은 기능공이 아닌 기능직 사원이라는, 신분을 높인 명칭으로 중동현장에 파견되었고, 그들의 기술 수준 또한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낳았다. 그리고 당시 중동을 다녀온 근로자들은 TV와 냉장고 등을 구입하는 등 삶의 질이 달라지면서 중산층 대접을 받기 시작하였다.우리나라 현대건설이 세계 최대의 공사로 불리던 사우디 주베일 공사를 수주했던 1977년부터 1983년까지의 8년간은 해외건설의 황금기였다. 이때는 연평균 65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가 이루어졌다. 괄목할 성장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부족할 뿐이다.

201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