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산업적 정체성인 포스코는 제철보국의 세계적 철강회사로 영일만 신화를 낳았다. 포스코의 설립은 포항 재발견의 획기적인 역사의 산물로서 포항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1968년 포스코의 설립으로 인구 6만의 소도시였던 포항은 30년만에 우리나라 신흥공업 중심도시로,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부 학자들은 포항과 포스코를 단시일 내에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압축성장`(Compressed Development)한 한국의 전형적 사례라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는 말할 것도 없이 국가정책을 바탕으로 한 포스코 임직원의 사명감과 함께 포항시민과 포스코 산업전사 사이에 이뤄진 화합의 결과인 것이다. 포스코 설립 당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보금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시민들의 애틋한 협조와 희생, 그동안 포항시민들의 은근한 애정과 격려, 포항시의 적극적인 행정협조는 포스코 성장과 발전의 원천이 됐다. 포항의 재발견은 이러한 긍정적인 면의 발굴과 함께 산업화의 부정적인 면의 성찰도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하나되는 창조적 상생협력과 천혜의 환경복원을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는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지난날 포항의 재발견과 포항의 발전은 주로 정부나 관주도의 비주체적인 힘에 의해서 이뤄졌다. 미래 포항의 발전은 시민들의 주체적 의지와 물리적인 힘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천적으로 이러한 노력에 의해서 가능성이 획득된다. 포항은 한국 근대화의 중심에서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도약한 신화를 창조한 고장이지만, 부끄럽게도 그동안 급속한 압축성장의 실용과 능률을 강조한 결과 문화적인 지체현상(Cultural Lag)을 초래하여 포항의 문화유산 발굴과 그 정체성 정립에 소홀했다.
이는 세계적인 포스텍을 비롯한 포항지역 4개 대학에 문사철(文史哲) 관련의 인문학과와 예술계통 학과가 전무한 실정이 증명하고 있다. 이같은 기초학문의 방치는 전문지식의 부실로 이어져 마침내 지식과 문화 세계화의 낙오자들만 양산하게 될 뿐이다. 이런 여건에서 향토의 문화·예술을 학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다른 지역과 학문적 교류를 통해 그 질과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인륜도덕, 진리, 자유, 정의, 민주질서, 복지, 봉사 등의 가치 정립과 인간성 회복·함양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인문학과 예술학이 부재한 삭막한 풍토에서도 그동안 향토 예술문화인들이 포항 재발견을 위한 순수한 향토애와 예술혼을 불태우며 문화·예술활동을 지속하여 포항문화유산과 정체성에 대한 시민의 자긍심과 미래화의 비젼을 일깨우며 시민의 정서순화와 예술문화의 생활화를 구현하고자 한 노력이 가상하다.
다시 한번 한 지역의 문명사적 진보는 그 지역의 지리적 환경과 역사적 맥락의 재발견에서 이뤄짐을 인식해 앞으로 포항은 일월정신, 선진행정, 민주시민, 환경과 생태, 인문학, 과학기술, 사회정의, 군사기지, 문화유산, 예술문화, 사회복지, 기업유치, 해양관광, 농수산물 특화, 기부문화 등의 친화적 재발견을 추구하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포항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포항시민의 포항사랑으로 포항 역사 문화의 바른 정체성 정립에 노력하는 만큼 우리의 삶과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포항시장의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의 캐치 프레이즈 아래 강소기업 육성, 물류산업 육성, 해양관광산업 육성, 시민행복 추진 및 클린포항의 창조도시 창출에 자랑스러운 포항정신(일월정신)을 발휘할 때이다.
영국의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할 수 없다`는 속담, 안중근 의사의 `역사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끌어 간다`는 유언을 되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