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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새누리 개혁에 첨병되길

▲ 최종호정치평론가·FM미디어 대표 이번 총선 정국에서 대구시민들조차 `설마설마`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설마가 현실이 되어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총선 패배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새누리당 기득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고, 대구 수성갑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일대의 사건이다. 그 강도는 가히 일본 대지진 수준이었다.선거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김 전 지사의 낙선을 놀라워 하며, 기존 기득권과 지역패권에 대한 심판에서 희생양이 됐다며 아쉬워 했다. 문제는 심판을 당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소위 기득권과 패권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온 `청백리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던 인물이라는 점이다.총선패배 후 당 안팎에서 이런저런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중에서도 1년 전인 지난해 4월에 당론으로 확정된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여러 개혁안들이 절반만 지켜졌어도 이번 새누리당의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김 전 지사는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중임을 맡아 당과 정치 개혁 방안들을 내놓았지만 현역과 당협위원장들의 기득권 지키기와 당 지도부 주연의 공천 파동,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의 이른바 `옥새들고 나르샤`등 연이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패착 탓에 기존 지지층에서조차 신뢰를 잃었고,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는 대참패를 기록하고 말았다.물론 공천파동의 문제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후보의 역량과 기타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김문수 후보의 패배를 가져왔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거 패배에 아쉬움을 피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김문수 전 지사가 20대 총선에 대구 수성갑 출마를 결행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TK지역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TK의원들이 대구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지역에서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강행한 총선에서 비록 낙선이란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야당에 비해 인재풀이 부족한 여권의 대권 후보로 여전히 매력이 있는 카드인 것도 사실이다.그런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고향인 대구에서 김문수 전 지사를 키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옥새파동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김무성 전 대표, 종로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 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여권내 잠룡들도 커다란 내상을 입은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김 전 지사는 국보위 전력이나 뇌물 수수 등의 문제가 있다든지 안보관에 우려가 있다든지 하는 문제는 없으므로 수권능력이 의심이 가는 야권의 유력 후보보다는 훨씬 안정감있는 후보라는 데 강점이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10년간 TK출신들이 권력을 잡았지만 김문수 전 지사는 여전히 경기지사의 이미지가 강해 TK출신 논란에서도 다소 비껴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무엇보다도 저성장 저효율 저출산의 3저 프레임에 갇힌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20년간 실패를 모르고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김문수 전 지사가 이번 총선 패배를 대선 승리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으려면 김 전 지사 본인이 다시금 신발끈을 묶는 자세가 필요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지역민의 민심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김 전 지사 본인 역시 낮은 자세로 뜨겁게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야기했고, 당락에 관계없이 수성갑을 떠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고 김 전 지사의 진정성이 대구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면 대구에서 전폭적으로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다.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어도 김문수 전 지사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기존 기득권을 대신해 보수 개혁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기에 다시 한 번 환골탈태를 위한 개혁의 첨병이 되어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6-04-25

왜 포항에 사는가

▲ 김윤규 한동대 교수·글로벌리더십학부수도권으로 모든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 아니다. 인구와 행정과 산업과 문화를 모두 서울에 모으는 것은, 온 나라를 통틀어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넓지도 않은 국토의 10분의 1은 마르고 닳도록 쓰고, 10분의 9는 허전하게 버려두는 것은 국력의 극대화에 불리하다. 수도권은 이미 인구과밀의 고통을 날마다 겪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허비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수도권 주민들은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해법은 결국 국토 균형발전이다. 그러려면 모든 지방도시와 농어촌이 살기 좋은 곳이 돼야 한다. 그러면, 포항은 살기 좋은 도시인가.왜 포항에 살아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다시 생각해본다. 우리는 왜 포항에 사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도 포항에 살자고 권할 수 있는가.지금까지 포항은 이 질문에 대해 “여기에는 일자리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의 힘은 강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포항으로 몰려 왔고, 그들을 따라 가족들과 소상공인들이 포항에 자리를 잡았다. 인구는 몇 배로 늘었고 살림도 그만큼 팽창했다.그러나 포항은 그 뒷감당을 할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세계적으로 성장한 산업사회의 성과를, 문화적으로 향유하는 데에는 서툴렀다. 조국근대화를 위해 청춘을 불태우고 퇴근한 청장년들은, 마땅히 누릴 문화가 없어서 친구와 아기들을 데리고 주말마다 다른 도시로 나갔다. 포항에서 재학하던 대학생들도 포항에서 즐길 문화가 없어서 시민과 분리된 포항생활을 하다가 떠나갔다. 포항은 일자리를 내놓았지만 문화적 충족감은 주지 못했다. 그들은 포항이 재미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떠나갔다.아니다. 포항만큼 농산어촌과 근대화 산업사회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도 없다. 신화시대 유적으로부터 최첨단연구단지까지 30분 이내에 답사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포항뿐이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남들에게도 그렇지만, 심지어 포항시민조차도 포항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제 포항은 자신의 문화적 자산과 인문적 역량을 자랑해야 한다. 포항에는 포항의 인문적 가치를 확인하고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없다. 포항시가 행정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고 포항문화원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포항문화의 앞길을 기획하고 선도할 기관이 필요하다. 포항에도 문화재단을 설립해야 한다. 품위 있는 포항의 미래를 꿈꾸는 밑그림이 그려지기 위해, 문화적 방향타가 있어야 한다. 전국에 수많은 도시들이 문화재단을 가지고 있다. 포항문화재단이 설립되면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문화도시 포항을 조성할 수 있다.문화재단을 가지면 창의적인 청년 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포항보다 작은 도시들도 전국적 명성을 가진 문화 활동을 해내고 있다.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다 젊은이들이다. 포항에서도 그런 청년들이 신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수한 청년들을 포항에 정착시키고 그들이 창출하는 문화적 삶의 기쁨에 함께하고 싶다. 그제야, 포항은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포항이 좋아서 산다는 답을 해야 한다. 그러면, 포항이 고향인 사람들은 당연히 행복하겠지만, 직장을 따라 포항에 온 사람들은 얼마나 행운일 것인가.

2016-03-11

국민건강보험공단 담배 소송의 당위성

▲ 최주화국제여성총연맹포항시지회 회장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호랑이는 폐암에 걸려 죽었다는 어느 휴게소 화장실에 있던 글귀가 쓴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한때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았던 흡연에 대한 단상들이 오늘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게 되었다.흡연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세계 제1의 공중보건문제로 지정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며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될 만큼 크다고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흡연으로 인해 흡연자는 암 발생이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6.5배 높고 매년 1조7천억원의 진료비 추가 지출 부담금이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흡연으로 인한 폐해에 대해 흡연자인 국민은 건강증진법상의 부담금을 물고 있는데 정작 원인 제공자인 담배회사는 책임지지 않고 있어 사회적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14일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제조사 포함)를 상대로 537억 원을 청구하는 흡연피해 손해배상청구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규모는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성이 높은 3개 암(폐암 중 소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일반검진자료와 국립암센터의 암환자 등록자료 등을 연계해 흡연력에 따라 지출된 10년간(지난 2003~2012년)의 공단 부담금으로 했으며, 향후 소송과정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담배는 비소·청산가리 등 69종의 발암(의심)물질과 4천여 종의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한해 5만8천여명(2012년)으로 OECD국 중 1위인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6천502명)의 9배에 해당하며, 간접흡연과 여성 및 청소년 흡연으로 인한 위험증가 등으로 인한 엄청난 폐해를 끼치고 있다.공단과 담배회사 간 공단의 직접 손해배상청구권 가능 여부, 흡연과 폐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 담배회사들의 제조물책임,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책임, 공단의 손해액 범위 등에 대해 다투게 될 것이다.지난 4일에 있었던 7차 변론에서는 `담배의 중독성`에 대하여 다뤄져, 담배회사 측 주장들에 대하여 공단은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소속 자문위원들과 변론을 준비해 학회 차원에서 주도면밀한 검토를 통해 그 허구성을 밝혔다고 한다. 담배 소송에서 다뤄지는 보건의료 쟁점에 대하여 지금까지 축적된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담배회사들의 거짓 또는 왜곡된 주장으로 법원과 국민이 현혹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을 수행하기 위해 전체 보건의료계를 대표하는 6개 의약단체와 8개 전문단체 및 관련 전문가들도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으로 금연문화 확산과 담배 소송지원에 나선다고 한다.미국과 캐나다 등의 담배 소송에 직접 참여한 국외 전문가들과도 적극적 연대를 통하여 국제적 협력체계를 마련한다고도 한다.이제 일부 전문가들의 지원을 토대로 시작한 담배 소송이 이제 보건의료계 전체와 함께 하는 전면전이 된 것이다.공단이 국민을 대리하여 담배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국민평생건강을 책임지고 보험재정을 성실히 관리하여야 할 보험자로서 공단이 담배회사에 흡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다. 흡연자는 담배 1갑당 소정의 건강증진기금을 부담하는 데 반해 원인제공자이자 수익자인 담배회사는 아무런 책임과 단 한 푼의 비용 부담이 없다는 사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러한 부조리 제거를 위한 공단의 담배 소송 제기는 국가의 미래와 국민 건강 그리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국민 한 사람으로서 바람은 이웃들이 담배 소송을 통해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인식하고 금연을 실천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2016-03-10

설머리 물회 맛집거리와 포항의 관광마케팅

▲ 김제간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포항시는 최근 지역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테마거리를 조성해 외래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 아래 두호동, 환호동 해안로 일원에 `설머리 물회 맛집거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외식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특색과 품격을 갖춘 선진 외식문화 조성과 향토음식 및 로컬푸드의 소비 촉진, 음식문화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우수 외식업 지구 육성사업을 선정하게 됐다.설머리라는 지명의 유래는 매우 아름답고 유서가 깊다. 신라 경순왕 때 지금의 경주시 강동면 부조동에 위치한 형산사 절에서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니 이 지역의 바다와 인접한 고운 모래밭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는 것처럼 보여 눈 설자를 써서 설머리로 불려지게 됐다고 한다. 이제는 인근에 포항시립미술관과 환호해맞이공원이 조성돼 품격 높은 미술전시와 다양한 문화행사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한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전국 우수 외식업지구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스토리가 살아 있는 `강원 평창 메밀 음식거리`가 대표적이다. 또 부담 없는 가격에 이색적인 닭요리를 맛볼 수 있는 `대구 평화시장 닭요리 전문골목`도 있으며 간식으로 여겨졌던 `신당동 떡볶이`는 이제 비빔밥과 함께 K-푸드의 대표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의 조사에서는 외국인이 한국 방문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쇼핑(65%), 음식·미식탐방(44%), 자연풍광(23%), 역사·문화유산(19%)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한국 음식관광 산업화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정부의 관련 부처에서는 매년 음식테마거리를 선정하고 있다.포항시에서도 업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포스코 QSS 혁신허브팀과 각 업소마다 주방 위생, 청결, 화장실, 주차시설 환경개선 및 시설관리 등을 하고 있다. 또 서비스 마인드 함량을 위한 교육, 서비스, 설머리 문화와 전통물회 및 퓨전물회 먹는 법과 연계된 스토리텔링 개발, SNS 매체를 통한 마케팅 전략 및 홍보 등 다양한 준비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머리 물회 맛집거리`를 준비해 가고 있다.관광산업은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키고 국가 경제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며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도 탁월하다. 음식점, 교통, 호텔, 쇼핑, 컨벤션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하다.작년 KTX 개통과 올해 6월이면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완전개통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포항운하, 영일대해수욕장, 죽도시장 등 포항을 찾는 외래 관광객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설머리 지구 내에 복합레저 리조트형 두호 마리나 개발로 요트, 해양스포츠, 레저 등 즐길거리, 볼거리가 풍부하고 중국 구천그룹에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6성급 호텔, 여객선 크루즈 터미널 및 휴양시설 등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해양 신도시로 미래를 체계적으로 디자인하고 있다.이러한 대전환과 기회의 시대를 맞이해 우리 포항도 명품관광, 힐링도시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항공으로 4시간대 거리에 있는 인구가 모두 23억명에 이르며, 특히 2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가 무려 5억명에 육박한다. 부유층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은 중국과 주변국의 관광객들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공략해야 한다.지금부터 우리 지역의 관광자원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으로 잘 엮어서 어느 외국인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면 씀씀이에서 통이 큰 해외 관광객들의 지갑이 열릴 것이고 설머리 물회 맛집거리도 음식특화거리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2016-03-07

청년들이여, `예스구미` 하자!

▲ 남유진구미시장 “일자리, 늘리겠습니다. 국민행복, 더하겠습니다” 올해 초, 청와대 일자리 창출 및 복지 분야 업무보고의 주제다.일자리와 국민행복, 맞는 말이다. 필자 역시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일자리가 늘어나면 소비가 늘고, 이는 기업의 매출과 투자로 이어지며, 결론적으로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기 선순환의 효과를 가져온다.고용창출이 경제를 살리는 기본 요소이자, 국민행복을 위한 중요 요소가 되는 것이다.그러나 이를 실천하기에 결코 녹록치 않은 현실임은 분명하다.지속되는 세계경제위기와 무한경쟁으로 인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들은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모든 정부와 지방정부의 최대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박근혜 대통령도 남은 임기동안 국정운영의 최우선을 일자리 마련에 두었다.앞으로 정부는 고용률 70%를 목표로 모든 정책에 고용영향평가 의무화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과 경제혁신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그렇다면 구미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흔히들 구미에는 국가산업단지가 있다보니 일자리 문제는 걱정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속 모르는 소리다.산업도시에 활력이 지속되려면,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에 맞춰 끊임없이 다양하고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때문에 구미시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일자리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2009년 전국 최초로 `We Together 운동`을 추진해 노·사·민·정 협력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와 나누기를 실천하였고, 필자를 시작으로 간부공무원의 연봉, 직원 해외연수 및 연가보상비의 일부를 반납해 지역공동체일자리 사업과 지역맞춤형 일자리 사업 등에 활용했다.또 국내 최대 기업도시답게 투자유치 활동을 벌여 민간부문의 고용을 확대했다.일본, 독일 등 국내외 60여 개 선도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해 근로자 12만 시대를 앞두게 됐다.덕분에 지난 민선5기에는 일자리 10만4천개를 창출하며 목표대비 149%를 달성할 수 있었다.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아니 앞으로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구미의 실업률이나 고용률에 만족할 만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만만치 않은 경제사정과 예측할 수 없는 국내외 정세에 대비해 다시 한 번 구미시 일자리 시책에 내실을 기해야 할 때다.특히 지난해 청년 취업자 비중 전국 1위의 도시답게 올해부터는 청년실업 해소에 집중할 것이다.기존의 일자리창출 방안과 더불어 `청년취업 예스구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프로젝트 명칭에는 “`예`정된 일자리는 없다, `스`마트한 젊은이여! `구`미에서 `미`래를 열어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젊은 층이 많은 구미시 상황에 적합한 일자리창출 및 창업지원으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할 것이다.지난해 구직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중소기업 중심의 `춘하추동 취업한마당`을 보다 확대하고 구미시 청년CEO들의 교류시스템인 `청년창업자 성공가도(Youth-Way) 네트워크`를 구축해 청년창업부터 사후 관리까지 지원을 체계화해 나갈 것이다.지난 10월에 개소한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통해서는 지역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청년 누구에게나 맞춤형 진로지도를 제공해 청년실업의 주된 원인인 일자리 미스매칭(mis-matching) 해소에도 힘쓸 것이다.앞으로 구미시는 `1기업 1인 더 채용하기`를 범시민 운동으로 추진해 지역공동체의 힘을 모아 청년실업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모두가 희망이 없다고 말할 때 늘 기회와 희망을 만들어 왔던 구미다.청년취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확산 시켜나가면 가능성은 충분하다.자, 청년들이여! 다시 한 번 구미를 주목해 보라. 그리고 `예스구미`를 외치자.눈앞의 고용절벽을 넘어갈 희망의 사다리는 구미시가 앞장서 만들어 가겠다.

2016-03-02

문화 패러다임에 걸맞은 문화재단 필요성

▲ 배용일 포항문화원장지역은 삶터이고 얼굴이고, 역사다. 이러한 지역민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문화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문화재단의 설립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의 물결이 되어 밀려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문화의 중심에는 기관·단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역주민이 있어야 한다. 주민을 중심으로 시의회와 지자체, 언론사, 문화원, 문화재단, 예총 등이 역할분담과 연대실현을 통해 문화융성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문화의 힘은 미개한 상태를 벗어나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에너지원이다.지역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각기 특유의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래가치의 창출과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문화의 가치와 삶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날로 확산되고 있다.급속한 경제성장, 도시화, 고령화 등에 의한 사회적 문제와 비용 발생으로 이를 해소하자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주체로서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문화민주주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따라서 “지역의 문화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라는 아젠다는 이제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본이 되는 방향타가 되고 있다.포항에는 많은 역사자원, 해양자원, 인문학적인 자원 및 문화재들이 널리 산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원을 활용한 문화상품 개발에는 아직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이런 문화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유연하고 자유로운 관찰과 호기심만이 낯선 경험의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체험을 이끌어 준다. 그래서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진흥과 문화도시 발전을 위해 문화융합을 선도하는 복합적 단체로서 그 필요성이 제고되고 있다.문화재단 전문가를 통해 지역의 자원들을 잘 다듬어서 포항의 이미지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도시 전체의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세부적인 전략들 하나하나마다 문화적인 가치를 만들고 뜻을 되새겨 포항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최근 문화동향을 살펴보면 지역문화 정책과 사업 추진을 위한 문화재원 투입과 지원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중앙부처 소관 지역의 문화사업이 대규모 지방 이양을 통해 지역문화정책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포괄보조금 방식의 도입으로 책임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임무부여하고 있다. 또 지역협력형 사업을 통해 재원다양화와 참여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화두는 본격적인 지역문화의 시대로 `문화융성`과 `문화가 있는 삶`이다. 따라서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개성있고 행복한 우리만의 문화를 가꾸고 과거의 산물위에 미래로 진화하는 지역문화를 이끌어 가야한다.그 역할을 중점적으로 이끌어가는 문화재단이 있어야 하고, 정체성을 가미한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문화원이 서포트하는 협력체계 구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지역문화의 발굴 창조란 문화자원의 계승 및 창조를 통해 지역문화의 독특성,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의 확산으로 고유한 지역문화자원 발굴과 품격있는 지역문화의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이에 문화원은 우리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문화재단은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민의 다채로운 문화향유를 위해 문화전문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포항 문화자원의 발굴·개발·활용을 위한 체계 구축을 위해 지역의 전통자원, 문화유산, 문화시설, 문화프로그램, 문화자원, 문화인력 등의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 문화원과 문화재단의 협업은 지역문화의 핵심가치를 만들어 내고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따라서 포항의 문화재단의 설립은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며 포항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와 더불어 포항문화발전에 커다란 획을 긋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6-02-29

경북 균형발전과 재도약의 전환점 만들자

경북도청이 축복과 기대 속에 경북도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되고 관할구역 문제가 대두된 지 3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었다. 이전지 결정에서부터 이전에 이르기까지 대화합의 에너지를 모아주신 도민들께 감사드린다.우리 경북은 20세기 조국 근대화의 산실이었다. 1966년 경북도청이 포정동에서 산격동으로 이전하던 해, 1인당 국민소득은 131달러에 불과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우리나라는 3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며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그 기적 같은 성공신화의 과정에서 경북은 당당한 주역이었다. 수출입국의 생생한 현장인 포항 철강공단과 구미 전자공단, 희망의 녹색 깃발 새마을운동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정신 부문은 더 굉장하다. 신라 화랑정신에서 조선 선비정신으로 이어져 온 경북인의 정신은 일제강점과 해방, 분단과 전쟁, 폐허와 가난극복을 거치며 나라가 어렵고 백성이 힘들어할 때마다 구국과 호국의 횃불로 찬란하게 타올랐다.경북도청은 이처럼 엄청난 역사를 안고 있는 경북의 상징이며, 경북도민의 자존이다. 그래서 도청 이전은 단순하게 청사를 옮겨가는 차원이 아니라 경북의 역사와 문화, 경북인의 정신과 혼이 함께 가는 역사적 과업인 것이다.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건물 하나라도 경북의 정신적 가치를 담기 위해 신청사를 기와지붕의 한옥으로 지었고 전통건축 양식에 따라 배치했다.도청 이전은 낙후되어 있던 북부권역에 새로운 개발축을 만듦으로써 기존의 포항, 구미, 대구에 더하여 사륜구동의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게 될 것으로 본다.국가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도청 신청사는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와 동일 위도상에 위치하고 있다. 국토의 허리 부위에 동서발전축을 만들고 이를 통해 미래에도 경북이 역사의 중심에서 국가발전을 이끌어 갈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도청 이전이 촉발시킨 시너지 효과는 시간을 두고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리라 예상한다. 당장 기대되는 것은 100만 동해안 주민들의 숙원인 바다시대를 크게 앞당기게 되었다는 점이다.무엇보다도 신도청시대의 개막과 함께 동해안 발전전략의 컨트롤 타워가 될 동해안발전본부의 이전지가 결정이 되었다. 동해안발전본부가 바다 가까이 현장으로 옮겨가게 된 것은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자, 환동해 바다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핵심 인프라가 될 동해안고속도로와 동해중남부선 철도를 조기에 완공하고 영일만항 확장, 울릉공항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포항~안동 국도 확장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해양관광, 신산업 육성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포항 두호와 울진 후포를 잇는 `마리나 루트`를 개발해 해양관광을 육성하고 원자력 클러스터와 3대 가속기 클러스터,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통해서 신산업 벨트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신도청시대가 열렸다. 뜨거운 용광로가 쇠를 녹여 선철을 만들 듯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자랑스러운 경북의 새 역사를 만들자. 그래서 우리 경북을 정신문화가 꽃피는 역사적인 현장으로, 경북 전체가 동반 성장하고 재도약하는 전환점으로 만들자. 백년대계의 새로운 꿈을 향한 경북의 대장정에 도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동참을 기대한다.

2016-02-22

영화 `검사외전`과 포항 망신살

▲ 이대환 작가이번 설 연휴를 서울에서 지내며 심심풀이 쯤으로 영화 `검사외전`을 보았다. 정의구현의 해피엔딩이었다. 젊은이가 하듯이 사이버공간에다 한마디 소감을 남긴다면 “시나리오의 짜임새가 돋보였다”고 적어주겠다. 그런데 영화가 중반에 접어들어서부터 내 머리와 마음에 마치 잘못 삼킨 찰떡처럼 찜찜한 무엇이 달라붙었다. 출세와 돈과 권력만 추구하는 부패세력의 전형적 인물로 등장하는 우종길 차장검사(이성민 역)가 여당(창조국민당)의 정치 신인으로 변신해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나섰는데, 아무리 허구라지만 하필 그 지역구가 `포항 북구`였다.더욱 놀란 것은 우종길의 슬로건인 `포항의 아들`이었다. 감독이 `포항의 아들`이라 하자니 조금은 포항시민에게 미안했는지, 얼핏 스쳐가는 우종길의 짧은 대사 중에 자신이 진짜 포항의 아들은 아니라는 말이 섞여 있었다.영화계는 `검사외전`이 설 연휴를 지나기 바쁘게 500만 관객을 끌어들일 것이라 예측한다. 배우 황정민이 또다시 1천만 관객의 흥행대박을 터뜨리는 슈퍼스타로 등극할 모양이다. 그러나 포항시민과 포항은 어떻게 되겠는가?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국제시장`을 포항시민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부산 국제시장을 얼마나 홍보했는지도 알고 있으며, 국제시장에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도 알고 있다.그렇다면 `검사외전`은 포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나쁜 이미지일망정 1천만 관객에게 `포항`이라는 이름을 홍보해주니 감사해야 하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에는 `물회`먹는 장면 하나 나오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고향(포항)을 위해 제일 잘한 일의 하나가 죽도시장에서 물회 먹는 소식을 언론에 태워준 것이라 하니, 이제 물회 홍보는 없어도 좋다는 것인가?`검사외전`이 조만간 1천만 관객을 끌어들이게 된다면, 대략 포항시민 10만명이 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라스트신에 도달한 즈음에 법정에서 발광을 하다 체포되는 우종길 후보가 포항 북구 경선에 출마하여 `포항의 아들`이라고 외치는 장면에 대해 과연 포항시민이 어떤 소회를 맛볼 것인가?영화가 끝난 뒤에 나는 혼자서 걸으며 몇 년 전부터 포항 국회의원들이 한국사회에 각인시킨 `나쁜 이미지`를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포항 남구에서 5선까지 지낸 의원은 감옥을 나와 다시 불구속 기소됐고, 그의 뒤를 이어 받았던 초선은 도덕의 도마 위에서 금배지를 빼야 했으며, 포항 북구의 4선 현역 의원은 부패 스캔들로 시끄럽더니 불출마 선언을 했다.지금은 포항시민이 떨치고 나설 차례다. `검사외전`이 새삼 전국적 망신살을 안겨준 포항의 정치적 부패 이미지를 스스로 씻어내야 한다. 이렇게 심각하고 중대한 시기에 몇몇 시의원들이 문제의 포항 북구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연출했다. 무슨 꿍꿍이로 왜 부끄러운 행태를 벌였을까? 시민들이 훤히 짐작할 것이다. 그들은 양심에 손을 얹고 그것이 포항의 나쁜 정치적 이미지 씻어내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국회의원 후보경선에서도 유권자들은 특정후보를 택하기 마련이다. 선거운동을 해주고 싶다면, 각자가 알아서 합법적으로 하면 된다.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주장했거나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대통령은 국민이라는 민심의 바다에 떠있는 배와 같다. 국회의원은 지역민이라는 민심의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에 불과하다. 하물며 기초의원 몇몇이 무리를 지어서 자기네 의도대로 민심을 움직여 보겠다고 언론 앞에 나서는 것은 한낱 착각이고 무지일 뿐이다.`검사외전`은 문득 나를 눈물겹게 했다. `이 영화가 이번에는 포항시민이 스스로 포항의 정치적 부패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지 않겠는가.` 이런 기대감을 나는 차가운 거리를 한참 걸어가서야 뜨끔하게 알아챘다.

2016-02-11

아름다운 情이 가득한 설날을 기다리며

▲ 김한규안동시의회 의장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동요 `설날`의 1절 가사다. 설 명절 하면 이 동요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 때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은 설맞이로 분주해진다. 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딸 등 다른 가족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가 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그리움 속에 있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하지만 우리 주변 현실은 어둡다. 최근 아동학대로 얼룩진 신문지면을 보는 우리의 마음은 부끄럽고 착잡하다. 유치원 음악발표회 연습과정에서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을 밀치고 내동댕이치는 장면은 숨이 막힌다. 20대 엄마는 10개월 된 딸이 울고 보챈다고 공을 얼굴에 던져 숨지게 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건은 전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더욱이 OECD가 발표한 2015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27위에 그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도 10점 만점에 5.8점에 불과했다. 자살률은 OECD 최고 수준이다. 희망이 삶의 버팀목인데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미래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걸 나타낸다. 젊은이들 사이에 `헬 조선`이란 유행어가 나도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이런 소식을 들으면 답답하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와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유교, 그리고 그 가치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안동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우선, 안동은 퇴계 선생을 중심으로 한 영남학파의 본산으로서 우리나라 유학을 주도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곳이다. 종택, 서원, 향교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택과 한국국학진흥원에는 지난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6만4천226장의 목판이 있는 등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또한 안동은 관혼상제 뿐 아니라 생활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유교적 관습이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곳이다. 또한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현대사회의 병폐를 꼬집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며 안동에서 해마다 열리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우리에게 인간성 회복의 해법을 찾아 줄 것이다. 오는 5월에도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인문가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화의 장을 가진다.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는 지난해 7만3천600여명의 수련생이 다녀갔는데, 이는 재작년보다 33%, 2013년보다는 배 이상 크게 늘어난 숫자다. 선비문화를 통해 자아를 찾고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선비문화를 체험하려는 수련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이번 설은 고향을 찾은 모든 분들이 가족과 함께 인문정신의 본향인 안동에서 짙은 문화 향기와 안동의 가치를 접하는 기회를 가져 보기를 권한다. 종가와 서원, 그리고 가정마다 전해져 오고 있는 유교적 정신가치와 이를 실천하는 살아있는 전통은 인간 정신을 상실한 오늘의 시대를 밝혀줄 소중한 빛이 될 것을 확신한다.“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세요.”동요 `설날`의 2절 가사다. 올 설 명절에는 안동이 가진 정신적 가치를 생각하며 이 노래 가사처럼 모든 가정마다 조상과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이 가득 넘쳐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2016-02-02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지금은 채찍이다

▲ 김영문 한동대 객원교수·전 민주평통 부의장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를 요동치게 한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불러온 위기감과 긴장감이 한 달을 채 넘기지도 않아 잠잠해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가진 안보 불감증의 현주소이다. 이번 핵실험의 목적은 새로운 차원으로 증대시킨 핵 능력의 점검과 소형화, 경량화 시도이며, 미사일 장착과 은닉을 용이하게 할 개발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사실이 분명하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진입했노라고 위협할 날이 멀지 않았다. 북한의 핵 보유로 인한 전략적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을 수 있는 대상국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인 것이다.우리는 우선 이를 비상상황으로 인식해 국가안보차원에서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완벽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의 핵 우산에 의존하겠지만 이 핵 우산정책을 구두 약속 뿐 아니라 조약의 형태로 강화하고 B-52전략 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배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실행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점차적으로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개발과 북한 지도부를 확실히 제거할 수 있는 감시와 선제 정밀 대량타격 능력, 기습과 기습대응능력 등을 구비함으로써 핵 억제력을 키워가야 한다.북한의 핵 보유가 우리의 사활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북핵문제 해법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에 핵실험 도발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할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북한이 핵 개발을 단념하고 핵을 포기하게 할 새로운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해 당사국인 우리와 미국이 공조해 핵 포기의 주체가 될 북한, 그리고 해결의 가장 중요한 실마리를 쥐고 있는 중국이 함께 참여하는 효율적인 중장기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절실하다.북한은 `핵보유국`이라고 헌법에까지 명시하며 핵개발을 진일보시킨 지금, 기존의 정책으로는 핵을 포기하게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지금까지 되풀이 되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북한 정권이 핵을 실질적으로 포기하고 대화의 장에 나올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몰고 갈 전방위 공세적 극약처방의 핵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적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하고도 포괄적인 결의를 담은 대북제재를 이끌어 내어야 할 것이며,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앞세워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모든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으로 제재 범위를 확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력하게 실행하도록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재 조치도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태반이 중국기업인 바 중국이 응하지 않으면 또한 공염불로 그칠 수밖에 없다.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이 대외무역의 90%, 특히 에너지 수입의 92%를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공급하는 석유와 식량을 적정 수준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외에 자산이 많은 북한 지도층의 거래은행 차단 등 돈줄을 막는 일에 중국이 적극 동참해 준다면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은 미국의 영향력 확장을 막는 완충지대라고 생각하는 한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과 함께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국제 사회의 폭넓고 실효적인 `세컨더리 보이콧`행사, 한반도에 B-52전략 폭격기나 항공모함 등의 전략자산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전술 핵무기의 재배치 등도 중국을 압박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핵무기는 7천500만 우리 민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공멸의 무기이다. 북한이 4차 핵 실험을 기습단행하며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는 현실을 두고,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에는 핵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이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와 힘을 합해 강권적으로라도 폐기시켜야 할 것이다.

2016-01-28

구미공단, 위기의 `멍키바`를 넘자!

▲ 남유진구미시장 `멍키바(Monkey-Bars)`라고 있다. 어릴적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군대 유격장에서 쉽게 보았던 일명 `구름사다리`다.동물원 원숭이들이 날렵하게 멍키바를 건너는 모습도 떠오를 것이다.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는 올해 키워드로 `멍키바`를 선택했다. 원숭이가 멍키바를 가뿐히 넘듯, 원숭이의 해인 2016년에는 위기를 가뿐히 넘어 기회로 만들자는 뜻에서다.그러나 올해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북한의 핵실험, 총선 등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들이 있다.수출산업이 주가 되는 우리 구미로선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필자는 절망과 좌절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앞선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던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경제시책으로 구미의 맷집이 제법 단단해졌기 때문이다.현재 구미에서는 기존산업을 바탕으로 한 `구미공단의 체질강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토대 마련을 위해 추진한 연구개발 기능 강화가 눈에 띈다. `금오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3D프린팅, 국방 등의 연구기관 및 제품 상용화센터가 구축되었다. 지난해부터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중소기업의 체질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지역 기업들의 내부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큰 변화가 바로 기업부설연구소 증가다. 2008년 179개이던 부설연구소가 지난해 기준 2배가 넘는 386개로 늘어났다. 과거 대기업 의존적이던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구미의 산업구조가 건강하게 재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공단 체질강화의 핵심인 산업다각화의 경우, 산업별 맞춤 전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강점인 IT와 융합 가능한 산업을 타깃으로 하여 성공가능성을 높였다. 대표산업은 전자의료기기, 자동차부품, 국방, 탄소산업이다.불모지였던 전자의료기기산업은 1천3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유치해 업종전환을 이끌고 있다. 5년 전 1곳에 불과하던 관련 기업이 지난해 30여 곳으로 늘어났고, 2020년에는 300곳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동차부품산업은 독일 자동차부품 박람회 참가, 독일 `구미통상협력사무소` 개소 등 선진기술력 교류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을 자동차부품으로 유도하였다. 진입장벽이 높은 국방산업은 2014년 `국방벤처센터`가 문을 열면서 추진력을 얻었다. 지역 IT전자, 광학, 디스플레이 분야의 중소·벤처기업들이 국방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특히, 탄소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 상반기 국가5단지 분양과 맞물려 도레이사의 1조6천억원 투자, 5천억원이 투입되는`융·복합 탄소성형 클러스터`조성이 추진된다. 미래 주요 먹거리가 될 탄소산업과 관련 전후방 산업이 머지않아 우리 구미를 중심으로 꽃피게 될 것이다.지난해 말에는 경북도가 구미공단에 새로운 엔진을 달아주었다.2대 지역전략산업으로 스마트기기와 타이타늄 육성 계획을 밝힌 것이다. `스마트기기 육성사업`은 의료기기, 인쇄전자, 경항공기산업 등에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연계하는 것으로 우리 구미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ICT에 강한 구미공단의 오랜 노하우와 관련 산업이 만나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타이타늄`은 포항 철강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이끌 새 주인공이다. 강도가 뛰어나며 부식에 강하고, 인체에 거부반응이 없어 탄소소재 못지않게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다. 앞으로 구미의 탄소산업과 함께 소재산업의 양대 축이 되어 경북 산업의 일대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50년의 역사를 앞둔 구미공단은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힘은 2016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재주를 넘듯 멍키바를 타고 넘는 원숭이처럼 지난 10년의 노력을 발판 삼아, 난관을 넘고 중단 없는 도약을 이어갈 것이다.힘차게 시작한 병신년(丙申年), 올해도 구미공단의 전진은 계속된다. 우리 모두 구미공단과 함께 위기의 멍키바를 넘어가자!

2016-01-11

포항경제 위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절실

▲ 최상원 前 포항시의원새해가 밝았다.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에서는 새해 각종 구상들을 발표하고 있다. 꿈과 희망이 담긴 담대한 대계(大計)가 설계돼야 하나, 당면한 불황과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로 신년 화두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됐다.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라고 할 수 있는 덩샤오핑(鄧小平)은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국민이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고 하며, 개혁개방의 의미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장했다.`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어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발전을 하게 됐다.지난 해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포항투자촉진추진위원회 주관 포스코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 `규제완화 청원 서명운동`에 시민 33만여 명이 참여하며 역량을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현재 포항투자촉진추진위원회는 관계부처에 시민들의 청원을 넣어 놓은 상태이고, 지역을 이끌고 있는 이병석 국회의원은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과 포항상공회의소 주관 2016년도 신년인사회에서 `포항시민의 건강권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청정화력 관련 규제를 푸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장량동을 비롯한 의정보고회에서도 강조했다.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이때, 지역의 책임 있는 국회의원이 시의 적절하게 의정활동의 목표로 삼아준 데 대해 바람직하게 생각한다.포스코가 어떤 기업인가? 비록 글로벌 경제위기와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포항으로서는 자존심이고, 대한민국으로서는 산업화 시대를 이끈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해온 기업이다.포항의 경제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이 시점에서 다시 복기(復棋)해 보고 포스코 이외의 산업으로 단기간에 경기를 부양할 대안이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포항의 불황은 중국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포항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 중국이 경제성장의 기반으로 삼았던 바로 흑묘백묘론을 포항이 차용해 오는 것이다. 포항을 위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아오면 되고, `포항 경제가 살아나고, 미래를 설계할 기반 마련`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책임 있는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국회의원, 포항시를 비롯한 관계기관,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의회, 그리고 지역사회를 이끌고 있는 경제, 사회단체 및 명망 있는 모두가 합심해 뜻을 모아야 한다.지역에 기반을 둔 포스코가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를 통해 수익성이 더 악화되기 전에 원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원인을 잡는 노력을 하고 있고, 먼저 이것부터 규제완화가 이뤄져 투자가 되면, 단기 경기부양이 되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장기계획으로 블루 밸리 국가산단을 비롯한 포항의 산업단지에 첨단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지역과 대한민국이 살아갈 연구활동을 하며, 밖으로 열려 있는 해양자원을 이용하여 `환동해 중심 창조도시 포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불황을 극복할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있어서는 포항 경제활성화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포항 경제가 고사(枯死)하거나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앞뒤 가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중앙정부에 선도적 역할을 해주겠다는 다짐을 해 준 지역 국회의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포항이 활력을 찾고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기 위해 이제 지역의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2016-01-07

미래를 밝히는 음향신호등의 푸른 신호음 - 공직선거법 제65조 4항에 관하여

▲ 이규성경북점자도서관장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였다. 출근길 교차로에서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 신호등의 신호음이 메아리치듯 고막을 울리던 순간, 온몸에 전해졌던 전율과 흥분은 27년이 지난 지금도 감동적이다. 불안하고 위태롭게 교차로에 홀로 섰던, 20대 시각장애인 청년의 불확실한 미래는 새로 설치된 음향신호기의 `푸른 신호음`을 따라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복지와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고, 사회,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와 발전을 이뤄냈다. 그 중에서 변화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장애인의 참정권 확대를 위한 노력이었다. 중앙선관위는 1992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거소투표제 실시`, `시각장애인투표보조용구` 사용을 시작으로 1~4급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점자형 선거공보의 제공 등 지금까지 장애인의 참정권 확대를 위한 여러 제도를 개발하고 시행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8월에는 오는 4월 있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선거공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65조 4항을 개정했다. 이 법 개정에서는 임의규정인 시각장애인 선거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 조항을 의무조항으로 강화하고 점자 미해독 시각장애인에 대한 대책으로 음성형 선거공보를 추가해 후보자가 점자형 또는 음성형 선거공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작성 제출해야 하되, 책자형 선거공보에 그 내용이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음성형 선거공보)를 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그러나 이 조항은 점자형 선거공보의 대체 방안으로 음성형 선거공보를 추가했지만 본래 의도와는 달리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 국민 중 문맹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듯, 시각장애인도 점자 해독자와 미해독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 우리나라 장애인등록제의 기재사항은 장애의 유형, 등급, 원인, 시기에 관한 것이고 장애인 실태조사는 표본조사이다. 이 조항 그대로 선거가 실시된다면 점자형 선거공보와 음성형 선거공보가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장애 정도 등 점자해독자이건, 미해독자이건 당사자의 실정과 상관없이 후보자 임의대로 제각각 배포될 수밖에 없다.게다가 중앙선관위가 음성형 선거공보로 채택한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에 대한 시각장애인 이용 실태도 문제다.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란 음성변환 2차원 바코드 인쇄를 의미한다. 바코드는 거리와 각도 등 카메라의 초점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그러므로 중증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그 작동이 터치 방식인 관계로 중증 시각장애인인 경우 사용에 상당한 곤란을 겪는다. 따라서 음성형 선거공보는 실효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또한 이 법 제65조 점자형 선거공보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공정성을 위배하는 차별의 문제가 있다. “후보자는 시각장애선거인을 위한 선거공보 1종을 제2항에 따른 책자형 선거공보의 면수 이내에서 작성할 수 있다.” 점자는 일반 활자와 다른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일반 활자로 제작된 책자와 같은 내용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더 많은 면수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점자형 선거공보에는 책자형 선거공보에 게재된 정보의 일부만 발췌해 수록할 수밖에 없다.이 법 제65조 4항은 시각장애인 유권자에 대한 선거권과 평등권 모두를 침해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점자 미해독자에 대한 대책방안으로 1~2급 중증시각장애인 유권자에 대해서는 이 법 153조의 투표안내문과 같이 점자형 선거공보와 음성CD, 음성전환 2차원 바코드 등 음성형 선거공보 모두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일반 활자 선거공보와 동일한 내용의 점자형 선거공보를 차별없이 제공해야만 한다. 그것이 시각적 선거 홍보물의 절대취약계층인 시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정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오늘도 음향신호등의 `푸른 신호음`은 시각장애인의 동등한 사회참여를 바라며,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교차로에서 우리사회의 미래를 꿋꿋이 밝히고 있다.

2016-01-05

지방자치 20년, 구미시의회 제200회 정례회

▲ 김익수구미시의회 의장 구미시의회가 회기 200회를 맞았다.지난 1991년 기초의회 의원 선거를 실시하고 같은해 4월 구미시의회 21명, 선산군의회 8명으로 각각 개원한 이후 1995년 제1대 통합 구미시의회로 출범한지 20년만에 맞는 회기 200회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구미시 제7대 의회는 그동안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선배 의원들이 쌓아온 업적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하지만 이직까지는 제도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미흡하고 불완전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예를 들면 지방재정운영이라든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라든지 완벽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일선 공무원들이 땀과 피로 거둬들인 세금의 대부분은 중앙정부의 국세로 들어가니 재정적인 면에서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지방의회 인사권 조차도 독립적이지 못하다 보니 선진국형의 강력한 지방자치가 보장될 수 없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에서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려고해도 중앙부처로부터 국비나 교부세를 받지 못하면 자체재원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전무한 형편이며, 보편적 복지문제 또한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다.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의회는 지방자치 20년 동안 200회의 회기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변화 속에 주민의 편익과 복리증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구미시의회는 지난 11월25일부터 12월24일까지 30일간의 일정으로 제200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1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조례·규칙안, 동의안 등 25개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올 한해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였던 만큼 구미시의회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더욱 고군분투했다.매년 반복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치적쌓기용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으로 지방 재정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위해 23명의 전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다.특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집행부의 지난 1년간 시정업무 추진 전반에 대해 검토해 총 194건을 시정·개선토록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2016년도 세입세출예산안 1조1천억원(전년도 대비 200억원 증액) 중 35건에 대해 12억5천만원을 삭감하고, 201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1조3천446억원(기정예산 대비 956억원 증액) 중 9건에 대해 60억원을 삭감했다.또 사회복지시설 및 보조사업 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10월30일 간담회를 열고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그동안 조사 활동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조사특별위원회는 중간결과 발표에서 사회복지사업 보조금을 지원받는 복지시설 및 단체에 대한 사전교육 정례화와 보조금 집행 후 관리 감독 철저, 사회복지시설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사회복지분야의 행정조직 개편 검토를 요구했다.특히 먹고 마시는 1회성 읍·면·동 단위 행사 및 유사 축제 폐지나 통폐합하고 각종 보조사업 중 일몰제를 적용, 일정비율의 의무적 삭감을 통해 꼭 필요한 사업만이 시행될 수 있도록 구미시에 촉구했다.이렇듯 구미시의회는 올바른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흡하나마 최선을 다하고 있다.앞으로도 더욱 큰 웅비의 나래를 펴고 쉼없이 발전하는 구미시를 만들기 위해 23명의 전 의원들은 지혜를 모으고 발로 뛰며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고민 할 것이다.그리하여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감동하는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 그 미래의 꿈을 위해 구미시의회가 앞장설 것이다.

2015-12-28

국회의장의 존재감과 피로감

▲ 이대환 작가올해 1월 하순, 라오스. 나는 처음으로 한국 입법부 수장의 존재감을 직접 경험했다. 비엔티안에서 루앙프라방 가는 항공기에는 여행객이 많았다. 만석 같았다. 그런데 이륙시간을 한참 넘겼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안내방송도 없었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반대하는 나라가 라오스지. 이러고는 애써 속을 다스리는데 문득 `정의화 국회의장이 탑승하지 않아서`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다시 십여 분이 더 흘렀다. 한국인 남성들이 웅성거렸다. “비행기 시간에 자기 일정을 맞춰야지, 자기 일정에 비행기 시간을 맞춰야 하나.” 맞는 항의였다. 그래도 나는 얼핏 이런 생각을 했다. 국가의전서열 2위 아니신가.항공기가 착륙했다. 승객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은 안 보이고 그의 수행원들이 많은 가방들을 챙기고 있었다. 한국이었으면 벌써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한국인들이 그들에게 몇 마디 꾸지람을 했다.이튿날 아침, 나는 친구들과 루앙프라방의 유명한 볼거리로 알려진 스님들의 탁발 행렬을 보러 나갔다. 저만치 앞에 정장을 빼입은 남성 하나가 서 있었다. 뉴스에서나 보았던 정의화 국회의장이었다. 우리는 어제 겪은 짜증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올해 9월 어느 날, 그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고 했다. 나의 첫 반응은 여느 시민처럼 국회의장까지 지냈으면 후배에게 물려줘야 올바른 처신이라는 것이었다. 국회의장은 무소속이니 내년 3월 새누리당에 재입당하여 경선에 나설 것이다, 2017년 대선을 내다보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다. 어쩌랴, 인생의 로망이라는데. 나는 이러고 덮었다.지난주에 국회의장의 국가적 존재감이 부각했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요청한`법안들 직권상정`을 격렬히 거부한 때문이었다. 다만 그날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선 “입법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현행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결국 현행`이라니? 부산에는 김무성의 영도구와 유기준의 서구에다 정의화의 중·동구를 쪼개 붙여야 한다더니 이걸 없애겠다는 뜻도 담지 않았는가?그 발언에 뒤이어 그가 다시 여야 협상을 주선했고, 그의 지역구도 인구 하한선에서 탈출하는 묘수가 나올 전망이라니, 그날 내 판단은 좀 빗나갈지 모른다. 하지만 판단의 자유는 있다.직권상정 거부도 그렇다. 합법 여부의 문제라 했지만,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의 차이가 뚜렷하다. 대통령은 비상한 위기라 보고, 국회의장은 아니라 본다. 그의 존재감을 불려준 언쟁에서 정치적 계산을 싹 빼버리면 바로 판단의 격차가 불거지는 것이다.`YS의 키즈`에 꼽히는 그는 그분 장례식장에서`YS의 IMF사태 책임`을 경감해야 한다는 자못 효성스러운 발언을 했다. 6·25전쟁 후 최대 국난이라 불렸던 그때가 요즘 반면교사로 불려나온다.`구조개혁 성공`이란 단서가 압정처럼 박힌 국가신용등급 상승마저 그때와 흡사하다고 한다. 현재 국가경제 상황에 대해 국회의장이 대통령보다 더 정확히 알까?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야당과 식사하라는 조언이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에 일리가 있듯, 직권상정 요청에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여당 의원들이 직권상정을 청원하는 장면에서 국회의장이 고함치고 자리를 박찬 것이 과연 정치적 해법이었을까? 결말은 속마음에 가둬둔 채로 “야당과 협상하고 또 협상하라. 법안들의 직권상정은 나의 최후 판단에 맡겨 달라”하고 묘한 여운으로 여야를 같이 압박했더라면, 어차피 갑작스레 국회의장이 부각할 상황에서 그 존재감에 피로를 느낀 국민이 훨씬 줄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와 삼권분립이 아직은 모순관계가 아니다.

2015-12-22

우리 모두 위해 꼭 필요한 월동준비, 가스안전

▲ 김홍철한국가스안전공사 경북동부지사장 추위에 절로 몸을 움츠리게 되는 계절, 겨울이다. 집집마다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월동준비로 한창 바빴을 때이기도 하다. 김장을 하고, 난방비 절약과 단열을 위해 유리창에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을 붙이고,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내복을 꺼내입는 게 월동준비의 흔한 풍속도라 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꼭 잊지 말아야 할 월동준비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예방을 위한 가스안전 실천이다.`아니! 연탄가스 중독은 들어봤어도 일산화탄소 중독은 무슨 소리`라고 흘려들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실제 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자칫 부주의하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끔찍한 문제라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11월 경기도 남양주 한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던 야영객 2명이 난방을 위해 가스연소기를 켜둔 채 잠들었다 사망했다. 2013년 12월에는 서울의 한 모텔에서 배기통 연결부가 빠진 틈으로 폐 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2명이 숨졌다.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다.실제 최근 5년간(2010~2014) 가스보일러 등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28건이 발생해 124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한국가스안전공사 경북동부지사는 겨울철 가스안전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각 개인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먼저 우리집 가스보일러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일산화탄소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주 지역의 도시가스사나 LP가스 공급자에게 문의하면 전문적이고 상세한 안전점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가스보일러나 순간온수기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위치해야 하며, 빗물이나 찬바람을 막기 위해 환기구를 비닐 혹은 테이프로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환기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환기구는 반드시 열어 두고, 창문도 수시로 열어 줘야 한다.또한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에는 당연히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뢰해야 한다. 사용자가 임의로 조치하는 도중 적절한 안전 조치가 행해지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겨울 캠핑시 가스안전도 매우 중요하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급적 가스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 내에서 가스등, 가스난로 등 가스기기를 사용해야 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안전하다.`사슬은 가장 약한 부분만큼 강하다`는 말이 있다. 많은 부분에서 튼실하고, 안전한 사회라도 자칫 부주의와 방심으로 어느 한 부분에서 균열이 생기고, 사고가 발생하면 크나큰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 등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따라서, 우리나라가 안전이 바탕이 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평소 생활에서 안전을 실천하는 안전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지금 바로 안전을 위한 월동준비를 위해 우리집 보일러를 살펴보자. 작은 실천이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예방은 물론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2015-12-14

포스코의 끝없는 도전 위해선 보안과 테러예방을

▲ 조일현포항제철소 보안·안전·설비담당 부소장 상무 포항제철소는 국가보안시설 `가`급 기관이다. 우리나라에는 400개가 넘는 국가 중요시설이 지정돼 있고, 위해(危害) 세력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가경제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가`급 시설로 관리 되고 있는 것이다.이미 포스코는 2006년 외부로부터 본사를 점거 당해 업무가 마비된 적이 있고, 이때 제철소 가동에 차질을 빚으며 하루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손실과 대외 신인도까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불어 지역사회 전체가 아픔을 겪으며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세계 경제는 끝없는 불황을 겪으며 저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분쟁과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는 테러가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최근 들어 포항제철소와 인접한 항만을 통해 외국인 밀입국 사례가 있어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포항제철소는 고온의 쇳물을 취급하며, 다양한 가스 시설이 있어 테러에 취약할 수 있다. 만에 하나라도 불순한 세력들에 의해 포항제철소의 설비 하나라도 손상되는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마비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 될 수 있고,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 47년간 값싸고 우수한 철강재를 전후방 산업에 공급하며 우리나라 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어 온 포스코가 테러 등 불순함을 가진 세력이나 국가 보안, 안보 시설 파괴 등 북한의 대남 공격 목표물이 된다면, 불행을 넘어 크나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포스코는 태풍, 폭우 등 자연 재해예방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시설물 파괴와 같은 재난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실전과 같은 다양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불안을 조장할 어떠한 세력도 원천적으로 침투하지 못 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불안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편승해 우리나라와 포스코의 경쟁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프랑스 파리의 IS 테러 참극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테러방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제도화 하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국제적으로 심상치 않는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이러한 움직임을 절대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되겠다. 한국도 결코 테러대상국에서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참극이 일어난 후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는 `사후 약방문`보다는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는 것을 사전에 미리 막고, 포스코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시설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법 정비 등 철저한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해 놓아야 한다.포스코가 그 동안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며 쉼 없이 달려온 5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해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혁신해야겠지만, 이와 병행하여 보유시설의 유지 보호와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제철보국(製鐵報國)`할 수 있도록 시급하게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

2015-12-10

`인간의 가치`를 생각하는 아침에

▲ 이대환 작가·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나는 `정문술`이라는 한국인을 모른다. 스마트폰 따위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는 정보래야 기껏 세 가지였다. 첫째, 정문술은 “부의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잘나가던 `미래산업`의 사장 직위를 자식에게 양도하지 않고 조건 없이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준 인물이라는 것. 둘째, 내가 `박태준 평전`에 매달려 밤낮 분주하게 머리와 손을 부려대고 있던 2001년 어느 날에 “미래 먹거리 융합연구를 해달라”는 조건만 달아서 300억원을 카이스트(KAIST)에 기부한 인물이라는 것. 셋째, 포스텍 이사회가 포스텍에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해서 개소식을 개최한 날(2013년 2월 15일)로부터 일 년쯤 지난 어느 날에 “미래전략을 연구해야 한다”는 조건만 달아서 다시 215억원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인물이라는 것. 정문술의 언행은 내 마음에 `존경스럽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깊이 새겨줬다. 그의 두 번째 기부는 내 마음에 `부러워하게 만드는 사람이네`라는 한 문장도 머물게 했다. 이것은 `박태준 선생 외에도 민간연구소나 대학부설 연구소가 하는 미래전략연구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 계셨고, 저 양반이 먼저 실천하셨네.`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박태준이 민간연구소로서 국가미래전략연구소 설립 의지를 처음 밝힌 때는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1992년이었다. 그때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였고 머잖아 김영삼 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을 지냈던 이각범은 이렇게 회고했다. “국가의 미래전략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박태준 회장은 국가미래전략연구소를 설립해보라며 포항제철이 중심이 돼서 필요한 자금으로 40억원을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40억원은 지금의 물가에 비추어보면 아마 300억~400억원 규모가 될 겁니다.”박태준의 고귀한 뜻은 무산되었다. 이듬해(1993년) 봄날, 바로 며칠 전 국립묘지에 안장된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갈등 속에서 그가 포스코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그것이 30여년 만에 참으로 조촐하고 소박하게, 마치 하나의 새싹처럼, 한국사회에 조용히 고개를 내민 것이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였다. 그러니 당신이 남겨놓은 소중한 유지(遺志) 하나를 헤아리는 나로서는 `정문술의 뜻`이 한참 부러울 수밖에 없기도 했다.지난 주말에 나는 우연히 어느 책에서 정문술과 대화를 읽게 되었다. 그는 미래전략 연구를 위한 자신의 기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식을 드러냈다.“정부도 국가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출연 연구소들도 비슷한 보고서를 냅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 목표와 방향이 하루 만에 달라집니다. 이런 일이 몇 십년째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 편에 서는 든든한 싱크탱크가 안 보였어요.” 폭넓은 네트워킹을 추구하는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가 아직 정문술 같은 대담한 의인(義人)과는 인연을 못 맺었으나 찬찬히 성장하는 중이다. 지난 10월에 발간한 미래전략 에세이집 `10년 후 한국사회`가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대학과 호치민대학에서 `포스코 성공과 박태준리더십의 개발도상국 적용방안`특별강연을 했다. 11월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리더십경영학회(ECMLG)에 나가 `박태준리더십과 기업가정신`을 발표하고 저널 게재의 제안도 받았다. 오는 3일 연세대 상남경영원에서 대한민국 인사혁신처(처장 이근면)의 후원도 받으며 미래전략포럼 `바람직한 한국 행정관료 생성 메커니즘`을 주최해 기존 관료제에 대한 비판과 혁신안을 제시한다.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기획·연구위원으로서 나는 그러한 일들이 새싹처럼 출범했던 연구소의 실제 성장 모습이라고 판단한다. 하긴 박태준정신의 요체가 무엇인가? 일류국가와 그 실현을 위한 무사(無私)의 선비정신과 불굴의 도전의지와 탁월한 미래전략 아닌가. 박태준, 이 인물을 나는 아주 잘 안다. 정문술, 이 인물과 나는 일면식도 없다. 다만, 공통점 하나가 분명히 보인다. 공공(국민과 국가)의 미래 희망과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가치`를 지상의 보배로운 자산으로 남겨준 것이다.

2015-12-01

포항스틸러스에 격려와 응원의 함성을!

▲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스포츠가 주는 감동과 희열은 참으로 대단하다. 경기장 현장 특유의 긴장감, 승부의 비장함, 포항의 승리를 염원하는 간절함, 모두가 하나된 마음과 열정, 환호 등 포항스틸러스가 우승의 문턱에서 포항시민들에게 전해줬던 감동과 여운은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 지금도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포항스틸러스는 2007년 K리그 성남 원정 우승, 2009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아시아 최다인 AFC챔피언스리그 통산 3회 우승신기록 달성, 최근 2013년에는 FA컵 2년 연속 우승으로 국내 최다인 FA컵 팀 통산 4회 우승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K리그 팀 통산 5번째 우승으로 대한민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K리그, FA컵 동시 우승이라는 더블의 위업을 달성하였다.포항스틸러스의 결승전은 모두 원정경기의 불리한 여건에서 펼쳐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모든 불리함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항스틸러스가 보여준 극적인 반전드라마는 불철주야 생업에 종사하는 포항시민들에게 큰 기쁨과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아직도 포항스틸러스가 줬던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이렇듯 인구 53만의 작은 도시 포항에 있는 프로팀이 아시아 최고 전통의 명문 클럽으로써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포항을 대표하는 포항스틸러스는 1973년 창단된 국내 최고의 전통 명문구단이다. 포항스틸러스는 항상 `최초`와 `최고`라는 말과 함께 한국축구발전과 프로축구의 흥행을 이끌며 포항시민에게 자부심과 기쁨을 선사했다.2000년대 초반까지 포항스틸러스는 무한 투자와 스타선수 보유를 통해 국내 최고 인기구단으로서 흥행몰이를 했으며 연고지 포항은 활력이 넘치는 축구도시이자 명실상부한 한국축구 메카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고, 지금도 포항의 축구 올드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회택, 최순호, 황선홍, 홍명보, 라데, 박태하 등 한국축구사의 계보를 잇는 스타의 산실이며 국내 최초로 축구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건립, 국내 최초 유소년클럽 시스템 도입 등 선진 축구인프라를 구축했다.200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축구의 조용한 혁명으로 평가받는 스틸러스웨이와 유소년육성 기반 토종 조직력축구 실시 등 축구철학과 문화, 경기의 질로 한국축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물질적 무한투자가 아닌 끊임없는 혁신과 실행을 바탕으로 한 포항은 기적과도 같은 극적인 우승드라마를 써 내려가며 포항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2016년 AFC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이제 22일 수원과의 원정경기와 29일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홈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2015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포항스틸러스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격려, 포항시민들의 성원과 열렬한 응원이 필요한 때이다.포항스틸러스가 AFC챔피언스리그의 맹활약을 통해 포항의 명예를 드높이고 아시아와 전세계에 알리는 홍보효과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광고효과가 있으며 도시브랜드가치 극대화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포항스틸러스가 자랑스러운 포항이라는 이름으로 2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2016년 AFC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처한 우리 포항시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하고 포항의 자부심을 아시아 전역에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시민을 열광하게 하고 환호하게 만드는 포항스틸러스는 이미 포항시민의 구단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시민들은 스틸야드에서 도전과 단합과 열정을 맛보고,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포항의 에너지를 실감한다. 이런 점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포항시민과 포항시, 포항시의회가 역할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포항은 지역 경제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스틸야드의 에너지를 불씨로 53만 시민의 사기를 높이고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포항스틸러스가 포항시민들의 희망이 되어 단합과 사기진작의 구심점이 돼주기를 바라며 힘찬 응원을 보낸다. 스틸러스 파이팅! 포항 파이팅!

2015-11-20

구미에 일어난 푸른 기적

▲ 남유진 구미시장공장 굴뚝과 회색연기, 각종 자재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구미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모습의 구미를 만날 수 있다.금오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지고, 도시 어디를 가나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건강하고 쾌적한 모습. 낙동강은 변화의 도도한 물길을 만들어냈고, 도시 곳곳은 푸르게 변했다. 지난 10년 사이에 구미 안에서 일어난 푸른 기적 덕분이다.그 변화는 지난 2006년 7월에 시작됐다.필자가 구미시장으로 취임한 2006년은 고유가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모두가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구미의 먼 미래를 위해 당장의 경제성장보다 건강한 도시를 먼저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은 그 일환으로 추진 된 시정 최역점 사업이었다. 2006~2015년까지 10년간, 도심 곳곳에 일천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장기 프로젝트였다.처음에는 `일천만그루`라는 양적인 목표로 인한 부담감이 상당했다.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모두의 우려속에서 시작된 사업이지만, 10대 사업을 정하고, 시민들과 힘을 합치니 하나하나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었다.시청 담장을 시작으로 관공서와 학교의 담장을 허물어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도로변과 철로변에는 나무를 심어 도시숲을 조성했다.구미의 대표관문인 구미IC에도 소나무, 배롱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을 심어 새롭게 꾸몄다.기업체, 시민단체, 각 가정에서는 헌수와 기념식수로 동참해 주었다.그동안 헌수와 기념식수가 각 161건, 1만5천977건으로 금액만 12억3천600만원에 달했다.이렇게 구미에 터를 잡은 많은 기업체와 기관·단체 등 구미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은 단순한 나무심기 운동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어 갔다.이러한 노력으로 구미는 봄·여름이면 도시 곳곳이 녹색 물결로 넘실거리고, 가을이면 색색의 낙엽이 거리를 수놓는다.또 2014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전국 1위(최우수) 수상 등 총 7차례 우수기관상 수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안겨주었다.특히, 인동 도시숲과 송정 철로변 도시숲, 도리사 진입로는 2012년 산림청의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 62선`에 선정돼 구미시의 새로운 명물 거리가 되었다.이제 구미시민들은 “나무를 심어 도시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꿈이 이루어졌음을 말이다.이젠 구미를 찾는 외지인마다 “구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산업도시인데도 자연이 건강해서 인상적이었다”라는 말들을 한다. 10년 전과 다르게 구미전역이 쾌적한 녹색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지난 4일 10년의 대장정을 완료하고, 시민들과 함께 달성기념식을 개최했다.이날 시민들과 10년간의 대장정에 대한 노력을 기념하고, 꽃씨가 들어있는 풍선을 하늘에 날리며 `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기존 관의 주도에서 시민이 중심이 되는 민간주도 방식으로 추진된다.사마천 사기 `화식열전`에 “1년을 대비하려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대비하려면 나무를 심어라”는 말이 나온다.구미에 푸른색을 입힌 시책들은 단순히 10년, 20년을 보고 한 것이 아니다. 100년, 200년 미래를 위한 일이었다.이제 겨우 그 초석이 다져진 것이라 생각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천만그루의 나무가 되었듯이, 머지않아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세계속의 명품도시, 구미`의 모습이 완성될 것이다. 43만 구미시민이 만들어 낼 또 한 번의 푸른 기적, 그 힘찬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