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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함께 부르는 축제의 노래

▲ 조 진 포항시 축제위원“큰 물고기와 용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영일만 바다 위로 솟구치면서 입에서는 시뻘건 불을 내뿜고 부라린 눈에서는 섬광이 뻗어나온다. 천지를 진동하는 굉음을 일으키며 하늘엔 온갖 빛들이 형형색색 교차하고, 바다는 검붉은 피로 물든다” 어룡상투(魚龍相鬪). 영일만 어룡사에 얽힌 전설을 상상해 보았다. 포항 내륙에 둘러싸인 영일만은 우리의 귀한 보석과도 같은 바다이다. 영일만에서 펼쳐지는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올해로 12회를 맞는다.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4일간 영일대 해수욕장과 형산강 체육공원에서 열릴 이번 축제는`불의 노래, 빛의 바다`라는 슬로건으로 `미래를 비추는 창조의 불빛`(주제)을 구현해 내려고 한다. 전국적으로 보면 부산 광안리 불꽃축제,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 등 수많은 불꽃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재작년 불꽃축제 중에서 유일하게 전국 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가 작년에 아쉽게도 유망축제로 강등된 포항국제불빛축제.다른 지역 축제가 `불꽃`축제인데 비해 포항의 축제명(名)이 `불빛`축제인 것은 포항 정체성의 표현이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서 비롯된 일월의 빛(역사)과 한반도의 아침을 맞는 호미곶 일출의 빛(자연), 세계적인 철강기업 포스코 용광로의 불(산업), 꿈의 빛 광자 포항 방사광 가속기의 빛(첨단)과 환동해 물류거점을 지향하는 영일만항의 꿈(미래)이 그것이다.특히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빛의 해`이다. 종전보다 빛의 요소를 한층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중심 축으로 축제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려 한다.먼저 포항만의 불꽃테마를 강화하여 타 불꽃축제와 차별화하고(데일리 뮤직불꽃쇼 등), 다양한 빛 콘텐츠를 발굴, 강화하여 `불`과 `빛`의 조화를 꾀하며(라이트 터널 등), 더하여 지역에 고유한 전통문화를 축제 콘텐츠화 해 대규모 참여 프로그램으로 승화시키는(앉은 줄다리기 등) 한편, 특색있는 거리공연 퍼포먼스의 정착화(불꽃 버스킹)를 이룩하고자 한다. 또한 예년 축제에 비해 특색있는 킬러콘텐츠로 조명과 레이저를 이용한 불빛쇼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0여년 진행되어온 불빛축제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100만명이 넘는 관중이 참여하는 포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만큼 불빛축제는 앞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우선 축제에 대한 일반의 시각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축제는 그냥 먹고 즐기는 유희나 놀이가 아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축제를 발굴하고 전력을 다해 투자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관광산업이기 때문이다.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도시의 매력과 관광상품을 팔고 결과로서 이익을 창출하여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을 단순한 놀이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과감한 예산투입과 대표 축제로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다음에는 축제 중 주(主)행사인 불꽃경연대회 연화(煙花) 연출만을 별도로 포스코에서 전담하는 행사 방식도 문제이다. 전체 축제와 일관성을 갖도록 통합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울러 축제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법인화 추진이 필요하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에서 주요 축제는 민간 축제위원회를 구성하여 축제 운영 전반을 일괄 위탁하고 있으며, 문광부에서도 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법인화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축제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 참여이다. 축제 참가자들이 다같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함께 이루어 낸다는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항시정 구호와 같이 `다함께 참여하는 축제`를 통해 시민이 모두 화합하고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해 나간다면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우리 다함께 축제의 노래를 부르자! `불의 노래, 빛의 바다`를 통해 `상상의 하늘`로 날아 오르자!

2015-07-01

`건설의 날`에 대한 아쉬운 단상

▲ 박문하 경북도의원·시인호국보훈의 달 6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목숨조차 초개처럼 국가에 바친 선열들의 넋이 서린 현충일과 6·25한국전쟁의 교훈을 상기해 보는 6월에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날이 있으니 바로 `건설의 날`이다.일반인들에게는 그냥 지나치는 날이기도 하지만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건설인들에게는 긍지와 애환이 서린 무척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200만 건설인들의 사기진작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건설 산업의 대국민 이미지 제고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더불어 전건설인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제정한 건설의 날은 1980년 대한건설협회 창립일(1947년 5월1일)인 5월 1일로 하였다가 이듬해인 1981년 6월18일 구 건설부 창립 일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기념일로 변경 지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1982년부터 2002년까지는 건설의 날 행사를 격년제로 시행하다가 200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메르스 비상사태로 유야무야되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올해 24회째가 된다.제대로 된 기념식조차 치르지 못했지만 올해는 건설산업의 새로운 역사적 의미를 지닌 위대한 금자탑을 쌓아올린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해외건설 진출 반세기만에 누적수주 7천억달러를 돌파한 기념비적인 해이기 때문이다.지난 4월 삼성물산이 호주 시드니의 웨스트 커넥스 1단계 도로공사를 6억9천407만달러(9억 호주달러)에 수주하면서 누적합계가 7천2억3천만달러가 되었다.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경영한 현대건설이 1965년 9월 태국남부의 파티니와 나라타왓을 연결하는 총연장 98Km의 고속도로공사를 522만달러에 수주한 이래 50년만의 쾌거로 정말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기적의 역사가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1970년대만 하더라도 누적수주가 1억달러에 불과했지만 1980년 300억달러, 1993년에 1천억달러, 2010년 4천억달러, 2013년 6천억 달러에 이어 2년여가 채 안된 금년에 드디어 7천억달러를 돌파하고 있다. 이렇듯 1960년대 국민소득 100불 시대에서 선진국문턱인 3만불 시대까지 당도한 지금까지 건설종사자들이야 말로 경제성장의 산증인이자 가장 큰 원동력 역할을 해왔음을 새삼 언급할 나위가 없음을 웅변하고 있다.이처럼 통계적 수치로 거의 GDP의 1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고 업계종사자만도 200만이 되는 국가기간산업과 다름없는 건설업이야 말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역량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우리 경상북도의회도 어려운 현실에 처한 건설인들의 애로와 상실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경상북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촉진 조례를 정비하고 지역 건설 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종 제도개선 신기술정보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자 한다.덧붙여 정부도 건설 산업의 건전한 발전이 일자리 창출과 내수확대에까지 연결되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첩경임을 명심하고 건설경기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각종규제를 개선 해제하여 건설업 가족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간절히 당부하고 싶다.무역량 1조달러 시대를 열고 세계 13대 경제대국의 위상을 앞세워 3만달러 시대의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한켠에는 코리아란 브랜드로 글로벌 대한민국건설을 위해 희생과 헌신으로 일관한 건설인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015-06-30

가뭄! 골든타임은 없다

▲ 정광진 K-water 안동권 공사팀장요즘 사회적 화두로 자주 언론에 언급되는 것이 골든타임이다. 사회적 파장이 큰 결과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시간대를 말한다. 가장 중요한 짧은 시간을 놓쳐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사회적 언어라고 이해하고 있다.필자는 최근 언론기사에서 `가뭄! 골든타임을 잡아라`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물론 농사를 짓는 데에는 골든타임은 있을 수 있다.벼가 싹을 틔울 시기에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수확률이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분명 그 시기는 농업적 관점에서는 골든타임일 것이다.그래서 이 시기에 바싹 마른 논에 온 나라가 역량을 집중하여 소방차, 살수차를 이용해서 물을 공급하고 관정을 뚫기도 때론 용수공급계통을 조정하기도 한다.그러나, 농업을 제외한다면 골든타임이 있을까?단언컨대 골든타임은 없다. 물론 가뭄이 끝나고 단비가 내려 댐에 물이 가득 차고 지하수 수위가 올라가고 하천에 물이 풍부해 지기 전까지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하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몇 개월씩 지속되고 심할 경우는 몇 년이 지속될지도 모를 이런 기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길고도 긴 시간을 슬기롭게 넘기자고 절약하자고 불편하더라도 참자고 하면서 넘길 수 있을까?생활용수가 부족할 때 인간에게 주는 피폐함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피폐해 진다고 한다.특히 아파트가 주 주거지역인 우리나라에서 3일만 생활용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악취가 아파트 전체를 진동을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극한적인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절대 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가뭄은 그 기간을 슬기롭게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미리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수자원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아직도 가뭄을 자연재해로만 바라보고 한 줄기 단비가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는 현실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가뭄은 재해가 아니라 되풀이 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반드시 인간이 미리 대비해야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가뭄에 대한 대책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수자원 확보 대책들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특히, 통계적인 관점에서 분석되고 바라 본 수자원 총량에 대해 `아직도 부족하다`, `그렇지 않다`는 논쟁에 매몰되어 이런 가뭄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지금 우리는 실제 가뭄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물은 필요한 곳에 있어야 하고 필요한 곳으로 흘러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홍수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뭄대책이다.가뭄은 미리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그 대비책을 실천해야만 해결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5-06-26

운문댐 상류공원에 체육시설 설치 추진

▲ 김면수K-water 운문권관리단장 청도군 운문면의 청정지역에 위치한 운문댐은 대구, 경산, 영천, 청도지역에 하루 약 30만㎥의 먹는 물을 공급하고 있는 중요시설이며, 매년 약 10억원을 댐주변지역지원사업비로 교부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요한 시설이다. 경북 북부 및 강원도 지역에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농업용수가 부족하여 논바닥이 갈라지고 있지만, 운문댐이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대구시,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은 가뭄걱정이 없어 댐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현재 운문댐에 저장된 물의 양은 7천100만㎥, 저수율은 45.1%로 예년대비 118% 수준이어서, 생활용수, 농업용수 및 하천유지용수를 정상대로 공급하고 있으며, 기상청 예보대로 7월 이후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용수공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우리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비가 많이 내려서 가뭄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운문댐 지역의 올해 강우량은 262mm로 예년 강우량 327mm 대비 80%에 불과하다. 아마도 운문댐이 없었다면, 이들 지역 또한 제한급수를 해야 하고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렸을 것이다.운문댐이 건설된 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기상이변현상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그러나 2000년 이후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등 기후환경에 많은 변화가 발생하여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집중호우 또한 더욱더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다.2002년 한반도를 내습하여 큰 피해를 일으킨 태풍 `루사`와 같은 강력한 국지성 호우가 발생할 경우 운문댐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K-water 운문권관리단에서는 운문댐 치수능력증대사업에 1천10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추진 중에 있으며,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5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이 사업이 완료되면 운문댐 상류지역에 하루 600mm의 강우가 내리더라도 댐에 대한 수문학적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치수능력이 기존대비 1.5배 향상된다.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치수능력증대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친수공간 확보를 위한 상류공원조성사업은 공사 때 발생하는 흙을 이용하여 약 6만6천㎡ 규모의 면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지역숙원사업인 야구장 및 공원시설을 설치하여 지역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청도군에서 시행하는 신화랑체험풍류벨트사업과 연계하여 관광활성화 및 지역발전을 증대할 수 있도록 청도군과 협의하여 시행 중이다.상류공원이 완공되면 운문댐 주변은 신화랑체험풍류밸트단지와 운문사, 운문산생태체험탐방로, 운문댐 및 운문댐상류공원, 동창천 자전거도로 등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가 형성된다.K-water 운문권관리단 직원들은 주말도 없는 철야작업을 통해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 야구장을 포함한 공원조성을 2017년도까지 완료하여 2018년도부터는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정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치수능력증대사업도 철저한 공정 및 품질관리를 통해 운문댐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15-06-25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과 박태준의 10년 전 당부

▲ 이대환 작가·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지난 22일 서울과 도쿄에서 한일(韓日) 양국 정상이 교차 참석한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나는 10년 전 이맘때 박태준 선생(당시 포스코 명예회장)이 4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내놓았던 기조연설의 몇 문장을 떠올렸다. 벌써 10년이 지난 현재에나 앞으로 100년이 더 흐른 미래에도 그것은 두 나라의 지도자와 시민이 꼭 기억해야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한일수교의 출발선에는 극단적 냉전체제의 국제역학관계와 두 나라의 경제발전이란 공통분모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한국을 가리켜 `일의대수(一衣帶水)`라 부르곤 합니다. 대한해협(현해탄)을 한 줄기 띠에 비유한 말입니다. 한국은 일본을 가리켜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 부릅니다. 가깝다는 것은 지리적 거리이고, 멀다는 것은 민족감정을 반영합니다.한국, 일본, 중국에 `親`자가 있습니다. 친교, 친숙, 친구 등 한국인은`親`을`사이좋다`는 뜻으로 씁니다. 매우 기분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親`을 매우 기분 나쁜 뜻으로 알아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친일`이란 말입니다. `친일`의 `親`은 묘하게도 `반민족적으로 부역하다`라고 변해 버립니다. 이것은 국교정상화 40주년 한일관계에 내재된 문제의 본질에 대한 상징입니다. 한국인의 언어정서에서 `親日`의 `親`이 `사이좋다`는 본디의 뜻을 회복할 때, 비로소 한일수교는 `절친한 친구관계`로 완성될 것입니다.언제쯤 한국인이 `친일`의 `親`을 `친구`의 `親`처럼`사이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언제쯤 한국인이 일본을`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인식할 수 있겠습니까? 그날을 앞당길 일차적 관건은 과거의 진실을 직시하는 일본의 역사인식과 역사교육에 달려 있습니다.고대의 한국은 일본에 문명을 전수했습니다. 4세기말과 5세기초에 걸쳐 백제의 왕인 박사가 창시한 `아스카(飛鳥)문화`부터 떠오릅니다만, 포항제철소의 영일만 마을에는`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시대 `연오랑 세오녀`라는 민중설화가 전해옵니다.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일본에`빛`을 건네주고 왕과 왕비로 추대되었다는 줄거리인데, `빛`은 곧 문명을 뜻하는 것으로, 일본에 문명을 전수한 신라인의 자부심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그 고대로부터 천수백 년 지난 1973년, 영일만에는 일본이 협력해준 용광로의 `빛`이 탄생했습니다. 영일만 배경의 이러한 `빛의 상관관계`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비추는 등불로 삼아도 좋을 것입니다.일본은 문화의 다원주의가 성숙된 나라입니다. 한국에 극우와 극좌가 있듯, 일본도 당연히 그러합니다. 문제는 극단적 주장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방식으로, 주변국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신뢰가 없으면 내일의 친구는 없습니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 관해 독일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이것은`세계 지도자`를 설계하는 일본의 `때늦은 용기`라고 권유하는 바입니다.이제는 한국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한일국교정상화 40년, 이 세월은 한국사에서 경제와 민주주의를 성공시킨 특별한 시대로 기록될 것입니다. 여기서 먼 미래를 내다보는 한국인은 한일관계를 재조명할 때 국교정상화 `이전`과 `이후`를 동시에 살펴야 합니다. 40년 전 한일국교정상화 과정에는 한국인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요소도 개입됐지만, 그 `이후`의 한국은 일본과 전면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근대화에 더 힘찬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한국은 한일관계에서 국교정상화 `이전`과 `이후`의 전체를 통찰하는 가운데 동북아의 미래를 구상하고 전망해야 합니다. 이것은 불과 한 세대 만에 경제도 민주주의도 수준 높게 쟁취한 역동적인 한국의 `때맞은 용기`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한일관계의 미래를 밝혀주는 상징으로서 포항 영일만, 일본의 `때늦은 용기`와 한국의 `때맞은 용기`에 대한 박태준 선생의 당부를 한국과 일본의 `깨어있는 시민`이 함께 되새겨보는 아침이면 좋겠다.

2015-06-24

인생은 소리없이 사라지는 가련한 배우

▲ 손경찬 예술소비운동본부장·수필가·시인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연·혈연 등 필연적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닌 어떤 사람과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각별하게 생각하는 대구의 문화예술인이 있다. 바로 고도기획의 김종성 대표다. 그와는 개인적인 인연을 맺고 알아온 지 벌써 이십년이 지났으니 오랜 세월동안 이해하는 사이다. 그가 1995년 연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극단을 만들고, 수준 높은 공연을 지역사회에 선보이기 위하여 `고도예술기획`을 만들었으니 연극계와 뮤지컬 장려에 나선지도 어언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그동안 돈이 안 되는 문화사업에 청춘과 정열을 바치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마침내 대구의 명문 문화예술기획사로 우뚝 솟았다. 그가 예술에 관한 집요한 열정으로 기획해 성공한 공연이 지난해 말 명성황후의 대구 공연과 포항공연 등을 비롯해 수없이 많다. 그런 그가 극단 창단 20년을 맞아 특별기획공연을 마련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공연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려 성공리에 마쳤다.김종성 대표로부터 이번에 특별기획한`맥베스`공연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창단 20주년이라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해봐야지`하고 생각해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무대에 올려 대구·경북 지역사회의 주민들에게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지역사회에서 성공해 주민들에게 진 빚을 갚는 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피지컬연극으로 유명한 극단 초인 대표 박정의 연출가를 모셔와 `궁극의 절정, 그 전율 맥베스`를 공연했다는 것.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은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로, 이 가운데 맥베스는 1847년 3월 피렌체 페르골라에서 초연된 이후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자주 공연되는 명작이다. 주인공인 맥베스 장군이 덩컨 왕에 대한 충직한 부하였지만 마녀와 그의 부인의 꼬임에 빠져 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해 온갖 폭정을 자행하다가 마침내 비참한 죽음을 맞는데,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교훈을 새기게 한다.특히 연극 마지막 대목에 맥베스 왕이 내뱉는 대사는 인간 욕망의 허망함을 잘 보여준다. 온갖 영화(榮華)를 누린 왕이었지만 던컨왕과 숱한 정적을 죽인 죄악상에 시달리는 한 인간의 고뇌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내일이 오고, 또 내일이 오고, 그리고 내일이 찾아와도, 이렇게 하루하루 조작거리는 걸음으로 정해진 시간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기어갈 따름이니 어제라는 날들은 모두 우매한 인간에게 죽음의 길을 횃불처럼 밝혀준다”셰익스피어의 시에서 나타나는 것 처럼 허망한 인간의 존재를 웅변하는 대사이기도 하다.이번 공연에서 박정의 연출가는 기존의 맥베스와는 달리 율동성에 중점을 둔 피지컬연극을 시도했다. 배우의 신체 연기로 표현되는 이색적인 볼거리와 연기의 다양성을 제공한 셈이다. 그래서 제목도 그냥 `맥베스`가 아니라 `궁극의 절정, 그 전율 맥베스`다. 그래도 연극의 주제는 4대 비극의 원작과 동일하다.극중 멕베스의 부인은 맥베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얼굴을 하라.” 즉, 자기이익을 추구하고 성공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니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 욕망의 부질없음을 보여주는, 인생에 대한 철학이자 서사시가 바로 맥베스다.고도예술기획 김종성 대표는 조용하면서도 제할 일 다 하는 뚝심의 문화인이다. `맛있는 밥을 먹어본 사람들이 더 좋은 밥을 찾는다`는 소신으로 좋은 공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지기(知己)가 있음에 행복하고, 극단 창단 20주년을 축하하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2015-06-22

`포항, 해륙(海陸) 네트워크의 허브`

▲ 이병석 국회의원·전 국회부의“희망은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 희망도 그러하다.” 중국의 문인이며 사상가인 루쉰의 말이다.지난 3월 31일, 우리는 그 희망을 눈으로 확인했다. KTX 포항~서울 직통선 개통으로, 드디어 포항은 철도 100년의 한(恨)을 딛고 힘차게 일어섰다.막혔던 길이 뚫리니, 사방에서 관광객이, 기업이, 사람이 밀물처럼 포항을 찾고 있다. 철길, 바닷길, 도로도 꿈틀꿈틀 열리고 있다. KTX 직통선, 동해중부선,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영일만항 인입선, 중앙선 복선전철 등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철도망의 기본 틀이 갖춰지고 있다. 포항~울산 고속도로, 포항~영덕 고속도로 등 동해안 고속도로, 울릉공항 등과 이어지면서 `교통의 오지`였던 포항은 대한민국 `교통의 요충지`로 비상하고 있다.이제, 동해중부선이 완공되면 우리는 포항에서 출발한 기차를 타고 삼척을 지나 북한 땅 나진·선봉을 거쳐, 유럽으로, 세계로 달려 나갈 것이다. 하여, 우리에게 길은 희망이다.그 희망으로, 지금 대한민국 역사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포항의 심장이 쿵쿵 뛰고 있다. 해양과 대륙이 마주치는 포항에 새로운 문명이 태동하기 시작하는 이때, 포스코의 철강신화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포항의 잠재력을 흔들어 깨우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바다경영이다.포항의 새로운 먹거리는 바다에 있다. 포항은 바다경영의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국제컨테이너 항만인 영일만항이 있고, 공항도 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영일만항 일반산업단지와 항만배후단지를 조성하고 있다.취소 위기에 몰렸던 포항경제자유구역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한반도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와 척추를 잇는 영일만대교도 가시화되고 있다. 해양에너지, 해양바이오, 해양플랜트는 물론, 수중건설로봇, 해양수중글라이더 운용 네크워크 등 해양RD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포항운하에 이어 건설되는 국제여객부두와 두호 마리나, 그리고 바다 숲 조성은 포항을 해양관광과 해양레포츠의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이에 더해 경북도가 신도청 시대를 맞아 동남권의 주민편의 향상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경상북도 환동해발전본부가 포항에 설립된다면, 포항은 환동해 항만물류의 중심이자 해양산업 인프라를 모두 갖춘 `동북아 최고의 해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포항은 물류와 항만을 중심으로 해양과 대륙을 잇고, 포항 경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는 곧`일해일륙(一海一陸)`프로젝트다.중국은지금 `일대일로(一帶一路)`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육상 실크로드`와`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일해일륙(一海一陸)` 프로젝트를 통한 `해륙(海陸) 네트워크의 허브`라는 포항의 발전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이제, 포항도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에 서서 바다 개척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루쉰이 `희망은 길과 같다`고 말한 것처럼, 포항의 희망은 `해륙의 길`에 있다. 그 희망의 길 위에 첫 발을 내디디며, 53만 포항시민이 함께 걸어가는 그날을 꿈꿔본다.

2015-06-22

8월1일부터 5자리 새 우편번호 시행

▲ 윤선혁 포항우체국장현재 사용하고 있는 6자리 우편번호가 오는 8월 1일부터 5자리로 바뀌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 7월 1일 5자리 우편번호를 최초 도입하고, 1988년 2월 1일 읍, 면, 동 행정구역과 일치한 6자리 우편번호로 개편한 후, 2000년 5월 1일 집배원 담당구역과 지번 단위로 세분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 부터는 2014년 1월 1일 시행된 도로명주소에 맞게 부여된 국가기초구역번호(소방, 경찰, 통계, 학교, 우편 등 각종 행정의 지역표시번호로 공통 사용할 수 있게 5자리로 구분) 3만4천349개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다.현행 6자리 우편번호가 지번 주소에 맞는 곡선형 배달체계라면, 이번에 개편되는 5자리 우편번호는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표기되는 도로명주소 체계에 따른 사각 장방향의 배달체계로 집배원들의 배달거리가 최적화 되어 우편물 배달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전국 우편집중국 및 배달국의 자동화 설비를 문자인식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전국 집배원의 배달구역을 국가기초구역에 맞게 조정하는 등 새 우편번호 환경에 맞추어 물류 프로세스를 새롭게 정비하였다.아울러 포항우체국에서도 새 우편번호 시행에 대비하여 집배원 배달구역 재조정 및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우편물 배달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또한, 포항우체국에서는 새롭게 변경되는 우편번호의 조기 정착을 위해 우체국 창구에 새 우편번호 검색기를 설치하고 새 우편번호 DB 및 전환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홍보(매월 셋째 주 수요일마다 가두캠페인 전개, 관내 28개 전 우체국에 홍보 포스터 게시 및 안내 팸플릿 제공, 기관장 모임 및 주요기관 홍보 등)를 실시하여 포항시민들이 불편없이 5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또 포항시와 협조해 7만4천여개의 건물번호판에 새롭게 바뀌는 우편번호 스티커를 부착(19일 현재 70% 부착 완료, 6월말까지 100% 부착) 하여 포항시민들이 보다 쉽게 새 우편번호를 알 수 있도록 준비중에 있다.포항지역의 새 우편번호는 37500부터 37999까지 500개를 사용하게 된다. 새롭게 바뀌는 우편번호 5자리의 구성은 앞의 3자리는 특별(광역)시, 도와 시, 군, 자치구를 뒤 2자리는 해당 시, 군, 자치구내에서 북서에서 남동방향으로 부여된 일련번호로 구성되어 있다. 일례로 포항시청(포항시 남구 시청로 1)의 경우는 기존 우편번호 790-722에서 37683번으로 바뀌고, 포항우체국(포항시 남구 증흥로 66)의 경우는 790-150에서 37771로 바뀌게 된다.새로운 우편번호는 우정사업본부(www.koreapost.go.kr)와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및 포항우체국(www.koreapost.go.kr/kb/790) 등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 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앞으로 우편번호 시행일까지는 40여일 남았다. 국가기초 구역번호인 5자리 새 우편번호가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포항우체국 전 직원은 다시 한번 시행에 미비점이 없는지 되돌아 보고 만전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포항시민께서도 5자리 새 우편번호가 원만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사용을 부탁드린다.

2015-06-22

에너지와 환경의 `공생` -日本 이소고 화력발전소를 다녀와서

▲ 김광석 한국자유총연맹 포항시회장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일본 도쿄다. 청결은 일본인에게 목숨과도 같은 것이어서 일상생활 곳곳에서 고스란히 베어난다. 그러한 도쿄 인근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있다는데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평소 화력발전소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 나로서는 도심 속 화력발전소에 대해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었고 되레 내 눈을 의심케 했다.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도쿄도(東京都) 한 복판에 화력발전소라? 이곳이 바로 일본 최대 항만인 요코하마현 나가사키시에 있는 `이소고 화력발전소(Isogo Thermal Power Station)`이다. 도쿄에서 승용차로 30~40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있는 `리틀 도쿄`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요코하마. 공업과 무역이 발달한 도시여서 포항을 많이 닮아 보였다.그러나 화력발전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력발전소 외관은 요코하마 도시 어느 곳에서도 없었기 때문이다. 항만에 우뚝 솟아 있는 높이 200m짜리 연돌(통풍 배연 기능의 굴뚝)을 보고서야 호기심은 해소됐다.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이는 이 굴뚝은 그야말로 거대 조각 작품으로 보였으며 요코하마 항만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랜드마크가 되고 있었다.거대 쇼핑몰 같은 외관의 웅장한 발전설비 또한 정갈하고 단아해보였다. 1967년과 1969년에 들어선 530MW급(2기)의 발전기는 2002년과 2009년 1천200MW급으로 교체돼 사용되고 있다. 밀폐형 석탄사일로에서 하루 1만톤의 석탄이 사용되고 있지만, 최신식 대기방지설비로 탈황(SOx)이나 탈질(MOx)은 최대 97.8%까지 제거가 되고 있다는데 놀랐다. 특히, 집진은 전기집진기로 99.97%까지 제거되고 있다는 설명에 기술력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물인 석탄재는 전량 시멘트사에서 부원료로 재활용되고 있다.요코하마 전기소비량 40%를 이소고 화력발전소가 담당하고 있다는데, 정말 환경에는 문제가 없을까? 이소고 발전소의 핵심기술은 활성탄 탈류장치다. 이소고 발전소에 도입된 건식 탈류 장치는 유황의 95%까지 절감시키는 기술이이며 실제로는 99%까지 감소시킨다고 발전소 관계자는 전했다.특히, 요코하마시의 환경보전 협정서에서 정한 환경기준치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실시간 배출가스 측정치는 요코하마시에 보고돼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겨우 1~2km 떨어진 주거지 내 주민들은 그리 놀라지 않는 표정이었다. 마치 생활 속 일부분인 것처럼. 주민들은 되레 홍보관을 자녀들의 체험학습관으로 이용하고 있고, 상세한 전문설명과 모형작동 등을 통해 전문 지식까지 얻고 있었다.지금 포항에는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자가발전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노후된 저효율의 발전설비를 대체해 고효율의 발전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화력발전은 발전효율 향상과 환경개선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으로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우려하던 설비가 아니다. 오히려 최신의 청정화력 발전설비로 교체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여건을 갖출 기회가 될 수 있다.지역사회에서도 포항제철소 발전설비 투자로 인한 경제효과와 지역 철강산업의 경쟁력 확보, 환경기술의 발전 등 미래를 내다보는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성을 느낀다.요코하마 라면식당에서 만난 현지인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세계 최고의 친환경 설비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2015-06-19

미래를 위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

▲ 이상구 경북도의원최근 경제성장 경로의 불확실성, 저소비, 높은 실업률 등 장기침체에 빠진 세계경제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경제가 저 성장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특히, 지난날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포항 경제의 중심축인 철강산업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중국 등 주요 신흥국과의 경쟁격화 등으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형편이다.포항은 포스코를 비롯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기업의 생산 활동에 의해 지역경제의 명암이 좌우될 정도로 철강산업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차에 동국제강 마저 후판공장을 당진으로 옮겨가는 등 포항보다는 국내 여타 지역 또는 글로벌 생산기지의 설비 투자에 주력하고 있어서 지역경제를 지탱해주는 힘들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게다가 포항의 인구성장률이 저하되고, 재정자립도 면에서도 2014년 33.1%로 5년 전에 비해 8.3% 포인트나 급락하였고, 구미시의 재정자립도 37.7%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1인당 소득 또한 구미시의 절반 수준임을 감안할 때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위상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추락한 포항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여 다시 도약하는`사즉생(死卽生)`의 정신과 전략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가 가지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항은 철강산업이 지역경제의 근간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인식하에 과거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중추가 된 포스코는 침체된 포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필자가 포항시의회 의장 시절, 중국계 MPC홀딩스에서 장기면에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 적이 있었으나 자본력, 기술력, 사전영향평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 후 현대건설에서 기술력, 자금력 등을 명확히 하여 7조원을 들여 화력발전소를 추진하려 했으나 이 또한 불발로 끝나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이번 포스코의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는 철을 만드는데 필요한 연간 6~7천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외부 전력비용을 줄이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철강회사 대비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2021년 준공시까지(2015년 착수 시) 연인원 110만명의 고용창출, 1조2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뿐만 아니라 포항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그러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먼저, 지역 내의 공감대 형성이다.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등과 맞물려 지역민들의 합의와 정부의 지원 없이는 추진하기가 어려운 과제이므로 지역 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둘째, 화력발전설비에 대해 환경단체를 비롯한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선입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논리를 마련하고 모범 사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일본은 도시 중심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공해가 없고 고효율성을 유지해 모범 운영사례를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에도 삼척 화력발전소의 온배수와 CO2를 활용한 창조마을`그린빌리지`, 평택의 20만 가구 동시 전력 사용이 가능한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복합화력 발전소 등이 있다.셋째, 고효율 청정 화력발전설비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이끌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포항을 청정연료 사용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어서 석탄발전설비의 증개축은 어려운 실정이다. 설령 관련법에 의해 추진이 어렵더라도 환경부와 산업통상부 간의 합의만 있다면 건립은 가능하기 때문이다.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포항의 미래 발전을 위해 포항제철소 화력발전설비에 시민 모두의 애정 어린 지지와 공감을 통해 교체투자가 곧 이루어질 수 있도록 큰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다.

2015-06-16

포스코의 경쟁력 확보와 지역사회 역할

▲ 김준홍포항대 교수 최근 포항 경제는 정말 어렵다. 그동안 포항경제의 뿌리였던 포스코가 10년 전에 비해 매출액과 규모는 증가했으나 글로벌 철강사의 공급과잉, 철강업계 불황같은 외부요인과 원가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악화, 정치적 파장 등 내부요인이 겹쳐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위해 기업투자유치, 강소기업육성, 해외시장 개척 등을 위해 포항시장님을 비롯한 정치인, 상공인, 유관 단체장들이 힘을 합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포항의 미래와 포스코 이후를 생각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는 새`를 잡으려는 노력도 해야하지만 `손에 든 새`도 소중히 여기고 알을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안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제철산업을 사양사업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엄격히 이야기하자면 제철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이 아니고 특정지역이나 특정국가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는 현상이다.우리가 아는 유럽 철강산업의 중심지 독일 자르브뤼켄 볼크링겐 제철소, 미국의 철강산업 발상지 피츠버그 등 선진 철강업체들의 흥망은 바로 포스코같은 후발기업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한 까닭이다. 그 결과 도시의 쇠락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이러한 교훈으로 포스코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 개선과 대외 경쟁력 향상, 첨단설비 투자를 통한 생산원가 감축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익성 향상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자동차 강판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량생산, 후판 고급제품 양산체제 구축, 전기강판 고급재 확대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설비보완과 첨단설비가 당연히 도입되어야 한다.그런데 이 모든 것을 위해서 반드시 발전설비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대 전제가 있다.포스코가 2014년 한전에 지불한 전기비용은 약 6천200억원, 금년은 약 7천억 수준이며, 장래 전기요금 상승폭을 감안하면 2022년에는 약 1조2천억원으로 포스코는 전기비용만으로도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 신일철주금, 중국 바오산 스틸 등은 전력 사용량의 90% 이상을 석탄과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 발전설비를 가동하고 있으나 포스코는 현재 전력 사용량의 46%만 자가 발전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시급성을 인식한 포스코는 지난해 8월부터 전력문제 해소와 경쟁력확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지역은 고체연료(석탄)를 사용한 발전이 제한되어 있어 인·허가 관련부처에서 많은 어려움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박근혜 정부는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공장 증설, 설비투자, 인허가 등에 과감한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기조하에 관계부처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로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지지 여론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혹시 환경문제를 고려하는 것이라면 수도권 청정지역에서 이미 가동중인 국내 최신의 영흥화력발전소를 보면 초미세먼지나 중금속물질 등은 첨단기술의 도입으로 거의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는 사례를 보면 된다.약 1조원의 신규 투자, 3여년의 공사기간과 환경영향 평가 등 5년 소용 예정, 이 기간 동안 연인원 약 110만명 고용창출 효과, 발전기간 20년 동안 총 1천800억원 지방세 납부 예상.품안에 있는 새가 알을 부화시킬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나는 새`도 우리 손안으로 오게하는 일이며, 이러한 역할은 그 누구의 일도 아니고 바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 일자리를 위한 지역사회의 몫이다.포스코는 여전히 건재하게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

2015-06-11

3세대 넌버벌 퍼포먼스의 브랜드화를 꿈꾼다

▲ 최철기극단 페르소나 대표·`플라잉` 총감독 춘곤증이 밀려오는 나른한 오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정적인 도시 경주에서 하늘을 찌르는 함성소리가 터져 나온다. 배우의 손에 이끌려나온 관람객이 관객동참 신에서 배우들과 함께 `에너지파`를 외치며 숨겨둔 끼를 뽐내고, 지켜보는 관객들은 박장대소한다. `플라잉`공연이 한창인 경주엑스포공원 백결공연장의 모습이다. 2011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처음 선보인 뒤,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2012년 경주에 둥지를 틀고 상설공연을 시작한 넌버벌 퍼포먼스 `플라잉` 공연은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4년차를 맞이한 이 상설공연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국내에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12개이지만, 1천만 관객을 동원한 공연은`난타`가 유일하다. `난타`가 이런 대기록을 세운 것에는 국내외 마케팅의 성공, 한국적 요소의 가미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최초로 전용관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사실 대중에게 낯선 넌버벌 퍼포먼스나 소규모 공연은 공연장 섭외가 쉽지 않다.상설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전용관이 있어야만 계획적으로 배우를 수급하고 트레이닝 할 수 있으며, 마케팅도 장기적인 계획 하에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결공연장이라는 대규모 전용공연장에서 상설공연 중인 `플라잉`은 그 기초공사가 튼튼하다고 할 수 있다.또한 `난타``점프``비밥`을 통해 내공을 쌓은 연출진들은 든든한 기둥이 되어 매 공연마다 관객의 반응을 살피고 회의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거듭한다. 공연 회차가 늘어날수록 완벽에 가까워지는 공연이 탄생할 수 있는 비결이다.지자체와 전문 창작기업 최초의 합작 공연이라는 점도 비바람을 막아주는 벽이라 할 수 있다. 상설공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초반 지원을 한 지자체와 공연 콘텐츠·노하우를 가진 전문창작기업의 만남은 누적 관람객 40만 명이라는 기록을 낳았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 열리는 `실크로드경주2015`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행사가 열릴 때마다 세계와 끊임없는 소통, 융합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온 경주엑스포가 오는 8월 2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유라시아 문화특급`을 주제로 `실크로드경주2015`를 개최한다. `플라잉`도 이 행사를 통해 인도, 아랍, 중국 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인 플라잉: 화랑원정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든 제작진이 배우 캐스팅, 무대 장치, 내용 고증, 창의적인 스토리라인 구축을 통해 실크로드라는 옷을 제대로 입기 위해 노력 중이다.`실크로드경주2015`라는 튼튼한 지붕에`관객`이라는 인테리어로 마무리 지으면 훌륭한 창작 콘텐츠가 완성될 것이다. 대사가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의 탄생 배경인 남녀노소, 내외국인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플라잉`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나이, 인종, 문화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인 코미디와 신체의 극한을 보여주는 익스트림 퍼포먼스라는 무기로 공연의 질적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이루어내고, 전 세계인이 즐기는 공연이 되어 플라잉 자체를 브랜드화 하는 것이 이 작품이 추구하는 미래이다.경주라는 지역의 특색, 신라시대에서 현대로`타임워프`하는 독특한 소재, 보편타당한 웃음의 해학이 잘 버무려진 `플라잉`공연은 3세대 넌버벌 퍼포먼스를 지향한다. 넌버벌 퍼포먼스의 시작은 아니었지만, 전 세계가 열광하는 새로운 세대의 주역이 되기 위한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난타`를 통해 도약했고 `점프`를 통해 뛰어올랐으니, `플라잉`과 손을 맞잡고 전 세계 곳곳을 날아다닐 날을 꿈꿔본다.

2015-06-09

6월의 울림, 명예로운 보훈을 기대하며

▲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어머니,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니 곁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쓰겠습니다.”영화 `포화속으로`의 소재가 된 형산강전투의 고 이우근 학도병이 어머니께 보낸 마지막 편지의 일부이다.포항은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한국전쟁 당시 유일하게 학도병이 목숨을 걸고 단독 전투를 벌인 전쟁사에 길이 남을 격전지다. 1950년 8월 11일 새벽, 비정규군인 학도의용군 71명이 포항여중(현 포항여고)에서 단독으로 북한군에 맞서 싸워 적군의 포항 진격을 지연시켰다. 하지만 전투에 참가한 김춘식 등 48명이 전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도의용군이 희생된 곳이다. 6·25전쟁이 발발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펜 대신 총과 칼을 들고 스스로 전쟁에 참전한, 포항은 호국의 성지이기도 하다.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최근 포항시의회 상임위원장들과 함께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보훈단체를 찾아 뵀다. 군번도 계급도 없이 조국수호의 일념으로 꽃다운 청춘을 불사르시고 이제는 백발이 된 어르신들이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환한 얼굴로 반갑게 손을 잡아주셨다. 전몰군경유족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미망인회가 위치한 덕수동 보훈회관과 월남참전자회 사무실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우리 일행을 환대해 주셨다. 목숨을 내놓고 참전한 베트남전쟁 당시 살포된 고엽제로 인해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이후로도 반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회원들의 사연은 우리를 숙연케 했다. 전쟁의 포성이 끝나고 긴 세월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그때의 상흔이 처절한 현실로, 뼈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분들이 적지 않다.매년 6월이면 선친이 더욱 그립다. 6·25 참전용사이셨다. 생전에 6월이면 해마다 영천의 호국원을 방문해 전장에서 고통의 시간들을 함께 했던 전우들을 떠올리며 만감 어린 모습으로 참배하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며칠전의 일인양 눈에 선하다. 아들로서 `돌아가시면 전우들이 잠든 호국원에 영면`하실 것을 제안했지만 당신께서는 `더 많은 동지가 더 혜택을 누리셨으면 좋겠다`는 신념을 고집하시어 선산에 모시게 된 사연도 있다. 선친께서는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참전 동지들을 한 번도 잊으신 적이 없으셨다.역사를 되짚어보면 국가가 세워지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특히 굴곡이 더 많았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오늘날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다. 나라가 위급에 처할 때 조국을 위해 젊음을 기꺼이 받쳤던 그분들의 값진 희생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오늘날 미국이 세계 초일류 국가로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사회적 합의와 강한 보훈정신에 있다.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나라사랑 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할 때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 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과 후손들의 기억하고 기리는 노력들일 것이다.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이 있는 추념시설이나 기념관에 들러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송이 국화꽃이라도 올려보자. 국경일에는 집에 태극기를 꼭 휘날리게 하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각인되는 6월이다.

2015-06-08

지역 중소병원도 포괄간호서비스 적극 동참을

▲ 이영미선린대 교수·간호학과 `포괄간호서비스`란 환자가 입원할 경우 병실에 상주하는 가족이나 간병인 없이 환자의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병원의 간호 인력이 전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간호 인력이 부족하여 간호사 1인당 환자 20여 명을 돌보는 실정으로 입원환자의 수발은 가족이나 간병인이 상주하면서 돌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짧은 기간 내 전 국민 건강보험을 실시하는 등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를 가지고 있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62%로 OECD 국가 평균 74.9%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특히,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하는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현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이런 중증질환으로 입원할 경우 의료비보다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가져다주는 것이 소위 말하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으로 이들을 하루빨리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전환하여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시급하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족관계를 중시하여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가족이 돌보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의 수발기능이 취약해져 `간병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최근 환자가 병원에 입원 시 간병인을 두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비용 또한 1일 7~8만원 정도로 배보다 배꼽이 큰 실정이며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포괄간호서비스를 적용할 경우 1일 입원료 추가부담 3천800원~7천450원으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정부는 의료비 부담의 주범 중 하나인 간병비용을 낮추고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난 2013년 7월부터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왔으며 작년까지는 그 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였으나, 금년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오는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며, 2018년부터는 수도권과 대형병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의 27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구의료원과 김천의료원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지난 2013년 7월에서 2014년 11월까지 포괄간호서비스 이용환자 1만2천7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가 98.1%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또한 간병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가족의 경제활동이 보장되고 병실환경도 훨씬 쾌적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예로부터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의 의료비와 간병은 큰 걱정거리였다. 이제는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포괄간호서비스`로 입원 시 간병 걱정이 없어진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올해 4월초 포항에도 KTX가 개통됨에 따라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의 의료 역외 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지역 중소병원들이`포괄간호서비스`사업에 참여하여 기본적인 의료서비스 강화로 의료 역외 유출을 막고, 그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모쪼록 우리지역에서도 많은 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에 참여하여 사업의 조기 정착은 물론 지역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간병비 걱정 없이 보다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15-06-04

취임 1년을 앞둔 포항시장께

▲ 백강훈 포항시의회 의원이강덕 포항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이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외지 기업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기업 유치를 위해 벌써 21건의 MOU도 체결했다고 한다. 지난달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도 다녀왔다. 러시아와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서 영일만항의 북방 물동량 확보를 위해 뛰었고, 해양관광산업 육성과 민간 투자 활성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강덕 시장과 동행한 포항시 대표단의 일원은 “이 시장이 일중독에 빠져 있더라”는 얘기까지 했다. 출장 기간 중 그날 업무가 늦은 시간까지 계속돼 동행한 대표단과의 만찬을 겸한 식사자리도 늦게 시작했었고 다음날 일찍 강행군이 이어져서 고단한 출장이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이 이 시장의 임기 마무리 시점에 구체적 성과와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한다.하지만 이강덕 시장에게 귀에 쓰지만 며칠 전의 일에 대한 고언을 하고자 한다.지난달 29일 제220회 포항시의회 본회의장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RDF) 민간투자 사업`의 마지막 진통과 숨고르기에 모두가 힘들어하며 RDF 실시 협약 동의안의 처리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사업이 이제 마지막 의회 동의안 처리를 남겨두고 있었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또 밖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그동안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동의안 처리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각 상임위별 보고와 의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RDF 안건의 보고에 대해 해당 지역구 시의원의 의사진행 발언과 요구에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전체의원들은 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사안에 대해 좀 더 주민들의 의견과 집행부의 사업 추진 당위성을 청취하는 자리를 갖자는데 의견을 모은 후 주민 대표와 시장을 기다렸다.하지만 시장은 오지 않았고 다른 직원을 통해서 “민원인과의 자리에서(거론하기에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민 대표에게 양해를 구해 간담회장 밖으로 나가게 하자”는 뜻을 전달해 왔다. 결국 주민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뒤 전체 의원들은 시장의 입장을 다시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까지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문제는 다음이었다. 이날 시장은 32명의 주민대표로 이뤄진 시의회에서 의원들을 앞에 두고 `여러분`이란 단어를 선택한 뒤 부하직원을 앞에 두고 훈계하거나 업무 지시를 하듯 말을 이어갔다. 심지어 피해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한 단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해당지역 시의원이 “표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자 시장도 즉각 맞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시장이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서자 많은 의원들은 놀라움은 물론 취임 후 1년간 보여 온 서민적이고 항상 약자의 편에서 먼저 자신을 낮춰온 모습을 떠올리며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의원들은 “오늘은 포항시장이 아닌 경찰청의 수장으로서 부하직원을 다루는 듯 해 많이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고 본인의 의도가 언행을 통해 남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많은 사람들이 받은 느낌이 똑 같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본회의장에서 주민들로부터 받은 항의에 단체장으로서 몹시 서운하고 감정이 상했던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세상의 만사는 서로 간의 신뢰와 진심이 뒷받침돼야 좋은 결실로 끝날 수 있다. 지금 취임 1년을 눈앞에 두고 이강덕 시장은 자신의 장점인 소통과 겸손의 자세를 더욱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는 52만의 시민을 대표하는 포항의 리더이다. 현재 포항이 힘들다고 한다. 인구는 감소추세고 경북도 내 법인 지방세도 구미에 400억여원이 뒤졌다. 이강덕 시장이 지난 1년간의 어려움과 성과를 성찰함으로써 포항의 위기를 잘 극복해 향후 미래에 더 큰 역할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릇을 더 크게 키워나가기를 기대한다.

2015-06-02

포항 자매도시 후쿠야마市, 그 친절함에 반하다

▲ 최현태 포스텍 화학공학과 3학년 응원단 `치어로` 단장포항시에서 일본 자매도시인 후쿠야마시 장미축제에 공연단을 데리고 간다는 소식을 들은 건 올해 2월 초였다. 당시에는 다른 일로 바빴고 또, 기본적인 일정만 나왔던 터라 공연에 관한 생각은 금새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개강이 되고 벚꽃이 필 무렵인 3월 중순, 다시금 포항시청에 알아보고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갔고 3개월 동안 여권 발급, 공연 안무 다듬기 등 여러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지난 15일 설레는 마음으로 일본 후쿠야마시로 출국하게 됐다.지리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그리 동떨어진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타국은 타국이므로 처음 일본 공항에 내렸을 땐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일본에서 영어 통하기를 바라지마라`라는 말을 익히 들었고 또, 일본어라고는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이치, 니` 정도밖에 모르는 내가 과연 일본 사람들과 교류가 가능할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하지만 그 걱정은 일본에 도착한 그날 밤 완전히 사라졌다. 호텔에 체크인한 후, 휴대폰 충전기를 빌려달라고 어눌한 말로 표현했을 때 호텔 직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천천히 우리말을 들은 다음 이내 웃는 얼굴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깨지고,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일본 사람들이 친절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가게 되었다.둘째 날도 첫날밤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공연 전날이어서 그런지 “타국 사람들이 내 제스처를 알아보고 반응해줄까”와 같은 고민거리가 자기 전에 많이 들었다. “공연 시작 전의 멘트도 일본말을 해야 하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도 역시 많이 생겨났다.드디어, 공연 날인 대망의 셋째 날이 밝았다. 후쿠야마시의 대 행사인 장미축제 현장에 가자 많은 부스들이 우릴 반겼다. 부스를 돌아다니는 동안 한 번 더 일본인의 친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말이라고는 `하이`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번역기를 써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보여주는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나같으면 포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이윽고, 장미축제에서 공연이 다가왔고 우리는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올라보니, 한국에서의 관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박수를 유도하는 대로 박수를 쳐주고 또, 곡이 끝나고 환호해주는 모습까지도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인지 더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땡볕 아래에서도 많은 일본인들이 갓길에서 우릴 반겨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일본인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됐다.우리의 메인 공연과 퍼레이드가 모두 끝나고 후쿠야마시를 떠나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작별의 아쉬운 마음이 밀려 들었다. 매번 통역해주고 안내해주느라 고생한 포항시 관계공무원들의 친절함에 지면으로나마 감사드린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마련해준 후쿠야마시청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어쩌면 헤어지는 그 자체가 야속하게 느껴졌을 정도다. 비록 짧다면 짧은 후쿠야마에서의 3일이었지만 내게 있어선, 일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좋은 추억거리를 안고 돌아왔다.신록이 우거진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후쿠야마에서 보낸 3일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그 친절함에는 반하지만 정서는 우리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15-05-29

`노인친화도시 조성`이 창조도시 밑거름

▲ 한상호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노인요양담당 달력에는 어버이날, 노인의날 등 유독 부모와 노인과 연관된 기념일이 두 번 있다. 이는 부모에 대한 효(孝)와 노인 공경을 통해 이 사회를 인간답게 만들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도덕성에 대한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입시 위주 교육과 물질만능주의로 인성(人性)이 상실되고 급속한 노령화 및 핵가족화로 고독, 무위, 빈곤, 질병 등 각종 노인문제가 발생한 지 오래다.나의 부모이자, 앞으로 나의 형상이 될 노인이 사회적 님비 현상에 따라 도시에서 이제 갈 곳을 잃고 외곽지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 독거노인 중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2천4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주지별 분석표에 따르면 북구 778명, 남구 734명, 도심 964명으로 도심지역에 40%가 거주하고 있다. 평균 25%의 공실률로 집계되고 있는 포항지역 31개소 노인요양시설 중 도심지역 8개소의 공실률은 0%이다. 노인들이 외곽지 보다는 도심지역에 거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노인들은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하고,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나의 피붙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만 부족한 노인복지시설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도심형 노인지원복합타운 조성을 위해 관공서와 폐교의 활용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 왔다. 현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면서 매입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포항교육지원청 부지 등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슬럼지역 내 주택 재활용을 통한 주간보호 노인전문치매시설로 확충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노후 연립주택 1층을 재활용한 노인주간보호시설을 동단위로 설치해 치매노인을 전문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간 소규모 어린이집 형태로도 확산시킬 수 있다. 행정기관과 기업이 나서서 함께 만들어가는 노인복지공간 조성도 생각할 수 있겠다.대구시는 KTG 소유 부지를 공원에서 상업지역으로 전환해 주고 KTG는 이 곳에 아파트를 세우는 한편 공원 조성과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건립해 행정기관에 기부채납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시설물을 도심구조에 맞게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만들어 노인시설로 운영한다면 외곽지로 떠도는 노인들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노년에 자녀들과 이별아닌 이별을 겪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포항시가 발빠르게 미래 노인 인구를 위한 기본인프라 확충을 추진한다면 포항시민은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더 행복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복지대책이 계획대로 제대로 이행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세계 각국은 저마다 노인을 위한 `고령친화도시`를 건설 중에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선진국은 물론 일본 등 초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편승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가장 일반적인 현상은 인생황혼기, 양로와 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도심으로 역(逆)이주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창조도시 포항`을 지향하는 포항시도`노인친화도시형 포항`구상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결국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부모세대의 문제가 아닌 아닌 바로 우리세대가 직접 겪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인 것이다. 포항이 그 어느 도시보다도 노인복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게 담당 공무원으로서 솔직하게 듣고 싶은 소리다.

2015-05-14

춘일단상(春日斷想)

▲ 김학서봉화군 봉성면장 올해도 어김없이 온 산천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계절을 밝혀주고 있다. 진달래는 봄이 시작되면 우리나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널리 퍼져 있어 꽃을 따서 먹기도 하고 화전을 부치거나 두견주라 하여 술을 빚기도 했으며 신라 헌화가에서 소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안주로 개나리와 함께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이렇게 진달래의 계절이 돌아오면 필자는 해마다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아주 오래전 몹시 무덥던 6월 전봇대 붙들고 울어주는 여인 하나 없이 안동 훈련소를 거쳐 보병 25사단에 배치되어 군에서 맞은 첫봄의 가슴 쓰린 기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그 당시에 북한은 땅굴을 남쪽으로 여러개 팠는데 우리 소대는 대대본부에서 떨어져 나와 임진강변에 자리를 잡고 야간에 적이 착암기 같은 것으로 땅굴을 파는 소리를 찾아내는 일이 주 임무였다.첫 휴가가 며칠 남지 않은 어느 봄날 여느 때와 같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초소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데 전북 익산이 고향인 선임하사가 큰 나무 한 그루 없고 온통 진달래뿐인 125 고지를 가리키며 `저 산 위에 진달래가 저렇게 빨간 것은 6·25 때 우리 국군이 흘린 피`며 `중공군과 싸우느라 아군 군번(인식표) 한 트럭을 쏟아 부었다`고 했다. 선임하사의 말은 조금은 과장된 표현이긴 하겠지만, 우리 국군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 고지를 지켰다는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125 고지뿐만 아니라 임진강변의 모든 능선이 핏빛 진달래다. 얼마나 많은 청춘이 여기서 꿈을 접었을까? 핏빛 진달래는 우리 국군이 흘린 피로 더욱 붉다는 선임하사의 말은 육군 일병의 새파란 가슴에 대못이 되어 그날 저녁 근무시간에는 졸지도 못하고 새벽이 올 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이젠 제대한지 30년도 넘어 당연하게 군에서의 일은 잊어야겠지만 이맘때 진달래를 보면 목젖이 아려오고 콧등이 시큰하다.올해는 광복 70주년으로 여기저기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오늘이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우린 지난 70년 앞만 보고 쉬지 않고 달려왔다. 또한 앞으로 달리기만 할뿐 어떻게 달려왔는지 돌아보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바둑에서도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복기(復碁)를 기본으로 하는데 말이다. 지난 세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남북으로 나눠져 피를 흘렸고 산업화를 위해 땀을, 민주화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그 피와 땀과 눈물을 밑거름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공시킨 나라,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IT 강국으로 국제무대에서 어깨를 펼 수 있는 세계의 당당한 일원이 되었다.지난 겨울 영화 `국제시장`에 관객이 많이 몰렸다. 그 덕분에 세대간의 갈등도 좁혀졌다고 한다. 우리의 아버지와 형과 누나는 서독의 탄광과 병원에서 베트남의 밀림에서 중동의 모래바람 속에서 `힘든 세월에 태어나 온갖 세상 풍파를 자식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것이 다행`이라는 `덕수`처럼 살아왔다. 이제 신산스런 세월을 견뎌 조금은 안온하게 살고 있지만 이 행복을 오래 누리려면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창업(創業) 보다 수성(守成)이 더 어렵다고 하지 않은가. `덕수`의 모진 세월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중국에선 황사 바람이 몰려오고 태평양의 물결도 여전히 높다. 내부의 모순 때문에 어렵고 힘든 때가 많았지 외적(外敵)이 강하여 위태로웠던 경우는 드물다. 피땀 흘려 지키고 가꿔온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라가 비록 태평하다고 어려운 때를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2015-05-04

추억의 포항역

▲ 조진포항시의원 #장면 1=1963년경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포항시 남빈동에 살던 필자와 동네 친구 K는 어느 봄날 학교를 `땡땡이`치고 놀러 가기로 했다. 둘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 점심 때가 되어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우리는 포항역으로 갔다. 역 안에서 `밴또`를 까먹고 하교 시간에 맞춰 각자 집으로 돌아 갔는데 집에 오니 아버지와 인부 몇이서 마당에 큰 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런데 집으로 들어서던 필자를 발견한 아버지, 대뜸 커다란 대문 빗장을 들고는 “너 오늘 학교 안갔지?”하며 쫓아 오는게 아닌가. 혼비백산해 도망을 가는데 정말`걸음아! 날살려라!`하고 뛰었다.`잡히면 죽었구나`하며 수 백 미터를 뛰었는데 다행히도 그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따돌렸다. #장면 2=1979년 7월 포항역. 학업 때문에 한참 늦은 나이에 육군 입대를 위해 입영열차를 타러 나온 필자와 장정(壯丁)들, 그 가족들이 대합실로부터 승강장 주변에 여기저기 모여 이별을 하고 있다. 머리를 빡빡 깎은 장정들이 객차를 가득 메우고 출발 준비를 하는데 창가에서 하염없이 우는 가족들. 필자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충혈된 눈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차창에 매달려 있다. 이제 곧 출발하면 충남 논산훈련소로 달려갈 입영열차. 호송을 맡은 기간병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장정들에게 주의사항과 행동요령을 가르치면서 군기를 잡는데, 생전 처음 군대가 어떤 곳인지 실상을 마주하는 장정들은 긴장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숨도 제대로 못쉬었던 객차 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장면 3=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후보, 그리고 2012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유세가 열린 포항역 광장. 구름처럼 모여든 수만 명의 지지자와 시민들 속에 후보가 등장하자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광장이 떠나갈 듯 하다. 가까이서 얼굴 한번 더 보고, 손 한번 잡아 보려고 밀치고 밀리면서 서로 웃던 순간이 기억 속에 또렷하다. 포항시의 큰 옥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집회장소로 이용되던 포항역 광장. 포항의 중심이자 고향마을 앞마당 같은 곳이었다.그 옛날 포항사람들의 추억과 애환(哀歡)이 서린 포항역. 역(驛)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였던가. 경부고속도로 완공에 이어 1972년 포항 고속버스가 개통되기 전까지 서울로 가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열차이던 시절. 포항에서 출발한 기차가 경주역에서`노리카에`(乘換·열차의 기관차를 떼어서 반대 방향으로 옮겨 붙이는 것)하고 대구를 거쳐 서울로 가는데 거의 9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포항역 앞에는 숙박시설도 많이 있었지만 당시 역 바로 앞에 `신선소주`와 `동방사이다`라는 향토 브랜드의 큰 광고판을 단 회사도 있었다. 신선(神仙)소주는 고구마로 담근 증류주(蒸溜酒)로 빨리 취하고 빨리 깬다하여 꽤 인기가 있었고, 동방(東邦)사이다는 지금의 `천연사이다`와 비슷한 맛으로 지역에서 애용되었으나 두 가지 모두 어느새인가 대형 메이커에 밀려 사라지고 말았다.포항역에서 도보로 불과 10여 분 거리에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 죽도시장이 있고, 시장에서 또 10여 분 거리에 송도해수욕장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열차를 타고 포항을 다녀갔다. 이제 KTX 개통과 함께 흥해로 옮겨간 포항역, 추억이 서린 포항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현재 구(舊) 포항역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하여 용역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필자 소견으로는 구 역사(驛舍) 건물 만은 보존하고 포항역에서부터 죽도시장, 송도해수욕장으로 연결되는 관광코스를 개발해 `근대 포항역사(歷史) 거리`로 조성하면 포항 도심의 역사도 보존하고 관광자원화도 이룰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2015-04-30

`포항중성리신라비 국보 승격`에 부쳐

▲ 배용일포항문화원장 문화재청이 2015년 4월 22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비석으로 추정되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를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3년전 2012년 2월 22일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천758호로 지정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의 승격이 예고돼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오랫동안 기다리던 소식은 바로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국보 승격이었다.포항중성리신라비는 시 승격 60주년이었던 2009년 발견됐다. 1면 12행에 걸쳐 모두 203자를 새긴 것으로 냉수리신라비(국보 264호)처럼 `지역에서 분쟁이 생겨 중앙에서 귀족들이 현장을 방문해 이를 해결한 후 다시 분쟁이 있을 경우 중죄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이다.그동안 정확한 제작 건립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국보로 지정된, 지증왕 4년(503)에 작성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와 법흥왕 11년(524)에 작성된 `울진 봉평리 신라비`보다 앞선 지증왕 2년(501)에 세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해 포항중성리신라비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비로 자리매김 되었다.한 지역에서 2기의 비석이 발견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두 비가 세워진 포항의 흥해·신광지역은 신라 왕경의 정치·경제·군사의 요충지, 즉 왕궁과 6부 등 귀족세력의 경제력 근간인 토지소유와 주민지배를 가능케한 왕경의 근기 수취지역이며 1급 직할 배후지로서 국가 운영의 기반이 되었던 곳임을 밝혀주고 있다.포항중성리비의 발견으로 포항 역사·문화의 새로운 조명이 시작돼 포항이 신라문화의 중추적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2009년 9월 3일 경주에서 열린 `포항 중성리신라비`학술심포지엄에 이어 2009년 10월 7~8일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정신문화발전연구위원회와 한국고대사학회가 주관한 `신발견 포항 중성리신라비에 대한 역사학적 고찰 ` 학술대회가 연이어 개최됐다.시 승격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자칫 그냥 묻힐 뻔 했던, 포항과 한국고대사의 새로운 역사적 문화유산의 발견은 5월 11일 흥해 중성리 도시계획도로 공사현장에서 인근 주민 김헌도씨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가로 45㎝, 세로 105㎝, 두께 10㎝ 가량 크기의 비석을 발견하고 바로 13일 오후 경북매일신문사에 근무하는 친구 이창형 국장에게 제보했다.신문사는 향토사학자들에게 알려 배용일 포항시사집필위원장과 이희특·이상준 시사집필위원들이 13일 오후 현장에서 비문을 1차 판독한 결과, 이 비석의 제작 시기는 5~6세기초이며 국보급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했다. 이튿날 5월 14일 아침 처음으로 경북매일신문의 특종기사가 `국보급 추정 신라비석 발견`의 제목으로 보도되자 포항시민, 한국고대사학회 교수 및 문화재청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날 아침 8시경 필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정배 원장,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 관장 및 한국고대사학회 교수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포항시청 문화관광과에서 문화재청으로 매장문화재 신고를 하도록 했다. 곧 산하기관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각 방송국과 전국적인 일간지 및 지방신문에 보도됨으로써 학계와 일반 국민들에게 비 발견 사실이 널리 전파됐다.포항중성리신라비의 발견 이후 학술대회가 2년 사이에 몇 차례가 열리고 24편의 논문이 작성돼 비의 역사적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밝혀주고 있다.포항중성리신라비의 발견으로 포항지역은 고대 신라문화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환동해 국립박물관(가칭) 건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인 포항중성리신라비와 다른 지역에 보관된 포항의 귀중한 문화재를 우리 고장에서 보존토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제와 문화가 어우러진 21세기 선진 해양관광문화도시로 함께 하는 변화, 도약하는 창조도시 포항의 새 시대 창출에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201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