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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항 근·현대 문화사’와 KBS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프랑스 사회학자 장 피에르 르고프는 공동체로부터의 배제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모든 곳에서의 일상의 질서가 되어 맹목적 현대화라는 형태로 사회적 관계의 중심에 설치되는 현상을‘부드러운 야만(la barbarie douce)’이라고 부르며, 그 어떤 것도 평온 상태에 놓여 있지 못하도록 만드는 전복의 메커니즘을 비판했다. IT산업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유니버스와 메타버스(Metaverse)의 공존을 목도하며 디지털 노마드로서 불안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문화’는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이라는 사전적 의미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위무해 주고 긍정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향유권을 환기시키고자 포항문화원에서‘포항 근·현대 문화사’를 발간했다. 포항 문화의 변천사를 19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12개의 주제로 나눠 집필한 역작인데,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방송국의 역할과 지역문화’에 대한 평가이다.“1961년에 첫 전파를 쏜 KBS포항방송국의 라디오방송은 방송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견인하는 일을 해냈다. 제대로 된 문화예술단체나 변변한 예술공간조차 없던 시절에 전후 황폐한 포항을 KBS가 추슬러 문화도시로서의 초석을 다졌고, 방송국 직원들은 스스로 예술단체를 결성하고 활동하면서 전파를 쏘는 등 척박한 토양에 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중략) 지역 문화단체도 채 설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의 연극, 음악, 희곡 등 장르를 총괄해 주도적인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 냈다.”이러한 평가는 IPTV나 OTT 기반의 유료방송인 유튜브, 웨이브, 넷플릭스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의미와 나아갈 길을 천착하게 한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상업성과 타협하지 않으며 수십 년간‘아침마당’,‘6시 내고향’,‘전국노래자랑’,‘열린음악회’등 여러 장수 프로그램을 제작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의 인생 동반자로서 방송문화를 향유하게 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삶의 궤적에 합치하는 레거시 미디어로서의 시대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적 경험의 층위를‘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를 통해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으로 나눠 설명했는데 스투디움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피상적 평범함이라면, 푼크툼은 무엇인가 가슴을 자극하는 본질적 경험과의 결합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 방송 KBS 채널에는 뉴미디어 등의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공익적 프로그램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시청자 개개인의 푼크툼적 시대 경험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애자일(agile) 조직화가 화두인 작금의 현실 속에서도 시간을 갖고 함께 모일 수 있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역할을 하며 시대적 과제로서의 지역균형발전 등을 추구하는 가운데 문화발전의 한 축이 되어 시청자들의 벗이 되는 것이 KBS포항방송국의 책무이다.

2021-04-25

화해와 공존의 역사가 된 ‘아야 소피아’ 건물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필자가 생활하는 포항의 지근에 자리한 경주는 992년 동안 통일신라시대의 수도였었다.1천년 여 동안 한 국가의 수도로 보낸 도시는 세계사에도 그 유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1천200여 년 동안 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이탈리아 로마와 중국의 전한, 당, 수나라 등 세 나라의 수도였던 시안(장안)과 함께 터키의 이스탄불은 세계에서 가장 긴 세월동안 수도로 보낸 아름다운 역사의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서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 1세가 서기 330년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이스탄불을 삼으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장장 1천600여 년 동안 3개 제국의 수도로 군림했던 이스탄불은 십자군 원정, 이슬람 세력의 침공 등 격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그러나 이스탄불이 긴 역사적 배경과 지형적인 특수성만으로 유명세를 탄 도시로 기억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이곳엔 한 도시를 오랜 시간동안 화해와 공존의 상징으로 만든 한 건축물이 있는데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가진 ‘아야 소피아(성 소피아 성당)’가 그것이다.서기 360년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콘스탄티누스 2세가 총주교좌가 있는 ‘아야 소피아’를 목조지붕으로 창건했지만 화재와 반란으로 두 번이나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후에야 유스티아누스 1세 황제가 537년 직경 22m 거대한 돔을 가진 역사적 건축물로 다시 중건하였다.‘아야 소피아’가 로마제국이 세운 건물이어서 기독교의 문화유산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슬람교와도 관련이 적지 않다.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봉쇄된 바닷가 길을 포기하고 72척의 함대를 해발 60m의 갈리타 언덕으로 이동시켜 난공불락의 도시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사흘간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해도 좋지만 ‘성 소피아 성당’만큼은 절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이후 많은 그리스도 교회가 모스크로 개조되는 우여곡절 속에서 ‘아야 소피아’도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는 것을 피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성화 모자이크와 코란을 새긴 원판이 보존되고 있는 독보적인 문화유산으로 존중받아 왔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이 핵심지지 기반인 이슬람 강경보수층 지도자들이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아야 소피아’를 다시 이슬람 사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지난 3월 초 역사상 처음으로 프란시스코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하여 이슬람 주요 지도자들을 만났다는 뉴스가 있었다. 복잡한 종파분쟁과 테러위협으로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두 종교의 갈등과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화합의 차원에서 방문을 강행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아야 소피아’의 이슬람 사원으로의 회귀로 교황의 숭고한 뜻을 퇴색시키고 말았다.자기 가치만 고집하고 상대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 시대에 문명의 다양성을 배우고 역사적 화해를 실천하는 학습장으로 공존해 왔던 두 종교의 상징성 이야말로 1천600여 년을 묵묵히 견뎌온 ‘아야 소피아’의 미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그 판단은 오롯이 우리의 몫으로 남긴 채 오늘도 역사는 쉬지 않고 흘러갈 것이다.

2021-04-20

3.1운동 102주년의 의미와 독도! 그리고…

길종성(사)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회장·독도홍보관장·2004년 건국 최초 울릉도~독도 수영종단 추진위원장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일본정부와 극우단체들은 대한민국의 독도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날조된 발언들로 대한국민을 자극하고 있다.특히 일본은 2월22일을 국적불명의 보지도 듣지도 못한 엉터리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활동하고 3.1절이 되면 일본정부와 극우세력들은 반성은커녕 과거사를 왜곡하며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런 역사 왜곡형태에 일본정부가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일본 전범기업들은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램지어교수를 매수해 엉터리 역사논문을 지원하고 램지어는 일본기업의 알량한 지원금으로 왜곡된 논문으로 일제강점기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위안부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는 일에 동조하고 있다.더욱이 이를 학문적 견해라며 방조하는 하버드대학 총장의 행태는 학문적 자유라는 장막 뒤에 숨어 교육자적 양심을 저버린 행태라 볼 수 있다. 필자는 일본의 행태도 행태지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처신에 일침을 가하고자 한다.정치권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침탈 행태,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에 제대로 항의하고 앞장서는 의원들이 과연 얼마나 되나?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더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자들이 할머니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감싸고 보호하는 행태를 볼 때 일본은 뭐라 하겠는가? 정말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필자는 19년째 독도수호 활동을 하면서 황당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일부 생색내기와 인기 영합주의식 활동에만 치중하려는 정치권이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다.위안부 문제를 위해 활동한다는 정의기억연대에는 엄청난 보조금을 지원해 왔던 정부지만 국가 사무를 대신하는 독도 단체들에 대해선 예산이 없다며 등한시하는걸 보면 독도수호가 정말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체감한다.이제 정부도, 정치권도 국민도 변해야 한다. 정부는 일본과의 마찰, 외교적 문제 등을 이유로 독도문제에 미온적이라면 국가사무를 대신해 활동하는 독도단체들에 대해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한다.정부는 독도단체들이 국가를 대신해 강력한 대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사죄와 반성을 통한 진일보한 생각을 해야 함에도 해를 거듭할수록 독도침탈 야욕과 역사 왜곡에 혈안이 되어 있다.정부는 일본과의 과거사문제에 따질 것은 따지고 잘못된 부분은 강력히 요구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발전적 문제와 아시아 동반 국가로서 함께 가야 할 일이라면 양날의 칼처럼 대응하면 될 것이다.3.1운동 102주년을 맞아 정부와 정치권은 더는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독도단체들에 대해 국민적 행동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과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2021-03-04

윤석열 검찰총장도 정치를 할 것인가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윤석열 검찰 총장 만큼 유명해진 역대 검찰총장은 드물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역대 검찰총장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1년간 이 나라 뉴스의 중심인물임은 분명하다. 국회에서 추미애 장관을 향해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는 저돌적 발언은 한동안 회자됐다. 추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요구와 직무정지 신청은 두 사람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검찰총장의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 법원의 중지결정은 그를 업무에 복귀시켰고, 추 장관은 결국 사퇴했다. 윤 총장의 처신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은 확연히 양분됐다. 여권은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검찰조직의 기득권 옹호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의 여론도 윤 총장의 권력 핵심부를 향한 수사는 반정부적이며 반(反)검찰 개혁적이라고 낙인찍었다. 심지어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궁지로 모는 것은 배은망덕이라고 질타했다.결국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을 국회에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문 대통령의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총장’이라는 기자 회견 답변은 이런 기류를 덮어 버렸다.야당과 보수층은 윤 총장의 정경심 사건 수사에 이은 월성 원전수사, 울산선거 개입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지난 대선과 총선 패배로 무기력해진 야당은 윤 총장의 소신 있는 검찰권 행사를 적극 지지하였다. 보수 중도층은 추 장관의 위압에 저항하는 윤 총장의 소신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윤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도 그의 이러한 저항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중도 보수층의 민심은 윤 총장의 처신에 대리만족하면서 그가 내년 대선이라는 큰 정치판에 뛰어들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윤 총장은 이러한 여론에 따라 과연 정치판에 뛰어들 것인가. 그는 국회 답변에서 ‘퇴임 후 국민을 위한 봉사 문제’를 생각하겠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현재로서는 그가 정치의 길을 택할지는 아무도 모르고, 윤석열 본인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임기 후 대선전에 뛰어든다 해도 성공하기는 어렵다. 과거 고건, 반기문 등 거물 관료들이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정치는 조직이 뒷받침되고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데 윤 총장은 처음부터 정당 선택 딜레마에 처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보수 지지층의 깜짝 지지율만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총장의 임기는 이제 6개월 남았다. 윤 총장은 총장 사퇴 압박의 굴레에서 용케 잘 살아남았다. 그의 권력에 굴하지 않는 맹호출림(猛虎出林)식 처신에 여론이 일시 동조하는 것이지 그에 대한 항국적 지지는 아니다. 윤 총장의 다급한 책무는 대선을 향한 정치가 아닌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이다. 동시에 그 자신이 검찰 조직 이기주의에 함몰된 총장이 아님을 보여주어야 한다.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완수할 때 그에 대한 신뢰는 굳어질 것이다.

2021-02-03

포항 연구의 이정표가 될 두 권의 책

김도형'THE OCEAN'편집위원한때 책 만드는 일에 종사했고, 그후로도 책과 관련된 일을 소소하게 이어온 터라 출판 동향에 대해 관심을 접을 수 없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처지여서 지역과 관련된 책에 눈이 더 가기 마련인데, 근래 만난 두 권의 책은 각별히 반가웠다.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이 낸 ‘일제의 특별한 식민지 포항’(글항아리, 2020)은 1935년 10월 발간된 ‘포항지’를 번역하고 해설과 주석을 덧붙인 것은 물론, 일제강점기 포항의 발자취를 다룬 다양한 사료를 담아냈다. 일제강점기 포항의 성장 과정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이 책의 발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김진홍 부국장이 서문에 밝혔다시피 이 책은 일제의 식민정책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이자 포항에 정착한 일본인들의 성공담이다. 하지만 당시 한반도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과 역사·설화·산업·언론·의료·관광 등의 분야별로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된 ‘지방 종합지’로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1930년대 일본어로 된 책을 번역하는 것도 쉽지 않거늘 해설과 주석, 관련 자료를 덧붙인 것은 김진홍 부국장이 포항사 연구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몰두해 왔는지를 입증한다. 특히 수도산 저수조에 새겨진 ‘수덕무강(水德無疆)’이라는 휘호를 누가 남겼는지를 조사한 결과, 당시 총독 사이토 마코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혀낸 대목에서는 무릎을 치게 한다.‘조선수산개발사’(민속원, 2019)는 1954년 일본학자 요시다 케이이치가 낸 책을 박호원, 김수희 두 분이 번역했다. 김수희 박사가 해제에서 밝힌 대로 이 책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조선어장 개발 ‘대성공’을 축하하고 총독부의 노력을 기념해 출판했기에 식민사관에 입각해 있다. 하지만 한국 수산업사 연구에 참고할 내용이 분명히 있고, 특히 수산업이 전통적인 주요 산업인 포항에서는 면밀히 살펴봐야 할 가치가 있다.포항과 구룡포에 축항이 이뤄진 배경, 세계적으로 발전한 정어리 어업, 수산시험조사기관의 설치 등은 눈여겨봐야 할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포항은 청일전쟁 이전부터 잠수기 어업의 근거지였고, 1903년 돗토리현의 한 형제가 지예망(地曳網)으로 포항에 온 이래 이주자가 증가했으며, 1904년 사가현의 이주 어촌이 학산동에 조성되었다는 것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또한 포항은 1917년부터 운반선이 내항해 급속히 발전했고, 1923년 이래 청어 제조의 중심지였으며, 정어리 어업의 발전으로 동해안 굴지의 어항이 되었다. 요컨대 이 책에는 포항이 일제강점기에 수산을 중심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다.두 권의 책은 포항과 포항의 본질인 수산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이정표가 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포항사와 수산업사 연구가 더 활기를 띠게 되기를 바라며, 포항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1-02-02

쇳물과의 상생(相生)

이성환포항뿌리회 초대회장작금의 포항이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마음에 지역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호소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일상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말은 ‘상생(相生)’,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코로나 역병이 확산되면서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할 개인방역도 나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것이 이웃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근간이며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행복해지려면 서로가 존중하고 신뢰하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고 확산방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행정당국의 모습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또한 지난 2015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 50만 도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사랑 주소갖기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지난 2006년 포항뿌리회가 앞장서 ‘포항시민 인구늘리기운동’을 펼쳤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또 얼마 전 지역방송에서 포스코 산업재해와 직업병 문제가 부각되면서 우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로 비쳐진 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어느 것 하나 지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떻게 우리 지역이 이런 지경까지 되었을까?나이든 사람으로서, 또한 지역사랑운동에 신명을 바쳐온 본인으로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마저 든다. 우리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이 땅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많은 애향 시민들이 있는데도 총체적 난국이 되고 있음에 마음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 앞선다. 그나마 우리지역에서는 포스코라는 글로벌기업이 50여 년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으로 ‘산업의 쌀’을 생산하며 포항이 철강도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환동해중심도시로서 50만 대도시 규모로 발전할 수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숱한 애증(愛憎)이 오고갔지만 서로 신뢰하고 화합하면서 쌓은 ‘상생’이란 이름아래 포항과 포스코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때문에 ‘죽음의 도시’로 불리게 된다면 50년 상생의 역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누가 뭐라 하여도 포스코 역시 포항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포항 시민 또한 포스코를 사랑하며 응원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제껏 함께 살아온 반세기의 역사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한 쪽만 바라보는 좁은 시각보다는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고 또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좀 더 폭 넓은 견해도 필요하리라 본다. 포스코가 어려울 때 포항 시민이 앞장서는 등 애정으로 함께한 역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언제나 포스코의 발전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성숙된 시민의식과 공동체에 대한 진정한 공감대가 이뤄지고 50여 년 함께한 기업이 100년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는 공생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가 못 넘을 산은 없을 것이다. ‘I ♡ POHANG WITH POSCO’라는 상생(相生)의 기치(旗幟) 아래 우리가 진정 사랑해야 하는 것은 ‘쇳물과 포스코’ 그리고 포항이다.

2021-01-28

변혁의 리더와 그림자 리더

양만재포항지진 11·15지열발전 공동연구단부단장새해 지인이 나에게 책 선물을 했다. 주역을 해석한 책이다. 그 주인공은 포항시에서 2년여간 근무한 송경창 부시장이다. 신년부터 경북도 환동해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내가 기억하는 송 본부장은 2년여 포항시에 근무하면서 포항시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흔히 ‘부’자 달린 지위는 있으나 마나한 자리로 평가하는 관행이 있다. 하지만 송 본부장은 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때로는 능동적인 자리매김을 하였고, 때로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지원하는 ‘그림자 리더’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보기 드문 가변성을 지닌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포항지진특별법안 통과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회의원들 앞에서 포항시민의 지진피해와 재건 방향을 심의할 때, 그는 흔들림 없이 간결한 담론으로 포항시민 고통과 법안의 긴급한 필요성을 대변했다. 깊은 내공 없이 하기 힘든 일이었다. 더욱 인상적인 역량은 또 있다. 지진특별법안에 대해 정부가 70% 수준으로 결정할 즈음에 80% 수준으로 끌어 올렸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20% 책임이 있다는 증거를 포착해 국무총리 관계자들과 지진구재 심의위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축적된 역량을 발휘했다.포항시가 철강산업도시에서 전기 배터리 산업에로 변혁할 수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는데도 송 본부장은 이강덕 시장이 배터리 기업 CEO와 관계를 맺고 신뢰를 구축하는 촉진자로서의 리더십을 무대 뒤에서 수행했다. 바로 ‘그림자 리더’로서 인정받을 부분인 것이다. 간부 직원들과 함께 포항시가 직면한 주요한 현안을 두고 대처 방안을 숙의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흔적을 남겼다.나와 처음 만남은 2019년 포항지진에 관한 정부조사단 발표 이후 대처 방안을 두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시장 그리고 송 본부장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시작됐다. 그 이후 송 본부장과 오랜 지인처럼 서로 편안한 대화를 했다.그가 특별히 나에게 새겨준 인상이 더 있다. 내가 만난 공무원 중에서 보기 드물게 개방적인 마인드와 태도이다. 현안에 대한 학술논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의 책상위에 책과 보고서가 가득했고 외국학술 자료도 거부감 없이 요구하고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또 하나. 그는 4차 산업에 남다를 관심과 지식을 보유하여 그 분야에 독특한 감수성을 보였다. 공직자라면 갖춰주길 바라는 덕목을 실제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포항시의 직원들을 상대로 특강하고 관련 포럼에 참석하고 책을 통해 늘 새로운 정보와 지식 습득에 익숙한 공직자의 행동을 SNS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남겼다. 포항시가 전기배터리 산업의 전진 도시로 발전하는데 적지 않은 공로는 그가 오랫동안 축적한 학습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송 본부장이 안동이 아닌 포항시에 위치한 환동해본부의 근무지로 임명받은 것이 나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나만이 행복한 일이 아닐 것이다. 포항시민은 물론이고 경북도민에게 행복을 주는 공직자이기에 그렇다. 그가 환동해본부장으로서 우리 포항시민과 경북도민을 위해 또 다른 창조적 흔적을 남기리라 확신하고 기대한다.

2021-01-11

라이벌들이 남긴 흔적을 생각하며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한국 정치에서 YS와 DJ, 가요계의 나훈아와 남진, 바둑계의 조훈현과 서봉수, 사학 명문 연세대와 고려대, 중국 초한의 항우와 유방 등 익숙한 이름의 이들을 사람들은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부른다.우리는 동서고금을 통해 누구나 예외 없이 수많은 라이벌들이 상대의 대척점에 머물면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경쟁했던 과정을 지켜 보아왔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편에서 목표를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숱한 라이벌들은 어떤 흔적과 교훈을 남겼을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라이벌(Rival)의 어원은 River(강)에서 나왔고 같은 강을 끼고 사는 이웃이라는 의미처럼 라이벌도 피해를 주는 것과 도움을 받는 것을 인정하고 성숙한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라이벌이 어떤 관계인가 진정한 의미를 알 듯하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라이벌의 대결은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을 것 같다. 서로 공존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아름다운 라이벌도 없지는 않지만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타도의 대상으로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하는 증오와 분노의 라이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모택동과 장개석. 숙명의 두 라이벌이 시작한 중국의 내전은 800만명의 인민이 사망한 세계 최대의 재앙이었다. 그들에게는 화해와 타협이라는 단어는 아예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멸시와 반목으로 일관하였다. 수많은 라이벌 중에는 저주에 가까울 만큼 앙숙이었던 미국의 에런 버와 알렉산더 해밀턴이 있다. 두 사람은 1840년 미국의 역사를 뒤흔든 뉴저지주 위호겐의 권총결투에서 해밀턴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유례없는 라이벌이었다.이처럼 한 시대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었고 역사의 항로를 변화시켰던 라이벌이 있는 반면에 서로를 존중하여 동행하고 있는 행복한 라이벌도 없지는 않다.아름다운 라이벌의 대미는 빙상 500m 종목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보여주고 있다. 밴쿠버와 소치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마지막 평창에서 3연속 금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최대의 라이벌인 고다이라에게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라이벌 이상화가 직전의 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울분과 아픔으로 지켜보았을 고다이라는 평창에서 통쾌하게 설욕하며 우쭐할 만도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이벌 이상화가 트랙을 돌면서 눈물로 고별인사를 하고 있을 때 고다이라가 다가가 진한 포옹으로 아쉬움을 달래주었고 이 사진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타전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상대를 격려해 주는 모습은 평창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선정되었고 ‘한·일 우정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었던 것이다.인간은 누구나 삶의 현장 주변에서나 격동의 역사 위에서 수많은 라이벌들을 만나고 그들이 던져 주는 물음표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분명한 것은 제로섬 게임처럼 이길 대상인 라이벌보다 서로 윈윈하며 본받을 대상의 롤모델을 라이벌로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라이벌이 있어 부담도 되지만 더 노력하고 집중하여 자기성장과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지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020-12-22

세계기록유산과 포항, 그리고 KBS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는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자연유산 및 인류무형문화유산과 더불어 세계기록유산을 등재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선정기준이다.현재 우리나라는 ‘해인사 장경판전’등 14건의 세계 문화·자연유산과 ‘판소리’ 등 2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 그리고 16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유산들이 ‘Heritage’라고 표기되는 것과 달리 세계기록유산은 영문으로 ‘Memory of the World’인데, 용어 번역의 통일성 목적과 더불어 역사적 의미와 정신적 가치를 기록하고 기억하라는 함의를 추론하게 된다.우리나라의 ‘훈민정음 해례본’을 위시하여 독일의 ‘양피지에 인쇄된 구텐베르크 42행 성경’, 중국의 ‘갑골문’등이 세계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방송된 프로그램이 기록된 2만522건의 자료로 구성되어 있는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Finding Dispersed Families)’ 기록물이 그 보편적 가치를 평가받아 상기 유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등재되어 있다는 점이다.방송을 통해 상봉한 이산가족이 1만 건이 넘는 등 국민들이 주시는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한국방송이 아니라면 그 어느 매체도 할 수 없는 인류사적, 인도주의적 쾌거로 기억되고 있다.KBS가 기록해온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산업화를 이끌어 온 포항의 여기저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장기면 장기유배문화체험촌에 가면 유배생활을 하며 회한의 시간을 보냈을 다산 정약용 등의 흔적을 볼 수 있고, 이러한 귀양살이의 모습은 KBS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에 생생히 재현되어 있다. 송도동에 위치한 운하관에는 다섯 개 섬마을이었던 수산업 전진기지 포항이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산업화의 선두에 서기까지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고, 괴동동의 역사박물관에서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발돋움하는 포항시를 알리는 데에는 KBS의 역할이 컸는데, 1973년 포항제철 포항1기 준공을 계기로 줄곧 황금시간대 메인뉴스는 물론 대대적인 특집방송을 편성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고, 1974년에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을 준공 1주년을 맞은 제철소 현장을 무대로 두 달간 제작·방송함으로써 막 도약하는 포항시의 철강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애정을 증폭시켜 발전에 일조했다.수산업 전진기지에서 철강도시로, 그리고 미래 신성장 산업도시로 변모 중인 포항시의 역사를 기록해온 KBS의 방대한 아카이브는 수신료의 가치에 대한 당연한 공적 책무를 이행해 온 결과이다. 맨손으로 땅을 간척하며 오늘의 포항을 만들어 온 시민들의 위대한 노력이 망각(忘却)의 여백(餘白)에 남아 그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서 언젠가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데 KBS의 영상자료가 그 초석이 되기를 간구한다.

2020-12-21

덕실(德室)마을

김유복전 포항뿌리회 회장지난 주말 한나절은 산행으로 풀고 돌아오는 길에 흥해 덕실마을로 오래 못 본 선배도 뵐 겸 발걸음을 옮겼다.덕이 있는 사람들의 마을이라 하여 ‘덕실(德室)’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마을로 형성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조선 초기(1492년경) 경주 김씨가 입향(立鄕) 하였다는 설명으로 봐서 500년은 족히 넘은 유서 깊은 고장으로 현재는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마을에는 경주 이씨 입향조를 기리는 재실인 이상재(履霜齋)가 있고 지방 문인들이 시회(詩會)를 하던 담화정(湛和亭)이 있는 기품(氣品)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이 마을은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 마을 출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 지역으로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영광에 엄청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 곳으로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일국의 대통령까지 된 포항 출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갖가지 공(功)과 과(過)는 있겠지만, 그 공과는 역사가들이 평가할 문제로 차치하고 그 당시 지역 출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에 열광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가난과 어머니가 나의 스승이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고 꿈을 키우기 위한 도전과 용기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인생역정만큼은 본받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 기념 전시관으로 만들어진 덕실관을 둘러봤다. 지상 2층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에 그 간 꿈을 키우며 살아온 일대기와 대통령으로서의 삶에 대한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고 2층 영상관에서는 대선 후보 당시 홍보물과 포항과 덕실마을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덕실관 뒤에는 누런 초가지붕의 생가를 복원한 건물이 가을볕을 받으며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주말이라 더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있긴 하지만 요즈음은 코로나 감염증 등으로 현저히 줄어든 모양새다. 최근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덕실관 운영에 관한 비판의 소견을 내놓은 뉴스를 접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찾아본 덕실마을은 늦은 가을의 뒤끝처럼 조용했다.한때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세월이 지나고 평가가 엇갈리면서 열기가 식은 것 같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은 우리 지역 출신 인사가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역사는 지울 수가 없고 포항 사람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영광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지역을 위해 해놓은 게 별로 없다는 게 지역 민심(?)이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비록 법의 심판을 받아 영어(囹圄)의 몸이 된 그것 또한 역사에 기록되겠지만 잘못된 역사 때문에 지역의 자부심마저 상실될 수가 없는 노릇이다.부끄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잘난 역사는 이어가는 게 미래를 위한 바람직함이 아닐까. 포항의 자랑거리는 시민 모두의 것이며 후대를 위해 길이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충절의 고장에 사는 마을 분들과 선배가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살아가기를 기대하며 덕실마을을 떠나왔다.

2020-11-30

포항공항 존폐위기 ‘공항명칭변경’으로 넘어보자

안병국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오늘날 우리 국민 대다수가 포항하면 포스코를 떠올리지만 사실 역사 속 포항은 공항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포항공항은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오천면에 세운 오천비행장이 시초다. 이후 6·25전쟁 당시 미 공군 제1전투비행대가 이곳(K3)에 주둔한다.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1951년 9월 3일 F9F 펜서를 몰고 폭격임무 중 대공포에 피격돼 포항공항으로 비상탈출한 기록이 있다.민항공항의 역사는 지난 1970년부터다. 그해 2월에 민항시설이 설치되고 3월에 서울∼포항노선이 취항한 이래 2020년 2월까지 50년간 공항이 유지돼 경상북도 내에서 유일한 공항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50년을 달려온 포항공항도 항공사의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승객급감 등으로 지난해 2월부터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게 된다.하지만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취항에 발이 묶인 (주)진에어가 포항공항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인 (주)진에어가 지난 7월 31일부터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와 협약으로 포항공항의 하늘길을 다시 열었다.지역경제의 관문인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는 것은 환동해 거점도시 포항에 새로운 피가 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회의 순간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지역경제부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작금의 우리 현실을 보자. 지진의 고통,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침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민의 생계난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이 환동해권 중추도시로 거듭나고 인근도시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무엇일까.필자는 지역상생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바로 포항공항의 명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변경, 지역거점발전의 플랫폼으로 양도시가 공유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경주시도 협력의 주체로서 힘을 보탠다. 매년 취항사인 (주)진에어의 재정지원금 10%를 분담한다.포항공항지원 조례도 이미 제정했다. 경주시는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에 공항이 없는 만큼, ‘포항경주공항’으로 이름을 바꾼다면 대외적인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따라서, 경주를 찾는 외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다.포항시도 경주시를 방문하는 항공 수요를 늘려 장기적으로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포항공항을 활성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공항이라는 주요 시설을 두 도시가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로 및 시외버스 등 접근교통의 확충이다.경상북도의 지원이 절실한 대목인 것이다.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길은 열리게 돼 있는 것이다.포항·경주 78만 시민 모두가 새로운 지역의 역사를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함께 협력하면 ‘포항경주공항’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또한, 장기적으로는 포항과 경주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2020-11-23

지방의회 제멋대로 의정, 부끄럽지도 않은가?

손경찬전 경북도의회 의원·칼럼니스트지역의 지방의회가 후반기 의장단과 위원장을 새로이 선출하고 후반기 의정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말들이 많다. 포항시의회가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원(院)구성으로 몸살을 앓았고, 최근 상주시의회에서는 의장불신임 의결이 기화가 돼 법정 문제로까지 번졌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밥그릇싸움인 것이다.포항시의회의 의원수는 총 32명으로 이중에서 국민의힘 19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3명이다. 굳이 세(勢)로 따지자면 국민의힘과 민주당·무소속이 6대 4인데, 민주당에서는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40% 정도는 민주당·무소속에게 배분돼야한다며 밀어붙였고, 뜻대로 안 되자 의장불신임안을 불쑥 제출했던 것이다.과거 60년간 전혀 볼 수 없었던 의장불신임 건이 작년부터 전국 지방의회에서 곧잘 등장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구동구의회에서 의장불신임이 의결되자 해임당한 의장이 소송을 걸어 그 직을 되찾은 사례가 있다.지방자치법 제55조 제1항을 보면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부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지방의회의 의장이 법적으로 잘못하면 그에 맞게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주시의회에서 의장불신임 발의사유 가운데 첫째가 ‘의장이 의회의 위상과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이 두루뭉술하게 헐뜯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두 번째와 세번째 발의 사유는 지방자치법상의 불신임사유에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인즉, 전반기 의장 선거와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당론을 무시하고 정당내 의장 내정자가 있었음에도 따로 나가서 당선됐다는 게 사유였다. 기가 찰 노릇이다. 설령 정당내에서 그렇게 정했더라도 그것이 지방자치법상에서 의장을 불신임할 수 있는 사유는 되지 않음이 분명한데 강행한 것이다.그러면서 의안처리과정에서 표결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줘야함에도 신상발언을 봉쇄했고, 회의규칙상 질의와 토론을 거쳐야 함에도 생략하고 표결하는 등 위법을 저질렀다. 그랬으니 해임된 의장이 상주시의회의 위법 행위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지방의회는 헌법기관이다. 헌법과 법률 및 의회 의사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위법하면 안 될 일일 터, 지방의회가 중앙정치를 닮아 정쟁 일쑤고, 적당한 구실을 붙여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여 의장의 자리를 박탈하는 것은 반(反)의회적이다. 상주시 기초의원들이 중앙정치의 폐습을 풀뿌리민주주의 현장에 옮기려는 처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의장이 법령 위반과 직무 태만이 없음에도 해당되지도 않는 불신임사유를 갖다 붙여 발의하고는 의원 표결권, 의회의 자율권을 앞세워 마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 기초의원과 도의원을 지낸 필자가 보기에도 지난 8일 발생한 상주시의회의 의장불신임 과정에서 보인 제멋대로 의정은 문제가 있다. 시민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2020-09-20

수신료로 만들어진 KBS의 ‘시간의 문’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앙드레 말로와 자크 랑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문화정책은 유럽연합의 다른 회원국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문화생활 향유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간의 문(Les portes du temps)’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방학을 이용하여 각 지역에 소재한 문화 관련 기관의 후원을 받아 주요 문화유산을 생생히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우리 포항시에서도 청소년재단 주최로 포항·경주·울산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해오름동맹 청소년문화교류캠프’를 작년에 운영하며 세계 최강인 포스코의 철 생산과정을 견학하고 한국로봇융합원에서 로봇 조립 체험 기회를 갖는 등 도시 특성에 맞게 산업적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제공하며 호평을 받았다.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후에 프로그램이 재개되면 참가 학생들이 넉넉한 시간을 갖고 장기읍성의 유배문화체험촌과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그리고 포스코야경 등을 포함한 ‘포항 12경’을 방문해 수백 년을 넘나드는 시간의 문을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포항에 12경이 있다면, KBS포항방송국에는 지난 60년 간 포항권역의 방송 송출을 믿음직하게 책임지고 있는 12개의 송신시설(송신소와 무인 TV중계기인 TVR)이 있다. 1961년에 호출부호 HLCP로 덕수동에서 첫 전파를 쏜 이후 해도동을 거쳐 현재의 상도동 시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시(포항국 사옥 방송탑, 영일·조항산 송신소, 구룡포·도음산TVR), 경북 울진군(현종산과 온정TVR), 영덕군(축산·영덕TVR), 울릉군(울릉·가두봉TVR)과 독도(독도TVR), 그리고 경북 일원의 시청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수신료로 최고의 방송기술 전문가들이 설치 및 유지, 관리해 온 포항방송국의 12개 송신시설이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처럼 지상파의 하늘을 떠받치며 전파 수신 음영지역이 없도록 주어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1975년에 문을 연 KBS울릉중계소와 1996년에 신설된 독도TVR은 자체 제작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포함한 TV, 라디오와 DMB 전파를 울릉도 주민과 동해에서 조업하는 어민들뿐만 아니라 독도경비대 및 방문객들에게 수신 가능케 함으로써 일상적인 방송 서비스는 물론 각종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는데 기여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전파주권을 독도 반경 50Km 범위로 확대하며 굳건히 지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포항방송국에서는 자체 케이블망도 운용하고 있는데, 북구 기북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난시청지역인 관계로 조항산 송신소의 방송전파를 포항방송국 직원들이 설치한 케이블망을 통해 약 500세대에 달하는 주민들께 제공하고 있다.이처럼 시청자들께서 주시는 소중한 수신료로 만들어진 KBS의 프로그램과 방송시설은 세대와 세대, 공간과 공간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잇는 시간의 문이 되어 무료 지상파 방송 수신권으로부터 소외되는 시청자가 한 명도 없도록 앞으로도 맡은 바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2020-08-30

포항지진 피해구제심의위원회 활동에 거는 기대

공원식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 4월 1일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이어 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5월 29일 출범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정세균 국무총리는 피해구제심의위원 임명식에서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고 조속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해 줄 위원회의 역할을 주문했다.첫째, 국민 눈높이에 맞고 지진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와 주민들께서도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피해구제 기준을 마련하고, 둘째,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피해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사·심의·의결 과정에서 지역의 목소리에도 충분히 귀 기울이며, 셋째, 피해조사, 피해구제 및 지원대책 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잘 청취하고 긴밀하게 소통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마지막으로, 포항시의 경제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원대책 마련 등에도 위원회의 역량을 함께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총리의 이러한 당부가 일회성이나 형식적인 발언이 아니라 총리를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또한, 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피해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잘 헤아리고 살펴 주어야 한다. 아울러 포항시의 경제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원대책 마련 등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은 만큼 배상해 주어야 한다는 포항지진특별법 취지와 정신에 맞게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 주민들이 제대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피해구제심의위원들 중에는 2명이 포항시에서 추천한 포항출신 변호사 2명이 있다. 그렇지만 4명은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인 관계로 정부 방침만 강조하고 피해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잘 헤아려서 배상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이 되기도 한다.자칫 법의 해석을 너무 경직되게 하여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은 만큼 배상해 주어야 한다는 포항지진특별법 취지와 정신에 어긋나게 업무를 처리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또한, 지진 피해 주민들로서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고 소명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고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피해주민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깊이 헤아리고 살펴서 피해를 입은 사실들을 상세하고 소상하게 입증하고 소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는다면 피해주민들은 불만이 쌓이고 불신이 쌓여서 피해구제심의위원회의 심의 결정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아무쪼록 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피해 주민들에 대한 피해 보전에 있어서 재산적, 정신적 피해와 그들의 아픈 마음을 잘 헤아리고 살펴서 피해 입은 만큼 배상해 주어야 한다는 포항지진특별법 취지와 정신에 맞게 한치의 오차도 없기를 피해주민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2020-06-25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에 바란다

양만재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가 지난 12일 포항에서 현지 조사 및 회의를 개최했다. 조사위는 지난해말 제정된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9명의 위원으로 지난 4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조사위원이자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사위에 몇 가지 건의를 하고 싶다.진상 조사 결과에 대한 중간보고 형태로 시민들에게 알려 줘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적어도 분기별로 조사 진척사항을 포항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생각된다.또한 지진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를 소환할 경우 참석하지 않아도 특별법에서의 처벌 제재조항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조사위의 소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조사위원 9명은 모두 탁월한 역량을 소유한 전문가들이다. 특히 지진관련 분야 두 위원은 교수이자 전문 과학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명학술지에 포항지진에 연구 논문을 발표해 이번 진상 조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진상위원회는 감사 결과 보고서를 조사의 중요한 근거로 삼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읽어 보고 분석한 감사보고서는 상세히 잘 정리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도 조사한계가 있는 걸로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그 한계는 몇 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다. 첫째, 지진발생을 아주 단순하게 진단해 입지선정과 수리압력 분야에서 문제가 없다고 평가부분이다. 둘째, 조사를 해야 하는 부분인데 조사를 하지 않은 분야 산업부, 3·1 지진이후 경주 방폐장, 원전/ co2 저장고를 고려해서 위험조사의 하지 않은 산자부 책임은 거론하지 않았다. 셋째, 조사를 했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 규명이 없다. 서울대 교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 건설기술연구원 등에 해당한다. 넷째는 책임감을 물었지만 처벌 제재 강도의 적절했는가 하는 점이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감사원 조사는 성격이 법적인 근거에 의한 업무 조사가 체계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하였지만, 포항지열발전소 참여자들이 주로 과학자 전문가라는 점이고 이들은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한 경력을 가진 참여자들이다. 감사원 감사는 그들이 발표 논문의 증거를 토대로 지열발전소 참여자들의 조사가 부족했다고 본다. 미국 에너지국의 7단계 프로토콜에서는 보험 가입이 적시되었지만 감사원은 이 부분에 대한 감사를 하지 않았다.따라서 진상위원회는 이상의 부족한 조사를 보강하고 그 책임을 다양한 차원, 즉 국가, 포항시, 과학공동체에서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특히 포항지열발전소에 참여한 산업부를 비롯한 컨소시엄의 참여자들을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규명해야 하지만, 그들 중에는 전문적인 과학자이자 교수로서의 참여한 점을 고려해 그들에게 법적인 책임은 물론이고 도덕적이고, 윤리적 책임을 조사해 조사위원회의 차별성을 확보해주시길 바란다. 그 차별성은 과학자와 교수의 개발프로젝트의 관행과 문화를 변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20-06-14

질병관리청의 무늬만 승격… 국민 기만행위 즉각 멈추라

송언석미래통합당 국회의원질병관리청 승격을 두고 여론이 시끄럽다. 3일 행정안전부는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여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독립시킨다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입법예고와 함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질병관리청 승격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그런데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전문가들과 언론이 일제히 비판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질병관리청의 ‘무늬만 승격’이었고, 복지부 조직만 늘어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을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로 재정립하겠다고 하면서, 핵심인 연구기능은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공무원 조직인 ‘보건복지부’로 옮긴다고 한다. 또 질병관리청 신설로 복지부 업무가 줄어드는데 오히려 차관을 추가하겠다고 한다. 이로써 복지부 소속의 차관(급)은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실상 국민 기만 행위이다.행정안전부의 발표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질병관리청 안에도 역학조사나 감염병 예방·퇴치와 관련한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조직과 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대통령이 나서서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차관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입법예고와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은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발표 내용이 청와대에 보고가 되지 않았을 리 없다. 결국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정은경 본부장의 지적에 대한 책임회피, 꼬리 자르기이며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정부와 청와대에 강력히 촉구한다. 질병관리청의 무늬만 승격이 아닌, 실질적인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 또한, 자리만 늘리는 조직 개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코로나 19로 국민들의 삶이 너무나도 고달프다. 정부와 청와대는 국민 기만 행위를 즉각 멈추고, 국민들이 감염병 불안 없는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2020-06-09

사회자본과 KBS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학창 시절에 영어 어휘를 공부할 때만 해도 그리스어로 ‘지역 혹은 사람들’을 의미하는 demic이라는 단어에 접두사 pan(모든)이 결합되어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포스럽게 다가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550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34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초래하고 있는 이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나라 또한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국민들과 정부의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로 초기 대응함으로써 물적자본과 인적자본 등의 총체적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해외 유수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신뢰가 정착하여 생성된 무형의 자본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칭하며 집단 내의 관계에 깔려있는 협동의 규범으로 번영과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위기가 종식되면 적지 않은 물적, 인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 생성된 사회자본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하는데 있어 공공재의 역할을 중추적으로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1961년에 개국한 KBS 포항방송국은 지역사회의 방송과 문화 발전에 매진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보도함으로써 공적책무를 다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시청자들과 KBS 사이에 형성된 신뢰 기반의 사회자본 또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와 같은 공적책무를 과거와는 비교불가하게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하에서 지역사회 맞춤 방송서비스로 확장하여 제공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분권의 단위를 지금보다 광역화해서 접근하고 능동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대처하는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미디어정책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분권화를 통해 KBS지역총국을 거점으로 지역 뉴스 역량과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확대하며 지역 문화행사 및 미디어교육을 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방통위의 사업계획 변경 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이에 대해 결국 포항과 안동을 포함한 7개 지역국 폐지 수순의 일환이 아니냐는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우려의 목소리와 애정 어린 질책을 KBS는 엄중히 듣고 긍정적으로 응답하고자 본사 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뉴스7’ 등의 참여를 위한 TV 제작기능을 지역국에 유지하는 것으로 며칠 전에 결정한 바 있는데, 이에 따라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이 형해화(形骸化)되지 않고 그 진정성과 미래지향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수용되기를 염원하고 있다.KBS 한국방송은 공적책무 완수를 위한 이와 같은 헤라클레스적인 노력이 시지프스적인 과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다함으로써 신뢰 기반의 지역 사회자본 형성과 유지에 기여하고, 시청자들과 인생의 동반자로서 희로애락을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

2020-05-26

균형발전은 ‘서울화’가 아니다

김주일한동대 교수우리나라 국토계획의 역사는 큰 정책 전시관과 같다. 국토 균형발전과 관련된 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각종 지방경제 진흥 정책에서부터 수도권을 억제하는 정책, 그리고 최근 수도권의 행정기능과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유형의 정책이 동원돼 왔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균형발전에 대해 목말라한다. 균형발전은 신기루와 같이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인가. 아니면 우리가 뭔가 잘못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사실 우리나라에서 균형발전이란 지방의 ‘서울화(Seoulization)’로 이해되어온 듯하다. 지방에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그렇다. 제한된 시간 속에 사업을 따오고 결과도 얻어야 하는 지방의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선택은 다른 곳의 사례들을 가져오는 것이다. 지자체는 항상 인력, 아이디어 부족에 허덕이고, 결국 벤치마킹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곳의 사업을 모방하곤 한다. 당연하게, 모방의 대상은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들이다. 이런 ‘카피캣’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선거다. 총선, 지선을 막론하고는 대표 공약은 대부분 ‘우리지역에 이런 저런 사업을 도입하겠다’는 것들이다. 마치 지역을 수도권처럼 만들어줄 것 같은 공약이 많다. 이러다 보니 지역 발전 정책은 ‘서울화’ 내지 ‘서울 따라가기’가 돼버리고 만다. 하지만 형태상으로 서울을 따라간다 해도 도시의 활력은 복제될 수 없다. 결국 정책의 효과는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지방은 또 다시 좌절하게 되고 만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혁신도시, 기업도시와 같은 정책에도 함정이 있다. 수도권의 일부를 지방으로 양보하는 통 큰 정책이지만 여기에도 ‘서울화가 곧 균형발전’이라는 코드가 들어 있다. 아무리 좋은 균형발전 정책이라도 지방의 독자적인 노력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금싸라기 같은 수도권의 기능이라 해도 그것이 서울의 중력권을 떠나는 순간, 그 효능은 예전과 같지 않다. 지방의 자체적인 혁신이 아닌, 주어진 혁신도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서울화가 균형발전의 방향성이 될 수는 없다. 서울화 정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그럴듯 해보일지 몰라도 결국은 지방의 자발성, 독자성을 잠재운다. 시간과 노력이 좀 더 들어가더라도 지방 도시들이 스스로의 발전 방향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지방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의 지원사업이 구상되고 있는 점은 의미가 크다. 지방이 독자적으로 정책 사업을 기획·제안하는 가운데, 중앙정부는 장려·후원하는 방식의 균형발전 정책이다. 사업의 형식과 내용, 결과물 모두에 있어 지방이 독자성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깊고 깊은 지방의 위기를 충분히 살펴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사업기간도 가능하면 제한이 없으면 좋겠다. 인구가 감소하고 지방 소멸의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각 지역의 독자적 생존력은 어차피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앞으로도 이런 접근을 통해서 탈 중심화, 그리고 지역 자립으로서의 균형발전 정책이 정착돼갔으면 한다.

2020-05-18

자기주도 방역이 ‘코로나19’의 최고 ‘백신’

이강덕 포항시장코로나19 확산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실시한 지 벌써 한 달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도 코로나19는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종식되기는커녕 팬데믹이 선언될 정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지금까지 우리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 코로나19에 맞서왔지만 이제부터는 전체적 대응방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서서히 회복해가는 가운데 감염병 차단과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이다.모든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방역, 의료적 방역, 지역공동체를 위한 방역도 스스로를 위한 ‘자기주도방역’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의료적 방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시의 경우, 시민의 안전과 지역사회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의료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국민안심병원과 전염병전담병원의 운영을 통해 안전한 병원환경을 유지하는 한편 효율적인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숨어있는 감염원을 조기에 발굴해 격리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검사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지역 공동체를 위한 방역은 현재 우리가 실천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당분간 지속되어야 한다. ‘아파도 출근한다’는 사회문화는 ‘아프면 쉰다’로 바꿔야 한다.직장인을 비롯해 모든 사회문화 속 일상생활에 있어 인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소도 자기주도적인 소독방역을 통하여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얻음으로서 스스로 소비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시민들이 각자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히 생활화하는 것이 자기방역이다. 자기방역을 통해 감염병 바이러스의 원천적 차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통제하고 생활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이 최고의 방역대책인 것이다. 물론 공공기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포항시는 매주 수요일을 ‘방역의 날’로 지정해 전 지역의 소독방역을 정례화하고, 공공시설과 취약시설에 대한 전담 책임제를 통해 집중관리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생활방역단’을 구성해 전통시장 등 읍·면·동 전역에 걸친 집중적인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자기주도방역을 실시한 업소에 대해서는 자기주도방역인증 스티커를 부착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제는 각 분야에서 ‘자기주도방역’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야 한다.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고, 경제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할 정도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눈에 보이는 감염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원과 싸워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이러한 사회·경제위기의 극복은 확실한 자기주도 방역의 토대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역할에 달려 있다. 각자의 일상에서 지키는 ‘자기주도방역’은 이번 사태를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2020-03-22

“TK는 동네북이 아니다”

이광오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상임부위원장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인적교체 폭풍이 거세다. 혁신과 쇄신이라는 이름 아래서다. 정당마다 나름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자유한국당의 인사 혁신은 걱정스럽다. 혁신이 오로지 대구·경북(TK)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에 맞춰져 있다.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지만 왜 바꿔야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다. 그 순서도 국회의원을 주민 대표로 뽑은 주민들에게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얼마를 자르겠다는 구체적인 선까지 내 놓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가 대구 경북 시도민을 완전히 장기판의 졸(卒)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공천만 하면 대구 경북 시도민은 무조건 찍어라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TK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최근 서울의 여러 장외집회에도 적극 동참하고 지지하며 현재 한국 보수의 심장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대구 경북시도민의 동의도 없이 누구 마음대로 대구 경북 국회의원 대거 물갈이라니. 대구·경북 시도민들 사이에 “TK는 동네북인가”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합리적이고 수긍할만한 공천기준도 없이 단지 TK지역에만 높은 교체율을 적용한다면 흔들리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붙잡기에 역부족일 것이다. 정치의 구조개혁과 제도 변화없이 사람만 바꾼다고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적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소신 발언으로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인물도 간혹 있었지만, 당론과 진영논리에 묻히며 구태정치로 회귀하는 것을 무수히 봐 왔다. 단순한 인적쇄신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은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자유한국당이 4·15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현역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 지지 여부 등을 물어 그 결과를 당무감사 등과 합산해 컷오프 대상을 추릴 예정이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있기 훨씬 전부터 중앙당의 TK의원들에 대한 대폭 물갈이 소문으로 인해 이 지역 현역의원들은 본의아니게 죄인의 누명이 덧씌워졌다. 이로 인한 눈에 보이지 않는 지지율 유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앞두고 이중, 삼중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더욱이 지금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점차 늘어가고 있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이 오로시 TK의원들의 책임인 것처럼 호도돼 있다.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만 외치며 반사이익만을 얻겠다는 식으로는 유권자들의 폭넓은 선택과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검증된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등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모습의 공천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모범적인 의정활동과 열심히 지역구 활동을 해온 현역의원들의 공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단순히 선수가 많다는 이유로 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무조건 교체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정당이나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202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