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일상의 회복’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

장욱현영주시장 코로나19라는 긴 터널 끝에 조금씩 빛이 보이고 있다. 1년 10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됐던 코로나19가 관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상회복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것이다.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과 방역체계를 바꾸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오랜 봉쇄에 지친 모두의 일상과 침체에 빠진 경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의료비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그렇다면 사회경제적 대변혁의 시기를 맞아 지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영주시는 이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앞둔 지난 10월 영주시청 일자리 경제과, 문화예술과, 총무과, 보건소 등 일상회복과 밀접한 17개 부서를 경제민생, 문화복지, 행정안전, 방역의료 분야로 나누어 시민의 삶 곳곳을 살피는 일상회복 지원단을 만들었다.지원단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해소와 체력증진을 위한 심신치유 목적의 사업은 물론, 영주방문 활성화, 지역 소상공인 소득증대, 주민주도 네트워크 형성 등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지원시책 발굴에 집중했다.특히 ‘위기’는 우리 사회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드러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제시해주었다.코로나19가 가져온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사회적 재난은 위기상황에서 서로 돕는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영주지역 관광산업은 침체되었고 지역의 소상공인들 또한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중에도 영주시는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첨단베어링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도 중앙선 복선전철을 비롯한 영주의 철도사업도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겼기에 시민 모두가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씩 해내고야 말았다. 착한 임대인 운동과 지역의 소상공인을 위한 영주사랑 상품권 사용 등 서로를 위해 힘을 모으면서 연대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이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더 새롭고 규모 있는 영주의 내일을 만들어 갈 시간이다. 내년에 영주시는 대한민국 문화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선비세상 개장’, 우리 지역의 자존심인 풍기인삼을 세계에 알리는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개최’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철도 교통망 구축도 도시재생사업도 힘을 내어 추진해야 한다.이제 코로나와 공존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이 시작됐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듯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일상회복은 그만큼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방역과 백신, 경제와 민생이 조화를 이루고 자율 속에서 더욱 절제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기에 어려움과 위기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 하나하나가 더 값지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일상회복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잘 헤쳐왔듯이 성숙한 공동체 의식으로 힘을 모은다면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 영주는 위기를 넘어 한계를 넘어 희망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2021-11-29

일본제철의 고로 폐쇄, 우리에게 던진 교훈

김영철 포항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일본은 철강산업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유지해왔고, 우리 포항 또한 일본의 영향을 적지않게 받아서 성장한 도시다. 최근 지역 일간신문(경북매일)을 통해 ‘일본 산업도시의 아픔 (11월 1·8일 자)’이 전해졌고, 우리 포항이 직면해야 될 상황인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이번에 소개된 히로시마현 쿠레시와 동일본 이바라키현 카시마시는 주력산업이 철강산업이며, 글로벌 경쟁력 심화와 탈탄소 압박 등의 요인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일본제철이 고로를 폐쇄하는 산업도시이기도 하다.일본제철은 1950년 창업하여 1970년 이와타와 후지제철이 합병하고, 2012년 스미토모금속과 합병, 2016년에는 일신제강과 합병하는 등 몸집을 불려 일본 전역에 15기의 용광로를 운영하며 세계 최대 조강생산량과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현재까지 60년 넘는 세월 동안 일본 경제를 견인해왔고, 세계 철강업계의 선두 주자였으나, 중국의 공급과잉, 우리 지역에 거점을 둔 포스코의 기술 역전 등으로 고전을 면치못하다 수익성도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일본제철은 2020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15기의 용광로를 10기로 감축하기로 하면서 두 도시는 갖가지 지원책을 제시하지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인 것 같다.쿠레제철소 폐쇄 결정은 취급품목, 생산성, 경쟁력 등을 고려한 조치이지만, 고로중단 조치로 일부 전환배치되는 인력 외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이며, 제철소 근무 인력의 가족이 소비하는 지역의 상점, 음식점, 숙박시설 등에 미치는 간접영향까지 포함하여 지역경제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직격탄을 맞은 쿠레시는 인구감소, 세수 축소와 직면하고 다각도로 회생안을 찾지만 지역 자체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으며, 지역대기업에 의존하여 시대 흐름에 둔감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선례가 있다보니 공업용수와 수도요금 인하, 녹지율 완화 등을 지원해 온 카시마시는 100억엔 규모의 지원을 일본제철에 제안한데 이어 탈탄소 정책기조에 맞춘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50억엔 상당의 지원안을 제시했으나 2024년 고로 폐쇄를 막을 수는 없어 비상이 걸린 상태가 되었다.고도 성장기 자부심으로 살았던 두 도시는 용광로 불이 꺼지며 도시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위기에 처해있고, 기업도시로 재건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면 두 도시의 지역사회와 행정기관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은 지역사회를 지탱했고, 지역사회는 기업을 키워왔던 상황에서 상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공통점에서 우리 포항시와 지역사회도 바다 건너 일본의 상황으로 보지 말고, 가까운 미래에 직면하게 될 우리의 모습으로 인식하고 대비해 가면 좋겠다.쿠레시 신하라 요시아케 시장은 최근 “지금까지 대기업과 하청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산업의 쇠퇴를 직시하지 못했다”며 민감도가 낮았음을 시인하고 “미리 대비했더라면 지금과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 가득한 표현에서 우리 지역사회는 교훈을 삼아야 될 것이다.

2021-11-17

2021 포항음악제 ‘관객의 시작’

김재만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장 과거 클래식 공연을 기획해 본 사람으로서 첫 번째 부딪치는 문제가 “아직은!”이라는 부정적 견해이다. 그들에게 우리 도시는 대중음악에만 친화적이고 클래식 공연에는 시민들의 예술적 소양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위험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하지만 2021 포항음악제에서 보여 준 관객의 모습은 무대에 선 최정상 아티스트들에게 역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빛나는 페스티벌이었다.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로비에 들어서는 관객들은 어린 학생들이 포함된 가족에서부터 2030 청년들, 삼삼오오 모임을 이룬 4050, 더욱이 멋진 코트에 머플러까지 목에 두르고서 마치 영화 스크린에서 막 튀어나온 배우 같은 차림의 6070 세대들까지 관객들의 연령층 구성부터 완벽 그 자체였다.그러나 한 가지 고민이 남아 있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 과연 관객들은 아티스트들의 연주와 교감하고 행복감을 누릴 수 있을까? 아마도 “아직은!”이라는 사람들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젓고 있을 거다.마침내 폐막공연의 첫 무대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소품’이 연주가 준비되었고, 객석 등이 꺼짐과 동시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연주자들을 무대로 등장하게 했다.“끝났다!”. 인터미션(Intermission)이 될 때까지 관객들은 ‘포항의 기억’에 녹아 있었고. 연주자들은 그 어떤 연주회보다 행복한 듯 두 번, 세 번 연달아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순간 “포항의 관객, 시민들은 위대하다!”라고 속으로 수십 번 되뇌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서 한껏 어깨가 하늘로 향했다.한때 공연연출가로 기획자로 오랜 시간 활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공연의 마지막 정점은 관객이 만들어 준다!”는 확신을 늘 가지고 살아왔다. 배우, 무용수, 클래식 연주자, 성악가 등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관객의 질에 따라서 공연이나 연주가 달라진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2021 포항음악제는 “아직은!”이 아니라, 왜 포항이 전국지자체 중 1차로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되었는지를 증명해주는 시민 승리의 현장이며,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설레임의 끝판왕이다.

2021-11-16

산림, 또 다른 한류 그리고 일자리의 새로운 寶庫(보고)

조병철 남부지방산림청장 우리나라 추억 놀이 이름에서 나온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의 흥행이 예사롭지 않다. 세상에 공개된 지 불과 한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시청자가 1억명을 가볍게 넘어섰고, 250억원에 불과한 투자액은, 1조원이 훌쩍 넘는 수익이 되어 돌아왔다.‘오징어 게임’에서 절정을 보이는 한류는 90년대 중반 이후로 아시아에 한정되어 유행했던 것과는 달리,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유행이 시작되더니, 어느새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이어져 세계 문화를 선도할 정도에 이르렀고, 김구 선생님이 갈망했던 것과 같이 드디어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존감을 높여주고, 동시에 큰 경제효과를 보여주고 있다.△또 다른 한류… 우리 나무, 우리 숲, 그리고 일자리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거리에는 겨울 분위기를 한껏 로맨틱하게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한다. 바로 이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이는 나무가 우리나라 토종 나무인 ‘구상나무(학명: Abies Koreana, 통상 외국에서는 korean fir로 불리며 직역하면 한국 전나무)’임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1920년대 하버드 식물분류학자인 어니스트 윌슨이라는 학자가 제주도에서 이 나무를 발견하곤, 새로운 수종으로 등록하고 트리 용도에 맞게 개량해 현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나무가 되었다고 하니, 구상나무도 어쩌면 한류의 시작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UN이 인정한 전후(戰後) 황폐했던 산림을 복원한 세계적으로 유일한 국가로 뛰어난 산림복원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또 다른 한류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높은 산림분야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구 차원의 기후 생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일례로 매년 봄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가 고통 받는 황사의 원인 중 하나인 사막화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자금과 기술로 2008년에 조성된 몽골의 룬솜 지역의 숲이 어느덧 10m가 넘을 만큼 자라나 사막이 확대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한다.국내에서도 그동안 가꿔온 숲은 이제 다양한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목재로써의 가치는 물론이며, 숲이 가진 아름다운 경관은 또 다른 한류 콘텐츠로 활용될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2019년 숲길을 조성하기 시작한 영양자작나무숲은 지금까지 약 8km가 조성됐으며, 기반 시설은 2023년까지 조성 중으로 아직 정식 개장 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오징어게임’, ‘구상나무’에서 보듯 우리나라 대중문화, 산림환경은 한류로써 무궁무진한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한 경제적 가치도 물론이다. 이제는 우리가 가진 숲을 적절히 보호하고 활용하는 보전과 이용의 균형을 달성 할 수 있는 현명함을 견지하고, 숲을 바라본다면 숲은 우리에게 높은 경제적 가치와 함께 다양한 새로운 일자리을 제공하는 새로운 보고(寶庫)가 될 것이다.

2021-11-09

포항지진 피해 밀집지역 흥해읍 중심 도시재건 방안

안병국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발생 당시 최대 피해지역인 흥해읍은 현재 도시재건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진피해 실태조사 및 복구 계획에 있어 공동체 회복 및 경제활성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먼저, 흥해읍의 도시관리계획 현황을 살펴보면 흥해읍 지역 내 주거지역은 동서대로 서측, 중성로 남측으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 결정돼 있으며, 그 외 지역은 대부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돼 있다. 또 읍내 시가지 중심의 도로변을 따라 상업지역이 결정돼 있다. 신도시 개발사업은 남옥지구가 추진 중에 있으며, 흥해읍 지역 내 중성주거환경개선사업은 완료됐다. 지난 7월 1일 장기미집행시설 실효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21곳이 실효됐으며, 동해도로 서쪽방면 도로 및 공원 실효에 따른 기반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흥해읍 국공유지는 대부분 학교, 공원, 박물관, 문화재, 공공청사 등으로 이용 중에 있고, 외곽에 미사용 중인 국유지가 분포하고 있다. 문화재는 4곳으로 남미질부성(기념물 제96호), 이팝나무 군락(천연기념물 제561호), 흥해향교 대성전(유형문화재 제451호), 제남헌(문화재자료 제250호) 등이다. 아울러, 흥해읍 노후건축물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소재지 내 72.3%의 노후도를 보이고 있으며, 5년 후인 오는 2025년 11월 기준으로 노후건축물은 80.2%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돼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앞서 살펴본 현황을 바탕으로 공동체 회복 및 경제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우선, 공동체 회복방안으로 주거복구 계획 및 기반시설 정비, 문화치유사업 등 22개 사업이 제시된다. 흥해읍 주거복구 계획안으로서 도시기반시설 조성을 통해 주거복구 기반마련을 위한 정비구역 및 계획을 수립하고 임대주택계획안은 LH임대아파트 계획을 수립했다. 지진피해로 인한 기존 오·우수관로 파손에 따른 지역 하수관로 정비를 위한 기본 및 정비공사를 실시할 것이다. 정주여건 강화 및 지역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로개설 및 정비 실시해야 하며, 국도 7호선 우회도로 개설에 따른 흥해읍 소재지 도로기능 조정도 뒤 따라야 할 것이다.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선 지중화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며 옥외광고물 개선사업도 포함시켜야 한다. 흥해중학교 교차로를 신호교차로로 변경하며 행복어울림 플랫폼 조성과 연계한 대성아파트 앞 회전교차로 설치와 전통시장 공영주차장을 계획한다.다음은, 경제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겠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8개 사업을 제시하고 있는데, 흥해읍 마산리 일원에 그린 에너지형 스마트농업타운 조성,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 용한1리 해수욕장 서핑리조트 조성, 영일만 북방파제에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 실증단지 계획이 제시된다. 지역의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기관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지역혁신체계를 자율적으로 구축하는 사업도 중요하다. 노후산단 재정비를 통한 스마트 인프라 구축도 실시해야 할 것이다.

2021-07-13

지방산단을 살리는 길

이승희경북구미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장 수도권 집중화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고 심화되면서 지방은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산단도 지역의 인재와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특히, 청년들이 지방산단에서의 근무를 회피하고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유는 더 나은 일자리와 근무환경, 정주여건 등이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도시를 조성할 때부터 정주여건과 교육 인프라 등을 함께 고려하는 점을 배워야 할 것 같다.결국 해결책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층의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산단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개발의 여건과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워라밸을 실천할 수 있는 인프라도 조성해야 할 것이다.과거 선진국의 기술을 활용하여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추격형 경제시대는 지나갔다. 4차산업혁명과 5G 정보통신 혁명시대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고 기업활동의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이제 산업의 주도권이 전통산업에서 디지털 산업으로 바뀌어가는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바람이 불고 있다. ICT강국 대한민국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은 이제 필수요건이 되었다.지방산단을 살리는 길을 몇 가지 요약해 본다.첫째, 기존의 전통산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의 산업재편과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 물론 영세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시도가 어렵겠지만 품목추가, 업종추가, 업종전환의 순서로 단계별로 추진해 나가는 것도 방안이라 할 수 있다.둘째, 대기업 중심의 계열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제 규모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이기는 시대가 아니라 변화의 속도에 빠른 기업이 느린 기업을 이기는 시대가 왔다. 대기업이 떠나면 기존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이나 앵커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셋째, 제도적 측면에서 지방산단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어려운 지방산단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지방의 특화산업을 지원하는 특화단지 조성이나 특구 및 규제자유구역 지정 등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넷째, 지역산업발전을 위해 이제 지역대학과 지역의 연구기관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RD를 수행할 인력과 장비, 과제수행역량이 부족하다.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기업들이 곧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실용과제를 개발하여 지원해야 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대학과 출연기관들의 평가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다섯째, 지방산단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의 유관기관들이 함께 협력하고 힘을 모을 때 가능할 것이다. 협업 시대이고 공유경제 시대에 지방산단을 살리기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다양한 기관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21-06-20

다함께 만드는 행복도시

강석암​​​​​​​흥해읍 지역사회보장協 민간공동위원장 생각지도 못한 지변(地變)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불안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11·15 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4년째를 맞고 있다. 망연자실한 우리 시민들을 일일이 잡고 위로할 수도 없을 만큼 참담했던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발 빠른 초동대응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포항 흥해지역 특별재생사업’을 비롯한 지진대응 매뉴얼을 체계화하여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지진 대응체계 구축기반을 마련한 덕분으로 지진으로 흔들린 흥해지역에는 오는 2023년까지 총사업비 2천257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 작업이 추진된다.포항시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토부로부터 승인받은 특별재난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직접 피해지역은 재개발 및 재건축을 추진하고, 그 밖의 지역은 거점 공공시설을 비롯한 도시재생사업과 주민분담금을 최소화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등 지진의 상처가 곳곳에 남은 흥해읍을 새로운 도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최근들어 하나둘씩 가시적인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 흥해읍 남성리 대웅파크2차 철거부지에 문화·체육·복지시설이 입주하는 복합커뮤니티 조성공사가 시작됐다.전파(全波) 판정을 받은 ‘경림뉴소망타운’ 철거 지역에는 지상 2층 규모의 다목적 재난구호소를 올해 말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평상시에는 농구, 배드민턴 등 시민의 생활체육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재난 시에는 안정적인 이재민 구호 지원 등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마찬가지로 전파 피해 아파트인 ‘대성아파트’ 부지에 특별재생사업으로 확정된 흥해공공도서관과 현장지원센터, 키즈카페, 장난감도서관, 시립어린이집으로 구성된 ‘아이누리플라자’를 건립하는 ‘행복도시 어울림 플랫폼’의 공구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포항시는 이밖에 사업을 추진하는 중간중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부족한 점은 추가사업 발굴 등을 통해서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이강덕 시장도 코로나19로 침체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재생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꼼꼼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을 통해 주민 삶의 터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아울러 ‘공동체’라는 살아 숨 쉬는 지역사업을 통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든든하기도 하지만 늘 걱정이 앞선다.우리는 ‘지진’이라는 초유(初有)의 사태를 겪으며 큰 피해를 보았지만 특별재난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굳은 의지와 모두가 ‘우리’라는 하나 된 마음이 흐트러진 땅 위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우리 흥해는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가슴과 예의범절을 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정신문화의 고장이다. 특히 그 삶의 터전 속에는 ‘신바람’과 ‘흥’이라는 희망의 유전자가 있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 지금 우리는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행복도시 흥해!’를 다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2021-06-07

‘포항 근·현대 문화사’와 KBS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프랑스 사회학자 장 피에르 르고프는 공동체로부터의 배제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모든 곳에서의 일상의 질서가 되어 맹목적 현대화라는 형태로 사회적 관계의 중심에 설치되는 현상을‘부드러운 야만(la barbarie douce)’이라고 부르며, 그 어떤 것도 평온 상태에 놓여 있지 못하도록 만드는 전복의 메커니즘을 비판했다. IT산업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유니버스와 메타버스(Metaverse)의 공존을 목도하며 디지털 노마드로서 불안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문화’는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이라는 사전적 의미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위무해 주고 긍정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향유권을 환기시키고자 포항문화원에서‘포항 근·현대 문화사’를 발간했다. 포항 문화의 변천사를 19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12개의 주제로 나눠 집필한 역작인데,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방송국의 역할과 지역문화’에 대한 평가이다.“1961년에 첫 전파를 쏜 KBS포항방송국의 라디오방송은 방송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견인하는 일을 해냈다. 제대로 된 문화예술단체나 변변한 예술공간조차 없던 시절에 전후 황폐한 포항을 KBS가 추슬러 문화도시로서의 초석을 다졌고, 방송국 직원들은 스스로 예술단체를 결성하고 활동하면서 전파를 쏘는 등 척박한 토양에 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중략) 지역 문화단체도 채 설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의 연극, 음악, 희곡 등 장르를 총괄해 주도적인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 냈다.”이러한 평가는 IPTV나 OTT 기반의 유료방송인 유튜브, 웨이브, 넷플릭스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의미와 나아갈 길을 천착하게 한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상업성과 타협하지 않으며 수십 년간‘아침마당’,‘6시 내고향’,‘전국노래자랑’,‘열린음악회’등 여러 장수 프로그램을 제작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의 인생 동반자로서 방송문화를 향유하게 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삶의 궤적에 합치하는 레거시 미디어로서의 시대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적 경험의 층위를‘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를 통해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으로 나눠 설명했는데 스투디움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피상적 평범함이라면, 푼크툼은 무엇인가 가슴을 자극하는 본질적 경험과의 결합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 방송 KBS 채널에는 뉴미디어 등의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공익적 프로그램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시청자 개개인의 푼크툼적 시대 경험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애자일(agile) 조직화가 화두인 작금의 현실 속에서도 시간을 갖고 함께 모일 수 있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역할을 하며 시대적 과제로서의 지역균형발전 등을 추구하는 가운데 문화발전의 한 축이 되어 시청자들의 벗이 되는 것이 KBS포항방송국의 책무이다.

2021-04-25

화해와 공존의 역사가 된 ‘아야 소피아’ 건물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필자가 생활하는 포항의 지근에 자리한 경주는 992년 동안 통일신라시대의 수도였었다.1천년 여 동안 한 국가의 수도로 보낸 도시는 세계사에도 그 유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1천200여 년 동안 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이탈리아 로마와 중국의 전한, 당, 수나라 등 세 나라의 수도였던 시안(장안)과 함께 터키의 이스탄불은 세계에서 가장 긴 세월동안 수도로 보낸 아름다운 역사의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서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 1세가 서기 330년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이스탄불을 삼으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장장 1천600여 년 동안 3개 제국의 수도로 군림했던 이스탄불은 십자군 원정, 이슬람 세력의 침공 등 격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그러나 이스탄불이 긴 역사적 배경과 지형적인 특수성만으로 유명세를 탄 도시로 기억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이곳엔 한 도시를 오랜 시간동안 화해와 공존의 상징으로 만든 한 건축물이 있는데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가진 ‘아야 소피아(성 소피아 성당)’가 그것이다.서기 360년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콘스탄티누스 2세가 총주교좌가 있는 ‘아야 소피아’를 목조지붕으로 창건했지만 화재와 반란으로 두 번이나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후에야 유스티아누스 1세 황제가 537년 직경 22m 거대한 돔을 가진 역사적 건축물로 다시 중건하였다.‘아야 소피아’가 로마제국이 세운 건물이어서 기독교의 문화유산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슬람교와도 관련이 적지 않다.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봉쇄된 바닷가 길을 포기하고 72척의 함대를 해발 60m의 갈리타 언덕으로 이동시켜 난공불락의 도시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사흘간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해도 좋지만 ‘성 소피아 성당’만큼은 절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이후 많은 그리스도 교회가 모스크로 개조되는 우여곡절 속에서 ‘아야 소피아’도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는 것을 피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성화 모자이크와 코란을 새긴 원판이 보존되고 있는 독보적인 문화유산으로 존중받아 왔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이 핵심지지 기반인 이슬람 강경보수층 지도자들이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아야 소피아’를 다시 이슬람 사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지난 3월 초 역사상 처음으로 프란시스코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하여 이슬람 주요 지도자들을 만났다는 뉴스가 있었다. 복잡한 종파분쟁과 테러위협으로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두 종교의 갈등과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화합의 차원에서 방문을 강행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아야 소피아’의 이슬람 사원으로의 회귀로 교황의 숭고한 뜻을 퇴색시키고 말았다.자기 가치만 고집하고 상대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 시대에 문명의 다양성을 배우고 역사적 화해를 실천하는 학습장으로 공존해 왔던 두 종교의 상징성 이야말로 1천600여 년을 묵묵히 견뎌온 ‘아야 소피아’의 미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그 판단은 오롯이 우리의 몫으로 남긴 채 오늘도 역사는 쉬지 않고 흘러갈 것이다.

2021-04-20

3.1운동 102주년의 의미와 독도! 그리고…

길종성(사)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회장·독도홍보관장·2004년 건국 최초 울릉도~독도 수영종단 추진위원장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일본정부와 극우단체들은 대한민국의 독도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날조된 발언들로 대한국민을 자극하고 있다.특히 일본은 2월22일을 국적불명의 보지도 듣지도 못한 엉터리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활동하고 3.1절이 되면 일본정부와 극우세력들은 반성은커녕 과거사를 왜곡하며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런 역사 왜곡형태에 일본정부가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일본 전범기업들은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램지어교수를 매수해 엉터리 역사논문을 지원하고 램지어는 일본기업의 알량한 지원금으로 왜곡된 논문으로 일제강점기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위안부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는 일에 동조하고 있다.더욱이 이를 학문적 견해라며 방조하는 하버드대학 총장의 행태는 학문적 자유라는 장막 뒤에 숨어 교육자적 양심을 저버린 행태라 볼 수 있다. 필자는 일본의 행태도 행태지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처신에 일침을 가하고자 한다.정치권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침탈 행태,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에 제대로 항의하고 앞장서는 의원들이 과연 얼마나 되나?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더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자들이 할머니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감싸고 보호하는 행태를 볼 때 일본은 뭐라 하겠는가? 정말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필자는 19년째 독도수호 활동을 하면서 황당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일부 생색내기와 인기 영합주의식 활동에만 치중하려는 정치권이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다.위안부 문제를 위해 활동한다는 정의기억연대에는 엄청난 보조금을 지원해 왔던 정부지만 국가 사무를 대신하는 독도 단체들에 대해선 예산이 없다며 등한시하는걸 보면 독도수호가 정말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체감한다.이제 정부도, 정치권도 국민도 변해야 한다. 정부는 일본과의 마찰, 외교적 문제 등을 이유로 독도문제에 미온적이라면 국가사무를 대신해 활동하는 독도단체들에 대해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한다.정부는 독도단체들이 국가를 대신해 강력한 대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사죄와 반성을 통한 진일보한 생각을 해야 함에도 해를 거듭할수록 독도침탈 야욕과 역사 왜곡에 혈안이 되어 있다.정부는 일본과의 과거사문제에 따질 것은 따지고 잘못된 부분은 강력히 요구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발전적 문제와 아시아 동반 국가로서 함께 가야 할 일이라면 양날의 칼처럼 대응하면 될 것이다.3.1운동 102주년을 맞아 정부와 정치권은 더는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독도단체들에 대해 국민적 행동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과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2021-03-04

윤석열 검찰총장도 정치를 할 것인가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윤석열 검찰 총장 만큼 유명해진 역대 검찰총장은 드물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역대 검찰총장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1년간 이 나라 뉴스의 중심인물임은 분명하다. 국회에서 추미애 장관을 향해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는 저돌적 발언은 한동안 회자됐다. 추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요구와 직무정지 신청은 두 사람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검찰총장의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 법원의 중지결정은 그를 업무에 복귀시켰고, 추 장관은 결국 사퇴했다. 윤 총장의 처신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은 확연히 양분됐다. 여권은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검찰조직의 기득권 옹호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의 여론도 윤 총장의 권력 핵심부를 향한 수사는 반정부적이며 반(反)검찰 개혁적이라고 낙인찍었다. 심지어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궁지로 모는 것은 배은망덕이라고 질타했다.결국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을 국회에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문 대통령의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총장’이라는 기자 회견 답변은 이런 기류를 덮어 버렸다.야당과 보수층은 윤 총장의 정경심 사건 수사에 이은 월성 원전수사, 울산선거 개입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지난 대선과 총선 패배로 무기력해진 야당은 윤 총장의 소신 있는 검찰권 행사를 적극 지지하였다. 보수 중도층은 추 장관의 위압에 저항하는 윤 총장의 소신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윤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도 그의 이러한 저항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중도 보수층의 민심은 윤 총장의 처신에 대리만족하면서 그가 내년 대선이라는 큰 정치판에 뛰어들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윤 총장은 이러한 여론에 따라 과연 정치판에 뛰어들 것인가. 그는 국회 답변에서 ‘퇴임 후 국민을 위한 봉사 문제’를 생각하겠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현재로서는 그가 정치의 길을 택할지는 아무도 모르고, 윤석열 본인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임기 후 대선전에 뛰어든다 해도 성공하기는 어렵다. 과거 고건, 반기문 등 거물 관료들이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정치는 조직이 뒷받침되고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데 윤 총장은 처음부터 정당 선택 딜레마에 처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보수 지지층의 깜짝 지지율만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총장의 임기는 이제 6개월 남았다. 윤 총장은 총장 사퇴 압박의 굴레에서 용케 잘 살아남았다. 그의 권력에 굴하지 않는 맹호출림(猛虎出林)식 처신에 여론이 일시 동조하는 것이지 그에 대한 항국적 지지는 아니다. 윤 총장의 다급한 책무는 대선을 향한 정치가 아닌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이다. 동시에 그 자신이 검찰 조직 이기주의에 함몰된 총장이 아님을 보여주어야 한다.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완수할 때 그에 대한 신뢰는 굳어질 것이다.

2021-02-03

포항 연구의 이정표가 될 두 권의 책

김도형'THE OCEAN'편집위원한때 책 만드는 일에 종사했고, 그후로도 책과 관련된 일을 소소하게 이어온 터라 출판 동향에 대해 관심을 접을 수 없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처지여서 지역과 관련된 책에 눈이 더 가기 마련인데, 근래 만난 두 권의 책은 각별히 반가웠다.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이 낸 ‘일제의 특별한 식민지 포항’(글항아리, 2020)은 1935년 10월 발간된 ‘포항지’를 번역하고 해설과 주석을 덧붙인 것은 물론, 일제강점기 포항의 발자취를 다룬 다양한 사료를 담아냈다. 일제강점기 포항의 성장 과정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이 책의 발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김진홍 부국장이 서문에 밝혔다시피 이 책은 일제의 식민정책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이자 포항에 정착한 일본인들의 성공담이다. 하지만 당시 한반도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과 역사·설화·산업·언론·의료·관광 등의 분야별로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된 ‘지방 종합지’로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1930년대 일본어로 된 책을 번역하는 것도 쉽지 않거늘 해설과 주석, 관련 자료를 덧붙인 것은 김진홍 부국장이 포항사 연구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몰두해 왔는지를 입증한다. 특히 수도산 저수조에 새겨진 ‘수덕무강(水德無疆)’이라는 휘호를 누가 남겼는지를 조사한 결과, 당시 총독 사이토 마코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혀낸 대목에서는 무릎을 치게 한다.‘조선수산개발사’(민속원, 2019)는 1954년 일본학자 요시다 케이이치가 낸 책을 박호원, 김수희 두 분이 번역했다. 김수희 박사가 해제에서 밝힌 대로 이 책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조선어장 개발 ‘대성공’을 축하하고 총독부의 노력을 기념해 출판했기에 식민사관에 입각해 있다. 하지만 한국 수산업사 연구에 참고할 내용이 분명히 있고, 특히 수산업이 전통적인 주요 산업인 포항에서는 면밀히 살펴봐야 할 가치가 있다.포항과 구룡포에 축항이 이뤄진 배경, 세계적으로 발전한 정어리 어업, 수산시험조사기관의 설치 등은 눈여겨봐야 할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포항은 청일전쟁 이전부터 잠수기 어업의 근거지였고, 1903년 돗토리현의 한 형제가 지예망(地曳網)으로 포항에 온 이래 이주자가 증가했으며, 1904년 사가현의 이주 어촌이 학산동에 조성되었다는 것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또한 포항은 1917년부터 운반선이 내항해 급속히 발전했고, 1923년 이래 청어 제조의 중심지였으며, 정어리 어업의 발전으로 동해안 굴지의 어항이 되었다. 요컨대 이 책에는 포항이 일제강점기에 수산을 중심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다.두 권의 책은 포항과 포항의 본질인 수산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이정표가 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포항사와 수산업사 연구가 더 활기를 띠게 되기를 바라며, 포항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1-02-02

쇳물과의 상생(相生)

이성환포항뿌리회 초대회장작금의 포항이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마음에 지역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호소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일상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말은 ‘상생(相生)’,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코로나 역병이 확산되면서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할 개인방역도 나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것이 이웃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근간이며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행복해지려면 서로가 존중하고 신뢰하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고 확산방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행정당국의 모습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또한 지난 2015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 50만 도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사랑 주소갖기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지난 2006년 포항뿌리회가 앞장서 ‘포항시민 인구늘리기운동’을 펼쳤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또 얼마 전 지역방송에서 포스코 산업재해와 직업병 문제가 부각되면서 우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로 비쳐진 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어느 것 하나 지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떻게 우리 지역이 이런 지경까지 되었을까?나이든 사람으로서, 또한 지역사랑운동에 신명을 바쳐온 본인으로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마저 든다. 우리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이 땅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많은 애향 시민들이 있는데도 총체적 난국이 되고 있음에 마음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 앞선다. 그나마 우리지역에서는 포스코라는 글로벌기업이 50여 년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으로 ‘산업의 쌀’을 생산하며 포항이 철강도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환동해중심도시로서 50만 대도시 규모로 발전할 수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숱한 애증(愛憎)이 오고갔지만 서로 신뢰하고 화합하면서 쌓은 ‘상생’이란 이름아래 포항과 포스코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때문에 ‘죽음의 도시’로 불리게 된다면 50년 상생의 역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누가 뭐라 하여도 포스코 역시 포항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포항 시민 또한 포스코를 사랑하며 응원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제껏 함께 살아온 반세기의 역사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한 쪽만 바라보는 좁은 시각보다는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고 또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좀 더 폭 넓은 견해도 필요하리라 본다. 포스코가 어려울 때 포항 시민이 앞장서는 등 애정으로 함께한 역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언제나 포스코의 발전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성숙된 시민의식과 공동체에 대한 진정한 공감대가 이뤄지고 50여 년 함께한 기업이 100년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는 공생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가 못 넘을 산은 없을 것이다. ‘I ♡ POHANG WITH POSCO’라는 상생(相生)의 기치(旗幟) 아래 우리가 진정 사랑해야 하는 것은 ‘쇳물과 포스코’ 그리고 포항이다.

2021-01-28

변혁의 리더와 그림자 리더

양만재포항지진 11·15지열발전 공동연구단부단장새해 지인이 나에게 책 선물을 했다. 주역을 해석한 책이다. 그 주인공은 포항시에서 2년여간 근무한 송경창 부시장이다. 신년부터 경북도 환동해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내가 기억하는 송 본부장은 2년여 포항시에 근무하면서 포항시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흔히 ‘부’자 달린 지위는 있으나 마나한 자리로 평가하는 관행이 있다. 하지만 송 본부장은 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때로는 능동적인 자리매김을 하였고, 때로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지원하는 ‘그림자 리더’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보기 드문 가변성을 지닌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포항지진특별법안 통과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회의원들 앞에서 포항시민의 지진피해와 재건 방향을 심의할 때, 그는 흔들림 없이 간결한 담론으로 포항시민 고통과 법안의 긴급한 필요성을 대변했다. 깊은 내공 없이 하기 힘든 일이었다. 더욱 인상적인 역량은 또 있다. 지진특별법안에 대해 정부가 70% 수준으로 결정할 즈음에 80% 수준으로 끌어 올렸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20% 책임이 있다는 증거를 포착해 국무총리 관계자들과 지진구재 심의위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축적된 역량을 발휘했다.포항시가 철강산업도시에서 전기 배터리 산업에로 변혁할 수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는데도 송 본부장은 이강덕 시장이 배터리 기업 CEO와 관계를 맺고 신뢰를 구축하는 촉진자로서의 리더십을 무대 뒤에서 수행했다. 바로 ‘그림자 리더’로서 인정받을 부분인 것이다. 간부 직원들과 함께 포항시가 직면한 주요한 현안을 두고 대처 방안을 숙의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흔적을 남겼다.나와 처음 만남은 2019년 포항지진에 관한 정부조사단 발표 이후 대처 방안을 두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시장 그리고 송 본부장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시작됐다. 그 이후 송 본부장과 오랜 지인처럼 서로 편안한 대화를 했다.그가 특별히 나에게 새겨준 인상이 더 있다. 내가 만난 공무원 중에서 보기 드물게 개방적인 마인드와 태도이다. 현안에 대한 학술논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의 책상위에 책과 보고서가 가득했고 외국학술 자료도 거부감 없이 요구하고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또 하나. 그는 4차 산업에 남다를 관심과 지식을 보유하여 그 분야에 독특한 감수성을 보였다. 공직자라면 갖춰주길 바라는 덕목을 실제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포항시의 직원들을 상대로 특강하고 관련 포럼에 참석하고 책을 통해 늘 새로운 정보와 지식 습득에 익숙한 공직자의 행동을 SNS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남겼다. 포항시가 전기배터리 산업의 전진 도시로 발전하는데 적지 않은 공로는 그가 오랫동안 축적한 학습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송 본부장이 안동이 아닌 포항시에 위치한 환동해본부의 근무지로 임명받은 것이 나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나만이 행복한 일이 아닐 것이다. 포항시민은 물론이고 경북도민에게 행복을 주는 공직자이기에 그렇다. 그가 환동해본부장으로서 우리 포항시민과 경북도민을 위해 또 다른 창조적 흔적을 남기리라 확신하고 기대한다.

2021-01-11

라이벌들이 남긴 흔적을 생각하며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한국 정치에서 YS와 DJ, 가요계의 나훈아와 남진, 바둑계의 조훈현과 서봉수, 사학 명문 연세대와 고려대, 중국 초한의 항우와 유방 등 익숙한 이름의 이들을 사람들은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부른다.우리는 동서고금을 통해 누구나 예외 없이 수많은 라이벌들이 상대의 대척점에 머물면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경쟁했던 과정을 지켜 보아왔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편에서 목표를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숱한 라이벌들은 어떤 흔적과 교훈을 남겼을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라이벌(Rival)의 어원은 River(강)에서 나왔고 같은 강을 끼고 사는 이웃이라는 의미처럼 라이벌도 피해를 주는 것과 도움을 받는 것을 인정하고 성숙한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라이벌이 어떤 관계인가 진정한 의미를 알 듯하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라이벌의 대결은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을 것 같다. 서로 공존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아름다운 라이벌도 없지는 않지만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타도의 대상으로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하는 증오와 분노의 라이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모택동과 장개석. 숙명의 두 라이벌이 시작한 중국의 내전은 800만명의 인민이 사망한 세계 최대의 재앙이었다. 그들에게는 화해와 타협이라는 단어는 아예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멸시와 반목으로 일관하였다. 수많은 라이벌 중에는 저주에 가까울 만큼 앙숙이었던 미국의 에런 버와 알렉산더 해밀턴이 있다. 두 사람은 1840년 미국의 역사를 뒤흔든 뉴저지주 위호겐의 권총결투에서 해밀턴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유례없는 라이벌이었다.이처럼 한 시대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었고 역사의 항로를 변화시켰던 라이벌이 있는 반면에 서로를 존중하여 동행하고 있는 행복한 라이벌도 없지는 않다.아름다운 라이벌의 대미는 빙상 500m 종목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보여주고 있다. 밴쿠버와 소치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마지막 평창에서 3연속 금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최대의 라이벌인 고다이라에게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라이벌 이상화가 직전의 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울분과 아픔으로 지켜보았을 고다이라는 평창에서 통쾌하게 설욕하며 우쭐할 만도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이벌 이상화가 트랙을 돌면서 눈물로 고별인사를 하고 있을 때 고다이라가 다가가 진한 포옹으로 아쉬움을 달래주었고 이 사진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타전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상대를 격려해 주는 모습은 평창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선정되었고 ‘한·일 우정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었던 것이다.인간은 누구나 삶의 현장 주변에서나 격동의 역사 위에서 수많은 라이벌들을 만나고 그들이 던져 주는 물음표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분명한 것은 제로섬 게임처럼 이길 대상인 라이벌보다 서로 윈윈하며 본받을 대상의 롤모델을 라이벌로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라이벌이 있어 부담도 되지만 더 노력하고 집중하여 자기성장과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지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020-12-22

세계기록유산과 포항, 그리고 KBS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는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자연유산 및 인류무형문화유산과 더불어 세계기록유산을 등재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선정기준이다.현재 우리나라는 ‘해인사 장경판전’등 14건의 세계 문화·자연유산과 ‘판소리’ 등 2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 그리고 16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유산들이 ‘Heritage’라고 표기되는 것과 달리 세계기록유산은 영문으로 ‘Memory of the World’인데, 용어 번역의 통일성 목적과 더불어 역사적 의미와 정신적 가치를 기록하고 기억하라는 함의를 추론하게 된다.우리나라의 ‘훈민정음 해례본’을 위시하여 독일의 ‘양피지에 인쇄된 구텐베르크 42행 성경’, 중국의 ‘갑골문’등이 세계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방송된 프로그램이 기록된 2만522건의 자료로 구성되어 있는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Finding Dispersed Families)’ 기록물이 그 보편적 가치를 평가받아 상기 유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등재되어 있다는 점이다.방송을 통해 상봉한 이산가족이 1만 건이 넘는 등 국민들이 주시는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한국방송이 아니라면 그 어느 매체도 할 수 없는 인류사적, 인도주의적 쾌거로 기억되고 있다.KBS가 기록해온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산업화를 이끌어 온 포항의 여기저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장기면 장기유배문화체험촌에 가면 유배생활을 하며 회한의 시간을 보냈을 다산 정약용 등의 흔적을 볼 수 있고, 이러한 귀양살이의 모습은 KBS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에 생생히 재현되어 있다. 송도동에 위치한 운하관에는 다섯 개 섬마을이었던 수산업 전진기지 포항이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산업화의 선두에 서기까지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고, 괴동동의 역사박물관에서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발돋움하는 포항시를 알리는 데에는 KBS의 역할이 컸는데, 1973년 포항제철 포항1기 준공을 계기로 줄곧 황금시간대 메인뉴스는 물론 대대적인 특집방송을 편성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고, 1974년에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을 준공 1주년을 맞은 제철소 현장을 무대로 두 달간 제작·방송함으로써 막 도약하는 포항시의 철강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애정을 증폭시켜 발전에 일조했다.수산업 전진기지에서 철강도시로, 그리고 미래 신성장 산업도시로 변모 중인 포항시의 역사를 기록해온 KBS의 방대한 아카이브는 수신료의 가치에 대한 당연한 공적 책무를 이행해 온 결과이다. 맨손으로 땅을 간척하며 오늘의 포항을 만들어 온 시민들의 위대한 노력이 망각(忘却)의 여백(餘白)에 남아 그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서 언젠가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데 KBS의 영상자료가 그 초석이 되기를 간구한다.

2020-12-21

덕실(德室)마을

김유복전 포항뿌리회 회장지난 주말 한나절은 산행으로 풀고 돌아오는 길에 흥해 덕실마을로 오래 못 본 선배도 뵐 겸 발걸음을 옮겼다.덕이 있는 사람들의 마을이라 하여 ‘덕실(德室)’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마을로 형성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조선 초기(1492년경) 경주 김씨가 입향(立鄕) 하였다는 설명으로 봐서 500년은 족히 넘은 유서 깊은 고장으로 현재는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마을에는 경주 이씨 입향조를 기리는 재실인 이상재(履霜齋)가 있고 지방 문인들이 시회(詩會)를 하던 담화정(湛和亭)이 있는 기품(氣品)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이 마을은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 마을 출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 지역으로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영광에 엄청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 곳으로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일국의 대통령까지 된 포항 출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갖가지 공(功)과 과(過)는 있겠지만, 그 공과는 역사가들이 평가할 문제로 차치하고 그 당시 지역 출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에 열광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가난과 어머니가 나의 스승이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고 꿈을 키우기 위한 도전과 용기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인생역정만큼은 본받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 기념 전시관으로 만들어진 덕실관을 둘러봤다. 지상 2층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에 그 간 꿈을 키우며 살아온 일대기와 대통령으로서의 삶에 대한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고 2층 영상관에서는 대선 후보 당시 홍보물과 포항과 덕실마을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덕실관 뒤에는 누런 초가지붕의 생가를 복원한 건물이 가을볕을 받으며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주말이라 더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있긴 하지만 요즈음은 코로나 감염증 등으로 현저히 줄어든 모양새다. 최근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덕실관 운영에 관한 비판의 소견을 내놓은 뉴스를 접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찾아본 덕실마을은 늦은 가을의 뒤끝처럼 조용했다.한때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세월이 지나고 평가가 엇갈리면서 열기가 식은 것 같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은 우리 지역 출신 인사가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역사는 지울 수가 없고 포항 사람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영광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지역을 위해 해놓은 게 별로 없다는 게 지역 민심(?)이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비록 법의 심판을 받아 영어(囹圄)의 몸이 된 그것 또한 역사에 기록되겠지만 잘못된 역사 때문에 지역의 자부심마저 상실될 수가 없는 노릇이다.부끄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잘난 역사는 이어가는 게 미래를 위한 바람직함이 아닐까. 포항의 자랑거리는 시민 모두의 것이며 후대를 위해 길이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충절의 고장에 사는 마을 분들과 선배가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살아가기를 기대하며 덕실마을을 떠나왔다.

2020-11-30

포항공항 존폐위기 ‘공항명칭변경’으로 넘어보자

안병국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오늘날 우리 국민 대다수가 포항하면 포스코를 떠올리지만 사실 역사 속 포항은 공항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포항공항은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오천면에 세운 오천비행장이 시초다. 이후 6·25전쟁 당시 미 공군 제1전투비행대가 이곳(K3)에 주둔한다.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1951년 9월 3일 F9F 펜서를 몰고 폭격임무 중 대공포에 피격돼 포항공항으로 비상탈출한 기록이 있다.민항공항의 역사는 지난 1970년부터다. 그해 2월에 민항시설이 설치되고 3월에 서울∼포항노선이 취항한 이래 2020년 2월까지 50년간 공항이 유지돼 경상북도 내에서 유일한 공항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50년을 달려온 포항공항도 항공사의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승객급감 등으로 지난해 2월부터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게 된다.하지만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취항에 발이 묶인 (주)진에어가 포항공항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인 (주)진에어가 지난 7월 31일부터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와 협약으로 포항공항의 하늘길을 다시 열었다.지역경제의 관문인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는 것은 환동해 거점도시 포항에 새로운 피가 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회의 순간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지역경제부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작금의 우리 현실을 보자. 지진의 고통,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침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민의 생계난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이 환동해권 중추도시로 거듭나고 인근도시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무엇일까.필자는 지역상생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바로 포항공항의 명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변경, 지역거점발전의 플랫폼으로 양도시가 공유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경주시도 협력의 주체로서 힘을 보탠다. 매년 취항사인 (주)진에어의 재정지원금 10%를 분담한다.포항공항지원 조례도 이미 제정했다. 경주시는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에 공항이 없는 만큼, ‘포항경주공항’으로 이름을 바꾼다면 대외적인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따라서, 경주를 찾는 외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다.포항시도 경주시를 방문하는 항공 수요를 늘려 장기적으로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포항공항을 활성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공항이라는 주요 시설을 두 도시가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로 및 시외버스 등 접근교통의 확충이다.경상북도의 지원이 절실한 대목인 것이다.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길은 열리게 돼 있는 것이다.포항·경주 78만 시민 모두가 새로운 지역의 역사를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함께 협력하면 ‘포항경주공항’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또한, 장기적으로는 포항과 경주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2020-11-23

지방의회 제멋대로 의정, 부끄럽지도 않은가?

손경찬전 경북도의회 의원·칼럼니스트지역의 지방의회가 후반기 의장단과 위원장을 새로이 선출하고 후반기 의정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말들이 많다. 포항시의회가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원(院)구성으로 몸살을 앓았고, 최근 상주시의회에서는 의장불신임 의결이 기화가 돼 법정 문제로까지 번졌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밥그릇싸움인 것이다.포항시의회의 의원수는 총 32명으로 이중에서 국민의힘 19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3명이다. 굳이 세(勢)로 따지자면 국민의힘과 민주당·무소속이 6대 4인데, 민주당에서는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40% 정도는 민주당·무소속에게 배분돼야한다며 밀어붙였고, 뜻대로 안 되자 의장불신임안을 불쑥 제출했던 것이다.과거 60년간 전혀 볼 수 없었던 의장불신임 건이 작년부터 전국 지방의회에서 곧잘 등장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구동구의회에서 의장불신임이 의결되자 해임당한 의장이 소송을 걸어 그 직을 되찾은 사례가 있다.지방자치법 제55조 제1항을 보면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부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지방의회의 의장이 법적으로 잘못하면 그에 맞게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주시의회에서 의장불신임 발의사유 가운데 첫째가 ‘의장이 의회의 위상과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이 두루뭉술하게 헐뜯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두 번째와 세번째 발의 사유는 지방자치법상의 불신임사유에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인즉, 전반기 의장 선거와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당론을 무시하고 정당내 의장 내정자가 있었음에도 따로 나가서 당선됐다는 게 사유였다. 기가 찰 노릇이다. 설령 정당내에서 그렇게 정했더라도 그것이 지방자치법상에서 의장을 불신임할 수 있는 사유는 되지 않음이 분명한데 강행한 것이다.그러면서 의안처리과정에서 표결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줘야함에도 신상발언을 봉쇄했고, 회의규칙상 질의와 토론을 거쳐야 함에도 생략하고 표결하는 등 위법을 저질렀다. 그랬으니 해임된 의장이 상주시의회의 위법 행위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지방의회는 헌법기관이다. 헌법과 법률 및 의회 의사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위법하면 안 될 일일 터, 지방의회가 중앙정치를 닮아 정쟁 일쑤고, 적당한 구실을 붙여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여 의장의 자리를 박탈하는 것은 반(反)의회적이다. 상주시 기초의원들이 중앙정치의 폐습을 풀뿌리민주주의 현장에 옮기려는 처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의장이 법령 위반과 직무 태만이 없음에도 해당되지도 않는 불신임사유를 갖다 붙여 발의하고는 의원 표결권, 의회의 자율권을 앞세워 마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 기초의원과 도의원을 지낸 필자가 보기에도 지난 8일 발생한 상주시의회의 의장불신임 과정에서 보인 제멋대로 의정은 문제가 있다. 시민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2020-09-20

수신료로 만들어진 KBS의 ‘시간의 문’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앙드레 말로와 자크 랑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문화정책은 유럽연합의 다른 회원국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문화생활 향유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간의 문(Les portes du temps)’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방학을 이용하여 각 지역에 소재한 문화 관련 기관의 후원을 받아 주요 문화유산을 생생히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우리 포항시에서도 청소년재단 주최로 포항·경주·울산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해오름동맹 청소년문화교류캠프’를 작년에 운영하며 세계 최강인 포스코의 철 생산과정을 견학하고 한국로봇융합원에서 로봇 조립 체험 기회를 갖는 등 도시 특성에 맞게 산업적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제공하며 호평을 받았다.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후에 프로그램이 재개되면 참가 학생들이 넉넉한 시간을 갖고 장기읍성의 유배문화체험촌과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그리고 포스코야경 등을 포함한 ‘포항 12경’을 방문해 수백 년을 넘나드는 시간의 문을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포항에 12경이 있다면, KBS포항방송국에는 지난 60년 간 포항권역의 방송 송출을 믿음직하게 책임지고 있는 12개의 송신시설(송신소와 무인 TV중계기인 TVR)이 있다. 1961년에 호출부호 HLCP로 덕수동에서 첫 전파를 쏜 이후 해도동을 거쳐 현재의 상도동 시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시(포항국 사옥 방송탑, 영일·조항산 송신소, 구룡포·도음산TVR), 경북 울진군(현종산과 온정TVR), 영덕군(축산·영덕TVR), 울릉군(울릉·가두봉TVR)과 독도(독도TVR), 그리고 경북 일원의 시청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수신료로 최고의 방송기술 전문가들이 설치 및 유지, 관리해 온 포항방송국의 12개 송신시설이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처럼 지상파의 하늘을 떠받치며 전파 수신 음영지역이 없도록 주어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1975년에 문을 연 KBS울릉중계소와 1996년에 신설된 독도TVR은 자체 제작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포함한 TV, 라디오와 DMB 전파를 울릉도 주민과 동해에서 조업하는 어민들뿐만 아니라 독도경비대 및 방문객들에게 수신 가능케 함으로써 일상적인 방송 서비스는 물론 각종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는데 기여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전파주권을 독도 반경 50Km 범위로 확대하며 굳건히 지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포항방송국에서는 자체 케이블망도 운용하고 있는데, 북구 기북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난시청지역인 관계로 조항산 송신소의 방송전파를 포항방송국 직원들이 설치한 케이블망을 통해 약 500세대에 달하는 주민들께 제공하고 있다.이처럼 시청자들께서 주시는 소중한 수신료로 만들어진 KBS의 프로그램과 방송시설은 세대와 세대, 공간과 공간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잇는 시간의 문이 되어 무료 지상파 방송 수신권으로부터 소외되는 시청자가 한 명도 없도록 앞으로도 맡은 바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202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