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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림일

등록일 2023-08-13 19:49 게재일 2023-08-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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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포항시의원
김은주 포항시의원

다시 기림일이다. 정확하게 오늘은 국가 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그리고 내일은 광복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광복의 기쁨을 누려야 할 때, 그러지 못하는 거꾸로 가는 세상에,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8월 첫날 폭염으로 한껏 달궈진 길 위에 섰다.

국회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폭염주의보에 1시간 동안의 1인 시위는 땀과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운동을 했던 단체에 대한 가짜뉴스가 대량 생산되었다. 최근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왜곡된 프레임 탓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를 지원하는 모든 활동 등이 부정되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

1992년부터 시작해 1천600회를 넘어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현장은 더 참혹하다. 언젠가부터 역사 부정 세력들이 수요시위 자리에 집회 신고를 해서 자리를 선점하기 시작하더니 그들의 혐오 발언은 30여 년을 바위처럼 지켜온 수요시위 현장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발언하시는데도 할머니의 실명을 부르면서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참아내기 힘들 지경이었다.‘누가 저들의 스피커를 저렇게 키워주고 있는 것인가?’ 슬프고도 참담했다. 무엇보다 그 모진 말들을 오롯이 견뎌내고 있는 수요시위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수요시위 현장에서만 봤던 역사 부정 세력들이 내일 광복절에 포항 환호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한다. 포항까지 찾아온 자세한 내막을 알 순 없다. 사실 알고 싶지 않다. 무관심이 최선이긴 하다.

하지만 한 가지만 알려 드리겠다.

포항 환호공원의 평화의 소녀상은 2015년 포항여성회가 주축이 되어 포항시민 3천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포항시에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끝으로 국회에 잠들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긴 잠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등록한 240여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이제 생존자는 아홉 분에 불과하며 평균 연령이 94세로 할머니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 96세이신 경북에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생존자이신 박필근 할머니께서 뉴스를 자주 보신다.

행여 할머니께서 역사 부정 세력들의 혐오 현장 관련 뉴스를 보시고 “누가 그카던데, 그게 무슨 말이고?” 이렇게 물으신다면, 무슨 답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다시 기림일!

혐오는 정의와 상식을 이길 수 없다.

오늘 하루만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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