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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연 그대로 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 박문하경북도의원·시인얼마 전 일주일의 일정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를 다녀왔다. 한반도의 35배나 되고 정반대의 기후를 가진 호주를 일주일의 일정으로는 깊이 있게 챙겨보는 것은 애당초 바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여러 명소를 본 것과 함께 참으로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에 등재된 블루마운틴 호주 국립공원 관광이 아니었나 싶다.자주 매스컴에 등장하여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는 에코우 포인트와 1천400여 년 동안이나 살았던 원주민들의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한 세자매봉은 자연의 위대함이 담긴 가히 장관으로 불릴 광경이었다.이처럼 완벽한 원시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그 이면에 주목할 만한 원칙과 불문율이 있었으니, 그것은 호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우드 데크나 협곡 이동용 케이블 웨이 정도의 최소한의 배려를 제외하면 가능한 한 철저히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대원칙이라는 것이다.인간은 도시를 만들었지만 신은 자연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실감케 하는 광경들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어리석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한, 이 우직한 자연보존의 원칙은 바로 우리가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정책이자 교훈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포항시 효자주택 단지계획의 기본도 의외로 간단하다. `가능한 한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는 Master plan을 만들어라. 자연 그대로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것이 핵심이다.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반영한 주거단지 계획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택단지를 만든 것이다.경상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에서는 2017년 초 도청 신도시본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새해 업무보고가 있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여 신속히 이주민 정주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총론적 방향과 함께 각론적 몇몇 사안의 업무도 병행하여 보고를 받았다.도청신도시 남동쪽에 위치한 호민지를 수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자연과 함께 하는 휴식과 교류의 장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으로 예산은 95억 원이었다. 또 다른 사업으로 신도청에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으로 도청신도시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 등 주변의 문화자산과 연계한 풍산평야에서 낙동강, 광석산, 내성산을 연결하는 총 7개 코스 84Km의 둘레길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내용으로 예산은 30억 원이다.그리고 신청사를 중심으로 녹지, 도시물순환, 아름다운 경관, 경북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수변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신도시 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안으로 사업비는 60억 원에 이르고 있다.이상 각 사업예산의 총예산은 186억 원 정도로 국비 50%를 감안하더라도 순수 도비만 93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유념해야 할 사안으로 도청건립 부지요건의 최대 강점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것을 각별히 강조하고자 한다.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이미 확인되고 검증된 동서고금 불편의 진리와도 같다는 것을 명심하여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설계 과정에서부터 잘 반영하여 최대한 자연에 근접한 모습을 도민들에게 선물하겠다는 대원칙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기대해 본다. 공사주관부서의 확고한 의지와 진행과정을 지켜보고자 한다.

2017-08-18

8·15에 생각하는 일본 그리고 우리

▲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또 한 번 광복절을 맞이한다. 올해는 정부가 바뀌어 일본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것 같다.무엇보다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시각 조정, 방향 전환은 시급해 보인다. 과거에 얽매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기억의 동물이고 역사적 존재다.올해도, 앞으로도 과거사 문제는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1997년 2월의 경험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때 필자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의 초청을 받고 여행길에 올랐다. 가이코 다케시라는 일본 르포 작가를 기념하기 위한 초청 프로그램 덕분이었다.1994년 비평가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무명에 책 한 권 내지 못한 상태였다. 젊어서였는지, 혈기 왕성해서였는지, 현실을 직시하는 문학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고, 때문에 비평의 비판적 기능을 중시하고 있던 게 그때의 필자였다.첫 일본 여행은 그런 필자를 바꿔 놓았다. 초청여행은 12박13일로 꽤나 길었고 후쿠오카, 교토, 오사카, 도쿄를 신칸센으로 이어가며 강연과 좌담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게 돼있었다. 신인에게 과분하고 화려한 여행이었지만, 그때 필자는 한 가지 생각이 미치는 것이 있었다.무엇보다, 일본 사람들은 자기들 것이라면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고 가꾸더라는 것이었다. 절이면 절, 거리면 거리, 책이면 책, 그들은 필자가 대학생 때까지 미워해 마지않던 침략자, 억압자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고 일신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었다.교토의 절과 신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필자의 문학과 비평에 관해. `나는 등단 이래 작품들을 비판적으로 읽고, 우상을 해체한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해체·비판해야 할 전통이 있는지 탐구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도쿄의 한 신사는 아름드리 나무숲에 그윽하게 둘러싸여 있었다. 필자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 크거나 우거지지 못했던 서울의 나무들을 생각했다. 도쿄의 나무들은 마치 문화적 전통을 가꾸는 데 있어 일본과 한국의 `격차`를 보여주는 듯했다.한국으로 돌아와 필자는 스스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대한 정치적 비판이나 문학적 비판은 물론 의미가 있다. 그러나 비판의 토대를 점검하고,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을 먼저 세우고 가꾸는 작업이 더 필요하다. 내가 국문학자라면 한국 현대문학에서 가치 있는 것을 새롭게 찾고 다듬는 일부터 해야 한다.`이렇게 생각하자 비평이라는 것의 의미부터 필자에게서 달라졌다. 비평은 비판이 주가 되는 평가 작업이 아니라 그것이 작품이든 작가든 “이것은 무엇이냐”고 묻고 그에 관해 생각하는 행위, 대상에 관한 이해를 높여가는 행위가 되었다.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어떤 관계를 수립해 나가야 하는지, 과거에 대해 그들이 옳지 못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슬기로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일본이 나쁘다느니 그르다거니 따지는 중에도 자신들의 삶과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그들의 실력은 놀라운 데가 있음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이에 착목하여 우리들의 삶과 문화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할 때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이렇게 생각할 때 현재의 일본은 몇 가지 점에서 아직도 우리보다 앞서 있다.첫째, 그들은 시민적 권리, 시민적 삶을 보장하는 데 있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적인 권력은 시민들의 삶에 개입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며, 노동3권 등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자 할 때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여론에 묻고, 외국에서의 자국민 보호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둘째, 그들은 개인과 개인, 시민과 시민 사이의 간격을 지키는데 철두철미하다 싶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어떤 가게에서든, 음식점에서든 손님과 점원은 서로 철저히 공대를 하며 예의를 지킨다. 철도역에서는 어떤 직원도 시민들의 요청이나 물음을 가볍게 대하지 않는다. 대학에서는 교수와 교직원이 서로를 향해 `최선의` 예절을 지킨다. 적어도 겉으로는 상하가 없고 갑을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가 바로 일본이다.어떤 사회든 겉과 속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들은 “일본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교활하다”고, “속이기 잘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원래 표면과 다른 이면을 갖게 마련이다. 개인들, 시민들이 서로의 간격을 지키고 예우하고 공대할 때 그 사회는 불필요한 불화, 증오, 적대를 가라앉힐 수 있다.필자가 처음 일본에 가던 199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오늘날 한국은 많은 것이 달라지고 좋아졌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한때 `극일`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일본의 자기 이해는 아직도 산 넘어 산이기는 하다.하지만 정작 문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 아닐까.

2017-08-14

동해중부선 역사 시설 현실에 맞지 않아

▲ 김한영경일대 교수·철도학과 교통은 인간의 특징이자 특권이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우리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다. 사람과 화물의 수송, 정보의 전달자로서의 교통은 인체에 비유한다면 에너지와 각종 영양소 그리고 노폐물을 실어 나르는 혈관과도 같다.지금까지 경북 동해안 지역은 7번 국도라는 혈관 한 줄기로 살아왔다. 교통의 대동맥이자 대정맥인 고속도로와 철도도 없이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포항과 영덕, 울진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 주민들은 `교통 소외 지역 동해안`, 다른 말로 `청정한 동해안`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다른 지역의 발전 모습을 보며 상대적인 무력감을 느껴오지 않았을까.이제 올해 말이면 동해중부선 중 포항에서 영덕 구간이 1차로 우선 개통된다. 법에 따라 8월부터 시설물 검증시험을 하고 10월 영업시운전이 종합시운전 계획하에 차곡차곡 진행될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일이고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다.그러나 일부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주민들과 지역 언론들은 동해중부선에 들어서는 강구역과 장사역을 비롯한 철도노선의 보통역이 기대이하로 지어져 불만이 크다고 한다. 협소한 대합실에다 부족한 주차공간을 비롯해 여객시설이나 여객편의시설의 미흡 등 문제가 많다는 것. 더구나 장사역을 포함한 몇몇 역이 역무시설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운영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2단계 구간 영덕~삼척에서도 병곡, 평해, 기성, 원남, 죽변, 북면, 원덕, 매원 등의 역사가 장사역과 같은 규모로 계획돼 있어 동해중부선 역 대다수가 무인간이역으로 운행될 예정이라고 한다.주민들은 애초 수요예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통한 영덕~상주 고속도로도 영덕톨게이트를 예로 들었다. 장사역과 인접한 이곳은 애초 예측수요보다 많게는 10배 이상의 차량이 몰려 뒤늦게 톨게이트를 추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었다. 해수욕장과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등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장사역 역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에 대해 공단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건설하고 있으며, 지역 민원을 받아들여 승강장 내 대합실 설치와 광장 내 파고라 및 화장실 설치를 추가하겠다고 한다. 설계와 건설을 담당하는 철도시설공단은 국내 유일의 철도건설 및 시설 관리 주체이다. 당연히 많은 전문가와 수많은 건설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공단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또 진행하는 사업을 허투루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이유이다.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될 동해중부선을 두고 이유 있는 주장이 서로 마찰하고 있는 접점인 철도역에 대해 알아보면 크게 보통역과 간이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간이역은 또 역무원 배치 간이역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나눌 수 있다. 2016년도 한국철도공사에서 발간한 철도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 철도역 673개 중 380개 역이 보통역, 무배치간이역은 287개역, 배치 간이역은 6개역이다.그동안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만 이용해 본 지역주민들과 교통약자들의 철도 적응을 고려하고 지역의 관광성을 감안해 한국철도공사와 협의 후 개통 시에는 최소한 배치간이역을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것은 개통 초기 철도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선제적 대응의 기본이라고 하겠다. 그다음 일정기간 동안 수송 수요를 보고 공단의 예측이 타당하다면 그때 가서 변경해도 될 것이다.2018년 동해중부선 1단계 구간 개통을 환영하면서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을 크게 기대한다. 다만, 한가지 청정 동해안 지역에 점점 사라져 가는 디젤기관차가 투입되는, 비전철 노선으로 건설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7-08-08

피서지 성범죄 예방 지혜를 찾아보자

▲ 김기모청송경찰서 경무계장 올 여름은 유달리 그 열기가 심하다가 장마로 주춤한 상태다. 장마가 끝나면 바로 피서철이다. 그 열기를 해소하기 위해 해수욕장, 캠핑장, 계곡 등으로 떠난다. 하지만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성범죄 때문에 달콤해야 할 휴식이 끔찍한 악몽이 되어버릴 수가 있다. 그러니 즐겁고 안전한 피서를 즐기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숙지하자!우선 우리 주변이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 갈 때에는 미리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거나 성범죄가 자주 발생하는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한 성범죄자 알림(www.exoffender.go.kr)을 통해 성범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해 두는 것도 좋다.또 피서지에서는 지나친 음주는 지양 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음주는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지만 지나친 음주는 이성과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낯선 사람들과의 술자리도 자제하도록 한다. 동성끼리 떠날 경우, 모르는 이성과의 만남으로 접촉이 쉬워지고 범죄 위험에 노출된다. 아울러 밤늦게 돌아다니거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길을 걷는 것 또한 위험하다.이 같은 행동을 했을 때 성범죄자로부터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대처능력도 떨어지게 된다.호루라기, 경보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성범죄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신고자의 신고로 범인을 검거하면 신고보상금을 지급하는 피서지 성범죄 신고제도 또한 적극 활용하자.이밖에도 경찰서는 피서철에만 운영하는 여름경찰서나 유원지 등 피서지에 경찰관을 집중 투입해 성추행, 몰래카메라 촬영 등 성범죄 단속 및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방어가 가장 중요하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이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올 여름은 이러한 내용들을 숙지해 국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성범죄 없는 피서로 시원하고 즐거운 여행을 만끽할 것을 기대해 본다.

2017-07-31

배롱나무의 계절

▲ 백영호포항직업전문학교 교수·조경과 배롱나무의 계절이 왔다.꽃이 귀한 7월부터 9월까지 약 100일간 진분홍으로 단장해 우리주변의 정원수로, 공원수로 그리고 무덤가의 영혼 위로수로 그 미와 멋을 뽐내고 있는 배롱나무.배롱나무는 수간선이 고운 줄기 가지의 자태가 한국여인의 저고리 선을 닮은, 에스 자의 곡선이 아름다운 고유의 나무이며 옛날에는 사당이나 제실 그리고 무덤가에 좌우 대칭으로 심어 잡귀를 쫓아내고 영혼을 위로한다고 여겼으며 현대에 와서는 고급정원수로 고가에 팔리는 향토수종이다.예전 노래가락에 화무는 십일홍이요(花無十日紅), 아무리 붉고 화려한 꽃이라도 10일을 못 넘긴다고 노래 했건만 이 꽃은 열흘에 열흘을 곱한 나날로 꽃을 이어가며 우리네 필부의 마음을 사로잡으니 과히 꽃 중의 꽃이라 할만 하다.이 나무의 이름은 다양하다. 정식 명칭은 배롱나무, 현장용어는 목백일홍(木百日紅), 미끄럼나무, 원숭이 미끄럼나무, 자미화(紫薇花) 등으로 불리며 원산지는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배롱나무는 수령이 오래 돼도 키가 5m 내외로 자라는, 보기에도 아담한 아교목이다. 은행나무나 느티나무처럼 크게 자라지 않기에 정원수나 경관조성용으로 적합하다. 또 수령이 고목으로 갈수록 나무의 고태미와 조형미가 나와 볼수록 신비한 나무다. 또 부귀영화를 상징한다고 해서 요즘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최근들어 가로수종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수종이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배롱나무는 부산시 진구 양정동 산의73-28(천연기념물 제168호)에 있다. 양정 전철역에서 어린이 대공원방향으로 1.5Km 지점 오른쪽으로 가면 와지공원에 있는 이 배롱나무의 수령은 약 800살이다. 또 부산 동래 정씨 시조 묘소앞에 배롱나무 2주가 있는데 수고 7.2m 흉고직경이 30㎝에 이른다. 고려 중엽 때 심겨져 약 900살로 추정된다.재배나 번식은 가지를 꺾어 4~5 마디로 잘라 마사토에 꽂으면 뿌리가 내리는 삽목 번식법과 가을에 씨앗을 따서 노천매장해 두었다가 씨앗을 봄에 뿌리면 새싹이 나오는 씨앗파종 번식법 등 두가지가 있다. 두가지 모두 잘 되고 성공률도 높다하니 요즈음 전정가위로 잘라 삽목·꺾꽂이를 한번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이 배롱나무에는 애련한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 어느 어촌에 목이 3개 달린 이무기가 나타나 매년 처녀 한 명씩을 제물로 받아 갔다. 그 해에 어느 힘이 센 장사가 나타나서 제물로 선정된 처녀 대신 그녀의 옷을 갈아 입고 제단에 앉아 있다가 이무기가 나타나자 큰 칼로 이무기의 목 두개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처녀는 기뻐하며 “저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으니 죽을때까지 당신을 내낭군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애원하자, “낭자, 아직은 이르오…. 아직 이무기의 남아 있는 목 하나 마저 더 베어야 하오. 성공하면 흰 깃발을 달고, 내가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 것이니 그리 아시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이무기 잡으려 떠났다.처녀는 백 일간 기도를 드렸다. 백 일 후 멀리서 배가 돌아오는데 붉은 깃발을 펄럭이며 힘차게 다가오는게 아닌가. 이에 그만 실신, 후에 깨어나 곧바로 자결을 하고 말았다. 아뿔사, 그 붉은 깃발은 마지막 이무기 목이 달아날 때 뿜은 붉은 피가 깃발에 묻은 줄 몰랐던 것이다.그 후 처녀의 무덤에서는 6월이 오면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100일간 기도를 들인 정성의 꽃, 목백일홍이다.포항에 대표적인 배롱나무 가로수가 몇 군데 있다.국도 8호선을 타면 칠포해수욕장입구와 장기면 용전에서 장기초등학교 앞 길, 그리고 구룡포 31번 국도길이 전부 배롱나무길이다.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진분홍 배롱나무꽃 구경에 나서 보면 어떨까.

2017-07-11

`화석박물관` 반드시 있어야 한다

▲ 이성환포항원로회 사무총장 얼마 전 경북매일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읽고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 며칠을 혼자 속을 앓다가 이 글을 쓴다. 국내 최초의 위치를 인정받고 있는 경보화석박물관이 폐관됐다는 소식과 함께 필자도 잘 아는 강해중 관장이 20여 년간 운영하던 화석박물관을 경영이 어려워 문을 닫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자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록 개인이 만든 박물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화석들을 사재를 들여 모아 문을 연 지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역에서는 그분의 헌신과 숨은 공로마저 잊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쉽게 잊혀져가고 있다.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한 얼굴이기도 했던 이 박물관은 다양한 화석과 전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들여온 2천500여 점의 화석들이 있어 그간 많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시대별, 지역별, 그리고 특징적으로 잘 분류되어 교육적 가치의 탁월함을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하는 화석박물관으로서 아무데서나 볼 수 없어 진기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충분히 있는 박물관이었다.국내외적으로 여러 형태의 박물관이 수도 없이 많지만 화석을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이러한 가치 있고 희소성과 역사성을 갖춘 훌륭한 박물관이야말로 길이 보존해 후손에 물려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시가 환동해 중심도시로 부상하면서 환동해 북방루트의 거점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해양문화 인프라인 환동해 문명사박물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동해안의 과거, 미래를 보여주는 박물관 건립 관련 용역을 발주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은 바 있다.우리 지역의 박물관 건립에 대한 제의는 이미 오래 전에 제기돼 아직까지 진행돼 왔다.2006년 12월 포항시 신청사의 이전으로 텅빈 도심에 남게 된 덕수동 옛 청사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포항역사박물관`을 건립해 지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오피니언 리더의 의견도 있었다. 또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민속박물관이나 소규모 지역문화유산을 모아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자는 견해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역사는 보존돼야 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며 시민 스스로가 만들어야 더 빛나고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한편으로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이 구미, 안동, 경주에 비해 문화적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는 판에 문화적이나 역사적으로 소중한 화석박물관마저 사라진다면 이 또한 지역의 손실이요, 오래 남을 시민들의 부끄러움일 것이다.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박물관 건립에 화석박물관도 함께 포함돼야 한다.환동해 거점도시로 거듭나는 포항이 우리 지역 화석과 세계 화석들을 함께 볼 수 있는 화석박물관의 존재로 인해 역사적 의의가 사뭇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문명사박물관도 좋고 자연사박물관, 역사박물관도 좋지만 기왕 한 개인이 공들여 수집한 수많은 화석들이 뿔뿔이 흩어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으로 가서는 안 될 일이다. 옛 중앙초등학교 자리에 포항의 역사가 시작되는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도심재생의 실마리가 되고 포항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다.지역이나 나라의 기본은 역사가 말해준다. 지역에 박물관다운 박물관은 후세대에 물려줄 확실한 유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다.포항이 해양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환동해박물관 건립에는 시민 모두의 공감이 필요하며 박물관 내에 전용화석박물관도 함께 건립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영원히 변치 않을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화석 박물관이 우리 지역에 있어야 할 것이다. 해양문화관광의 첫 시발점이 역사박물관이라는 관점에서 화석박물관은 훌륭한 관광인프라가 될 수도 있다.어떤 방식이든 20여 년간 운영돼 온 경보화석박물관이 우리 지역에 남아 있도록 포항시와 시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2017-07-04

AI 청정지역 사수로 지역화합을

▲ 김영석 영천시장올해 6월은 유난히 힘들다. 가뭄, 우박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까지 겹치면서 지역 농업인들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지금 전통시장에 나가보면 닭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금 판매금지 조치로 상인과 공급농가는 사료값도 감당하기 힘들어 생계가 막막하다. 그런데도 이들이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린 AI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어 안타깝다.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AI로 인해 살처분된 가금류는 전국 1억7천800만 마리의 21%에 해당하는 3천800만 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경북도는 “방역은 매우 지나치게, 대응은 매우 빠르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3개 시·군이 똘똘 뭉쳐 발생지역 가금산물 반입금지, 가금농장 전담공무원 지정·예찰, 취약지역 특별방역관리, 소규모 농가 예방적 도태 등 선제적 방역대책을 충실히 시행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AI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었다.우리 시는 지난 4월 28일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 AI가 발생할 경우 1년간 준비한 도민체전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축산농가, 공무원, 유관기관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AI를 차단했고, `블랙이글스 공연` 등을 펼쳐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인 도민체전을 치를 수 있었다. AI 차단방역이 도민화합의 장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 셈이다.앞으로 정부는 AI 국내 토착화에 대비해 가축전염병 발생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역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첫째, 현재 진행 중인 `첨단 무인 거점소독시설`을 전국 시군구 단위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설치해 연중 24시간 축산차량 소독을 실시하는 등 차량을 통한 질병 전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둘째, 축산 현장 중심의 `공수의 진료서비스`를 통해 가축질병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사양·질병관리가 이뤄진다면 농가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셋째, 가축, 사료, 분뇨, 계란 등 모든 이동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데이터베이스(DB)화 시킨 `가금 농장이력제` 도입이 필요하다. 농장별 방역시설, 축사시설, 근로자 정보 등 기본 정보와 판매자, 구입처, 사료 및 약품거래처 등 관련 자료는 질병 발생 시 신속한 초동방역을 실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위와 같이 자동화된 무인 거점소독시설, 전문가 예찰 및 수의 진료 서비스와 가금 농장이력제 도입을 통해 축산농가가 질병 걱정 없이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7-06-22

길안천 취수 반대를 주장하는 안동시의회 입장

▲ 김성진안동시의회 의장 안동시의회와 안동시민은 편협한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워 길안천 취수를 반대할 생각은 없다. 지난 날 안동은 안동·임하댐 건설로 인해 직간접적인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속에서도 국가적 차원의 수자원 정책임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댐 건설을 용인한 바 있다.그리고 임하댐 도수터널을 이용해 포항·영천 지역의 생활·공업용수 공급과 금호강 유지수 공급에 대해서도 수자원의 공동이용이라는 대국적 견지에서 정부정책을 겸허히 수용했다.뿐만 아니라 안동시민이 극렬히 반대해 온 길안댐 건설의 대안으로 성덕댐 건설이 추진되는데 대해서는 집중호우 시 길안천의 홍수를 예방하고, 갈수기에 길안천 주변의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길안천의 유지수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건설을 승인했다.한국수자원공사는 성덕댐 직접 취수를 전제로 2006년 공사를 착공하여 공사를 진행하던 중 착공 후 6년이 지난 2012년에 성덕다목적 댐 기본계획을 변경하여 길안천 취수라는 속셈을 드러냈다.다시 말해 수자원공사는 성덕댐의 물만 성덕댐에서 직접 취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뒤집고, 성덕댐 하류 30㎞ 지점에서 길안천 물을 직접 취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꼼수를 드러낸 것이다.성덕댐 전체 유역면적은 41.3㎢로 길안천 전체 유역면적 522.4㎢의 8%에 불과하다. 이는 8%의 면적에 물을 모아 나머지 92%에 해당하는 지역의 수리권을 장악하겠다는 기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다.현재 임하댐에서는 도수로를 이용해 1일 40만7천t의 물을 취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지금까지 1일 평균 21만7천t을 취수하여 당초 목표의 불과 53%를 취수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길안천에서 1일 4만여t을 취수하겠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거기에다 수자원공사는 안동댐과 임하댐의 수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양 댐 호수를 연결하는 수로를 건설하여 수자원 확보 방안을 극대화 했다. 따라서 길안천 물이 아니더라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이런 취수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가 길안천 취수를 하겠다는 것은 성덕댐 건설이 당초부터 수자원 확보를 빌미로 토목공사를 목적으로 건설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길안천 취수는 결국 수자원공사의 부도덕성과 기만성을 감추기 위한 억지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그리고 안동시가 한경대학교에 의뢰해 실시된 `길안천 취수에 따른 하류영향 검증용역`에서도 `취수가 이루어지면 하류의 수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제시되었다.수자원공사는 길안천 취수를 위한 주민합의를 받아내기 위해 길안천 주변 길안면, 임하면 주민들에게만 몇 가지 지원 사업을 빌미로 동의를 얻어 이를 길안천 취수와 관련된 모든 민원이 해소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길안천은 2개 면 주민의 것이 아닌 안동시민의 것이며, 경북도민의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라고 할 때 길안천 취수 관련 민원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민원은 수자원공사가 취수를 포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문재인 정부는 기대하건데 수자원 정책은 수자원의 양보다는 질에 우선할 것이며,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응에서 보듯 강과 하천의 생태적 의미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정책의 일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행정심판을 담당하는 경상북도와 행정심판 위원은 수자원공사의 길안천 취수의 부당성과 비과학성을 충분히 인식하여 길안천을 안동시민이 갈망하는 것처럼 영원히 흐를 수 있게 하는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을 간곡히 기대한다.

2017-06-21

문재인 정부의 전력정책과 `하얀 석탄`

▲ 이대환 작가, 문학지 `ASIA` 발행인`청명한 가을 한낮/한강에 오줌을 갈기노니/보름 뒤 내 생일 아침/하숙집 식탁에 오를 숭늉이어/제발 내 오줌이길 비노라/아니면 오줌이어/목쉬고 캄캄한 저 강물의 노래에 스몄다가/저 노래들이 먼 바다에 모여/기어이/검은 바위로 솟아오를 때/새똥에 섞여온 풀씨 한 톨 뿌리 내릴/옥토 한 줌을 일구어다오` 1979년 가을, 대학 3학년, 내가 스물한 살의 생일 앞에 쓴 `방뇨`다. 그때 한강은 석탄 빛깔이었다. 이 시는 지금도 내 사무실에 걸려 있다. `방뇨`가 씨앗이었지 싶다. 여태껏 운전을 안 하고 골프채를 잡아보지 않았다. 1980년대, 90년대엔 자가용도 골프도 `반생명, 반환경`이었다.지난해 12월에 나는 `하얀 석탄`이란 책을 펴냈다. 한국의 전력정책에 대한 에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낡아빠진 석탄발전들의 가동중단을 지시한 즈음, 그 책을 청와대의 관련 수석들 앞으로 우송해주라고 출판사에 부탁했다. 대통령 참모들이 숨을 고르며 전력정책도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이미 `탈석탄`을 표명한 문 대통령이 엊그제는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에 `탈원전의 출발`을 명명했다. 탈석유, 탈가스까지 합쳐지면 환경적으로는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훌륭한 정책은 대체로 이상(理想)과 현실의 변증법적 대화에서 나온다. 여기쯤에서 다함께 몇 가지를 짚어봐야 한다.첫째, 현재 총 전력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석탄발전(42%)과 원전(31%)이 완전히 정지된 미래의 그날을 생각해보면, 그 엄청난 빈자리를 신재생 전력이나 LNG발전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우리의 원전 24기를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하자면 경기도 전체 면적에 버금가는 국토를 시커먼 패널로 덮어야 한다니,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미관 스트레스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석탄발전보다 3배쯤 비싼 LNG발전은 지진에 취약(지난해 9월 경주 강진 때 울산 LNG발전소가 월성원전보다 훨씬 먼저 정지한 이유는 화재예방이었다)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처럼 가스 수출을 막아버리면 국제분쟁 때도 취약하지 않는가?둘째, 우리의 소원인 `진정한 남북화해`의 새 지평이 열릴 때는 북한경제에 가장 시급한 것이 전력문제인데 남한에서 북한으로 보내줄 대용량 전력을, 그리고 우리의 산업과 대도시가 소비하는 대용량 전력을 탈석탄, 탈원전의 신재생이나 LNG발전으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셋째, 전기차 시대가 곧 온다는데, 독일처럼 주유소들을 충전소로 대체할 경우, 그 어마어마한 대용량 전력을 신재생과 LNG발전으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넷째, 헌법으로는 문재인 정부도 길어야 5년이고 국가 전력정책은 30년이나 50년 대계인데, 마치 미국 트럼프가 오바마의 정책들을 없애는 것처럼, 5년 뒤나 10년 뒤의 정권이 `탈석탄, 탈원전`을 없앨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으니, 무엇보다 대선 공약보다 높은 차원의 사회적 토론과 개헌 같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지 않겠는가?독일과는 많이 다른 우리 형편들을 통찰할 때 탈석탄과 탈원전의 동시 추진은 이상에 치우친 면이 있어 보인다. 나는 택일하라면 탈원전이다. 단, 석탄발전은 `하얀 석탄`이어야 한다. 기존 석탄발전들은 `죽일 놈의 석탄`으로 찍혀 있지만, `하얀 석탄`이란 미세먼지 배출을 제로 베이스로 관리하고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하는, 일본 요코하마 이소코석탄발전을 초월하는 제3세대 화력발전이다. 이 기술, 이 설비는 완성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얀 석탄`은 지금의 `핵분열` 원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핵융합` 원전이 상용화되는 그날까지, 향후 30년에서 50년 또는 100년에 걸쳐 탈원전·태양광·LNG발전의 한계를 극복해주고, 석탄으로 연명하는 북한의 경제 재건을 즉시 도와주며, 우리 산업과 대도시의 대용량 전력을 감당해주는 `오늘의 정책적 자산`인 것이다.

2017-06-21

미나마타에서 형산강 수은오염의 대책을 찾다

▲ 최석규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생태교육원 지난해 포항 형산강(구무천) 퇴적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최고 348mg/kg의 수은이 검출되었다. 이 농도는 수은중독 환경병인 일본 미나마타병을 유발한 최고 농도인 550mg/kg에 버금가는 수치이다. 형산강 수은 오염사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사례이므로 정부의 처리방법과 대책 매뉴얼이 없다. 이런 이유로 원인과 오염분포에 대한 명확한 조사도 없이 서둘러 덮으려는 행위에 대한 여론의 질타로, 포항시는 뒤늦게나마 미나마타병이 발생한 현장을 찾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필자는 얼마전 포항 시의원, 공무원들과 함께 미나마타병의 발생지인 일본 후쿠오카 쿠마모토 현의 미나마타 시를 다녀왔다.1908년대 인구 1만2천40명의 미나마타 시는 질소비료주식회사가 들어서게 되어 가난한 어촌에서 부자의 도시로, 젊은 층이 모이는 산업도시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시민들의 희망이었던 질소비료 공장에서 발생한 수은 폐수가 수년 동안 미나마타 해안을 오염시켰고, 수은에 오염된 어패류에 의해 수은중독 환자를 발병시켰다.미나마타 시는 미나마타병이 발생한 지 60년이 지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심리적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도 수은중독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남아 있고, 모태 감염으로 수은에 중독된 태아와 수은 오염 환자로 인정받지 못한 감염자, 피해 보상에 대한 소송 등의 문제도 많이 남아있었다.형산강의 수은 오염은 미나마타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형산강 수은 오염원인자 확인은 초동수사를 제때 하지 못해 실패했다. 그리고 검찰, 환경청 등의 합동 수사는 너무나 형식적이어서 원인자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했고, 오히려 오염원인자들이 원인을 감추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가 되었다.구무천 주변의 철강 공단 업체에서 발생한 수은 오염은 처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오늘날의 구마모토 질소비료 공장은 수은 폐수 방류를 인정하고 회사명을 JNC로 바꾸고 첨단액정재료, 화장품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하였고, 철두철미한 환경준수업체로 변모하였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은중독 환경 병 피해자 2천700여 명에게 매년 26억엔을 생활비, 치료비로 지급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적자기업이 되었지만 끝까지 책임을 저버리지 않고 있었다.포항시는 형산강 수은 오염사고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오염원인자의 파악을 위한 전문적인 접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구무천 지역의 철강공단 업체를 중심으로 구무천 환경보존 협의체를 조직해 실질적인 하천환경 보존운동과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현재까지의 각종 조사 결과는 수은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이용하고, 수은 오염의 범위와 농도, 지역, 수은의 성분변화, 형산강과 영일만의 어패류, 영일만의 해양침전물 등에 대한 장기적인 전수조사를 계획에 의해 다시 실시하고,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형산강 수은오염 조사과정, 처리와 대책 수립과정에 관한 내용은 미래 세대와 미래 환경오염의 예방을 위한 학습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집·보관하여야 한다.무엇보다 선진국에서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낸 결과를 한 번의 벤치마킹으로 도입하려는 섣부른 행위와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핑계로 조급하게 당대에 처리하겠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일본은 오염원 전수조사에만 20년이 소요되었고, 조사한 결과를 반영한 준설과 매립공사에 27년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날의 미나마타 시는 시민과 행정부, 질소비료 공장과 합심해 일본 최고의 환경 모범도시로 탈바꿈했다. 포항시에도 이와 같은 기대를 걸어본다.

2017-06-20

오감이 즐거운 천만송이 장미도시 포항…

▲ 이경식포항시 녹지관리팀장 장미의 계절 5월이 지나가고 있다. 포항시는 시화인 장미를 매개로 바다와 장미라는 새로운 모티브로 한 포항 영일대장미원을 최근 개장하는 등 `오감이 즐거운 천만송이 장미도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장미도시 조성은 시가 추진하고 있는 Green way 포항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밝고 쾌적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시의 품격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오늘날 장미는 18세기 말, 중국 장미 원예품종과 유럽에서 발달한 원예품종을 교배함으로써 얻게 되었는데, 매년 새로운 품종이 나오고 있으며 품종에 따라 꽃의 크기, 색깔, 꽃잎 등이 다양하고 꽃이 크고 가장 흔한 품종은 하이브리드 티 계통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해당화, 찔레꽃이 그 원종이기도 하다.옛날 문헌에 나타나는 한국인 꽃 선호도를 살펴보면 조선시대까지 사대부들이 즐겼던 한시에서는 단연 매화가 맨 앞자리를 차지했으며, 평민과 여성까지 널리 애용한 시조, 가사, 민요 등에서는 복숭아꽃이 1위였으나 20세기 들어 현대시부터는 그 양상이 완전히 바뀌어 외래종인 장미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실제로 1997년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조사 대상자의 40% 이상이 장미라고 응답해 압도적 선호도로 장미가 그 우위를 점하고 있다.사람들이 장미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로는 영국인들이 장미를 `꽃의 으뜸`으로 여기고 있듯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태가 한몫을 하기도 하지만, 또한 `웃지 않는 미녀는 향기없는 장미와 같다`는 명언이 생길 정도로 장미에서 풍기는 향은 사람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어 넋을 잃게 할 만큼 극상의 향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장미꽃은 구조적으로도 형태적으로도 아주 완벽한 자연물이며 전형적인 꽃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꽃은 연약해 보이면서도 겉모습과는 다른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유럽시대 아르누보 양식에서 아름다운 꽃의 모습은 건축에서 필수불가결한 `아름다운 미`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이와 관련하여 포항시에서는 장소성과 인프라의 한계를 벗어나 `컬처노믹스` 개념에서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장미축제 기반을 구축하고 시화 장미를 지역브랜드화하여 `포항 Green Way,` 포항국제불빛축제와 연계한 연중지속 관광콘텐츠를 확보하고 영일대 누각과 연계한 포토존 활성화로 SNS 특화존, 바다와 장미라는 특색있는 공간으로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또한 매년 3월부터 봄을 알리는 푸르름과 녹색의 공간제공으로 3월 개화 장미꽃으로 단장하는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할 계획이다. 겨울에는 LED 장미원으로 조성해 바다와 빛이 있는 공간을 활용하고 스틸아트페스티발에는 미니어처 조형물로 장소성의 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어린왕자가 사랑한 장미`를 주제로 특화되고 차별화된 영일대장미원 전시 연출로 어린왕자가 사랑한 장미 포토존, 달려라 피아노 천만송이 장미 바다속으로 풍덩!, 사진공모전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두호동사무소 작은도서관을 어린왕자 도서관으로도 명칭을 변경해 관광 브랜드화 할 예정이다.이밖에도 `포항 Green Way`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도심 가로변 등에 장미꽃을 심어 단장하며 유관기관·단체 주민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사업으로 추진해 향기나는 도시경관 조성으로 철강도시의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장미 향기로 가득한 가로환경 걷고 싶은 Green Way 조성`에 새로운 핵심 키워드를 추진함으로써 시민이 행복하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공간을 제공할 포항시 바다장미축제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2017-05-30

지역 인적자원의 활용도를 높이자

▲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최근 일본 전자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었던 도시바(東芝)의 경영위기 상황을 둘러싼 보도가 한창이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분석도 다양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본기업의 악습이라고까지 지적되던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대의 결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처럼 한 기업의 흥망성쇠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흔히 경영의 3대 요소를 3M(Man, Money, Material)이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자금이나 물자의 효율적인 배치와 집행, 구성원의 관리 등 모든 것에는 인적자원의 능력과 경험 등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인적자원의 확보, 육성, 관리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이러한 요건은 형태만 다를 뿐 지역경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능한 부분이다. 포항경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기를 지탱하였던 이른바 `7080세대`가 그러하였듯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사명감으로 회사와 나라의 운명을 동일시하던 지금의 은퇴세대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포항제철이 들어설 당시만 하더라도 그저 포구가 있는 작은 시골의 어촌마을에 불과하였기에 당연히 가장 중요한 3대 요소 중 하나인 인적자원은 부산, 경남, 대구 등 각지로부터 실업계 고등학교, 전문대학 출신을 불문하고 많은 인력들이 포항으로 유입되었다. 결국 현재 포스코의 성장과 포항경제의 성장은 다양한 인적자원들이 있었고 성장기에 지역에 설립된 포철공고나 포스텍 출신 등 필요한 직능별 인력을 자체 육성하고 이를 노동력으로 수용하는 인적자원의 수급 사이클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오늘의 포항경제가 존재하게 된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그런데 최근 포항경제는 주력산업인 철강업 분야에서 중국이 전 세계의 절반이 넘는 생산지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성장세가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포항경제를 지탱해온 인적자원의 수급경로가 단절된 것도 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과거와 같은 지역 내 철강전문가를 양성하던 포철공고와 포스텍의 졸업생이 지역의 산업역군으로 유입되지 않게 된 것이다. 실업계고교에서 대학 진학고교로 탈바꿈된데다 외부에서 유입된 대학생들도 졸업과 함께 포항과의 인연이 없어지는 현상이 굳혀진 것이다. 게다가 수십 년간 포항경제를 지탱해왔던 386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숙련근로자들도 지역경제 부진으로 은퇴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기도 하다.게다가 이러한 지역 인적자원의 흐름과 더불어 우려할만한 현상도 함께 나타나는 모습이다. 일례로 최근 수년간 포항의 개인택시의 매매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철강업체에서 은퇴한 근로자들이 특별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시장진입이 가능한 개인택시사업자에 몰리면서 경쟁적인 수요가 관련 거래가격을 높였다는 풍문이다. 뿐만 아니라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눈에 뜨이지 않던 프랜차이즈 형태의 커피숍이나 아웃도어 전문매장들을 이제는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이러한 것들이 모두 지역의 창업으로 계산되기는 하지만 창업 후 3년 내 폐업도 증가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전문지식과 전혀 무관한 분야에 막연히 진출하여 자칫하면 수십 년간 모았던 은퇴자금을 소진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형태나 대상만 다를 뿐 앞서 예시하였던 일본 기업 도시바의 사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결국 지역경제의 가장 큰 인적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철강업계가 배출한 숙련기능직의 은퇴자들을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 코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지역 연구소의 테스터, 철강업체의 신규채용인력에 대한 현장교육 요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자체적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2017-05-02

공명선거는 선진 선거문화로 가는 길

▲ 윤경진 의성군선거관리위원회 단속보조요원어느 때보다 혹독했던, 그리고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새싹을 움트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희망`이라고 부르는 `봄`이 오고 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알록달록한 꽃은 꽃망울을 터트리며 세상 밖으로 나오고, 삭막한 겨울을 몰아내 다시금 힘찬 도약을 준비 한다.오는 12일 실시되는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의 국회의원재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우리의 삶과 많은 연관을 두고 어떤 사람을 뽑느냐에 따라 지역의 인심이 달라지기도 한다.`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在選擧)`, “천하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렸다”라는 뜻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선생의 저서 `인정(人政)`에 담긴 말로 당시는 지금과 같은 선거제도는 없었지만, 사람을 뽑는 현 시대의 선거제도를 대변하는 글이 아닌가 생각된다.우리에게 필요하고 좋은 대표자를 뽑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깨끗한 선거를 부탁드립니다.”, “깨끗한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 “금품! 주지도 받지도 맙시다.” 등등 지금까지 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으로 홍보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외치고 들었던 말이다.공직선거의 선거운동 방법을 보면 그 동안 제한적이던 선거운동방법이 대폭 확대돼 많은 부분이 상시 허용됨에 따라 선거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문자메시지, SNS 등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상시 허용되면서 `금품제공· 불법 유인물 배포` 등 오프라인 위법행위뿐 아니라 `비방·흑색선전·허위사실 유포` 등 온라인 위법행위도 적지 않게 적발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12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 역시 당선자, 배우자의 금품수수 등 위법행위가 적발되면서 선거무효 확정에 의해 치러지는 선거다.`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후보자의 마음가짐은 지역민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 우리 사회가 정치혐오에 빠지게 되는 원인임을 후보자들은 알아야 한다.금품·음식물 등을 제공하면 받은 금액의 최소 10배 이상에서 최대 50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주례는 200만원)의 과태료(최고 3천만원)가 부과된다. 단돈 1만원짜리 식사를 제공받았다면 3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지역사회를 위해서, 나아가 대한민국의 선진적인 선거문화를 위해서, 또한 우리 아이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을 통해 공동체의 의식함양과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2017-04-03

지역 기업도 생존 위한 국제경쟁력 필요하다

▲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요격 방어할 수 있는 사드 즉, 종말고고도지역방어의 설치와 관련하여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중요한 산업시설의 파괴와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북한이 발사할 다양한 미사일들을 패트리어트미사일 방어체계가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은 넓지 않은 듯하다. 그동안 안보 측면에서 사드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도 중국 내 롯데마트의 영업정지, 한류스타들의 활동 제한은 물론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방한여행상품 판매금지 등에 대해서는 모두 긴장감을 높이는 것 같다. 그만큼 안보문제보다는 경제문제가 더욱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최근 중국의 성장패러다임은 신창타이(新狀態) 즉, 고속성장에서 중저속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무역보호주의에 대응하여 소비 등 내수확대를 통한 내수주도형 성장으로 체질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내 소비기반의 확충,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선결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신뢰도가 높은 한국산 음식료품, 고품질의 한국산 화장품과 뷰티산업,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 롯데마트 등과 같은 선진 영업체계를 갖춘 대형 물류유통체인망 등은 모두 중국 내수기업을 경쟁열위에 빠트리고 이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최대의 주적인 셈이다. 방한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싹쓸이 쇼핑에 따른 막대한 외화유출도 중국 당국의 눈에는 점차 거슬리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아마도 중국내 소비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국식 보호주의가 때마침 제기된 사드문제를 빌미로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탈을 쓰고 표출된 것이 아닐까 싶다.우리는 이 시점에서 과거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중국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까지도 또 다른 사안을 빌미로 우리에게 정치적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과거 중동의 특정지역에서만 원유를 수입하였다가 해당 지역의 일방적인 단가 인상조치나 정세급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부랴부랴 원유수급의 안정화에 나선 적이 있다. 또한 일본에서 주로 소재, 부품 등을 수입하면서 한일간 무역수지 적자 누적은 물론 일본 측의 정치외교적 공세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던 경험으로 인해 소재부품의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국산화의 필요성을 소리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일시적인 편안함에 취해 구슬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았기 때문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중국의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중국의 고도성장에 편승하여 대중국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여온 결과, 우리의 목숨이 걸린 문제까지도 경제적 피해를 염려하며 대응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약점이 되고만 것이다.중국인 단체관광객 급증이 과연 국내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었는지도 되짚어 보아야 한다. 분명히 일시적이나마 전국의 호텔, 관광지, 음식점 등의 매출은 증가하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단체관광객 유치경쟁, 물량 중심의 저가 관광 상품 판매는 국내 관광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을 낮추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 지역기업들도 이번의 사드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대응조치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연구개발과 비즈니스의 성숙도를 높여 흔들림 없는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구비해야 하는 것이다. 즉, 주먹구구식의 물량투입이 아니라 니치시장 등 시장의 표적화 전략, 어떠한 보호무역장벽도 소용없을 고품질추구, 개별 기업의 한계를 보완할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후발국의 캐치 업에 연연하지 않는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기반의 새로운 기술 개발, 경영여건이 급변해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한 유연성을 갖춘 의사결정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2017-03-21

포항 운제산 `내추럴빙` 산림욕장

▲ 정해종포항시의회 부의장 자연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본능을 갖고 있는 우리는 잘 먹고 잘 사는 웰빙(Well-being)을 넘어 이제는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내추럴빙(Natural-being) 시대로 진입했다.대자연이 낳은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초록 명품 숲 길을 걸으며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노라면 무거웠던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진다.이미 독일, 러시아, 일본에서는 산림요법이라는 건강법이 행해지고 있는데 숲속에 들어가서 나무가 발산하는 자연 향기를 마시므로 심신의 안정 효과와 진정 효과로 자연과 함께하는 참 삶을 기대할 수 있다.우리나라도 고령화 가속화로 이미 초고령화 시대로 국민건강증진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으며 시민들의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훌륭한 도구인 산림자원은 이제 휴양뿐 아니라 치유, 교육, 나아가 복지서비스로까지 진화하고 있다.조용한 숲 속을 거닐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평소 읽으려 마음 먹었던 양서를 읽으면서 무한히 자신을 내어주는 자연의 선물인 초록향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재잘재잘 거리는 새소리, 경쾌한 시냇물 소리를 들으면 잠자고 있는 우리 몸의 오감들을 모두 깨어나게 하는 힘을 산림욕이 갖고 있다.우리 포항시에서도 산림휴양시설 확충으로 휴식공간 제공으로 시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자 포항 남구 지역의 관광명소인 운제산에 지난 2014년부터 운제산 산림욕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올해 9월에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지난해 10월 `운제산 문화축제`때 일부 개방된 운제산 산림욕장은 2014년부터 수목류를 식재,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 설치, 주차시설, 관리사무소 등을 완비하고 습지, 생태관찰원, 등산로, 광장 등이 조성돼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올해는 숲속광장, 유아숲 체험원, 수목 및 초화류 추가 식재, 편의시설 추가 확충 등 마무리 및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향후 목공예 체험실 및 숲속광장 운영, 유아숲 체험원 운영, 오어사 둘레길과 연계한 숲길 조성, 각종 문화축제를 포함한 레포츠 행사 유치로 명실상부한 내추럴빙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세계적 산림국인 스웨덴의 숲 비율이 68%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5%가 산과 숲으로 이뤄져 있는 산림국으로 마음만 먹으면 가까이에서 보물 같은 휴식 공간을 만날 수 있다.이제 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너머 치유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산림청에서도 올해까지 전국에 18개의 `치유의 숲`을 만들 계획을 밝혔으며 숲 연구 전문가인 일본 치바 대학 환경건강필드과학센터 박범진 교수는 숲에 가면 암이나 감기 증상이 좋아지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보았다.그는 나무나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보내는 다양한 종류의 피톤치드와 숲의 좋은 환경이 인체의 생리적 화학반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따라서 신림욕은 정신건강에 아주 중요한 요법으로 산림욕을 하면 피톤치드를 흡수할 수 있고 숲 속엔 대도시보다 최고 200배나 맑은 공기와 피를 맑게 하는 음이온이 풍부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맑아지게 하며 혈압을 낮춰 주는 테르펜으로 가득 차 있다.현대인들은 정체불명의 각종 문명병과 생활습관병으로 고생하는데 이를 퇴치할 수 있는 지름길인 포항 운제산 내추럴빙 산림욕장으로 시민 여러분들을 초청한다.

2017-02-22

포항의 웰니스, 양학산에서 답을 찾자!

▲ 백인규포항시의원·자치행정위원장 “하늘이 하늘색 같네….”며칠전 오랜만에 하늘을 올려봤더니 하늘이 내는 고유한 색이 하늘색이 아니라 그저 느낌으로 알고 있는 하늘색이 하늘에 있는 듯 보인다.그만큼 여유 없이 살았다는 이야기다.바쁜 현대인들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허둥지둥 일터로 향한다. 하루 세끼는 먹지만 점심, 저녁, 야참(또는 음주)이 된 지 오래다. 하늘 한 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OECD가 국가별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38개국 중 29위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치고는 너무 초라한 실적이지만 2천100시간이 넘는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을 보면 이해되는 수치이기도 하다.OECD 평균인 1천766시간 보다 400시간 가까이 긴데,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만이 연간 노동시간 2천 시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이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생겼다.잠깐이라도 쉬어야 한다. 그것도 제대로 쉬어야 한다. 기왕 취할 휴식이라면 건강까지 챙겨야 한다. 건강까지 챙기는 휴식이라면 웰니스가 제격이다.웰니스는 웰빙과 건강의 합성어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하며 2천년대 이후 웰빙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등장한 개념이다.신체적인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 등 모든 측면에서 종합적인 건강을 지향하게 되면서 웰빙이라는 개념이 웰니스로 확장된 것이다.삶의 만족도가 높은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을 보면 웰니스를 숲에서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숲이 풍성하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숲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 있다.풀잎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fitontsid)는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 주고 왕성한 대사 과정으로 숲의 공기 뿐만 아니라 바쁜 도심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심신도 향기롭게 정화시켜 준다.심리적 안정감으로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자는 물론이고 건강의 가장 큰 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그야말로 웰니스다. 웰니스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즉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모든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 되어야 하는 만큼,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 생활 습관부터 잘 관리해야 했다.포항 도심에서는 양학산이 웰니스에 제격이다. 양학산은 도심 가까이에 있어 언제든 찾기 쉽고, 산을 오르기도 어렵지 않다. 길도 나무도 숲도 인심도 좋은 곳이다.특히 양학산 등산로는 포항시가 지난 2010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지역특화 숲길 조성으로 노후된 숲길 편의시설이 정비돼 있고 급경사지 및 절개지에는 안전로프와 목재계단 등을 설치해 노약자나 부녀자들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숲길환경이 잘 정비돼 있다.이와 더불어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포항그린웨이 정책에 따른 철도부지 도시숲을 축으로 하는 `생활권 녹색복지서비스` 차원에서 원도심 내에서의 산책, 휴양, 커뮤니티활동 등의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는 소규모 공간도 앞으로 조성돼 더욱 시민들에게 웰빙의 기쁨과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미당 서정주 선생님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하셨는데, 양학산은 도시에서 만나기 힘든 시원한 바람을 찾아 나서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양학동의 웰니스존(wellness-zone)이다.

2017-02-15

하늘길 개통, 우려되는 `세금고통`

▲ 백강훈포항시의원 포항시는 민·관합작으로 포항지역 항공사 설립을 위해 지난해 9월 사업파트너 모집 공고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포항시 소형항공사 설립 파트너로 선정된 동화컨소시엄은 `에어포항`이라는 정식 항공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9월부터 김포와 제주노선을 운행한다고 한다. 포항시는 중·장기적으로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까지 노선을 개설할 계획이다.지난해 항공대란을 겪은 이후, 교통오지인 포항에 하늘길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여러모로 편리할 것이다.포항시민들이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될 경우, 지금은 대구나 부산으로 가서 다시 비행기나 선박으로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포항노선이 생김으로써 포항에서 제주도로 바로 갈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의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서울로 가야 할 경우에도 선택권이 확대된다.뿐만 아니라 국제도시로의 위상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시민들의 교통선택권 확대 및 지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공항과 여객기 취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한 포항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항공사가 설립될 경우, 고용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포항시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과거 우리나라의 항공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의 항공사가 이끌어 갔으나, 지난 2003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가 현재는 6개에 달하고 있다.포항공항이 수요가 충분하고 수익성이 있다면, 이처럼 많은 항공사들 중에 1개라도 포항공항에 취항했을 것이다. 기존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는데는 수요부족 등 이유가 있을 것이다.그리고 기존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아 포항시가 민·관합동으로 설립하고자 하는 소형항공사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첫째, `포항에어`가 취항을 준비 중인 제주공항은 수용능력이 연간 2천600만명이나 `2016년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2천97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의 포화상태인 셈이다.결국 제주공항에 포항에어가 취항한다면 시민들이 요구하는 시간대 슬롯 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항시간대가 좋지 않을 경우 수요가 충족되지 않고 또한 수요부족을 이유로 항공사도 취항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둘째, 흑산도공항은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고 울릉공항은 2022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이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4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다. 특히, 흑산도공항의 경우 입찰가격 문제로 세차례나 유찰되어 당초 예정보다 공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셋째, 김포공항의 경우 대한항공이 하루 2회 운항 중이나, 적자운항으로 인해 연간 10억원의 손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에어의 김포노선 신규 취항으로 인해 기존 항공사에서 운항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수도 있다.필자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 증대를 위해 항공사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전망의 불투명성을 무릅쓰고 항공사에 출자를 진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또 다른 운항손실보조금 지급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소형항공사 설립은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 및 제주 제2공항의 추진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충실히 사업타당성에 대해 검토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또한 저비용항공사들의 노선확장, KTX 증편, 대한항공 운항 재개 등 현실여건이 많이 변화된 현 시점에서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포함하여 공청회 등 시민들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신중히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2017-02-13

내가 문재인이나 박근혜라면

▲ 이대환 작가촛불이 태극기를 태우느냐, 태극기가 촛불을 끄느냐. 이 대결의 무대가 위험한 공공시설처럼 마련돼 있다. 촛불은 태극기를 태울 수 있다. 태극기는 촛불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물리적 현상일 뿐이다.촛불, 태극기. 현재 한국사회에서 두 단어는 정치적 언어, 이념적 언어 그리고 시적(詩的) 언어다. 물리적 언어를 초월해 버렸다.정치적 언어로서 촛불과 태극기는 탄핵정국의 대통령선거운동을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서를 꼬불치고 있다. 그것은 흔히 공작에 가까운 비열을 정의로 포장한다. 여기서 촛불과 태극기는 서로 이기려는 상충의 언어로 변질한다.이념적 언어로서 촛불과 태극기는 좌파와 우파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극단적 투쟁을 상징한다. 여기서 촛불과 태극기는 서로 없애려는 상극의 언어, 상멸(相滅)의 언어로 타락한다.촛불과 태극기는 시적 언어로 들어서야 포근한 봄날의 햇볕같은 언어로 되살아난다. 희망의 메시지도 성립한다. 촛불은 태극기를 밝혀주고 태극기는 촛불을 지켜줘야지 않나? 여기서 `촛불`이란 민주시민사회를 밝혀주는 시민성이고 `태극기`란 헌법정신의 국가를 지켜내는 애국심이다.촛불의 대선 후보가 여럿 나섰다. 태극기의 대선 후보도 여럿 나섰다. 반기문이 그 별명답게 뱀장어처럼 사라진 뒤에는 느닷없이 꼴뚜기들마저 그냥 튀어나오는 형국이다.`좌 촛불, 우 태극기`의 무대는 탄핵심판의 대상으로 미끄러진 박근혜가 설치한 것이지만, 그 무대에서 주인공은 처음부터 계속 문재인이다. 두 인물은 올해 새봄의 가장 문제적 개인인 동시에, 가장 영향력 강한 지도자이다.지도자는 통치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통치의 언어는 물론 문학(시)의 언어가 그러하듯 일상의 언어이다. 그러나 일상의 언어가 시에서는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처럼, 통치의 언어도 리더십에서는 새로운 생명을 얻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지도자로서 큰 결함이다. 이 결함은 국격(國格)마저 떨어뜨리곤 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오바마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문재인은 촛불이 태극기를 태우기 바라는가? 그 상충, 그 상극, 그 상멸의 승리라도 승리만 움켜쥐고 보자는 것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며, 또 아니기를 나는 작가로서 희원한다. 그래서 내가 문재인이라면, 지금 그릇이 큰 리더십의 언어로 말하겠다. 시민들이 암송하고 싶은 시처럼, 이렇게.“촛불은 태극기를 태우지 않습니다. 촛불은 어둠이 와도 태극기를 밝혀줍니다. 이제 우리는 헌재 심판을 차분히 기다립시다. 탄핵을 인용하면 촛불을 투표장 안내하는 꽃길처럼 다시 켭시다. 설령 탄핵을 기각해도 좀 늦춰지는 그날을 기다려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시민적 덕성이 우리 가슴마다 켜놓은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 스스로 믿기 때문입니다.”박근혜는 태극기가 촛불을 꺼버리기 바라는가? 그 상충, 그 상극, 그 상멸의 생존이라도 대통령의 잔임만 움켜쥐고 보자는 것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며, 또 아니기를 나는 작가로서 희원한다. 그래서 내가 박근혜라면, 지금 진실한 통치의 언어로 말하겠다. 시민들이 기억하고 싶은 시처럼, 이렇게.“태극기는 촛불을 끄지 않습니다. 태극기는 촛불을 지켜주는 바람막이입니다. 이제 헌재 심판을 차분히 기다려주십시오. 탄핵을 기각해도 저는 스스로 청와대를 떠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태극기가 촛불을 지켜주고 촛불이 태극기를 빛내주는 그런 나라, 그런 사회로 성숙해야 하고, 저의 용퇴를 우리 국민은 통합의 힘으로 승화할 것이라고, 저는 믿기 때문입니다.”

2017-02-08

영덕,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 이희진 영덕군수고속도로 개통 이후 영덕이 새해 관광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새로운 길을 타고 평일에는 하루 평균 5천대 이상의 차량이, 12월 31일과 1월 1일에는 AI로 해맞이 축제를 취소했음에도 3만5천대가 영덕을 찾았다. 강구항 영덕대게거리는 전년대비 30% 정도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 물류비용이 절감돼 수도권 공판장에서 영덕의 농가를 찾아 직접 출하를 제안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부랴부랴 톨게이트 요금정산소를 증설했고 공무원, 경찰, 봉사단체로 구성한 교통대응팀이 곳곳에서 주말 교통근무를 서고 있다.정신없이 분주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영덕은 영덕대게·영덕송이·블루로드·해수욕장과 같은 천혜의 자연자원이 풍부한 관광휴양지고, 전국 최초의 유소년축구 특구 도시로서의 스포츠 마케팅도 한몫을 한다. 스포츠·관광분야가 경제성장의 동력인 만큼 고속도로가 열어주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기회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앞으로 1~2년이 영덕군 성장의 골든타임이다.다시 오고 싶은 영덕, 머물고 싶은 영덕을 만들기 위한 핵심은 지역사회의 의식이다. 의식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회의 품격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품격이란 바로 내 가족처럼 대하는 친절함, 정직한 상거래 윤리, 정갈한 삶의 공간, 시가지 교통질서, 청렴한 공직사회이다. 사람의 발길을 끄는 매력일 뿐만 아니라 주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방문객을 감동시킨다. 관광객은 보통 유명 특산물, 아름다운 자연경관, 화려한 관광시설에 끌리지만,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광특수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군민도 이 사실을 인식하고 `관광영덕 실천 결의대회`, `범군민 손님맞이 참여운동`을 벌이며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이에 공직자들도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정책개발과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얼마 전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 영덕군은 미래전략담당과 건축디자인담당을 신설해 성장동력 개발과 유기적인 도시경관 조성에 힘을 쏟으며 큰 그림을 그려갈 계획이다.고속도로를 매개로 주변 시군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도 구축해야 한다. 길은 소통을, 소통은 변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가깝게는 청송·영양·안동·상주, 멀리는 수도권·충청권과 사람·물자가 교류하고 문화·제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연초에 영덕군은 상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행정·문화·경제 등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다짐했다. 서로 장점을 배가하고 약점을 보완하면 분명히 상생의 길이 펼쳐질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시군과 동반자 관계를 만들면서 발전의 계기로 삼아 가겠다.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모든 지역이 고속도로 개통의 혜택을 받도록 안배하고 피해를 보는 군민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현재 강구대게거리에 집중되는 관광특수가 축산항, 고래불·대진·장사 해변, 내륙으로 분산되도록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그리고 많은 농민이 그동안 34번 국도에서 영덕의 특산물인 복숭아를 판매했다. 농산물 판로 개척은 절대 쉽지 않다. 농민들은 스스로 판매장을 만들어 영덕 복숭아를 널리 홍보하며 생계를 꾸렸는데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에서는 단기적으로 영덕 IC 부근에 부지를 마련해 복숭아 판매장을 설치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농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하려고 추진 중이다.올 연말에는 동해중부선 철도가 개통할 예정으로 영덕은 시간이 지날수록 동해안 교통의 요지로 거듭나고 있다. 활기차게 변한 영덕의 오늘에 환호하고 내일을 향한 군민의 기대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순간을 경영하는 자로서 막중한 책임도 깊이 느낀다. 민선 6기 초부터 강조한 소통에 집중해 계속해서 군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문가 집단, 공직사회와 토론하며 더욱 나은 정책으로 영덕의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겠다.

2017-01-31

영일만항의 국가정책 부재와 앞으로의 과제

▲ 안병국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위원장정부는 2016년 9월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을 발표했다. 항만기본계획은 항만법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립하는 항만 관련 최상위 국가계획으로서 전국 30개 무역항과 29개 연안항의 중장기 육성 및 항만별 개발계획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 항만개발과 운영의 기준이다.주요 수정계획은 부산항을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 허브`, 광양항은 `국내 최대 산업클러스터 항만`, 인천항은 `수도권 종합 물류 관문`, 울산항은 `동북아 액체 물류중심항만`으로 육성해 특화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국가항만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영일만항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고 영일만항을 미래 항만기본계획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선사 및 화주기업의 항만 선택 결정요인과 항만 물동량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항만 인근 지역의 GRDP(지역내 총생산)이며, 방파제 등 항만 부두시설이나 창고와 같은 하드웨어(수심, 시설능력) 및 소프트웨어(하역능력)와 같은 인프라의 구비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영일만항의 조기 활성화는 항만 배후 단지 조성 및 항만 인프라 확충의 시기 단축에 달려 있다. 영일만항의 정체성 확립과 이를 위한 마스터플랜의 수립이 시급하며 선사 및 화주기업의 유인전략, 항만 운영의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방안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또한 대구경북지역 중심 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 항만 배후 단지, 항만 배후 연계 수송망과 같은 핵심 항만 인프라의 조기 확충과 냉동·냉장시설 등 부대시설의 마련, 경제 자유 구역의 조기준공을 앞당겨야 한다. 선사 및 화주 기업의 항만 선택 유인을 위해 맞춤형 홍보 및 서비스의 제공, 벌크화물의 컨테이너화 추진, 서비스 산업 및 외국인기업의 지속 유치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영일만항의 기반 확충을 위해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의 조기 완료와 올 연말에 완공하는 항만 연결 철도(9.2km)는 영일만항 개발 성공의 기본요소가 될 것이다.국제여객부두 건설 사업은 5만 t 급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어야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하고 크루즈선(관광유람선)을 유치할 수 있다.또한 연안 크루즈 항로 구상과 2020년까지 부두시설 16개 선석 확충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영일만항은 극동 러시아지역 항만까지의 해상거리가 부산항보다 100km나 가까운 데다가, 일본 서해안과의 거리도 더 가깝다. 또한 중국 동북3성이 북한의 나진 선봉항을 이용할 경우에도 영일만이 지리적 비교우위를 갖는 만큼 기회를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정부의 항만정책을 살펴보면 영일만항의 컨테이너항으로서의 비전은 찾기 힘들다.이렇듯 영일만항은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컨테이너항으로 지역 물동량 유치는 물론 중국의 동북3성, 러시아 연해주 및 일본 서해안지역의 적극적인 항만 육성 정책의 추진 등으로 환동해권 중심항만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하면서도 정부 정책에서 배제돼 있다.영일만항은 포항은 물론 대구경북의 지역 경제 성장과도 직결된다. 포항시와 경상북도는 국내외 포트 세일즈 외에도 기업 유치 등을 통한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실무적인 노력과 함께 학술연구도 뒤따른다면 국가 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일만항의 발전 가능성과 정책 반영에 대한 시민들과 지역 학술 단체, 포항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이 지속적으로 중앙 정부에 건의해야 할 것이다.

2017-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