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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박물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등록일 2017-07-04 02:01 게재일 2017-07-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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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환포항원로회 사무총장
얼마 전 경북매일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읽고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 며칠을 혼자 속을 앓다가 이 글을 쓴다. 국내 최초의 위치를 인정받고 있는 경보화석박물관이 폐관됐다는 소식과 함께 필자도 잘 아는 강해중 관장이 20여 년간 운영하던 화석박물관을 경영이 어려워 문을 닫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자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록 개인이 만든 박물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화석들을 사재를 들여 모아 문을 연 지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역에서는 그분의 헌신과 숨은 공로마저 잊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쉽게 잊혀져가고 있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한 얼굴이기도 했던 이 박물관은 다양한 화석과 전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들여온 2천500여 점의 화석들이 있어 그간 많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시대별, 지역별, 그리고 특징적으로 잘 분류되어 교육적 가치의 탁월함을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하는 화석박물관으로서 아무데서나 볼 수 없어 진기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충분히 있는 박물관이었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형태의 박물관이 수도 없이 많지만 화석을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러한 가치 있고 희소성과 역사성을 갖춘 훌륭한 박물관이야말로 길이 보존해 후손에 물려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시가 환동해 중심도시로 부상하면서 환동해 북방루트의 거점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해양문화 인프라인 환동해 문명사박물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동해안의 과거, 미래를 보여주는 박물관 건립 관련 용역을 발주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은 바 있다.

우리 지역의 박물관 건립에 대한 제의는 이미 오래 전에 제기돼 아직까지 진행돼 왔다.

2006년 12월 포항시 신청사의 이전으로 텅빈 도심에 남게 된 덕수동 옛 청사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포항역사박물관`을 건립해 지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오피니언 리더의 의견도 있었다. 또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민속박물관이나 소규모 지역문화유산을 모아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자는 견해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역사는 보존돼야 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며 시민 스스로가 만들어야 더 빛나고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로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이 구미, 안동, 경주에 비해 문화적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는 판에 문화적이나 역사적으로 소중한 화석박물관마저 사라진다면 이 또한 지역의 손실이요, 오래 남을 시민들의 부끄러움일 것이다.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박물관 건립에 화석박물관도 함께 포함돼야 한다.

환동해 거점도시로 거듭나는 포항이 우리 지역 화석과 세계 화석들을 함께 볼 수 있는 화석박물관의 존재로 인해 역사적 의의가 사뭇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문명사박물관도 좋고 자연사박물관, 역사박물관도 좋지만 기왕 한 개인이 공들여 수집한 수많은 화석들이 뿔뿔이 흩어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으로 가서는 안 될 일이다. 옛 중앙초등학교 자리에 포항의 역사가 시작되는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도심재생의 실마리가 되고 포항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다.

지역이나 나라의 기본은 역사가 말해준다. 지역에 박물관다운 박물관은 후세대에 물려줄 확실한 유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다.

포항이 해양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환동해박물관 건립에는 시민 모두의 공감이 필요하며 박물관 내에 전용화석박물관도 함께 건립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영원히 변치 않을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화석 박물관이 우리 지역에 있어야 할 것이다. 해양문화관광의 첫 시발점이 역사박물관이라는 관점에서 화석박물관은 훌륭한 관광인프라가 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20여 년간 운영돼 온 경보화석박물관이 우리 지역에 남아 있도록 포항시와 시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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