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주일의 일정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를 다녀왔다. 한반도의 35배나 되고 정반대의 기후를 가진 호주를 일주일의 일정으로는 깊이 있게 챙겨보는 것은 애당초 바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여러 명소를 본 것과 함께 참으로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에 등재된 블루마운틴 호주 국립공원 관광이 아니었나 싶다.
자주 매스컴에 등장하여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는 에코우 포인트와 1천400여 년 동안이나 살았던 원주민들의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한 세자매봉은 자연의 위대함이 담긴 가히 장관으로 불릴 광경이었다.
이처럼 완벽한 원시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그 이면에 주목할 만한 원칙과 불문율이 있었으니, 그것은 호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우드 데크나 협곡 이동용 케이블 웨이 정도의 최소한의 배려를 제외하면 가능한 한 철저히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대원칙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지만 신은 자연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실감케 하는 광경들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어리석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한, 이 우직한 자연보존의 원칙은 바로 우리가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정책이자 교훈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포항시 효자주택 단지계획의 기본도 의외로 간단하다. `가능한 한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는 Master plan을 만들어라. 자연 그대로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것이 핵심이다.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반영한 주거단지 계획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택단지를 만든 것이다.
경상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에서는 2017년 초 도청 신도시본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새해 업무보고가 있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여 신속히 이주민 정주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총론적 방향과 함께 각론적 몇몇 사안의 업무도 병행하여 보고를 받았다.
도청신도시 남동쪽에 위치한 호민지를 수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자연과 함께 하는 휴식과 교류의 장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으로 예산은 95억 원이었다. 또 다른 사업으로 신도청에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으로 도청신도시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 등 주변의 문화자산과 연계한 풍산평야에서 낙동강, 광석산, 내성산을 연결하는 총 7개 코스 84Km의 둘레길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내용으로 예산은 30억 원이다.
그리고 신청사를 중심으로 녹지, 도시물순환, 아름다운 경관, 경북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수변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신도시 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안으로 사업비는 6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상 각 사업예산의 총예산은 186억 원 정도로 국비 50%를 감안하더라도 순수 도비만 93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유념해야 할 사안으로 도청건립 부지요건의 최대 강점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것을 각별히 강조하고자 한다.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이미 확인되고 검증된 동서고금 불편의 진리와도 같다는 것을 명심하여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설계 과정에서부터 잘 반영하여 최대한 자연에 근접한 모습을 도민들에게 선물하겠다는 대원칙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기대해 본다. 공사주관부서의 확고한 의지와 진행과정을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