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도지사 특별기고<bR>경북 신도청시대에 부쳐
경북도청이 축복과 기대 속에 경북도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되고 관할구역 문제가 대두된 지 3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었다. 이전지 결정에서부터 이전에 이르기까지 대화합의 에너지를 모아주신 도민들께 감사드린다.
우리 경북은 20세기 조국 근대화의 산실이었다. 1966년 경북도청이 포정동에서 산격동으로 이전하던 해, 1인당 국민소득은 131달러에 불과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우리나라는 3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며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기적 같은 성공신화의 과정에서 경북은 당당한 주역이었다. 수출입국의 생생한 현장인 포항 철강공단과 구미 전자공단, 희망의 녹색 깃발 새마을운동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
정신 부문은 더 굉장하다. 신라 화랑정신에서 조선 선비정신으로 이어져 온 경북인의 정신은 일제강점과 해방, 분단과 전쟁, 폐허와 가난극복을 거치며 나라가 어렵고 백성이 힘들어할 때마다 구국과 호국의 횃불로 찬란하게 타올랐다.
경북도청은 이처럼 엄청난 역사를 안고 있는 경북의 상징이며, 경북도민의 자존이다. 그래서 도청 이전은 단순하게 청사를 옮겨가는 차원이 아니라 경북의 역사와 문화, 경북인의 정신과 혼이 함께 가는 역사적 과업인 것이다.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건물 하나라도 경북의 정신적 가치를 담기 위해 신청사를 기와지붕의 한옥으로 지었고 전통건축 양식에 따라 배치했다.
도청 이전은 낙후되어 있던 북부권역에 새로운 개발축을 만듦으로써 기존의 포항, 구미, 대구에 더하여 사륜구동의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게 될 것으로 본다.
국가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도청 신청사는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와 동일 위도상에 위치하고 있다. 국토의 허리 부위에 동서발전축을 만들고 이를 통해 미래에도 경북이 역사의 중심에서 국가발전을 이끌어 갈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도청 이전이 촉발시킨 시너지 효과는 시간을 두고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리라 예상한다. 당장 기대되는 것은 100만 동해안 주민들의 숙원인 바다시대를 크게 앞당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신도청시대의 개막과 함께 동해안 발전전략의 컨트롤 타워가 될 동해안발전본부의 이전지가 결정이 되었다. 동해안발전본부가 바다 가까이 현장으로 옮겨가게 된 것은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자, 환동해 바다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핵심 인프라가 될 동해안고속도로와 동해중남부선 철도를 조기에 완공하고 영일만항 확장, 울릉공항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포항~안동 국도 확장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양관광, 신산업 육성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포항 두호와 울진 후포를 잇는 `마리나 루트`를 개발해 해양관광을 육성하고 원자력 클러스터와 3대 가속기 클러스터,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통해서 신산업 벨트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신도청시대가 열렸다. 뜨거운 용광로가 쇠를 녹여 선철을 만들 듯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자랑스러운 경북의 새 역사를 만들자. 그래서 우리 경북을 정신문화가 꽃피는 역사적인 현장으로, 경북 전체가 동반 성장하고 재도약하는 전환점으로 만들자. 백년대계의 새로운 꿈을 향한 경북의 대장정에 도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동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