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축제가 한창이다.
원래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祝(즐기고)祭(의식을 행하다)란 의미인데 요즘은 과연 축제의 춘추전국시대에 와 있는 듯하다.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축제를 만들어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일석이조`의 목적으로 곤충축제, 한방축제 , 구석기축제 등 이름조차 생소한 축제를 포함, 전국적으로 1천여개의 축제가 연중 열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역홍보효과와 경제적 실리를 따지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축제가 이들 축제 가운데 몇 곳이나 될까?
예산만 낭비하고 정작 지역민에게는 갈수록 외면받는 그런 축제는 없는가?
다행히 우리지역 대표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4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지역민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의 경우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축제기간 중 포항을 방문했다니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고생을 한 공무원과 경찰, 군인,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불빛축제의 시작이 포스코 지역협력사업으로 기획되어 출발한 것을 아는 지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올해도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포스코에서 예년과 같이 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이 지원금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포스코 안팎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지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이제 이런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축제를 좀 더 축제답게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대안은 없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때다. 축제의 최초 도입기안자로서 경제적 면에서 개선점은 없는가 하는 시각에서 평소 느낀 몇까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축제 개최시기이다. 처음 축제가 계획되었을 때는 포항시민의 날(6월 12일)에 열리는 것으로 기획됐는데 언제부터 한 여름 7월말로 변경됐는데 이 기간은 해무가 끼거나 태풍이 오는 시기로 최근 몇년 동안도 날씨의 비협조(?)로 축제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
또 경제효과에 있어서도 이 기간은 숙박업소, 음식점이 해수욕객으로 축제와 관계없이도 만원이기 때문에 축제를 피서 비수기에 열어 지역경제에 더 기여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둘째 교통문제인데 포항시와 자매도시인 미국 서부 피츠버그시에서는 매년 유명한 바다음식(씨푸드) 축제를 한다. 인구 5만명의 조그만 도시에 축제기간 중에는 50만명이 찾는다. 깜짝 놀랄 것은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들이 직접 차를 몰고와도 교통 흐름이 원활하다는 것. 시외곽에 마련된 대형주차장에 주차하고 축제장까지 셔틀을 운행한다. 필수차량 외에는 도심운행을 통제하는데 시민 모두가 적극 협조적이다.
셋째 축제 프로그램의 변화다. 10년이상 비슷한 진행방식으로 포항시민은 식상해 하고 있다. 운영시스템에도 개선이 절실하다. 축제가 임박해서야 축제위원회가 구성되고 비상임으로 본업과 겸무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고 시의 보조금을 위탁 운영되는 시스템으로는 탁월한 축제기획에 한계가 있다. 안동 국제탈춤축제를 비롯 화천 산천어축제, 보령 머드축제 등 성공한 축제들이 대부분 축제기획단계부터 민간주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내년 축제부터는 전면적인 개편을 목표로, 시민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askforce)를 구성해 올해 축제 평가회에서부터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포항을 널리 알리면서도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축제`를 내년에는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