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중앙상가는 지난 2007년 포항시가 차(車) 없는 거리 조성을 시작한 이후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주변 환경이 점차 개선돼 지금은 차 없는 거리는 물론 주말이나 퇴근시간 이후 많은 사람이 찾는 포항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몰려들고, 젊은이들의 활기가 넘치는가 하면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는 등 곳곳에 공연이 열리면서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 시내를 달리는 시내버스들은 이곳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이 없을 정도로 교통의 중심지이며 오거리에서부터 육거리까지 항상 많은 사람이 오간다. 이처럼 유동인구가 많고 활성화된 지역이지만 지속적인 거리 환경 유지와 각 업종 업주들의 서비스 개선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포항은 10여년 전 대형백화점이 입점하고 현재까지 모든 상가들이 엄청난 매출감소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 포항만의 일이 아니다. 기존의 전통시장과 영세 중·소상인에 대한 보호 대책도 없이 유통시장의 개방으로부터 국내 유통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의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전국적으로 수백 개가 넘는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이 중·소도시의 지역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네골목까지 대형마트와 SSM을 진출시킴으로써 골목상권을 유지해 온 지역의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제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의 희생을 통해 급성장한 대기업이 상생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기업과 중·소상인이 상생 발전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당연한 시대적 과제일 것이다. 이에 중앙상가는 단순히 대기업의 상생발전 방안 모색을 요구하거나 진출반대를 외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나가기 위한 자구책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중앙상가를 단순한 상업지역에서 벗어나 도심 속에서 문화를 통해 힐링지역으로 변모시킨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빙(Well-Being)의 바람이 거셌지만, 최근에는 힐링(Healing)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힐링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잘 살자는 의미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힐링을 포항의 최고 도심에서 느껴보는 것도 새롭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부평깡통야시장은 지난해 10월29일 전국 최초로 개장 후 평일 하루 평균 2천~3천명, 주말에는 5천~7천명의 방문객이 찾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의 성공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야시장 주변의 상가도 덩달아 매출 상승효과로 시장 주변 전체 상권이 활성화돼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앙상가도 실개천을 중심으로 야시장을 개장하고자 준비한다. 구도심을 더욱더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과 문화가 함께하는 어울림 광장을 구상해본다. 도로가 차량 중심이 아닌 보행자 중심으로 구성된 중앙상가의 경우,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형성된 포항의 중심 상권을 그대로 활용해 관광자원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스토리텔링화해서 중앙상가만의 것으로 만들어간다면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쇼핑거리가 있는 명소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중앙상가는 풍부한 자원이 있다. 인근에 동해안 최대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이 있고, 포항의 모든 관광명소를 연결하는 포항시티투어가 중앙상가 입구에서 출발한다. 게다가 젊은 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중앙상가를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이곳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포항중앙상가는 문화예술이 넘치는 도심 속의 힐링 명소가 될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이강덕 포항시장은 후보시절 중앙상가를 찾아 “앞으로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도시 내 새로운 문화와 상권, 주거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도심재생”을 약속했다. 신임시장의 공약에 많은 포항시민과 상인들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