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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패러독스

등록일 2015-03-24 02:01 게재일 2015-03-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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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삼경북동부경영자협회 상임부회장
중소기업은 근로자가 없다하고 구직자는 일자리가 없다하는 현재 한국의 `일자리 패러독스`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패러독스 현상의 이면에는 소위 `눈높이` 차이라는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눈높이`가 단순 임금의 문제로만 치부되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직장인들의 이직 선택의 1순위가 임금에서 업무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패러독스 경영철학은 반도체 분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도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핵심 전략이었다.

패러독스 경영이란 기존의 관행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발상을 전환하거나 생각을 뒤집어 하나의 체계 내에서 모순적인 요소들이 공존하면서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순한 모순이라 방치하지 않고 모순을 극복하고 전략으로 활용하는 패러독스의 경영철학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치에 적용해 봄직 하다.

현재 우리는 일자리 패러독스, 그 원인인 눈높이, 그로인한 일자리미스매치까지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정면 돌파 할 수 없다고 하여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고용률 70%로드맵을 제시하였고 여기에서 우리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라는 기업의 직무와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 한 것을 의미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직무의 수준체계를 산업현장 직무의 수준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현장 - 교육훈련·자격`과 연계해 경력개발경로 모형과 평생학습능력 성취 단계를 제시했으며 자격의 수준체계 구성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구직자들이 단순히 임금의 문제로만으로 `눈높이`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인이 가진 능력과 업무 연계성,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 본인의 성장가능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인사체계 및 근로자의 비전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이를 만족시켜 줄만한 대안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SC를 통해서 표준화하고 능력개발모형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근로자 스스로가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계획함으로써 보다 발전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직무체계가 단순 비전제시에만 그치지 않고 자격취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눈높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창조경제에 걸맞은 획기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NCS를 도입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NCS가 직무급제를 조장한다라는 비판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연공급제가 구시대적이고 직무급제가 시대상황에 맞춘 적합한 제도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제도나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단, NCS가 직무급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패러독스적인 시각에서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본다면, 기업이 마음대로 직무가치를 정하고 자의적으로 임금 등급을 매긴다면 공정하고 보편타당한 직무급이나 직능급이 성립할 수 없다. 이를 국가차원에서 NCS가 바로잡고 기준을 정하고 있다면 직무급제가 가진 맹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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