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항은 1949년 시 승격 이후로 2000년대 이르기까지 국제항 개항, 해병대 주둔, 그리고 포스코의 건설과 철강공단의 조성으로 내리막 없는 급속성장의 길만을 걸어왔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경북 최대의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반세기 동안 누구도 포항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포항을 둘러싼 냉정한 현실은 더 이상 지속성장하지 못하는 정체된 지표들로 가득하다. 철강산업의 세계경쟁력 약화, 단일산업 구조, 높아지는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욕구에 대한 대응속도, 가속화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등 지역에 산재한 도시문제들은 포항이 고도성장의 길에서 세계적인 기조와 같이 저성장 문턱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 또한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은 포항시의 산학연 리더들이 혁신적 협력관계를 구축, 지역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APGC(포스텍 동문 기업협의체)는 포항에 연구소를 개소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국 최초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 포스텍 등 산학연의 뛰어난 인재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지역경제인의 역할과 목표는 창조도시 포항 건설의 시정목표와 일치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포스코를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 육성, 창업활성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 등을 통해 급변하는 외부효과에 흔들림 없는 경제구조 정립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침체에 빠진 포항을 재도약 시키는 것이 우리 지역 경제인들의 역할이자 사명일 것이다.
이강덕 시장의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역점시책으로 정한 포항시는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육성, 시민행복추진 등 4대 전략을 선정,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 포항시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나온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방향이자 과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창조도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음을 느낀다. 본인은 역설적으로 창조도시 포항은 새로운 가치도 새로운 미래비전도 새로운 사업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의미도, 기존의 사업을 접어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도 아닐 것이다.
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강점을 살리고, 기존의 사업들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미해 `포항만의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강덕 시장이 이야기하는 창조도시가 아닐까?
비단 이강덕 시장뿐만 아니라 포항시의 책임 있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포항이 당면한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될 도시의 위기에 대한 고민은 이미 논의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의식들과 변화에 대한 여망이 임계점에 도달한 결과, 창조도시 포항이라는 목표로 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3년간 포항 상공인을 대표하는 상의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포항의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고 상공인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돌이켜보면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더 눈에 띈다.
창조도시 포항, 영일만의 신화를 넘어 창조경제의 메카가 될 포항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본인은 상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포항과 지역경제 발전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 지역경제인들은 포항 발전의 중심에 있어온 포항의 긍지이자 자랑이며, 그 위상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당면한 포항의 어려움 속에 지역경제인들이 하나 되어 지속발전 가능한 창조도시 포항 건설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