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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있게 한 것은 도서관이었다

등록일 2015-04-07 02:01 게재일 2015-04-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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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한<bR />포항시평생학습원장
▲ 황병한 포항시평생학습원장
살고 있는 집옆에 동네 도서관이 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도서관을 내 집 안방 드나들 듯 편안하게 이용하는 도시, 단순히 책을 빌리고 시험공부를 하는 독서실 같은 도서관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고, 의욕과 호기심이 넘치는 시민들이 지식을 탐구하는, 나아가 미래를 꿈꾸는 도시.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별로 36개의 작은도서관을 운영 중인 포항시의 모습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36개의 작은도서관과 함께 대잠도서관과 영암도서관, 오천도서관, 동해석곡도서관, 어린이영어도서관 등 5개의 시립도서관도 운영 중이며 드디어 오는 7월 29일 준공예정인 연면적 9천812㎡ 도내 최고의 포은중앙도서관이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에 있어 명실상부한 전국최고의 도서관도시이다.

도서관 인프라만큼 포항시민들의 독서 열기도 타 지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는 60여만 권에 이르러 한곳 평균 1만6천권을 보유하고 있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시민은 25만5천여 명에 이르며, 대출도서 20만여 권에 작은도서관이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만 1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포항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서관 운영과 이용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동안 도서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비롯한 각종 문화강좌, 유아와 엄마를 대상으로 한 독서문화운동인 `북스타트21`을 비롯해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구연 교실, 청소년을 위한 독서 강좌 등 재능기부 활동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덕분이다.

이렇듯 도서관이 지역의 사랑방 역할로 인기를 모으면서 지속적인 도서 확보와 도서관 관리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기게 됐다. 이에 따라 포항시에서는 우선 금년말까지 시민이 참여하는 도서기증운동과 향토자료수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도서 확보의 경우 규모가 큰 시립도서관과의 통합대출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범시민 `도서기증운동`을 전개하여 집집마다 책장에 꽂힌 읽은 책들을 서로 나눠 읽자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번에 마무리 공사 중인 포은중앙 도서관에 향토자료코너를 신설하여 `향토사료 수집운동`을 계획하고 있어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소중한 향토사료를 모아 먼훗날 다음세대에게 포항사랑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사료를 집중 관리하여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 짓는 덩치 큰 도서관을 운영함에 있어 부족한 도서와 향토사료는 이렇게 해결해 나가면서 도서관 관리는 주민들의 손을 활용할 생각이다. 좋은 책을 추천하거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을 사서를 채용하기란 쉽지가 않다. 독서모임 등을 통해 참여자들의 재능기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옛날의 도서관은 왕족을 비롯한 권세가들에게만 개방되던 제한된 장소였지만, 오늘날의 도서관은 특정계층의 독점물이 아닌 일반대중을 위한 공공재가 되었다. 포항시는 53만 시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문화 커뮤니티의 장(場)으로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이 진화하면 시민의식이 발전하고, 성숙한 시민은 미래를 밝히는 촛불이 된다.`는 말처럼 포항시의 도서관은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

이제 올 하반기에 `포은중앙도서관`이 정상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과 함께 주민이 소통하고 힐링 하는 지식문화의 장이 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빌 게이츠보다, 더 유능한 인재가 우리 도서관을 통해서 배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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