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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가야 축제가 남긴 것

김 종 호 / 제2사회부올해로 7회째를 맞은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가 지난 10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고령군 전 공직자와 군민들이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았다. 이처럼 고령군민 전체가 매달리다시피 하며 축제를 치러낸 의미를 되짚어보게 된다. 각자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큰 범주에서 문화관광의 비전을 높이고 고령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다.최근 고령을 경유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이 확정되면서 새로운 철도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교통 요충지로서 고령의 관광 비전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축제의 공과를 점검하고 축제를 통한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이번 축제 테마인 `대가야의 탐구생활`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파격성, 자극성, 미스테리성, 과감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 식당의 청결, 위생 문제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시체험프로그램 또한 준비기간 부족으로 일부 시설 등 준비가 미비해 상시프로그램의 흔적이 없었다. 특히 축제의 메인인 역사재현극`애기 금동관의 비밀`은 스토리가 짧고 완성도가 떨어졌다. 무대의상이나 무대설정도 허술했다. 짧은 전반부에 비해 긴 후반부는 무술퍼포먼스로 일관하며 억지로 박수만 유도했다.반면 성공적인 부분도 많았다. 농·특산물 부스가 회를 거듭하면서 안착돼 활기가 넘쳤고 또 매운당 이조년 선생 추모 전국백일장을 테마파크로 배치한 것도 주효했다. 상시체험프로그램과 연계돼 관광객의 동선이 테마파크 끝에 위치한 임종체험장까지 파급돼 전년도와 비교됐다. 테마파크와 펜션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홍보됐다. 연잎밥 같은 특색있는 사찰음식부스도 호응을 얻었다.고령에는 `대가야`라는 보물이 있다. 보령 머드(진흙)도 생활주변에 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몰랐다. 생각의 차이점을 조금만 조정하면 경쟁력있는 축제가 될 수 있다. 대가야 축제가 지역 문화관광의 비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령/jhk@kbmaeil.com

2011-04-14

나무 보다 숲을 보아야

심한식제2사회부지난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산시 사무관의 유서 내용을 놓고 정치권이 진실공방을 벌이며 소용돌이에 휩싸인 사태를 바라보는 경산시민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유서에 실명이 거론된 인사들이 유서의 내용을 부인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는 행태는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지역정가를 더욱 요동치게 하고 있다.공개된 유서 내용과 관련해 특정 정당의 음모론이란 주장도 제기됐고 실명이 거론된 시의원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유서의 기획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치단체장 역시 그동안 불편했던 심기를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려준 격`이라고 사석에서 표출하는 등 점입가경이다.보통 사람들이 흔이 다른 사람의 소원이나 간청에 대해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산 사람 소원 못 들어 주겠나”라며 선심을 베푸는 척하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본다.대개 죽음을 앞둔 사람은 자신의 유언이나 유언장에 진솔함을 담고 마지막을 정리하며 회한을 남기지 않으려 하고 후손이나 지인들도 그 무게감을 느끼기에 망자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최선을 다하며 그 내용을 다른 의도로 이용하지 않는다.하지만, 수차례에 걸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무관의 유서는 각기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대를 잃어버린 방어로 지역민심을 양분하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권력을 잡고, 권력을 유지하고, 상대방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이 허용되는 정치권이라지만 지금의 사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전초전의 양상을 띠는 것은 곤란하다.`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격언처럼 시간이 지나가면 역사는 사실을 기록한다.내일보다는 지금의 이익을 위해,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지역의 민심과 여론이 양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지도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비록 총칼이 난무하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용장보다 덕장이 승리한다는 필연의 공식을 지도자들은 다시 생각해 주길 바란다. 나무만 바라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는 혜안을 기대한다.경산/shs1127@kbmaeil.com

2011-04-13

울릉군 공무원이 많다고?

김두한제2사회부시·군 통합이 거론될 때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이 공무원 수가 도시지자체는 너무 적고 농촌지자체는 너무 많아 비효율적이라 주장이 제기된다. 또한 비교 대상이 거의 대부분 울릉군, 영양군 등 경북지방 지자체들로 마치 경상도 농어촌지역공무원들은 놀고 월급 받는 것처럼 비친다. 울릉군의 경우 공무원 수는 현재 357명으로 주민 1만1천여 명에 비하면 평균 30명을 담당하고 있어 전국 평균 200여명보다 크게 적다. 인구 대비 공무원 수가 많은 인천시 부평구의 경우 주민 1천명 당 1.5명이다. 이에 비해 전국에서 인구 대비 공무원이 가장 많은 울릉군 30명, 영양군 24명으로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울릉군의 경우 도서낙도 섬지역의 특수성으로 해양, 수산, 산림, 농업, 공업, 항공, 육, 해상교통, 영토 지키기 등에 행정력이 미치고 있다. 따라서 육지 다른 지자체보다 훨씬 많은 행정력이 필요한 지역이다. 특히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신비한 기암괴석을 보유한 대한민국 국보급 섬으로 이를 보전하기 위한 인력은 타지역에 비할 바 못된다. 울릉군은 군행정과는 전혀 상관없이 독도영유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설치된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20여명, 유일한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 10여명 등 정부가 관리해야하는 공무원이 포함돼 있다. 또한 민간 의료기관이 없어 울릉군이 직접 운영하는 병원인 울릉군보건의료원 인력 60여명을 포함해 150여명 이상은 주민행정서비스와 거의 무관한 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올해 울릉도에 머문 관광객이 150만 명 정도. 이들이 숙, 식 하는 업소 등 위생업소, 관련업소에 대한 청호 객, 위생, 탈, 불법 감시, 감독과 낙후된 도서 개발 등 실제 군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할 인력은 100여명이 채 안 된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울릉군은 민족의 섬 독도, 대한민국의 보배인 천혜의 자연경관 보존, 도서낙도 주민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울릉군보건의료원의 의료 인력 확충하는 등 공무원을 오히려 더 늘려야 한다.

2009-10-06

본질 왜곡되는 체육부대 특혜논란 이제 그만

최근 3천400억원짜리 국군체육부대 공사 기공식을 성대하게 열면서 축제 분위기여야 할 문경시가 체육부대 때문에 연일 시끄럽다. 문경시가 국군체육부대 유치 대가로 약속한 비공개지원협약이 본지(8월27일자 1면보도) 등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후다. 순수 예산만도 무려 100억원 이상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돼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문경시의 형편을 감안하면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리적인 장점, 훌륭한 훈련 여건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아 유치된 것으로 믿고 있는 문경시민들은 국군체육부대 유치를 위해 너무 큰 댓가를 치렀다며 다소 실망한 듯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폐광이후 쇠퇴해가고 있는 문경발전을 위해서는 체육부대를 유치하는 것이 큰 당면과제였고 자치단체간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시 등 유인책을 사용한 것은 타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문경시가 타 자치단체와 경쟁을 벌이다 보니 무리가 따랐고 체육부대는 자치단체의 이러한 약점(?)을 파악하고 이전을 빌미로 자기네들의 실속을 차리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당시 경쟁을 벌였던 타 자치단체 역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유치공세는 당시 현실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치열한 경쟁 끝에 문경시가 유치한 것은 잘된 일이고 지역의 큰 경사다. 하지만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에서 보도한 국군체육부대 지원협약 문제의 본질이 문경시와 지역의 일부 정치세력 등에 왜곡돼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일부 정치세력은 내년 시장선거를 겨냥해 신 시장의 국군체육부대 유치 업적을 단순히 `퍼주기`로 유치한 것일 뿐 의회도 속이고 시민도 속인 밀실협약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이에 신 시장은 동사무소를 돌며 주민 설명회를 개최해 문경시의회와 투명하게 추진해 별문제 없다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일부 문경시의원들은 예산이 수반되는 이번 협약은 의회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따지고 나서는 등 시의회와 시장 간에 알력도 생기고 있다. 한 시민은 “주민들이 특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다시 체육부대 측과 재검토를 해보겠다든지 지역건설업체도 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체육부대 측의 협조 약속을 추가로 받아내겠다든지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고 내년 시장 선거에만 초점을 맞춘 정치공세에 급급하다”며 “이런 꼴이 문경시민을 위한 것인지, 지역구 국회의원을 위한 것인지, 또는 시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방부를 위한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어떤 방법이든 유치해 놓고 보자며 함께 뛰었던 지역 지도자들이다. 모두 유치전에 뛰었던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9-09-02

독도경비대원 교체 `독도평화호`가 맡아야

김두한제2사회부 본지 8월 17일자 독도경비대원 교체 수송을 독도평화호가 맡아야 한다는 기사와 관련해 지난 19일 독도평화호가 시범적으로 독도경력(警力)교체에 투입됐다. 시범적으로 이뤄진 독도경력교체수송을 독도평화호가 무사히 수행하면서 독도경비대원들이 크게 만족하고 즐거워했다.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비대원은 대장 경위, 통신반장 등을 3명의 직업경찰관을 제외하고 40여명이 대부분 전투경찰로 이뤄져 있다. 군대를 대신해 병역 의무하고 있는 근무자인 만큼 이제 갓 20살은 넘긴 젊은 청년들로 울릉도에 주둔하고 있는 울릉경비대에서 근무하다가 2개월 동안 독도에 들어가 근무를 한다. 독도경비대는 경북지방경찰청소속이지만 경비함이 없기 때문에 이들이 2개월마다 근무교대를 할 때 해양경찰의 경비함을 이용한다. 지난 2008년 4월까지는 동해해경이 경력교체 및 보급품 수송을 담당하다가 포항해경으로 임무가 넘어갔다. 하지만 해경의 주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재 때 병력을 교체한 경우가 아직 한번도 없다. 특히 울릉도, 독도는 포항해경의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독도경비대 병력 교체 및 보급품 수송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경력을 교체할 때는 울릉경비대장이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포항해양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보내 이뤄지므로 해경의 주 업무인 해상치안보다는 항상 밀릴 수밖에 없다. 독도에 2개월 동안 근무할 경우 6박7일의 위로 휴가가 주어지기 때문에 대원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15일 이상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근무자들의 불만 요인이 되고 또 사기도 떨어뜨린다. 이들은 교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며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부모, 애인 친구들과 약속 날짜를 잡지만 번번이 약속이 깨어지고 상대방의 휴가 날짜를 놓쳐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불만이 높다. 독도평화호가 매일 운항되는 것도 아니고 연구용역, 독도주민, 독도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건조됐기 때문에 경력교체와 임무를 같이 수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훨씬 효율적이다. 독도경비대원들에게 민족의 섬 독도를 지키는 자긍심과 사기를 높여주고 또 국제적으로 독도가 확실한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기 위해 근무자 교대 및 보급업무를 행정선인 독도평화호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9-08-27

남은 임기 공직기강 확립에 힘써야

김수남 예천군수는 3선 연임 기초단체장으로 내년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못한다. 김 군수의 단체장 임기는 앞으로 10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단체장은 인사권과 예산권을 무기로 행정조직을 장악하고 권력자로서의 힘을 발휘한다. 예천군 공직사회에는 인사권자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벌써부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눈치보기, 무사안일주의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3일 오후 근무시간에 모 면사무소 면장은 지역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을 자축하고 행사에 수고한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역 기관장 2명, 부녀회원 20여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고 한다. 점심 식사에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2부 행사로 모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여흥까지 즐겼다고 한다. 더욱이 이 면장은 취중에 추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말썽이 되고 있다. 또 실무부서에 민원확인을 하는 주민에게 성실한 안내와 설명은 고사하고 되려 호통을 쳐 주민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는 등 행정조직 전반에 공직기강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고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책임회피만하려 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일부 공무원들은 현 군수가 앞으로 인사를 한번 정도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군수와 마주치기 싫어서 돌아서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기 10개월 정도를 남겨둔 상태에서 각 실·과의 업무가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지적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등 단체장의 레임덕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또, 레임덕 방지를 위해 차기 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중 한명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고 있다. 주민 정모씨는 “3선 연임 제한에 대한 제도를 탓하기 전에 주민의 대표로 선출되면 끝까지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퇴임 직전까지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경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군민들은 시름에 잠겨 있고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위기상황이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흔들림 없는 공직기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9-08-25

인사원칙은 어디에

경산시는 지난 6일 4급 1명의 승진과 5급 6명, 6급 15명 등 21명의 승진을 의결하고 곧이어 이들을 포함한 8명의 전보를 결정한 데 이어 10일에도 5급 2명과 6급 이하 194명 등 196명의 인사를 발표해 11일 이동시켰다. 이번 인사가 입방아에 휘말리게 된 것은 이동하는 공직자 중에 상당수가 지난 2월에 있었던 인사로 자리를 이동했지만 6개월 만에 또다시 자리를 이동해 정확한 업무파악으로 지역민과 민원인에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본이 무시되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시의 1년 살림살이를 준비하고 예산배정 등 실무를 담당한 공직자가 제2차 추경예산에 대한 작업이 시작되고 2010년 당초 예산에 대한 준비 작업을 위한 과정 중에 보직 6개월 만에 자리를 이동한 것은 인사에 대한 이해도를 살펴볼 수 있다. 더욱이 선거관리위원회와 관련업무로 지난 7월9일 대기발령을 받은 공직자가 이번 인사에서 보직을 받은 것은 그 당시 인사가 면피용이었다는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시급을 다투어 대기발령을 내며 의회 등에 설명한 내용이 설득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시기를 통해 인사발령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하지만, 경산시는 잦은 인사로 공직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고 중앙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전보제한 등이 무시된 때에 따라 바뀌는 인사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모(48·정평동)씨는 “최병국 시장도 중앙정부에 국비 등을 확보하고자 잦은 출장을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 업무를 담당해야 할 공무원이 자리에서 업무를 익히기도 전에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이번 인사에 대한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 인사의 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며 수용해야 하는 것은 공직사회가 아닌 시민 전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2009-08-12

60대 구두닦기의 행복한(?) 짜증

칠곡군청에는 노씨(65) 아저씨로 통하는 구두 닦는 아저씨가 있다. 지난 17년간 군청의 각 부서를 돌며 구두 닦는 일을 해온 군청 터줏대감인 노씨는 “`배 군수님`의 구두를 닦을 때 제일 짜증이 난다”고 푸념한다. 이유는 군수 구두는 밑창을 여러 번 갈아 낡고 헤져 있는데다 흙이 덕지덕지 끼어 있어 다른 사람보다 구두를 닦는데 시간이 훨씬 많이 들어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노씨는 “배 군수 구두는 보통사람 같으면 벌써 쓰레기통에 들어갔을텐데 버리지 않고 신고 다닌다”며 “내 손으로 구두 한 컬레당 밑창만 2~3번은 갈아 줬다”고 말했다. 어떤 때는 군수가 어디를 얼마나 다녔는지 구두에 흙 범벅이 되어 있어 털어내는데 애를 먹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한 민생 현장 시찰차 갔다 온 것 같아 열심히 닦아준다고 했다. 구두닦이 노씨의 불만(?)처럼 배상도 군수의 근검절약은 군청공무원들은 다 아는 사실이고 지역에서도 이미 소문이 나 웬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군정을 책임지는 총 사령탑인 군수실은 일부 호화로운 자치단체장 집무실과 달리 규모나 집기 등이 너무 소탈하게 꾸며져 있다. 호화로운 군수실을 연상하고 찾아갔던 군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비치된 실내의 탁자와 소파는 물론이고 손님들께 내놓는 차나 커피도 길거리 자판기 수준이며 특히 군수실 내 메모지도 전부 이면지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점심식사도 업무시찰이나 행사참석 때는 예외지만 관내 근무 시는 2천 원짜리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즐겨 입는 바바리코트는 10년 이상 된 것으로 서울 지하철 노숙자들 전용복으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자가용은 단종된 로열 프린스를 15년 이상 타고 다니다가 지난해 부품교환이 어려워지자 마지못해 바꿨다. 군수의 근검절약 정신은 군청 실과부서에도 그대로 전수돼 있다. 군청 총무과에는 아직 내무부시절 들여온 35년 된 골동품 책상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낡은 골동품 책상 위에 첨단 컴퓨터가 올려진 모습이 어쩐지 조화롭지 않은 것 같지만 나름대로 부조화의 멋이 느껴진다. 익명을 요구한 군청관계자는 “세상 사람들이 전부 배 군수 같으면 자동차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옷 집, 식당 등은 전부 폐업신고를 낼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두쇠 정신을 버릴 때가 됐지만 워낙 오래된 습관이라 좀처럼 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 돈 들일도 아닌데 조금 불편하면 무조건 새것으로 바꾸고 보는 오늘의 세태에 군민의 혈세를 한 푼이라도 아껴쓰겠다는 배 군수의 구두쇠 정신은 특별나 보인다.

2009-08-04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예천군 지역은 벌써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직 군수는 초대 예천군의회 군의장을 역임한 뒤 군수에 당선돼 12년째 예천군의 수장으로서 각종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3선 연임을 했던 현 군수는 2010년 6월말 임기가 끝이 난다. 내년 예천군수 선거는 수성하는 장수가 없는 무주공산인 셈이다. 호시탐탐 군수자리를 노리고 있던 출마 예상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 때문에 너도나도 출마를 선언하며 고지 점령을 위해 진격 태세에 들어갔다. 현재 12~15명 정도의 후보가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며 선거 열기가 뜨겁다. 또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가 하면, 자치단체장의 탄탄한 조직에 군침을 흘리는 출마예상자도 있다. 그러나 지역은 선거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잉태하고 있다. 만약 현 자치단체장이 지지하는 예비후보자가 있다면 말이다. 특히 선거를 10개월 정도 앞둔 상태에서 자치단체장이 차기 출마예상자를 선택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예천 지역에는 많은 출마예상자가 있지만 최종 후보자는 3~4명으로 한나라당 공천자, 친박연대 공천자, 자치단체장 후원자, 무소속 등으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퇴임을 준비하는 현역 단체장은 12년 년 동안 선거로 발생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더 나은 지역발전을 위해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차례다. 군민이 무엇을 바라며 후배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예천이 발전할까를 가르쳐 주어야 지역 원로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아집과 독선으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인근 한 자치단체장이 3선 연임을 하고 물러날 때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말없이 주소를 타지역으로 옮기는 등 고향 발전을 위해 고민을 하며 명예롭게 퇴임을 했다는 후문이다. 주민들은 그를 진정한 일꾼으로 존경했고 결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국회에 입성시키며 더 큰 일을 부탁했다. 지역 주민들은 원로로서 대접받고 고향 예천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으려고 욕심을 버리고 차기 선거에서 한 발짝 물러서기를 희망한다. 공직 사회에서도 `최고로 행복한 공무원`으로 꼽는 자치단체장으로 조용히 공직을 떠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군민들은 모두 물러날 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는 존경받는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2009-08-03

이인기 의원의 외단자의(外斷者義)

지난 12일 이인기 의원은 김태환(구미을) 의원과 경북도당자리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경북도당 자리를 놓고 끝까지 경선하겠다는 이인기의원이 갑자기 경선을 포기한 연유에 대해 군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퇴를 하면서 남명 조식 선생의 외단자의(外斷者義)를 사퇴의 변(辯)으로 대신했다. 외단자의는 `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이 의로움`이란 뜻으로 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사자성어와는 거리가 먼 문구이다. 특히 이 의원이 사퇴시 밝힌 외단자의는 퇴계 이황과 더불어 영남 사림의 지도자역할을 한 남명(南冥) 조식의 검명(劍銘)이다. 남명은 선비이면서도 자신이 차고 다니던 검에 내명자경(內明者敬 : 안으로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이요. 外斷者義: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이 의다)을 새겨 넣고 다니며 평생 좌우명(座右銘)으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남명은 아들 명종 대신 수렴청정한 문정왕후를 과부로 비하하며 외척정치의 폐해를 낱낱이 거론하는 상소문을 올려 온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러한 남명의 상소문은 그 당시 조정의 훈구대신들조차 생각지 못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초야에 묻혀 살면서도 목숨을 담보한 소신 있는 상소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남명의 인격에 대해 모를리 없는 이인기 의원이 일반인들이 거의 사용치 않는 용어사용에 대해 뜻있는 인사들은 그 진의를 유추해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남명은 아들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한 문정왕후의 외척정치의 폐해를 비판해 왔다”라며 “이러한 외척정치를 비판한 남명의 상소문처럼 외단자의는 한나라당에 최대지분을 가진 A씨를 연상케 한다”며 “A씨는 직접 나서지 않아도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그 의중을 간파한 이의원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며 도당위원장에 도전한 것은 사리사욕이 아닌 지역발전 차원이었는데 경선 때 친박계 의원들 간 감투싸움만 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 것 같아 대승적 차원에서 용퇴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경선포기 후 칠곡시 조기 승격추진, 대구지하철 동명 구간연장, 북삼고 지역명문고 설립추진, 석적고등학교 조기 설립 등 지역민의 가장 큰 관심사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며 도당위원장경선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고 있다.

2009-07-22

박보생 시장의 권위 손상

얼마 전 `잠시만 같이 있어도 그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도지사의 꿈을 말하던 한 지방자치단체장을 동료와 함께 자리한 적이 있다. 그야말로 그침 없는 언변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그 포스가 범상치 않았다. 그러나 언변과 분위기라면 박보생 김천시장도 그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능숙한 처세와 부드러운 이미지로, 지난 2004년 김천시 행정지원국장 자격으로 박팔용 전 김천시장을 대신해 행사장에 참석하면서 일약 시장후보군에 합류했고 또 시장이 됐다. 시장 취임 후에는 새벽 농사일을 계속해가며 시청에 출근하는 농부 시장으로서 진한 감동을 선사했지만 이후 자신을 강하게 보이려고 작심이라도 한 듯 시정운영에 강한 카리스마를 내보여 주위를 의아스럽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민선 4기 3주년을 맞아 단행한 최근 인사에서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승진에서 탈락한 한 간부공무원이 시장 앞에서 인사의 부당함을 들어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이 인사의 항명 소문은 시중에 쫙 퍼졌고 결국 박 시장의 인사와 관련한 각종 말들이 무성하게 만들어져 박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천시청의 인사조직은 오래전부터 “O고 출신이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 상위에 0고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서로 돕는 동반자였을지라도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인사 시점만 되면 동창 또는 동문간 치열한 경쟁자가 돼 서로 치고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승진 탈락이 더욱 섭섭했을지도 모른다. 박보생 시장도 항의한 간부공무원도 0고 출신임은 물론이다. 또 시중에는 이번 인사를 두고 `박씨 집안 인사`, `선거용 인사`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공교롭게 4급 승진자 3명 가운데 2명, 5급 승진자 9명 가운데 4명이 `박씨`로 박 시장과 성이 같아서 나온 말인 것 같다. 아무려니 성을 골라가면서 승진시키기야 했을까마는 박보생 시장은 이번 인사 탓에 인사권자로서, 또 시장으로서의 권위에 큰 손상을 입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2009-07-09

기자수첩 -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관계정립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법 제정을 놓고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민간보험사 쪽은 또 다른 통제라며 반대하고, 시민단체 등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찬성한다.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과의 상관관계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국민의료비 지출의 적정성과 효율성을 위해 민간의료보험과의 관계 정립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에서 암에 대해 보장성을 높이면 민간의료보험의 암 상품 구매는 줄어드는 것.그런데 양측의 경계가 모호하면 소비자들은 이중삼중의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서구유럽 국가들은 물론, 일본과 대만도 공 보험에서 지급하는 진료비의 비중이 전체 진료비의 80%를 넘는 등 이들 국가들은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엄격한 통제시스템을 갖고 있다.대부분의 경우 공 보험이 보장해 주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민간의료보험이 허용되지 않는다.공 보험의 본인부담금을 보상해 주는 보험 상품은 판매가 불가능한 것이 대표적 일례이다. 이는 공 보험을 철저히 보호하고, 국민의료비의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해서이다.미국은 선진 국가 중 유일하게 공보험이 없는 나라로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그에 따른 보험료와 의료비 지출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총생산의 15%가 넘는 7천억 달러를 의료비로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러한 미국도 민간의료보험에 대하여 상품표준화, 가입차별금지, 지급율 하한선 규제 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현실이다.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진료비 중에서 건강보험이 지급하는 진료비 비중은 60%대에 머물고 있어 OECD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환자부담율이 높은 반면 민간의료보험시장은 연 10조원으로 추정된다.이는 건강보험 재정 22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이다.민간의료보험이 과거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을 보완해 왔다는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무규제에 가까운 혜택과 높은 보험료 수입으로 매년 15%씩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에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었다. 100원의 보험료를 내면 60원만 되돌려 받는 낮은 지급율과 취약한 보장성이 대표적이다.OECD 발표에 따르면 2004년도 우리나라의 국가총생산 대비 의료비지출은 5.3%에 불과하다. 서구유럽 국가들의 8%내지 9%에 비하면 증가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우리나라와 이들 국가와의 차이인 3% 가량의 공백을 공 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중 어느 쪽으로 치중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진다.그래서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올바른 관계정립이 더 절실한 것이다. 이해 당사자들이 눈앞의 손익에 급급해 극한으로 치달을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라도 좀 더 긴 안목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황태진 기자

2006-12-27

기자수첩 - ‘K2원정대’가 남긴 교훈

냉정과 객관의 눈으로 ‘사실’(fact)을 판단하고 다뤄야 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취재현장에서의 ‘낙루’(落淚)는 무척 부끄러운 일에 속하는데 이번 경북산악연맹 K2원정대 조난사고가 그랬다.특히 대원 3명의 실종 이틀째인 지난 10일 수색상황 취재를 위해 찾은 연맹사무실 주변에서 우연히 알게된 ‘포항 기계 출신 이모 대원 둘째아이의 백일’ 소식은 잠시 직분을 잊게 할 정도였다.어쨌든 사고발생 20여일만인 28일 합동영결식을 마친 이번 사고는 지역과 국내 산악계는 물론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먼저 경북연맹은 원정대원들의 조난사망사고를 처음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의 긴급이사회 소집을 통해 유족에 대한 예우와 유품 봉환 등 사고수습에 대처한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 해외원정대 안전지침 등 보완대책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또 근무연수 15년차에 업무숙련도가 한창 수준인 직원 3명을 한꺼번에 잃은 포스코가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대처능력과 지금까지의 국내 산악계에 대한 공헌은 훨씬 시사하는 점이 크다.포스코는 법적인 근거를 과감히 배제한 채 임원들이 직접 나서 유족과 후속책에 대한 협의를 통해 영결식이 무사히 거행되도록 했다.산악인들은 포스코가 이번 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 기업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산악인들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기업정신을 계속 발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데 이는 곧 ‘미답(未踏)의 철강세계’를 개척한 창업의 도전정신을 사원들과 공유하는 길도 될 것이다. 아울러 영결식장에서도 확인됐듯이 인터넷에 어느 ‘악우’(岳友)의 시 ‘내가 만약 히말라야에 간다면’을 올려 주위를 위로했을 정도로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인 이대원의 부인을 비롯해 어린 두 자녀 등 유가족에게는 먼 설산에 잠든 ‘고인’(故人)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기를 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