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끄는 자기계발서 한 권을 만났다. 반값 판매 도서를 사면서 함께 주문했던 책인데 `마흔, 당신의 책을 써라`이다. 저자 김태광은 솔직히 처음 들어본다. 첫 책을 낸 이래 몇 달에 한 권 꼴로 책을 냈단다. 마흔이 되기 전에 110권의 책을 써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되었다나. 수많은 그의 책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 한 권의 책은 무척 고무적이다. 독자의 나태한 생활을 질타하고 정신무장을 독려한다. 시간이 나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없는 시간을 내서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가가 돼야 책을 내는 게 아니라, 책을 내야 작가가 된다고 역설하기도 한다.글에 미친 사람들의 특징은 글 관련 이외의 활동에는 자제심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강연, 글 가르치기, 독서 외에는 그 어떤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나처럼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거나 술잔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자아실현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게으름과 핑계란다. 성공하려면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일상이 평화롭기만 하거나 성공할 마음이 없는 사람, 성공했거나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 등은 자기계발서가 별로 필요치 않다. 춥고, 배고프고, 열망하는 자들만이 자기계발서를 펼친다. 열망하는 모든 이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자기계발서 한 권 쯤은 읽어도 좋을 계절이다. 앞서 욕망을 실현한 사람들이 보내는 채찍과 동기부여에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여기서 잠깐, 자기계발서 작가들엔 두 부류가 있다. 성공해서 책을 낸 부류와, 성공하기 위해서 책을 낸 부류. 김태광 작가는 후자이다.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아리송하긴 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의 현실적 목적은 물리적 성공이고, 궁극적 목적은 자아실현이니 독자로서 둘 다 옳다고 해두자. 진정성은 차치하고라도 두 그룹 다 치열하게 살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본받을 만하지 않은가. 자기계발서는 책 내용보다 그 저자의 정신력을 눈여겨볼 때 더욱 유익하다./김살로메(소설가)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