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한동 경북대 교수·정치학5차 토론 이후에도 대선구도는 1강 1중 3약의 판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일시적인 양강 구도는 복원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초반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흩어진 중도 보수 표심과 부동표의 집결은 선거 판세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대선은 결국 선두 주자인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중도 보수층의 재결집으로 대선판도가 바뀔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벌써 선거는 끝났다`는 주장도 있고 `아직 마지막 보수층의 결집을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 교차되고 있다. 일주일 남은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최종 변수를 검토해 본다. 우선 반(反)문재인 선거연합이라는 후보 단일화 변수이다. 문재인후보의 독주에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의 전격적인 단일화 시나리오는 가능할 것인가. 한국 갤럽의 지난 주말 여론은 문재인 40%, 안철수 24%, 홍준표 12%, 심상정 7%, 유승민 4%로 나타나 있다. 반 문재인 3인 지지율을 합하면 공교롭게도 40:40이라는 구도를 이룬다. 보수층의 위기 상황에서 과거 DJP연합과 같은 전격적 단일화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 안철수 후보나 유승민 후보는 원칙과 명분에 맞지 않는 연합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투표지가 인쇄되는 지난 29일까지를 합종연횡의 데드라인이라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설사 전격적으로 선거 연합이 성사된다하더라도 지지표까지 한곳으로 결집될지는 의문이다.두 번째 변수는 안보 관련 변수이다. 북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 미국 칼빈슨 호의 동해 진입 등은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 같으면 이러한 안보 위기와 북풍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도 현실적으로 대선에 먹혀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4월 위기설과 전쟁설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토론과정에서 제기된 사드 문제도 후보 간의 쟁점으로는 부각되었지만 표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간의 북풍에 관한 `학습효과`와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의 사드비용 요구가 문재인 후보의 `차기 정부 이관`이라는 전략적 모호성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앞으로 북한의 갑작스런 도발이나 미국의 공격적인 응징이라는 돌발 변수가 없는 안보 변수는 대선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세 번째는 마지막 남은 토론 변수이다. 현재까지 다섯 번의 토론이 후보 지지율 변화에 다소의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결정적 변수는 되지 못했다. 토론을 통해 비교적 득을 본 후보는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정체성을 부각하여 지지율 상승에 도움을 받았다. 선두 주자 문재인 후보는 공격적 방어전술을 통해 잃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미숙한 대응으로 지지율의 손실을 초래하였다는 평가가 많다. 2일 저녁 마지막 TV 토론에서도 돌발변수가 없는 한 지지율 변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토론에서 지금까지 노출된 적이 없는 메가톤급 폭로나 쟁점이 부각될 경우 그것이 대선 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현재의 대선 판도는 진보층의 약 80%가 문재인 후보에 결집되고, 보수층의 표심은 홍준표, 안철수, 문재인, 유승민 순으로 분산되어 있다. 보수층의 결집 없이는 현 상황이 뒤집혀 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보수표 결집을 위한 남재준 후보의 사퇴는 보수표의 결집에 다소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의 외곽 `개혁 공동정부안`은 실기하여 반문재인 단일화 전선 형성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사분오열된 보수표들이 홍준표 후보로 완전 결집된다면 안철수 지지율의 골든 크로스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선 전체 판세를 뒤집을 계기는 되지 않을 것이다.
201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