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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등록일 2017-06-05 02:01 게재일 2017-06-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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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로 벌써 20여 일이 되었다. 정권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한국 갤럽조사에 의하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84%, 더불어 민주당 지지도까지 50%를 넘었다.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 중에는 문 대통령의 취임 일주일간의 행적이 박근혜 정부 4년 업적과 맞먹는다고 극찬하기도 한다. 새 정부 출범 초기 허니문 기간에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나 인기가 높았다. 김영삼 대통령도 하나회 청산과 금융실명제 등으로 초반 인기는 높았지만 문 대통령의 현재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 취임 후 그의 친서민적 파격적인 행보가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단적, 독선적 권위주의적 리더십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 문 대통령은 후보 기간 중에는 답답한 측면이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이재명 후보의 시원한 사이다 발언에 비해 그의 언행은 `답답한 고구마` 라고 비판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후의 그의 정치 행보는 시원하고 빠르다. 일자리 공약, 비정규직 문제, 미세 먼지, 치매 대책 등 민생 공약을 시원하게 해소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지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그에게 기대를 걸고 지지를 보내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기는 하루아침에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정치사의 교훈이다. 국내외적 상황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당면한 북핵 위기와 경제 문제는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다급한 과제이다. 120석에 지나지 않는 집권 여당이 180석의 야당을 향한 협치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군사 모험주의를 선택한 북한에 대해 화해와 협력이라는 대북 정책도 어려운 과제이다. 허니문 기간 일시적으로 잠잠한 반문재인 보수층의 부정적 정서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잘 극복하여 국민적인 합의와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해방 후 한국의 70년 정치사는 민심이란 잠잠한 바다는 하루아침에 배를 뒤집을 수 있음을 여러번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특별히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대통령뿐 아니라 집권 여당은 초반의 인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나라다운 나라 건설`이라는 개혁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역대의 정권은 그 초심을 잃었을 때 권력에 안주하다 탈선하고 독점화되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진영이 갖추어 지고 조직이 정비되었을 때 권력은 자만에 빠지고 독선· 독주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개혁을 앞세운 진보 정권은 스스로 독선과 아집의 포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에 대한 헌신과 충성이 조직의 수장에 대한 충성으로 바뀔 때 권력은 탈선한다. 라인 홀더 니버의 주장처럼 개인은 도덕적으로 절제하고 완벽해도 권력 측근 조직이나 세력은 항시 비도덕적일 소지를 원천적으로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뿐 아니라 보수 정부 9년의 과오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혁 주체 세력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개혁 세력이 개혁을 명분으로 완장만 차고 탈 개혁적으로 간다면 정부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붕괴된다. 나아가 개혁의 신속성과 과감성도 중요하지만 개혁의 로드맵을 차분히 준비하여 실행에 옮겨야 한다. 개혁을 너무 서두르다 보면 `개혁의 역리`라는 딜레마를 자초할 수도 있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5년 후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 측근비리는 철저히 청산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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