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대위가 연일 상대 후보의 문제점을 비난 폭로하고 있다. 여당 대선 후보 캠프는 윤석열 후보의 자질문제를 비난하고 있다. 현 정부 검찰 총장직을 전격 사퇴하고 야당 대선후보로 등판한 그를 처음에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그의 잦은 말실수 뿐 아니라 그의 자질을 비난하고 있다. ‘본부장’ 즉 본인, 부인, 장모의 비리의혹을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장모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은행 대출 잔고 조작, 처의 주가 조작, 경력과 학력의 허위 기재논란까지 맹렬히 파고들고 있다. 심지어 결혼 전의 사생활까지 네거티브에 이용하려고 한다.
야당 역시 이에 못지않게 이재명 후보의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초반부터 검찰 수사 중인 대장동 개발 ‘윗선’ 의혹으로 그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제기되었던 음주 운전, 검사 사칭 등 전과 4범으로 몰아세워 흠집을 내고 있다.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살인범 변론 등을 들어 후보 자질 결함으로 폄하하고 있다. 기본 소득 등 대선 정책 공약관련 말 바꾸기를 문제 삼아 비난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 아들의 도박 건에 대한 후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여야 선거 캠프는 상대를 경쟁적으로 비난할 뿐 아니라 저주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오직 대선의 승리만을 위해 상대의 결점을 폭로하고 있다. 이러한 상대에 대한 거부, 비난, 흑색선전, 마타도어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술이다. 지난 대선 때도 상대에 대한 비난, 흠집 내기 등이 있었지만 이번 대선만큼 네거티브에 혈안이 된 적은 없다. 서구의 시사용어 사전에도 ‘내로남불’(Neronambul)이 등장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정치의 꽃이 피기도 전 나무는 벌써 시들고 있다. 자라는 청소년들이 이 선거과정에서 무엇을 배울까 심히 두렵다.
이 땅의 대선에서 네거티브 선거가 판을 치는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조선시대의 사색 당쟁에서 뿌리를 찾는 사람도 있다. 유교적 명분론을 빙자하여 상대 당파를 모함, 저주, 배척, 제거하기 위한 정치 술수가 참담한 사화(史禍)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의 친일과 항일, 해방 후 정치적 혼란기의 음모 정치가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 자유당 정권 시절 ‘못살겠다. 갈아보자’에 ‘갈아 봐도 별 수 없다’는 대결구도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현재도 촛불과 태극기의 극한 대립구도가 네거티브 선거의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네거티브는 이 나라 민생이나 정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야는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네거티브 전술을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한쪽이 훅을 날리면 상대는 어퍼컷으로 대응한다. 편 가르기 시민사회도 언론과 유튜브도 진영 간의 분열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결국 진영 간의 네거티브는 정책 선거의 판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상호 간 상처만 남기고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만 조장한다. 여야는 후보 검증이라는 이름의 네거티브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양심적인 언론과 시민단체는 진영 간의 대타협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