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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군사 충돌은 피할 수 있을까

등록일 2017-08-14 20:35 게재일 2017-08-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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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북·미간에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 시험발사로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의 괌 섬 주변 30㎞ 공해상에 미사일 4발을 포위사격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것도 8월 중순까지 결정해 8월 말까지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북한이 괌을 침공할 시 `화염과 분노`를 넘어 `못 볼 것을 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전쟁과 비 전쟁이라는 치킨게임이 한창 진행 중이다. 북한과 미국은 모두가 우려하는 군사적인 충돌을 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충돌보다는 대화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미군기지가 집결된 괌에 무모한 포위 사격하기보다는 다른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과거에도 `서울 불바다` 선포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조건을 붙인 엄포`식 선언을 했으나 실행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도 그들의 10여 기의 미사일 보유가 미국의 약 7천기에 비교하면 턱없이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또한 북한의 섣부른 군사적 모험주의는 자칫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할 것이다. 물론 북한 당국의 오판으로 포격을 강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종래의 `벼랑 끝 전술`을 여전히 구사하겠지만 벼랑 끝에서 절벽으로 떨어지는 우(愚)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도 트럼프의 거친 발언과 달리 정면 대결로는 치닫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고 군사적 강국인 미국은 `세계 평화 수호자`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이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연쇄적인 군사적 개입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도 미 국무장관 틸러슨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하고, 미국 정부는 북·미간의 물밑 접촉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또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반대하는 미국 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미국의 예방전쟁도 선제타격도 그리 쉽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종합해보면 북·미간에는 군사적 긴장은 당분간 고조되겠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협상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북한은 지금도 거칠고 험한 소리를 상대에게 쏟아내면서도 대화나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하지만 국무장관은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 북한 역시 괌에 대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언하면서도 `미국이 우리를 건드리지 않으면`이라는 `조건`을 붙이고 있다. 이 조건의 행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이나 중국도 대화로서 문제를 풀기를 바라고 있다. 상호 거친 비난과 말싸움이 끝날 무렵에는 당사국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치킨게임의 상식이다. 그러나 현재 북·미가 협상의 틀로 반드시 회귀할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과거 세계 여러 곳의 군사적 분쟁과 충돌은 비이성적인 오판이나 사소한 문제로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북미간의 대화가 시작된다면 북한은 8월에 예정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중지를, 미국은 북한의 핵 활동의 즉각적 중지를 요구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북한의 비핵프로세스, 북한은 북·미 평화 협정체결을 요구할 것이다. 이 협상은 결국 쌍 중단, 상계방식으로 진행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 우리 대한민국의 존재가 부각되지 않을 때이다. `코리아 패싱`도 이런 점을 우려하는 말이다. 우리도 북미협상과정에서는 우리의 입장과 요구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해야 우리가 제의한 신 베를린 선언상의 남북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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