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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개혁이 성공하려면

등록일 2017-08-21 21:42 게재일 2017-08-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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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우리나라의 보수 양당은 대선에서 패하고 각기 당대표를 선출하고 경쟁적으로 당 개혁을 외치고 있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습니다.” 바른 정당은 `보수 개혁`을 당의 슬로건으로 설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당 개혁`을 통해 당을 재건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연하고 옳은 말이지만 그 성패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보수 정당은 현 상태로는 내년 지방선거뿐 아니라 재집권의 꿈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보수 정당은 다시 조직을 정비하고, 올바른 정책을 제시해야만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회복할 것이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어느 인터뷰에서 “ 자유한국당을 `웰빙 정당과 이익 정당`에서 `이념·가치 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그 과정에서 홍 대표도 혁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조직의 인적 쇄신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내년 지방 선거와 뒤이은 총선을 대비하여 시급히 당 조직을 쇄신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80%에 육박하고, 더불어 민주당 지지율은 50%를 상회하는데 자유한국당은 10%대라는 최악의 상황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당 이미지와 조직을 개혁하려면 다음의 과제부터 수행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기존 당 조직의 파벌구조를 깨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바른한국당은 아직도 친박 세력이 주류를 이루고 일부 비박세력이 견제 대립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친박과 진박으로 행세한 인사는 대통령의 탄핵을 막지 못한 책임부터 저야 할 것이다. 그간 친박 좌장 등 핵심 당직을 맡았던 사람 중 책임진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비박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한국당을 이념과 가치를 구현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려면 대대적인 인적 쇄신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자유한국당은 실패한 대통령의 연관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해야 할 것이다. 홍준표 대표가 오랜만에 박 대통령의 당직 출당 문제를 그것도 TK에서 들고 나왔다. 그러나 당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여태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감옥에 가 있는 상황에서 출당 조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시체에 칼질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한국당이 `박근혜당`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출당 조치를 반대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두고 당내의 친박과 비박은 또 다시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탈당이나 출당이라는 입장 정리 없이는 당 이미지의 교체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보수정당은 특정 지역 중심 정당 조직에서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을 제외하면 전 지역에서 패배하였다. 홍준표 후보가 경남에서 겨우 0.5%의 차의 승리를 거뒀을 뿐이다. `우리가 남이가`하는 TK지역의 자유한국당의 완승이 무슨 정치적 함의를 가지겠는가. 보수정당은 과거의 경상도 사람만 뭉치면 된다는 옹졸하고 편협한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수도권의 고지를 탈환하여 전국 정당화를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조직의 확대와 재건만이 당을 회생시킬 것이다.

넷째, 당 조직 개혁을 위해 참신한 신진들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20대에서 50대 청장년층은 대부분 진보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 조직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참신한 젊은 세대를 대대적으로 수혈하여야 한다. 정치 신인들에게 볕도 쬐어주고 물도 주고 자양분도 공급하면서 미래에 투자해야 보수당의 살길이 생긴다. 프랑스 선거 혁명을 초래한 마크롱의 `앙 마르쉬(En Marches·전진)`의 기적은 결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개혁 과제를 과감히 실천할 때 자유한국당은 10%대의 정당 지지율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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