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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대인들의 일상 지배한 싸구려 물건

‘싸구려의 힘’(글항아리)은 현대인들의 일상에 싸구려 물건들이 넘쳐나게 된 경위와 원리, 그리고 싸구려의 본질을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구해낸 책이다. 미국 럿거스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 저자 웬디 A. 월러슨은 도서관, 박물관, 학회, 대학, 기업 자료실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싸구려 잡동사니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책에는 카탈로그, 광고 지면, 팸플릿, 상품의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 등 100여 컷의 도판이 수록돼 있으며 19세기 판매자와 소비자의 글이나 발언까지 생생하게 인용돼 있다.112가지 도구를 합쳐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스위스 나이프, 애초부터 수집품으로 통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나 접시. ‘싸구려’라는 말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뜻도, 품질이 조잡하다는 뜻도 있다. 저자가 말하는 싸구려(crap·크랩)는 특정한 물건들의 범주가 아니라 존재 방식, 사물 이면의 음모와 위선을 의미한다.저자는 현대인의 일상에 싸구려 물건이 넘쳐나게 된 이유와 싸구려의 본질을 역사·문화·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증정품이나 경품은 필요를 넘어서는 물건을 사도록 소비자를 자극한다. 공짜로 주는 판촉물은 소비자를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만든다. 저자는 “크랩은 더 고상한 것으로는 폭로할 수 없는 우리의 가장 심오한 욕망, 충동, 열망을 폭로해준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7

‘질병을 건강으로, 노화를 젊음으로’ 가능성에 집중하라

노화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가 집필한 ‘어떻게 건강하고 지혜롭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통찰을 전하는 책 ‘늙는다는 착각’(유노북스)이 출간됐다. 랭어 교수는 책에서 우리가 가능성의 심리학을 안다면 얼마든지 질병을 건강으로, 노화를 젊음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늙는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아갈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저자는 70~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서 답을 찾는다. 70~80대 노인들은 실험 전까지만 하더라도 안경을 써도 글자가 보이지 않아 독서를 포기했고, 느릿느릿 걷는 게 민망해 골프도 치지 않았으며, 식사 메뉴를 선택할 때조차 소화가 잘되는 음식만 골라 먹었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독립적으로 일주일을 보낸 후에 노인들은 청력, 기억력, 악력 모두 현저히 향상했으며 키, 몸무게, 걸음걸이, 자세 등 수많은 측정 결과에서 훨씬 ‘젊어졌다’. 노인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신체가 아닌 신체적 한계를 믿는 사고방식이었던 것이다.저자는 ‘의식의 집중’을 강조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한 자동차를 엔지니어에게 넘기듯 몸에 대한 통제권을 의사에게 주는 대신, 자기 몸의 변화에 의식을 집중하자고 제안한다.랭어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가능성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고정 관념, 사회적 통념, 이름표, 숫자, 의학 상식 등의 한계를 언급하며 점화 효과, 플라시보 효과, 사적 자극의 개념과 심리 연구 사례들로 우리가 얼마나 불확실성 속에서 의심 없이 지내고 있는지를 일깨우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7

공공예술작품 관리 ‘스틸아트매니저’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8일까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을 관리하게 될 ‘스틸아트매니저(Steel Art Manager·SAM)’를 모집한다.재단은 지난 10년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통해 약 190여 점의 작품을 포항 시내 곳곳에 상설 전시해왔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강 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철’을 특화로 한 예술축제로, 2015년부터 지역 철강기업체가 참여해 작가, 기업, 작가기업 협업 작품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재단은 지난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10주년을 맞이해 시민주도의 쾌적한 작품관리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SAM’을 처음 기획했다. 이를 통해 그간 페스티벌로부터 수집된 스틸아트 작품에 대해 시민 거버넌스를 구축해 작품 모니터링 및 관리 등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1기 SAM 활동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개편해 진행될 예정이다. SAM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 현장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아 진행하는 스틸아트매니저 인턴십이다. SAM으로 활동하게 되는 50여 명은 포항 시내 작품이 배치된 20곳 중 희망하는 지역에서 격월 1회 작품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또한 현장 활동에 앞서 전문성 확보를 위한 워크숍이 진행되는 등 여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참여자에게는 위촉장 수여, 1365 시스템 봉사시간 부여 및 소정의 활동비와 함께 올해 새롭게 추가된 우수 활동가 특별 시상의 혜택이 제공된다.참가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28일까지 이메일(kyy577@phcf.or.kr) 혹은 구글폼 신청서(https://forms.gle/BzsckGREqxeX9zoF7)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결과 발표는 3월 3일 홈페이지 및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6

땅의 빛깔 머금은 곡식들 캔버스 수놓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의 올해 첫 번째 초대작가는 서양화가 정정엽(60)이다.정 작가는 이화여대를 졸업했으며 여성의 삶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가는 여성주의 미술 운동의 대표 작가다. 1980년대부터 여성주의, 생태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기억공작소’는 봉산문화회관이 중견작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기획한 전시다.전시장에 들어서면 대지의 어머니가 선사하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른다. 이 땅의 빛깔을 머금은 팥, 녹두, 검은콩 등의 곡식들이 캔버스 위를 화려하게 수놓는다.한 알 한 알 정성 담은 곡식들이 하나의 점이 돼 하늘의 별도 되고, 시뻘건 용암이 돼 꿈틀거리기도 하며, 때론 캔버스의 구석이나 바닥, 그리고 벽에 뿌려지거나 소복이 담기기도 한다. 마치 나약함이 뭉쳐 큰 힘을 내는 유기적인 생물처럼 보이는 이 알곡들이 집합과 산란의 움직임을 통해 어떤 인위적이거나 획일적인 요소를 배제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 모습으로 조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이는 생명을 머금고 잉태하는 씨앗이자 우리를 배부르게 하는 일용할 양식으로 모든 자연의 순환이 내포된 또 다른 작은 세계로 집약하게 한다. 작가는 그 속에서 곡식으로 밥을 짓고 살림하는 여성의 보이지 않는 반복적 노동을 씨앗으로 심고 있다. 하찮게 치부되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작가는 매일 곡식을 쓰다듬듯 붓질해가며 꾸미거나 과장 없는 원초적인 행위로 또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태도 아래 ‘일상의 위대함’을 성실함과 꾸준한 회화적 실천 방법으로 축적된 시간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정 작가는 인간만이 아닌 나와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다른 생명에 대한 관심과 지구적 시선을 비범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으며, 하찮은 소재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공존하는 삶과 환경에 대해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정 작가는 2020 양성평등문화인상, 2018 제4회 고암미술상을 수상했다. 정 작가의 작품은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성남큐브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정정엽 물구나무 팥’전은 오는 4월 24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제4전실에서 열린다. /윤희정기자

2022-02-16

공간의 재구성, 어떤 의미로 확장될까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26일부터 3월 25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기획전시 ‘지속의 공간’전을 개최한다.대안공간 298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공간이다.꿈틀로 대안공간 298의 올해 첫 기획전시인 ‘지속의 공간’전은 2020년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한 박상호 작가와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메건 벤트 작가의 영상, 설치, 드로잉 등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 1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메건 벤트의 신작이다.전시를 기획한 문화도시 포항의 협업·워킹그룹 전문인력 ‘신스틸러 3기(迅)’ 정선경 큐레이터는“‘지속의 공간’은 지속가능한 실험적 문화공간을 꿈꾸는 대안공간298이 본래 ‘삼겹천하’라는 식육식당이 있던 곳에 자리 잡은 것에서 착안해 공간의 재구성이 어떤 의미의 확장을 가져오는지 탐구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또 정 큐레이터는 “하나의 작품이 여러 매체로 변형되며 확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의미가 형성되는 지점을 관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메건 벤트의 신작 ‘움직임과 기억의 얽힘 II’는 코로나로 인해 축소된 행동반경을 구현한 작품으로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부터 2021년 말까지 2년 동안 작가가 걸었던 걸음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또한 메건 벤트의 ‘움직임과 기억의 얽힘 I’은 작가의 고관절 교체 수술 전후 79일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바닥에 설치된 영상이 그때의 기억을 재생하는 한편, 검정 선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의 지도는 작가가 침대에서 일어나 꾸준히 내딛었을 발걸음의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박상호 작가는 2020년 비엔날레 출품작을 포함한 4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심에서 가져온 파편적인 이미지는 개인적이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며, 매체에서 매체로 번역되는 과정을 통해 실제라고 인식하던 것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는 지점을 목격하게 한다.전시 연계 이벤트로 부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에델현악사중주단의 비발디 ‘사계’ 연주가 26일·3월 25일 오후 3시에 전시 개막·폐막 이벤트로 마련될 예정이다.웹사이트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인터뷰 영상도 게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5

달에게 띄우는 액막이연… 대보름 소원 담아 보내자

15일은 음력 1월 15일로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그 간절한 기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물리쳐야 할 적, 코로나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정월대보름은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달을 중심으로 세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동아시아문화권에서 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일 년을 상원(음력 1월15일), 중원(음력 7월15일), 하원(음력 10월15일)으로 나누었다. 그에 따른 세시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면에서 의미가 크다.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세시풍속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 가정에서는 오곡밥과 나물 먹기를 비롯하여 부럼 깨기, 귀밝이술 먹기, 샘에서 용알뜨기, 다리밟기, 더위팔기, 소밥주기, 액막이연 날리기, 꿩알주우라고 김싸먹기 등이 있었다. 일 년 동안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바라는 기복 행위였다. 마을 행사의 대표적인 것은 동제 지내기, 지신밟기, 고싸움,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이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었다. 마을이 없다면 개인도 없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풍속이었다.우리 고장에 줄다리기가 이어져 오는 곳이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구진 마을에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앉아서 하는 앉은줄당기기가 펼쳐진다. 생업이 어업인데 별신굿을 대신하여 하는 놀이이자 제의의 개념이다. 줄의 형태가 게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의 붉은 색은 귀신을 쫓고 알은 다산을 상징한다. 이 마을에서는 여성들만 줄다리기를 하고 남자들은 풍물을 울리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여 풍어를 기원하고 하나 된 마음으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조상들이 지켜온 대보름 풍속의 의미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어느 시대에나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은 불변이다. 특히 농경시대에는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았으니 더욱 그랬다. 확실한 병명을 모른 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슬픔이자 두려움이었다. 세상사를 주관하는 이가 있다 믿고 그에게 읍소하고 간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하늘이었고 그중에서도 달이었다.오늘날에도 건강은 중요시한다. 전화를 끊을 때면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 만나면 건강이 최고라며 운동과 식사를 강조하는 진심어린 말을 전한다. 어른들은 가끔 이 좋은 세월에 뭐가 아쉽냐 하면서 많은 돈과 행복이 있어도 몸이 무너지면 모두가 허사라고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한다.코로나 시대에는 더 신경을 쓴다. 손소독 철저히 하고 마스크 꼭 끼고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역수칙을 잘 따른다.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고 의료기술이 좋다 해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이 그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는 자급자족의 풍요를 바랐다. 조상들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다. 농경사회에서는 먹는 것이 건강과 노동에 직결되는 생활이었다.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농사가 생명줄이었다. 풍년이 되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른 날씨가 중요했고 날씨를 주관하는 신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지신을 달래고 비와 바람을 부리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모두에게 넉넉한 일 년을 기원했다.우리가 바라는 것도 풍요한 생활이다. 다만 농경시대의 풍요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먹고 사는 것의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찾아 끊임없이 요구의 종류를 바꾸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제품과 그에 따른 공장과 상점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 동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일상이 흔들리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세상을 말하는 것인지, 계속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우리의 미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밝은 전망보다는 불확실하다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마지막으로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안녕도 중요하게 여겼다. 주민들은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냈으며 동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마을을 대표하는 제주는 부정한 언행, 부부 합방을 비롯한 금기 사항을 엄격히 지켰다. 그때는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기원하며 신을 중심으로 단합이 이루어졌다. 줄다리기나 고싸움을 통해 주민간 협동과 소속감을 고취시켜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마을공동체 의식은 희미해졌다. 생산의 주체가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뀌었다. 직업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며 주민 수가 줄어들면서 공동체 마을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규칙적인 출퇴근과 소속된 회사에서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그에 따른 성과에 행동이 좌지우지되면서 개인을 위한 생각이 중요해졌다. 이웃들과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며 넘어서야 할 상대였으므로 사람들은 지쳐갔다. 이제는 나만 행복한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코로나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정월대보름의 무병장수, 풍요, 마을공동체를 기원하던 세시풍속을 상기해본다. 신의 영역을 성스럽게 여기고 마음을 다하여 섬기며 거창한 부자를 바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건강하고 배고프지 않게 사는 세상을 소원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이번 대보름에는 그 옛날 조상들이 달을 보고 기원하던 간절한 마음이 된다. 어린 시절 달님 앞에 비손하던 어머니가 부르던 달님, 그 달님을 찾아 지겨운 코로나 물러가길 소원하고 각 가정마다 소소한 복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빌어본다. 바람 부는 바다에서 액막이연을 띄워보자./양태순(수필가)

2022-02-14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광역새일센터 여가부 운영 평가 4년 연속 ‘최고’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광역여성새일센터는 2021년 운영실적을 평가하는 여성가족부 새일센터 성과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인 ‘가등급’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앞서 경북광역새일센터는 지역 일자리사업 활성화와 지역센터 역량강화 성과로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새일센터 평가에서도 전국 최초로 광역형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최고등급에 선정된 경북여성정책개발원경북광역새일센터는 2010년 여성가족부 경북새일지원본부로 지정된 후, 도내 8개 새일센터(경산·경주·구미·김천·영주·영천·칠곡·포항)의 사업활성화 지원과 15개 시군 취업상담사 파견을 통해 경북여성들이 자신의 역량과 미래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분야로 취·창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지역경제 상황 속에서 도내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취·창업상담, 구인·구직 관리, 국비직업교육훈련,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사회적경제 페스티벌 창업페스티벌, 기업체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펼쳐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아크릴 물감 매화도는 시대 변화의 반영

최영조 문인화가 “매화가 봄의 상징이 된 것은 긴 겨울 끝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주는 모습이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전한다는 상징성 때문 아닐까요.”최고의 이상향, 격조 높은 정신, 최상의 가치로 대변할 수 있는 진, 선, 미를 추구해온 문인화 정신이 예술적 감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최영조(56) 문인화가. 지난 12일 경주시 황성로 35-3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군자 매화도를 서양화 재료로 그린 ‘매화도’ 작품으로 국내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나 삶과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사군자 매화도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쉽고 편리한 재료로 변화된 현재의 미술 경향에 따른 것인가.△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인 먹그림은 화선지에 먹으로 스며드는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일필휘지 기운 생동감을 표현한 문인화 작품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식주 모든 것이 변화되듯이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를 버리고 현대미술에 기본으로 사용하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정신은 문인화 기본 운필법을 그대로 갖고 사군자, 서예 붓으로 현대미술에 맞게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매화도를 그리는 이유는?△처음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지만, 문인화 사군자를 공부하면서 매화도에 집중하게 됐으며 동기는 다양하게 많다. 돌아가신 월봉 정석환 선생님께서 즐겨 그리시던 매화 작품에 매력을 느끼면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화의 의미와 나의 성격과도 흡사한 부분들이 많아 마음을 담게 되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꽃 중의 꽃이 매화라 사군자 매, 난, 국, 죽 중 매화도를 즐겨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매화 그림은 큰 둥치를 표현하면서도 섬세한 작은 가지와 그리고 아름답고 고결한 매화꽃 향기는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서 좋다.-최 작가도 옛 선비들처럼 자신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상징할 수 있도록 간결한 조형성을 강조해 표현하는 사군자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지?△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문인화 작품의 격은 마음에 있다. 화격보다 인격이 앞서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문인화의 장르는 회화의 장르와는 다르다. 회화는 사물을 보고 사실적인 작품을 표현한다면 문인화는 정신을 담는 장르다. 즉 느낌, 분위기, 감정과 감성을 들추어내는 작품 세계로 아, 하는 감탄사와 기운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동양철학의 기본 바탕인 음, 양의 이치를 갖고 작업을 하여야 자연 의미에 가깝게 갈 수 있다고 본다. -전통 사군자를 서양미술에 접목해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시대의 흐름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처럼 작품의 세계도 변해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장르가 없어졌다고들 한다. 현시점에는 평면, 입체 크게 둘로 보지만 이 또한 무너졌다고들 한다. 평면 작가들이 입체적인 작품들을 많이 하면서 서로 간의 장르는 무너졌다. 나 또한 매화도뿐만 아니라 추상적 작품 겨울 연밭, 음율, 선율, 몽현(夢顯) 작품들을 하고 있다. 서양의 재료 아크릴 물감은 다루기는 엄청 힘든 반면 현대인의 시각에 맞는 색감을 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서양화가 보는 그림이라면, 동양화는 읽고 동양화는 음미한다고 한다. 추천하고 싶은 최 작가의 ‘매화도’ 작품 감상법이 있다면?△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문인화의 매화도는 일필휘지의 기운 생동감 그리고 여백은 보는 이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 창출로 비어있지만, 채워져 있다.-민족의 정신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소중한 옛 그림들이 서양문화에 밀려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데 대한 최 작가의 견해가 궁금하다.△그런 부분에는 안타깝다. 서예, 문인화뿐만 아니라 옛 풍습 및 전통적인 모든 것이 조금이 사라지고 있다. 정통적인 모든 장르는 보존은 가능하나 지속은 힘들다고 본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국가가 바탕이 되어야 지속 가능하다. 사라지고 있는 문화유산들은 많다. 그중 하나일 뿐이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초·중·고등학생에게는 미술 학업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에 집중된 것이 아쉽다. 서예. 문인화. 민화, 조각 등등 많은 경험치가 혼합될 때 새로운 창작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k-팝은 세계적인 음악이 되어있듯이 k-아트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서양미술은 퍼포먼스가 안 되지만, 문인화 매화도는 퍼포먼스가 된다. 즉석에서 작품화를 완성도 있게 할 수 있다. 동양의 미술을 알리고 싶다. 아직도 먹을 모르는 나라들이 많다. 동양의 먹을 잉크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코리아 잉크 먹(墨)’이라고 말하면 모른다. 슬픈 일이다. ‘차이나 잉크’라고 말할 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기본소득’ 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열어야

포항을 기반으로 전국 규모의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온 유성찬 지속가능사회연구소장이 다섯권째 단행본 ‘그날이 오면’(도서출판 나루)을 출간했다.이를 기념하는 북콘서트의 부제가 ‘지속가능한 사회와 기본소득’인 점인데서도 알 수 있듯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향성이 강한 유 소장의 ‘기본소득 예찬론자’로서의 면모가 책 곳곳에서 묻어 난다.주요 내용들은 포항지역에도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이어져 왔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한 장을 차지하고 있음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80~90년대 사회운동 과정에서 겪은 시련과 가족사의 쓰라린 경험을 함께 한 가족에 대한 애잔함도 묻어나고 있다. ‘대구에서 왔다’, ‘아버지’, ‘그날이 오면’의 이야기들은 ‘겨울밤 집나간 아들을 찾아 야학에 찾아온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노동현장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동지’에 대한 저자의 애잔함이 생생히 전해진다.1989년경 재정이 어려워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상근자가 ‘꽃을 던지고 싶었다’라는 이름의 커피숍에서 더부살이하며 활동했던 추억담도 소소한 읽을거리다. 남북평화와 통일문제, 자치분권, 지역차별, 시민사회운동과 NGO의 역할에 대한 유 소장의 성찰은 이론적 탐구에다 현장경험까지 더해진 결과임을 알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유 소장은 미래 비전으로 ‘기본소득정책’을 활성화시켜 경제적 불평등, 인권문제, 환경문제를 극복해가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성찬 소장은 “‘포항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북콘서트 포스터 속 문구에 이번 책의 메시지가 담겼다”면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포항에서 펼쳐진 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면서 내일의 길을 찾고, 저를 비롯해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이 역사를 기록하는데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유성찬 소장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및 관리이사, 경기도 일자리재단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주대학교 로고스컬리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는 오는 13일 오후 2시 포항 남구 오천읍 다빈치커피 오천힐링강변점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부패한 문화가 부패권력자 만든다

“나쁜 사람이 권력을 손에 넣는가? 권력이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10여 년간 벨라루스, 영국, 코트디부아르, 태국, 튀니지, 호주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백 명의 최고위 지도자를 인터뷰했다. 브라이언 클라스의 신간 ‘권력의 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은 500건 이상의 인터뷰와 인간 행동에 관한 최신 이론을 토대로 어떤 사람, 어떤 시스템이 더 쉽게 권력을 손에 넣고 부패하는지 밝혀낸다.뉴욕시에 머무르는 UN 대사들은 한때 법 위에 군림했다. 외교관 면책특권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UN 외교관 차량의 불법 주차 딱지 발행 수는 무려 15만 회에 달했다. 보다 못한 뉴욕 시장은 ‘삼진 아웃’ 규칙을 시행해 불법 주차의 시대를 끝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에서 온 외교관들은 법 시행 전에도 미납된 주차 딱지가 없었다. 반면 부패 문화로 악명 높은 쿠웨이트 외교관들의 주차위반 건수는 인당 평균 249회에 달했는데, 시행 후에는 0.15회로 줄어들었다.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실이 있다. 부패한 문화가 부패한 권력자를 만들어낸다는 점, 시스템이 부패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책은 전 이라크 행정책임관이었던 스키 강사 제리가 언론을 통제하고 약탈자에게 발포를 허가한 사례를 통해 나쁜 국가 시스템이 권력자의 선택을 규정짓는 현실을 살펴보고, 인도 벵갈루루 공무원 집단의 부패가 현지 대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미친 영향을 통해 악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권력의 구조를 살펴본다.사이비종교 지도자, 쿠데타 음모자, 사이코패스 장군, 선동가, 부패한 CEO…. 권력의 정점에 섰던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해하고 행동의 배경인 시스템을 연구하는 일은 부패하는 권력자를 멈추기 위한 핵심 작업이 된다.하지만 독재자, 부패한 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은 아니다. 책은 인간 행동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토대로 그들의 행동을 촉발한 요인을 설명하고,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기 위한 과제를 제안한다.더불어 책은 선사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지도자 선택의 오류, 권력의 정점에 설수록 나쁜 선택을 거듭하게 되는 이유 등 결국 부패하고 마는 ‘권력의 심리’를 실제 사례와 정치학, 심리학, 신경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융합해 풀어낸다. 이 책에 담긴 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리더가 부패할 수 없도록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한편,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영국 팟캐스트 어워드에서 3위를 차지한 ‘권력은 부패한다(POWER CORRUPTS)의 진행자로 세계적 전문가들과 함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이면과 악한 권력자들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세계 최대 소셜 플랫폼 ‘페이스북’의 명암

미국 최고의 테크 저널리스트로 꼽히는 스티븐 레비가 쓴 ‘메타 페이스북’(부키)은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과 명암을 들여다본 책이다.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가진 아홉 번의 인터뷰를 포함해 전현직 임직원,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과 나눈 300여 차례의 인터뷰가 이 책의 줄거리를 이룬다.저자는 대학생 인맥 쌓기 앱에서 SNS 왕국, 플랫폼 제국을 거쳐 메타 월드 구축으로 나아가는 페이스북의 거침없는 행보를 낱낱이 추적하고 해부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2학년 때 캠퍼스 소셜 네트워크 역할을 하는 간단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소한 대학 기반 스타트업은 오늘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세계 4대 소셜 플랫폼을 보유한 채 절반 가까운 지구인의 일상을 좌우하는 기술 거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에 근거해 메타버스의 창조를 선도하고 있다.페이스북 이야기는 소셜 미디어 산업의 역사 자체이자 IT 업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와 기술 산업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경험과 비즈니스를 바꾸어왔는지, 어떤 미래로 세상을 데려가려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200호 이상 대형작 중심 소장전 ‘스타트’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올해 ‘2022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전’을 효시로 모두 8개의 기획전시 라인업을 결정했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달 27일부터 첫 기획전으로 1991년 개관한 이래 수집한 소장 작품 중 그간 소장작품전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과 200호 이상의 대형 작품들을 중심으로 ‘2022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열리며 올 4월부터 11월 사이에는 대구·경북 지역 전시 공간을 순회하는 소장작품 순회전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2월 중순에는 ‘아트in대구, 오픈리그’전이 개최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 전시는 지역 작가들의 숨은 노력과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마련된다. 올해 11명의 작가가 1, 2부로 나눠 이달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한 달 간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1부 사공홍주, 최상식, 정병현, 시혜진, 곽호철, 허용수(海禪), 2부 박두, 구도하, 오정향, 김민진, 박세호이다.4∼6월에 열리는 특별기획전 ‘청출어람(가제)’전은 지역 미술계에서 스승과 제자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쌓고, 각자의 예술세계를 펼쳐나갔던 작가들을 조명하는 기획전이다.전시에서는 서양화가이자 교육자로 많은 제자들을 배출해 냈던 서창환(1923∼2014) 작가와 제자들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며, 4월 28일부터 6월 11일까지 개최된다.7월에 개최되는 ‘원로작가 회고전’과 9월에 개최되는 ‘올해의 중견작가·청년작가전’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대구 미술계의 토대를 건실하게 유지하기 위해 세대별로 작가를 선정해 미술계 전 세대에 걸쳐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올해 ‘원로작가 회고전’에는 서양화가 이영륭, 사진작가 양성철 작가가 선정됐다. 원로작가 회고전은 오랜 시간 자신의 분야에서 지역미술의 역사를 써 온 원로작가의 흔적을 따라 시대별로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로 ‘원로작가 회고전Ⅰ-서양화가 이영륭’은 7월 7일부터 7월 23일까지, ‘원로작가 회고전Ⅱ-사진작가 양성철’은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개최된다.‘올해의 중견작가전’은 지역 미술계의 중간허리격인 중견작가의 작업에 재도약점을 마련하는 전시로 참여 작가들의 신작을 중심으로 9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2월 공모 심사를 거쳐 총 5명의 청년 작가를 선정할 예정이며 8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11월 중순에는 지역 작고작가를 발굴·조명하는 작고작가전이 개최된다. 지역 작고작가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정리해 작가들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열정을 재조명하는 이 전시는 11월 17일부터 12월 17일까지 한 달간 열릴 예정이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2022년에도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층의 예술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노력과 성과가 조명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지역 미술과 지역 작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동시에 시민에게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대구미술사를 정립하는데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9

금요일 융합공연 ‘金YOLO 시리즈’ 라인업

(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대표 브랜드 공연 ‘문화가 있는 날- 金YOLO(금욜로)’시리즈의 올해 라인업을 확정, 발표했다.2019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금요일 융합 공연의 선두주자로,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 이야기로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폭넓은 관객층에 사랑받아온 공연이다. 기존 문화가 있는 날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이 포함돼 있는 주간으로 확대됨에 따라 공연 수요가 많은 금요일에 수준높고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신조어 YOLO(You Only Live Once)에 기반을 둔 ‘금요일 저녁에 이뤄지는 여가생활’를 콘셉트로 했다.2022 금욜로 시리즈는 크로스오버, 드로잉 서커스, 클래식 기타, 아카펠라, 국악 밴드 등 지역에서 관람하기 힘든 차별화된 장르를 엄선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출연진에 따라서는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무대 위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격이 없는 소통의 무대도 선사할 예정이다.올해 금욜로 시리즈 무대에는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연주자들과 국내를 대표하는 연주단체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신박 서클, 크로키키 브라더스, 클래식 기타 콰르텟 피에스타,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 국악밴드 나릿 등 국악·재즈 퓨전, 클래식, 서커스, 아카펠라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음악들을 선보인다. 4월 공연에는 가야금과 색소폰, 드럼, 베이스 등 국악과 재즈의 베테랑 뮤지션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콰르텟 신박서클(박경소, 신현필, 서영도, 크리스티안 모란)이 ‘Highway’,‘피톤치드’, ‘점성술’ 등 신박한 크로스오버 사운드로 시리즈의 문을 연다.5월에는 일본, 싱가폴, 호주 등 국내외에서 드로잉과 서커스를 접목시켜 ‘드로잉 서커스’라는 새로운 공연 장르를 선보이고 있는 드로잉 퍼포먼스 듀오 크로키키 브라더스(임동주, 우석훈)가 라이트 ·라이브·크로스·스피드 드로잉 등 다채롭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드로잉 서커스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7월에는 김진택, 고의석, 김현규, 곽진규 등 네 명의 남성 연주자로 이뤄진 클래식 기타 그룹 피에스타가 클래식 기타의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는 연주회를 선사한다. 낭만주의, 현대음악, 탱고 등 여러 장르를 솔로부터 4중주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연주하는 클래식 기타의 성찬이 펼쳐질 얘정이다. 또한 9월 공연에서는 2009년 한국아카펠라대회 대상, 2012년 중국 심천 주최 국제아카펠라대회 대상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남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가 남녀불문하고 온가족이 함게 즐길 수 있는, 아카펠라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영화음악, 동요, 팝 메들리 등을 들려준다. 마지막 10월 공연에는 차별화된 창작 국악곡들로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7인조 국악밴드 나릿이 창작국악과 재즈가 어우러진 새로운 ‘홍보가’, ‘제비노정기’ 등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재즈, 클래식, 국악, 퍼포먼스 등 시민들이 다양한 예술장르를 접하고 그것을 친근하게 향유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예술로 누리는 삶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8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도록 5종 발간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상설전시실 개편의 성과를 담은 ‘상설전시도록’ 5종(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어린이도록)을 새롭게 발간했다. 이번 도록에는 2019, 2020년에 걸쳐 개편된 고대문화실, 복식문화실, 중세문화실의 전시품을 수록했다. 이 책은 전시 안내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실 문화재에 한층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관람객은 전시 이해를 넓히고 대구·경북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도록은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제작했다. 최근 세계화와 비대면 경험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다국어 도록은 국내를 비롯해 국외에도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또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처음으로 제작한 ‘어린이 도록’은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체험활동과 함께 주요 전시품을 알기 쉽도록 편집했다. 이번 5종 도록 발간은 성인부터 어린이, 국내부터 국외까지 국립대구박물관을 소개하고, 다양한 관람객층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경북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복식문화 특성화 박물관으로 매년 관련 전시는 물론 조사·연구를 지속하고 있다.이번 상설전시도록은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의 모습을 오롯이 국민에게 전하고, 관람객의 문화향유권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도록은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7

‘포항 신생대 화석층’ 보호책 마련을

포항시 남구 동해면 금광리 일대에 신생대 나무화석인 규화목(硅化木)이 별도의 보호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어 관계 기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생대 화석인 규화목이 발견된 금광리 일대는 지질학자들로부터 약 6∼7천만 년 전 신생대 제3기층이라는 화석층으로 인정된 특별한 곳이다. 하지만 관계 기관인 포항시는 별도의 발굴조사는커녕 보호 틀과 안내 간판 설치 등 보호조치조차 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규화목은 지하에 매몰된 나무의 세포 조직 안에 광물질이 스며들어 화석화가 진행된 나무화석을 말한다. 나무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한 상태로 미세한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어 고식물, 고기후, 지질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수억 년 전부터 빗방울과 햇볕, 염분, 용암, 지각변동 등으로 만들어진 지형·지질문화유산으로서 석탑 등 조형 문화유산처럼 하루아침에 모형을 만들 수 있는 문화재가 아닌 살아있는 진귀한 ‘생명 문화재’다.금광리 규화목은 지난 2007∼2009년 31번 국도 대체순환도로공사 당시 처음 발견돼 2m 이상의 큰 규화목 등 몇 점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에 전달돼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하지만 그 이후 금광리 일대와 인근 도구리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는 규화목들은 주민들이 집에 가져가 보관하고 있거나 밭에 표지석 등으로 이용하고 있어 훼손 우려마저 있다.황인 향토사학자는 “신생대 제3기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금광리 규화목은 세계적 지질학자들이 인정한 귀중한 화석들로서 고지리학 및 퇴적 당시의 환경 지질시대 화석의 분류 연구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금광리 일대에 지질조사 등을 통해 규화목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발굴 및 보존대책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보존방안 및 범위설정 등을 신속히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에 규화목 4점을 보관하고 있다는 김후진 씨(61·포항시 남구 동해면)는 “무엇보다 포항에서 중생대 나무화석이 발견된 것이고 지질학자들도 이미 학술적, 역사적, 문화재적으로 가치가 높은 것이라고 확인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관계 기관인 시가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포항시 문화예술과 김규빈 학예연구사는 “금광리에 규화목이 있다는 말을 향토사학자나 주민들을 통해 들은 바는 없다. 여러기관에서 지표조사를 해서 화석 산출지로 확인된 구역중 공개 가능한 지역은 북구 두호동 12번지 일원과 여남동 산 47-1번지 두 곳”이라고 말했다.한편, 규화목은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페트러파이드포리스트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규화목 밀집지로 유명하다. 또한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도 5천만 년 전 화산 분출에 의해 생성된 규화목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항의 신생대 제3기 장기층군의 응회암층에서 규화목이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울산 간월산에서도 보존 가치가 높은 중생대 규화목 2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7

“茶 마시면 정신순화, 내적 성장 도움”

“차는 형식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지나칠 만큼 예법이 강조되어온 것은 그만큼 차 생활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소소명차는 편안하게 오셔서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포항시 북구 신덕로 53번길에는 생활 차를 위한 보이차(茶) 카페 소소명차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김정훈(31) 대표가 직접 차를 우리며 소개해 주는 예약제 테이블과 손님이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는 카페 테이블들이 함께 있는 소담스런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소소명차에 차 애호가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생활 차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보이차 전문 찻집을 추구하는 김 대표를 지난 5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보이차 찻집을 운영하시기에는 너무 젊으신데요?△보이차를 즐겨 하신 아버지로부터 일찍이 차를 접하게 되었다. 어릴 적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아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는데 꾸준히 차를 마시면서 성인이 되어서는 해병대에 입대할 정도로 건강해졌다. 젊은 나이임에도 보이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은 몸소 체득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권할 만큼 차에 대한 확신이 컸던 탓인 것 같다. 제가 젊어서 그런지 어른들뿐만 아니라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아준다.-김정훈 대표에게 차 문화는 무엇인가.△차는 정신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사유할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과 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인관계에도 물론 사교적인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의 꽃과 같은 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랜 전통을 지닌 차 문화는 우리의 정신을 순화시켜 예의와 질서를 갖춘 생활은 물론 개인의 내적 성장에도 반드시 큰 영향을 준다.-보이차는 어떤 차인가.△보이차는 크게 생(生)잎으로 만드는 보이생차와 숙(熟)성시켜 만드는 보이숙차로 구분한다. 보이생차는 생잎 특유의 향긋함과 단맛, 보이숙차는 숙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깊은 진향의 특징을 가진 차다. 보이차는 와인과 위스키처럼 연도별 빈티지가 있다. 떼루아와 숙성의 차이로 맛과 향이 다르다. 숙성이 잘 될수록 맑고 깨끗하며 깊은 향을 낸다. 발효에서 나오는 갈산 성분이 지방간과 노폐물 배출을 도와 다이어트, 피부미용, 수족냉증에 좋으며 피를 맑게 하여 고지혈증, 당뇨 등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발효 보이차의 장점과 효능을 알려달라.△보이차는 후발효차다. 미생물과 효소의 이중작용에 의한 발효가 찻잎에 함유된 다량의 폴리페놀, 다당류, 섬유소, 카페인 등을 줄인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홍색소와 갈색소, 다량의 유산균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며, 핵산에 작용하여 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당류의 분화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방향 물질이 생기면서 특유의 향이 나오게 되고 더불어 항산화 활성 물질도 생성된다. 체온을 올려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 질환을 다스리고 피를 맑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차인들 사이에서 발효 보이차는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소소명차에서 진행 중인 수업의 특징이 있다면.△소소명차 클래스의 차별점은 차를 배우는 사람의 관심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나 와인의 소비가 많아지면서 서양식 차 문화가 익숙해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차를 마셔보고, 우리는 직접 경험들을 통해 누구든지 차를 시작할 수 있게 돕는 전문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부터 초, 중, 고급 과정으로 나눠 소소명차 생활 보이차 수업을 운영 중이다.-보이차는 어떤 차 도구를 사용해서 마시면 좋은가.△중국차 도구는 크게 두 가지다. 자사호는 ‘자색의 흙으로 만든 호’로서 자사 안에 존재하는 철 성분이 차 안에 있는 여러 영양학적 성분들과 반응하여 떫고 쓴맛을 경감시켜준다. 개완은 ‘뚜껑이 있는 찻잔’으로서 여러 다류를 하나의 개완으로 추출 가능하며, 간편한 사용과 세척의 편리성으로 사랑받는 다기다. 생활 차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편리성을 위주로 출시되는 다기의 종류도 많기에, 정해진 틀보다 본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시작해보길 권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6

이점찬 ‘달로부터-봉황을 품다’展

중견 도예가 이점찬의 19번째 개인전이 오는 15일까지 대구시 수성구 청수로86 3층 청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백자 달항아리에 천착해 왔다. 한국도예 미술의 정체성을 “형태 없는 존재로 공백만 살아 있을 뿐 텅 빈 백색의 공간에 본래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유전적 DNA”라고 규정한 그는 전통적인 기법과 고도의 기술을 통해 부드럽고 매끄러운 유선형의 달항아리를 빚어낸다는 평을 듣는다.도예가로서 직접 백자를 빚지만, 도자기를 캔버스 삼아 그림과 이미지를 새겨넣는 화가이기도 하다. 도자기 그림에 주로 금분 안료를 사용하기에 ‘황금백자 달 항아리’라 부른다.이번에 새겨넣은 황금빛 봉황은 새 중의 으뜸으로서 고귀하고 상서로움을 나타낸다. 봉황 문양은 미술, 건축, 공예 등에 두루 쓰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봉황은 천지인(天地人)의 조화 속에서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으로 동화돼 가는 회화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그는 ‘달로부터-봉황을 품다’를 주제로 순백의 달항아리에 황금색 봉황을 새겨 넣은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이점찬은 경일대 도예과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에서 미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탈리아 피엔자 국제도예전 입상, 대구시공예대전 대상, 두산아트페어상, 경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상 등을 받았다. 현재 경일대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구미술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