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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입주작가 12인 ‘개성’ 만나다

(재)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입주작가 프로젝트 기획전 1부 ‘DAF+ARTIST(다파티스트) 프리뷰전’을 4월 5일부터 5월 29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4·5층에서 연다.대구예술발전소 입주작가 프로젝트 기획전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대구예술발전소 레지던시 공간인 4·5층 스튜디오 복도를 활용해 입주작가 작품을 분기별로 소개한다. 이번 프로젝트 기획전은 총 3부로 구성되며, 1부는 4월 5일부터 5월 29일까지, 2부는 7월 5일부터 9월 12일까지, 마지막 3부는 10월 7일부터 12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참여작가는 2022년 3월 입주한 12기 입주작가인 기조, 김시흔, 김유나, 백다래, 백수연, 신명준, 신은주, 유혜민, 이소진, 이승호, 이요한, 임지혜 등 총 12명이다.첫 번째로 진행되는 ‘DAF+ARTIST (다파티스트) 프리뷰전’에서는 12명의 작가들이 그동안 구축해왔던 본인만의 작품 세계를 평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서 2, 3부 프로젝트 기획전에서는 예술발전소에 새롭게 입주해 서로의 작품의 영역과 의미를 확장 시키고 대중에게 공유하는 자리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효연 예술감독은 “이번 프로젝트 기획전이 입주작가들의 예술적 탐구와 가능성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며 “또한 입주작가만의 닫혀있던 공간이었던 4·5층 스튜디오 복도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9

금요일, 나만의 욜로 찾아 공연장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4월 1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2022년 금욜로(金YOLO)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신박서클 유사과학’공연을 개최한다.‘금욜로(金YOLO) 시리즈’는 매월 ‘문화가 있는 날’ 주간 금요일 저녁에 실시되는 프로그램으로 공연에 대한 수요가 많은 금요일에 자신만의 문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욜로’라는 콘셉트를 잡아 2019년부터 운영 중이다.특히 이번 공연은 소규모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총 95석 규모로 마니아층을 겨냥한다. 하우스콘서트는 관객이 연주자와 같은 높이의 마룻바닥에 앉아 오감을 열고 연주를 즐기는 작은 음악회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며, 연주자에게는 관객의 호응과 시선을, 관객에게는 연주자의 작은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이번에 출연하는 신박서클은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 겸 색소포니스트 신현필과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를 중심으로 베이시스트 서영도, 드러머 크리스티안 모란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국악, 재즈, 영화음악 등 장르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활동을 자랑하던 베테랑 연주자들이 결성한 밴드로 그에 걸맞은 탁월한 연주를 들려준다.2019년 4월 첫 번째 정규 음반 ‘Topology’를 발매했고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에 노미네이트됐다. 2019년 런던 K-music Fesitval초청 공연 및 사진작가 나승열과 컬래버레이션 콘서트 ‘들어보다’를 선보이며 음악계에 확실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7월에는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함께한 ‘불안한 신세계’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신박서클의 ‘유사과학’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의 제목으로 총 9곡이 담겼다. 이번 공연에서는 민속적인 장단을 새롭게 구성해 중독성을 느끼게 만든 ‘피톤치드’와 재즈의 느낌과 국악적인 농담이 잘 묻어나는 ‘파워스톤’, 가야금으로 선풍기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를 표현한 ‘밀실의 선풍기’, 불규칙한 박자로 괴짜의 면모를 표현한 ‘평면지구’, 강력한 템포의 ‘사카린’, 신화 속 이야기처럼 상상력을 소리로 엮은 ‘점성술’ 등 ‘유사과학’ 수록곡 9곡을 연주할 예정이다.공연 티켓은 전석 1만원이며 예매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1588-7890)에서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9

‘인문학 강좌- 신라 불교조각’ 마련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4월 6일부터 5월 25일까지 총 8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문학 강좌- 신라 불교조각’을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신라 불교미술에 흥미가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라 불교조각에 대한 8개 주제로 구성된 이번 특강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4월에는 ‘석굴암과 불국사’를 비롯해‘경주 남산 칠불암의 불교미술’, ‘신라의 불교조각과 중국’, ‘밀교계 변화관음보살상’을 살펴볼 예정이다. 5월에는 ‘선도산 아미타삼존불’을 비롯해 ‘신라 불탑과 신중상’,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 ‘신라의 약사여래상’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강연은 올해 6월에 예정된 사천왕사와 망덕사, 전 황복사, 능지탑 등 낭산 일대에서 출토된 발굴품과 그간의 학술 성과를 토대로 경주 낭산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낭산, 도리천 가는 길’에 앞서 ‘신라 불교조각’이라는 주제로 신라의 종교사상을 바탕으로 피어난 불교문화와 다양한 미술작품을 살펴보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향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시민은 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교육·행사 ·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전 신청한 후 참여할 수 있다. 해당 강좌 녹화분은 국립경주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일주일간 송출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8

장옥관 시인 초청 ‘시의 생명은 에너지’ 특강

경주 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한동철)가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지난 26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장옥관 시인을 초청해 ‘시의 생명은 에너지’라는 제목의 특강을 개최했다. 장옥관 시인은 이날 특강에서 시의 에너지는 정신의 의식적 통제를 제거함으로써 내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잠재의식을 드러내는 ‘직관적 글쓰기의 힘’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의도가 개입한 글이나 타인의 눈과 목소리로 쓴 글은 독자들을 감동시키지 못함은 물론 자신을 속이는 글쓰기”이며 “직관적 글쓰기는 글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쓰는 사람도 예측할 수 없이 에너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으로, 이 때 말과 말의 관계가 폭력적으로 결합하며 고정된 의미가 간격이 넓혀진다”고 주장했다. 우리 시사에서는 김수영이 최초로 시도했고, 이성복 등의 시인이 이를 계승했다고 설명했다.장 시인은 또 “시인은 그러나 실제 창작과정에서 직관적 글쓰기는, 창조의 단계와 퇴고의 단계의 두 단계를 거쳐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의 단계가 한 순간 번뜩이며 나타나는 체험을 열정과 신명으로 지피는 단계라면, 퇴고의 단계는 창조단계의 무의식적 혼란을 이성적 의식이 개입하여 재배열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장 시인은 이날 특강에서 혼란을 질서로 바꾸는 과정에서 얻은 보석같은 시편들-‘붉은 꽃’‘꽃을 꽂는 여자’‘달의 뒤편’등의 자작시 창작의 실제를 구체적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한편, 장옥관 시인은 1987년 계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해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등 6권의 시집을 냈으며 김달진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계명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정년퇴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8

학교 폭력… 그들만의 책임인가?

포항시립연극단의 제185회 정기공연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송경화 연출)가 오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4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된다.연극은 ‘집단 따돌림’을 다룬 일본 극작가 하타사와 세이고의 작품으로 2008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돼 학원 폭력이 사회적인 병폐로 자리 잡은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하타사와는 2006년 일본 후쿠오카 명문 사립중학교에서 이지메로 괴로워하다 자살한 학생 사건을 2년여간 추적, 2008년 이를 작품으로 내놨다. 사과와 용서를 구하기보다 변명에 급급한 가해 학생 부모들의 이기적인 본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연극단 단원들은 객원 연출자 송경화 서울 낭만유랑단 대표와 함께 학교 폭력과 왕따, 청소년 자살문제를 다른 어떤 작품보다 세밀하게 다뤘다. 극은 한 중학교 학생의 자살로 유서에 거론된 5명의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을 소집하면서 시작된다. 극 중 아이들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단지 다른 이의 입을 통해 가해 학생들이 “아아. 뒈져버렸군. 주물럭거릴 녀석이 없어져서 심심하네.” 등 죄책감 없이 웃고 떠드는 얼굴을 짐작하게 하는데, 이는 학교 폭력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 문제임을 보여준다. 극은 인간 존재의 존엄함을 배우거나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비(非) 청소년들은 폭력을 멈추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질문하며, 극에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는 물론 관람하는 모두가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게 한다.이번 연극 연출을 맡은 송경화 연출가는 “극은 비(非) 청소년 사회에서 폭력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또 그것은 청소년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책임은 폭력적인 사회를 조직하고 있는 비(非) 청소년 세대와 차별을 쉽게 용인하는 사회에 있음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공연 시간 31일·1일 오후 7시30분, 2·3일 오후 4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8

“불과 함께하는 도자작업, 심장 뛰게 하는 일”

“제 도자기는 자연스럽고 질박한 멋이 있다고들 하시죠. 그래서 편안한 느낌이 드신다고 할까요.”지역에선 유일하게 통가마 작업에 집중해온 태성룡(57) 도예가가 19번째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유약을 입히지 않고 불과 흙, 재가 그려낸 자연스러운 색감을 20년 넘게 탐구해온 태 작가가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것이다.‘에너지’를 주제로 오는 29일부터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태 작가를 지난 26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나 삶과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도자기 예술이라는 게 무엇인가.△점토로 형태를 만들고 건조한 후 가마에서 1천300도의 고온에서 구워내는 예술이다. 점토로 성형하기까지는 수정 보완이 가능하지만, 가마에 넣고 난 뒤에는 가마에서 굽는 동안은 오직 결과를 예측할 뿐 그 결과를 결정할 수는 없다.-즐겨 하는 작품들의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도자기 피부’라는 표현처럼 매끈하고 예쁘고 복잡하고 화려한 문양이 많은, 기교가 많은 작품과는 달리, 단순하고 핸드크래프트(수공예적인·물레나 다른 도구를 쓰지 않고 하는 수작업) 위주의 미니멀(minimal)적인 점토 자체의 거친 질감이 주는 물성을 살린 작업 스타일을 즐기는 편이다. 표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문양 등 장식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요변(가마 내에서의 변화)이나 자연유가 (나무재가 날아붙어 생긴 유약)이를 충분히 능가하는 장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가마를 통한 번조(굽는)과정을 통한 원시적이고 야취적인, 자연적인 색상을 통한 조형물을 대할 때면 도자 작업의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다.-유약을 입히지 않은 통가마 작업을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통가마 작업은 일반 장작가마 작업보다도 가마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도예가마다 시간차이는 있지만 보통 48시간에서 72시간 정도 불을 넣는다. 통가마 전체 예열부터 재를 날려 기물에 1천200여 도가 넘어가면 붙이기 시작하는데 자연유가 충분히 생성되기 위해선 많은 연료와 노동이 들고, 번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재와 그을음, 맑은 공기, 탁한 공기가 긴 소성 시간으로 인해 발현되는 요변과 자연유의 색상은 오묘하고 깊이가 있으며, 변화무쌍하다. 다양한 형태와 점토의 특성, 연료(나무)와 통가마의 구조, 기물을 넣고 쌓는 방식, 도예가의 불을 지피는 방식까지 겹쳐지면 더욱 다양한 우연성을 만날 수 있다. -전문 과정을 제대로 밟은 전통도예가다. 그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나는 장작가마 제작자이면서 사용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마를 제작할 때 메커니즘과 인체공학적 불의 흐름과 효용성을 더욱더 섬세히 반영하기가 쉽다.1998년에 나의 세 칸 장작가마를 만들고, 경북 신령에 통가마와 칸을 결합한 가마를, 나의 통가마를, 전주에 두 칸 가마를, 경주에 통가마와 칸을 결합한 가마를, 프랑스 앙굴렘에 통가마를, 여러 곳에 디자인 제작했다. 다양한 국제 캠프와 전시, 학술회의, 워크숍 등을 통해 나의 독특한 작업성을 알리고 한국 현대 도예의 앞선 기술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태 작가는 도자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숙명적인 업이다. 그릇을 빚고 가마에 넣어 큰불을 접하게 되면 그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힘든 노동이기도 하지만 불을 통하여 심장이 뛰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도자를 공부하면서 한국의 찬란했던 도자 역사가 일제강점기와 전란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단절 왜곡되어 있음을 통감하면서 미래에 다시 더 나은, 세계인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도예 문화를 향유하고 선도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도자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수없이 많다. 통가마 작업에서는 완성된 결과물 중에 만족할 만한 것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불량이 나거나 매력적이지 않으면 판매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통가마 작업은 대중에게는 생소한 장르이기도 하다. 하나의 기물이 나오기까지는 도예가의 땀과 노력이 많음에도 그 결과물은 적지만 대중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해 작업의 선순환이 적다.-그동안 150여 회의 작품 전시회를 했다.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2019년 5월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의 개인전 ‘화성(MARS)에 가다’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도예가의 삶을 살면서 터득한 통가마의 번조방식 기술과 작업세계, 삶에 대한 성찰 등을 최대한 쏟아부었던 전시였다고 생각된다.-이번 개인전이 이전 전시회들과 다른 부분이 있나.△대백프라자갤러리 초대전이다. ‘에너지’라는 테마로 전시를 준비하였는데 자연현상 속에서 일상의 에너지, 기의 흐름과 연속성, 생로병사 등을 오브제적인 입체작업과 벽면의 설치, 설치작업 등 또한 적당한 테마에 적합한 쓰임이 있는 그릇들도 같이 전시할 것이다.-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목표가 있다면?△많은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통가마 도자 작업을 세계화하고 싶다. 다양한 도자 작업을 하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도예가들과의 워크숍이나 작업실 레지던스 등을 통해 좀 더 심도 있고 다양한 작업세계를 상호 간에 융합해 봄으로써 참으로 아름다운 도자 문화를 꽃피우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7

대구사진비엔날레, 정부 평가 1위 기획 완성도·만족도 등 높은 점수

지난해 9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동산병원 등에서 개최된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정부 비엔날레 평가에서 1위를 달성했다. 27일 비엔날레를 주관한 대구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1 비엔날레 평가에서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총점 86.2점을 획득해 평가에 참여한 전국의 비엔날레 가운데 유일한 2등급(우수)을 받아 1위를 달성했다.이번 평가는 2021년 개최된 전국의 6개 비엔날레를 대상으로 예술성, 운영·경영, 평가·환류 등 3개 분야를 서면평가 및 현장실사의 방법으로 진행됐다.지난 2018년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2등급으로 평가돼 국내 3대 비엔날레로서의 명성을 얻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이번 평가에 참여한 비엔날레 가운데 전국 1위에 선정됨으로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비엔날레를 넘어 향후 세계적인 사진축제로서의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대구사진비엔날레는 평가지표인 예술성, 운영·경영, 평가·환류의 전 분야에서 고르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평가세부지표인 전시기획의 완성도 및 작가·작품 선정의 적절성(92.2점), 관람객 수, 관람객 증가율, 관람객 만족도(3개 항목 공히 100점)에서 특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전문성과 동시에 대중성까지 인정받은 결과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대구사진비엔날레를 주관하는 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결과는 사진의 도시 대구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이자 대구시민의 성원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 세계 속에 빛나는 대구사진비엔날레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7

‘대구 개구리소년’ 미제사건 30년 추적

국내 최대 수사 인력이 동원됐으나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은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의 사인을 비교·분석한 현직 기자의 추적기가 발간됐다.책은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가운데 하나인 이 사건이 발생한 지 꼭 31년 되는 3월 26일을 앞두고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부제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 30년 추적기·사진)라는 제목의 책은 ‘책을 쓰면서’와 ‘책을 마무리하면서’를 포함해 모두 7부로 구성됐다. 저자인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본부장은 대구경찰청을 출입하던 1991년 3월 26일, 사건 발생 당시부터 달서경찰서는 물론 아이들이 살던 마을과 학교, 와룡산 등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를 시작했다.김 본부장은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이 ‘집단 가출한 아이들은 앵벌이 조직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에 대규모 형사들을 파견하자 실종 어린이 가족과 함께 동행취재를 하기도 했다. 또, 한 범죄심리학 박사가 다섯 아이 가운데 한 명인 김종식(당시 9세) 군 아버지 김철규 씨가 아이들을 살해한 뒤 사체를 집 주변에 묻었다고 주장해 경찰이 발굴작업을 진행할 때도 직접 현장을 지켜봤다.그는 아이들의 사인을 ‘저체온사’라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퇴직 경찰관 김영규(사건 당시 대구경찰청 강력과장) 전 총경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한 것이 책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그는 최근 5년 동안 이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경찰관, 법의학자, 유족 등과 만나 인터뷰하면서 아이들의 사인이 ‘타살’인지, ‘저체온사’인지를 비교·분석했다.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본부장. 그는 “명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서는 첨단기법을 동원한 경찰의 재수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정년퇴직을 앞둔 저자는 “대중들에게 ‘살해 암매장 사건’으로 각인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누군가는 정리해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며 “경찰의 재수사로 사건의 진실이 오롯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개구리 소년 변사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교 학생 다섯 명이 도롱뇽알과 탄피(탄두)를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지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26일 마을 인근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논란 끝에 경북대 법의학팀이 사인을 타살로 발표했으나 범인 검거는 고사하고 범행 도구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결국 2006년 3월 25일 자로 공소시효가 만료됨에 따라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아이들을 찾기 위해 32만명의 경찰력이 동원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3

코로나 블루, ‘예술 치유’로 날리세요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공연장인 대잠홀과 포항 지역의 대표적 클래식 청년예술단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대표 정하해)가 경북도의 ‘2022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도비 5천만원을 확보했다.2022 공연장 상주단체에 선정된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는 성악가인 베이스 정하해 대표를 비롯한 청년예술가들이 공연 레퍼토리 개발, 시민음악교육, 사회봉사, 예술가 권익 신장을 위해 지난 2014년 창단한 이후 클래식 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 대상 문화예술교육과 예술 프로젝트를 펼쳐 공연기획, 작품성,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올해엔 이번에 지원받은 예산을 바탕으로 대잠홀을 무대로 초연 창작 작품과 레퍼토리 공연, 퍼블릭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기화된 코로나 블루에 지친 시민들에게 음악을 매개로 한 예술적 치유와 더불어 시민들의 일상 회복을 응원해나갈 예정이다.초연 창작 작품으로는 윤동주 시인 순국 77주기를 기념해 한국적 정서가 녹아든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를 한국적인 정서의 음악을 입혀 한국적인 예술 연가곡집 ‘[회신]윤동주 귀하 for Voice Orchestra’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또한, 우수작품 레퍼토리로 미술과 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마리아 칼라스’와 ‘프리다 칼로’의 사랑을 옴니버스 형식의 공연 콘텐츠로 창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육체적, 사회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는 열정적인 삶을 산 여인들을 통해 선택에 의해 결정하는 자주적인 인생을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정하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대표 퍼블릭 프로그램으로는 온 세대 합창단 ‘Bella Famiglia’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편견과 왜곡으로 공감이 결여된 세대간 연결을 위해 삶의 균형과 공감의 매개체인 음악예술을 활용해 세대연결을 지향한다. 개인의 잠재능력을 이용해 자아성취의 욕구를 충족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깨진 삶의 균형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종료 후 성과발표도 진행할 예정이다.정하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대표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청년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역의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해 코로나 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문화예술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다양한 문화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한편,‘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은 경북도가 도내 공연장 활성화와 예술단체의 창작 활성화,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확대 등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대표적인 예술협력사업이다. 상주단체와 협약을 맺은 각 지역 공연장은 예술단체에 사무실과 연습실 공간을 제공하고, 공연장 사용료 면제·사용 우선권 등을 부여한다. 상주예술단체는 지역을 소재로 한 초연 창작작품, 우수작품 레퍼토리,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퍼블릭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공연장 상주단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3

29일 궁중무용 ‘춘앵전’ 첫 무대 매월 색다른 국악 세계로 초대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대구시립국악단 ‘2022 화요국악’을 선보인다. 무료 상설공연으로, 관객들은 매월 색다른 국악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우선 오는 29일 첫 무대는 전통 국악 레퍼토리를 담은 ‘전통음악의 밤’을 주제로 펼쳐진다. 웅장함과 근엄함이 느껴지는 궁중음악 ‘함령지곡’을 시작으로 봄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화한 궁중무용 ‘춘앵전’을 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이 선보이며 이어 그윽한 음악의 멋이 느껴지는 대금독주 ‘청성곡’(대금 배병민)과 깔끔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생소병주 ‘수룡음’(생황 박성휘, 단소 김남이)을 연주한다. 마지막은 천년토록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궁중연례악 ‘천년만세’가 장식하며, 화요국악 시리즈의 첫 문을 여는 공연인 만큼 전통음악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두번 째 공연(4월 26일)은 ‘민속음악의 밤’이 주제다. 민속기악합주곡 ‘남도굿거리’와 민속무용 ‘화선무’,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판소리 ‘홍보가’ 중 ‘제비노정기’, 사물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5, 7, 10, 12월 공연은 단원 공모를 통한 독주회 공연을 선보인다.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는 이지영 가야금 독주회(5월 31일), 작곡가 류자현의 해금 곡들로 구성한 박은경 해금 독주회(7월 26일), 서용석류 대금 산조와 박종기제 대금 산조를 연주하는 류상철 대금 독주회(10월 25일), 전통과 창작국악으로 관악기의 매력을 보여 줄 박성휘의 피리 독주회(11월),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를 연주하는 유수연 거문고 독주회(12월 13일)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김순주의 춤(6월 28일)과 실험 정신에 빛나는 강한뫼의 창작국악 쇼케이스(9월 27일) 무대가 채워질 예정이다.‘화요국악’은 8세 이상 입장가로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좌석권 배부와 공연장 입장이 이뤄지며 객석의 일부는 띄워 앉기 구간(그린 존)으로 운영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3

포항문화 한획 그은 ‘인물’들 속으로

(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 사업단의 시민자치기구인 문화도시 포항 인문기획위원회가 미래자산화 사업의 일환으로 포항문화에 굴곡을 남긴 ‘인물’을 발굴·조명한 인문콘텐츠 개발서 ‘포항문화, 길을 연 사람들’을 발간했다. ‘포항문화, 길을 연 사람들’은 죽장면 입암서원에 얽힌 장현광과 박인로에 관한 이야기, 청하현감시절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겸재 정선,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의 포항 장기면에 큰 영향을 끼친 다산 정약용, 동학의 선구자인 해월 최시형의 삶 등 우수한 우리지역의 인물자원에 대해 새로운 관점의 글이 수록됐다.또한, 근현대 포항문화에 영향을 끼쳤으며 아직 기록화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청포도 다방을 중심으로 ‘청포도 살롱시대’를 연 사진작가 박영달, 포항교육을 일으킨 평보 하태환 선생의 일대기, 지역문화진흥의 산증인인 신상률, 지난해 타계한 ‘포항방송계 1호 아나운서’ 방송인 아나운서 최규열, 환동해 중심지의 주요문화자산인 동해안별신굿의 명맥을 이어온 김용택의 일생까지 그동안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지역 소수적 관심인물들의 면면을 만나 볼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이 책이 지역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작은 연결점이 되어 지역 예술가와 기획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담은 문화콘텐츠로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문화도시 포항 인문기획위원회는 삶과 인문성에 주목하는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자 대학교수, 문화예술전문가 등 지역의 오피리언 리더로 구성돼 2019년부터 포항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자문기구로써 지역의 인문성 발굴과 가치 확산을 위해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3-22

민족정신 일깨운 한흑구의 문학 엿본다

포항시와 한국예총 포항지회가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시적(詩的)인 수필을 쓴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한흑구(1909∼1979)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다양하고 본격적인 추모 사업을 추진한다.이를 위해 시와 포항예총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류영재·한국예총 포항지회장)를 출범해 지난 21일 포항시청 5층 회의실에서 첫 간담회를 가졌다. 시와 포항예총은 이날 이대공 고문(애린복지재단 이사장)과 한흑구 선생의 장남인 한동웅 전 동지고 교장, 김일광 아동문학가, 이대환 소설가, 서숙희 포항문인협회장 등 실행·추진위원 등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흑구문학 연구자 약력 소개, 학술대회 일정을 비롯한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먼저 오는 6월 한흑구문학 연구자들의 논문으로 자료집(단행본)을 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7월 중 ‘한흑구문학연구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추진위의 첫 번째 주요 사업인 ‘총체적인 한흑구문학 연구’는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한흑구의 생애와 정신과 문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총론 ‘한흑구 문학의 한국 문학사적 맥락과 그 의의’를, 이경재 숭실대 교수가 ‘한흑구의 소설 연구’, 박현수 경북대 교수가 ‘한흑구의 시 연구’, 안서현 서울대 교수가 ‘한흑구의 수필 연구’를, 안미영 건국대 교수가 ‘미국문학의 한국문학 이입과 한흑구의 업적 및 그 의의’를 각각 맡고 있다.또한 추진위는 총체적인 한흑구문학 연구와 학술대회를 통해 한흑구문학에 대한 재조명을 마치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한흑구 문학관’ 건립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한흑구 선생이 즐겨 거닐었던 유서 깊은 장소에 ‘한흑구 문학관’을 건립할 계획이다.추진위는 ‘한흑구 문학관’이 건립되면 민족독립과 흥사단의 무실역행을 문학과 삶으로 추구했던 한흑구의 삶과 문학적 가치함양은 물론 문화인프라 구축을 통한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교육의 소중한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포항문화’도약의 새로운 디딤돌 역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연학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한국예총 포항지회, 인사 등 지역 문화예술인·인사들과 힘을 합쳐 한흑구 기념사업을 추진해 선생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미래세대에 전하고, 문화도시 위상에 걸맞는 문화 인프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영재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지역의 뜻 있는 분들이 한흑구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오셨고, 또 학계의 몇 분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묻혀 있던 한흑구 선생님의 작품들을 발굴해 그 문학적 전모를 살펴볼 만한 작품집들을 출간해 주셨다. 우리 위원회는 그분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삼아서 이제 한흑구 선생님의 생애와 문학에 걸맞은 기념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서 선생님에게는 정중한 예의를 갖춰드리고 후세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수필가이면서 시인이자 평론가, 영미문학 번역가로 명망이 높았더 한흑구 선생은 본명은 세광(世光)이며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나 숭인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 재학 중 도미해 시카고 노스파크대학에서 영문학을, 템플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했다.1930~1940년대에 시인이자 평론가로 명망이 높았으며 시와 수필, 소설, 평론, 그리고 논문을 쓰면서 영미문학을 국내에 소개했다. 식민지 시대에는 ‘끝까지 지조를 지키며 단 한 편의 친일(親日) 문장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로 살아왔다. 친일 문장을 남기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일제에 빼앗긴 조국의 주권을 되찾고 자주독립을 열망하는 시와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작품을 썼다. 해방후 월남해 서울에서 잠시 머무르다 해방직후인 1948년 포항으로 내려와 포항수산초급대학교수를 지내며 포항에서 필생의 터전을 잡고 은둔의 문학인으로 살다 1979년 만 70세로 생을 마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2

바다 품은 포항, 해양문화 작품 한자리에

포항예술진흥원(원장 정광수)은 25일부터 31일까지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 위치한 호텔 영일대에서 갤러리 WELL(관장 박경희)을 개관해 포항의 해양문화와 관련된 주제의 ‘01’전을 펼친다.‘01’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를 맞이하는 포항 영일(迎日)의 지명인 동시에 호텔 영일대 갤러리 WELL의 첫(01) 번째 전시회라는 뜻을 담고 있다.포항예술진흥원 측은 이번 전시 주제를 포항해양문화와 관련된 것으로 정한 것은 포구와 항구 도시이며, 바다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문화 도시인 포항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01’전에는 지난해 포항예술진흥원의 사이버 전시장(ppaa.co.kr)에서 전시회를 가진 작가들 중 참여를 희망한 21명이 포항의 해양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어서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참여 작가는 권택관, 김락현, 김옥연, 김은숙, 김정기, 박경희, 박계현, 박정렬, 박해강, 오선아, 이태형 등 동·서양화가 11명과 권순종, 권일영, 권태철, 김주영, 김해근, 나호권, 이성국, 정광수, 조용진, 허미숙 등 사진작가 10명이다.포항예술진흥원은 개관 특별행사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전시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장 내에 소품 25점을 각 10만 원에 판매하는 ‘10만 원전’을 연다. 또한 26일에는 1부(오전 10시~낮 12시)와 2부(오후 1시~4시)로 나눠 호텔 영일대 일원에서 봄나들이 나온 가족, 연인, 친구를 대상으로 포토존 촬영을 해 즉석 인화를 해주는 이벤트를 갖고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호텔 영일대 카페 모에니아의 테라스에서 음악회 (주)아트플렛폼 한터울의 ‘소리를 품다Ⅱ’ 국악공연과 오후 6시 30분 박해강 작가의 샌드아트 공연도 선보인다.특별행사 기간 동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후원 수익금은 포스웰, 포항예술진흥원, 아트플랫폼 한터울 공동으로 전액 포항여성소망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해근作 ‘그물’. 정광수 포항예술진흥원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전시와 공연장 취소 및 폐관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에게 디지털 온라인전시를 지원하였고, 올해는 호텔 영일대와 함께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확장하여 예술인들이 마음껏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제공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1

시민과 함께하는 ‘K-좀비영화’ 강좌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시민문화 특별강좌로 ‘복도훈 평론가 초청 렉처콘서트’를 개최한다.2022 렉처콘서트 ‘한류, 세계의 중심이 되다’의 첫 번째 순서인 이번 렉처콘서트는 ‘K-좀비를 통해 본 한국영화’를 주제로 펼쳐진다.2022 렉처콘서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국 문화의 열풍에 대해 전문가의 강연을 통해 알아보고, 주제와 관련있는 음악연주가 함께하는 북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다.복도훈 평론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2005년 계간 문학동네로 등단했으며, 2007년 제52회 현대문학상(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국내 최초 SF 평론집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펴 낸 바 있다.그간 리얼리즘 서사를 중심으로 ‘순수문학’과 ‘기타장르’를 이분 화해왔던 한국문학에서,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가교역할을 해온 복도훈 평론가의 행보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렉처콘서트의 공연은 레마앙상블(플루트 김지혜, 클라리넷 김세은, 피아노 안서련)이 맡았으며, 강연과 관련된 연주 뿐 아니라 코로나, 산불 등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연주로 위로할 예정이다.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문화행사신청 코너)를 통해 사전 접수하면 된다. 콘서트는 오는 24일 오후 7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1

포항시립미술관, 전시 감상·창작 활동 진행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4월 2일부터 17일까지 매주 주말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 ‘메타픽션 : 현실 그 너머’와 ‘손아유: 1978년, 돌담 아래’, 그리고 2022 소장품전 ‘연결_시제’에 소개한 작품의 조형 기법 탐구를 통한 창작 체험 활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번 프로그램은 작품과 예술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참여 대상별 구분을 통한 맞춤형 교육으로 만족도 높은 예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 각 수업별 참여 대상은 초등학생 동반 가족, 청소년 그리고 성인으로 각 연령에 맞는 프로그램을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초등학생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야기가 담긴 사진 조각’ 수업은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프로그램으로 2022 소장품전 ‘연결_시제’에 출품된 권오상 작가의 ‘뉴 스트럭처 9 키 그래픽’ 작품을 감상한 후 활동지 활동과 함께 토론과 공유의 시간을 가지며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 조각 작품을 제작한다.청소년 대상으로 준비한 ‘나를 닮은 사물들’은 ‘메타픽션 : 현실 그 너머’의 참여 작가 변종곤의 작업을 모티브로 작품 감상과 함께 일상의 오브제를 결합해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이다.마지막으로 ‘컬러 프롬 마이 라이프(Color from my Life)’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으로 ‘손아유: 1978년, 돌담 아래’ 전시 감상을 통해 손아유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참여자의 과거 경험 및 감정의 순간을 담은 추상 작품을 레진으로 직접 제작한다.상세 내용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 교육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신청은 22일부터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1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들 기록 남겨야죠”

김수정 사진작가 “문화, 역사, 전통…. 사라지는 것들을 빨리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만드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말이죠. 그래서 해녀들 삶의 궤적을 기록하고 있어요.”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서 만난 김수정(54) 사진작가의 말이다. 김 작가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한 다음 대학원에서 사진영상학을 공부하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소 이질적인 전공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작가가 추구하는 인간다움에 포커스를 맞추면 전공이 작가에게 더 깊은 세계관을 열어줬다고 볼 수 있다.지난 19일 김 작가를 만나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세계관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사실은 그림에 소질이 없어 사진을 배우게 되었다. 관찰력이 좋은 편인데 발견해내고 포착하고 나만의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참 즐겁다. 결정적 순간을 좋아한다. 촬영 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쪽 사정을 더 알게 되고 인물 탐구도 되고 역사도 더 알게 되어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계속해오고 있는데 인터뷰어를 두고 직접 궁금한 걸 질문도 하곤 하는데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해녀 사진에 천착하고 있다. 그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전부터 해녀 사진은 찍고 싶었지만 허락해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2019년 포항문화재단의 권역별 사업에 구룡포 호미곶 해녀 사진 작업이 있어 어촌계장님들의 협조하에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이분들이 비협조적이어서 거부를 많이 당했다. 거의 마지못해 찍혔다고 해야 할 뒤통수 사진뿐이었다. 제가 일부러 더 “언니, 형님, 어무이”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니 점점 마음을 열어주시고 문어, 전복, 미역, 해초, 소라 등을 나눠주시면서 동생, 딸처럼 반겨주신다. 계절마다 작업의 형태가 다르고 강인하면서 따뜻하게 사는 모습, 공동체 생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즐겨 하는 작품들의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스트레이트 포토그라피 기법으로 연출, 조정 없이 기록사진과 예술사진을 함께 통합하려고 한다. 바다, 기록해야 할 인물들, 전통(한지, 옹기, 사찰), 경산 코발트광산, 호스피스환자, 바닷가 사람들을 주로 작업했다. 실크로드를 계획했다가 결혼하는 바람에 진행을 못 했다. 많이 아쉽다. 필름카메라만 있고 디지털카메라가 없을 때 핸드폰으로 작품을 찍어 사진전을 열었다. 이때 작품을 많이 팔아서 캐논 마크3 중고로 구입하여 지금껏 쓰고 있다. 폰카메라로 꽃 사진을 많이 찍어서 나를 꽃 사진가로 알고 있는 지인들이 많은 데 원래부터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앞으로도 해양지역의 문화인 동해안 별신굿, 마을 제사, 음식, 해녀 등을 계속 작업할 계획이다.-다큐 사진가로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사진은 보이는 그대로를 가감 없이 재현하는 매체다. 사실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처음부터 기록이라는 강력한 기능을 발휘했고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생겼고 문자로 기록된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와는 다르게 동해안 해녀의 기록은 전무한 상태다. 나의 작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 생생한 작업현장, 인물들의 표정, 살아가는 이야기가 좋다.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이야기,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등 사람 냄새가 나는 사진을 찍고 있다.-그동안 150여 명의 해녀를 만났고 그중 50여 명의 해녀 프로필사진을 촬영했다. 계기가 있었나.△바다에서 작업하는 사진을 찍다가 강렬하고 당당한 모습의 해녀 프로필 사진을 구상하게 되었고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해보니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초상사진이 나왔다. 문제는 해녀복을 입고 촬영하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어서 여섯 분밖에 못 찍었다. 그래서 해녀 사랑방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바다 작업하는 날 작업 시작 전에 해녀복 입은 채로 촬영을 잽싸게 하였고 점점 협조를 해주셔서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앞으로 경북 동해 해녀 1천여 명의 프로필사진을 찍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기억에 남는 해녀가 있다면.△저를 셋째딸로 대해주시는 83세 현역이 계신 데 현대사의 아픔을 오롯이 겪으신 분이시다. 많이 힘드셨을 텐데 여전히 당당하고 씩씩하시다. 매년 정월 초에 용왕님께 감사 인사를 올리시는데 3년 만에 겨우 찍었다. 날씨가 안 좋거나 건강이 나빠져서 계속 미뤄지고 작년에는 초파일에 절에 따라가기까지 했는데 계단에서 굴러 다리를 다치기도 했었다. 이분 사진은 특집으로 작업하고 있다.-카메라가 보편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촬영한다. 팁을 하나 준다면.△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사진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시기를 권한다. 많이 찍어야 실력이 는다. 예전에 필름 100롤 1박스를 매달 썼다. 지금은 디지털이어서 얼마든지 많이 찍을 수 있지 않나. 많이 찍은 만큼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는데 동의한다. 가장 포항다움이 가장 한국적이라고 생각하고 해양문화 보존 전승, 지역문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0

포항문화원 문화유산해설사 과정 개설

포항문화원이 유배문화·암각화 등 지역의 역사·문화재를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문화유산 해설사 교육을 실시한다.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문화시민 양성 프로그램 ‘2022년도 상반기 문화유산해설사 양성과정’ 수강생 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문화유산해설사 과정은 지난 2008년 포항시 지역특성화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역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고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하고자 올해 15회째를 맞고 있다.이번 교육기간은 4월 4일부터 6월 16일까지 3개월이며 포항 역사와 전통 전반에 걸쳐 20주의 강의와 4번의 현장답사로 알차게 구성된다.강의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서 낮 12시까지(4월 14·28일 오전 9시∼오후 1시) 진행되며 포항지역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강사진이 대거 참여한다.박이득 전 포항예총회장의 ‘그 때 그 시절 포항’을 시작으로, 김윤규 한동대 교수가 ‘포항 유배문화’, 이하우 울산대 반구대연구소 교수가 ‘포항의 선사문화와 암각화’를 강의한다. 이외에도 김삼일 대경대 교수가 ‘포항문화사’, 황인 향토사학자가 ‘포항 불교문화’ 등을 강의한다.문화유산해설사 양성과정 교육 참여는 포항시 거주 일반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포항문화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이메일 접수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전화 (054)242-4711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20

시와 삶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를 따라

‘사랑은 왜 밖에 서 있을까’(난다)는 최문자 시인(77)의 첫 산문집이다.최 시인은 198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후 사랑과 슬픔의 힘, 깊은 상처와 철저한 자기 응시로 이뤄진 시세계를 펼쳐보여 왔다. 시집으로 ‘귀 안에 슬픈 말 있네’, ‘사과 사이사이 새’ 등이 있으며 제3회 박두진 문학상, 제4회 신석초문학상, 한국여성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시인은 자신이 “해가 지고 있는 저녁”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붉은 저녁”을 그는 “많은 기억을 품은 채 말없이 걸어가고” 있다. 산문집에서 그는 이 기억을 따라 그의 시와 삶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를 따라 내려간다.산문집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그때는 정말 뿌리를 부르게 된다’를 비롯해 총 53편의 글이 실렸다.“누구나 바라보고 싶은 대상이 있다. 거기에 닿고 싶어 하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걷고 멈추고 다시 걷는다. 그러다 가끔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난다. 걸음은 멈춰지고 더는 갈 수 없을 때, ‘닿고 싶은 곳’은 ‘슬픈 쪽’으로 바뀐다. 그러면서도 쓰러지는 순간까지 그쪽을 오래 바라본다. 결국은 슬픈 쪽, 그쪽으로 쓰러진다.” (‘사랑은 왜 밖에 서 있을까’ 194~195쪽)/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7

역사적 혁명 배경에는 세금이 있다?

동서양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한 인류 최대의 정복 군주 칭기즈칸은 금나라를 정복한 다음 다른 정복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을 모두 말살하려고 했다. 이때 그 곁의 참모가 “죽은 농민은 세금을 내지 못 한다”고 진언해 수많은 중국인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세금은 전 세계 모든 정복자의 주요 사업이다. 칭기즈칸의 이야기는 세금이 국가 권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일례에 불과하다. 영국의 금융 전문 작가인 도미닉 프리스비의 세금이야말로 인류의 역사를 좌우하는 첫 번째 이유라고 단언하는 책 ‘세금의 세계사’(한빛비즈)가 나왔다. 세금이 문명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시각을 지닌 저자는 한마디로 조세제도는 국가의 운명, 즉 국민의 번영과 빈곤, 자유와 억압, 만족감과 불만을 결정한다고 본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오늘날의 디지털 경제까지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주며 세금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강조한다.인류 역사의 모든 중요한 사건에는 늘 세금이 얽혀 있다.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것은 마리아와 요셉이 그곳에 세금 신고를 하러 갔기 때문이며, 세금을 내는 새로운 노동자계급이 출현한 것은 흑사병으로 중세의 봉건제도가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다. 여성의 참정권이 허용된 것도 제1차 세계대전 중 여성들이 공장에 투입돼 그들이 소득세를 납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피라미드부터 백악관까지 인류의 주요 건축물들 또한 세금이 없었다면 짓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 만리장성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되기도 했지만 비단길을 따라 중국을 드나드는 물품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전쟁, 재난, 재해 뒤의 재건 과정에도 세금이 항상 등장한다. 세금이 없었다면 인간은 달에 첫발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세금은 고대 수메르제국부터 권력의 근간이었고, 수많은 전쟁과 혁명의 단초였다. 프랑스에서는 소금 가격의 열 배를 물리는 소금세가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러시아혁명의 배경에도 황제가 소작농에게 부과한 세금이 있었다.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전쟁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금은 전쟁비용을 버는 동시에 선전·선동의 도구로 쓰였다. 미국은 1942년 소득세 과세 대상을 대폭 늘리면서 승리세(Victory Tax)라는 이름을 붙였다.나치 독일은 세금을 이용해 유대인을 재정적으로 말살하고 전쟁비용도 벌었다. 유대인은 20%의 부유세를 물고, 국내외 재산등록을 누락하면 전 재산을 몰수당했다. 나치가 전쟁에서 쓴 돈의 3분의 1은 압수한 유대인들 재산이었다.종교 또한 그러하다. 징벌 수준의 세금과 강제노동의 속박에서 벗어나 시나이반도로 탈출한 히브리인들은 역사상 최초로 세금을 피해 탈출한 난민으로 기록되며, 십일조는 기독교의 역사와 함께한다. 이슬람교가 7~8세기에 빠르게 퍼질 수 있었던 것도 이슬람의 세금 제도로 모두 설명된다. 죽음, 세금, 이슬람 중에서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이 외에도 영국 헌법의 시초인 마그나카르타가 탄생한 비화, 세계대전의 승패를 가른 소득세, 나치가 유대인에게 저지른 차별적 조세정책,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채무로 몰락한 영국 등등 이 책은 세금이 역사와 얽히고설키며 인류 문명과 늘 함께해왔음을 보여준다.저자 도미닉 프리스비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경제로 모든 것이 대전환하고 있는 지금, 세금 문제를 다시 전면에 부각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한다. “세금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다. 역사는 어리석고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나온, 시대에 맞지 않는 세금이 초래하는 끔찍한 결과를 반복하여 보여준다. 이제는 21세기에 맞게 새롭고 더 나은 조세제도가 필요하다. 조세개혁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세금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세금이 출발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7

자연·사물·자아에 대한 사유… 김기찬 첫 시집 출간

“내게 찔레꽃은/ 늘 고향의 안부 같은 것이다//민들레, 진달래도 그렇지만/특히 그 아릿한 향기는/문간방 고향 누나들의 분 냄새처럼/언제나 살갑게 다가오는 것이다//….//뒤안길 홀로 훌쩍이던 누이의 흔적일 때도 있고/할아버지 상여 뒤따르는/열 두 살 내 흔적도 함께 묻어 있는 것이다”- 김기찬 시 ‘찔레꽃’ 부분서정성과 통찰력으로 자아와 사물을 따뜻하게 관조하는 김기찬 시인이 그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과 최근 작품을 묶어 ‘붙잡히지 않는 둥근 거울’(학이사)이라는 이름으로 첫 시집을 출간했다.시집은 1부 꽃과 나무, 2부 사색, 3부 바다와 산, 4부 생활 주변, 5부 미래 세계 등 총 5부로 나눠 62편의 시에 자연과 사물, 자아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특히 “문간방 고향누나들의 분 냄새처럼/언제나 살갑게 다가오는 (‘찔레꽃’)” 꽃 시편들과 “바닷가 조약돌에는/태고부터 이어 온/자연의 리듬이 담겨 있다(‘조약돌’)”는 사색 시편들이 눈길을 끈다.큰 바위와 작은 자갈을 시냇물처럼 자연의 속도로 어루만지는 시어는 읽는 이를 편안하게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소통이 되는 시를 찾아보기 힘든, 생경한 언어의 시대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미적 형상화와 더불어 여백과 통찰이 들어 있는 김기찬의 시는 본연의 서정시에 가장 근접한 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해설을 쓴 손진은 시인은 “김기찬 시인은 생래적 서정시인인 동시에 삶 속에 숨은 존재의 깊은 어스름은 물론 근원적인 시간성을 향해 나아가는 시인”이라는 평을 남겼다.2017년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기찬 시인은 1940년 안강 출생으로 경북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영문과 교수를 거쳐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7

“대구섬유박물관서 다양한 섬유 체험해 보세요”

대구섬유박물관은 2022년에도 시민 대상별 다양한 섬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섬유·패션분야의 진로교육을 비롯해 인기가 높아 문의가 끊이질 않는 성인 대상의 실습,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상설 섬유체험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올해 첫 체험프로그램은 오는 19일부터 어린이 주말 프로그램과 상설 특별체험으로 시작된다. 체험은 시기별로 새로운 내용으로 진행된다.어린이체험실에서는 매달 첫째·셋째 주 토·일요일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30분(1일 2회)에 주말 가족프로그램 ‘오늘은 내가 섬유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3~4월에는 ‘자연물로 꾸미는 손수건’ (체험비 5천원)을 진행하며, 5~9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보호자 1명이 동반해야 한다.이번 체험은 봄에 볼 수 있는 자연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면 손수건에 자연물을 두드려 염색해보는 체험으로 탁본기법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유아가 섬유와 자연물의 촉감을 느끼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데 의미가 있다.상시체험은 섬유창작소에서 이뤄진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30분, 2시30분, 3시30분(1일 3회)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 방문객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보호자 1인이 동반해야 한다. 섬유창작소의 특별 프로그램은 매월 바뀌어 운영하는데, 3월에는 ‘패브릭 전등갓 만들기’ (체험비 7천원)를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03-16

오케스트라로 피어나는 싱그러운 봄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새봄을 맞아 제186회 정기연주회 ‘신춘음악회’를 17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이번 신춘음악회는 포항이 낳은 차세대 피아니스트 최이삭(18)과 함께 싱그러운 봄을 선물하고자 기획됐다.국내 최정상급 지휘자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아 새로운 출발을 향한 설렘을 담은 희망차고 밝은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장대한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은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적인 왈츠 명곡인 ‘봄의 소리’ 왈츠를 준비했다. 특히 이 곡은 환희에 넘친 봄을 상기시키는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곡으로 따사로운 봄을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포항시립교향악단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이 기세를 모아 노르웨이 국민주의 음악의 대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의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손꼽히는 곡을 피아니스트 최이삭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 곡은 1868년 첫 딸을 얻은 그리그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쓴 작품으로 순수한 기쁨이 가득한 작품이다.마지막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교향곡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화려한 관현악법으로 유명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모음곡 35번 ‘세헤라자데’를 연주할 예정이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러시안 5인조 음악가 중에서도 빼어난 관현악법을 구사한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세헤라자데’는 지혜로운 여인 세헤라자데가 매일 밤마다 동침한 여인을 이튿날 아침에 죽이는 잔인한 왕 샤리아르에게 천하룻밤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며 결국 죽음을 면하고 그와 결혼하게 된다는 아랍의 설화를 바탕으로 쓴 곡이다.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했던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이국에 대한 동경이 합쳐져 탄생한 이 곡은 몇 개의 단순한 주제가 끝없이 되풀이 되면서도 중간중간에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환상의 하모니를 들려준다.피아니스트 최이삭은 지난해 8월 개최된 세계적 권위의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 최연소로 오른 피아노 부문 영재다. 2020년 네이버 클래식 아티스트 리그 프로페셔널 결선 우승, 2019년 제5회 이시카와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제68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1위, 제3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1위, 2018년 제10회 한국리스트콩쿠르 1위, 2017년 제7회 연천DMZ국제음악제 독주 경연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클래식계에서 존재감을 보여 왔다. 현재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 3학년 과정 중이며 피아니스트 김정원을 사사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6

패브릭아트 기초부터 한지 공예까지

포항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은 2022년 경북인재평생교육원 주관 평생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4월부터 패브릭아트 기초부터 이를 한지공예품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에 선정된 공모 사업은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배움과 나눔의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지역 내 경력단절여성 및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예정)에 따른 노후 대비를 위한 자립과 인생 재설계를 지원하고, 은퇴(예정)자의 여가 선용과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내 프로그램 이수를 희망하는 20명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대상자들은 매주 1회 총 20회의 강좌를 무료로 수강하고 수료증을 취득하게 된다.강의는 전통오색한지공예 명인 고정숙 원장을 포함해 전문 강사진들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다만 일부 재료비는 별도 부담이다.고정숙 원장은 “생활그림 패브릭아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바로 응용 및 활용이 가능해 생활공간을 예쁘게 꾸밈으로써 여가 및 삶의 질 향상에도 매우 적합한 교육으로 지역사회 재능기부 및 창업 또는 부업으로 평생활동이 가능하므로 지역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5

포항문화재단, ‘2022 전시공간 활성화 사업’ 공모 선정

(재)포항문화재단이 2022년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총 3천만원을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코카카)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이번에 선정된 전시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EAT·PLAY·LOVE)’는 디지털미디어 시대 소통방식 중 하나로,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인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미국의 사진작가 테리 보더의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테리 보더는 철사를 이용해 음식과 사물에 팔다리를 붙여 인격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는 사진가이자 메이커, 아티스트로서, 그의 작품에는 빵, 과자, 계란, 과일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나 사물이 등장한다. 평범한 사물에서 우리의 삶과 일상을 발견하게 되는 사진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어린이 대상 ‘즐거운 벤트아트 창작소’와 에니메이션, 메이킹 영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이번 전시는 서울의 사비나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며,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사물을 보는 관찰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시 감상과 더불어 테리 보더처럼 만들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기간은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프로그램을 지역에서 편히 관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모하여 지역민의 시각예술분야에 대한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