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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제우 동학 핵심사상 오롯이

동학은 고조선에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 우리의 사유를 바탕으로 서세동점의 절박한 순간에 수운 최제우의 통찰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사상이다. 동학 사상가 수운 최제우가 쓴 한글 경전 ‘용담유사’를 도올 김용옥이 현대 한국어로 풀이한 책 ‘용담유사’(통나무)가 나왔다. 이 책은 도올의 엄정한 문헌비평에 의해 밝혀진 용담유사의 집필 순서대로 용담가, 안심가, 교훈가, 도수사, 권학가, 몽중노소문답가, 도덕가, 흥비가 등 8편의 가사 원문 전체를 다루고 있다. 1883년 계미중추본의 판본 한글을 그대로 담고, 독자의 이해를 위해 각 어휘에 해당하는 한자를 첨가했다. 각 편의 전체개요와 현재 우리말 풀이, 보충설명을 달았다.수운 최제우는 하느님과의 해후를 통해 1860년 4월 무극대도를 얻은 후 포덕을 시작했으나, 자신의 목숨을 맞바꾸지 않고서는 새로운 개벽의 진리를 선포할 수 없다는 완고한 현실에 직면한다. 그리하여 그는 저술과 출판을 통해 그의 창조적 사유를 후세에 남기기로 결심한다.동학의 사상은 수운 최제우가 직접 저술한 ‘동경대전’(순 한문)과 ‘용담유사’(순 한글)라는 두 문헌으로 온전히 남아있다. ‘용담유사’는 순 한글로 지은 4.4조 가사다. 용담은 경주 인근의 최수운이 활동하던 지역 이름이고 유사는 깨우침을 주는 노래라는 뜻이다. 19세기 중엽 이미 수운은 우리 한글로 자신의 생각을 민중과 소통하겠다는 위대한 발상을 한 것이다.동학의 주요경전이자 영묘(靈妙)한 문학이고 철학인 ‘용담유사’에는 수운이 깨닫고 가르치는 동학의 핵심사상과 그의 고유한 감성이 오롯이 들어있다.역자 도올 김용옥은 우리가 서양 학문체계와 철학에 익숙해져 수운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는 용담유사를 “수운이라는 한 인간의 발가벗은 실존 모습”이라고 평가했다.‘용담유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① 용담가(龍潭歌)는 수운 자신이 태어나 자라고 득도했던 경주 구미산 용담의 아름다움과 득도의 기쁨을 노래한 가사다.② 안심가(安心歌)는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천대받던 여성들을 현숙하고 거룩하다고 떠받들면서 춘삼월 호시절에 태평가를 함께 부를 주체로 설정하고 여성들을 안심시키는 내용이다.③교훈가(敎訓歌)는 자질(子姪)들에게 내리는 형식이다. 교도들에게 힘써 수도할 것을 당부하면서, 하늘 조화의 참된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믿는 데서 창조의 바른 기운을 되살릴 수 있다고 했다.④몽중노소문답가(夢中老少問答歌), 이 가사는 수운의 출생, 성장, 득도 과정, 득도 내용 등을 설명하고, 꿈속에서 노소(老少)가 문답하는 형식을 통해서 조선왕조의 멸망과 새로운 동학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⑤ 도수사(道修詞)는 수운이 제자들에게 자신이 가르친 연원도통(淵源道統)을 지키면서 성(誠)과 경(敬)으로 도를 닦기를 당부하고 있다.⑥ 권학가(勸學歌)는 수운 자신이 자각 창도한 동학을 믿음으로써 다 같이 동귀일체(同歸一體)할 것을 권유한 노래다. 어질고 뜻있는 사람에게 이 가사를 주고 결의해서 가르침을 존중하도록 하라는 내용이다.⑦ 도덕가(道德歌)는 1863년 7월 경주 현곡면 등지에서 순회 설법하면서 지은 가사로 지벌과 문벌보다 도덕의 귀중함을 강조한 노래다.⑧ 홍비가(興比歌)는 ‘시경’의 노래체인 흥興(목적한 바를 끄집어내어) 비比(비슷한 다른 사물 등과 비교하는 것)를 사용해 도를 닦는 법을 가르친 노래다. 도를 닦는 일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부터 요령 있게 행하는 데서 깨달을 수 있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3

건축과 가구 그리고 리빙 인문학

‘가구, 집을 갖추다’(싱긋)의 저자는 트렌디하면서도 실용적인 가구로 인기 있는 (주)매스티지데코의 김지수 대표이사다. 매스티지데코의 가구들이 탄생한 데에는 가구에 대한 저자의 인문학적 시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가구가 놓일 공간, 가구를 이용할 사람, 가구를 만드는 시기의 사회·문화적 맥락 등을 이해하고 그것을 제작 과정에서 폭넓게 고려한다. 가구를 인간의 편안한 삶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을 품고 인간의 곁에 자리잡은 동반자로 여기는 것이다. 가구를 이해한다는 말은 곧 인간과 사회를 이해한다는 말과 같다. ‘가구, 집을 갖추다’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쓰였다.1장 ‘리빙’은 우리 일상과 함께했거나 갑자기 등장한 리빙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유행하는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이 무엇인지, 메타버스 세상에서 가구를 사고파는 세상이 올 것인지, 온돌 문화가 생겨난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다룬다. 2장 ‘사물’은 다양한 가구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다. 과거에는 침대가 거실의 소파처럼 접견용 가구로 쓰였던 일, 의자로 권력을 표현했던 일 등을 소개한다. 3장 ‘공간’에서는 리빙 문화가 반영된 공간을 살핀다. 안방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소로가 살았던 월든 호수의 오두막집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등을 보여준다. 부록 ‘가구사 연대기’에서는 그리스 로마 문명 기반의 헬레니즘과 기독교 문명 중심의 헤브라이즘을 중심으로 가구의 변천사를 설명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3

전통 솜씨 이어온 경북 여성 삶 조명

서양 음식과 퓨전 음식이 넘쳐나고, 화학섬유로 만든 화려한 기성복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도 우리 음식과 전통 길쌈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경북여성들이 있다.경북도 출연 기관인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 최근 발간한 2권의 책 ‘경북의 맛을 지켜온 여성’과 ‘두산손명주, 전통을 짜는 사람들’이 경북 여성의 고집과 열정을 기록하고 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경북의 맛을 지켜온 여성’은 경북 여성 구술생애사 채록사업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활용해 향토음식, 전통음식을 계승·보급·발전시키고 있는 5명의 각기 다른 삶의 여정과 우리 음식에 대한 애정을 소개하고 있다.권동님 구미시 우리음식연구회 4대 회장은 지역특화 식품 레시피 개발과 음식 전수교육 등을 추진했다. 최명희 안동제비원 대표는 국내 유일한 소두장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1호)으로 4대째 내려오는 전통 손맛을 살려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최송자 매야전통식품 대표는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을 통해 매야전통식품 법인을 설립하고 쌀엿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83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정인 뜰안 대표는 TV음식경연 프로그램 ‘한식대첩4’에 출연해 경상북도의 음식을 알리는데 기여한 향토음식 연구가이자 녹두황정 특허 보유자다. 노명희 상주시 ‘시의전서’ 전통음식연구회장은 고조리서의 전통음식을 재현하며 전통음식 확산과 보급화에 매진하고 있다.이들은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 혹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음식에 대한 기억을 살려 혀끝, 손끝에 자연스레 녹아든 전통의 맛을 찾아낸 여성들이다. 옛 음식에 대한 기록이 담긴 고문서를 찾아 의미를 고민하고 재현하기도 했다.‘두산손명주 전통을 짜는 사람들’은 2018년부터 시작해 네 번째 추진한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 이야기 사업의 결과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7호 ‘명주짜기’ 보유단체인 경주 두산리손명주연구회원 4명의 이야기와 여성의 노동이 명주짜기 무형문화재로 피어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수록 인물은 소녀 시절 할머니로부터 배운 명주 짜기를 젊은 회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손명주연구회의 최고령 회원 이수봉(92), 먼 길 떠나는 이에게 고운 수의를 입혀 배웅할 수 있어 보람이라는 김분순(81), 철모를 때부터 온 집안이 베를 짜던 물레에 앉아 시작한 베틀질이 50년, 짱짱한 베가 긍지이고 어머니의 기억인 김이화(74), 마을 사업으로 명주 짜기와 인연을 맺은 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단체로 인정받은 김경자(61) 씨 등 4명이다.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지난 세월의 훈장처럼 여기며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이들의 공통된 걱정은 젊은 사람이 이 계통에 들어오지 않아 언제 고귀한 전통문화의 맥이 끊길지 모른다는 현실이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앞으로 이 두 가지 사업의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경북여성 아카이브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2

대만 영화계 새흐름 ‘에드워드 양’ 기획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이달 중순까지 중앙아트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대만 영화계의 뉴웨이브(새로운 흐름)를 이끈 에드워드 양 감독의 기획전을 진행한다. 상영작은 ‘해탄적일천’, ‘공포분자’, ‘타이페이 스토리’등 총 세 작품이다.기획전의 메인 상영작인 ‘해탄적일천’은 판권 문제로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으로 플래시백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액자 구조의 미스터리 드라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시대를 앞선 여성이 중심이 돼 서사를 표현한 작품이다.‘화양연화’, ‘아비정전’, ‘해피 투게더’ 등 왕가위 감독 대표작과 함께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장편 데뷔작으로, 서정적이고 클래식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에드워드 양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대만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전성시’의 허우샤오셴, ‘애정만세’의 차이밍량과 함께 대만 영화계를 이끌었던 감독이다. 2000년 ‘하나 그리고 둘’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2007년 지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세 작품 모두 급격하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대, 남녀 사이의 가치관 충돌을 에드워드 양 감독 특유의 모던한 감각과 시각으로 풀어낸 수작들이기에 대만 역사와 사회의 변천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2

“몸은 우리의 삶이자 아름다운 자연”

이도우 누드 화가 “몸은 우리의 삶이자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죠. 누드란 여성을 표현하는 것에 앞서 우리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를 대표하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이랄 수 있습니다.”이도우(59) 화가. 동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그림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이도우는 누드 화가다. 그는 30여 년 누드 그리기에 몰두해 왔다. 이도우 화가가 경주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에서 오는 2월 28일까지 ‘경주미술인 선정작가전’을 열고 있다. 누드화엔 어떤 의미가 내재해 있는 걸까. 지난 25일 그를 만났다.-인간의 벗은 몸을 표현하는 누드화는 수 세기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누드화는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누드는 벗은 게 아니라 입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이 땅에 올 때도 알몸으로 왔다가, 갈 때도 알몸으로 간다. 내가 그리는 여인, 엄마의 몸을 통해 세상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며 일상, 삶, 자연, 우주를 나타내고자 한다. 태초의 원초적인 근본과 우리 자신의 진정한 자아(진아)를 찾아 내가 어디서 왔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고, ‘어떤 사람이 될까’보다는 ‘어떻게 사는 사람이 될 것인지’를 자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30여 년 넘게 누드화를 그리고 있다. 누드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 듯하다.△20대 후반에 사고로 인해 인생의 갈림길에 접어들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직면하여 고민하던 중, 선택의 여지가 없이 어릴 때부터 해왔고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밖에 없었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하고 많은 사람이 그리지 않는 장르를 모색하다가 누드를 선택했다. 그게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파는 끈질긴 고집으로 오게 된 이유다.-이도우 누드화의 매력은?△2000년 이전에는 원색의 유화 물감으로 화려하게 배경을 표현하다가 그 이후 먹과 아크릴 물감으로 모노톤 작업을 추구했다. 여백을 두어 단순하고 함축과 간결의 미를 강조했다. 나이프로 겹겹이 발라 두툼한 질감으로 나타내 흑백 사진처럼 늘 가까이 두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과 삶을 담고자 한다.-여체를 나이프로만 표현한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 기법인가.△나이프로 물감을 두껍게 발라 겹겹이 덧칠하고 칠해 표현해내는 질감으로 우리의 고단한 일상과 삶의 두께와 무게를 나타내고자 한다. -이도우 작가가 지향하는 누드화는?△국내에서는 오래도록 화병과 책, 커튼 등이 있는 정형적 누드화가 지배적이었다. 19세기식 구도인데 저는 거기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인물은 구상으로, 배경은 추상으로 표현해서 구상과 비구상의 만남, 여백의 미 등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누드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예술이란 사회보다 한 세기를 앞서가야 하는데 한 세기 전 누드화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 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므로 그림을 늘 우리 곁에 두어 쉽게 볼 수 있고 누구나 편안한 안식처로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전업 작가로 살아보니 어떤가.△한국에서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은 창작의 상상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있지만, 현실에서는 ‘누드화’가 매매되는 경우가 드물기에 경제적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지금까지 그린 누드모델은 몇 명 정도인가.△나는 직업모델을 쓰지 않고 우리 주위에 일반인들을 어렵게 섭외하여 작업해왔는데 아마 수십여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이번 ‘경주미술인 선정작가전’을 소개한다면.△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이 경주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다. 전문 모델이 아닌 평범한 여성의 몸을 대자연과 동일하게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간결한 색채로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누드 작품 14점을 선보이고 있다.-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살아생전 누드 미술관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누구나 ‘누드화’를 편견 없이 쉽게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1-26

달서아트센터, 야심찬 기획공연 ‘풍성’

올해부터 ‘달서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꾼 대구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가 수준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한다. ‘달서아트센터’는 달서구를 넘어 대구의 예술계를 선도하는 극장으로의 야심찬 발돋움을 꾀하고 있다.△국내외 최고 수준의 공연 개최로 고급문화 향유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를 초청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DSAC 시그니처 시리즈’는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주역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대한민국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3월 18일)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 ‘유자 왕 피아노 리사이틀’(6월 16일), 지난해 부조니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차지한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박재홍 리사이틀’(7월 23일),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우승자이자 21세기형 아티스트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한국인 최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화려한 만남이 있는 ‘레이 첸 선우예권 듀오 리사이틀’이 9월에 진행될 예정이다.더불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첼리스트로 자리매김한 2010년 쥬네스 뮤지컬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첼리스트 심준호와 보기 드문 음악 색깔과 테크닉을 겸비한 피아니스트 송영민의 ‘심준호 송영민 듀오 콘서트’도 개최된다.연말에는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올해로 연기된 미국 최고의 피아노 콩쿠르인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노 리사이틀’과 ‘DSAC 슈퍼 스테이지’무대로 국립무용단 초청 공연도 예정돼 있다.달서아트센터만의 독창적인 공연 콘셉트와 시민들의 문화 취향이 결합한 ‘DSAC 시즌 콘서트’는 2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대중성과 음악적 완성도를 겸비한 신스팝 밴드 ‘아도이(ADOY)’ 콘서트가 준비돼 있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스타의 협연이 어우러지는 ‘DSAC 송년음악회’가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장르별 전문 예술 축제 진행예술 축제로는 ‘DSAC 아트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총 6건의 행사가 진행된다.지난해 첫선을 보인 국악축제 ‘제2회 달서 국악’(5월 13~14일), 지역 민간오페라단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렉처 오페라 인 달서’(7월 중), 지역 대표 국제재즈축제로 자리 잡은 ‘재즈 인 대구’(8월 27~28일)가 시민을 찾아간다.또 영남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미연이 예술감독을 맡은 전문 피아노 음악 축제 ‘제5회 피아노 위크’와 지역의 청년 연극인들을 위한 무대 ‘제3회 달서청년연극제’가 진행된다.2020년 전문 현대춤 축제로 시작을 알리며 지역 무용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제3회 달서현대춤페스티벌’이 연말인 12월 초에 개최되며 모든 예술 축제는 예술감독제를 시행한다.△지역 예술계 활성화 프로그램문화가 있는 날 정기공연은 ‘DSAC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최석민 무용단(한국무용), 피카소 앙상블과 앙상블 보아즈(클래식), 타악집단 일로(국악), 아트그룹 Amuse(복합), 카이로스 댄스 컴퍼니(현대무용), 정은주 재즈 콰르텟(재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컴퍼니(성악) 등 8개팀이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간에 공연한다. 7월에는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이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최고의 스타 성악가들과 함께 선보이며 2019년부터 매년 진행돼 가곡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는 전문 한국가곡 음악회 ‘2022 가곡열전’이 역시 지역 우수 성악가들의 연주로 11월에 진행된다.달서아트센터 상주단체인 뮤지컬 컴퍼니 브리즈 는 달서구 성서산업단지를 배경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그대 이름은 장미’(8월 19∼21일)와 올해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11월 25∼27일)도 선보인다.△지역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독창적인 달서구 문화 브랜드 정립공립극장의 우선시 되는 기능 중 하나인 자체 제작능력을 극대화한 ‘DSAC 프로덕션’은 지난 12월, 2년의 제작 기간 끝에 완성된 공연을 공개하며 웰메이드 뮤지컬로 호평을 받은 뮤지컬 ‘월곡’이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내년 6월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특별 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대표 아동 문학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마지막 동화 ‘랑랑별 때때롱’을 무대화한 그림자극 ‘랑랑별 때때롱’은 달서아트센터의 대표적인 자체 제작 어린이 공연으로 2022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전국 투어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2022년 사업은 아트센터 명칭 변경 및 위드 코로나 시대 대비를 기본 전제로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며 “창작뮤지컬 ‘월곡’과 같은 자체 제작 능력 강화를 통해 달서구만의 문화 브랜드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5

‘스틸아트공방’ 수강생 90명 모집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월 4일까지 2022년 포항스틸아트공방 1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중학생 이상부터 만 65세까지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다.이번 11기 강좌는 5개월 과정으로 2월 7일부터 7월 15일까지 진행되며, 1강좌 당 10명씩 신청을 받는다. 매주 월, 화, 수 오전부터 저녁까지 수업이 진행되며, 생활소품 금속공예(초급, 중급, 고급반), 주얼리 금속공예(초급, 중급, 고급반), 창업반 총 9강좌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생활소품 강좌에서는 숟가락, 수저받침, 책갈피, 촛대 만들기 수업을 통해 금속공예의 기초를 다지고 시민들의 흥미를 유발한다.주얼리 강좌는 재료 특성상 수강생이 재료비를 부담해야하나, 오직 하나 뿐인 팔찌, 목걸이 등을 제작하는 수업으로 수강생들에게 인기가 높다.특히 창업반은 단계별로 과정을 꾸준히 이수해 온 수강생들이 취미 활동을 넘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아트상품 개발 및 지도를 중점적으로 운영한다.스틸아트공방은 6년째 시민들의 취미활동 지원과 창작체험을 통해 일상의 예술화를 구현하고, 금속공예 전문가 양성 및 창업 희망 수강생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11기 강좌부터는 포항 롯데백화점 인근으로 장소를 이전해 운영한다.수강신청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5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41집 발간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41집 ‘저토록 환한 웃음’ 표지.경북 동해 남부 유일의 시조문학단체인 맥시조문학회(회장 예병태)가 최근 동인지 41집 ‘저토록 환한 웃음’을 출간했다. 이번 동인지에는 조주환 시조전집·평론집 발간과 회원 16명의 신작 시조 78편, 맥시조 연간활동 화보, 연혁 등을 짜임새 있게 엮었다. 특히 조주환 명예 회장의 시력(詩歷) 45년을 정리한 조주환 시조 전집과 조주환 시조 평론집 ‘서정의 맛과 빛깔’을 특집으로 꾸며 눈길을 끈다.대표 시조선으로 ‘사할린의 민들레’등 11편과 신작 시조 2편을 실었으며, 시조 평론으로 김우연 문학평론가의 ‘절대고독의 벼랑 끝에서 꽃피운 우담발화’,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장의 ‘고독의 서정적 육화, 역사의식 미적 재현’을 실었다.또한 신입회원 박한규 시인의 대표시를 소개하고 오랜 세월동안 동인활동을 해온 회원들의 작품 각 3∼6편을 담았다.예병태 회장은 머리말에서 “우리 정형시의 튼튼한 맥을 이어가기 위해 지핀 조그만 불씨가 무려 41집이나 되는 동인지를 발간해 내게 됐다”며 “시조를 쓰기에 앞서 대상을 새롭게 관찰하고 새롭게 표현해 독자에게 기억되는 좋은 시조를 남기도록 더욱 분발하자”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5

내 마음 속 봄·여름·가을·겨울을 만나는 길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25일부터 2층 전관에서 소장품 기획전 ‘나를 만나는 계절’을 진행한다. 대구 미술관은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및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작품 1천840점을 소장하고 있다. 5월 29일까지 열리는 ‘나를 만나는 계절’전은 지난 2010년 개관 이후 전시된 적 없는 76점의 소장품을 포함해 총 93점의 소장품을 소개한다. 특히, 작가 김익수, 최만린, 서세옥, 권정호, 최학노, 한운성과 소장가 김용범((주)에스알 대표이사), 고(故) 박동준(갤러리분도 대표)의 기증작 52점을 전시해 기증의 의미를 되살린다.전시는 ‘생명을 지니다’, ‘일상을 관찰하다’, ‘나를 바라보다’, ‘세상에게 묻다’등 4개의 주제로 나뉘어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돌아본다.첫 번째 주제 ‘생명을 지니다’는 자연과 생명의 본질을 인간 형상으로 살펴본다. 희로애락, 생명 탐구, 정신을 추구하는 인간상, 신체의 운동성, 추상적 해석 등을 보여주는 작가 김인배, 김익수, 디트리히 클링에, 서세옥, 최만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두 번째 주제 ‘일상을 관찰하다’는 복잡한 도시 일상, 어느 보통날이 주는 즐거움, 평범한 하루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 뜨거운 여름의 열정 등을 상기시키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미영, 김재욱, 김한나, 민재영, 박진아, 임지혜, 정승혜, 지훈 스타크, 최성록, 한운성의 작품을 소개한다.세 번째 주제 ‘나를 바라보다’는 고독을 통해 스스로를 관조하는 계절인 가을과 같은 감성이 가득한 작품을 살펴본다. 노정하, 이진우, 추종완, 이태호, 팀 아이텔, 정희승, 권정호, 김진, 김승영, 김창겸, 윤진영, 릴릴 작가의 고통, 번뇌, 삶과 죽음과 연관된 작품을 보여준다.마지막 주제 ‘세상에게 묻다’는 세상과 사회에 대한 생각을 깊게 녹여낸 작품을 소개한다. 뮌, 이창원, 박보나, 최학노, 변종곤, 박찬민, 마이클 딘, 신기운, 진기종, 안세권, 어윈 올라프 작가의 사회문화적 이슈나 제도에 대한 고뇌를 비판적으로 제시하는 작품이 전시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4

올해 첫 미술관 나들이,예술의 감동과 위안 느껴 보세요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등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거장의 작품이 포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회가 마련된다.회화, 설치, 조각, 판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25일부터 2022년 첫 기획전시를 연다. ‘현실’과 ‘그 너머’의 경험을 제안하는 ‘메타픽션: 현실 그 너머’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을 기반으로 2022 소장품전 ‘연결_시제’, ‘손아유: 1978, 돌담 아래’등 3개의 전시를 5월 8일까지 선보인다. 1, 2전시실 ‘메타픽션: 현실 그 너머’의 전시명 ‘메타픽션’은 원래 문학용어로 창작물과 현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창작 장치다. 전시는 일곱 개의 키워드 ‘무의식, 환영, 결합, 증식, 우연, 내제, 이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메타픽션: 현실 그 너머’는 현실이 가상으로, 가상이 현실로 느껴지는 묘한 경험을 제공하며, 상상했던 기형적인 세상, 잠재의식에 내포돼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쿠사마 야요이, 변종곤, 이미주, 김미진, 쑨지, 이병찬 등 9명 작가의 작품 50점을 선보인다.3, 4전시실 ‘손아유: 1978, 돌담 아래’는 재일코리안 2세로 일본과 유럽에서 판화, 회화 등의 분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손아유(1949∼2002)를 조명한다. 포항시립미술관은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거쳐 재일교포사업가이자 미술 컬렉터 하정웅 씨로부터 손아유의 작품과 아카이브 1천600여 점을 기증받았다. 이 전시는 기증 작품 중 소재 및 재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작품 54점을 선별해 구성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계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이어간 그의 예술적 가치관을 조망한다.초헌 장두건관 2022 소장품전 ‘연결_시제’는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입된 이후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권오상, 김세진, 수퍼플렉스, 이문호 작가의 작품 4점을 선보인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동시대 예술가들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보다 공동의 삶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실의 사물들이 시각 예술에 대거 등장했다. 이번 소장품전에 출품된 작품들 역시 우리가 스쳐 지나간 일상의 사건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코로나19 장기화 3년차에 접어든 2022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술적 감동과 위안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올해 첫 번째 기획 전시를 통해 동시대 미술을 조망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며 봄을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 시 발열체크 및 QR 체크인 후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다. 설날 연휴 기간에는 31일부터 2일까지 정상운영하며, 설날 당일 2월 1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4

대구 거주 ‘수창동 스핀오프’ 참여 작가 모집

(재)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청년 작가 발굴 프로젝트인 ‘수창동 스핀오프’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모집한다.지난 2020년부터 시작해 매년 진행되고 있는 ‘수창동 스핀오프’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유망 청년 예술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창작 예술의 등용문이 되는 공모 프로그램이다.대구에 거주하는 만 39세 이하, 개인전 2회 이하 경력의 청년 작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단, 공고일 기준 대학교 재학생은 제외된다.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이메일로 신청을 받는다. 최종 선정자 발표는 다음 달 14일 대구문화재단(www.dgfc.or.kr) 및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된 10인의 예술가에게는 오는 3월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4주씩 개인전을 열 기회를 제공한다.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dgfc.or.kr)나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www.daeguartfactory.kr)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는 (053)4300-1226.한편, ‘수창동 스핀오프’ 전시가 열리는 ‘윈도 갤러리’는 대구예술발전소 1층 정문에 쇼윈도처럼 조성돼 있어 관람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운영되며 연중 늘 새롭게 발표되는 차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윤희정기자

2022-01-23

“우리네 인생 성공의 꿈 화폭 담아요”

김은숙 서양화가 “어부들이 물고기가 가득 찬 배를 몰고 돌아오는 만선의 꿈을 안고 넓고 검푸른 바다 망망대해를 향해 나아가듯 누구든 인생의 만선을 꿈꾸지요. 화폭에 우리네 인생 만선의 꿈을 그립니다.”포항 화단의 중진 김은숙(62) 서양화가는 지난 2004년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어촌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을 화폭에 옮겨 담는 작업을 해와 ‘반구대 암각화 작가’로 불린다.그는 새로운 미술 언어와 기법, 미술 재료에 관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며 사물, 현상에 내포된 메시지와 특징들을 포착해 원숙하고 활달한 붓 터치로 기존 회화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특히 10여 년 전부터 발표하고 있는 ‘만선의 꿈’ 연작은 많은 이들로부터 획기적이고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김 작가와 만나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반구대 암각화 작가’로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위덕대 서양화과 3학년(2004년) 과제를 하던 중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알게 되었다. 그때 반구대 암각화를 보는 순간 너무도 익숙한 이미지였고, 가슴을 찡하게 하는 무엇인가를 느꼈다. 그때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작업을 시작했다.-작품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암각화는 그 시대 생활이나 바람을 새겨놓았다. 나는 암각화 이미지를 차용하여 어릴 적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멱 감으면서 즐겁게 놀던 때를 표현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너울 파도가 칠 무렵이면 친구들과 파도타기를 하고 놀았다. 튜브도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큰 파도가 오면 같이 파도 위를 뛰어오르듯 파도에 몸을 실었다. 내 작품에 등장하는 암각화 이미지들은 친구들이다.-‘만선의 꿈’ 연작을 그리는 이유는.△어부가 만선을 꿈꾸듯 우리의 인생 또한 만선(성공)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인생살이란 그리 녹록지가 않다. 어릴 적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멱 감으며 놀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내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분이(나를 포함) 일상이 놀이하듯 행복한 나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선의 꿈’을 연작한다. 왠지 아쉬움이 남아 멈추어지질 않는다. 아마 내년부터는 내 연작의 제목을 ‘만선’이라고 하지 않을까.-그림 속에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떠올리게 하듯,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소개 부탁한다.△친구, 이웃을 의인화한 것들이다. 암각화가 새겨졌던 그 시대의 생활을 작품에 반영해 고래잡이를 함께하며 인간은 인간답게, 타인과 관계를 풍요롭게 해줄 존재를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고래, 연어의 모습을 웅장하거나 신비롭게 형상화해 삶의 시점을 욕망으로 바라보고 물고기들을 통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작품방식 또한 독특하다.△내 작품은 모두 두꺼운 한지 바탕에 먹으로 채색한 뒤 문양을 그리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완성한다. 모델링, 비드, 라텍스 등 다양한 보조재료와 물감 뿌리기를 반복하면서 이미지를 그리고 그라데이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이미지 덮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독특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작가라면 누구나 다 여러 번 덧칠하고 고민하고 정성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무엇인가.△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과 축적된 경험들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한 모든 현상에 반응하며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은 행위가 사람들에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고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관람객들이 자신들이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주변에서는 김 작가를 어떻게 평가하나.△잘 모르지만, 간혹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는 말은 듣는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남들이 늦었다고 하는 나이(30대 후반)에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지 않을까.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림 그리기를 막 시작한 분들에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림에 마음을 담으라고 한다.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학부를 중년이 되어서야 다니게 되었다. 학부를 졸업할 때의 계획은 늦게 한 공부이니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전 15회 이후 2년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핑계로 작업을 게을리한 것 같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실천해야겠다. 작업을 충실히 할 것이며 그리고 작은 갤러리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3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고 나답게 살아가라

‘개인주의를 권하다’ 이진우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인문‘개인주의를 권하다’(21세기북스)는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힘이 돼줄 철학적 통찰을 선사하는 책이다. 혼란스러운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고 조금 더 담대히 나답게 살아가라는 지침을 담았다. 저자인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 이진우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부)는 ‘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내 삶을 사랑하는 개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심도 있게 모색한다.타인의 눈치를 보며 사는 일에 지쳤다면, 일상에서 부딪히는 기준들 때문에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느낀 적 있다면, 본연의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면, 이진우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이 책을 통해 ‘나는 개인주의자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무거운 시대를 가볍게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얻게 될 것이다.책은 21세기북스의‘인생명강’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책으로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쓸모있는 사람입니까?’ 등 8가지 질문으로 우리 스스로가 삶의 진리가 되는 길을 모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0

시대 앞서간 혁명적 해방론자의 세계관

‘벤저민 레이’ 마커스 레디커 지음 갈무리 펴냄·인문‘벤저민 레이’(갈무리)는 대서양 노예무역상들의 해상 대학살을 고발한 최초의 인물로서, 계급의식, 인종의식, 성별의식, 환경의식을 통합한 혁명적인 세계관을 가진 벤저민 레이(1682∼1759)의 전기다. 벤저민 레이는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인간을 속박하는 일이 하늘에 태양과 별 그리고 달이 뜨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영원하다고 생각했던 시대에 노예제가 없는 세상을 상상했다. 그는 시대를 훨씬 앞선 사람이었다.벤저민 레이는 17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노예제 반대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 2세대의 시기를 앞서서 노예제에 대한 비판을 형성했다. 그는 노예제에 반대하는 맹렬하고도 논쟁적 내용을 담은 ‘무고한 이를 속박해두는 모든 노예 소유자, 배교자들’을 썼고 벤저민 프랭클린이 1738년 이를 출판했다. 지은이인 미국의 역사가 마커스 레디커는 이 책에서 “벤저민 레이는 18세기 후반 계몽운동과 같이 고위층과 연관된 계보가 아닌, 더 긴 궤적을 가진 “아래로부터의” 노예제 폐지론 역사에 속하며, 그에게는 양치기, 선원, 장갑장이, 소규모 상인, 평민으로서 보통 노동자의 사상과 실천이 있었다”고 평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0

생존의 벼랑 끝 서 있는 위기의 인류

“인류는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최근 들어 수많은 책과 방송에서 기후 위기와 환경·생태 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지지만, 쉽게 믿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우리에게 “지구는 정말 멸망할 것”이라고, “우리는 망했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책이 나왔다.세계적인 환경 사상가 반다나 시바와 다큐멘터리 ‘반다나 시바의 씨앗’의 촬영감독이자 사진작가인 카르티케이 시바가 함께 집필한 책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책과함께)는 오늘날 생태적 위기의 근본 원인과 배경을 추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반다나 시바가 지목하는 위기의 배후는 전 세계 인구 상위 1%에 속하는 억만장자들과 1%의 이익에 복무해온 경제체제다.45년간 환경운동에 투신해온 반다나 시바는 지금이 “생물종으로서 인간의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하며, 파멸을 막기 위해 1%의 제국에 맞서 99%의 사람들이 싸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저자들은 우선 왜 1%의 재벌들과 1% 경제가 현재 위기의 원인인지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태초에 인류는 하나의 공동체였으며, 지구에 깃들어 살아가는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인류는 1%와 1%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로 분열됐다. 1%가 탐욕스레 이익을 추구하는 사이 99%의 인류와 지구는 생존의 벼랑 끝에 서게 됐다고 논증한다.1%는 쉽게 세계를 지배하고 통제하기 위해 환상을 창조했다. 바로 ‘분리주의’ 환상이다. 서로 연결돼있는 인간과 지구를 분리해 지구를 채굴 가능한 자원으로 환원시키고, 자연을 인간이 극복하고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착각하도록 만들었다.저자들이 말하는 ‘경제’는 ‘돈이 돈을 버는 것’을 가능하게 한 ‘금융’이다. 탐욕과 축적을 오히려 미덕으로 여기는 1% 경제체제에서는 금융 경제가 실물 경제를 대체한다. 누가 무엇을 생산하는지, 실제로 생산된 것은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이 돈을 버는 도구는 무엇인지, 돈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으로 대체되는 세상에서 부의 분배는 더욱 불평등해진다.1%는 ‘기술’을 이용해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를 장악하고 지배해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거대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와 바이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발물과 유독성 가스를 만들고, 베트남전쟁 때는 고엽제 원료를 공급했던 기업이었다.이들을 비롯해 전쟁 와중에 폭발물과 유독성 가스로 돈을 번 듀퐁과 다우 케미컬 등의 기업들은 ‘유독성 카르텔’을 형성해 농업과 생명공학 산업을 장악했다. 이들은 유독한 살충제, 화학물질, 유전자 조작 종자를 유통시키며 농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우리의 식량을 오염시켰다.저자들은 유독성 카르텔 외에도 허구에 가까운 유전자 결정론과 유전자 환원주의를 정설로 만들기 위해 록펠러 재단이 막대한 자금을 투여한 일, 빌 게이츠가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투자하며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묵살시키기 위해 언론을 이용하거나 농민이 개발한 종자를 강탈하며 벌인 생물 해적질, 마크 주커버그가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농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서 제공해 이득을 취하는 과정 등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저자는 1%가 만든 환상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찾기 위한 대안으로 마하트마 간디의 원칙, 자치·자립·인간성과 자유를 강탈하는 체제에 대한 비협조, 비참여, 거부를 의미하는 진정한 저항(사티아그라하) 등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0

대구콘서트하우스, 클래식 무대 ‘풍성’

대구콘서트하우스가 2022 기획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결국은 클래식(Absolute Classic)’을 타이틀로 내걸고 오케스트라 및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 실내악 공연 등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기획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명연주시리즈: 대구 첫 방문하는 3개 도시 명문 오케스트라그동안 명품 독주자들의 향연이었던 ‘명연주시리즈’가 리사이틀 성격에서 벗어나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폭을 넓혀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인다. 총 3개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2022년 명연주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스코티시 앙상블이다. 이 악단은 다수 유럽 투어 이력 및 다면적 레퍼토리로 최고의 현악 앙상블이라는 타이틀 갖춘 오케스트라로,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노련하게 소화해내는 연주단체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은 영국이 배출한 신예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와 함께 내한해 다양한 테마로 가득한 영국 스코틀랜드 풍의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음악 창의도시’ 중의 하나인 프랑스 메츠시를 대표하는 메츠국립오케스트라(4월 29일)는 차세대 지휘자로 현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다비트 라일란트,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프랑스 니스 국립음악원 교수인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베르네 등 세계적 연주자들과 함께 완벽한 앙상블을 보여준다.캐나다를 대표하는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7월 7일)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의 수제자로 유명한 지휘자 라파엘 파야레가 이끈다. 파야레는 2012년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얼스터 오케스트라, 벨페스트 오케스트라, 샌디에고 심포니를 거쳐 지난 2021년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다음 시즌 지휘자로 지명돼 음악감독으로서 2022/2023 시즌을 이끌고 있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는 현존하는 최고의 비루투오소인 힐러리 한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명연주 시리즈의 대미는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명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장식한다.‘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리는 그는 명연주 시리즈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아티스트로 그가 들려줄 무결점 선율은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명불허전의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지난 6일 런던 바비칸홀에서 작곡가 진은숙이 20년 만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정적의 파편’을 사이먼 래틀의 지휘와 함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성공적으로 초연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연주자의 통찰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조명하다 -‘인사이트시리즈’연주자의 음악적 통찰력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인사이트 시리즈’는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개성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관객들에게 클래식 음악감상의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2022 인사이트시리즈는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이 따라붙는 피아니스트 이혁(3월 20일)의 무대로 시작한다. 차이콥스키와 쇼팽의 곡들로 꾸며질 그의 무대는 2021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 최종 결선까지 진출해 새로운 피아니스트의 세대를 열었다. 다음 공연은 거장 오보이스트 프랑수와 를뢰와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에마뉘엘 스트로세의 듀오 리사이틀(9월 30일)이다. 두 거장은 카미유 생상, 티에리 페쿠 등의 작품으로 최상의 발란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아울러 유니크한 아이덴티티로 이미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고르 레비트가 내한한다.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지역이 감염병 사태로부터 빠르게 회귀할 수 있도록 올해는 ‘롱텀(long term)’을 모토로 클래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9

겸재 정선 포항문화콘텐츠 활용방안 찾는다

18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적 논의의 장이 온라인으로 열린다.포스텍평화연구소(소장 송호근 교수) 포항학연구센터는 포항학 연구의 일환으로 ‘신년 콜로키움’을 개최한다. 콜로키움은 20일 오후 3~5시에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이번 콜로키움의 주제는 ‘겸재 정선, 포항을 만나다―정선(鄭敾)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 모색’이다.청하 현감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국보 217호인 ‘금강전도(金剛全圖)’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남긴 겸재 정선의 삶과 작품을 포항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겸재 정선과 관련해 그간 깊이 있는 연구와 창작을 수행해 온 미술계 인사들과 인문사회학 전공 교수들이 대거 참여한다.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장이 메인 세션에서 ‘포항 겸재정선기념관(가칭) 건립의 필요성과 사례 및 운영상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포항시립미술관의 이보경 학예연구팀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선다.두 번째 세션에서는 류영재 한국예총 포항지회장이 ‘진경(眞景)의 길’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박창원 민속학자가 지정토론을 맡는다.종합토론은 우정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와 박소영 한국화가가 맡는다.전체 사회는 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세션별 사회는 서종숙 (주)문화밥 대표가 맡는다.송호근 포스텍평화연구소장은 “이번 신년 콜로키움을 통해 겸재 정선의 개인사와 예술 세계가 포항의 문화콘텐츠로 새롭게 인식되고 활용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로키움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포스텍평화연구소(054-279-3822)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포항학연구센터는 남북경제렵력과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지향하는 포스텍 평화연구소의 부설 기관으로 포항의 문화와 역사, 산업 등에 대한 의미있는 발견과 해석을 목적으로 ‘포항학 총서’발행과 다양한 학술 행사를 펼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8

경주서 ‘남상일의 놀다가쇼’

국악인 남상일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국민 소리꾼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남상일 명창 초청 공연을 연다.경주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오후 8시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남상일의 놀다가쇼’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한수원 문화후원사업’의 일환인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올해 첫 프로그램이자 2022년 경주예술의전당의 올해 첫 기획공연이다.공연 제작과 출연을 맡은 국악인 남상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국악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남상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 후 최연소 국립창극단 입단으로 주목을 받으며 입단 직후 주연으로 발탁돼 국립창극단의 흥행을 이끈바 있다.이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뛰어난 입담을 통해 방송계에서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리매김하며 단순한 스타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예술인으로서의 경륜을 쌓아가고 있다.이번 공연은 그간 다양한 변주를 통해 국악의 매력을 선보여온 레퍼토리를 보다 풍부한 구성으로 선보인다. 그만의 유쾌한 해학과 음악에 대한 통찰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입장권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01-18

대구시향 상반기 정기연주회 “기본 충실한 정통클래식 선사”

대구시립교향악단이 2022년 상반기 정기연주회 일정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올해로 취임 9년 차를 맞이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베토벤, 브람스, 슈만, 차이콥스키, R. 슈트라우스 등 거장의 대중적이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정통 클래식 작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2월부터 7월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총 6차례 정기연주회가 예정돼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4차례, 류명우 부지휘자와 최희준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각 한 차례씩 이끈다.시즌 개막을 알리는 첫 정기연주회(2월 18일)는 대구 시민주간 기념 공연으로 진행된다.‘연주자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지휘자’로 호평받는 최희준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협연자로 나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을 들려준다.3월 정기연주회에서는 류명우 대구시향 부지휘자의 지휘로 화려한 관현악 효과를 더한 쇤베르크 편곡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사단조’와 슈만의 ‘만프레드’서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협연자로 나선다. 지난해 취임 후 ‘올라! 스페인’등 특색있는 기획연주회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류명우 부지휘자의 음악적 해석이 기대되는 곡들이다.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정기연주회가 펼쳐진다.4월 정기연주회(4월 15일)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대작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100여 명의 연주자가 무대를 가득 채우는 4관 편성이며, 알프스의 장엄하고 다채로운 풍경을 탁월한 관현악법과 특수악기의 음향 효과로 절묘하게 표현한다.이 외에도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여미혜의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2번’으로 연주회의 전반부를 채운다.5월 정기연주회(5월 26일)에서는 지난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한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으로 열정의 무대를 보여준다.6월 정기연주회(6월 17일)에서는 한국인에게 특히 사랑받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협연으로 들려준다.이날은 ‘러시아 클래식’을 주제로 무소르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과 ‘전람회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끝으로 상반기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7월 정기연주회(7월 15일)에서는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널리 알려진 피아니스트 크쉬시토프 야블론스키의 협연 무대가 마련된다. 바르샤바 쇼팽 음악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널리 알려진 야블론스키는 이날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또, 클래식 선율에 천일야화를 담아 전하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대표작 ‘셰에라자드’로 관객들의 여름 감성을 자극한다.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올해 대구시향은 우리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되새기며,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면서 “그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1-18

현대인의 억압과 고독 흑백 화폭에 담아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우수작가 공모제인 2021년 제17회 장두건 미술상 수상작가 심윤 개인전 ‘MEN IN THE CITY’가 25일부터 대구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열린다. 대구 출신의 작가는 영남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인물의 역동적인 구성과 사실적인 묘사로 표현하는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자연재해와 질병, 고독과 우울, 강박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불안한 심리를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극사실주의 스타일을 통해 커다란 화면 속에 과장되고 역설적인 장면들을 표현하는 작업방식으로 주목받았다.80호 이상 대작 회화 1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MEN IN THE CITY’ 시리즈를 집중 조명한다. 작품에서 돋보이는 흑백의 강렬한 대조와 흐릿한 화면구성으로 담아낸 셔츠와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남성들의 뒤틀린 신체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느끼는 억압과 불안, 고독의 감정들을 연상시킨다. 겹겹이 쌓인 물감층에 감춰져 있던 바탕의 흰 색상이 드러나 마치 온전한 안식과 위안을 줄 구원자를 갈구하는 것처럼 화폭을 밝힌다. 전시는 2월 17일까지 계속된다.한편, 심윤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대구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의 기획전 DSAC 다매체 아트워크 프로젝트 첫 순서로 이뤄졌다. DSAC 다매체 아트워크 프로젝트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지역 작가들의 개성있는 작업을 지역민들에게 선보이는 프로젝트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7

유망한 청년 작가들 작품 한자리에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오는 19일까지 대백프라자 3층 특별전시장에서 젊은 청년작가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한자리에 전시 판매하는 ‘2022 대백아트페어’를 연다.이번 행사는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게 여성의류매장 한가운데 특별 전시장을 설치했다. 핸드백이나 구두를 고르듯 쉽게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된 갤러리를 통해 문턱이 낮아진 미술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아트페어는 대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예술가 모임인 스테어스(대표 박천)와 젊은 문화예술 기획 그룹인 아트만(대표 박민우) 그리고 디에이(대표 정연진)가 주관한다. 백화점 고객은 물론 미술시장의 새로운 컬렉터로 주목받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연대)가 주요 타깃이며 참여 작가도 청년들로 이뤄졌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서울, 부산 등에서 활동 중인 강민정, 강원제, 김상덕, 김서울, 김수미, 김승환, 김일지, 김재홍, 김채연, 박인성, 박진우, 백지훈, 성호, 신준민, 심윤, 안민, 이민주, 이연주, 이요한, 이원기, 이정민, 이향희, 임도, 장석헌, 정윤수, 정재호, 정진경, 조원득, 채온, 최영, 최지이, 하지원, 허태민 등 33명의 작가가 회화, 조각 등 150여 점을 출품한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행사는 그 간 시장 진입의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앞으로 미술계를 이끌 전도유망한 청년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한다는 취지”라고 소개하고 “출품작가들은 그간 선보였던 실험적인 작품보다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성을 가지고 연구하는 작가의 작업 등을 고려해 선별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7

다양한 문화인프라 구축으로행복 ‘문화 도시 포항’ 만든다

포항시가 올해 행복한 문화도시 건설을 위해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다.포항시는 17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따뜻한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도시 포항’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우선 포항 출신의 조선시대 유학자이자 한의학자인 석곡 이규준 선생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포항이 낳은 근대 한의학·문학·철학·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선구자 석곡을 기리는 ‘석곡 이규준기념관’은 동해면 도구리 일원에 40억 원을 투입해 올해 12월까지 지상2층 규모로 완공할 예정이다. 기념관에는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석곡선생 목판’ 보관을 위한 수장고와 전시실, 체험관, 석곡학습관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또한, 옛 중앙초등학교 자리에 새롭게 건립되는 북구청 신청사 3~6층에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미래지향적 공간인 ‘문화예술팩토리’를 조성한다.‘문화예술팩토리’는 4차 산업 기반의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문화·예술·전시·체험·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문화공간이다. 인근 문화 거점들인 옛 수협창고 복합문화공간, 꿈틀로, 포은중앙도서관, 중앙아트홀 등과 연계해 ‘문화를 통한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민들이 쾌적하고 품격 높은 공연 환경 속에서 문화를 누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문화시설 개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무대의 다양한 효과와 표현을 높이기 위한 무빙라이트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앙아트홀은 옥상 보수 공사의 시행으로 무대·객석·연습실 등의 누수를 방지해 쾌적한 공연 환경을 조성하고, 대잠홀은 음향시설·조명·무대기계장치 등을 교체해 예술가들이 고품격 공연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쾌적하고 안전한 공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전통문화예술공간인 포항문화원을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의 위상에 걸맞게 시설 개선 및 환경 정비를 하고,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편안하게 문화를 누리고, 삶의 만족도와 도시의 품격까지 향상될 수 있도록 문화 인프라를 더욱 늘려 포항만의 색을 가진 ‘문화도시 포항’을 활짝 꽃 피우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7

“박태준정신으로 세계적 포항문화 만들 것”

이대환 작가 “유토피아란 인간의 관념과 이념이 그려내는 허구의 세계다. 역사의지의 길은 자유와 평등의 최대공약수를 확보해나가는 험난한 역정이다. 이게 진보다.”장편소설 ‘겨울의 집’‘슬로우 불릿’‘붉은 고래’‘큰돈과 콘돔’‘총구에 핀 꽃’ 등 시대적 격랑에 표류하는 개인의 운명을 큰 서사구조에 밀도 높게 창조해온 포항 출신 이대환(64) 작가의 말이다.코로나19 어둠이 영일만 호미곶이란 지명을 유난히 돋보이게 해주는 임인년 새해,‘박태준 평전’의 저자로서 지난해 12월 주인공 10주기에 ‘박태준생각’ ‘청년의 꿈 박태준’을 펴내고 뜻깊은 추모행사를 꾸려나갔던 이 작가와 지난 15일 만나 문화·정치·비대면 등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유럽에서 나온 수작(秀作)의 평전에 비견할 만한 책이 나왔다’는 것이 이대환 작가의 ‘박태준 평전’에 대한 서평이었다. 지난해 12월 13일은 박태준 포스코 창립회장 서거 10주기였다. 주인공의 인생을 간략히 정리한다면?△선생은 1967년 가을부터 1992년 가을까지 장장 25년에 걸쳐 대한민국의 ‘궁핍시대에서 융성시대까지’ 튼튼한 철교(鐵橋)를 건설한 거대공사 현장의 총감독이었다. 그 시대적 사명을 선생은 스스로 ‘제철보국’이라 명명했고, 제철보국을 이룩한 그 힘으로 14개 학교를 세워 한국 최고 명문으로 키워내고 포스텍(POSTECH)을 설립해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으로 육성하는 ‘교육보국’을 실현했다. 정신적 원천은 천하위공(天下爲公), 즉 사욕(私慾)을 초월하는 사상이었다. 천하위공을 엔진으로 장착하고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의 두 레일을 따라 완주한 역정에서 위대한 공적이 창조됐다.-이제부터는 박태준 회장의 정신을 포항의 문화 브랜드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시의적절해 보인다. 주의할 것은 공적을 가능하게 했던 정신, 고뇌, 투쟁에 대한 공부와 공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좋은 방안이 있나?△가령,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사단법인을 조직해서 공부와 공감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갸우뚱거릴 사람도 있겠다. 어느 지역사회의 문화수준이란 그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가치관의 평균수준과 거의 일치한다. 포항정신이 곧 포항문화라고 할 수 있다. 박태준정신, 박태준생각이라는 이 무형의 유산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포항의 정신으로 정립하는 일은 세계적인 포항의 문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되는 것이다.-오는 3월 9일은 대통령선거일이다. 국가 차원에서든 지역 차원에서든 또다시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염려도 대두하고 있는데?△최근 몇 년 사이에 분열과 대립이 격화돼서 마치 해방 직후를 불러낸 것처럼 아슬아슬한 때도 없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잘 건너왔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가라앉히며 빈곤의 사슬과 독재의 사슬을 동시에 극복하고 경제와 문화의 일류국가를 만들어낸 우리 국민은 어느덧 위기를 슬기롭게 다스리는 집단지성도 발휘할 줄 안다.임인년 새해, 지금은 ‘정치의 통합’과 ‘통합의 정치’를 분별해야 한다. 정치의 통합은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당독재의 전체주의체제 아닌가? 전체주의는 끔찍하다.통합의 정치는 바람직한 것이고, 추구해야 한다. 서로의 공적과 과오를 인정하는 가운데 합리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통합의 정치다. 통합의 정치가 국민통합의 길도 열어준다.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우리의 경제와 문화에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정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코로나19 대유행이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크게 바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마스크 없이 못 나가고, 비대면으로 수업하고, 여행 못가고, 어울려 못 지내고, 플랫폼 기업이 활활 살아나고, 가수 뽑기 방송이 인기 끌고, 인문학 독서 따위는 스마트폰 정보로 대체하고,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해 철강제품도 잘 팔리고, 화이자가 백신 팔아서 엄청나게 돈을 쓸어 담고, 공동체를 위해 무조건 백신 맞아야 한다는 강제에는 전체주의적 망령이 어른거리지만 그것을 주시하는 목소리를 ‘정신 나간 자유방임주의’로 내몰고…, 대강 이런 현실이니까 반문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그대로 아닌가? 돈을 벌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것도 그대로 아닌가? 비대면으로는 사랑도 우정도 완성될 수 없는 거 아닌가? 인간성이 더 메말라서 과거에는 아름다운 낭만으로 대접받던 일마저 이제는 ‘뭇매 댓글의 표적’ 아닌가? 양극화의 부조리는 더 악화되고 있지 않나? 비대면으로는 남북관계도 평화적으로 풀어낼 수 없는 거 아닌가? 이른바 신냉전체제가 정립되면서 그 경계지대에는 전운(戰雲)마저 모여들고 있지 않나?-그러고 보니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주창한 목소리가 한때 유행이었나 싶을 정도로 잠잠해졌다.△코로나19와 대선 정국이 다 덮어버린 형국이니…. 인공지능(AI)에게 인문학마저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비밀마저 인공지능이 풀어버린다면 인문학은 없어져도 그만이겠는데…. 세상은 돌고 돌지 않나? 자동차, 자동차 하다가 둘레길, 둘레길 하고 있지 않나?-마지막으로, 포항에서 문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한 가지만 바란다면?△제대로 진용을 갖춘 거점이 있어야 한다. 바이오는 포스텍이 거점이다.‘박태준’의 이름을 걸고 그에 걸맞은 거점을 갖춘다면, 포스텍이 바이오의 거점이 되어 있듯이 그 거점은 포항정신, 포항문화의 거점이 될 것이다. 박태준처럼 크게 보고 멀리 보는 리더십은 그런 거점을 만들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