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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케스트라로 피어나는 싱그러운 봄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새봄을 맞아 제186회 정기연주회 ‘신춘음악회’를 17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이번 신춘음악회는 포항이 낳은 차세대 피아니스트 최이삭(18)과 함께 싱그러운 봄을 선물하고자 기획됐다.국내 최정상급 지휘자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아 새로운 출발을 향한 설렘을 담은 희망차고 밝은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장대한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은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적인 왈츠 명곡인 ‘봄의 소리’ 왈츠를 준비했다. 특히 이 곡은 환희에 넘친 봄을 상기시키는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곡으로 따사로운 봄을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포항시립교향악단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이 기세를 모아 노르웨이 국민주의 음악의 대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의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손꼽히는 곡을 피아니스트 최이삭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 곡은 1868년 첫 딸을 얻은 그리그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쓴 작품으로 순수한 기쁨이 가득한 작품이다.마지막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교향곡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화려한 관현악법으로 유명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모음곡 35번 ‘세헤라자데’를 연주할 예정이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러시안 5인조 음악가 중에서도 빼어난 관현악법을 구사한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세헤라자데’는 지혜로운 여인 세헤라자데가 매일 밤마다 동침한 여인을 이튿날 아침에 죽이는 잔인한 왕 샤리아르에게 천하룻밤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며 결국 죽음을 면하고 그와 결혼하게 된다는 아랍의 설화를 바탕으로 쓴 곡이다.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했던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이국에 대한 동경이 합쳐져 탄생한 이 곡은 몇 개의 단순한 주제가 끝없이 되풀이 되면서도 중간중간에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환상의 하모니를 들려준다.피아니스트 최이삭은 지난해 8월 개최된 세계적 권위의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 최연소로 오른 피아노 부문 영재다. 2020년 네이버 클래식 아티스트 리그 프로페셔널 결선 우승, 2019년 제5회 이시카와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제68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1위, 제3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1위, 2018년 제10회 한국리스트콩쿠르 1위, 2017년 제7회 연천DMZ국제음악제 독주 경연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클래식계에서 존재감을 보여 왔다. 현재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 3학년 과정 중이며 피아니스트 김정원을 사사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6

패브릭아트 기초부터 한지 공예까지

포항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은 2022년 경북인재평생교육원 주관 평생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4월부터 패브릭아트 기초부터 이를 한지공예품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에 선정된 공모 사업은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배움과 나눔의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지역 내 경력단절여성 및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예정)에 따른 노후 대비를 위한 자립과 인생 재설계를 지원하고, 은퇴(예정)자의 여가 선용과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내 프로그램 이수를 희망하는 20명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대상자들은 매주 1회 총 20회의 강좌를 무료로 수강하고 수료증을 취득하게 된다.강의는 전통오색한지공예 명인 고정숙 원장을 포함해 전문 강사진들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다만 일부 재료비는 별도 부담이다.고정숙 원장은 “생활그림 패브릭아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바로 응용 및 활용이 가능해 생활공간을 예쁘게 꾸밈으로써 여가 및 삶의 질 향상에도 매우 적합한 교육으로 지역사회 재능기부 및 창업 또는 부업으로 평생활동이 가능하므로 지역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5

포항문화재단, ‘2022 전시공간 활성화 사업’ 공모 선정

(재)포항문화재단이 2022년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총 3천만원을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코카카)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이번에 선정된 전시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EAT·PLAY·LOVE)’는 디지털미디어 시대 소통방식 중 하나로,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인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미국의 사진작가 테리 보더의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테리 보더는 철사를 이용해 음식과 사물에 팔다리를 붙여 인격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는 사진가이자 메이커, 아티스트로서, 그의 작품에는 빵, 과자, 계란, 과일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나 사물이 등장한다. 평범한 사물에서 우리의 삶과 일상을 발견하게 되는 사진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어린이 대상 ‘즐거운 벤트아트 창작소’와 에니메이션, 메이킹 영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이번 전시는 서울의 사비나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며,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사물을 보는 관찰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시 감상과 더불어 테리 보더처럼 만들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기간은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프로그램을 지역에서 편히 관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모하여 지역민의 시각예술분야에 대한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5

“무심한 순간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

‘행복한 여자 춘심이’ 시리즈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한국화가 이철진(59) 작가가 부산과 대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이철진 작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로움을 잊은 채 그저 자신을 남과 비교하며 한숨 쉬고 자기탓, 남탓으로 비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요즘의 현대인들을 ‘춘심이’라는 여성을 캐릭터해 그들의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한순간 한순간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소담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이 작가는 “현대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행복이 우리의 삶 주변의 일상 속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작품으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한다.정겹고 푸근한 웃음을 띤 소박한 여성 춘심이는 과감한 여백처리와 함께 드로잉적인 활달한 필선에 음악적 요소를 가미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또 밝고 명징한 색채와 더불어 세련된 동양화 기법과 드로잉의 탁월함이 만나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 낸다. 한국화가이지만 수묵화나 장지가 아닌 서양화의 캔버스와 아크릴물감을 이용해 그려내는 춘심이는 어릴 적 보던 만화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감각의 한국화다. 이번 부산 리빈갤러리 초대전(30일까지)과 대구 환 갤러리 초대전(23일까지)에서는 그간 실험하고 있는 새로운 기법의 작품을 포함한 코로나19로 지난 2년여 동안 발표하지 못한 작품 등 각각 30여 점을 선보인다. 150호 대작으로 제작한 신작은 캔버스 위에 골판지로 콜라주한 입체 작품으로 더욱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색감과 두터운 마티에르 효과를 내 작품의 무게감을 더했다.이철진 작가는 대구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 울산남구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고 한국미협, 한국현대드로잉협회, 인물작가회 회원으로서 포항예술고등학교 미술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5

토크 콘서트 듣고 해안둘레길 걸어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항의 해안둘레길이 갖고 있는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문학적으로 체험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시민 교양과 지역 사회 문화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펴고 있는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포항학연구센터는 포은중앙도서관과 함께 오는 19일 오후 2시 서명숙·송호근의 인문학 토크 콘서트 ‘포항을 걷다’를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개최한다. ‘포항의 길’(글누림출판사)의 대표 저자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특별기고 필자인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포항의 길’을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평소 포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두 사회적 명사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에 포항 시민들도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포항의 길’은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지난해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운영한 시민 대상 강좌인 ‘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의 강연자와 수강생들이 펴낸 에세이집이다. 이육사의 길, 청하의 길, 포항 옛 철길, 장기목장성 가는 길, 괴동역 기찻길, 우암과 다산의 장기 유배길 등 24개의 포항의 길이 수록돼 있다.이날 ‘포항을 걷다’행사는 서명숙 이사장과 송호근 석좌교수가 각각 30분간 ‘포항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한 후에 패널 및 시민 방청객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패널에는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와 문화기획사 서종숙 문화밥 대표가 참여하며 사회는 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맡는다.강연자와 청중은 모두 열 체크를 한 후에 입장하고, 토크 콘서트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행사 참석자는 50명이며 참가비는 무료다.한편,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포항학연구센터는 이번 인문학 토크 콘서트 연계 행사로 ‘서명숙 제주 올레이사장과 함께 걷는 포항 해안둘레길 체험’ 행사를 연다. 24일, 26일, 31일 세 차례 진행하는 행사에는 포항 해녀들과 포항지역학연구회 회원, 포항시민이 참여해 호미반도에 있는 호미길과 구룡소길, 선바우길 걷기 체험이 이뤄진다.한반도의 동쪽 땅끝 ‘호미곶’의 지형적 상징성과 해양관광자원을 연계해 조성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일명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의 해안선 58.3㎞를 연결하는 트레킹 길로,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Healing Road)다.해안선을 따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반도 지역의 해안 비경과 석양, 역사와 전설이 깃든 선바위와 힌디기, 하선대를 비롯해 장군바위와 모감주나무 군락지, 구룡소, 독수리바위 등이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이어진다.포항학연구센터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포항의 해안둘레길’이 갖고 있는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포항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고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054-279-3822/ricc-pos@postech.ac.kr)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4

대구시향, 우크라 평화 염원 ‘평화의 빛 콘서트’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9일 오후 6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평화의 빛 콘서트’를 전석 무료로 개최한다.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세계 평화유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세계 여러 도시가 동참하는 평화의 빛 캠페인 일환이다.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사진가 이끄는 이번 공연에선 전쟁의 상처를 딛고 완성한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을 들려준다. 이 곡은 9번 교향곡 ‘합창’ 다음으로 가장 환희의 메시지를 전하는 교향곡이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됐는데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명쾌하고 역동적인 리듬이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공연은 대구콘서트하우스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된다.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우크라이나에 하루빨리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우리의 염원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도 닿아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티켓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 대구시향 사무실(053-250-1475)을 통해 온라인 또는 전화로 1인 최대 4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사전 예약자만 관람할 수 있고, 만석 시에는 입장이 불가하다. /윤희정기자

2022-03-14

인디플러스 포항 15일 ‘로마의 휴일’ 무료 상영

(재)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15일 오후 2시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 ‘로마의 휴일’을 무료로 상영한다.‘로마의 휴일’은 오드리 햅번, 그레고리 펙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명작으로 왕실의 딱딱한 분위기가 싫증난 공주 앤(오드리 햅번)이 거리로 뛰쳐나갔다가 한 신사를 만나며 일어나는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당시에도 큰 화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특히 여행자들에게는 영화 속 장면을 방문하는 일명 ‘성지순례’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흑백영화 속 ‘트레비 분수’, ‘진실의 입’ 등 예전 로마의 모습을 만나며 영화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이번 상영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무료로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돌아온 육거리 시민회관’ 기획전의 3월 프로그램 중 하나다. 3월은 ‘고전영화의 바이블’을 주제로 ‘로마의 휴일’을 비롯해 ‘벤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을 상영한다. 이 기획전은 사전 예매 없이 당일 선착순으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3-14

일러스트 작가 3인의 ‘우주’속에 풍덩

대구 달서아트센터(DSAC)는 올해 특별기획전 첫 전시로 소셜 네트워크(SNS)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3인 그룹전 ‘My Universe’를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달서갤러리에서 연다.이번 특별전에는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그려내는 라이브 펜 드로잉부터 디지털 드로잉까지 다수의 전시 및 아트페어, 출판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김라온, 엄수근(엄선), 조인영(쪼야)이 참여한다.‘일러스트’라는 장르는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 사이에서 상업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 범위를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낙서 또는 삽화처럼 여겼던 이전과 달리 점차 동시대의 대표적인 시각예술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일러스트 작업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할 예정이다.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김라온은 주로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하는 작가로, 원색적이고 동화적인 그림체를 일상 속 낯선 풍경들을 그리며 주목받고 있다.엄수근(엄선)은 넓고 흰 캔버스 위에 크고 작은 만화적인 요소들을 펜 드로잉을 통해 주로 그린다. 특히 라이브 드로잉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작업을 주로 진행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조인영(쪼야)은 주로 꽃이나 숲, 고양이를 주제로 감성적이고 귀여운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시절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만큼 그녀가 직접 제작한 다양한 굿즈상품들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이번 전시 오픈 당일인 22일부터 26일까지는 엄수근(엄선)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쇼도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전시 기간 내 김라온, 엄수근, 조인영(쪼야) 작가의 다양한 일러스트 작품과 엽서, 스티커와 같은 굿즈 상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개별 구매할 수 있는 아트숍도 마련된다. /윤희정기자

2022-03-14

“시 언어에 담긴 향기 목소리로 피워 내”

“아름다운 시를 읽으면 가슴이 뛰고 왠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이런 시 낭송 무대를 통해 많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하는 울림을 오랫동안 전하고 싶습니다.”김일란(58) 시 낭송가는 ‘포항시낭송회’의 초대회장으로 지역의 시 낭송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 낭송을 배우기 시작해 알음알음 관심 있는 주위의 지인들과 함께 자신의 집이기도 한 포항시 남구 효자동 ‘심산서옥’에서 작은 시 낭송 발표회 등 잔잔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코로나19의 터널 속에 공개 시 낭송 발표회나 찾아가는 시 낭송 재능나눔 활동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지만, 오는 4월 말 ‘커피 시인’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윤보영 시인을 초청해 ‘시가 흐르는 일곱 번째 뜨락(시 낭송 콘서트)’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새봄맞이 시 낭송 마당을 준비하고 있는 포항시낭송회 김일란 회장을 지난 12일 만났다.-시 낭송을 소개한다면.△시 낭송은 시의 언어에 목소리의 향기를 피워내는 것이다. 또 시를 낭송하는 것은 시의 행간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다. 즉, 시를 품고 음미하며 감정을 살려 낭송하는 것은 시에 배인 은유와 감동의 향기를 홀씨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가장 짧은 문장으로 가장 긴 울림을 주는 문자인 시에 저마다의 음색을 입혀 시의 정서와 감흥을 더해주는 언어예술이기도 하다.-시 낭송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지는가.△시를 낭송하면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자극된다. 목소리를 따라 머리와 몸을 가볍게 흔들다 보면 신체감각이 활성화되고 눈과 혀, 입술, 성대까지 살아난다. 이러한 신체적 이완과 감정의 작용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고 정화되며, 자신의 표현과 대상과의 교감으로 자신감과 만족감이 커지게 된다. 요즘처럼 단절되고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한 편의 비타민 같은 시 낭송은 영혼을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힐링과 위안의 선물이 될 것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는 시뜨락 시담(詩談) 행사가 독특한 아이템이라던데.△‘시뜨락’ 행사는 경향 유수의 시인을 심산서옥에 초빙해 시 낭송과 시 얘기를 나누며 독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 낭송 콘서트이다. 초청 시인은 자신의 삶과 문학 얘기를 나누고, 포항시낭송회 낭송가들이 개성을 살려 초청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시인과 독자가 한자리에서 시회(詩會)를 펼치는 작은 문학 나눔 행사다. 2019년 6월부터 개최했는데 4월 30일 열리게 될 7회 시뜨락은 윤보영 시인을 초청할 계획이다.-시 낭송을 연계해 개별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지자체 공모사업에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참여해 시 낭송의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포항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생활문화동호회 지원사업 예술교육에 참여하고, 전국생활문화축제에 온라인 실시간으로 출연해 포항12경시(오낙률 연작시)를 낭송해 전국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경북문화재단의 ’詩와 음악이 흐르는 고택(故宅) 거닐다’에 우정 출연을 하는 등 시 낭송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코로나19로 시낭송회가 자주 열리지 못해 아쉬움이 클 텐데.△단절과 비대면의 시기이지만 온라인 줌미팅으로 회원 각자가 PC 화면을 통해 시 낭송을 하고 품평회를 여는가 하면, 5~6명씩 소그룹 미팅으로 조별 특성을 살린 이색적인 시 낭송 퍼포먼스로 색다른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또 회원들은 SNS에 수시로 자신의 애송시를 올려 공유하고, 최근에는 지혜의 보고인 논어(論語)를 줌(Zoom)으로 강의하는 ‘논어상장’ 온라인 강좌를 20여 회원들과 수강하며 수신(修身)과 지혜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시 낭송의 저변확대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기분이 좋으면 콧노래를 부르고 뭔가 힘차게 시작할 때는 구호나 파이팅을 외치듯이, 일상 속에 스며드는 시 낭송으로 흥겹고 활기찬 분위기를 이끌어가면 어떨까 싶다. 짧으면서도 명징한 의미를 드러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시조를 ‘하여가’나 ‘단심가’처럼 화답하는 형식으로 낭송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코로나 상황을 봐가면서 회원들과 함께 종전의 정기 시 낭송 발표회나 찾아가는 시 낭송 나눔 등으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많은 분께 위안과 용기를 주면서 행복을 안겨드리고 싶다. 어서 빨리 그러한 날이 다가와 산골에서 흐르는 개울물 소리 같고 실버들을 하느작거리게 하는 바람의 노래 같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시 낭송의 음률로 희망찬 새봄을 맞이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3

포항 문화도시, 2021 문체부 평가 ‘우수’ “문화적 재활로 도시 쇠퇴 위기 극복”

포항시가 법정 문화도시 두번째 해 사업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제1차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 2년 차 성과 평가에서 시가‘우수도시’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이에 따라 시는 올해 기본 사업비 26억원에 추가 인센티브 사업비 4억원을 확보했다.시는 지난 2019년 12월 부천시, 원주시, 천안시, 청주시,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와 함께 대한민국 1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철의 도시, 문화도시’라는 비전 아래 민·관이 참여하는 통합형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펼쳤다.지진으로부터 촉발된 ‘재난과 도시쇠퇴라는 위기를 문화적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핵심가치를 작년 대비 구체화시키며 ‘포항형 문화안전망’이라는 거시적 정책의제를 도출함으로써 보편적·포괄적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도시 진화의 혁신적인 모델을 창출하고자 노력했다. 이에 도시의 전 권역을 관통하는 시민주도형 도시문화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도심 중심의 문화활동이 아닌 농·산·어촌·공단지역으로 문화연결망을 확장하고, 포항의 도시 구조적 문화소외층 발굴 등 문화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다.또한 포항만의 예술지원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지역문화예술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창작자의 성장지원을 통해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정주 환경을 개선해 건강한 문화예술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더불어 이러한 문화예술생태계를 리드할 다양한 지역문화전문인력을 양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장에 직접 투입함으로써 과정의 경험을 통해 실질적 전문인력으로 거듭나도록 추진해 지역의 인적자산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지역문화를 위한 동력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특히 문화예술에 기반한 새로운 도시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을 맞아 포항만이 가진 과학·기술인프라와 예술인프라를 결합해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포스텍과 함께 ArtTech LAB을 구성해 국제포럼을 추진하는 등 그랜드 마리오네트 아시아 거점 구축 사업의 기반을 마련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했다.이 밖에도 산업자원의 인문학적 재해석을 통한 지역문화의 미래자산화, 전 지구적 이슈인 기후, 환경 등 문제에 대한 인식과 이를 활용 또는 극복하는 장기적 관점의 다양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런 문화적 재활 과정을 통해 도시의 쇠퇴위기를 극복한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3

20세기 대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일생

‘장기 19세기’를 다룬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와 ‘단기 20세기’를 다룬 ‘극단의 시대’로 명성을 떨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1917∼2012)의 10주기를 앞두고 ‘에릭 홉스봄 평전’(책과함께)이 번역·출간됐다.홉스봄이 역사에 미친 영향과 역사에 대한 인식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그의 저작은 50개 언어로 번역되고 수백만 부가 판매돼 여러 세대의 독자와 학자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줬다. 나아가 그는 공적 지식인이자 좌파의 영향력 있는 대변인이었다.저자인 저명한 역사가 리처드 J. 에번스는 이러한 홉스봄의 인생 역정을 꼼꼼하게 톺아보면서 그가 일평생 추구한 테마와 이념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진짜 모습, 즉 불안한 10대, 연인,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세히 묘사한다. 또 그가 공산당원으로 한평생 투신한 까닭과 역사가의 길을 선택한 계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구 실적에도 모교인 케임브리지의 교수로 임용되지 못한 이유, 나아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 이후 어떠한 생각을 가졌으며 미래 사회를 어떻게 전망했는지 등 홉스봄 삶의 변곡점과 갈등, 그에 따른 내면의 변화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홉스봄의 사적인 측면을 풍부하게 재구성해 그의 총체적 삶을 그려낸다.이 책은 홉스봄에 대한 기본 정보 없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것은 홉스봄이 워낙에 파란만장한 삶을 오래 살아서이기도 하지만(95세까지 살았다), 이 책의 지은이인 리처드 J. 에번스의 필력과 구성력, 그리고 무엇보다 성실함 덕분이다.1917년 이집트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혈통의 영국 부모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초반에 고아가 된 홉스봄은 베를린에서 대공황의 위력과 정치권의 변덕스러운 대응을 목격했고, 공산당원이 돼 나치즘에 저항했다. 그로 인해 목숨이 위험해지자 런던으로 이주한 뒤 케임브리지대학에 입학했다.그는 혁명기의 쿠바를 방문해 체 게바라의 통역사로 활약하기도 했고, 1980∼1990년대에 그의 저술은 영국 정계와 신노동당 운동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한평생 마르크스주의에 충성하면서도 공산주의의 현실에 눈감지 않았고, 그 때문에 줄곧 영국 공산당의 의심을 샀다. 사후에 공개된 영국 정부의 홉스봄 관련 파일을 통해 그가 50년이 넘도록 정부의 감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그가 평생 놓지 않은 마르크스주의는 독일 베를린에 살던 1930년대 초반 싹텄다고 설명한다. 자본주의는 대공황으로 총체적 붕괴가 임박한 듯했고, 나치가 바이마르 공화국을 무너뜨리기 직전이었다. 좌파는 공산주의 운동으로 파시즘을 척결하려 했다. 가난에 시달리다가 일찍 부모를 잃은 홉스봄은 공산당에서 가족의 대체물을 찾았다고 저자는 말한다.홉스봄은 역사 분야뿐 아니라 다른 많은 장르에서도 호소력 짙고 매력적인 작가였다. 그의 방대한 저술에는 단편, 시, 자연 묘사, 여행기, 정치적 소책자, 개인적 고백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된다. 그는 1933년 나치가 권력을 장악한 베를린부터 1936년 프랑스 인민전선 선거 이후 처음 열린 프랑스 혁명 기념식, 같은 해의 스페인 내전, 1939년 2차 세계대전 발발과 뒤이은 냉전, 그 이후까지 20세기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하고 참여했다.홉스봄은 세상을 떠나기 전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적었다. “나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일종의 게릴라 역사가로, 이를테면 포격을 퍼붓는 문서고의 뒤편에 놓인 목표물을 향해 곧장 진격하기보다는 측면의 덤불에서 사상의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역사가로 묘사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0

손 씻기·수술용 장갑… 인류 구한 의학 전설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한빛비즈)은 위대한 의학적 선구자들과 그들이 이뤄낸 위대한 발견을 소개하는 책이다. 코로나19의 지구촌 엄습에 따라 지금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손 씻기’를 최초로 주장한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부터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수술용 장갑’을 발명한 윌리엄 할스테드, 인류를 고통과 공포의 위협에서 해방시킨 제임스 심슨의 ‘기적의 마취제’에 이르기까지, 현대 의학의 토대를 만든 다양한 발전과 진보를 이뤄낸 당시의 선구자들과 그들의 위대한 발견을 다룬다.의사이자 역사가인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는 1840년부터 1914년까지 인류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환상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소개한다. 덕분에 의학적·과학적 발견이 단지 그 분야에서 갖는 의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다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다채로운 배경 설명과 풍부하게 활용된 인용문은 독자로 하여금 마치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 흥미진진한 독서에 빠져들게 한다.책은 ‘죽음의 손’, ‘등불을 든 여인’, ‘세기의 전환’, ‘폭발하는 진보의 새 발걸음’ 등 23개 장으로 구성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0

‘중국 3대 석학’ 장치청 교수의 도덕경 연구

도가 경전인 ‘도덕경’을 중국 3대 석학으로 평가받는 장치청(張其成)이 해설한 책이다. 도덕경은 도가(道家)의 사상을 약 5천자로 압축해 담아낸 중국 최고 경전 중 하나인데, 저작 연대와 저자가 불분명하고 후대에도 계속 변형된 형태로 전해져 내려와 그 판본이 다양하다.‘도덕경 완전해석’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오래 연구해 온 통용본인 ‘왕필본’을 중심으로, 가장 최근에 발견된 죽간본과 백서본, 그리고 하상공본 등 권위 있는 판본들을 참조해 저자가 직접 원의에 가깝게 원전을 재구성하고 이를 쉽고 명쾌하게 풀이한다. 한자 해석, 전체 맥락, 역사적 의미, 현대의 적용 사례 등을 두루 소개하며 한 구절, 한 단어도 독자들이 놓치지 않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덕경’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저자는 도덕경 사상을 축약한 글자가 ‘도’(道)라고 강조한다. 도는 자연계의 ‘물’과 인간 세상의 ‘아기’라는 두 사물로 이해해야 한다고 논한다.그는 “공자가 사회 참여적이었던 반면 노자는 은둔했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노자야말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표적 인물”이라고 주장한다.적게 가질수록 기쁘고, 아래로 갈수록 귀해지며, 부드러워질수록 강해진다는 것이 도덕경이 전하는 가르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0

경주엑스포공원, 선덕대왕신종 재현작 전시 ‘눈길’

“맑은 소리와 깊이 있는 울림이 커다란 감동을 선사합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엑스포문화센터 내에 한원석 작가의 ‘형연(泂然)’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형연’은 ‘맑은 소리가 깊고 은은하게 퍼진다’라는 뜻으로 3천88개의 버려질 스피커를 모아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다.작품 앞 발판 위에 올라서면 높이 3.7m 폭 2.3m의 규모의 거대한 황금 빛 종으로 변신한 3천8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장엄한 소리의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작가는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폐기처분에 놓인 스피커들을 활용해 더이상 타종되지 않는 성덕대왕신종을 형상화 했다.이들 오브제는 소리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형태는 있으나 원래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운명체였다.그러나 3천여 개의 작은 스피커들이 모여 성대대왕신종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존재와 염원을 담은 형연이 됐다.작품 ‘형연’은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버려진 가치에 재생의 삶을 부여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일상적 삶에서 공유되었던 가치들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한원석 작가는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로 2003년 아트사이드 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7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2014년 창원 조각 비엔날레 등 11번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1천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조형작품 ‘환생’ 등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9

포항시립합창단, 봄맞이 사랑 노래 향연

포항시립합창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인 제114회 정기연주회가 10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장윤정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봄, 사랑 그리고 왈츠’라는 주제로 아름다운 봄에 어울리는 곡들을 선사한다. 합창의 음색뿐만이 아닌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석현수의 무대도 함께 선보인다.첫 무대는 ‘사랑의 마드리갈’이라는 테마로 총 3곡을 노래한다. 토마스 몰리의 ‘불, 불, 내마음이 타오르네’, 존 윌비의 ‘안녕 달콤한 아마릴리’, 피에르 파스로의 ‘그는 멋지고 좋은 사람’을 혼성합창으로 선사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무대는 ‘다섯 개의 사랑 노래’라는 테마로 노르웨이 대표적인 국민악파 작곡가 에그바드 그리그의 대표 작품을 들려준다. ‘사랑’, ‘솔베이지의 노래’, ‘오두막’, ‘사랑해요’, ‘첫 만남’ 등의 곡으로 봄의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또한 소프라노 석현수의 특별 무대가 준비돼 있다. 봄이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작품인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과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가 연주된다.석현수는 음악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CJD-음악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 성악과, 동대학원에서 디플롬 과정(KA)과 최고연주자과정(KE)을 졸업했다. 이후 스페인 Teatro Calderon, 독일 에어푸트 국립오페라하우스의 주역단원으로 활동했다.귀국 후 덕원예고, 선화예고, 숙명여대, 이화여대, 추계예대, 한양대, 명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 성공회대 교회음악대학원, 성공회대 콘서바토리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럽과 국내에서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사랑의 묘약’, ‘박쥐’,‘코지 판 투테’, ‘아내들의 반란’ 등 다수의 오페라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음악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마지막 무대는 요하네스 브람스의 ‘브람스 왈츠에 붙인 사랑 노래’로 꾸며진다. 이 작품은 브람스가 슈만과 클라라의 셋째 딸인 율리아를 연모하며 얻게된 행복감과 사랑의 정서가 잘 녹아있는 작품으로 인생의 행복의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과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성악곡으로 작곡돼 총 18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밝고 즐거운 왈츠 리듬에 곁들어진 중후한 느낌의 세련된 화성들로 듣는 이들에게 사랑스럽고 유쾌한 분위기를 물씬 느껴지게 한다.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는 “제114회 정기연주회 ‘봄, 사랑 그리고 왈츠’는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는 사랑스러운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며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시기에 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를 감상하면서 조금이나마 즐겁고 편안하게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9

포항서 작가와 독자의 산문축제 팡파르

2022 Prose Quartet ‘작은 것들’은 작가 성장 플랫폼 StoryLab 숨비에서 기획하고 주최하는 산문 축제다. 지역 독자와 지역 작가가 추천한 4인 작가를 초청해 산문을 중심으로 매년 3월 한 달간 앤솔로지를 출판하고 전시회 및 낭독회를 진행한다. 2021년 Essay Quartet ‘당신의 가장 중심’을 출간했고, 지난 1일 Prose Quartet ‘작은 것들’을 출간했다. 올해는 Essay(수필)에서 Prose(산문)로 단어를 바꿨다. 작가들이 보내는 울림과 공감의 파장을 독자들이 더욱 넓게 느낄 수 있도록 변주를 시도했다. 2022 Prose Quartet ‘작은 것들’에 초청된 작가는 소설가 김도일,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현욱, 수필가 정미영, 시인 최미경이다. 작가별로 4편의 산문을 엮고, 2021년 Essay Quartet ‘당신의 가장 중심’에 초대됐던 소설가 권정숙, 수필가 차성환, 시인 최라라 작가가 각 1편씩 글을 보탠 앤솔로지는 총 19편의 산문이 담겨 있다. 다양한 주제와 관점, 깔끔하면서도 감동적인 문장으로 눈길을 끈다.소설가 김도일은 포항소재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당신의 가장 중심’ 소설집을 발표했다. 이번에 ‘보리이야기’외 3편을 수록했다.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현욱은 진주신문 가을문예와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 ‘보이저 씨’ 동화집 ‘박 중령을 지켜라’을 발표했다. 이번에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아저씨’외 3편을 수록했다. 수필가 정미영은 2005년 등단해 포항소재문학상, 산림문학상, 호국보훈문학상 등 다수를 수상을 했고 이번에 ‘호각’외 3편을 수록했다. 시인 최미경은 2000년 월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200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저녁 7시에 울다’를 발표했고 이번에 ‘라니 이야기’외 3편을 수록했다.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 위치한 조선소 커피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초대된 4인의 작가가 본인의 작품에서 발췌한 문장을 액자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오는 11일 오후 7시에는 축제 행사 중 하나로 낭독회가 열린다. 초청 작가가 자신의 글을 낭독하고, 전시장을 찾아온 독자들과 교감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진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3-08

대구 차세대 10人 창작미술 릴레이 전시

(재)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대구시 중구 달성로 22길) 1층 윈도우 갤러리에서 ‘수창동 스핀오프’ 공모를 통해 뽑힌 청년작가 10명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열린다.윈도우갤러리는 예술발전소의 운영시간이 종료돼도 언제든지 24시간 관람 할 수 있는 공간이다.‘수창동 스핀오프’전 첫 번째 전시는 김민정 작가의 ‘잊혀진 풍경’전(16일∼ 4월 10일)으로 안과 밖의 모호한 관계에 있는 가상과 현실의 공간을 설치작업으로 보여준다. 사각형 공간의 틀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공간에서 우리가 진정 원하는 형태는 어떠한 형태일까라는 물음을 던진다.두 번째로 김민제의 ‘Jenga : Leaving or Staying’전(4월 13일∼5월 8일까지)이 펼쳐지는데 작가는 지역의 인구유출 위기를 ‘젠가’라는 게임을 통해 나타낸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위태로워지고 언젠가는 무너지는 ‘젠가’에서 작가는 점점 심해지는 지역 인구유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세 번째는 김채연의 ‘흐린 조명’전(5월 11일∼6월 5일)이 열리는데 우울하고 쓸쓸함을 겪던 시기에 자연 속 작은 움직임과 낡고 버려진 것들을 사색하면서 행복과 희망을 되새기고 치유하는 과정을 우기(雨氣)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한다.이번 ‘스핀오프’전은 회화,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작품들로 구성되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윈도우 갤러리에 전시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03-08

볼거리·즐길거리·감동이 함께하는 곳

(재)포항문화재단은 경북도가 추진하는 ‘3대 문화권 인프라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해따라 달따라’(가제)가 선정돼 지원금 1억원(국비 7천억, 도비 3천억원)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3대 문화권 사업은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신라·가야·유교 3가지 문화 키워드를 바탕으로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등 생태자원을 활용해 대규모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지원사업은 민관 협력과 자원활용을 기반한 3대문화권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함으로써, 경북의 관광거점들이 경쟁력 높은 인프라 공간으로 전환하고 지역관광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내수를 촉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데 역점을 맞췄다.‘해따라 달따라’는 요근래 소셜네트워크와 각종 매체를 통해 경치 좋기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의 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구성하고,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기반 야외형 방탈출 게임 콘텐츠인 ‘별의 기억’을 긴밀히 연계해 짜여나갈 예정이다. 기존의 야외형 방탈출 게임들은 체험키트와 어플 속에 한정해서 게임 속 상황을 구현했다면 새롭게 준비하는 콘텐츠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존재하는 실제 관련자들(안내직원, 체험 부스 진행자 등)이 관람객과 관계를 맺고 진행해 좀 더 실감 나는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차별성을 보여준다. 또한 귀비고(貴妃庫) 전시관의 대표 전시물인 ‘태양의 노래’와 다양한 콘텐츠들이 추가로 관련돼 기존 ‘별의 기억’스토리 라인에 새로운 암시와 복선, 다채로운 체험요소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주제, 역사적 지식까지 탄탄하게 구축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귀비고 전시관 관계자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없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공간으로 도약하기 위해 재미와 교육을 모두 만족하는 명품 문화관광 콘텐츠를 공들여 준비하고 있다”며 “귀비고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은 정부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라 조성된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으로 만들어진 포항 지역문화 기반 관광거점 공간이다. 공원 내 위치한 귀비고와 신라마을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일월정신을 계승해 만들어진 전시공간으로, 2018년부터 포항문화재단에서 위탁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3-08

그 곳, 그 사람들을 다시 기억합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의 옛 공간의 흔적과 인물의 족적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한 스토리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우리로부터 비롯하여, 기억과 기록사이(이하 기억과 기록사이)’구술서를 펴냈다.‘기억과 기록사이’는 현대사회에서 언급되지 않은 포항의 인물과 공간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 이를 기억하는 지역의 원로와 그 가족, 그리고 상징건물에 얽힌 스토리 복원을 열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두 차례 진행한 토크콘서트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모임과 활동이 제약을 받았지만 주춤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기억의 소환과 기록화 작업이다. 포항문화재단은 아직 다하지 못한 말과 남기지 못한 글들을 담아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기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억과 기록사이’ 토크콘서트는 포항 방송계 1호 아나운서 최규열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그때 그 시절 방송 이야기’와 지진으로 사라지게 된 시립 서경도서관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포항 시민의 공부방이야기’ 담론 자리를 통해 시민들과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어느 도시이던 마찬가지이지만 포항에 기반한 예술가들의 활동 흔적과 그들이 물리적으로 남겨놓은 흔적까지 잘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삶을 영위하던 공간은 그곳에 머물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기억과 기록사이’ 구술집은 시각·음성, 영상 자료의 기록과 수집에 그치지 않고 그때의 풍경사진 등을 모아 수록했고,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여러 활동들과 직, 간접 관련자들이 남긴 자료, 증언을 채록해 실었다.포항문화재단은 잊혀진 공간을 보존하고, 대담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현재와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발굴하고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후대의 연구 및 역사 문화적 사료를 위해 최대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화도시사업을 통해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원로들의 구술 채록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의 채록과 경북기록연구회의 편집을 통해 발간된 이번 구술서는 신청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무료배부될 예정이며 관련문의는 포항문화재단(054-289-7912)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7

‘고독한 화가’ 조영제 올 하반기 포항전시회 ‘관심’

‘고독한 화가’로 널리 알려진 원로 서양화가 조영제 작가(77)가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성황리에 개인전을 끝마치고 올 하반기 포항에서 전시회를 준비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영제 작가는 홍익대 건축미술과를 졸업하고 줄곧 작가로서 개인전을 비롯해 단체전 등 수십회의 전시회를 해오고 있다. 현재 경남 통영시 도산예술촌과 신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조 작가는 지난달 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를 비롯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부산 부평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풍경, 정물, 누드 등 구상화를 바탕으로 한 그의 그림은 거친 터치와 섬세한 붓놀림을 동시에 구사하며 고독이 지배하는 화풍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색감이 보다 깊고 스산한 것이 특징이다.여체에서도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여체를 건강한 일상 속에 가감없이 녹인 특유의 진솔함은 맹목적으로도 도금화 된 윤리와 도덕이 보다 자유롭고 진솔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듯하다.조 작가의 그림에서는 또한 인생의 고락과 깊은 맛이 그대로 배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고독과 슬픔이 진하게 묻어난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그림을 고독과 슬픔, 쓸쓸함에 비유하고 있다.푸른 소나무를 그려도 훨훨 날고 있는 새를 그려도 그는 슬픔을 그림 속에 심는다. 그리고 고독을 덧칠한다. 또 여인의 나신을 그려도 성적인 욕구가 아닌 여체를 통한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조영제 작가는 “슬프지 않으면 내 그림이 아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늘 슬픔이 많았어요. 아마도 천성적으로 고독한 성격을 타고나서 그런 것 같아요. 아름다운 풍경도 내 마음의 눈으로 보면 밝고 환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슬프게 표현되곤 했어요. 그래서 내 그림은 늘 우울합니다”라고 회고했다.그는 아직 한번도 경북에서 전시회를 열지 않았다. 인생의 완숙기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지역의 전시회를 기대해본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2-03-07

서양화가 김성호·김대연·강주영 3인展

서양화가 김성호, 김대연, 강주영…. 개성 넘치는 화면으로 널리 알려진 세 작가의 3인전이 오는 2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빛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김성호 작가와 포도를 ‘극사실주의’로 그려내는 김대연 작가, 강렬한 생명력을 아름다운 꽃으로 표현하는 강주영 작가가 저마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번 기획전은 ‘회화,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주제로 ‘때가 되어 인연이 합쳐지듯’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대구·경북 출신으로 대구를 기반으로 성장해 서울과 대전 등 전국에서 한국 구상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서 10여 년 만에 한자리에 다시 모인 것이다.‘빛’을 그리는 작가 김성호는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조명의 화려함을 아름다운 새벽 풍경 속에 담고 있다. 자연이 선사하는 빛이든, 인공의 빛이든 그의 그림에는 빛이 선명하게 살아 있다.‘포도 작가’로 유명한 김대연의 극사실 포도 그림은 사진이 갖는 표현의 정교함을 뛰어넘는 사실적 재현으로 실제와 환영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강주영 회화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만개한 꽃의 형상과 원색의 대비가 주는 강한 조형적 이미지다. 본인이 자연에서 느끼고 채집한 이미지를 강한 생명력으로 재창조해낸 것이다.강 작가의 작품은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해 색채대비가 주는 입체적 공간감을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7

“사람의 도리 ‘예절’ 평생 실천자세 가져야”

‘품위(品位)있는 삶을 지향(指向)하는 사단법인 경주전통예절원’경주시 동천로 67-1에 자리한 (사)경주전통예절원은 전통예절에 담긴 선인들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힘쓰는 교육기관이다.이곳을 세우고 지키는 윤정수(76) 원장은 배려와 양보를 모르고 자꾸만 도덕성이 무뎌지고 있는 세태에 주목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윤리를 바탕으로 고운 심성과 바른 인성을 심어주는 예절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예절원을 개원, 사비로 운영하고 있다.“품위 있는 삶이란 바로 예절이 있는 삶이며 서로에게 예절을 갖춘다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선 반드시 예절을 평생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윤 원장을 지난 5일 만났다.-경주전통예절원은 어떤 교육기관인가.△(사)경주전통예절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통과의례인 관·혼·상·제례의 의식에 담겨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정신을 찾아 실천하고 발전시켜 후세에게 물려주는 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공부하다 보면 자신도 한층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삶의 자세가 자연스럽게 후세로 이어져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현대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는데 보탬이 된다고 믿고 교육을 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은 선인들이 남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되살려 보급하는 노력의 하나로, 전통 관례와 계례를 거행하여 청소년의 인성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통혼례를 위한 모든 비품도 구비하여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름답고 검소한 전통혼례식을 올려 준다. 그리고 상례와 제례에서도 그 의식에 담긴 의미를 바로 알아서 시대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으며, 건강과 교양 강좌 과목도 적절히 편성하여 균형 잡힌 알찬 사회교육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전통이란 과거로부터 이어온 것으로, 현대의 문화 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전통예절도 이와 같다. 선인들이 남겨준 전통예절의 형식과 절차를 현재의 우리가 다 알기는 힘들고, 알았다 해도 다 실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정신은 삶의 환경이 달라진 요즈음에도 우리가 물려받아야 할 변함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동안 어른들이 하시던 대로 따르기만 했던 상·제례의 의식에 대해, ‘왜 그랬을까? 그리고 거기에 깃든 선인들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공부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또, 공부한 것을 나누려고 하다 보니 교육기관이 필요했다.-주로 어떤 분들이 교육에 참여하는가.△경주전통예절원 교육과정이 연간 120시간 중 전문과목 70%, 교양과목 30%로 구성돼 있다. 예절 교육으로는 비교적 구체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 때문에 경주는 물론 포항과 울산, 영해 등지에서 수강생이 찾아온다. 올해, 설립 10년째인 예절원의 4기, 5기 때는 수용인원 한계인 51명이 수강 신청을 해왔으며, 예비후보까지 등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수강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주간에는 일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다도, 해설,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 외에 후손들에게 올바른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 참여를 희망한 분들도 있다.-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우리 예절원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오는 순간부터 품위 있는 삶을 지향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하니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의욕에 부합하는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듯하여 항상 송구한 마음이다. 특히, 낮에 일을 마치고 저녁밥도 못 먹은 채 1시간 이상 운전하여 오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교육을 이수한 수강생들은 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가는가.△수강생 모집할 때 간혹, 거기 나오면 어디에 취직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제일 난감한 문제다. 예절원 120시간 공부했다고 취직시켜주는 곳은 없다. 단지 하나의 스펙은 된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어디에서나 예절 바른 사람을 뽑지 않겠는가.-지금 운영 중인 교육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가.△현재 경주전통예절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전문과목 강사 구하기이다. 선인들의 책이 거의 한문으로 되어있고 또 재미도 없어서 더 깊이 공부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과목의 대부분을 원장이 강의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경주전통예절원의 수강료는 애초부터 무료였고 현재도 그렇다. 그리고 지금까지 강의해주시는 분들께 강사료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시내 문화원 수준의 강사료를 드리려고 하고 있다. 처음부터 관의 지원 한 푼 없이 개인이 하다 보니 교육 시설부터 운영까지 변변치 못한 것이 많아서 수강생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6

‘시대의 대표 지성’ 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열림원) 은 이 시대의 대표 지성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가장 지혜로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이어령 전 장관은 제자인 김지수 조선비즈 기자에게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달한다.고 이 장관은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는 제자의 물음에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놓으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왜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진실이 있는지, 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커트인지, 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지” 등을 설명하며, 한평생 “평화롭기보다 지혜롭기를 선택”했던 자신이 발견한 삶의 진리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이어령은 자신의 죽음이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으니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고….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그는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작가에게는 “죽음에 대해 쓰는” 다음이 있다며, 현재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털어놓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3

세상을 바꾼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스티브 잡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의 신작 ‘코드 브레이커’(웅진지식하우스)가 나왔다. 이 책은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선구자, 세계적인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다우드나는 어린 시절 “여자가 무슨 과학을 한다고” 같은 업신여김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자의 길로 나아갔다.그리고 프랑스 미생물학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협업해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후천적 면역체계인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이 시스템은 유전자 편집 기술(크리스퍼 가위)로 발전해 암과 유전병 치료에 크게 기여해왔다. 지구촌에 엄습한 코로나19의 백신 개발과 진단 및 치료 연구에도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저자는 근래에 보기 드문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그가 타계한 지 19일 만인 2011년 11월에 펴내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다우드나의 성장기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사를 엮은 이 책은 ‘생명의 기원’, ‘크리스퍼의 발견’, ‘유전자 편집’, ‘크리스퍼의 활용’, ‘공공 과학자’, ‘크리스퍼 아기’, ‘도덕적 문제’, ‘전선에서 날아온 특보’, ‘코로나바이러스’ 등 모두 9부로 구성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