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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어린이 사고사망률 전국 최고 수준

경북도가 어린이(만 1∼14세)에게 있어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대구는 경북과는 반대로 어린이가 뛰어놀기에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7일 통계청에 따르면, 사고에 의한 어린이(만 1∼14세) 사망률에서 대구는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낮은 반면 경북도는 전남에 이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우선 대구는 2005∼2007년 3년간 어린이의 평균 사고 사망률(10만명당 1명)이 5.1명으로 전국 평균 8.7명에 비해 시도 중 가장 낮았으며 다음으로 서울 5.3명, 광주 5.5명, 인천 6.3명, 부산 6.5명 등이었다. 운수사고에 의한 사망률에서도 전국 평균 4.0명인 가운데 대구는 1.8명으로 광주와 함께 가장 낮았다. 서울 1.9명, 인천 2.2명, 부산 2.6명 등의 순이었다.하지만 경북의 경우 어린이 사고 사망률이 제주와 함께 12.2명으로, 12.4명인 전남 다음으로 높아 어린이 안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경북은 운수 사고 사망률은 5.8명으로 제주 7.4명, 전남 6.2명, 강원 6.1명 다음으로 높아 학교별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2005년 한 해 동안 OECD 회원국들의 사고로 인한 어린이 사망률은 평균 5.6명이었으나 한국은 8.7명으로 멕시코(13.6명)와 미국(9.2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한국은 1991∼1995년 어린이 사고 사망률이 평균 25.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였다가 최근 많이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위험 수준이다. 2007년의 한국 어린이 사고 사망률은 평균 6.7명.또한 2005년 OECD 국가들 간 어린이 사고사망 원인을 비교하면, 한국의 경우 OECD 평균에 비해 추락(7.9%), 익사(20.0%), 운수사고(42.7%), 자살(5.3%) 등에서 높았던 반면 중독(0.5%)과 화재(2.4%)에선 낮았다./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2009-05-08

어버이날 더 애틋한 사람들

5월8일은 어버이날이다.1년에 단 하루, 누구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위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 날이다.자나깨나 자식 걱정에 마음 편할 날 없는 우리 부모님. 살아오면서 말로, 행동으로 부모 마음 아프게 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이들의 사연을 통해 다시한번 효(孝)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인 호티베하이(23·대구시 서구 비산1동)씨.2년 반 전에 한국에 건너온 그녀는 남편과 시부모님, 18개월 된 아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다.그녀에게 있어 아직 어버이날은 조금 낯설다.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의 어버이날과 같은 기념일이 따로 없어 한국과 같은 분위기를 맛 본 적이 없다고.하지만 어버이날 온가족이 식사를 함께 하고 부모님께 꽃과 선물을 드리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베트남에 계신 부모님께 똑같이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베트남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마음을 전하는 그녀다. 대신 그녀에게는 한국의 시부모님이 있다. 지난해에는 종이 장미꽃을 시부모님께 달아드렸다고 한다.하지만 올해에는 한 달 전부터 달서구다문화가족센터에서 통·번역 일을 하고 있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그녀. 대신 꽃집에서 카네이션을 사다드리고 집에서 조촐한 저녁상을 차려 시부모님을 즐겁게 해드겠다며 수줍은 웃음을 머금는다. ▲지난해 12월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 박승근(31)씨.북한군 대위 출신인 박씨는 함경남도 함주군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다.자신의 탈북으로 북에 계신 부모님이 어떤 고초를 겪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환갑인 아버지는 협동농장 관리부위원장을 맡고 계셔서 피해정도가 더 클 것이라 짐작하고 있다. 현재 취업 준비 중인 박씨는 “한국에선 매년 5월8일을 어버이날로 지정해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는데 북한에선 그런 것(어버이날) 없다”며 “하지만 부모자식 간 마음은 어디 동서고금 막론하고 다를 게 있겠느냐”고 했다.그러면서 “하루빨리 돈을 벌어서 어머니 만이라도 한국에 모셔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종국(가명·43)씨.20세 이후 몇 차례나 감옥에 들락거려온 그다. 자신의 옥바라지에 이제 집안살림도 말이 아닌 형편. 며칠 전 면회를 온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너무 늙고 힘들어 보여 이씨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어버이날을 맞았지만 어떻게 해드릴 수도 없는 영아의 몸인 그는 편지를 통해 “이번에 출소하면 다시는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는 일 하지 않겠다”며 용서를 구했다./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5-08

"영양풍력단지 난개발 심각"

경북 영양군과 영덕군 일대에 건설 중인 영양풍력발전단지 공사가 환경부 등의 의견을 무시한채 불법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구경북녹색연합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양풍력단지는 진입도로 개설을 위해 맹동산 정상부의 절반을 급경사로 절개하고 평탄부지를 확보하려 산을 깎는 바람에 지형 훼손이 커 원상복구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양풍력단지는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보전등급이 높은 산림생태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시한 발전기 위치 변경안을 무시한 채 적어도 4기의 발전기를 원래대로 건설했다”고 밝혔다.또 발전단지 진입도로는 허가받은 도로 폭 5m보다 넓은 7∼8m로 건설했고, 개별 발전기 기단부 허가면적은 188㎡이나 실제 훼손된 면적은 2천50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녹색연합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인 ‘노랑무늬붓꽃’이 맹동산 정상부에 군락을 이루고 있음에도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누락됐다”며 “환경부는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산지관리법에 의해 허가가 불가한 보전녹지에 들어서는 발전기의 경우 군관리계획으로 변경한 이후 협의를 취득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편법행위”라고 강조했다./김낙현기자

2009-05-08

칠순에 때때옷 입고 재롱

8일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의 덕목을 다시한번 되짚어 보게 하는 행사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핵가족시대를 맞아 경로효친사상이 갈수록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유교문화의 고장 안동에서 농암 이현보 선생의 효행 정신을 되살리고 있다. 충과 효의 고장 안동에서 효자의 대명사로 꼽히는 농암 이현보(李賢輔·1467∼1555) 선생.그는 백발이 성성하고 풍채도 듬직한 선비였지만 철없는 아이들이 설빔이나 추석빔으로 얻어 입던 때때옷을 입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보모님 앞에서 재롱을 부렸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의 문신이자 강호문학의 대부인 농암은 중앙 조정에서의 출세가도를 마다하고 늙은 부모를 모시기 위해 지방근무를 자청했다.70이 넘은 나이에도 부모님의 생신 때면 기쁨을 드리기 위해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부렸고, 마을의 노인들을 초청해서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며 웃음을 줬다.농암은 안동부사로 부임하면서도 ‘양로연’을 열어 고을의 늙은이들을 초청해 지팡이를 선물하고 음식과 술을 대접했다.이로 인해 해마다 안동에서는 농암 선생이 베풀었던 양로연을 재현하는 행사가 웅부공원에서 열려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효’ 정신을 일깨운다.이 양로연에서는 옛 안동부사 격인 시장이 노인들을 초청해 지팡이를 선물한 뒤 떡과 과일, 고기 등을 한 상씩 차려 대접하며 무릎을 꿇고 술을 권한다.때때옷을 입은 아이들의 재롱과 효도공연도 펼쳐져, 이날만큼은 노인들의 얼굴에 함박 웃음꽃이 피어난다.매년 양로연을 주관하는 김휘동 안동시장은 “우리의 전통사상 중 가장 으뜸인 효(孝)가 갈수록 퇴색해 안타깝다”며 “제 부모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세태에서 나와 남의 경계를 초월한 농암선생의 노인공경 정신은 큰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

2009-05-08

KTX로 전국이 통한다

KTX 역세권이 지역산업 전략과 연계한 권역별 특성화 발전 전략, 고밀도 복합개발 추진으로 전국을 하나의 도시로 엮어가는데 핵심거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7일 정종환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협의회’에서 5월중 국토부, 지자체, 유관기관 합동의 프로젝트 T/F팀을 구성한 뒤, 8월까지 권역별 특성화 방안 및 제도개선 사항 등을 포함한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2010년 상반기까지 KTX 경제권 개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KTX 경제권 개발’세부 과제 및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KTX 역세권 개발사업을 역점 추진사업인 4대강 사업과 함께 ‘생태’와‘첨단’이라는 상호 보완성을 통해 녹색성장의 양대축(Two Track)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KTX 역세권들이 서로 특성화 연계 개발되면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의 거점도시 역세권들이 마치 하나의 도시처럼 산업·비즈니스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 또, 전국이 2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면, 수도권 대 비수도권, 서울 대 지방이라는 오랜 지역대립구도가 사라지고, 전국이 특성화·융합화된 상생발전구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협의회에는 12개 지자체 부단체장, 철도공사 등 유관기관장, 관련 연구원장 등이 참석, 고속철도사업이 추진되면서 각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역세권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차별화가 미흡하다는 등의 문제가 있어 총괄적 발전전략 필요성, 현행 제도상 한계,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KTX 경제권 개발 전략’은 지난 4월22일 실용주의 정부의 국민소통방식으로 추진한 ‘생생경제 국민아이디어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KTX 개통 후 이동성이 향상됐지만, 수도권으로 이용자가 쏠리면서 지방경제가 오히려 위축되고 개발이 지연되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수립과 고밀복합개발 등을 통해 역세권을 광역경제권 거점지역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KTX 경제권 개발 추진계획’을 통해 중장기 고속철도망 구축이라는 국가계획 내에서, MB정부의 다양한 지역산업 전략을 연계해 권역별 특성화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도보 5분 범위의 역세권(500m 이내)별 개발 여건, 입지 특성, 공공디자인 등을 고려한 복합개발모형과 원활한 사업 추진 및 부동산 투기 방지 등을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한다. 또 승용차 5분 범위의 직접영향권(3km 이내)에 대한 서비스산업 기반확충, 미래형 정주여건 확보방안 및 간접영향권의 개발효과 파급전략을 추진하며, 업무·문화·상업·교통 등이 어우러진 복합환승센터를 통해 이용자 중심의 대중교통중심도시로 전환하고 인근 교통 물류거점과 연계되는 교통망 구성을 추진한다. 특히 전국 어디나 1∼2시간 내에 도달이 가능한 KTX의 이점을 살려 지역별 특성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경우 전국이 마치 하나의 도시처럼 변모될 전망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09-05-08

유골없는 6·25전몰자 현충원 봉안

유골없는 6.25전몰자의 경우에도 서울 국립현충원에 위패를 봉안할 수 있게 됐다.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6.25 전몰자의 유골이 유가족에게 전달됐더라도 산골(散骨)해 유골이 없는 경우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그 위패를 봉안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가가 전몰자의 유골이나 시신을 찾지 못했을 경우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를 봉안해왔으며, 유가족에게 전몰자의 유골이 전달된 경우에는 봉안이 불가능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는 6·25전쟁 중 전몰자의 유골이 고향의 부모나 친척에게 전달됐더라도 많은 경우 산골(散骨)됐거나, 또 실제 전달됐는지조차 불분명해 관련 지침을 개정하도록 제안했고, 이를 국방부가 수용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 달 국립묘지 조성 이전(1955년 7월15일) 전사자의 위패 봉안 처리지침을 개정해 ▲유골이 서류상 본가에 봉송됐다고 기재돼 있으나 유가족이 받지 못한 경우 ▲유골이 유가족에게 전달됐으나 산골해 유골이 없는 경우 ▲묘지를 개장했으나 유골을 찾을 수 없는 경우 ▲매장위치를 알 수 없어 유골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도 유가족이 국립서울현충원 홈페이지를 이용해 신청하면 봉안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6·25 전몰자 대부분이 혼인하지 않은 젊은 분들이어서 유가족이나 친척에게 유골이 전달됐더라도 제대로 사후관리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안타까움을 덜어드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09-05-08

한국 ‘어머니로 살기좋은 나라’ 50위

어머니로서 살기 좋은 나라를 평가한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58개국 가운데 50위에 올랐다.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158개국을 조사해 7일 발표한 ‘2009년 어머니 보고서’를 통해 ‘어머니가 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한국이 5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세이브더칠드런은 2000년부터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의료와 경제수준, 영아사망률, 여성의 평균수명과 교육수준 등 각종 지표를 토대로 여성과 아이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어머니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이번 조사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분류한 ‘43개 선진국, 75개 개발도상국, 40개 저개발국’ 구분에 따라 순위를 책정할 때 개도국이 선진국을, 저개발국이 개도국을 뛰어넘을 수 없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개도국 그룹에 속한 한국은 75개 국가 중 7위를 차지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출산 사망률은 6천100명 중 1명이며 의료전문가에 의한 출산율은 100%, 피임도구 사용률은 67%로 나타났다. 또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2세, 여성의 평균 교육기간은 15년, 여성의 정치적 참여율은 14%로 나타났다. 5세 이하 유아 사망률은 1천명 중 5명, 상급학교 진학률 96%, 안전한 식수에 대한 접근도는 92%로 조사됐다. 스웨덴이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으며 노르웨이(2위), 아이슬란드(4위), 덴마크(5위), 핀란드(7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포진했다./연합뉴스

2009-05-08

포항시장 후보 '안갯속' 하향식 공천 이뤄지나

1년 앞으로 다가온 포항시장선거 후보의 윤곽이 여전히 안갯속에 가리워진 가운데 하향식 공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한 후보군 형성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여기에다 지방선거를 비롯한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에도 피부로 느끼는 지역현안과 최소한 지역민의 여론수렴차원에서 수년전부터 지역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포항시장 후보로는 현 박승호 시장의 재출마가 확실한 가운데 공원식 전 포항시의회의장, 박문하 의원(전반기의장) 등으로, 공식적인 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왕성한 대외 활동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 포항출신인 이병욱 환경부차관을 비롯해 이상휘 청와대 춘추관장, 김덕수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포항 출신 중앙고위공무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전반기 의장을 지낸 박문하 의원은 4선으로 현재 각종 사회단체 등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대해문화연구소장, 보이스카웃 포항지구회장을 맡았으며 개인적으로 도시개발 등과 관련된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박 의원은 출마설과 관련, “절대 선거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물론 물러날때 잘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면서도 “나중에 할말이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공원식 전 의장은 본인의 공식적인 언급없이 지난 선거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점 등으로 인해 지역정가에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공 전 의장은 한나라 경북도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6월께 경북도정무직부지사로 발탁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 전 의장은 출마설과 관련, “현재 주어진 일에만 충실할 뿐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이병욱 차관은 포항 흥해출신으로 세종대정책과학대학원 교수, LG 환경연구원 원장, 포스코경영연구센터장을 역임한 환경경영전문가다.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이 차관의 출마와 관련, 환경부장관까지 꿈꾸고 있다면 차기 시장출마보다는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2009-05-08

불신 덮고 화합으로 감싸안아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북교육감 선거는 끝났지만 경북교육계에 고질적인 병폐현상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감선거때 특정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이 이제는 공공연히 이영우를 지지, 당선되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떠들어댄다. 교육계 인사 모두가 이영우를 도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확한 표현하자면 경북교육계 교원들은 모두 관권 선거운동을 한 셈이다. 공무원은 선거운동에 개입할 수 없는데도 선거가 끝난 직후 모두가 이영우를 도왔다고 입버릇처럼 외쳐대는 이들을 보면 시쳇말로 기가 막힌다. 이영우가 아닌 다른 후보를 도왔다는 여론이 나돌면 조만간 단행될 인사에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영우 신임 경북교육감은 선거과정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덮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곱씹으면 교육계는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자연 제사람 심기라는 눈총을 받는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화합이고, 위기에 처한 경북교육을 살리는 일이다.▲지역사회와 하나 되는 주민대표이영우 경북교육감은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로 뽑힌 경북교육계 사상 첫 직선 교육감이다.그래서 상징하는 바는 크다.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주민직선제를 통해 교육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유권자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지역주민들의 생각이 교육선거에도 투영돼 교육자치시대에 발맞춰야 할 이영우 교육감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학생을 돌봐야 한다는 교육자적인 발상에서 이제는 지역의 교육감을 자처하며 지역사회의 모습을 닮아갈 수 있는 교육감의 자세가 요구된다.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요체는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함)이다. ‘민심’은 곧 ‘천심’(天心)이고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경천근민’(敬天勤民)이야말로 진정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이다. 때문에 교육공무원들도 270만 도민이 바라는 ‘용비어천가’를 이영우 경북교육감에 고언(苦言)해야 한다.경북교육계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은 부패의 사슬이라는 점이다.비단 이러한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계의 닫힌 행정도 한몫한다.지역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에도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데는 학교에 대한 신뢰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이 나서야 할 때다.자신의 교육철학을 과감히 펼쳐 벽을 부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교육계 사이에서 이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제 역할을 해야 한다.▲도민과 함께 경북교육 백년대계 꿈꾸자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일선 학교장과 교육청 고위직을 두루 거치며 유·초·중등교육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일선 교육현장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도민과 함께 손발을 맞춰 전국 최고의 경북을 만들어야 하고, 학생의 고민과 학부모들의 근심을 덜어줘야 하는 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 역대 교육감들이 경북교육을 이끌어가면서 그동안 중점 추진해 온 각종 사업을 득과 실을 조목조목 따져 탄력을 붙이며 안정 속에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이영우 경북교육감이 해야 할 일도 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무엇보다 일선학교에서 반길 수 있는 부분은 시설투자와 장학금이다. 경북교육청이 올해에도 예산을 통해 학교시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교육수요자들을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지역사회의 지원을 받아 오히려 여건을 좋은 학교를 만들기도 했다.교육청 자체적으로도 지역사회의 힘을 충분히 받아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경북지역에서 지역사회의 도움을 얻어 우수학교를 새로 만들거나 재건하는 것도 교육감이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이 경북교육감 손에 경북교육의 미래가 달려있다. 〈끝〉 /김성용기자kimsy@kbmaeil.com

2009-05-08

도민체전 개최준비 분주 김찬진 종합상황실장

경산시민의 숙원 중의 하나였던 경북도민체전이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경산 전역에서 열린다.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도민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준비사항점검에 분주한 김찬진 도민체전 종합상황실장(주민생활지원국장)에게 도민체전이 주는 의미와 준비사항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경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도민체육대회에 대한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경산 역사상 처음으로 도민체육대회가 개최됩니다. 오는 5월 12일부터 4일간 경산육상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제47회 경북도민체육대회를 25만 시민과 함께 기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환영합니다.이번 도민체전은 경산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계기로 만들고, 300만 도민이 화합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그동안 도민체육대회가 개최되지 못한 이유와 도민체전 유치과정을 설명해 준다면.▲사실 부끄러운 이야기 같습니다. 여러 시·군에서 도민체전을 개최했는데 경산은 운동장이 없어 여태껏 한 번도 도민체전을 유치하지 못했습니다.그러던 중 최병국 현 시장이 취임하고 “우리 경산이 도민체전을 한 번도 개최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도 한번 개최하자”라고 하며 체육계 관계자와 시민의 뜻을 모아 지난 2005년 6월 경상북도 체육회에 유치신청을 하게 되었고 그 해 8월 도체육회 이사회에서 2009년도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도민체육대회가 지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신다면. ▲2007년 2월 도민체전 준비를 위하여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교육청,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대회준비를 차질없이 해 왔습니다. 이제, 준비 막바지단계로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위해 전 시민의 역량을 모아 마무리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도민체전은 경산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 시민 화합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삶의 춤 운동’은 선진 민주 시민으로서 의식 전환과, 도로 및 광고물 정비, 꽃길 조성, 시가지 정비 등은 경산의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도 가져올 것입니다.- 도민체육대회가 끝나면 각종 경기장에 대한 관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오고 있습니다.시는 어떠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실 것인지. ▲도민체전을 대비해 총사업비 950억 원을 투입해 경산육상경기장, 실내체육관, 생활체육공원을 건립하였습니다.이들 경기장에 대한 관리방안에 대해서는 조례를 제정했으며 도민체전이 끝난 후에는 전 시민의 생활체육공간으로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도민체육대회와 관련해 부탁의 말이 있다면. ▲그동안 대회준비를 위해 도와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이번 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 시민화합과 질서 및 경제체전의 대회목표를 달성하고, 300만 도민이 하나 되는 축제로 만들 수 있도록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09-05-08

백산(白山) 여성백일장

김시종 前 문경중 교장 ‘왕권강화의 대명사’인 조선 태종때에 한강에 거북선이 처음 나타났고 태종 재위중인 1414년 음력 7월17일에, 이땅에서 맨 처음으로 백일장(白日場)이 실시됐다.청천백일하에 당당하게 글재주를 겨루게 한 것이다. 백일장 입상자에게는 글 잘짓는 것을 현창했을 뿐, 벼슬은 주지 않고 백일장을 실시한 목적은 문예장려를 위해서 했던 것이다.올해로 25회를 맞는 백산(白山) 여성백일장은 1985년 6월6일, 당시 점촌시 영신숲에서 실시됐다. 지금까지 줄곧 같은날(매년 현충일), 같은 장소(문경시 점촌동 영신숲)에서 열리고 있다.백산여성백일장 출산의 산파역은 당시 문경고 교사로 점촌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던 필자 몫이었다.1984년 10월20일경 문경고등학교 가을체육대회 날. 필자가 단축 마라톤 도로 심사를 맡게 되어 백산 김정옥 선생의 가마 앞에서 경기학생 지도를 하게 됐는데 세운지 얼마 안되는 ‘영남요’란 팻말이 눈에 확실하게 클로즈업 됐다.무심결에 안으로 들어갔더니 신라시절 도공같은 순박한 중년남자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첫눈에 무던한 사람임을 감지했다.통성명도 채 마치기 전에 “우리같이 백일장 한번 해 봅시다.”했더니, “그렇게 하지오.”하며 첫 마디에 OK다. 허생이 변부자를 처음 만나 다짜고짜로 돈 만냥을 변통해 달라던 고사(故事)를 너무도 닮았다.시작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게 마련이다. 하필이면 왜 여성백일장을 하게 됐을까?지금부터 24년전인 1985년만 해도 오늘날만큼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많이 부진했었다.경북도내에는 독립된 여성백일장은 하나도 없었다.백일장 심사는 내가 맡고, 백일장 상품은 7대째 전통도자기를 빚어오신 백산 김정옥(白山 金正玉) 선생이 맡았다. 농사말고는 우리나라에 세습되어온 직업인이 없는데, 백산 선생은 우리나라 유일의 7대를 대물림한 전통도예가 였다. 굶주리고 천대받으면서도 7대 200여년을 손에서 진흙을 놓지 않았으니, 얼마나 장한 집념의 화신인가.‘초인적 인내’란 말이 백산의 도예가문을 위해 있는 말 같다. 1985년 6월6일 제1회 白山여성백일장이 열렸다. 30명이 넘는 여류문학도들이 영신숲 녹음을 파라솔 삼아 주옥편을 버무리고 있었다. 이 나라를 위해 고귀한 젊음을 바치신 고귀한 영령을 달래는 현충일임에도 이 날을 아예 소풍일로 못박은 종교단체, 가무음주를 일삼는 몰지각한 친목계가 비일비재한 세상에 차분한 자세로 주옥편을 빚으려 심사숙고하는 여류문학도들의 모습은 진지하게 느껴졌다. 백일장 경연부문은 시와 수필, 두 분야였다.백일장이라면, 주어진 제목 1∼2개밖에 안되어 생각할 틈이 너무 좁은 게 흠인데, 백산여성백일장은 처음부터 제목 열 개를 제시하여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여 경직된 백일장의 결점을 없앴다.창작소요시간도 세 시간이나 주고, 감방같은 원고지 대신, 백지를 배부하여 칸 메우는 답답함에서 해방시켰다.제1회 시부문 최우수 수상자는 영남대 작곡과 3학년 재학중이던 이영숙 양이었다. ‘우리집’이란 시였다. 얼마 뒤 이영숙씨는 우리나라 최고권위의 시문학신인상에 ‘동성로의 비’가 당선되어 백산여성백일장의 맏이로서 백산여성백일장의 주가를 높여주었다. 당시 심사위원은 김춘수 시인이었다. 이영숙 시인이 백산백일장출신 1호 시인이 되었고 뒤이어 고선희 시인, 변희자 시인, 정재옥 시인이 등단하여 백산여성백일장을 창설하고 후원을 확실하게 해주는 백산 김정옥 도예명장의 선택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올해까지 백산여성백일장 참가자는 연인원 1천여명을 헤아리고 도예명장(名匠) 백산 김정옥 사기장의 국보급 전통도자기 상품을 수여받은 여류문사들이 어느새 200명을 헤아린다. 영강의 푸른물결이 손짓하는 문경 점촌 영신숲에서 올해 6월6일 오전 10시부터 제25회 백산여성백일장이 열린다.권위있는 중진문인의 공정한 심사와 국보급 도자기 상품이 저력있는 여류들을 기다리고 있다. 백산여성백일장은 전국단위의 백일장이다.대학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를 지망하는 경향각지의 여고생들은 잊지 말고 백산여성백일장을 노크해 주기 바란다.예술적 향기가 담뿍 풍기는 값비싼 상품을 아끼지 않는 백산 김정옥 사기장님과 8대 전승 도예가 김영식님, 높은 안목으로 심사를 계속 맡아오신 정재호 선생, 서경희 선생의 공이 돋보이는 바 있다. 이 좋은 글잔치에 만천하의 여성문학도들이여! 사뿐히 납시어 보시라. 기회와 행운은 그대의 것일찌니….

2009-05-07

환경미화원과 광고방송

최재영 서양화가얼마 전까지만 해도 TV방송에 자주 방영되었던 박카스 광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른 새벽 쓰레기를 가득 실은 수레를 앞에서 끌고 가는 어느 환경미화원과 그 뒤를 밀고 가는 아들의 대화. “얘야 힘들지 않니?” “뭘요 아버지는 매일 하시는 일인걸요” 다정하게 주고받는 부자간의 대화를 보면서, 광고치고는 너무도 자연스럽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기획 된 연기자가 아니라 실제 부자지간이었다. 수레를 끌던 사람은 박선치씨로 서울 강동구청의 환경미화원이었고 아들은 대학을 다니는 장남인 상호군이었다. 아버지는 한때 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다가 부도를 맞고 환경미화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 기가 꺾일까 봐 그냥 구청에 다니는 공무원이라고만 했었다. 그러다가 상호가 고교생이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고, 아무리 달래고 얼려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삼 남매를 앉혀놓고 자신이 공무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나는 새벽마다 도로를 청소하는 청소원이다. 내가 지금까지 10년 동안 남들이 싫어하는 이 일을 하면서 너희들을 키웠는데 내게 이런 실망을 줄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날 밤 온 식구가 끌어안고 밤새도록 울었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빗나갔던 상호군은 마음을 잡고 열심히 공부하여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처음 광고를 기획했던 MBC애드컴은 어렵지만 서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진솔하게 살아가는 가정을 소재로 한 광고를 기획하기 위해 서울 각 구청에 환경미화원을 소개해 달라고 섭외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포기를 하려는데 마침 상호군이 지원을 신청하여 이뤄진 광고였다는 것이다. 정직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모델로 등장시켰으니 훈련시켜서 연출된 것보다는 훨씬 사실감 있는 감동을 주었고 그래서 그 어느 것보다 광고효과가 뛰어났다고 한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직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여기며, 부정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경멸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그 양심을 깡그리 도둑맞은 사람들이 있어 항상 소란스럽다. “죽음의 뱃사공은 뇌물을 받지 않는다.”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이 세상에서 뇌물이 안 통하는 곳은 황천길 밖에 없다는 것이고, 아무리 뇌물을 먹인다 해도 죽음의 길을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기름 먹인 가죽이 부드럽다.”는 속담이 있다. 뻣뻣한 가죽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기름을 먹이고 무두질을 많이 해야 부드러워진다. 너무 뻣뻣해서 도무지 통하지 않을 일도 부드럽게 잘 넘어가게 하는 데는 뇌물이 최고라는 표현을 아주 절묘하게 나타낸 말이다. 그렇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뇌물이 통하지 않은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얘기다.지금은 글로벌시대라고 해서 뇌물문화도 국제화가 되고 있다. 그래서 만든 국제기구가 뇌물방지협약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1997년 12월에 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각료급 회의에서 통과된 ‘국제상거래상의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방지를 위한 협약’이다. 구약성경 신명기(16)에도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인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라고 했다. 구약시대에도 뇌물이 만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경에는 여러 차례 뇌물을 언급하고 있다. 뇌물에 눈이 멀어 직책을 망각하고, 부정에 연루되어 법망에 이리저리 내몰리고 있는 인사들을 보노라면, 비록 손수레를 끌지만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이 무언지를 한 수 배워보라고 권면해 주고 싶다.

2009-05-07

참죽나무

정태원 북부취재본부장 산나물이 한창인 계절이다. 지금쯤의 산나물은 야산지역은 거의 끝나가고, 깊은 산에서 자라는 향기 짙은 산나물이 난다. 산나물은 이른 봄, 낮은 산에서 시작하여 높은 산으로 올라가면서 자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산나물과 들나물을 구분해서 표현하기도 한다. 들나물은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냉이와 씀바귀, 쑥, 등이 있고 야산 나물로는 쑥부쟁이와·원추리·개미취·참취·두릅 등이 있다. 또 높은 산으로 올라가면 참나물과 모시대· 곰취· 박쥐나물·병풍취 등 200여 종의 산나물이 있다. 요즘 나오는 산나물 가운데는 산과 들이 아닌 인가 근처에서 자라는 참죽나물이 있다. 참죽나물은 두릅이나 개두릅처럼 나무순을 따서 먹는 나물로, 생으로 먹거나 고추장에 장아찌로 담가 먹으면 독특한 향이 있어 애호가들은 이 나물을 꽤 귀한 나물로 꼽는다. 농가 주위나 밭두렁 등에 주로 심었던 참죽나무는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가죽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표준말의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이다. 가죽나무 또는 개가죽나무는 참죽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역한 냄새가 나서 먹지 못한다. 가죽나무의 한자 이름은 가승목(假僧木)이고 반대로 참죽나무는 진승목(眞僧木)이라 고하는데 이 때문에 가중나무 또는 참중나무 라고도 한다. 참죽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고려말 판도판서 겸 대제학을 지낸 정이(鄭怡) 선생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처음 가지고 와 우리 땅에 심었다. 정이 선생은 필자의 22대 방조로 청주 정씨 문헌록에는 이분이 참죽나무를 가지고 와서 지금의 충청북도 청원군 옥산면 옥수마을에 처음 심고, 인근에는 유상곡수를 만들어 노년을 지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지금도 이 마을에는 참죽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처음 이 나무를 들여왔을 때는 나무 이름도 분명하게 지어지지 않은 듯하다. 고려말 익제 이재현 선생이 익제난고 가운데 역옹패설에서는 이 나무를 목죽(木竹)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무를 묘사한 내용이 “곧아서 지조가 있고 머리에는 먹을 것을 이고 있으니 더욱 좋지 아니 한가?”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참죽나무를 이른 게 분명해 보인다. 이후 진승목, 중나무, 참죽나무, 가죽나무, 쭉나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어 오다가 근세 이후부터 참죽나무로 제대로 된 이름 하나를 얻었다. 이 나무는 순을 먹을 수도 있고 속성수로 20m 정도는 쉽게 자라는데다, 재질이 연해 가구용재 등으로 널리 쓰이면서 전국으로 널리 전파된 것이다. 그러나 이 나무는 가구 이외의 목재로는 어딘가 모자라는 점이 많다. 이 나무와 구분이 쉽지 않고 재질이 비슷한 가죽나무를 두고 도종환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 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중략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참죽나무는 귀한 듯하나 모자라고 야물고 튼실하지도 못한 나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인가 주변에 자라면서 새로 나오는 순 뚝뚝 꺾여 주고,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선뜻 내어주는 그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의 착한 이웃과 닮았다.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