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6일 조찬을 겸한 당청회동에서 한나라당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가 당 쇄신과 단합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같은 결론은 한나라당이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데 대한 자성에서 나온 결과이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서 오히려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무기력함과 불협화음을 탈피하고 책임 있는 여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지난 재보선에서 전패했다. 호남지역에서의 패배는 그렇다 치고라도 경북지역과 수도권에서조차 한나라당은 모두 패배했다. 한나라당을 국민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런 결과를 얻고서도 한나라당이 대오각성하지 못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도 어려움이 적잖을 것이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거대한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역할을 거의 못 해오고 있었다. 하는 일마다 의석수 반밖에 안 되는 민주당에 끌려다녀서 국민의 눈에는 도대체 어느 당이 다수당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거기다가 사사건건 튀어나오는 당내 파열음은 국민에게 우려의 정도를 넘어 혐오감까지 줄 정도였다. 거기다가 당청 간 이견조율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국정의 난맥상까지 노출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나 단합은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것 등도 하나의 방안이기는 하다.
그러나 당직 몇 개를 친 박 계에 나누어 주는 것으로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계파가 국가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진정 한마음이 돼야 한다. 원내 정상화, 공천시스템 투명화, 상임위 중심의 국회 운영 등 당내 소장파 모임의 쇄신방안도 충분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참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