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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국힘’ 선거연대 대신 각자 도생하나...부정선거 시각 판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준석-전한길 부정선거 토론방송’ 이후 부정선거 감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국힘과 개혁신당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장 대표 단식 투장 당시 이른바 쌍특검 공조를 계기로 한때 선거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두 야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자도생의 길을 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한국사 강사 출신의 보수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 씨와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끝장 토론‘을 진행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서 국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이른바 사법 3법 처리에 반발해 장외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정선거론자들의 ‘차고 넘치는 증거‘라는 것들이 우격다짐에 가깝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국민의힘은 그것을 자신들의 자양분으로 삼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이 ‘사법악법 철폐‘ 및 사법부를 지키기 위해 장외투쟁을 한다는 것은 이제 말 그대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부정선거론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법원의 선거소송 판결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슨 사법부를 지킨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장외투쟁 나가면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희언은 그만하시고 당당하게 ‘윤어게인, 부정선거‘ 여덟 글자를 외치며 나가라“고 했다. 이에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부정선거에서 뺨 맞고 국민의힘에 화풀이한다“며 “야당이면 야당을 해라.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오로지 내부 총질로 연명한다. 참 고리타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토록 숱한 시간 동안 무수한 의혹을 들이밀며 선관위 개혁하자는 아우성을, 알량한 선민의식 아래 그 목소리들을 뭉개버리느냐“고 했다. 그러자 개혁신당 문성호 대변인이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홀로 부정선거 토론에 나섰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대표는 보수 진영의 그 누구도 감히 나서려 하지 않았던 ‘음모론‘이라는 오물을 치우기 위해 손을 더럽혔다. 그런데 국힘은 기껏 보수를 위해 대신 오물을 치워주고 있는 이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그 오물을 다시 제 몸에 끼얹으며 그 악취 속에 공생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석 달 정도 앞두고 부정선거 주장이 부각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재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부정선거의 핵심 증거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께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은 ‘자기들이 잘못해서 당선이 안 됐으면 자신을 되돌아봐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는 무책임함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인 조은희 의원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당 지도부가 윤어게인·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확실하게 절연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TF를 구성하는 건 안 했으면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3

미 국무장관 “매서운 타격 아직 시작조차 안 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더 매서운 추가 공격’과 ‘중장기전 공식화’를 선언하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의회 브리핑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란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지만 미군의 가장 매서운 타격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란 정권이 겪게 될 다음 단계의 고통을 경고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타격 이후 이란이 미군을 공격할 것이라는 ‘임박한 위협‘이 있었기에 의회 승인 절차 없이 합법적으로 선제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이라크전 같은 소모전은 아니지만, 특정 기한을 두지 않겠다며 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작전은 4~5주 정도를 예상했다면서도 이를 훨씬 넘길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행사에서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리는 해낼 것이며 미국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전쟁을 지속할 군사적, 물질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공언했다.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도 “우리의 고성능 무기 재고는 한계가 없으며 성공적으로 끝없는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과시했다. 나아가 “전임자들과 달리 나는 지상군 투입에 대한 울렁증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동시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미군은 가공할 만한 화력을 선보였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개전 첫 48시간 동안 미군은 B-1B, B-2 스텔스 폭격기를 비롯한 수백 대의 항공기와 2개의 항모전단을 동원해 1천250곳이 넘는 이란의 군사 표적을 파괴했다. 탄도미사일 기지, 해군 함정, 지휘통제(C2) 시설 등에 공격이 집중됐다.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일제히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미국 방송에 출연해 “끝없는 소모전이 되진 않겠지만 상황이 빠르고 단호하게 정리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몇 년간의 장기전은 아니더라도 작전 완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韓-필리핀 정상회담...이 대통령 “원전·조선·AI 등 신성장 분야 협력 확대”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페르디난도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필리핀 협력을’ 원전·조선·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양국이 신규원전 사업 및 핵심광물 공급망 관련한 협력을 확대하고, 조선과 AI 등 신성장 산업에서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양국 간 교역·투자가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에 기초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획기적으로 해소했다“며 “오늘 체결된 지식재산, 그리고 농업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가 각 분야별 기업의 진출을 더욱 촉진하고,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며 FTA의 활용도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필리핀 바탄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결과 및 ‘신규 원전 사업 도입 협력 양해각서(MOU)‘를 기초로 양국은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바탄 원전은 1976년 착공했으나 이후 건설이 중단됐으며, 필리핀 정부는 2022년 고질적 전력난 해결을 위해 바탄 원전 건설을 재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동남아 원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선박 건조량 기준 세계 2위(한국)와 4위(필리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양국이 힘을 모으면 공동 성장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에 기초해 양국 간 교역·투자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께서 우리 기업의 필리핀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필리핀 인프라 산업에 한국도 동참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마르코스 대통령도 환영했다“며 “이와 함께 한국 방산기업이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03

중기부, 중동 리스크 긴급 점검

중소벤처기업부가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중기부는 3일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대응 점검 TF 회의’를 열고 수출입 차질, 해상 물류 지연, 유가 상승에 따른 경영 부담 등 잠재적 피해 요인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노용석 제1차관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지원기관과 협·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TF는 △피해 상황 접수 및 지원 수단 마련을 담당하는 ‘피해대응팀’ △현지 진출 스타트업 영향을 점검하는 ‘영향점검팀’ △글로벌 동향을 분석·공유하는 ‘동향분석팀’ 등 3개 축으로 운영된다. 중기부는 피해 유형에 따라 물류비 상승, 계약 취소, 미수금 발생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사태 장기화 시 추가 대책도 검토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수출지원센터 누리집에 ‘중동 상황 피해·애로 접수’ 창구를 개설하고 지방중기청, 협·단체와 비상연락망을 가동했다. 피해 기업 발생 시 신속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했다. 중소기업의 대(對)중동 수출 규모는 올해 기준 64억5000만달러로 전체 중소기업 수출(1186억달러)의 5.4%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53.5%를 차지해 특정 국가 집중도가 높은 구조다. 이스라엘과 이란 수출 비중은 각각 0.4%로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해상 운송 차질과 유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간접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1만3956개사로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14.2%를 차지한다. 올해 3분기까지 중동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중소기업은 34개사로 집계됐다. 노용석 제1차관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현장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 수단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향후 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중소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협력해 대응할 계획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3-03

이정현 “현직 단체장, 직 내려놓고 예비후보 등록 고려해달라”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현직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을 향해 조기 사퇴를 사실상 권고했다. 지난달 26일 영남권 현역들을 향해 사실상의 용퇴를 압박한 데 이어, 이번에는 현직 프리미엄을 버리고 경선을 준비하라는 고강도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위원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단을 부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직이라는 안정감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며 “더 이른 시점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사즉생의 각오로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적극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안일함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단수공천을 당연하게 기대하지 말라. 이번 공천은 경쟁과 검증, 변화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앙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권고사항이지 강제 규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현직에 계신 분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만큼, 더 절실하고 절박하게 선거운동을 하자는 권고”라고 설명했다. ‘용퇴를 의미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런 의도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에도 현역 단체장들을 향해 사실상 불출마를 권고하며 인적 쇄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정치는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고 강조하며 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을 중심으로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메시지에서도 세대교체 기조는 재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청년과 전문가 여러분께 간절히 요청한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달라”며 “새로운 피, 새로운 생각, 새로운 용기가 지금 우리 정치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5일부터 11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받고, 9일부터 20일까지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03

TK 통합 특별법, 12일이 분수령⋯통합단체장 선거 ‘마지막 창’ 열릴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6·3 지방선거와 통합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를 수 있을지가 12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달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날을 사실상 특별법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TK 통합 특별법은 결국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법안은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 상정됐으나 지역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야 한다는 이유로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이에 따라 논의는 5일부터 시작되는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우선은 통합단체장 선거를 위한 법적·행정적 시간표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판단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12일까지를 데드라인으로 본다”며 “5일 임시국회가 시작되고 12일 본회의가 예정된 만큼, 그때 처리되면 일정상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TK 행정통합과 관련해 국민의힘안과 더불어민주당안이 각각 발의돼 현재 병합 심사 대상에 올라 있는 가운데, 민주당 측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임미애 의원도 “이미 상정된 법안인 만큼 법사위만 열리면 다시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며 통과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여야가 특별법의 통과 시한으로 ‘12일’을 거듭 언급하는 배경에는 촉박한 선거 일정이 있다.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려면 △특별법 국회 통과 △정부 이송 및 공포 △통합 지자체 출범 준비 △선거구 획정 △선거 공고 및 후보 등록 등의 절차가 차례로 진행돼야 한다. 법률은 국회 통과 후 정부로 이송되면 통상 15일 이내 공포된다. 실제 행정 준비 기간까지 고려하면 공포까지 최소 2~3주가 소요될 수 있다. 여기에 선거 90일 전 예비후보 등록 등 공직선거법상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3월 중순 이후로 처리가 지연되면 6월 지방선거와 통합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설령 12일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시행령 마련은 물론 대구시와 경북도의 전산·통신망 통합 등 실무 준비를 병행해야 해 행정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직선거법과의 충돌 우려에 대해 이인선 의원은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하고, 신법이 구법에 우선한다는 원칙이 있다”며 “선거 일정은 특별법 부칙에 규정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3

국민의힘 “사법파괴 3법은 독재 시작”···국회서 靑까지 도보 행진

국민의힘이 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에 반발해 장외투쟁에 나섰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벌이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 출정식을 열었다. 이후 신촌과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사랑채까지 약 9㎞를 이동하는 도보 행진에 돌입했다. 장동혁 대표는 출정사에서 “이재명 정권은 기어이 가지 말아야 할 길로 가고 있다. 사법파괴 3법은 결국 이재명 독재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께 강력하게 경고한다. 장기독재의 꿈을 버리고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사법파괴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여러 목소리로 갈라지면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자유민주주의 헌정 수호라는 하나의 구호로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현 정권이 야당을 완전히 배제하고 국회를 장악한 채 입법부 힘으로 사법부를 파괴하고 있다”며 “독재가 이미 시작됐다. 이것을 막을 유일한 힘은 바로 국민 여러분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헝가리와 폴란드를 언급하며 “다수당의 힘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법부를 무력화시켜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원 80여 명, 원외 당협위원장 5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사법파괴 3법을 대통령은 거부하라”, “자유민주 대한민국 사법독립 수호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하·한지아·고동진·안상훈·김형동(안동·예천)·우재준(대구 북갑) 의원도 함께했다. 국민의힘은 4일 국회 규탄대회, 5일부터는 전국 순회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은 여권이 ‘사법개혁 3법’을 철회할 때까지 대여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03

TK행정통합 특별법 2월 임시국회 통과 무산…3월 임시국회 통과도 불투명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오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TK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는 오는 5일부터 열리는 3월 임시국회 중 12일 예상되는 본회의에서 통과되어야만 6·3 지방선거에서 TK통합단체장 선출이 가능해진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TK통합 법안을 대전·충남 법안과 묶어서 국민의힘 당론으로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 TK행정통합 특별법 3월 임시국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김천)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만나 TK행정통합 특별법 통과를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개최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헤어졌다. 송 원내대표는 “3일 중 이 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TK행정통합은 사실상 무산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지역 주민들을 매우 힘들게 하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반면, 한 원내대표는 TK 지역 시·군의회에서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전·충남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통합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행정 통합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큰 기회였기 때문에 대전·충남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통합을) 검토해달라고 (국민의힘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박형수(의성·청송·영덕·울진)·임종득(영주·영양·봉화) 의원은 TK행정통합 특별법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도 이날 “민주당 발의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껍데기뿐인 법안은 없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TK행정통합 특별법은 3월 임시국회 내에서도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TK의원들이 “대전·충남과 TK를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TK행정통합 특별법을 처리하는 게 우선 순위”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TK의원들은 이날 오후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만규 대구시의장,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TK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촉구한 데 이어 4일에는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비롯해 국회 농성 등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법안 통과 마지노선을 이달 12일까지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오는 5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시작한다. 12일쯤 본회의가 열리므로 그때라도 (통과)하면 통합 특별시 출범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03

4~5세 유아 50만 명, 이달부터 ‘무상 교육·보육’ 전면 확대

이달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만 4~5세 유아들에 대한 무상 교육·보육 지원이 전면 확대된다. 교육부는 3일 전국 만 4~5세 유아 약 50만 3000명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보육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5세부터 단계적으로 교육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따른 것이다. 학부모들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유치원 원비나 어린이집 기타 필요경비에서 지원금만큼 차감된 금액만 납부하면 된다.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총 4703억 원이다. 기관별로 보면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비 11만 원(22만 6221명) △어린이집은 기타 필요경비 7만 원(17만 5318명) △공립유치원은 방과 후 과정비 2만 원(10만 1902명)을 매달 지원받는다. 연령별로는 4세 24만 8000명, 5세 25만 5000명이 혜택을 본다. 정부는 지난해 5월 5세 유아를 대상으로 먼저 지원을 시작한 결과,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유치원 납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민규 교육부 영유아정책국장은 “지난해 정책 효과를 확인한 만큼 현장 호응을 바탕으로 철저히 집행하겠다”며 “아이들이 생애 출발선에서부터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포항북부소방서, 339억 투입해 2029년 새 둥지

포항 북구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포항북부소방서가 지은 지 39년 된 낡고 비좁은 청사를 떠나 오는 2029년 새 청사로 이전한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지난 2월 27일 경상북도개발공사와 ‘청사 이전·신축 사업 위탁·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건립 절차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본예산에 사업비 9억 원이 편성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1987년 문을 연 현재 청사는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특히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여파로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 부지 또한 협소해 소방 차량 주차 공간은 물론 대원들의 훈련 장소조차 마땅치 않아 ‘골든타임을 지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청사는 총사업비 339억 원(도비)을 투입해 부지 5049㎡, 연면적 7260㎡ 규모로 건립된다. 옛 포항북부경찰서 부지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추진 일정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건축설계 공모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다. 2028년 1월 기존 건물 해체와 함께 첫 삽을 떠 2029년 12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새 청사는 단순한 공공기관 건물을 넘어 첨단 재난 대응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효율적인 출동 동선을 확보하고 시민들을 위한 소방 서비스 공간도 대폭 확충한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2022년부터 공들여온 이전 계획이 결실을 맺게 되어 뜻깊다”며 “쾌적한 근무 환경에서 시민들에게 더 수준 높은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뉴스&이슈) “평당 30만원 산골 땅값, 귀농은 꿈인가”… 경자유전의 칼날, 농촌을 흔들다

경북 농촌의 한 산골짜기. 농로조차 변변히 나지 않은 비탈 밭이 최근 평당 20만~30만 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에 인근 농민들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이 값에 땅 사서 콩 심고 고추 심으면 평생 원금도 못 뽑습니다. 농지가 아니라 그냥 돈이죠.” 30년째 밭을 일궈온 60대 농민의 말은 지금 농촌의 왜곡된 현실을 압축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지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산골짜기에 버려지다시피 한 땅값조차 귀농을 막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농지 전수조사와 강제 매각명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지를 더 이상 투기의 안전지대로 두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농지 투기를 차단하고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하도록 하겠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중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과거 일부 필지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와 달리, 사상 처음으로 전국 모든 농지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 실태조사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농지 투기 방지를 위한 관리 강화와 위법 행위에 대한 엄정 처분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가 근거로 내세운 것은 헌법 제121조의 경자유전 원칙이다. 농사는 짓는 사람이 땅을 가져야 한다는 대원칙이지만 현실은 달랐다. 외지인이 형식적인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 경작은 하지 않고 지가 상승만 노리는 사례가 누적돼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막 설치 후 주말 체류, 사실상 세컨드하우스처럼 활용하는 편법도 성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집중적으로 확인할 사항은 불법 임대, 무단 휴경, 농지 소유·거래·이용·전용 전반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이 취득한 농지, 실제 농업경영 여부가 불투명한 사례가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개발 예정지나 산업단지 배후지 등 지가 상승 기대가 선반영된 지역 역시 중점 점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투기 개연성이 높은 지점을 선별해 들여다보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세제·금융·행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표된 ‘2026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과 보조를 맞춰 농지 거래에도 자금조달계획서 검증, 토지 이용 실태 점검, 이행강제금 부과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대통령의 “투기용 보유는 하나 마나 한 일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보유세 강화와 처분 명령 실효성 확보까지 염두에 둔 메시지로 읽힌다.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현재는 위법 적발 후 실제 처분 명령까지 최대 4~5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절차를 단축해 처분 속도를 높이고, 투기 목적이 명확할 경우 유예 기간 없이 즉시 강제 처분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처분 의무가 발생하면 묘목을 심거나 형식적 경작을 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 횟수를 늘리고 실경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행 법규상 농업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는 1년 이내 처분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이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상속 농지, 8년 이상 농업에 종사한 후 중단한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 등은 예외적으로 소유가 인정된다. 문제는 이 예외 조항을 악용한 편법 소유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복잡하다. 투기 억제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정책 충격이 선량한 농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문제는 농지 가격 급락 가능성이다. 고령 농민 상당수는 농지를 담보로 한 농지연금에 의지해 노후를 버틴다. 연금 수령액은 공시지가와 감정평가액에 연동된다. 전수조사와 매각 압박으로 지가가 하락하면 담보 가치가 낮아지고, 이는 곧 월 수령액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평생 일군 땅이 마지막 안전망이었던 농민에게 자산 가치 하락은 생계 위협으로 직결된다. 금융권 파장도 배제할 수 없다. 농민들은 영농 자금 확보를 위해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이용한다.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지면 담보 비율 조정 요구나 추가 상환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강화는 곧 농가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 기능 마비 우려도 제기된다. 강제 매각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매수자는 관망하고 매물만 쌓이는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인구 감소가 심각한 산간 지역은 실수요 기반 자체가 약하다. 투기 수요를 걷어낸 뒤 대체 수요를 마련하지 못하면 농지는 사실상 매매가 멈춘 ‘동결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농지 실태조사에서는 7722명이 적발됐고, 위반 면적은 여의도 3배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그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상당수 위법 사례가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투기 목적 여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단속과 보호를 병행하는 정교한 접근을 주문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도시개발 예정지 등 투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강도 높게 점검하되, 생계형·자경 농지에 대해서는 차등 적용과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이 매입해 청년·귀농인에게 장기 임대하는 농지은행 기능 강화 역시 병행 과제로 제시된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농지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다. 투기를 방치하면 귀농의 길은 더 좁아지고, 투기를 잡겠다며 시장을 급랭시키면 농가의 삶이 흔들린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정책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 칼날이 진짜 투기 세력을 겨누는 데 그칠지, 아니면 선의의 농민까지 베어낼지는 향후 집행의 정밀도에 달려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3-03

與, ‘TK통합’ 이용해 영호남 갈등 유발하나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가 민주당의 잇따른 ‘조건 추가’에 가로막혀 좌초 위기에 놓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일에도 민주당에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필리버스터까지 전격 중단하며 민주당이 요구한 조건들을 이행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2일 “전남광주, 대구경북, 충남대전 행정통합 모두 쌍둥이 법이기 때문에 다 같이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 전남광주 통합법안은 이미 통과시켜놓고, 이제 충남대전까지 통합에 찬성해야 TK통합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TK행정통합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러니 “민주당이 처음부터 TK통합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일 대구시당에서 긴급회의를 연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전남광주 행정통합 법안은 되고 TK법안은 왜 안 되는 것이냐. 민주당 정권의 ‘TK 홀대’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분개했다. 민주당은 행정통합 무산으로 인한 TK지역 여론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TK가 야당 텃밭이라 해도 전남광주 법안을 처리했는데 TK법안을 못 본 척할 수 있겠느냐. 당 지도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목한 충남대전 법안을 어떻게 같이 처리할지가 고민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TK 출신 민주당 임미애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TK지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오롯이 독박 쓰는 게 아닐까”라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의 몽니로 인한 TK행정통합 무산은 그동안 해빙 분위기였던 영호남 갈등을 다시 유발시킬 위험성이 있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영호남을 이간시키려는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3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12일로 잡혀 있는 만큼,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TK통합법안을 통과시킬 시간은 있다.

2026-03-03

벌써 오일쇼크···지역경제도 만반 대비해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벌써부터 국제기준 유가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7~8%가 올랐고, 미국 텍사스산 원유 가격도 7% 정도 급등했다. 특히 이란의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가 2일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공격하겠다는 공개 경고를 함에 따라 원유 수송을 비롯한 글로벌 물동량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란이 밝힌 호르무즈 봉쇄가 실제로 이어진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게다가 해상 운임도 80%까지 폭등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느냐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냐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다르겠지만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다양한 대응책이 서둘러 모색돼야 한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겠지만 기업도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잘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대구·경북 제조 산업은 유동성 확보와 원가절감, 원자재 확보 등 각 분야별로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상공단체 등 유관기관들이 나서 중동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모니터랑 해 기업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유가가 오르면 제조업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오를 경우 제조업 생산자 물가가 0.68% 상승한다는 통계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 올려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란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 2%대로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물가 흐름이 이번 사태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지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힘들게 버텨온 골목상권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불똥이 튈지도 걱정이 된다. 정부와 기업 모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단단한 각오로 대응에 나서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2026-03-03

흔들리는 TK민심···여권 러브콜 통할까

보수진영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져 왔던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폭락하자 여권의 전방위 공략이 시작됐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최근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를 장동혁 체제로 치르면 잘해야 경북지사 한 사람 당선될 것”이라며 “대구도 우리가 먹는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28민주운동 기념식에서 “알고 보니 대구가 이 땅의 내란을 막아냈던 빛들의 뿌리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대구·경북 지역이 대한민국의 선도 지역으로 발전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민주운동을 진보진영의 상징인 ‘빛’의 뿌리로 네이밍한 것이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3·15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 정권이 야당 부통령 후보의 대구 수성천변 선거유세에 학생들이 참가하지 못하도록 일요등교 지시를 내리자 이에 반발한 대구 고교생들의 시위사건이다. 김 총리 대구방문 하루전인 27일에는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대구 중구 2·28기념회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젠 대구시민들이 민주당에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날 TK신공항 건설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약속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대로 대구를 AI 로봇 수도로 우뚝 세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윤 어게인’ 늪에 빠져 맥을 못 추는 틈을 타 민주당이 보수텃밭의 안방까지 치고 들어온 것이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최근 지역 밀착 공약을 쏟아내면서 공격적인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3~2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45%로 국민의힘(17%)을 2배 이상 앞질렀다. 특히 TK지역 정당지지율 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동률(28%)을 기록했다. 그동안 대선이나 총선 때마다 보수정당 후보 대부분이 TK지역에서 70~80%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이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대구 최고위원 회의에서 “28%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변화의 신호탄이다. 민주당의 전국정당화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구시장 후보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출마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유력 인사들이 김 전 총리를 설득하는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김 전 총리가 출마 의사를 굳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60%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로 누굴 공천하느냐에 따라, 정권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민주당 후보의 파급력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 여당에서 정치적 비중이 큰 후보를 공천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힘도 이제 ‘TK지역은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심과 지역발전을 토대로 한 후보를 공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3-03

블루칼라 시대의 도래

네오블루칼라는 블루칼라에 속하지만 대도시의 화이트칼라보다 높은 삶의 질을 누리며 고소득을 통해 막강한 구매력을 행사하는 신흥 소비계층을 이르는 말이다. 첨단기술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고소득 숙련 노동자들이 등장한 배경은 기술적 변화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결정적인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다. 과거에는 안전하다고 믿었던 화이트칼라의 업무가 AI와 자동화에 대체될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변화라 할 수 있다. 원래 블루칼라는 육체 노동자를 뜻하는 말로 1920년대 미국 신문 구인광고에 처음 사용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미국 노동자들은 청바지와 청색 셔츠를 입고 일을 해 깔끔한 흰셔츠를 입고 일하는 사무직인 화이트칼라와는 대비되는 직업군으로 묘사된 것이다. 당연히 화이트칼라의 임금이 블루칼라보다 훨씬 높고 젊은세대의 직업 선호도도 화이트칼라에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인력난이 빚어지자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젊은이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한 여론조사에서 Z세대 구직자의 63%가 블루칼라 직종을 긍정 평가했다. 이런 현상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현대차 생산직 채용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고, 최근 기피 직종으로 알려진 버스 기사 채용에도 젊은세대의 도전이 늘고 있는 것과도 유관한 흐름이다. 물론 젊은층의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시대 탓도 있으나 직업관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분명하다. 일본서도 블루칼라 직종의 임금이 오르면서 화이트칼라 연봉을 앞지르는 임금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세상 일은 새옹지마(塞翁之馬) 아니겠는가. /우정구(논설위원)

2026-03-03

AI시대, 인간의 일은 무엇인가

최근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숙련 작업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설비 진단과 품질 판단이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설비 이상을 먼저 발견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되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기술 변화가 현장의 질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활용되는 인공지능(AI)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도구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인간처럼 학습하고 추론하는 AGI(범용 인공지능), 더 나아가 인간 지능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ASI(슈퍼 인공지능) 단계까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술 발전을 넘어 노동과 조직, 그리고 인간 역할 자체의 변화를 예고한다. AI 확산을 둘러싼 논의는 흔히 일자리 감소라는 우려에 집중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은 인간의 역할을 소멸시키기보다 재정의 해왔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했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판단 과정 일부를 대체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기술의 등장 여부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역할로 이동 하느냐에 있다. 일반 제조업이나 거대 장치산업의 일의 특성은 ‘출선구 작업’이나 ‘전기로 전극봉 교체작업’ 등은 고열·고위험 작업으로 작업자 접근이 없어도 일이 가능하도록 하는 로봇화, AI 연결로 안전한 작업, 편리한 일로 일하는 방식이 진화 발전하게 된다. 또한, 높고 복잡한 공장의 실시간 상태를 알기 위해 여러 개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AI 프로그램 적용으로 상태를 분석해서 작업 조건 최적 제어하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나가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인 것이다. 제조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분명하다. 경험 중심 의사결정은 데이터 중심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관리자의 역할 역시 지시와 통제에서 문제 정의와 방향 설정으로 전환되고 있다. AI가 분석과 예측을 담당할수록 인간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오히려 질문 능력과 통합적 판단 능력으로 수렴한다. 현장의 개선 활동이 보여주듯 혁신은 정답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이 변화를 만든다. AI는 답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지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책임과 판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가올 AI 시대에는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 상당수 지식 노동이 자동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택의 책임, 가치 판단, 협력과 설득은 자동화 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는다. 결국 미래 경쟁력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촉매제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인간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이다. 기계가 생각을 시작한 시대, 인간의 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설계되고 있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3-03

크로아티아 민족주의 ①무한 폭력의 싹이 자라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합스부르크제국 최전선이 크로아티아라면, 오스만트루크제국 최전선은 세르비아가 된다. 이때부터 가공할 폭력의 역사적 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세르비아인들이 합스부르크 지배지역인 크로아티아와 보이보디나 지방으로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 어떤 이들은 알바니아와 보스니아로 이동했고, 북동쪽의 살기 좋은 달마티아로 들어가기도 했다. 합스부르크제국과 오스만터키제국 국경선의 경우 세르비아인이 거주민의 3분의 1에 달했다. 세르비아 사람들은 합스부르크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로 터전을 옮겨 사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다. 목숨을 건 국경탈출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타국 내 세르비아인들이 흩어져 살게 되고, 훗날 대세르비아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릴 때 이들의 후손들은 자진에서 혼란을 부추기다 폭력의 선봉에 선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하층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 친 헝가리 인사들에 의해 선진문물 헝가리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자칭 정치 지식인의 외침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들의 가련한 짝사랑은 차별을 가져왔다. 헝가리인은 크로아티아인을 미개인 취급을 했으니 말이다. 한편으로 크로아티아 민족주의자들은 민족영웅 토미슬라브는 물론 민족의 기원을 찾아내 역사를 기록했고, 중세 왕국 발전과정과 찬란한 문화의 향기를 덧입혀 자존감까지 충족했다. 오스만과 마지막 전투 ‘피의 평원’도 새롭게 조명했다. 그들만의 성경이 발간되는가 하면, 크로아티아 전설이나 설화 등 사연을 들춰내 아픔을 노래하면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리고 고고학적, 인류사 연구가 이루어지며 그 뿌리를 더 멀리 더 깊숙하게 박아 놓았다. 종교의 정통성과 민족성을 결부해 하느님으로부터 일방적 동의를 얻는다. 더불어 유럽에 불어 닥친 르네상스를 경험한 해외파들이 조국 크로아티아를 찾으면서 문화적,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했다. 민족 자주성과 민족성에 대한 의식, 즉 ‘우리(We)’와 ‘그들(They)’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크로아티아 민족 정체성 형성이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만약 세르비아처럼 오스만트루크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면 단절과 암흑의 시대를 보내야 했을 크로아티아는 합스부르크제국의 지배에 들게 됨으로써 사회경제적 분야는 물론 문화발전과 국민의식이 함께 상승일로를 걸었다고 봐야 한다. 이에 힘입어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민족주의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단어에 의기만 충만해지게 된다. 실상은 크로아티아 토미슬라브가 세운 최초의 중세 왕국은 후손들이 헝가리에 복속되면서 막을 내렸다. 이들이 선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대별, 지역별로 각기 다른 대국의 그늘에서 숨 쉬며 살았기 때문이다. 아드리아해 도시들은 베네치아 영향 아래, 북부 크로아티아와 슬라보니아 지역은 헝가리 지배하에, 크로아티아 서쪽 아드리아해로 불쑥 튀어나간 이스트라반도는 오스트리아 영향 아래, 그리고 두브로브니크는 중세 해양국가 라구사공국으로 진화(?)되면서 19세기를 맞는다. 결과적으로 크로아티아는 주위로부터 억압 받으면서 성장했고, 그 영향으로 가톨릭국가가 생겨났다. 과정과 결과가 말하듯 이때부터 세르비아와 여타 발칸의 여러 지역과 갈라지면서 문화적 이질감이 형성된다. 민족성과 가치관마저 차이를 보이며 누가 보더라도 도무지 합쳐질 수 없는 일이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루어진 하나의 남슬라브 나라를 기세 좋게 추진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포함해 살육과 내전의 씨를 뿌리고 있었던 셈이다. 각설, 민족주의 탄생에서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예술과 문화와 문학과 언어로 찬란하게 옷을 입힐 스토리텔링만 남았다. 민족이동부터 발칸정착, 주위세력들로부터 침략 받으면서 나름의 문화로 승화시킨 자신들만의 종교와 문화적 자존, 그리고 민족 정체성에 완성을 이루어 내고야 만다. 민족 정체성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인들은 토착세력 토대 위에서 비잔티움제국 문화와 프랑크, 로마교회, 합스부르크제국, 게르만 문화뿐만이 아니라 헝가리 전통적인 문화까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면서 접목됐다. 그야말로 다양성의 짬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는 고유한 문화와 동일한 민족정체성을 강조하는 아이러니를 가감 없이 내보였다. 우리만의 고유한 언어의 통일과 주변국들 견제를 위해 만들어낸 절박한 민족주의라고도 할 수 있다.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니까. 그런데 크로아티아 역사에서 전혀 의도치 않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은 1804년 12월 아우스터리츠전투에서 오스트리아와 러시아군을 꺾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비록 해군이 넬슨 제독에게 패해 영국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프랑스 육군은 전 유럽에 악명을 떨쳤다. 나폴레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805년 아드리아해의 북쪽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는 이스트라반도와 달마티아 해안지역을 접수해버렸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

2026-03-03

찬란한 모순

겨울의 아스팔트는 계절의 잔인함을 고스란히 박제해 놓은 전시장 같다. 시멘트 바닥에서 배어 나오는 냉기는 발목을 타고 올라와 온기를 앗아가고, 그 차가운 물리적 실체 앞에 인간의 다정함은 종종 무력해지곤 한다. 그러나 그 차가운 무채색의 공간 한복판에 한 송이 꽃처럼 주저앉은 아이가 있다.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아파트의 미지근한 난방 열기가 아니라 구석진 곳에 웅크린 길고양이 ‘양말이’의 작고 가쁜 숨결이다. 아이가 바닥에 퍼질고 앉아 있는 풍경은 지나가는 어른들의 마음을 할퀸다. 무릎이 시릴까, 감기라도 들까 노심초사하는 마음들이 모여 검은 방석 하나를 내놓았다. 그것은 오직 아이의 온기를 보전하기 위해 마련된 ‘주인’의 자리였다. 하지만 냉기 속에서 그 방석을 점유하고 있는 주인은 아이가 아닌 고양이었다. 아이는 여전히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방석 위에서 나른하게 몸을 웅크린 고양이를 평온하게 바라보았다. 이 사소하고도 다정한 주객전도는, 우리 삶이 얼마나 본래의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그 어긋남 속에서 도리어 어떤 본질을 길어 올리는지를 보여주는 은유다. 우리는 언제나 주인이 되기를 갈망하며 살아간다. 내가 만든 도구가 나를 앞지르지 않기를, 내가 쏟은 사랑이 나를 배신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문명의 첨단에서 만나는 인공지능(AI)의 눈동자는 기묘하게도 방석을 차지한 고양이를 닮았다. 인간은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기계를 빚었으나, 이제는 기계의 알고리즘에 간택 받기 위해 자신의 사유를 검열하고 파편화한다. 사유의 주체였던 인간이 데이터라는 먹이를 공급하는 객체로 전락하는 순간 도구는 목적이 되고 창조주는 피조물의 눈치를 살피는 기묘한 전도가 발생한다. 편리함을 위해 영혼의 한 자락을 내어준 채, 우리는 방석을 빼앗긴 아이처럼 차가운 바닥에 앉아 기계가 뿜어내는 정교한 논리에 감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전도의 드라마는 가장 밀접한 혈연의 안방에서도 소리 없이 상연된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름의 긴 복도에서 부모는 자식의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일생을 투신한다. 자식은 부모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되지만 그 지독한 사랑은 종종 목적과 수단을 뒤섞어버린다. 자식의 미래라는 명분으로 자식의 ‘현재’를 압수하고 부모의 못다 이룬 꿈을 아이의 생애라는 캔버스에 덧칠할 때, 자식은 제 삶의 주권을 잃고 타인의 열망을 수행하는 대리인이 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의 자리를 찬탈하는 이 주객전도는 고양이에게 방석을 내어준 아이의 무구한 양보와는 결이 다른 소유욕의 서글픈 변주에 가깝다. 교육의 현장 또한 이 역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진리 탐구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동행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은 지식의 전수라는 ‘수단’이 성적과 입시라는 ‘목적’으로 치환되며 주객이 전도되었다. 제자는 스승의 등을 보고 배우는 존재가 아니라 스승이 내놓는 정보를 소비하는 고객이 되었고 스승은 제자의 영혼을 깨우는 자가 아니라 시스템의 관리자로 전락했다. 배움의 즐거움이라는 주인은 쫓겨나고 효율성과 등급이라는 불청객이 안방을 차지한 풍경은 우리가 상실한 시대적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게 방석을 양보한 아이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주객전도가 강요가 아닌 자발적 환대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방석의 권리를 고양이에게 기꺼이 내어줌으로써, 방석보다 더 고귀한 생명에 대한 애정을 완성했다. 내가 주인이 되어 군림하는 삶보다 타자를 위해 나의 자리를 비워주는 전도가 때로는 더 거룩할 수 있음을 아이는 몸소 웅변한다. 내가 수단이 되어 누군가의 목적을 빛내주는 순간 주객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비로소 ‘우리’라는 온기가 발생한다. 인생이란 끊임없이 주객이 교차하는 무대다. 때로는 내가 주인공이라 믿었던 순간이 타인을 위한 정교한 배경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수단이라 여겼던 것들이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차가운 아파트 길목에서 방석을 양보하고 맨바닥의 냉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고양이의 평온에 미소 짓는 아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찬란한 모순이다. 그 작고 단단한 모습에서 나는 배운다. 세상이 말하는 효율의 논리로는 결코 번역할 수 없는 다정한 전도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유일한 불꽃이라는 것을. 주(主)와 객(客)이 뒤바뀌어 본질이 전도된 세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타인을 향한 지극한 사랑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 길 위에서 기꺼이 길을 잃어도 좋으리라. /김경아 작가

2026-03-03

“도민과 호흡, 일상에 문화의 숨결 채울 것”

지난 26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럽 정통 음악 교육을 거친 실력파 지휘자 서진(51)씨가 경북도립교향악단 제7대 지휘자로 공식 취임하며 첫 연주회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날 공연은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시작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까지 클래식 명곡으로 채워졌다. 서진 지휘자는 “도전 정신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은 프로그램이라며, 특히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은 주목받는 신예 박종해 피아니스트와의 협연으로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취임연주회에 앞서 이날 오후 3시 리허설에서 만난 서진 지휘자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취임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음악은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때 완성된다”며 “경북도민의 일상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사람을 잃지 않는 음악’ 철학을 강조하며, “아무리 훌륭한 연주라도 관객과의 교감이 없다면 반쪽”이라 덧붙였다. 이는 그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과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지켜온 신념이기도 하다. 서진 지휘자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을 “잠재력 있는 악단”이라 평가했다. 취임 연주회 부제를 ‘세대 공감’으로 정한 것도 “글린카부터 레스피기까지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레퍼토리로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음악을 전하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첫 곡인 글린카의 서곡에 대해서는 “러시아 민담 속 경쾌한 이야기가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음색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박종해에 대해서는 “고독에서 환희로 이어지는 인간 내면의 여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줬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서진 지휘자의 청사진에는 어린이 마스터클래스와 오지 지역민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가 포함된다. 그는 “음악은 특권층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경북 어디에서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케스트라 수준 향상과 교육 프로그램의 균형을 강조하며 “인간미와 예술적 완성도의 조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그가 과천시향 시절부터 추구해온 방향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교와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원 등에서 지휘와 첼로를 전공한 서진 지휘자는 2007년 크로아티아 로브로 폰 마타치치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파판도푸르 현대음악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계명대 교수로도 활동 중인 그는 “클래식은 바쁜 현대인에게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며 “철학적인 작곡가들의 음악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전했다. 서진 지휘자는 경북의 21개 시·군을 돌며 “소통하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포항, 구미, 안동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며 특히 문화 접근성이 낮은 오지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단원들의 열정과 지역민의 관심이 오케스트라의 미래를 밝힐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날 취임 연주회에서 그는 단원들과 함께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음색으로 관객들에게 희망을 전했고, 공연 후 기립박수로 화답받은 서진 지휘자는 “함께 성장하는 교향악단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의 음악 여정이 경북도민과 어떤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글·사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03

울릉지역 올해 초,중,고 전체 신입생 총 95명…이러다가 학교 다 사라질라 걱정 태산

118년 역사의 울릉초등학교부터 섬 북단의 천부초등학교까지, 3일 오전 10시 울릉도 전역의 교정에는 2026학년도 주인공들을 맞이하는 입학식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아이들의 가방에는 설렘이 가득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의 시선에는 기쁨과 우려가 교차했다. 올해 울릉 지역에서 입학 허가를 받은 신입생은 4개 초등학교와 1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를 합쳐 총 95명. 역대 최소 규모다. 특히 초등 교육 현장의 위기는 지표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역 내 4개 초등학교의 신입생 총수는 29명에 그쳤다. 전통의 울릉초등학교가 14명으으로 가장 많았으며 저동초는 9명, 남양초와 천부초는 각각 3명에 불과했다. 초교 4곳 중 3곳은 한 자릿수 입학생을 기록하며 적정 규모 학급 유지조차 버거운 실정에 놓였다. 중·고교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울릉중학교는 42명, 섬 내 유일한 고등 교육기관인 울릉고등학교는 24명이 입학했다. 울릉고 신입생이 중학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은 지역 중학생들의 관외 유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울릉교육청 등은 인구 절벽의 파고 속에서 ‘초밀착 돌봄’으로 대응하며 학생수 유지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실제, 울릉지역 학교들은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린 양질의 방과 후 프로그램과 ‘늘 봄 학교’ 전국 확대 기조에 맞춘 돌봄시스템을 가동해 학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학교가 교육 공간을 넘어 섬마을 아이들의 안전한 ‘울타리’ 역할까지 자처하고 나선 셈인 것. 이런 노력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교육계의 노력만으로는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막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 안 돌봄이 완성되더라도 의료 시설 확충, 주거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등 ‘정주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젊은 층의 이탈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뒷받침하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교육 관계자는 “학교는 이미 돌봄과 교육 질 향상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라며 “이제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울릉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선순환 생태계’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03

영천고,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 첫 발 내딛어

전국 최초로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인 영천고등학교가 지역사회와 교육청, 정부, 군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교육 모델로 첫 발을 내디뎠다. 영천고는 3일 교내 강당에서 2026학년도 입학식을 개최했다. 이날 입학식은 신봉자 영천교육장, 최기문 영천시장, 군관계자, 신입생,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신입생을 축하했다. 이날 개교식에는 군인자녀를 포함한 총 144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이어 신입생 대표 강동빈 학생은 “교칙을 준수하고 학생의 본분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책임과 각오를 밝혔다. 이날 영천시 장학회, 총동창회, 청맥회, 영공회, 재울산동문회 및 교직원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장학금 가운데 총 10명의 학생에게 1300만 원을 전달했다. 영천고등학교는 앞으로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서 교육의 형평성과 지역 상생, 국가적 책무를 함께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정준용 교장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배우며 존중과 협력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겠다” 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학교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군인자녀 자율형공립고는 잦은 전학과 부모의 격오지 거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군인 자녀들의 교육 여건 개선, 공교육 정상화, 지역소멸 위기 극복 등을 위해 국방부와 교육부가 업무협약을 체결해 설립됐다. 국방부와 교육부는 관련 법령 개정 및 지자체 협의, 현장실사를 통해 영천고와 경기 송담고, 강원 화천고를 군인자녀 자율형공립고로 선정했다. 올해 개교한 영천고에 이어 경기 송담고는 2028년, 강원 화천고는 2030년 개교할 예정이다. 군인자녀 자율형공립고에서는 학생 전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공모제를 통해 선발된 우수한 교사들의 지도하에 특목고·자사고 수준의 높은 공교육 프로그램과 교육환경이 제공된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6-03-03

울릉군 주관, 울릉도 한달살기 1기 12명 섬 생활 시작…조만간 2기생 모집 계획

울릉군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울릉도만의 독특한 농업 환경과 문화를 전수하는 ‘2026년 귀농·귀촌 유치지원사업 농촌에서 살아보기’의 첫 단추를 뀄다. 군은 지난 2일 입교식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한 달간 북면 현포리 일원에서 타 시·군 도시민 12명(6가구)을 대상으로 제1기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북면에 있는 ‘현포바다체험학교’를 거점으로 삼아 한 달간 ‘진짜 울릉 주민’으로서의 삶을 체험한다. 이번 1기 프로그램은 울릉도 농가가 가장 바빠지는 3월 수확기에 맞춰 실질적인 정착 교육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우선 ‘울릉 농업 마스터’ 과정을 통해 경사지 밭농사의 필수 아이템인 농업용 모노레일 조작법과 명이·부지깽이 등 울릉 대표 산채의 재배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이어지는 ‘섬살이 연착륙’ 과정에서는 울릉도 고유의 역사와 문화 탐방은 물론, 현지 주민과의 소통 간담회를 통해 낯선 섬 생활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힌다. 또한 ‘현장 밀착 실습’을 통해 실제 농가 단기 일자리에 투입돼 울릉도 농가의 소득 구조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특히 예비 귀농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거와 토지 문제는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 마을 리더와 정착에 성공한 선배 귀농인들이 멘토로 나서 실전 기술을 아낌없이 공유할 예정이다. 울릉도는 벼농사가 없는 100% 밭 농업 지역이자, 전국 최고의 산채 생산지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참가자들이 울릉도 특유의 ‘나물 농사’를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귀농 초기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3월은 울릉도 산채 향기가 가장 짙은 시기로, 예비 귀농인들이 섬의 매력을 느끼기에 최적의 시기”라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이들이 울릉군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해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모두 2개 기수를 운영할 계획이다. 1기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종료 후 만족도 조사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며, 군은 이를 적극 반영해 향후 운영될 후속 기수의 내실을 기할 방침이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03

포스코 포항제철소, ‘MZ세대 테마형 나눔버스’ 운영

포항시자원봉사센터는 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신입사원들과 함께 ‘MZ세대와 함께하는 테마형 나눔버스’를 운영하고 지역 곳곳에서 테마형 봉사활동을 펼쳤다. ‘MZ세대와 함께하는 테마형 나눔버스’는 포스코 MZ세대 신입사원들이 봉사활동을 선택하는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나눔의 가치를 체험하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봉사 테마와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관심사에 따라 활동을 선택하는 체험형 사회공헌 모델로, 취약계층과의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향후 재능봉사단 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이번 1차 나눔버스는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목공예봉사단은 취약계층 청소년의 학습환경 개선을 위한 원목 책상을 제작해 전달했고, 붕어빵봉사단은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따뜻한 붕어빵 나눔 활동을 펼쳤다. 베이킹프렌즈봉사단은 쿠키를 만들어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했다. 신입사원들은 단순 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제작과 준비 과정에 직접 참여했으며, 지역아동센터와 복지관 이용자들과 교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이 입사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나눔의 가치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포항시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지역과 상생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3-03

평생에 걸쳐 쓴 음악의 일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1770~1827)은 독일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한 고전주의 시대의 거장 작곡가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음악가였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혹독한 음악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고,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경계에 서서 음악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다. 베토벤은 57세의 생애 동안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피아노 소나타 32곡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신약 성서’라 불릴만큼 예술적·정신적 깊이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피아노 전공자라면 입시나 실기 시험을 통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제로 느껴지지만, 이 소나타들은 단순한 기교를 넘어 연주자의 음악적 깊이와 사유의 수준을 가늠하는 작품들이다. ‘소나타’는 본래 ‘악기 소리를 내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소나레(suonare)’에서 유래했다. 제시부·전개부·재현부로 구성된 엄격한 형식의 다악장 구조가 기본이 되는데, 베토벤은 이 전통적 틀 안에서 형식미의 완성을 이루는 동시에, 그 경계를 과감히 넘어서며 낭만주의로 향하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 그의 32곡의 소나타는 초기·중기·후기로 나뉜다. 대략 1번부터 15번에 해당하는 초기 소나타들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바탕으로 고전주의적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점차 파격적인 화성과 실험적 요소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시기다. 16번부터 27번에 이르는 중기 소나타들은 청각 장애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며 극심한 절망에 빠졌던 베토벤이 이를 극복하려는 내적 투쟁을 음악에 투영한 시기다. ‘발트슈타인’과 ‘열정’ 소나타는 구조적으로 탄탄하면서도 폭발적인 추진력과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며, 베토벤 음악의 힘과 깊이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 이 시기부터 그는 점차 형식에서 자유로워지며 자신만의 언어를 확고히 구축해 나간다. 28번부터 마지막 32번까지의 후기 소나타들은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완성한 작품들이다. 외부의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는 고립 속에서 그는 내면의 소리에 더욱 집중했고, 그 결과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은 해체되고 푸가와 잦은 트릴 등 다양한 작곡 양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된다. 후기 소나타로 갈수록 음악은 더 이상 ‘아름다운 소리’에 머물지 않으며, 해탈과 우주적 평화, 신과의 대화에 가까운 형이상학적 세계로 나아간다. 베토벤 소나타에 처음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두 곡이다. 중기 소나타의 정점을 보여주는 23번 ‘열정’은 분노와 절제, 파괴와 의지가 충돌하는 거대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반면 마지막 소나타인 32번은 베토벤 소나타 대장정의 완결판으로, 특히 2악장 변주곡에서 깊은 위로를 전한다. 베토벤은 음악가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청각 장애라는 시련을 딛고, 끝내 자신의 예술 세계를 완성해낸 인물이다.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그의 삶과 음악은 오늘날까지도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베토벤의 소나타를 연주하고 감상하는 일은, 한 위대한 인간이 고난을 넘어 신성에 이르는 길을 함께 걷는 경험이기도 하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6-03-03

시민이 추천하는 국수 고수는?···포항 국수 맛집 10곳 뽑는다

포항시가 해풍에 말린 쫄깃한 소면과 진한 바다 향을 담은 육수 등 포항만의 독보적인 국수 문화를 전국에 알릴 ‘2026 포항 국수 맛집(포항 국수로드 10)’ 발굴에 나선다. 포항의 소중한 식문화 자산인 국수를 체계적으로 브랜드화해 지역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이번에 뽑은 맛집들은 하반기에 여는 ‘포항 국수 축제’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풍성한 미식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집 대상은 공고일 기준 포항시에서 1년 이상 영업 중인 일반·휴게음식점 중 국수를 대표 메뉴로 취급하는 업소다. 특히 이번 사업은 네이버 폼을 활용한 시민 추천 방식을 도입해 시민들이 알고 있는 숨은 맛집을 직접 발굴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참여 문턱을 낮췄다. 참여를 희망하는 업소나 맛집 추천을 원하는 시민은 오는 18일까지 포항시 홈페이지 공고문을 참고해 신청 및 추천하면 된다. 심사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2단계로 진행된다. 1차 평가는 업소 운영의 안정성을 보는 서류심사와 맛·친절도 등을 확인하는 시민 참여 평가로 진행되며, 2차 평가는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예고 없이 방문하는 ‘현장 암행 평가’를 통해 맛의 완성도와 지역 식재료 활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최종 선정된 ‘포항 국수 맛집 10선’에는 △포항 국수 맛집 지정 현판 수여 △SNS 콘텐츠 제작 및 홍보 지원 △하반기 ‘포항 국수 축제’ 입점 가산점 및 맞춤형 컨설팅 등 실질적인 혜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성수 식품산업과장은 “이번 사업은 포항의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가진 국수를 전국적인 미식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포항 국수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숨은 고수들의 많은 신청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