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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학교 노종민 씨,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전국 수석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 임상병리학과에 재학 중인 노종민(24) 씨가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노 씨는 280점 만점에 278점(100점 환산 기준 99.3점)을 획득하며, 전국 52개 대학(4년제 27개교·3년제 25개교)에서 응시한 2945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노 씨는 스스로를 “특별한 꿈을 품고 자란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하지만, 그의 이력은 평범함이 얼마나 단단한 성취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한 그는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졸업을 앞둔 시점에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은 계획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그는 다시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때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것은 부모님의 한마디였다.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봐라. 얼마든지 지원해주겠다”는 말은 그의 선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노 씨는 대학 진학을 결심한 뒤 인터넷을 통해 국내 대학 학과를 가나다순으로 하나하나 살펴보며 전공 탐색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병원과 연구기관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료를 떠받치는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생명과학과 의학을 기반으로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는 임상병리학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여러 대학을 비교한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은 대구보건대학교 임상병리학과였다. 체계적인 실습 환경과 높은 취업률, 실무 중심 교육은 방황을 끝내고 싶었던 그에게 분명한 기준이 됐다. 노 씨에게 입학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었다. 그는 대구보건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신산업 과정과 채혈양성반을 꼽았다. 신산업 과정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과 장비 중심의 수업으로 전공 이해도를 높였고, 채혈양성반은 임상병리사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역량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주었다. 반복적인 실습과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감각을 익혔다는 설명이다. 국가고시 준비 과정에서도 그는 ‘처음부터 다시’라는 전략을 택했다. 3학년에 들어서며 기초 이론의 부족함을 자각한 그는 1·2학년 교재를 다시 정독하며 개념 간 연결을 중심으로 학습했다. 교수진의 국가고시 특강, 튜터·튜티 활동,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력을 다져나갔다. 노 씨의 관심은 현재 분자진단 분야로 향해 있다. 질병을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분자진단은 아직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제한돼 있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그는 검사 과정의 표준화와 정확도 향상을 통해 효율적인 검사 운영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 씨는 “벼락치기보다는 꾸준함이, 단순 암기보다는 ‘왜’를 묻는 공부가 결국 남는다”며 “누구에게나 방황의 시간은 있지만, 방향만 분명하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12

2026 지방선거, 대구 동구청장 누가 뛰나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동구가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직 구청장이 사법 리스크와 건강 문제를 동시에 안은 채 재선 도전을 이어가면서 행정 공백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무주공산’이 된 동구청장 자리를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10여 명에 이르는 주자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윤석준(57) 동구청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윤 구청장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지만,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정 운영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병으로 인한 잦은 병가와 휴가로 구정 공백 논란까지 더해지며 지역사회에서는 책임론이 거세다. 그럼에도 윤 구청장이 재선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동구청장 선거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동구청장 선거판에는 일찌감치 다수의 예비 주자가 몰렸다. 국민의힘에서는 권기일(61) 대구시당 부위원장, 배기철(68) 대구행복진흥원 이사장, 서호영(56) 전 대구시의원, 송대호(55) 동구체육회장, 우성진(66) 대구시당 부위원장, 정장수(59)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정해용(54)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차수환(65) 대구시당 부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권기일 부위원장은 청송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경북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5·6대 대구시의원을 지낸 그는 “대구의 관문인 동구는 동대구 벤처밸리와 혁신도시를 갖춘 잠재력 있는 지역이다. ‘다시 찾고 싶은 공간, 행복한 동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천 출신인 배기철 대구행복진흥원 이사장은 1982년 총무처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총무처와 행정안전부 서기관, 대구 동구 부구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지선에서 동구청장에 당선됐다. 배 이사장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등을 되살려 동구를 대구·경북에서 가장 활력 있는 중심 도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서호영 전 대구시의원은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영남대 공법학과를 나왔다. 2018년 지선에서 시의원에 당선됐으며, 현재 대구동화사 신도회 부회장과 대구동구 바르게살기협의회 산악회장, 팔공문화원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송대호 동구체육회장은 김천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영남대 경영행정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중공업 근무 경력이 있으며 법무부 법사랑 대구경북지역지구협의회장, 청소년 범죄예방위원 등을 지냈다. 우성진 대구시당 부위원장은 메가젠임플란트 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동서미래포럼 공동대표와 대구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장수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부산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3년 LG전자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22년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시정혁신단장으로 대구시에 합류해 정책혁신본부장과 경제부시장을 지냈다.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영천 출생으로 경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동구에서 5·6대 시의원을 지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 정무조정실장과 정무특보, 경제부시장을 역임했다. 차수환 대구시당 부위원장은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마쳤고, 경일대 ICT경영학부를 졸업했다. 2006년 이후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동구의원에 네 차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신효철(56) 대구시당 동구군위갑지역위원장, 이승천(63) 민주당 대구시당 동구군위을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정의당 소속 양희(62) 대구시당 동구위원장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신효철 민주당 동구군위갑지역위원장은 봉화 출신으로 2018년 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동구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35만 동구민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승천 민주당 동구군위을지역위원장은 청도 출신으로 계명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대구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 위원장은 “동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정책 조율에 중앙당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양희 정의당 동구위원장은 의성 출신으로 대구대 산업복지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운영위원장과 저지대 대책위 공동대표, 대구민간공항지키기본부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동구는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가장 많은 주자가 몰린 곳”이라며 “경선 단계부터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현직 구청장의 거취와 재판 결과가 선거 막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12

대구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 최대 40만원 지원

대구시가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인한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 지원사업’을 연중 시행한다. 대구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을 대상으로 납부한 보증료를 최대 40만 원까지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전세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증 가입을 유도해 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지원 대상은 대구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임차인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포함한 전 연령층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요건은 임차보증금 3억 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며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청년(19~39세) 연 5000만 원 이하, 청년 외 일반인 6000만 원 이하, 신혼부부 7500만 원 이하이다. 다만 외국인,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재외국민, 민간임대사업자 소유 임대주택 거주자, 법인 임차인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절차는 보증기관을 통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고 보증료를 납부한 뒤, 정부24 또는 HUG 안심전세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신청 후 약 한 달간의 심사를 거쳐 대상자로 선정되면 납부한 보증료가 본인 계좌로 지급된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게시된 ‘2026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사업 시행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사기와 역전세로부터 임차인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으로 실효성 있는 주택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022년 6월 청년 주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당 사업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으며, 이후 국토교통부 국비 지원이 더해지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12

달성 화원 미나리, 가락시장 첫 출하⋯하우스 영업 중단 시험대

대구 달성군 특산물 화원 미나리가 본격 출하와 함께 서울 가락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전국 유통의 물꼬를 텄다. 비닐하우스 내 음식점 영업이라는 오랜 관행을 정리하고, 정상적인 유통 체계로 전환한 첫 사례다. 이번 출하는 하우스 내 음식점 영업 중단 정책과 맞물려 추진됐다. 달성군은 반복되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초 합동 추진반을 구성하고, 단속 예고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병행했다. 40여 농가로 구성된 화원농협 미나리 작목반은 이달부터 가락시장에 출하를 시작했다. 군은 초기 물류비를 지원하고, 기존 박스 외에 4㎏ 박스와 200g 소포장도 지원해 수도권 소비성향에 맞췄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미나리 철인 지난 주말 화원읍 본리·명곡리 도로에는 ‘하우스 내 음식 시식 금지’ 현수막이 내걸렸고, 예년과 달리 외지 차량 발길은 눈에 띄게 줄고, 판매장 주차장은 한산했다. 반면 인근 미나리 음식점에는 차량이 몰리며 대조적인 풍경을 보였다. 본리리 한 농가는 “먹고 가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현장 판매는 하지만 사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농가들도 단속 부담 속 가락시장 출하와 현장 판매를 병행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일부는 인근에 식당을 임차해 영업을 이어가지만, 대부분은 중단 상태다. 가격 격차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장 판매는 800g 한 봉지에 1만3000원 정도지만, 가락시장 출하 가격은 훨씬 낮다. 작목반 관계자는 “판로는 열렸지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우려된다”며 “추가적인 대안이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달성군은 ‘참달성’ 쇼핑몰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등 온라인 유통도 병행하는 등, 농가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하우스 영업 중단 후 정착된 유통 구조가 현장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1-12

대머리, 남편을 고소한 이유

유전적 원인, 또는 남성 호르몬 영향 탓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진 사람의 이마선이 밀리거나 정수리가 드러나는 걸 지칭해 대머리라고 부른다. 이는 수많은 남성들의 고민거리다. 중년 이상은 물론, 20~30대 젊은 남성의 경우에도 “줄어드는 머리숱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탈모를 미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는 청년들이 있기에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 발언 이후 세간의 뜨거운 설왕설래도 있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탈모로 고민하고, 대머리가 가진 선입견 탓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비단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닌 모양. 그런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인도 언론에 보도돼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24년 결혼한 인도의 한 여성이 올해 초 남편과 시댁 가족 4명을 고소했다. 고소의 이유는 혼인 이야기가 오갈 때 신랑이 될 사람의 학력과 재산 규모, 외모를 속였다는 것. 그 가운데 ‘외모 속임수’로 지목된 것이 풍성한 머리칼을 가진 남성이 아닌 가발을 착용한 대머리였다는 것. 인간을 판단하는 기준에 ‘머리숱의 많고 적음’이 개입되는 건 불합리하고 부당하다. 그러나, 이건 당위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주위를 둘러보자. 인공적으로 머리카락을 심고, 빠진 머리칼이 다시 돋아난다는 광고에 고액의 약을 바르거나 복용하며 탈모 치료에 고심하는 지인들이 분명 존재한다. 대머리가 고소 사유까지 되는 세상을 뭐라고 해야 할까? 분명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1-12

작곡가와 그의 작품들 한 무대에서 집중 조명한다

2026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신년음악회부터 송년음악회까지, 고전과 낭만, 20세기 현대 음악으로 이어지는 교향악 레퍼토리의 흐름을 따라 음악적 여정을 펼친다. 한 작곡가의 주요 작품을 한 무대에서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의 해석 역량을 심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정기연주회를 축으로 기획· 교육프로그램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해 음악적 정체성과 공공 예술단체의 역할을 동시에 구현할 계획이다. 2026년의 시작은 1월 9일 ‘신년음악회’로 문을 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와 폴카,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등 친숙한 작품들로 새해의 활기를 더했다. 이어 1월 23일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단독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며, 2026년 시즌의 특징인 한 작곡가의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무대의 서막을 알린다. 2월 ‘제522회 정기연주회’(2월 13일)는 브람스가 주인공이다. 그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하고, ‘교향곡 제4번’을 통해 낭만주의 음악의 내적 긴장과 구조미를 탐구한다. 이어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하는 2·28민주운동 66주년 기념 ‘기억과 울림’(2월 27일)을 개최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베버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통해 시대를 반영한 음악과 인간적, 예술적 메시지를 되새긴다. 소프라노 이채영과 테너 최호업은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을 들려준다. 3월 ‘제523회 정기연주회’(3월 20일)는 생상스의 초기 작품인 ‘동양의 공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제2번’, ‘교향곡 제1번’으로 구성돼 프랑스 음악 특유의 매력을 선사한다. 피아니스트 알렉 쉬친이 협연한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대구시의 자매도시인 히로시마의 히로시마교향악단 현악 단원 4명이 객원 단원으로 참여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4월에는 프로코피예프의 ‘전쟁과 평화’ 서곡과 교향곡 제5번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서울예술의전당 ‘2026 교향악축제’(4월 10일)를 시작으로, 부산 낙동아트센터 초청 공연(4월 14일)과 ‘제524회 정기연주회’(4월 17일)까지 연이어 펼쳐진다. 프로코피예프의 두 작품을 서로 다른 무대에서 선보이며 공간과 음향의 차이를 연주에 반영해 작품 해석의 밀도와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첼리스트 홍승아가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협연한다. 5월 ‘제525회 정기연주회’(5월 22일)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으로 극적 서사와 관현악적 색채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대구시향이 2025년 새로 구비한 연주용 ‘처치벨’을 ‘환상 교향곡’ 무대에서 처음 사용해 사운드 정체성을 한층 확장할 예정이다. 6월 ‘영 아티스트 콘서트 : 제59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6월 12일)에서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청소년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미래 음악가로서의 가능성과 현재의 음악적 성취를 함께 보여준다. 이어지는 ‘제526회 정기연주회’(6월 19일)에서는 독일 작곡가 라이네케의 알라딘 서곡, 플루트 협주곡, 교향곡 제3번까지 고전적 형식미와 낭만적 서정을 정교한 하모니로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8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될 ‘제527회 정기연주회’(8월 7일)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과 ‘교향곡 제3번 영웅’으로 고전에서 낭만으로 향하는 음악사의 전환점을 짚는다. 이어 이틀간 열리는 ‘2026 대구국제음악페스티벌’(8월 27~28일)에서는 세계적 아티스트와의 협연으로 명 협주곡들을 만난다. 9월 ‘제528회 정기연주회’(9월 11일)와 서울 세종문화회관 초청 ‘누구나 클래식’(9월 15일)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한 작곡가의 솔직한 마음과 음악적 에너지를 만난다. 10월 16일에는 ‘제529회 정기연주회’가 열리고, 30일에는 ‘라이징 아티스트 콘서트 : 제25회 대학생 협주곡의 밤’을 통해 젊은 연주자들의 성장을 응원한다. 11월 ‘제530회 정기연주회’(11월 13일)에서는 파야의 발레 음악 ‘삼각모자’를 비롯한 색채감 짙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12월 ‘제531회 정기연주회’(12월 4일)에서는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과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을 연주해 화려한 음색과 리듬의 대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해의 끝은 ‘송년음악회’(12월 23일)로 장식하며, 시민과 함께 2026년의 음악적 여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향은 청소년이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언젠가 공연장을 다시 찾을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중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교실 음악회’를 통해 각 학급에서 클래식 음악을 직접 감상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흥미와 이해를 높인다. 고교특화형 문화예술프로그램 ‘D-Art로(路)’의 일환인 ‘스쿨 콘서트’에서는 쉽고 재밌는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청소년이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대구시향 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주하는 ‘DSO 체임버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된다. 백진현 대구시향 음악감독은 “2026년은 말러, 브람스, 프로코피예프,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등 각 시대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해석 역량을 점검하는 해”라며 “한 작곡가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집중적으로 연주하는 기획은 음악적 구조와 사유를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과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통해 공연장 안팎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대구시향의 연주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2

포항철강산단 생산·수출 동반 감소

포항철강산단이 국내외 경기 둔화와 수출 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생산과 수출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글로벌 철강 수요 위축, 중국발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지역 철강 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이사장 전익현)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산단 내 입주 업체는 265개사, 공장은 355개로 이 가운데 316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공장 가동률은 89.0% 수준이다. 올해 산단의 연간 생산 계획은 15조6003억원이다. 11월 당월 생산 실적은 1조1299억원으로 전월 대비 5.9%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4.1% 감소했다. 1~11월 누계 생산 실적은 12조6942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89% 수준이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줄었다. 공단측은 국내 주력 산업 침체와 건설 경기 부진, 수출 환경 악화가 생산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역시 감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연간 수출 계획은 34억5116만달러다. 11월 당월 수출 실적은 2억5649만달러로 전월 대비 28.0%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0.1% 늘었지만, 누계 기준으로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1~11월 누계 수출 실적은 28억6953만달러로 연간 계획 대비 91% 수준에 그쳤으며,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가격 경쟁 심화, 미국 보호무역 정책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산단 내 고용 인원은 1만3435명으로 전월 대비 1명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73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남성 근로자는 1만2661명, 여성 근로자는 774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글로벌 철강 수요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철강 산업 전반에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1-12

大入서 ‘묻지마 인서울’ 현상 줄어든다니 다행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지역대학과 서울지역 대학의 경쟁률 차이가 최근 5년 새 최저치로 좁혀졌다. 취업 한파와 주거비 부담 등이 맞물리며 ‘인(in)서울 간판’보다는 거주지에 가까운 대학을 택하는 실리형 수험생이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입 시즌마다 정원미달 사태로 생존 위기를 겪어온 지방대학으로선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종로학원이 11일 공개한 전국 190개 대학의 올해 정시 지원 현황분석에 따르면, 서울지역 40개 대학의 지원자는 전년보다 1% 감소한 19만2115명이었지만, 111개 지방대학 지원자는 21만337명으로 7.5% 늘었다. 지원자 수 증가율은 대구·경북권 대학이 13.0%로 가장 높았다. 지방 국립대 가운데서는 경북대가 6494명으로 부산대(7551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평균 경쟁률은 서울지역 대학이 6.01대 1, 지방대학이 5.61대 1로 집계됐다. 서울지역이 0.40대 1 높았지만, 이는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작은 격차다. 지방대학 경쟁률은 2022학년도 3.35대1, 2023학년도 3.6대1, 2024학년도 3.7대1, 2025학년도 4.2대1로 계속 상승 추세다. 특히 대구·경북권 15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6.43대 1로 서울지역 평균을 넘어섰다. 계명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9.99대 1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2026년 대입에서 ‘묻지마 인서울’ 현상이 사라진 것은 수험생들이 ‘실리형 선택‘을 한 결과로 보인다. 서울과 지방 모두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주거 비용 부담과 지역 내 취업 연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을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방 공기업과 공공기관, 주요 기업들이 지역 인재 선발 비중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앞으로 정부가 지방대 육성 정책과 지역 인재 채용 확대 정책을 강화할 경우, 지방대의 가치와 인식이 재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희망적이다.

2026-01-12

가슴 쓸어내린 의성 산불···경각심 되새겨야

지난해 3월 경북지역 북동부 5개 시군을 초토화했던 산불의 발화지인 경북 의성에서 또다시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공포감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주말인 10일 오후 3시 15분 의성군 의성읍 비봉리 해발 150m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헬기 14대와 소방관 수백 명이 동원돼 산불 진화에 나섰으나 초속 7m의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확산하면서 한때 큰 피해가 우려됐다. 당국도 인근 주민 300여 명을 마을회관과 체육관 등지로 긴급 피신 조치했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도 “바람이 너무 강해 불씨가 사방으로 튀고 있다”고 말해 지난해 경북 화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다행히 불은 저녁부터 몰아친 눈보라 덕분에 확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화재가 난지 3시간 30분쯤 지나서야 주불을 진화하고, 뒷불 감시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안동시 등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으로 확산하면서 역대 최악의 피해를 냈다. 3만6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서울 면적의 절반가량이 잿더미로 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총 피해액을 1조505억원이라고 밝혔다. 산불은 당국의 예방 활동과 노력에도 좀처럼 줄지 않는다. 특히 기후변화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대형화하고 있다. 주민들의 경각심이 산불 예방에는 최상책이다. 산불은 생태계와 산림훼손 피해만 가져올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특히 건조기인 3월부터 5월까지는 전체 산불의 60%가 집중 발생하는 시기다. 지금부터 산불 예방에 대한 행정당국의 지도와 계몽이 보다 적극으로 이뤄져야 한다. 산불 발생의 원인도 입산자 실화나 쓰레기 소각 등과 같은 인위적 부주의가 절반을 넘는다. 산불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경북 북동부의 산불로 아직도 많은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의성 산불의 악몽을 기억하며 산불 예방에 대한 범국가적 경각심이 필요하다.

2026-01-12

김민기의 노래굿 ‘공장의 불빛’

1월 10일 토요일 아침부터 문학 공부하는 이들이 모였다. 해질 무렵까지 계속된 학술발표, 주제는 ‘1980년대 문학을 되돌아본다’였다. 뜨거운 젊음을 바쳐 이제는 연구 대상이 된 1950년대 전반기 출생의 문학인들, 그들의 성명을 열거해 본다. ‘공장의 불빛’(1979)의 김민기(1951~2024),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문학과지성사, 1983)의 황지우 (1952~), 희곡작품들과 소설 ‘잠과 늪’(실천문학사, 1987)의 최인석(1953~), ‘황색 예수전’(실천문학사, 1983)의 김정환(1954~),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1990)의 김영현(1955~2025), ‘시와 경제’와 ‘노동해방문학’의 김사인(1956~), ‘민주주의 민족문학론과 자기 비판’(연구사, 1989)의 조정환((1956~) 등. 이들은 문학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 묻고 찾은 순례꾼들이었다. 그 1980년대에는 서로 다른 의미를 함축한 여러 ‘민중’들이 혼거하고 있었다. 류영모와 함석헌의 ‘씨알’ 민중, 장일순과 김지하의 생명적·중생적 민중, 신경림과 박태순의 대지와 공동체의 민중, 백낙청과 채광석의 계급연합 범주로서의 민중 같은 것들이다. 김민기는 이 가운데 김지하의 생명사상에 접속해 있었다. 그는 김지하의 치열함에 매료되었고, 희곡 ‘금관의 예수’에 노래를 붙였다. 1970년대 말 여공들의 처절한 싸움을 담은 ‘공장의 불빛’을 ‘노래굿’이라 한 것은 김지하가 개척한 ‘마당굿’ 양식에 통하는 것이었다. ‘공장의 불빛’이 어떤 이상이나 염원을 그린 것인가는 ‘굿’이 무엇인가로부터 해석되어야 한다. 김지하가 1970년대 초에 쓴 ‘진오귀굿’은 특히 황해도 진혼 굿의 명칭이다. 이 진오귀굿은 망자를 하늘로 보내는 천도굿이다. 무당은 망자의 혼을 불러내고 공수를 받아 망자의 삶에 어려 있던 한을 풀어준다. 망자는 이 해원이 있어서야 편히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 ‘공장의 불빛’에 담긴 사연들과 민요와 김민기의 창작곡들은 ‘무당’ 김민기가 불러낸, 싸움에 패배한, 즉 죽음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 여공들(노동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해원의, 씻김의 굿과도 같다. 그렇게 해서 생존의 문제를 안고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했던 그네들은 재생과 부활을 기약할 수 있다. ‘공장의 불빛’은 생명적 민중의 해원 굿이고, 이 생명의 회복을 염원한다. 김민기와 그의 선배 김지하가 지향한 생명적 민중의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의 지식계ㆍ문학계는 계급연합적인 개념의 민중 쪽으로 급격히 경사되었다. 생명적 민중은 그 내부를 분할하고 고정시키는 계급 범주들을 첨예하게 내세우지 않는다. 반면에 민중을 계급 연합으로 보고 여기서 노동자의 전위성을 내세는 방향은 억압받는 자의 독재를 정당화 한다. 2026년의 시점에서 되돌아 보는 1980년대 문학은 오늘의 격렬한 정체성주의를 성찰해 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다. 김민기와 김지하의 생명적 민중은 일하는 이들을 큰 하나로 포괄하는 풍요로운 개념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돌아가 의지할 수 있는 고향과도 같이 따사로워 보인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국문과

2026-01-12

종이 내음

어린 시절, 새 책 내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잠잘 때도 껴안고 잠들었었다. 나에게는 몇 가지 냄새의 화석이 있다. 새 책,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보리밭, 해 그늘지는 늦여름의 논둑 길. 이 아이들이 ‘화석의 근거지’다. 프로스트가 홍차에 찍어 먹은 마들렌 향기의 추억처럼. 새 책의 종이가 나에게 선물한 ‘내음의 기억들’은 언제나 뜻밖의 경로로 나에게 들어왔다. 그렇다. 기억은 언제나 뜻밖의 경로로 들어오는 것이다. 기억은 스스로 길을 선택한다. 새 책을 펼칠 때 코끝을 스치는 종이 내음처럼 아주 사소한 감각의 틈을 타서 들어오는 것이다. 냄새는 과거를 설명하지 않지만, 대신 과거를 통째로 데리고 온다. 설명 이전의 시간, 해석 이전의 삶이 코를 거쳐 한순간 현재로 쏟아져 들어와 나의 현재를 흔든다. 과거에 대한 설명은 생략된 채, 현재의 나를 한순간에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지금도 새 책을 펼칠 때면, 글보다는 종이 내음이 먼저 나에게 말을 건다. 그 냄새는 비슷하지만, 매번 다른 시간을 불러온다. 조그만 시골집 툇마루, 학교 도서관, 비 오는 날 카페 창가, 그때의 공기, 마음의 온도, 사유의 감촉 같은 것들이다. 그런 내음들은 설명된 적이 없다. 그저 스쳐 지나갔다. 그때마다, 내가 살아왔고, 살고 있음을 느낄 뿐이다. 새 책의 종이 내음이 유난히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 책을 펼칠 때, 종이 내음을 먼저 나의 심연으로 초대한다. 내 몸속 내음의 화석을 깨우기 위해서다. 코끝을 지나 폐부에 깊이 스며들어 나를 깨우기 전까지는, 책의 저자는 아직 책의 밖에 있다. 내음의 화석이 깨어나면, 읽게 될 가능성의 설렘과 지나가 버린 시간의 그리움이 동시에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서점에서 방금 사서 가지고 온 책이나 택배 상자를 열어 처음 손에 쥔 책을 펼칠 때, 아직 한 줄도 읽지 않았음에도 ‘성스러운 종이 내음의 영접’이라는 멋진 통과의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새 책 종이 내음은 마치 오래된 내면의 서가를 조용히 열어젖히는 열쇠와 같다. 첫 장의 내음이 스치는 순간, 시간은 사유의 강물이 되어 거슬러 흐르고, 잊혔던 순간들이 은은한 향기와 함께 다시 태어나 우리 존재의 근원을 깨우게 되는 것이다. 전자책은 이러한 통과의례가 없다. 종이는 사라지고 글만 남은 세계. 더 이상 후각이라는 감각이 작동하지 않는 곳. 냄새라는 기억을 통해 더 이상 과거의 어떤 것도 소환하지 않는 푸른 피 종족이 전자책이다. 종이책은 종이의 내음만으로 나의 생명을, 나의 영혼을 일깨워준다. 봄날 아지랑이 피는 들녘 초록의 내음처럼,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 아래 자라는 벼의 뿌리에 정화된 논물의 내음처럼. 그렇다. 독서는 종이의 내음과 함께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멋지고, 아름답고, 생명 가득한 기억들을 떠올리고 싶다면, 향기를 맡을 일이다. 책을 들고, 봄날 초록의 언덕길을, 여름의 숲길을 걸어가면 될 일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봄의 풀과 여름의 나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아도, 대지의 여신은 오직 향기만으로 그대가 살아 있음을 노래해 줄 테니. /공봉학 변호사

2026-01-12

일용할 양식 거울

2026년 새해 첫날, 성당 미사에 다녀 왔다. 해마다 그래왔지만, 새 한해를 출발하는 미사는 언제나 삶의 길을 비추는 등불 같다. 사람 세상살이는 보이는 것만 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끈으로 하늘과 이어져야 한다는 진리를 새로 일깨우는 마당이 미사이니까. 앞만 보며 고해(苦海)인 세상을 살다가 미사 참례하면, 느슨해진 하늘 끈을 스스로 다시 죈다. 오늘 미사엔 노래 ‘주님의 기도’를 바쳤다. 기도에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란 부분이 더 가슴을 찔렀다. 평소에도 자주 마음에 와닿았지만, 지금 우리나라와 지구촌이 겪고 있는 정치, 경제, 국제관계, 전쟁 상황 등등 때문이리라.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촌의 일용할 양식마저 인간이 없애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노래 기도와 맞닿은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일용할 양식이 예수님이 한 말 원문에서도 같을까’하는 의문은 예전부터 가졌었다. 아람어와 그리스어, 라틴어도 모르는 나는, 우리말로 번역된 성경의 ‘일용할 양식’을 생태적 입장에서 이해했다. 즉, ‘지구촌 자원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이 고루 나누어 살아야 한다’는 대전제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은 살기 위해 지구 행성에 태어났을 테니까 그렇다. 나이 들어가면서 시나브로 생명은 물론, 사물 하나하나가 지구촌공동체의 일원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인공지능 챗GPT에 “예수가 가르친 주님의 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으로 번역된 신약성경 아람어 원문의 뜻을 설명해 주세요.”하고 물었다. 친절하게도 아람어 원문과 각 단어의 뜻, 원문의 ‘필요/생존/생명의 양식’이라는 다중 의미 해석까지 소개하며 결론을 내려주었다, 즉, 예수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채워달라’는 단순한 욕구 표현이 아니라,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 의존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신앙의 표현’이라고···. 한국어 번역 성경 문장에서 내가 알아들었던 뜻과 인공지능이 찾은 아람어 원문의 뜻은 같았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가르친 기도를 통해, 온 인류에게 하루하루 살기 위한 최소한의 자원만 써야 한다는 마음 거울을 제시했다. ‘일용할 양식 거울’이다. 나와 우리 집의 소비생활을 거울에 비춰본다. 의식주는 물론, 소비생활에 아직 줄여야 할 구석이 많다. 겨울철 집 온도를 18℃로 산다는 S 교수의 수필이 떠오른다. 일용할 양식 거울로 우리 사회와 지구촌을 비춰보면 어떨까. 인류는 유사 이래, 가진 층의 과소비로 못 가진 이들이 고통당하고 죽어 나가도 여태 그대로다. 가축이 ‘애완’을 거쳐 ‘반려’를 꿰찼는데, 많은 사람은 가축보다 못한 삶을 아직 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4년이나 끝나지 않고, 하루 다르게 지구촌 곳곳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런 현상들은, 우리가 ‘일용할 양식의 마음’을 저버렸기 때문일 터.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그 누구라도 일용할 양식의 거울을 들여다볼 일이다. 그리하여 국가 간, 지역 간, 사람 간에 자원과 용품을 일용할 만큼만 나누어 써야 하지 않겠는가. /강길수 수필가

2026-01-12

[2026년 6·3 구미시장 선거 누가 뛰나]

구미는 한국산업화를 이끈 우리나라 국가산업단지의 주요 거점이자 박정희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의 성지(聖地)로, 보수 색채가 짙은 지역이다. 그러나 구미는 또 대구·경북 이외 타지역 출신이 비교적 많고 젊은 층 인구 비중 또한 상대적으로 높아 경북도내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기도 하다. 그간 경북도내 역대 기초지자체 선거에서는 국민의 힘 소속이나 같은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대부분 시장·군수로 선출됐다. 그러나 구미에서는 지난 2018년 민선 7기 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구미가 보수성향의 TK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진보 성향의 지지세 또한 만만치 않고 선거 변수에 따라 판세가 뒤집힐 수 있는 선거구임을 입증한 것이다. 국민의 힘 지지기반이 전통적으로 강한 경북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한 이력을 가진 구미는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거 6개월 앞둔 1월 현재 구미시장 선거는 국민의 힘의 경우 김장호 현 시장을 제외하곤 출마의사를 밝힌 인물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게다가 김 시장의 시정운영 능력에 대한 평가 역시 긍정적이고 시민들의 지지세 또한 굳건해 당내 무경선 선거등판 전망까지 점쳐지고 있다. 김 시장은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클러스터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수십조 원의 투자가 이뤄질 전국 최대 규모의 최첨단 AI데이터센터 건립 계획 등 민선 8기 시장 재임 중 투자 유치 규모가 8조2000여 억원에 이를 만큼 구미 경제산업 혁신에 공을 들여왔다. 또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유치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와 구미라면 축제 등을 전국적으로 주목을 끄는 행사로 발전시켰다. 이밖에 대구·경북신공항 시대를 앞두고 구미 ~ 군위간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이끈데 이어 국가산업단지 밀집도시로서 문화선도산단과 탄소중립산단을 유치하고 상생형 구미 일자리 확대에도 행정전문가 출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김 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규 제조공장의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한때 위기를 겪었던 구미 산업 생태계가 국책사업 유치와 대기업·중소기업의 구미 투자확대로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며 “고향인 구미를 경제활력과 젊은 문화가 더욱 충만한 도시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 힘 관계자는 “ 공천심사에서 김장호 시장을 대적할 만한 뚜렷한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시민들의 지지율 또한 견고한 현재 분위기가 계속 유지된다면 김 시장의 무경선 후보 선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접수하고 있으나 인물난 속에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시장 잠재 후보로 거론됐던 김재우 구미시의회 문화환경위원장은 2일 “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라며 시장출마 소문을 부인했다. 민주당 내에서 구미시장 출마 입장을 공식 표명한 후보는 1월 현재 4차례 국회의원선거 출마 이력이 있는 경북 구미 갑 김철호 지역위원장뿐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호남을 독식하고, TK지역은 국민의 힘 소속만 선출되는 왜곡된 지역편중 정치구도를 타파하고 싶다 “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계엄 사태 등으로 국민의 힘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는 만큼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게 유리한 판세”라며 △대경선내 KTX 구미산단·약목역 신설 △ 국가산단 기업·기술지원 강화 등 준비공약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의 권 모 씨와 친민주당 성향의 구미지역 기업인 출신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민주당 불모지역인 경북에서 유일하게 단체장에 당선됐던 장세용 전 구미시장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장 전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에 대해 “직접 신청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내심 전략공천을 통한 후보 추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 전 시장은 1일 “현 김장호 시장의 반도체 등 IT 투자 유치 실적과 구미지역 인프라 확대 등은 전임시장인 자신이 조건과 토양을 마련해 준 덕분”이라며 선거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미묘한 발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구미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경쟁력이 있는 확실한 후보가 출마를 강행한다면 굳이 장 전 시장 본인이 출마할 이유가 없으나 인물 부재 속에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통해 장 전 시장의 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요청한다면 거부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불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역내 인지도를 가진 참신한 인물이 나서지 않고는 현역프리미엄이 있는 현 김장호 시장과 맞대결할 경우 참패가 뻔하다며 "구시대 낡은 인물이 아닌 새 인물 위주의 전략공천이 더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구미시장 후보에 민주당 내 인물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개혁신당 경북도당은 선거를 앞두고 임시비대위 체제를 구성하고 후보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후보들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개혁신당은 구미시장 후보에 대해 중앙공관위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개혁신당 경북도당은 젊은 층 인구비중이 높고 중도 표심이 산재한 구미 시장 선거에서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 양강구도를 깨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정치신인 후보의 출마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진보당 등 진보혁신정당간 연대와 민주노총소속 노조 세력을 기반으로 한 진보성향 후보추대 가능성과 무소속 후보 등판 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선거 판세에는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당 관계자들은 김장호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 효과와 친보수 성향 단체들의 탄탄한 조직력, 보수우위의 정치성향을 가진 지역기반 등을 더불어민주당 등 상대 후보들이 얼마나 잠식할지 또는 뒤집을 수 있을지 여부가 이번 구미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지방선거는 예상밖으로 높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지지율, 민주당의 독선적 정치운영 행태와 부패스캔들, 통일교 사건, 정치인들의 갑질행태 등 각 정치 이슈에 따라 선거표심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외연확장보다는 내부 결속에 중점을 두었던 장동혁 당대표의 선거전략 실책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국민의 힘에 대한 심판 여론이 내란재판 진행에 따라 확대될 경우 구미는 경북도내 선거구중 정치지형 판도가 가장 쉽게 흔들릴 지역이기도 하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6-01-12

[르포] 비행기 뜨면 멈추는 삶···포항 군 소음 피해 현장의 절규

포항은 포항비행장(K3), 해상 사격장, 육상 사격장 등 군 소음 밀집 지역이다. 동해면 도구1·2리, 흥해읍 칠포1리, 장기면 수성·산서 일대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들 마을들은 수십 여 년 동안 군사훈련과 항공기 운항에 따른 소음과 진동을 견뎌왔다. 소음은 주거 환경 붕괴와 재산권 침해, 생계 위협, 인구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군 소음 현장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주민들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동해면 도구1리는 포항비행장(K3)과 예비군 훈련장에 둘러싸였다. 항공기와 헬기가 저공비행을 반복하고, 사격과 훈련도 계속된다. 포항비행장이 확장되면서 마을과는 거리가 더 가까워졌고, 소음 피해도 심해졌다. 조영래(57) 이장은 “지금 집을 지을 수 있는 땅도 평당 50만 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소음과 군사시설 인접 지역이라는 이유로 일대 부동산 값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급매물이라는 형식으로도 땅이 팔리기만 하면 처분하고 이곳을 떠나기가 일쑤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도구1리 토지는 외지인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더욱이 이 마을은 지금 불꺼진 창처럼 을씨년스럽다. 주민의 절대 다수가 70~90대이고, 젊은 세대는 찾기조차 없다. 마을에는 슈퍼마켓이 없고 병원은 멀다. 빈집만 늘어난다. 조 이장은 “집을 보러 왔다가 항공기 소리 들으면 바로 돌아간다”라면서 “군부대 때문에 생활·교육·교통 여건이 와르르 무너졌다”며 혀를 찼다. 도구2리에서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마다 건물 위를 스치듯 지나고, 4~5층 높이의 주택에서는 비행기 동체가 눈앞을 가로지른다. 컴퓨터 작업 중 비행기가 지나가면 전원이 꺼질 정도이고, TV를 보는 중에도 화면이 끊길 때가 많다. 서정순씨(72)는 “여름에는 문을 열어놓고 자야 하는데 바로 옆에서 비행기가 날아간다. 사람이 미쳐버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숙씨(77)는 “포항지진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드르륵’ 소리만 나도 벌써 놀란다”며 “작은 진동에도 매우 놀라게 된다”고 호소했다. 소음은 주거 환경 자체도 흔든다. 비행기 이착륙 때마다 발생하는 진동으로 집 전체가 흔들리고, 창틀과 벽에는 자주 금이 간다. 도구2리 일대 주택은 대부분 70~80년 된 노후 주택으로 지진 이후 생긴 균열이 비행기 진동으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칠포해상사격장과 가까운 칠포1리. 이 곳은 사격이 시작되면 해경과 군 보트가 어항 출입을 통제한다. 어민 정정수씨(74)는 “사격하는 날은 해경이 와서 나가는 길을 막아버려 꼼짝없이 조업을 못 한다”며 “오도리나 청진리 쪽은 멀리 돌아서 작업 할 수 있는데, 칠포리는 유일하게 완전히 막힌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을 어민들은 사격 예고가 떨어지면 하루 벌이를 포기해야 하는구나라며 체념하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됐다. 사격일을 전후 해 태풍 주의보 등 기상 악화가 겹치면 며칠씩 조업을 못 하는 때도 있다. 이럴 경우면 바다에 깔아 둔 그물을 관리하지 못해 통째 어구 등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김덕출씨(72)는 “사격하는 날은 밖에 나가기도 무섭다”며 “유탄이 떨어진 적도 있었고, 갑자기 총소리가 나면 애들도 어른들도 놀란다”고 했다. 글·사진/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1-12

177억 들인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낮잠’···GMP 허가 ‘불발’

2022년 4월부터 2년간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내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이하 센터)에 입주했던 (주)바이오앱은 포항테크노파크(포항TP)로 옮겨 식물세포 재배 기반의 동물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식물에서 나오는 항원단백질을 재조합해 돼지열병 백신 ‘허바백’ 생산에 성공했다. 177억 원을 들여 식물을 이용한 동물백신 생산을 위해 동물용 백신생산시설(KvGMP), 식물공장, 동무효능평가시설 등을 갖춘 센터에서 허바백 대량 생산을 계획한 바이오앱은 2023년 12월 허바백 TM 돼지열병 마커 백신에 관한 기술을 이전하기로 포항TP와 계약을 맺었다. 식물 플랫폼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동물백신 뿐만 아니라 면역진단용 항원과 차세대 동물용 치료제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초기 공정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인 센터 자체가 매우 중요한 기회였다. 센터를 위탁운영 하는 포항TP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GMP) 허가를 받기 위해 컨설팅 용역과 주요 시설·장비 검·교정, 밸리데이션(특정한 공정, 방법, 기계 설비 또는 시스템이 미리 설정된 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문서로 만드는 일)을 진행한 뒤 지난해 1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의약품 KvGMP 제조업 허가 및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농립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3월 제출서류 검토 반려 의견을 회신했다. 새로운 품목(신약)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 독성과 약리작용에 관한 자료 등을 제출하라는 이유에서다. 포항TP는 보완 조치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는 GMP 허가를 꼭 받아내겠다는 계획이지만, 2022년 3월 문을 연 177억 원짜리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의 애초 목적 실현과 제 역할 수행이 더뎌지는 셈이다. 특히 입주 기업과 다른 지역 그린백신 활용 동물의약품 개발 업체들이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를 활용할 수 있는 폭도 좁아졌다. 손은주 바이오앱 대표는 “GMP 인증이 지연되면서 돼지열병 백신 후속 파이프라인과 신규 식물 기반 동물의약품의 실증·시제품 생산 일정이 일부 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포항TP가 명확한 전략과 단계별 활용 로드맵을 제시하고, 기업과 더 긴밀히 협력해 센터가 실제 산업 성과로 이어지는 공공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MP 허가 절차는 ‘전 임상시험’에 6개월, ‘임상시험’에는 1년 6개월이 걸리고, 제조업 허가와 품목 허가에는 각각 10일과 6개월이 걸린다.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동물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로 공식 인정하는 행정처분인 시설 허가도 필요하다. 배기범 포항TP 그린백신품질관리팀장은 “GMP 허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정현정 포항시 바이오미래산업과장은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GMP 허가를 꼭 받아내서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설립·운영 목적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1-12

역대 최대 1150t 중국산 농산물 불법 수입 적발

중국산 농산물 1150t을 불법 수입한 조직이 적발됐다. 검역을 받지 않은 건조 농산물은 물론 수입이 금지된 사과묘목과 생과실까지 대량 반입한 것으로 드러나 역대 최대 규모 불법 수입 사건으로 기록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약 13개월간 인천항을 통해 중국산 건대추, 생땅콩, 건고추 등 미검역 농산물과 수입이 금지된 생과실, 사과묘목 등 총 1150t을 불법 수입한 일당 12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범칙시가는 158억원에 달한다. 검역본부는 중간 수입책 3명과 실제 수입자 9명 등 12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은 이달 중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조직적인 밀수 방식이 동원된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피의자들은 중국 수출업자와 공모해 농산물을 반려동물 물품으로 위장해 수입하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사용했다. 세관에는 반려동물 용품만 수입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한 뒤 실제로는 농산물을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역본부 광역수사팀은 지난해 1월 김포시 소재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중국산 건조 농산물 33t을 적발했고, 압수한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분석해 1년간 컨테이너 월평균 10대 분량, 총 1100여 t에 달하는 범죄물품을 추가 특정했다. 특히 적발된 물품 가운데 중국산 사과묘목과 생과실은 국내 사과·배 과수원에 큰 피해를 주는 과수화상병의 기주식물로, 국내 반입이 엄격히 금지된 검역 대상 품목이다. 건고추와 건대추 등 건조 농산물 역시 외래 병해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검역 절차 없이는 수입과 유통이 불가능하다. 검역을 받지 않고 농산물을 불법 수입할 경우 식물방역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장에서 압수한 건조 농산물 33t은 기존 소각 방식 대신 친환경 퇴비화 방식으로 처리됐다. 검역본부는 이를 통해 환경 보호는 물론 소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으며, 생산된 퇴비 300t(약 1억7000만원 상당)을 인근 농가에 무상 공급해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했다. 검역본부는 조직범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광역수사팀을 신설하고 전담 수사관 6명을 배치해 12월까지 63건을 형사 입건, 이 중 34건(47명)을 송치하는 성과를 냈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과 묘목, 생과실류의 무분별한 반입은 외래 병해충 유입과 농림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며 “조직적인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기 위해 수사 전담 조직과 인력을 지속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1-12

대구보건대, WFUNA와 UN SDGs 아이디어톤 포 바이오헬스케어 솔루션 캠프 개최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는 유엔협회세계연맹 서울사무국(WFUNA)과 공동으로 ‘UN SDGs 아이디어톤 바이오헬스케어 솔루션 캠프’를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교내와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유엔이 제시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가운데 SDG 3인 ‘건강과 웰빙’을 주제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세계 대학생들이 국적과 전공의 경계를 넘어 팀을 구성해 문제 정의부터 해결 방안 도출까지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는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국내에서는 대구보건대 23명을 비롯해 대전보건대 3명, 강원대 1명, 명지대 1명 등 총 28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여기에 대구보건대 자매결연 해외 대학 학생들과 WFUNA가 선발한 해외 학생 33명이 합류해, 총 61명의 국내·외 대학생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서울대, 차의과대 등 국내 대학 재학생으로 구성된 퍼실리테이터 11명과 함께 팀을 이뤄 SDG 3 분야의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이번 행사에는 학생과 운영 인력을 포함해 총 96명이 참여했다. 18개국 27개 대학에서 모인 대학생 61명을 중심으로 퍼실리테이터 11명, 자원봉사 학생 5명이 함께했으며, 유엔협회세계연맹 서울사무국 관계자 5명과 대구보건대 창업교육센터 관계자 4명이 프로그램 운영을 맡았다. 개회식에는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을 비롯해 이재달 대구시 대학정책국 대학정책과장, 박채영 대학정책팀장, 최정건 대구테크노파크 RISE사업본부장, 김용재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서울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SDGs 툴킷 워크숍을 시작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전문가 강연과 팀 멘토링을 거쳐 실제 적용 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최종 발표와 시상식으로 이어진 일정은 국제적 시각에서 현실 문제를 분석하고 협업을 통해 해법을 구체화하는 실천 중심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번 캠프는 대구보건대학교의 글로컬대학30 사업과 창업교육혁신선도대학(SCOUT) 사업의 협업 프로그램으로 추진됐으며, RISE 사업과 연계한 ‘WFUNA와 함께하는 로컬크리에이터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대구 지역의 로컬 산업과 창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글로벌 의제와 지역 문제를 연결하는 학습 경험을 쌓았다. 남성희 총장은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으로서 지역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컬 대학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왔다”며 “이번 아이디어톤은 전 세계 청년들이 SDG 3 ‘건강과 웰빙’이라는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12

리튬만 보던 배터리 설계, ‘음이온’으로 판을 바꾸다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성능의 ‘주연’으로 여겨졌던 리튬 양이온 중심 설계를 넘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음이온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포항공과대학교는 화학과 박수진 교수·김성호 박사 연구팀이 음이온과 불소화 에테르계 희석제의 상호작용을 제어해 듀얼 이온배터리(DIB·Dual Ion Battery)용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강대·서울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리튬 양이온이 성능을 좌우해 왔다. 그러나 DIB에서는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음이온이 양극 흑연 층 사이로 들어가며 두 이온의 동시 이동이 에너지 저장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음이온의 이동 방식이 성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연구팀은 전해액 내부에서 음이온과 희석제가 어떻게 결합·이탈하는지에 주목했다. 컴퓨터 모사와 핵자기공명(NMR) 분석 결과 음이온은 주 용매보다 희석제와 더 강하게 상호작용하지만 오래 붙어 있지 않고 짧게 결합했다가 곧바로 떨어지는 ‘순간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느슨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네트워크는 음이온 이동 저항을 낮추고 전극 표면에서 용매 분리 과정을 빠르게 하며 흑연 층 사이 삽입에 필요한 구조 조정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 전해액을 적용한 배터리는 매우 높은 전류 조건에서 수천 회 충·방전을 반복해도 용량을 유지했고 0℃ 부근의 저온부터 60℃ 고온까지 폭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전극 표면에는 얇고 균일한 보호막이 형성돼 입자 균열과 저항 증가를 억제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용 동전형 전지를 넘어 전기차용과 유사한 파우치형 전지에서도 같은 경향을 확인해 실용화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박수진 교수는 “초고속 충전과 장수명, 넓은 온도 범위를 동시에 만족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기반이 될 분자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향후 다양한 에너지 저장 기술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12

대구테크노파크, 물산업 기술개발 기업에 최대 1억 원 지원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는 대구시와 함께 지역 물산업 활성화와 물기업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2026년 물산업 구매연계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할 지역 기업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선정된 기업에는 연간 최대 1억 원 이내의 기술개발 자금이 지원된다. 이번 사업은 물기업이 단순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수요처와 협업해 실증과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구매연계형 기술개발(R&D) 사업이다. 대구TP는 현장 적용 가능성이 높고 사업화 가능성이 큰 과제를 중심으로 선별 지원할 방침이다. 모집 대상은 대구에 소재한 물산업 관련 기업 또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예정) 기업이다. 특히 △수요처의 자발적 구매협약 동의서를 확보한 기업 △환경 신기술 인증 등을 획득한 기업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대구시는 2018년부터 본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기술개발 성과가 실증·인증·조달·시장 진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화 중심의 지원 체계를 강화해 왔다. 2025년 참여 기업들은 하·폐수 처리, 정수·정수기기, 관로 유지관리, 수자원 설비 예지보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수요 기반 기술개발을 추진해 약 12억 원의 사업화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약 4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대표 사례로 하·폐수 원수 실시간 수질 감시용 여과장치와 측정 시스템을 개발한 에이티티(주)는 특허 2건 출원과 신기술 인증을 획득해 향후 공공 조달시장 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김한식 대구TP 원장은 “2026년에는 단기 과제를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실증, 사업화 성과를 보다 신속하게 창출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지역 물산업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업 신청은 2월 3일까지 우편 또는 방문 접수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대구TP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12

대구공동관, CES 2026서 10년 성과 입증

대구시가 세계 최대 IT·기술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서 지난 10년간 축적해 온 지역 산업의 성과를 입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구시는 지난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참가해,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지역 혁신기업 14개사가 참여한 ‘대구공동관(Daegu X-Tech Pavilion)’을 운영했다. 이 관은 10년간의 성과를 집약한 ‘아카이빙 존’과 대구시 5대 신산업을 선보이는 ‘산업 존’으로 구성돼 대구 산업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전시를 앞두고 대구 지역 기업 3곳이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파미티는 레이더 기반 3차원 행동 인식 시스템 ‘FIRA Pose’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헬스 2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인더텍은 인공지능 ADHD 디지털 치료제 ‘EYAS FOCUS’로 디지털 헬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일만백만은 AI 기반 엔터프라이즈 비디오 플랫폼 ‘Gen&Edit’로 인공지능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는 대구 기업들의 기술력과 사업성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시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글로벌 협력 성과도 이어졌다. 대구공동관 참가기업 ㈜유엔디는 글로벌 산업기술 기업 한국지멘스와 로봇·자동화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유엔디의 로봇 자동화 하드웨어 기술과 한국지멘스의 산업 자동화·디지털 전환·스마트 제조 솔루션을 결합해 글로벌 제조 현장에 적용 가능한 고정밀 자동화 솔루션을 공동 발굴·검증할 계획이다. ㈜파미티는 CES 2026을 계기로 의료·돌봄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냈다. 서울특별시 한의사협회와 협약을 체결해 한방병원 실증을 추진하고, 융합의약기술산업협회와는 요양병원 중심의 돌봄 환경 실증에 나선다. 이를 통해 비접촉 생체·행동 모니터링 기술의 현장 적용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CES 2026에서 대구공동관 참가기업 14개사는 총 1673건의 상담을 통해 상담액 5937만달러, 현장 계약액 42만 800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유엔디는 미국 자동차 OEM 제조사와 3만달러, 미국 카멜레온 로보틱스와 2만 5000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파미티는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와 25만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글로벌 보안기업 세콤과는 10만달러 규모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쓰리에이치는 체험존 운영을 통해 샘플 판매와 오더 발주로 2만 3800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정의관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CES 2026은 대구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창출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연계 지원과 글로벌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