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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행을 바라는 건 아닌지

9월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작업자들이 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를 옮기려다 화재가 발생한 화재로 전산 시스템이 마비되었고, 아직 완전한 복구는 되지 않았다. 비상시 대체할 시스템도 없으며 행정 기록이 영구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개인 컴퓨터에 없는 파일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10월 17일 자로 보건복지부 장기조직혈액통합관리시스템을 복구했다. 정상 운영을 시작한 보건복지부의 장기조직혈액통합관리시스템은 장기이식 순번과 대기자 정보를 관리하는 행정 플랫폼이다. 이 전산망이 마비되자 병원과 환자들은 혼선이 빚어졌다. 시각을 다투는 환자와 가족들은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피해가 어디 이것뿐일까. 17일 현재 1등급 복구율은 40개 중 31개 복구로 77.5%, 2등급 복구율은 68개 중 41개 복구로 60.3%, 3등급은 261개 중 138개 복구로 52.9%, 4등급은 340개 중 130개 복구로 38.2%의 복구율을 나타낸다. 정부는 1·2등급 시스템을 이달 말까지, 모든 시스템을 연말까지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주요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합 운영·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정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총괄한다. 대전을 비롯하여 광주와 대구 3곳에서 전산 시스템을 나누어 운영한다. 대전 본원은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을 관리하는데, 화재로 정부24를 비롯한 647개 시스템이 중단됐다. 같은 시스템을 다른 곳에 두는 쌍둥이 서버가 아니라 서버 전환도 어려운 실정이다. 스마트 정부를 내세우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정부의 데이터 관리는 참혹하다. 백업 시스템 구축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하드웨어 보강과 안전 점검도 소홀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율은 45% 수준으로 85%의 세계 평균에도 크게 뒤진다. 정부 부처별로 국가 통계를 관리하며 부처 간 협조 부족으로 자료의 연계와 활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 업무망이 3년간이나 해킹을 당해도 몰랐으며, 어떤 자료가 유출되었는지도 모른다. 국정원이 17일 발표한 내용은 해커 조직이 다양한 경로로 행정전자서명(GPKI) 인증서 및 비밀번호를 확보하고, 2022년 9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행안부의 정부원격근무시스템을 거쳐 온나라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보았다는 것이다. KT는 해킹으로 무단 소액 결제가 장기간 이어져 왔으며, 롯데카드의 해킹 피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22년 SK C&C 판교 캠퍼스 화재로 서버 작동에 필요한 전원 공급이 끊겨 카카오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이번 화재로 이를 나무라던 정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금융 및 통신 분야 보안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데이터 관리와 해킹에 대비한 인력을 양성하고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 안전한 자료와 관리와 조선시대의 4대 사고처럼 만약의 경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안이한 생각으로 요행을 바라며 살아가는 건 아닌지 주위를 돌아볼 일이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철저히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

2025-10-20

동양대 동두천캠퍼스에서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활성화 현장 간담회’ 개최

경기도와 동두천시, 동양대학교는 동두천캠퍼스에서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활성화 현장 간담회를 열고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미군 반환공여지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북부는 70년 넘게 중복규제와 미군 공여지 문제로 불이익을 겪어왔다”며 “반환공여지를 지역 대개조의 게임체인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향후 10년간 3000억 원 규모의 개발기금을 조성해 토지매입 및 기반시설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경기도, 시·군,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법지원단을 운영해 장기 미반환 공여구역의 제도적 해결을 위한 법령 제·개정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에 개발제한구역(GB) 해제 지침 완화를 건의하고 경기도 도세 감면조례를 개정해 취득세 면제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철도망 확충 및 2조 3000억원 규모 기반시설 투자 가능성도 시사했다. 경기북부의 접근성과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 KTX 파주 연장, GTX-C 동두천 연장 등 철도망 구축 강화와 2040년까지 2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지방도 9개 노선을 신설하는 등 기반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지자체·교육기관 협력 강조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반환된 부지 개발뿐 아니라 장기 미반환 공여지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경기도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지역 재생과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해 학교가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동양대 동두천캠퍼스는 2016년 반환공여지를 활용해 개교한 교육기관으로 지역 발전의 거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도·지자체·교육기관 간 협력 강화와 미래 전략 개발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10-20

영주 한국효문화진흥원, 우리 집밥을 소개합니다

(재)영주한국효문화진흥원은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의 하나로 영주풍기인삼축제장에서 ‘우리 집밥을 소개합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우리 집밥을 소개합니다 행사는 효(孝) 문화 확산과 세대 간 소통 강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우리 집밥을 소개합니다는 집밥 레시피 콘테스트와 세대공감 밥상 이야기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3대 가족으로 이뤄진 20개 팀이 참가해 각 가정의 전통 레시피와 음식에 담긴 추억을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음식을 시식하며 음식은 세대를 잇는 가장 따뜻한 언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찬극 원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식문화 속에서 집밥의 정서적 의미와 세대 간 공감의 중요성을 재발견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사업이 진흥원의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영주시 노인장애인과장은 “행사가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효문화 계승과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와 서울 콘테스트 수상작은 향후 이야기가 있는 집밥 레시피북 발간 및 소외계층 도시락 배달 사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세대 간 유대 강화와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유사 프로그램 확대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10-20

“감홍사과향 가득한 문경”⋯사과축제 개막

가을비가 흩날리던 18일 오후, 문경새재도립공원은 향긋한 감홍사과 향으로 가득 찼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를 주제로 열린 ‘2025 문경사과축제’ 개막 첫날 8000여 명의 인파가 비를 뚫고 몰려들며 문경의 가을을 붉게 물들였다. 비가 오히려 축제의 낭만을 더하며 문경사과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축제장 중앙에 자리한 사과홍보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감홍사과 5㎏ 한 상자를 시중가(10만 원)보다 30% 저렴한 7만 원에 판매한다는 안내가 나오자, 우산을 쓴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며 ‘완판’을 예고했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문경사과축제는 단순 전시·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체험형 축제’로 변신했다. 축제장은 ‘문경사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이름으로 꾸며졌다. 더욱이 감홍노래방, 사과모자 만들기, 인생네컷 포토존, 에어바운스 등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됐다. 특히 25일에는 새재 잔디공원 내 ‘일곱난쟁이 사과밭’에서 1인당 2개씩 무료 사과따기 이벤트가 열린다. 현재 이미 사전 예약 문의가 몰리고 있으며, 주말에는 체험권 매진이 예상된다. 문경시 관계자는 “감홍은 단순 농산물이 아니라 문경의 문화 콘텐츠”라며 “사과를 소재로 한 체험과 공연을 접목해 ‘머무는 관광’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막 축하무대에서는 김용빈, 전유진, 안성훈, 손태진 등 인기 가수들이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관람객들은 함성과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대학생 이모(22)씨는 “사과 향과 음악이 섞인 문경의 가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내년엔 친구들과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감홍사과는 문경을 대표하는 가을의 얼굴이자, 전국이 주목하는 브랜드”라며 “문경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여행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체류형 관광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홍은 단지 사과가 아니라 문경의 정체성과 자존심”이라며 “사과 향처럼 진하고 오래 남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축제장을 지키던 한 지역 상인은 “10월 사과 철은 문경의 대목”이라며 “한 번 온 관광객이 내년에 또 오게 되는 힘이 바로 감홍의 맛과 향”이라고 말했다.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은 “비가와도 감홍은 붉게 익는다”며 “이런 날씨가 오히려 문경의 가을을 더 기억하게 한다”고 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0-20

의사 과학자

의사 과학자란 의사면허를 가지고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직 의사를 뜻한다. 과학과 공학, 의학을 융합해 혁신적 치료법을 발굴하고, 신약 개발을 통해 의료기술을 향상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우리나라 의사 양성과정은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사 양성에만 집중돼 있다. 국내서 배출되는 연간 의대졸업생 3000여 명 가운데 기초과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졸업생은 전체 1% 미만이다. 연구비 지원이나 연구기회 부족, 임상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보수 등 제도적 미비로 의사 과학자 양성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의료기술과 서비스 수준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다만 의학발전을 뒷받침할 의료과학 분야에서의 인재 양성이 등한시되고 있는 게 문제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배출에서 이런 문제를 짚어볼 수 있다. 한국은 매년 전국 최고의 인재가 의과대학으로 몰리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제도나 사회적 분위기라면 노벨 의학상 수상자 탄생은 기대 난망이다. 우리와 비슷한 의료제도를 가진 일본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이미 여러 번 배출했다. 올해도 의사과학자이자 교수인 사카구치 시몬씨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미국과 공동수상을 받았으나 생리의학 분야에서 벌써 6번째다. 덧붙인다면 일본은 과학 관련 노벨상 수상만 27번 나왔다. 포항의 포스텍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요구한 지 꽤 오래됐다. 2022년에는 포항시민의 열렬한 응원 속에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위한 비전 선포식도 가진 바 있다. 지금 그 열기는 어디 간 것일까. 일본의 노벨 의학상 수상을 보면서 포스텍의 분발이 생각났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0-20

모스크바 베이징 김포 그리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 직항 항로가 모두 사라졌다. 그런 까닭에 만일 모스크바에 가고자 한다면,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여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거쳐 모스크바로 가야 한다. 최소 두세 시간을 경유 공항에서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한국 국적 여객기가 아니라, 중국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기분이 썩 유쾌할 수는 없다. 지난여름 모스크바에서 나는 전쟁 분위기를 전연 감지할 수 없었다. 전선(戰線)이 남쪽 우크라이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표정이나 발걸음에서 미세한 전운(戰雲)마저 감지할 수 없었다. 푸틴의 집무실이 있는 붉은 광장의 크레믈이나, 여전히 기막히게 아름다운 바실리 성당과 백화점 건물 주변에 몰려든 관광객들의 얼굴은 밝고 화사하기가 비할 바 없었다. 모스크바 외곽의 ‘참새 언덕’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동계(冬季) 운동경기 경기 시설 공사에 나는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 오스트리아의 인스브루크(Innsbruck)에서 보았던 스키 점프대 공사가 눈에 들어온다. 모스크바 시민들을 위해 한여름에 진행되는 공사 진행 상황을 보면서 과연 러시아는 전쟁하는 국가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찾아들었다. 모스크바강 건너편에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마천루 건물 군상이 오늘날의 러시아와 푸틴 그리고 모스크바를 실감 나게 입증한다. 지극히 현대적인 외양을 띤 초고층 건물들을 보노라니, 이곳은 전쟁과 무관한 별천지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이런 내 생각에 모스크바 한국 문화원의 박 원장이 ‘여기는 전쟁을 실감할 수 없습니다’ 하고 웃으면서 동조한다. 전쟁은 근본적으로 정치가들과 기업가들, 부자들과 야심가들을 위한 거대한 난전(亂廛)이다. 일찍이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서사연극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1939)에서 전쟁의 본질은 돈에 있으며, 그것을 움켜쥐는 이는 권력자들임을 입증한 바 있다. 그걸 모르는 어리석은 억척 어멈은 세 자식을 다 잃고, 포장마차마저 시들한 마당에도 내일을 향한 꿈을 놓지 못한다. 오늘날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는 중국인들로 항시 북적거린다. 어딜 가도 그들의 시끌벅적하고 거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로 소음을 발사하는 그들의 처세에는 어떤 야만적인 경이로움마저 내재해 있다. 세계의 모든 곳에서 자기네가 주인이나 되는 듯 활개 치는 모양을 볼라치면 야릇한 심사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인지 장시간에 걸친 귀로(歸路)에도 내 마음은 말할 수 없을 만큼 평온했다. 마침내 내가 아무런 부대낌 없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대한민국에 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어도 풍습도 음식도 풍경도 익숙한 그곳에서 설령 나를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을지라도 말이다. 모스크바발 여객기는 영종도가 아니라 김포에 스르륵 착륙한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광이 사뭇 다정하다. 서늘하고 음습(淫習)한 모스크바에서 한여름 열기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김포의 한낮을 온몸으로 감촉한다. 나의 여정은 다시 이곳에서 대구를 거쳐 청도로 이어질 것이다. 어느샌가 육신도 정신도 치유(治癒)의 절정을 향해 나아간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10-20

국감 일주일···고성과 욕설로 막장극 연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진행된 지난주는 그야말로 난장판 국회였다.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고성과 삿대질, 욕설, 반말로 일관하며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다. 국감의 본래 취지인 ‘국정 감시’와 ‘대안 제시’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가장 낯 뜨거운 장면은 법사위에서 연출됐다. 법사위는 첫날부터 지난주 내내 파행을 거듭했다. 지난 13일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앉혀놓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조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제목의 합성사진을 꺼내 들어 파문을 일으켰다. 대법원장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며 조롱한 것이다. 법사위 국감장에서는 지난 일주일 내내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인간 같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 안 한다”, “귀 먹었냐” “학교 안 다녔냐” “병원은 가봤냐” 등등의 자극적인 막말이 쏟아졌다. 지난 15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현장 국감을 하면서 법대(대법관 자리) 위에 올라 사진을 찍거나 쇼츠(짧은 동영상)를 제작해 논란이 됐다. 추미애 위원장은 이날 개인 유튜브에 ‘대법원 현장 검증 진행 중입니다’라는 17초짜리 쇼츠를 올렸다. 추 위원장이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는 영상이다. 추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은 대법정 법대에 오르고, 대법원 복도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모두가 강성지지층을 의식한 몰지각한 행위들이다. 지난 16일 열린 과방위에서는 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막장극이 연출됐다. 두 의원은 서로 “한주먹 거리다”, “넌 내가 이긴다” “옥상으로 따라오라”는 등의 저질 설전을 벌이며 민망한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앞서 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보낸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문자 메시지가 발단이 됐다. 다른 상임위 모습도 법사·과방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국감장이 난장판을 이어가면서 상당수 국민은 지난 한 주 TV를 보는 것조차 꺼렸다. 이러니 ‘국감 무용론’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2025-10-20

가을장마에 애타는 농심···기후변화 준비를

추석 연휴부터 시작한 가을비가 2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벼와 과수 등 수확기 농작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가을비가 이처럼 장기화되는 현상에 대해 기상 전문가들은 “일시적 기후변화가 아니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예측 가능한 기후현상으로 고착화될 것”으로 예측을 한다. 따라서 기상변화에 따라 우리의 농업방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그 피해도 줄일 수 있다. 벼 농사는 10월 중순이면 한창 수확에 나서야 할 무렵이나 올해는 잦은 비 때문에 곳곳에서 벼 수확을 못해 농민의 애를 태우고 있다. 상주시 경우 보통 9월 하순부터 벼베기에 들어가 10월 중순이면 대부분 벼베기 작업이 끝나는데도 올해는 잦은 비 때문에 10월 중순인데도 대부분 농가가 벼베기 작업을 못하고 있다. 논에 물이 빠지지 않은 상태여서 콤바인 작업을 할 수 없어 일부 논은 수확을 못한 벼가 비에 맞아 쓰러지는 보복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미질 저하도 걱정이라고 한다. 또 수확기에 나타난 벼 깨씨무늬병이 전국적으로 나돌아 농민의 걱정을 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깨씨무늬병 피해면적이 3만6000ha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상주시에도 재배면적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벼 깨씨무늬병은 잎과 벼알에 암갈색 반점이 생기는 병으로 벼의 품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경북 3대 마늘 주산지인 고령에서는 가을철 잦은 비 때문에 마늘 파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마늘은 파종 시기가 수확량과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데, 지속적으로 내린 비로 밭에 들어갈 수 없어 파종을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한다. 농민들은 이러다 마늘 농사를 망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다. 기상변화에 대처하는 농법의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인 벼농사는 벼의 생육주기인 가을철의 맑고 건조한 날씨가 최적화돼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수확기에 집중되는 비와 일조량 부족은 생육 전반에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가을장마에 대비하는 신농법 개발이 절실하다. 이달 말부터는 날씨가 개일 것으로 예보돼 있다. 벼베기 작업을 서둘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2025-10-20

영남이공대, ‘2025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서 5관왕 달성

영남이공대학교 창업동아리 학생들이 ‘2025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Taiwan Innotech Expo 2025)’에서 은상 2개, 동상 2개, 특별상 1개를 수상하며 총 5관왕의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회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렸으며, 19개국 530여 점의 발명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영남이공대는 창업지원단의 ‘2025 YNC 글로벌 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3개 팀(9명)이 참가해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은상을 수상한 ‘레밍즈’팀(ICT반도체전자계열)은 ‘화재 대피 시스템’을 출품했다. 이 시스템은 문 너머의 화재 위험을 센서로 감지하고 피난 유도등의 색 변화로 대피를 유도하는 스마트 방재 솔루션이다. 또 ‘Innovate’팀(스마트융합기계계열)은 ‘팔 및 손목 재활기구’를 출품해 은상을 받았다. 편마비 환자 등이 집에서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정용 기구로, 모터 기반 자동 운동과 저항 조절 기능을 갖췄다. 이 팀은 ‘팔 및 손목 재활기구’로 특별상도 거머쥐었다. ‘레밍즈’팀 역시 ‘인공지능 차량 화재 예방 및 공기정화 시스템’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차량 내 공기질과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화재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기술이다. ‘N.A.P’팀(소프트웨어융합과)도 ‘AI 스마트 뷰티 거울 – 피부톤 기반 메이크업 추천 시스템’을 출품해 동상을 수상했다. 영남이공대는 이번 성과가 학생 중심의 실용 창업교육과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창업지원단은 아이디어 고도화, 특허 출원, 전시 프레젠테이션 훈련, 현지 통역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국 발명가 및 기업가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일부 팀은 현지 스타트업과 협업 논의까지 진행했다. 영남이공대학교 이재용 총장은 “학생들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은 자랑스러운 성과”라며 “실용기술 기반의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0

식당서 쓰러졌는데…옆 테이블 의사가 살렸다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남성이 갑자기 쓰러진 위급한 상황에서 옆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현직 의사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18일 저녁 7시쯤.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혼자 식사 중이던 한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남성은 입에 거품을 흘리며 호흡이 정지된 상태였고, 주변은 긴박한 상황에 휩싸였다. 당시 옆 테이블에서 가족과 식사 중이던 의사가 능숙하게 현장에서 대처해 한 생명을 살렸다. 신속한 조치를 취한 의사는 베버리힐스 성형외과 이영 원장으로 그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기도 내 이물질 제거하는 등 응급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환자는 3분만에 호흡을 되찾으며 의식을 회복했다. 10분 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은 “1분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며 “의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지 덕분에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영 원장은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또 “최근 3년 동안 동참하고 있는 ‘미앤펫(Me & Pet)’ 캠페인의 주제인 ‘한 생명을 살리는 것은 온 우주를 구하는 일이다’라는 문구가 순간 떠올랐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인간 중심의 의료에서 생명 중심의 가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 아래, 미앤펫 캠페인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생명존중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왔다는 설명이다. 해당 캠페인은 ‘인간중심에서 생명중심으로’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보호와 반려동물 입양을 장려하는 생명 존중 실천 운동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0-20

DGIST, 온도 조절만으로 친환경 태양전지 효율 향상 기술 개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에너지환경연구부 양기정·김대환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인천대학교 김준호 교수팀이 ‘온도 상승 속도 조절’만으로 친환경 태양전지 소재인 안티모니 셀레나이드(Sb₂Se₃)의 효율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복잡한 장비 없이 단순한 공정 개선으로 고효율·친환경 소자 구현 가능성을 입증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였다. 연구팀은 태양전지 제조 과정에서 소재를 가열할 때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키면 결정 구조가 규칙적으로 성장하고 결함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전자와 정공의 이동이 원활해져 태양전지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 안티모니 셀레나이드 소자는 결정 방향성과 결함으로 인해 전하 이동이 방해받아 효율이 낮았으나, 이번 기술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실험 결과, 느린 온도 상승 시 결정이 불규칙하게 성장해 결함이 증가한 반면, 빠른 공정에서는 결정이 일정하게 배열돼 전기 전도도가 개선됐다. 연구팀은 주사전자현미경, X선 회절, STEM-EDS 등 다양한 분석 기법으로 결함 특성을 규명하며 이를 입증했다. 양기정 책임연구원은 “결정 성장 속도 제어만으로 소재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상용화 및 대면적 모듈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권위지 ‘재료 화학 저널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9월 온라인 게재되고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안티모니 셀레나이드는 유해 물질 없이 지구상에 풍부한 안티모니(Sb)와 셀레늄(Se)으로 구성된 친환경 소재로,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우수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기존 공정 한계를 극복하고 저비용 대량 생산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제1저자는 DGIST 이재백 박사와 Bashiru Kadiri-English 박사과정생이며, 교신저자는 양기정 책임연구원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0

美, 11월부터 중대형 트럭 25%·버스 1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에 25%, 버스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Trade Expansion Act Section 232)’에 근거한 국가안보 조치로, 군수물자 수송 및 핵심 인프라 운송을 담당하는 중·대형 차량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관련 포고문(Proclamation)에 서명하고 “중·대형 트럭과 버스는 병력과 무기, 필수 물자를 이동시키는 데 필수적이며, 재난 대응과 법집행 등에서도 국가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 급증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어 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번 조치로 미국의 공급망과 제조업 회복력이 강화되고 고품질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중·대형 트럭 판매의 약 43%가 수입산이며, 최상급(Class 8) 대형 트럭의 수입 비중은 50%에 달한다. 행정부는 “이 같은 수입 의존은 국가안보 취약성을 초래한다”며 “중·대형 트럭 부품(엔진, 변속기, 단조·주조 부품 등)에 대해서도 단계적 관세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포고문에 따르면 중·대형 트럭 관세는 2025년 11월 1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이후 통관되는 제품부터 적용되며, 별도 개정이 없는 한 계속 유지된다. 버스는 10% 종가세율이 부과된다. 다만 미·멕·캐 협정(USMCA)에 따른 특혜관세를 적용받는 트럭은 일부 면제된다. 미국 내에서 조립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일정 비율의 부품 관세를 상쇄하는 ‘수입조정 상쇄(Import Adjustment Offset)’ 제도가 도입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프로그램의 적용 기간을 당초 2027년에서 2030년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업체는 향후 5년 동안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 총액의 3.75%에 해당하는 상쇄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향후 중·대형 트럭 부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기존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와 중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유럽연합(EU) 등과 별도 협상을 맺은 국가에는 협정에서 정한 관세율이 우선 적용된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관세 부과를 환영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과 안정적 공급망이 미국 제조업 성장의 핵심”이라며 “이번 조치가 근로자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유럽 완성차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에서는 “4톤급 트럭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으나, 10톤급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은 수출 영향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무역장벽이 아닌 국가안보 강화 조치”라며 “미국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만큼은 미국의 기술과 일자리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0-20

尹 면회 장동혁에 與 맹폭··· 국힘 일각서도 반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여권이 19일 거칠게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면회를 “헌법에 대한 조롱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전날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치 떨리는 내란의 밤을 기억하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국민의적’ 같은 위헌정당 국민의힘을 해체시키자고 국민이 두 주먹 불끈 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층 ‘윤 어게인’에 대해서도 “끔찍한 정신세계”라고 평가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불복을 넘어선 명백한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세력 망동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상적 보수정당이 아니라 한국형 극우 정당이 됐음은 계속 확인되고 있다”며 “예수께서 이러한 행태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벌이는 작태는 이 땅의 신실하고 양심적인 기독교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장 대표 면회를 두고 반발 기류가 나타났다. 김재섭 의원은 당 의원 온라인 대화방에서 “당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만하시죠”라고 직격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 “정청래, 조국, 박지원 등이 벌 떼처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부동산, 김현지, 민중기 등으로 간만에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지는데 이렇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은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약속한 만큼, 강성 지지층을 달래고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면회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장 대표는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일반 면회 형식으로 윤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면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면회 일정은 최고위나 원내 지도부와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고, 이는 개인 정치인으로서의 만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19

與野, 조희대·김현지 둘러싼 2차전 예고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가 이번 주부터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2차 공방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주 차 국감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대상으로 전방위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감사 남은 기간 내란 청산과 민생 회복을 지켜낼것”이라며 “정권교체 이후 첫 번째 국감인 만큼 윤석열 전 정권이 남긴 파괴 흔적을 바로잡고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법사위와 과방위에서 발생한 파행에 대해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민주당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이번 국정감사를 열심히 진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20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을 시작으로 조 대법원장 관련 공세를 이어가고, 지귀연 판사 접대 의혹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 문제도 국감 쟁점으로 다루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실장 국감 출석 압박과 함께 법사위 다수당의 독주와 핵심 증인 채택 봉쇄를 견제하기 위한 ‘추미애·김현지 방지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나경원 의원 등 법사위원들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법안의 취지에 대해 “다수당의 폭정을 막고 소수당의 발언권과 표결권을 보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교섭단체 간사 추천권 법적 보장, 상임위원장 질서유지권 남용 제한 등 소수당 보호 장치가 포함된다.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림청 국감에서는 국민의힘이 김 실장의 산림청장 인사 개입 의혹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국정감사 첫 주 국민의힘이 김 실장을 언급한 상임위는 최소 6곳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대상 국감이 진행되는 국회 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5일 열릴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주요 상임위에서 김 실장 국감 출석을 지속해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여야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20일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부동산 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두고, 23일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국감에서는 집값 통계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3일 행안위 서울시 국감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석하는 가운데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19

특검이 사법의 정치화를 극복할 해답인가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던 50대 공무원이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양평군 5급 공무원인 그는 양평 군청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의 개발부담금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는 특검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친정어머니가 하던 양평 공흥 지구 개발사업에 특혜를 주지 않았느냐고 추궁당했다고 한다. 숨진 공무원이 남긴 유서는 참담하다. 그는 “치욕을 당하고, 직장 생활도 삶도 귀찮다. 정말 힘들다”라고 적어놨다. 그는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특검이 기억에도 없는 진술을 받아 억지로 조서를 꾸몄다” “모른다고 해도 계속 다그친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특검이 당시 양평 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검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9월 검찰은 없어진다.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남는다. 검찰이 수사권을 마구 휘두르며 전횡해 왔다는 이유다.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최 상병 특검 등 세 가지 특검을 만든 것도 검찰 수사를 못믿겠다는 뜻이다. 수사를 경찰도 아닌 특검에 맡겼다. 모든 정부 조직을 장악한 집권당이 축하면 특검을 만든다. 야당마저 양평 공무원 죽음과 관련해 특검을 만들자고 하 니, 가히 특검 공화국이다. 특검은 본래 ‘국민 의혹 해소’와 ‘성역 없는 수사’라는 사법 정의의 ‘해결사’ 로 고안된 제도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의 현실은, 정쟁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극한 대립을 증폭시키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 단순히 수사 대상의 문제만 아니다. 우리 정치의 구조적 병폐인 ‘사법의 정치화’와 ‘정치 사법 화’가 악순환하게 만든다. 사법의 정치화는 수사기관이 정치적 의도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무기력하고, 권력자의 정적을 표적 수사한다는 의심이 검찰 개혁의 명분이 되고 있다. 같은 행위를 해도 권력자는 무죄, 야당 정치인은 유죄로 몰아간다는 의심이 깔려 있다. 이런 의심에서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특검은 정권의 지휘를 받는 검찰과 경찰이 할 수 없는 권력자의 비리를 수사하는 게 애초의 취지에 맞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현상은 오히려 거꾸로다. 정부의 수사기관이 할 수 있지만, 검찰에서 거세한 초법적인 권한을 휘두르게 허용하는 게 다를 뿐이다. 양평 공무원의 죽음은 그 흔적이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 무리한 수사를 한다고 비난했지만, 특검에는 다 주어졌다.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가 해결할 문제를 사법에 떠넘기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역할을 던져버리고, 정치를 선(善)과 악(惡)의 대결로 몰아가는 것이다. 우리 편은 선이고, 정치적 경쟁자는 악이고, 척결해야 할 대상이다.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한다. 정치적 반대자를 뿔 달린 괴물로 묘사하는 가짜뉴스와 선동, 선전매체를 부추긴다. 검·경 등 수사기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오직 법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수사해야 한다. 그런데 집권 세력은 수사기관을 정치 투쟁의 하수인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움직일 사람을 요직에 앉혀, 그 조직을 장악한다. 이런 사법의 정치화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게 특검이다. 원래 특검은 여야가 정치적 협상을 통해 만든다. 사법의 정치화를 비난하고, 검찰과 경찰조차 못 믿어 특검을 임명한다면, 그보다 더 중립적이라는 믿음을 주도록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의회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오히려 정치적 색깔이 검·경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특검이 최근의 현상이다. 공수처도 검찰과 경찰이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가정 위에 만들 었다. 고위공직자, 권력자의 비리를 수사할 때 ‘사법의 정치화’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검찰과 경찰보다 더 정치 중립적이었는지 의문이다. 이제 특검이 그 질문을 받고 있다. 사법의 정치화는 극복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정치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정치의 사법화가 나쁘지, 사법, 수사 기관이 나쁜 건 아니다. 사법은 사법답게, 정치는 정치답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상 사회가 될 수 있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5-10-19

화합·문화의 장···경북 22개 문화원 한자리에

경상북도문화원연합회(회장 박승대·포항문화원장)는 지난 17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제9회 경북문화원의 날 및 2025 어울누리 문화한마당’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경상북도 내 22개 시·군 문화원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문화 발전을 다짐하고,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예술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부 ‘경북문화원의 날 기념식’과 2부 ‘어울누리 문화한마당 공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기념식에서는 경북 각 지역 문화진흥과 지역문화향유 증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 수여식이 진행됐으며, 경상북도 문화원들의 헌신과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어 열린 2부 어울누리 문화한마당은 경북 22개 문화원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민속춤, 전통연희, 합창, 사물놀이 등 각 지역의 전통과 개성이 어우러진 무대가 펼쳐져 경북 문화의 다양성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승대 경상북도문화원연합회장은 인사말에서 “경북의 문화원들이 지역 문화의 근간을 지켜온 것은 각 지역의 열정과 자부심 덕분”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문화원 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경북 문화가 국제적으로 뻗어나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도내 문화원 관계자, 지역 문화예술인, 시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는 지역문화를 보존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경북문화원의 노력이 집약돼 문화원의 존재가치를 도민과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축제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9

한 집 건너 한 집이 양복점이었던 시대

1960년대 한국을 찾은 한 외국인 재단사는 “한국은 양복점의 천국”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맞춤 양복의 시대는 30여 년간 절정을 이루었다. 도심 곳곳에 맞춤 양복점이 즐비했고 포항도 예외는 아니었다. 포항은 철강도시로 변모하면서 인구가 급증했고 양복을 찾는 사람도 증가했다. 1980년대에 포항에 150여 개의 양복점이 들어섰으니 맞춤 양복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48년간 포항에서 양복점을 운영해온 권창화 재단사는 당시 지역에서 규모가 컸던 양복점으로 권창화양복점을 비롯해 대일라사, 보성라사, 동양라사, 연일라사, 강은라사, 신고사양복점 등을 꼽았다. 당시에는 ‘양복점’보다 ‘라사(羅紗)’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이었다. ‘라사’는 일제강점기에는 모직과 견직물 판매점 이름으로 사용됐고, 1950~60년대에는 양복점 상호로 자리 잡았다. 양복지가 귀하던 시절, 좋은 양복점은 곧 질 좋은 원단을 갖춘 곳과 같은 의미로 통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양복점일 정도였어요. 양복협회 일을 오래 맡은 대일라사가 가장 규모가 컸고, 그다음이 우리였죠.” 60년대부터 30여 년 맞춤양복시대 절정 80년대 포항도 도심 곳곳 150여 곳 성업 ‘세일즈맨’ 둔 업계 1위 ‘대일라사’와 달리 양복대금 지불은 ‘일시불’ 원칙 고수해와 전성기 맞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엔 기능대회 메달리스트 영입 직원만 20여명 대일라사와는 계절별 축구경기 펼치기도 포항시조합 중심으로 복련 경북지부 구축 경북 동해안 양복업계 성장 함께 펼쳐와 ‘세일즈맨’을 두었던 대일라사 권창화양복점보다 10년 먼저 개업한 대일라사의 위세는 대단했다. 권 재단사가 존경하는 선배인 권의술 대일라사 대표는 포항 양복업 종사자들의 모임을 이끌며 지역 양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신문 기사에서도 권의술 대표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복장기술협회(大韓服裝技術協會) 경북지부(지부장 유시석)는 지난 16일 포항에서 단위조합 합동이사회를 열었다. 포항시 조합장 권의술 씨(대일라사 대표)는 회의 비용을 거의 전담하면서 주문복 업계의 활성화를 촉구했으며 앞으로도 양복업에서 얻은 수익은 모두 복장인(服裝人)을 위해 쓰겠다고 다짐, 임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 「신사복기술 경기대회 집행사항 논의」, 『매일경제』, 1980년 6월 23일자. 대일라사는 포항제철에 ‘세일즈맨’을 두고 매달 350벌 이상씩 양복을 만들어냈다. 세일즈맨은 줄자와 양복지 견본 책자를 들고 회사를 직접 방문해 양복을 판매했다. 신용카드가 없던 시절이라 양복값을 한 번에 치르는 것이 부담스러운 월급쟁이를 위해 ‘할부 양복’이 등장하기도 했다. 제철소나 공공기관 근무자가 주요 고객이던 대일라사는 할부 판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반면 권창화양복점은 일시불 원칙을 고수했다. 세일즈맨은 따로 없이 사무실 1층에 직원과 경리 등 네 명이 직접 고객을 응대했다. 단골손님 가운데 서너 번 이상 거래한 이들에게만 두 차례 분할 납부를 허용했다. 시계를 담보로 맡기는 고객도 있었는데, 미수금은 골칫거리였다. 맞춤 양복 가격은 원단값과 공임으로 나뉘었다. 가게에 비치된 양복지를 선택하면 전체 금액을 내야 했다. 당시 양복지는 귀한 선물로 여겨져, 선물 받은 원단을 가져오는 손님도 있었다. 이 경우에는 공임만 받았다. 견습 재단사 수입이 7급 공무원 월급보다 많아 권 재단사가 누렇게 바랜 스프링 노트를 꺼내 보였다. ‘미수금 장부’라고 적힌 노트에는 수백 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옷이 맞지 않는다면서 트집을 잡으며 돈을 안 내려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당시에는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해 문을 닫는 양복점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권 재단사는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 해 부친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맞춤 양복업은 고객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업종이다.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해야 고객이 원하는 양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재단사는 옷을 만드는 정성만큼 고객들에게 마음을 기울였다. 일 년에 대여섯 차례 고객에게 손수 쓴 감사 카드를 월간지 『샘터』와 함께 소포로 발송했다. 결혼기념일, 생일, 첫 주문일, 설날과 추석, 큰 재난이 닥칠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맞춤 양복을 지어준다는 건 단순히 옷을 만드는 일을 넘어 고객에게 멋과 자부심을 선사하는 일이다. 몇 년 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기성 양복업체가 유사한 고객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걸 본 권 재단사는 ‘본인의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권 재단사는 그의 양복점에 “안 온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온 고객은 없다”고 자부한다. 지역 양복업이 전성기를 맞은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는 업체 간 경쟁도 치열했다. 기술자 스카우트는 흔한 일이었고, 권 재단사 역시 부산까지 가서 기능대회 메달리스트를 영입했다. 1980년대 후반에 이런 기술자들은 100만 원씩 더 얹어줘야 할 만큼 몸값이 높았다. 권 재단사는 “견습 재단사 수입이 7급 공무원 월급보다 많을 정도였으니 양복 기능공은 선망의 직업이었죠”라고 회상했다. 중저가형 기성 양복이 나오면서 맞춤 양복 시대는 저물어 양복업계가 성장하면서 종사자 수도 급증했다. 기술 교류와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 활동도 활발해졌다. 1980년대 전국의 양복업 종사자들이 돈을 모아 복지회관을 짓고 매년 기능대회를 개최했다. 기술자들의 모임인 ‘대한복장기술협회(기협)’와 사업자 모임인 ‘대한복장상공조합연합회(복련)’가 대표적이었다. 포항에도 협회가 조직돼 30∼40명씩 참석하는 모임이 열렸다. 직원이 많은 양복점은 친목 활동도 벌였는데, 대일라사와 권창화양복점은 분기마다 축구대회를 열었다. “대일라사와 권창화양복점의 직원이 각각 20여 명이었어요. 두 양복점이 상금을 내걸고 계절마다 축구 경기를 했지요.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씩 대구에서 열리는 대회에 포항팀을 만들어 참가했어요. 제일모직이 협찬하는 대회였는데, 상금도 있고 가전제품이나 양복 원단 등 상품이 많았습니다.” 지역 양복업계 종사자가 늘어나자 조직화가 이루어졌고, 경북 동해안 지역 전체로 점차 확산되었다. 1980년 복련 경북지부는 포항시조합을 중심으로 지역조합 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복련 경북지부의 활동은 경북 동해안 양복업계의 성장과 함께 포항이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대한복장상공조합연합회(大韓服裝商工組合聯合會) 경북지부는 동해안 지역구를 조직하고 단합대회를 가졌다. 동해안 지역구는 포항시조합(조합장 권의술) 산하 지역조합으로 영해, 영덕, 축산, 강구, 흥해 등지의 양복점이 조합원사가 되었다. - 「복련, 각 지부 조합에 전달」, 『매일경제』, 1980년 8월 25일자. 경북 동해안 지역 양복업 종사자들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기술을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었다. 이들은 협회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고자 단체 행동에 나서기도 하고, 기성복이 양복 시장에 진출하자 맞춤 양복업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으기도 했다. 대량생산에 의한 중저가형 기성 양복이 시장에 진출하자 맞춤 양복 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맞춤 양복점의 위축을 불러왔다. 창업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던 권창화양복점 역시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손님이 줄어들자 직원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독립하는 기술자가 있었고 세탁업으로 진출하는 이들도 있었다.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간 갈등도 빚어졌다. 맞춤 양복의 시대는 이렇게 저물어갔다. 글 : 배은정(소설가) 사 진 : 김 훈(작가)

2025-10-19

영덕서 ‘향토작가 초청 詩 콘서트’

지난 18일 오후 2시 영덕도서관 2층에서 ‘향토작가 초청 시 콘서트'가 영덕 시낭송동아리(회장 이영숙) 주최로 열렸다. 사회자 최정연의 진행 아래 영덕 군민 100여 명이 참석해 가을밤을 시와 음악으로 물들였다. 특히 이희진 전 영덕군수가 참석해 김동원 시인의 시집 ‘관해’를 언급하며 축하 인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향토작가 김동원 시인과 김현수 평론가가 함께해 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김동원 시인은 ‘시는 어디서 오는가?’를 주제로 강연하며, 부모와 고향에 대한 향수, 자연과의 교감에서 비롯된 시 창작 과정을 공유했다. 그는 “시는 가장 겸손한 자에게 온다”는 말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자신의 시집 ‘관해’를 참석자들에게 증정해 훈훈함을 더했다. 김현수 평론가는 ‘가을날의 즐거운 시 읽기’를 통해 김동원 시인의 작품 세계를 세심하게 해석하며, 시의 숨겨진 의미와 표현의 아름다움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얻었다. 이날 백영숙 시인과 김은희 군의원의 열정적인 시 낭송, 원점순씨의 감미로운 노래는 시의 여운을 극대화하며 콘서트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행사에 참여한 이정숙(57·영덕군 영덕읍)씨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이름 그대로 행복한 시 콘서트였다"며 “지역 문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0-19

삼성, 플레이 오프 2차전 승리⋯1승 1패 승부 원점

삼성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화에 7대 3으로 승리했다. 삼성의 선발투수 최원태는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대 1로 앞선 8회 마운드를 이호성에게 넘긴 최원태는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데 이어 이날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던 최원태는 가을야구에서 2경기 연속 호투하며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화 선발로 나선 라이언 와이스는 4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됐다. 이날 경기에선 한화가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리베라토가 좌월 솔로포를 날리며 1점을 앞서 나갔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삼성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3회 초 삼성 류지혁의 볼넷과 김지찬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상황에서 구자욱의 2루수 땅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디아즈의 역전 1타점 2루타에 이어 김영웅의 2타점 추가 적시타로 4대 1까지 더욱 격차를 벌였다. 이어진 4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가 1타점 2루타로 1점을 추가했지만, 선행주자 구자욱이 3루와 홈 사이에 걸려 태그아웃되면서 다소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됐다. 이종욱 코치는 따라가며 구자욱을 멈춰 세웠지만, 구자욱은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승부의 마침표는 삼성의 9회 초 공격 차례에서 나왔다. 2사 1루 상황에서 강민호가 투런 홈런을 쳐 7대 1까지 점수 차를 벌였다. 이 홈런으로 강민호는 만40세 2개월 1일의 플레이오프 최고령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9회 말 삼성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마운드 올렸다. 하지만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 말 한화 노시환의 솔로홈런과 허인서의 적시타로 7대 3까지 추격했다. 이후 삼성 김재윤은 한화 이도윤을 좌익수 뜬공,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고 2차전 승리를 확정 지었다. 한편, 플레이오프 3차전은 오는 2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19

궂은 날씨에도 하나 된, 달성군민의 날 체육대회

지난 18일, 궂은 날씨 속에서도 대구 달성군 현풍 달성종합스포츠파크는 ‘제30회 달성군민의 날 기념 군민체육대회’를 즐기는 군민들의 함성과 열정으로 가득 찼다. ‘함께 걸어온 30년, 함께 비상할 달성 100년’을 슬로건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최재훈 달성군수를 비롯해 추경호 국회의원, 김은영 군의회 의장,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 1만여 명이 참석해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대회는 식전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읍·면 선수단의 개성 넘치는 입장 퍼레이드와 풍물단의 신명 나는 장단, 군민들의 환호가 어우러지며 열기가 달아올랐다. 개회식에서는 남명숙 전 달성군여성단체협의회장과 신명숙 생활개선회 달성군연합회장이 ‘달성군민상’을, 여승태 이우장학회 이사장이 ‘자랑스러운 달성인상’을 수상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어 칠선녀의 성무와 성화 점화로 경기가 시작됐으며, 육상·씨름·생활체육 등 읍·면 대항전과 어르신 경기, 초·중등부 피구 등 세대가 어우러진 다양한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장 곳곳에서는 군민들의 환호와 응원이 이어졌고, 간간이 내리는 빗방울도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읍·면 부스에서는 새마을부녀회 등이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이웃 간 정을 나누는 등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행사장 곳곳의 참여형 프로그램과 홍보 부스에도 활기가 넘쳤다. 다사읍 한 주민은“비가 조금 내려 아쉽긴 했지만, 오랜만에 친구와 이웃들과 음식을 나누고 응원하며 마음껏 웃을 수 있어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 후 축하공연에는 김연자와 강진 등이 출연해 히트곡을 열창하며 열기를 더했다. 군민들은 간간이 내리는 비 속에서도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가을 운동장을 하나의 축제 장으로 만들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기념사에서 “오늘 행사는 군민의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자리로,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제 회장은 “대회 성공을 위해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군민의 건강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0-19

삼성, 플레이 오프 2차전 승리⋯1승 1패 승부 원점

삼성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화에 7대 3으로 승리했다. 삼성의 선발투수 최원태는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대 1로 앞선 8회 마운드를 이호성에게 넘긴 최원태는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데 이어 이날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던 최원태는 가을야구에서 2경기 연속 호투하며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화 선발로 나선 라이언 와이스는 4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됐다. 이날 경기에선 한화가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리베라토가 좌월 솔로포를 날리며 1점을 앞서 나갔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삼성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3회 초 삼성 류지혁의 볼넷과 김지찬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상황에서 구자욱의 2루수 땅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디아즈의 역전 1타점 2루타에 이어 김영웅의 2타점 추가 적시타로 4대 1까지 더욱 격차를 벌였다. 이어진 4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가 1타점 2루타로 1점을 추가했지만, 선행주자 구자욱이 3루와 홈 사이에 걸려 태그아웃되면서 다소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됐다. 이종욱 코치는 따라가며 구자욱을 멈춰 세웠지만, 구자욱은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승부의 마침표는 삼성의 9회 초 공격 차례에서 나왔다. 2사 1루 상황에서 강민호가 투런 홈런을 쳐 7대 1까지 점수 차를 벌였다. 이 홈런으로 강민호는 만40세 2개월 1일의 플레이오프 최고령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9회 말 삼성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마운드 올렸다. 하지만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 말 한화 노시환의 솔로홈런과 허인서의 적시타로 7대 3까지 추격했다. 이후 삼성 김재윤은 한화 이도윤을 좌익수 뜬공,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고 2차전 승리를 확정 지었다. 한편, 플레이오프 3차전은 오는 2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19

'시공사 압박 기사 보도·광고 수익’ 도움 주고 금품 수수한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벌금 300만 원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2형사단독 장동민 부장판사는 주민과 갈등을 겪는 주거복합공사 시공사를 압박하는 기사 작성과 광고 수익에 도움을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된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A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106만 7000원을 추징할 것을 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는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수수한 금품의 가액이 청탁금지법에서 형사처벌의 기준으로 삼는 100만 원을 약간 초과한 금액인 점,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구의원 A씨는 2021년 10월 초순쯤 대구 달서구 감삼동 주거복합공사 현장의 소음과 분진 때문에 시공사가 주민과 갈등을 겪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지역언론 기자가 기획 보도로 시공사를 압박하면 주민들이 시공사로부터 보상금을 받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기자 2명을 소개했다. 실제 해당 기자는 시공사를 비판하는 기사를 작성해 게재했고, 비대위원장은 기사를 보도한 기자가 속한 단체에 광고비 명목으로 300만 원을 제공했다. 구의원 A씨는 2022년 3월 5일 달서구 한 식당에서 기자 2명으로부터 광고비 중 일부인 100만 원과 식사 접대비 6만 7000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9

현대百, 4년간 공정위 제재 가장 많이 받아

지난 4년간 불공정거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현대백화점,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쿠팡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공정위 제재 건수를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이 가장 많이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 현대백화점, 한샘, 에스케이(SK), 에넥스, 세별, 롯데(공동 6위), 스페이스맥스(공동 6위), 씨제이(CJ), 넥시스디자인그룹, 우아미가구, SM 순이었다. 이들 기업의 법률 위반 누적 건수는 총 243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 과징금 부과 상위 10개 기업에는 쿠팡(주), 현대자동차, 하림, 에스케이(SK), 호반건설, 케이티(KT), 롯데, 동국제강, 고려에이치씨, 카카오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과징금 총액은 7446억 원이었다. 지난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공정위 소관 법률별로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공정거래법 위반 쿠팡(주)(1628억 원), 하도급법 위반 하이에어코리아(주)(26억 원), 가맹사업법 위반 케이엠솔루션(주)(38억 원), 전자상거래법 위반 ㈜넥슨코리아(116억 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에스에스지닷컴(5900만 원)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소관 법률별 과징금 상위 10개 기업에는 총 4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는 쿠팡(주) 1628억 원, ㈜엘지유플러스 963억 원, 케이에이치강원개발(주) 510억 원이 상위 3위를 차지했다. 하도급법 위반 기업에는 하이에어코리아(주) 26억 원, ㈜비엔에이치 17억 원, ㈜귀뚜라미 9억 원이 포함됐다. 가맹사업법 위반 기업은 케이엠솔루션(주) 38억 원, 비알코리아(주) 21억 원, 한국파파존스(주) 14억 원 순이었다.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 기업에는 ㈜넥슨코리아 116억 원, ㈜챔프스터디 5억 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3억 원이 포함됐고,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기업은 ㈜에스에스지닷컴 한 곳으로 59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추경호 의원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 대부분이 국민의 일상과 밀접한 기업들”이라며 “불공정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정위가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9

포항 출신 장두건 화백 추모 움직임 확산… “유산 방치 안타까워”

척박했던 한국 화단에 독창적인 구상 회화의 발자취를 남긴 서양화가였던 포항 출신의 장두건 화백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럼에도 그의 업적에 걸맞은 지역의 추모 사업과 사회적 예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 화백은 생전 평생 창작에 몰두하며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후배 양성에 힘썼다. 또한 주요 미술 단체를 결성하고 후원하는 등 한국 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해 국민훈장 석류장, 문화훈장 보관장,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장두건 화백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가 창립한 서양화 단체 ‘이형회’ 회원들은 지난 18. 19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포항에서 참배 행사를 열었다. 그의 예술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여 명의 이형회 회원과 포항미술협회 회원, 지역 미술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미술계는 그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조명하고, 지역사회 차원의 추모 사업 추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구상회화 거장으로 독창적 발자취 남겼지만 걸맞은 지역의 추모 사업·사회적 예우 등 미흡해 흥해읍 생가는 개인 소유… 묘비 안내판조차 없어 전남도 ‘고 오지호 화백 기념관’ 건립 등과 대조적 “재단설립·생가 복원 등 市 차원 적극적 홍보 필요” △전남 오지호 vs 포항 장두건···극명한 대조 전라남도는 고(故) 오지호(1905~1982) 화백을 지역의 대표 문화적 자산으로 삼아 매년 기념행사와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 화백의 고향인 화순군에는 ‘오지호기념관’이 건립돼 그의 생애와 작품을 체계적으로 조명하며,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작품 테마 투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오지호의 예술 세계를 재해석한 현대적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객 유치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하지만 포항은 장두건 화백(1918~2015)을 위한 공식 기념 시설은커녕 시 차원의 체계적인 연구·교육 지원이나 대중적 홍보 전략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가 태어난 흥해읍 달전리의 생가는 현재 개인 소유로 방치돼 있으며, 같은 읍내에 위치한 묘소 역시 묘비나 안내판 하나 없이 초라한 상태로 남아 있다. 지역 미술계는 “포항 출신인 장두건 화백의 업적을 포괄적으로 기리기 위한 기념관 건립 등 시 차원의 종합적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하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포항 대표 화가를 기억할 계기를 마련하라”···지역 미술계의 추모 운동 최근 서양화가이자 전 포항예총회장인 류영재, 최복룡, 원로화가 박수철 등이 주축이 돼 장 화백이 창립한 서양화 단체인 이형회가 그의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42회 정기회원전을 9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항 포스코갤러리에서 개최하고 있다. 포스코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대표작을 함께 전시해 시민들에게 그를 알리고 있다. 또한 개인 소유로 넘어간 생가를 시에서 매입해 기념관으로 건립하자는 건의 등을 추진하는 등 생가 복원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화유산 보존은 미래 투자”···전문가들의 제언 미술평론가 김모 씨는 “장두건의 작품은 포항 근대사의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는 자료”라며 “그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재단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가 복원을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학생과 관광객에게 지역 문화를 알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일부에서는 포항시의 문화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포항은 철강 산업 도시 이미지가 강해 문화예술 분야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인데, 이번 사례가 지역 예술가 발굴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 장두건을 품을 준비가 필요하다 장두건 화백의 유산은 과거의 흔적을 넘어 포항이 세계적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전남의 오지호 화백 사례는 지역 출신 예술가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홍보함으로써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성공 모델이다. 포항시 역시 장두건의 삶과 예술 세계를 재평가하고, 그의 업적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술품 전시 이상의 문화적 가치 창출로 포항만의 독특한 문화 브랜드를 구축, 세계적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9

이형회 ‘제42회 정기회원전’… 장두건 정신 계승

포항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목인 고(故) 장두건 화백. 98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10주년이 되는 올해. 그의 고향 포항에서 예술혼을 다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와 행사가 막을 올렸다. 한국 서양화의 발전을 견인하는 한 축의 역할을 하는 미술 단체인 이형회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포항에서 ‘제42회 정기회원전’ 축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행사는 9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리는 회원전과 연계해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포항 출신 서양화 거장 고 장두건 화백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18일 오후 4시 이형회 회원 60여 명은 포스코갤러리에서 42회 정기전 축하행사 및 작품 감상회를 열었다. 행사는 운영위원인 류영재 화백의 진행으로 각 실별 3명의 회원이 참석해 작품을 해설하며 교류했다. 회원들은 버스로 호미곶으로 이동해 한반도 해맞이의 성지인 호미곶 주변과 수려한 영일만의 풍광을 관광하고, 만찬과 레크리에이션으로 친목을 다졌다. 19일에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의 장두건 화백 묘소를 참배하며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포항시립미술관을 방문해 장두건 화백 상설관을 둘러보고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들과 화백의 유품 등을 관람하는 등 문화 탐방 일정을 소화했다. 이형회의 이번 정기전은 ‘사사무은(事師無隱)’을 주제로, 고(故) 장두건 화백을 포함한 총 67명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형회는 강광식, 노희정, 허계, 고윤 등 원로 작가를 비롯해 중견작가 등 전국에서 활동하는 회원 70여 명이 소속된 단체다. 1984년 장두건 화백이 창설한 서양화 단체로서 그가 98세로 타계할 때까지 회장직을 역임하며 애착을 가지고 운영함으로써 한국 서양화의 토대를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 원로 작가부터 신진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는 이형화는 매년 정기전을 통해 신진 작가 발굴 및 한국 서양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918년 포항에서 출생한 장두건 화백은 2015년 타계하기 전인 2014년 포항시립미술관에 유화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 등의 유작 전부와 작업도구 등 유품 1000여 점을 기증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장두건관을 마련해 상설 운영하고 있으며, 포항시는 2005년부터 장두건미술상을 제정해 후배 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축하행사에서 권숙자 이형회 회장은 “장두건 화백의 예술 정신을 되새기며 지역민과 소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돼 한국 서양화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