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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설계하는 오늘의 데이터, 경제총조사에 적극 참여해 주세요

유한한 자원을 가진 현실 세계에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경제정책이나 인구정책은 물론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개인의 인생 설계가 그러한 의사결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감이나 운에 의한 의사결정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양과 질이 좋아야 합니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국가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도 이러한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작년에 기획재정부 산하 외청이었던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기존의 중앙 통계조사기관을 넘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데이터기관이 된 것입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사업의 하나로 올해 경제총조사를 실시합니다. 경제총조사는 통계법에 따라 매 5년 주기로 실시하는 통계조사로서 응답자의 성실한 응답 의무가 부여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통계조사입니다. 왜냐하면 대구·경북지방의 현안인 지역균형 발전전략, 중소기업 육성 정책, 소상공인 지원정책 등 주요 경제정책이 경제총조사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되고 있으며 각종 표본 추출을 통한 경제통계조사의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경제총조사는 6월 1일부터 7월 22일까지 국내에서 산업활동을 영위하는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대구·경북 지역의 약 32만여개 사업체가 조사대상입니다. 경제총조사는 국가데이터처 주관으로 지방정부가 고용한 조사원이 조사를 실시합니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편리하게 조사에 응하실 수 있도록 국가데이터처에서는 조사원의 방문 면접조사 외에 인터넷, 전화 등 다양한 응답방법도 준비하였습니다. 응답하신 정보는 통계법에 따라 철저히 보호되며, 통계 작성 목적 외에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경제총조사에 참여하는 조사원들은 우리 지역의 이웃들입니다. 이러한 점을 이해하시어 조사원들이 사업체를 방문했을 때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정확하게 응답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제총조사는 조사원과 응답자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야만 당초 목표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 대구·경북의 지역경제가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업체 종사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안형익 동북지방데이터청장

2026-06-08

2026대구WMAC 조직위, 급식 분야 공식후원사 공개 모집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2026대구WMAC) 조직위원회가 대회 관계자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급식 서비스를 제공할 공식후원사를 공개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WMA) 임원과 심판 등 대회 관계자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위탁급식 사업자다. 참가 자격은 법정속도를 준수할 경우 대회장까지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한 지역 소재 기업으로, 풍부한 현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후원 참가신청서와 제안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조직위는 서류심사와 현장평가를 거쳐 공식후원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기업에는 △대회 로고 및 공식후원사 명칭 사용권 △각종 홍보매체를 활용한 기업 브랜드 홍보 △대회 기간 관계자 급식 납품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접수 기간은 6월 9일부터 18일까지다. 신청 방법과 세부 내용은 2026대구WMAC 조직위원회 홈페이지(www.wmac2026.com)와 대구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조직위 마케팅팀(053-803-1862)으로 하면 된다. 진기훈 조직위 사무총장은 “국제육상도시 대구에서 열리는 글로벌 스포츠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고, 기업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35세 이상 생활체육인의 국제 스포츠 축제인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오는 8월 22일부터 13일간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 개최된다. 조직위는 전 세계 90개국 1만1천여 명의 선수단과 동반 가족 등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국내 참가자들에게는 2027대구마라톤 참가 신청권 우선 제공(하프·10㎞ 참가자 대상, 선착순 3천 명), 대구로페이 2만 원 선불카드, 태극마크 부착 선수 유니폼, 기념메달, 개회식 퍼레이드 우선 참가권 및 단복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참가 신청은 오는 23일까지 조직위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8

대구시,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공모…최우수단지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선 지원

대구시가 공동주택의 모범적인 관리 사례와 상생하는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26년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공모를 실시한다. 신청 대상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지역 내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며, 신청 기간은 오는 7월 1일부터 31일까지다. 참여를 희망하는 단지는 소재지 관할 구·군 건축부서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평가는 대구시 모범관리단지 평가단이 최근 1년간의 공동주택 관리 실태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평가 분야는 일반관리, 시설안전 및 유지관리, 공동체 활성화, 재활용 및 에너지절약 등 4개 부문이다. 특히 올해는 층간소음 등 이웃 간 분쟁 해결 노력에 대한 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층간소음 예방관리 우수사례에는 별도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단지별 특화 우수사례와 행정처분 여부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선정한다. 대구시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공동주택을 세대 규모에 따라 150~500세대 미만, 500~1000세대 미만, 1000세대 이상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평가한다. 각 그룹별 최고 득점 단지 1곳을 선정한 뒤 이들 가운데 최우수단지 1개소와 우수단지 2개소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단지에는 상패와 동판이 수여되며,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 후보로 추천된다. 특히 최우수단지는 ‘2027년 대구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선지원 대상으로 지정돼 예산 범위 내 추가 지원을 받는다. 우수단지 역시 추가 지원과 가점 혜택이 제공되며, 공모에 참여한 모든 단지에도 가점이 부여된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이번 모범관리단지 선정을 통해 층간소음 분쟁 해소와 시설물 안전 확보,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우수사례가 발굴되길 기대한다”며 “입주민 주거환경 개선과 이웃 간 화합하는 건전한 공동주택 문화 정착을 위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 관련 세부 사항과 제출 서류는 대구시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8

젠슨 황, 치맥은 잊고 오늘은 업무에 집중...방한 마지막날 LG·서울대·현대차· 네이버와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일정 마지막날인 8일 LG,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삼겹살과 치맥으로 우정을 다졌던 재계 총수 기업들을 잇따라 방문한다. 또 중간에 서울대를 방문해 연구원 학생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잇달아 만찬을 함께 하며 방한 막판 일정을 소화한다. 재계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를 방문한 뒤 서울대,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LG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로봇과 제조 AI,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선보였다. 지난해 인수한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와 계열사 로보스타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애지봇에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는 또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설루션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 등 사업을 육성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다음 일정은 서울대 방문. 그곳에서 서울대 AI 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를 찾고,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진다. 이 자리에는 연구소 소속 교수진 등도 함께 한다. 황 CEO는 이어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으로 이동해 정의선 회장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와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업,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등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CEO는 그 다음 행선지로 네이버 1784 사옥을 찾아 AI 인프라, 소버린 AI, 클라우드, 로봇·디지털트윈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제2의 사옥인 1784는 로봇과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5G 특화망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와 클라우드, 로보틱스, 공간지능 기술을 앞세워 AI·딥테크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황 CEO는 저녁에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로 이동해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황 CEO는 오후 6시 50분께 신라호텔에서 AI 스타트업 간담회에 앞서 간단한 소감을 밝히고 질의응답도 할 예정이다. 이어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업스테이지를 포함한 국내 AI 스타트업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황 CEO는 8일 저녁 늦게 또는 9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2026-06-08

세계 최고 기업가 젠슨 황, 최태원 회장과 또 깐부회동…못말리는 치맥 사랑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틀 만에 다시 치맥 회동을 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함께했다. 엔비디아 측에선 황 CEO와 부인 로리 황,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도 장녀 메디슨 황이 모임 장소까지 기획해 마련한 자리로 알려졌다. 그는 5일 있었던 최태원 회장·LG 구광모 회장·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아버지 젠슨 황의 삼겹살 회식, 유재석 진행 ‘유퀴즈’ 출연, 두산베어스 시구 등을 직접 기획하고 일정과 동선까지 주도한 인물이다. 최태원 회장과 이틀만에 다시 만난 치맥 자리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깐부회동‘으로 화제가 된 바로 그 음식점에서 이뤄졌다. 최 회장은 당시 일정 관계로 경주에서 젠슨 황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와 최 회장은 7일 오후 6시 50분 전후로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도착했다. 황 CEO가 먼저 도착해 시민들에게 사인해주는 사이 최 회장도 곧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하이파이브‘를 한 후 생맥주로 건배했다. 황 CEO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에 시구를 한 후 깐부치킨으로 이동했다. “치맥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황 CEO의 말처럼 야구장 방문 후 또 ‘치맥‘인 셈이다.

2026-06-07

장동혁은 왜 안 물러나나…선거에 졌으면 결과에 책임져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거리로 나섰다. 지방선거 후 첫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장 대표가 잠실 투표소에 나타났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함께 싸우겠다”라고 외쳤다. 종로에 있는 서울시 선관위,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에도 종횡무진했다. 내부의 갈등은 외적의 위협을 이용해 덮는다는 게 독재자들의 수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같은 의도로 드론을 날렸다고 의심받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게 뻔한 당내 회의는 피해 다니다, 거리 투쟁을 벌일 구실을 찾은 것이다. 장 대표는 “개표가 중단되게 반드시 선관위와 싸우겠다”라며 “개표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개표를 막은 투표함에서 오세훈 후보는 3376표, 정원오 후보는 728표를 얻었다.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투표도 국민의힘에 쏠려 민주당에서 한 석을 빼앗을 수 있었다. 개표를 막아서 어쩌겠다는 건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문제는 미뤄놓고, 대여 투쟁을 명분으로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다. 현 당권파는 “나름 선방했다”라고 주장한다.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12곳을 내줬지만,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선전했고, 대구도 방어하지 않았느냐”라고 한다. 서울시장도 국민의힘이 차지했으니, 누가 이겼는지 아리송하다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 대표가 숟가락을 얹는 것은 염치가 없다. 일부 이긴 곳은 장 대표와 관계없고, 장 대표가 지나간 곳은 오히려 줄줄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와 거리를 둬서 이겼다. 오 후보는 장 대표에게 2선으로 물러나고, 혁신선대위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수용되지 않자, 독자적인 선대위를 꾸렸고, 공동 유세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8차례 일정을 소화했지만, 현장 유세를 벌인 강서·구로·마포·성동·종로·강남 가운데 강남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당선됐다. 장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51차례 현장 유세를 다녔다. 충청권이 21번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충남 보령·서천)가 있는 충남만 13번을 갔다. 그렇지만 충남·북과 대전·세종시장 모두 졌다. 장 대표는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비슷한 태도를 보였던 박형준 후보는 그 이후 지지율이 하락했다. 오 시장과 달리 장 대표와 박민식 후보의 이미지까지 겹치면서 고전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도 반대한 박 후보는 3등 했다. 장 대표가 “배신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 표로써 보여달라”라고 지원 유세한 울산시장 선거도 실패했다. 그에 반해 서울시장은 물론 장 대표가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경남지사 선거, 후보들의 거부로 찾아가지 못한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대구시장 선거도 공천 파동으로 어렵게 출발하게 만든 게 장 대표다. 대구시장, 대구 달성 국회의원 선거를 장 대표 덕분에 이겼나. 대구 시민은 선거 초반 인물론으로 균형을 잡았다. 하지만 공소 취소 등 이재명 정부가 밀어붙이는 무리한 폭주에 보수 붕괴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것을 장 대표의 성과로 돌리는 것은 터무니없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졌을 때 비대위를 꾸려 위기를 돌파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졌을 때, 박근혜 비대위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김종인·이준석 등을 영입해 2012년 총선에서 과반 승리를 이뤄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에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정치는 책임이 따른다. 권한을 행사하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 그게 민주주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법 전문가들이 민심을 법 논리로 재단한다. 민심과 상식을 법 이론으로 깔아뭉갠다. 한동훈 전 대표를 사퇴시키고, 축출하는 과정도 법 논리였다. 현 지도부 붕괴를 막는 방패도 민심이 아닌 법 규정이다. 그러나 그건 딱 당권까지다. 민심을 얻지 않고는 정권을 잡을 수 없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6-06-07

한·세르비아 CEPA 타결…반도체·전기차 수출길 넓힌다

한국과 세르비아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우리나라가 발칸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자동차 부품 등 주력 수출품의 시장 개방과 함께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기반도 마련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야고다 라자레비치 세르비아 대내외무역부 장관과 만나 한·세르비아 CEP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9월 협상 개시 이후 상품무역, 원산지, 통관, 지식재산권, 경제협력 등 12개 분야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협정으로 양국은 품목 수 기준 90.2%, 수입액 기준 96% 이상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세르비아는 그동안 최대 25% 관세를 부과해온 반도체와 전기전자 제품의 관세를 철폐하고,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시장도 개방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 전 품목에 대한 관세 역시 즉시 철폐돼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유럽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라면과 조미김, 인삼, 커피믹스 등 K-푸드와 화장품에 대한 관세도 철폐된다. 의료기기와 의약품, 방산 분야 시장 접근성도 확대돼 국내 기업들의 수출 품목 다변화가 기대된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양국은 세르비아산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희토류 등에 대한 관세를 즉시 또는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무역 규범도 한층 강화됐다. 일반 수입물품은 도착 후 48시간 이내, 특송물품은 6시간 이내 반출을 원칙으로 하는 신속통관 제도가 도입된다. 또 온라인 환경에서의 저작권 침해 대응과 침해 웹사이트 차단 등 지식재산권 보호 규범도 마련됐다. 양국은 이와 함께 에너지·광물 협력을 확대하고 AI, 보건의료, 생명공학기술 등 미래 산업 분야를 경제협력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산업·제조, 교통·물류, 중소기업, 관광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여 본부장은 “한·세르비아 CEPA 타결은 서부 발칸 지역 핵심 파트너인 세르비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라며 “시장 개방뿐 아니라 공급망, 에너지·광물, AI·바이오 등 미래 산업 협력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협정문 법률 검토와 번역 작업 등을 거쳐 정식 서명 절차를 진행한 뒤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07

“치맥보다 좋은 건 없죠” 젠슨 황, 잠실구장서 깜짝 시구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프로야구 시구에 나서며 한국 팬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황 CEO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의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평소 상징처럼 입고 다니던 가죽 재킷 대신 두산 유니폼을 착용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코리아”를 외치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황 CEO는 “엔비디아와 한국은 PC 게임과 비디오를 비롯한 기술 산업 분야에서 함께 성장해 왔다”며 “저와 가족을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KFC를 즐기러 왔다”며 “치맥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직접 ‘치맥’을 언급해 관중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이날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등번호 93번 유니폼을 입고 시구에 나섰다. 공은 시타자로 나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방향으로 다소 벗어났지만,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이어졌다. 박 회장은 두산 창립연도인 1896년을 상징하는 등번호 96번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섰다. 황 CEO의 시구 연습은 두산 외국인 투수 잭 로그가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구를 마친 황 CEO는 엔비디아 임직원 200여명이 자리한 1루 측 좌석으로 이동해 맥주잔을 들어 건배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에는 사인과 기념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1루 테이블석에는 부인 로리 황과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 등을 위한 좌석도 마련됐다. 황 CEO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제네시스 G90 차량을 이용해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현장에서 ‘두산그룹과의 협력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시구에 집중하겠다”고 답했고, ‘직구와 변화구 중 어떤 공을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난 할 수 있다(I can do it)”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6-07

“제철소의 ‘당연한 일상’을 묵묵히 받쳐주는 사람이 되고 파”

현장에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실감 포스코기술대학에 진학 자격증 취득도 배움은 내 일을 더 잘하고픈 욕심 때문 △본인 소개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아울러 본인에게 ‘일’ 이란 어떤 의미인지, 평소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중앙수리섹션에서 유압기기 수리 및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정기원 대리이다. 포항제철공고 시절 처음 맺은 포항과의 인연이 자연스레 포스코 입사로 이어졌고, 20대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오직 제철소 현장 한길만을 걸어왔다. 나에게 ‘일’은 삶의 가장 큰 동기이자 일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이른 새벽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오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차분히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담당하는 유압기기는 제철소의 거대 설비를 움직이는 ‘혈관이자 근육’과 같다. 유체의 흐름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함으로써 쇳물을 녹이고 철판을 누르는 모든 기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핵심 장치이다. 미세한 누유 하나가 공장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매일 설비의 미세한 진동과 소리까지 온 신경을 집중해 살피고 있다.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숨어 있는 고장 원인을 찾아내 해결했을 때, 그리고 설비가 다시 완벽하게 돌아갈 때 느끼는 성취감이 내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제철소의 ‘당연한 일상’이 흘러가도록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또 가장 큰 보람이라 느낀다. △포스코기술대학 학업 과정과 업무를 병행하며 업무 관련 기능장 자격증 3개를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원동력과 본인만의 비결을 말해달라.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늘 실감하게 된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은 내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단순히 ‘경험이 많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의 경험을 이론으로 단단하게 뒷받침하고 싶었다. 그래서 포스코기술대학에 진학해 금속공학을 깊이 있게 공부했고, 제강·제선·주조 기능장 자격증 3개를 차례로 취득했다. 제철소의 전 공정을 제대로 이해해야 내가 담당하는 유압 설비의 문제도 더 넓은 시야에서 정확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은 이론은 현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단순히 오랜 ‘감’에만 의존해 고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도면과 공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고장 원인을 명확히 짚어내니 수리 시간은 단축되고 설비 가동률은 올라갔다. 자연스레 정비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졌다. 물론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스스로 세운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돌이켜보면 즐거웠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실력으로, 동료들에게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엔지니어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 ‘철판을 누르는 유압 장치’핵심 개선 선정 작업 안정성과 정비 리드타임 대폭 단축 스마트한 일터 만드는데 앞장서고 싶어 △현장 핵심 설비의 정비 방식을 개선해서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현했다고 알고 있다. 이번 개선 활동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실제 현장에서 달라진 점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우리 파트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 확보와 정비 효율성 극대화’이다. 이를 위해 파트장님과 함께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고, 동시에 정비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점을 찾고자 했다. 그중 높이 1.5m, 무게 30톤에 달하는 ‘철판을 누르는 유압 장치’를 핵심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설비의 규모가 크다 보니 정비 시 작업 높이가 높고 무거운 부품을 다뤄야 해서,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비 프로세스를 효율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선 고소 작업의 위험을 예방하고 작업 동선을 최적화하기 위해 작업장 바닥을 아래로 파내어 설비 자체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 높이가 1.5m에서 0.3m로 낮아지면서 사다리 없이 평지에서 편리하게 정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 이에 더해, 무거운 부품을 다룰 때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작업 편의성을 높이고자 ‘전용 회전 장치’를 직접 제작했는데, 작업자가 기계 조작만으로 부품을 원하는 각도로 정밀하게 회전시킬 수 있게 되면서 작업의 안정성은 물론 정비 리드타임까지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이번 개선은 단순히 기존 방식을 바꾼 것을 넘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정비 효율성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현장의 비효율과 위험 요소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개선하여 스마트한 일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다. 안전과 효율 개선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낯설게 보기’와 ‘소통’ 두 가지 원칙 고수 관점의 변화가 비효율·위험 발견 출발점 △앞서 소개해준 사례처럼 평소에 현장의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찾아내는 자신만의 특별한 접근 방식이 있는지? 평소 현장의 안전과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낯설게 보기’와 ‘소통’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익숙한 작업일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늘 하던 방식이라도 ‘이것이 정말 최선일까? 더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편이다. 마치 오늘 처음 이 현장에 출근한 사람처럼 현장을 낯설게 바라보고자 노력하는데, 이러한 관점의 변화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미세한 비효율이나 잠재적 위험 요소를 발견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를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해결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그 해답을 현장 동료들과의 ‘소통’을 통해 찾고 있다. 발견한 문제점을 파트원들과 공유하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안전하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한다. 동료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연결할 때, 비로소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 가장 현실적이고 최선인 방안이 나온다고 믿는다. △회사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여 ‘영보드’ 활동을 참여했다고 들었다. 활동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지난해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소통 창구인 ‘포스코 영보드’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1년간 영보드 활동을 하며 일상적인 대화부터 식사 자리,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여기서 수렴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사내 소통 채널을 통해 적극 전달하며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에 힘썼다. 특히 90여 명의 동료가 함께 근무하는 현장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작업진행실과 휴게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등 동료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부분들을 차례로 개선해 나갔다. 본연의 업무와 병행하는 과정에서 쉽지는 않았지만, 개선된 환경을 본 동료들이 전하는 감사 인사는 가장 큰 보람이었다. 직원 소통 창구 ‘포스코 영보드’ 위원 활동 현장목소리 적극 전달 해결책 마련 힘써 동료들이 전하는 감사 인사 가장 큰 보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동료들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깊이 묻어나는 것 같다. 평소 회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결국 회사 생활의 시작과 끝은 사람, 즉 ‘동료’라고 생각한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일터인 만큼, 동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회사 생활의 행복과 성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아무리 좋은 설비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결국 그것을 움직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람이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관계가 불편하면 사소한 업무도 무겁게 느껴지지만, 반대로 끈끈한 신뢰가 바탕이 되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현장의 어려움도 기꺼이 즐겁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동료들과 발을 맞추어 함께 걸어갈 때 비로소 지치지 않고 더 큰 성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엔지니어로서 업무 역량을 꾸준히 키워 나가는 비결이 궁금하다. 자신만의 특별한 ‘루틴’이 있나. 최근에는 ‘디지털 도구 활용’과 ‘현장 실무 경험’을 결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내에서 제공 중인 생성형 AI ‘P-GPT’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파악한 기술 정보는 카탈로그 및 표준서와 일일이 대조하며 철저히 검증한다. 스스로 기술적 근거를 찾아내며 업무 완성도를 높이는 나만의 새로운 루틴인 것이다. 실제로 유압 설비 투자 공사에 참여해 파트장님과 함께 공사 전반을 수행할 때 이 루틴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도면과 제어 메커니즘을 미리 분석하고 현장에 임한 덕분에, 복잡한 유압 시스템과 제어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실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과 현장 경험을 유연하게 결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스마트한 루틴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장에서 치열하게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묵묵히 지탱해 준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일과 자기계발에 몰두하느라 퇴근이 늦어지거나 공부와 실습으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묵묵히 응원하고 내 곁을 지켜주는 아내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밖에서 마음 편히 일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내가 나의 빈자리를 온전히 채우며 가정을 지켜준 덕분이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헌신이 사실은 얼마나 큰 배려이고 사랑이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실감한다. 일에 몰두하느라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소홀해질 때도 있었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언제나 우리 가족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주신 부모님과, 늘 내 편이 되어주는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꼭 전하고 싶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다 담을 수 없겠지만, 나의 성장이 곧 우리 가족의 행복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는 더 좋은 동료이자 아들, 그리고 든든한 가장이 되고 싶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6-07

민주당 ‘투표용지 부족’관련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하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회의장에게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신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원내에 별도로 선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도 꾸리기로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의 기본을 훼손하는 일이 주권자 국민의 참정권을 행사하는 투표 현장에서 일어났다”면서 “이번 사태는 K-민주주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참담한 일이고 단순한 부실 행정 착오만으로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이 부여한 독립성을 통해 선거 공정성을 수호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기관이다. 선관위원장, 사무총장 사퇴로 끝날 일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선관위 내부 시스템에 구조적 허점이 없었는지 전모와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실 있는 국정조사를 위해 선관위를 관할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반기 국회에서 주로 활동했던 의원들을 국조위원으로 배치했다. 윤건영·이해식·김성회·모경종·임미애·양부남·이상식·이광희·채현일 의원 등이다. 한 원내대표는 “형식적 조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진상 규명이 가능하게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국조와는 별도로 원내에 선거제도개혁TF를 설치하고 공직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법 등 모든 관련 법률을 전면 검토해 다시는 소쿠리 투표, 지퍼백 투표지 이송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 개선으로 확실하게 연결하겠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정조사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진심이라면 당 지도부가 올림픽 공원의 재선거 요구 집회에 가서 ‘청와대로 가자’며 선동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민주당과 마주 앉아 즉각적인 국정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서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라고 주장했다. 앞서 강준현 수석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진상규명 조치를 약속했고, 선관위 개혁기구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남 기자

2026-06-07

추경호 당선인 ‘시정공백 정상화' 급하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5일 동대구로에 위치한 대구정책연구원 회의실에서 대구시 첫 업무보고를 받고 “소규모 인수위원회를 꾸려 형식보다 실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일(7월 1일)이 임박한 만큼 형식적인 인수 절차를 생략하고 시정 파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날 업무보고 직후 바로 발표한 인수위 멤버를 보면, 위원장은 곽대훈 2·28기념사업회 회장이 맡는다. 곽 위원장은 대구시 행정관리국장과 3선 달서구청장, 국회의원,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인수위원은 하중환 대구시의원(인수위 대변인)과 이재성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박종욱 전 대구시 정책보좌관, 한동엽·이은정 국회보좌관이 임명됐다. 역대 대구시장 인수위는 통상 20명 내외로 구성됐다. 추 당선인은 8일부터 인수위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시정 인수작업에 들어간다. 인수위는 우선 대구시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은 뒤, 각분야 전문와 시민단체,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주로 들을 방침이다. 과거 대부분 대구시장 당선인은선거운동 기간 중 인수준비를 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추 당선인의 경우 상대 후보와의 팽팽한 판세 구도가 선거일까지 이어지면서, 구체적인 인수 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당선인은 “공항이나 취수원 문제 등 주요 현안은 실무 공무원들에게 직접 사안별로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면서도 “기본적인 사안은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통해 소통을 많이 하고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 시절 ‘대구경제 대개조’를 최우선 공약으로 발표했었다. 추 당선인이 실무진 중심의 인수위를 꾸려 각종 현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은 평가받을 만하다. 기존 관행이나 형식을 중시하는 관료 사회의 틀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직접 현안을 정리하며 속도감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 이후 공백 상태였던 대구시정을 추 당선인이 하루빨리 정상화하길 기대한다.

2026-06-07

보훈의 달,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이를 기억하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열한 경쟁 끝에 새로운 선출 권력을 뽑고 마무리되었다. 선거 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수습하고 이제 국가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다. 때마침 이달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호국정신을 기억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들의 위훈을 추모하고 애국심을 생각하는 달이다. 현충일 비롯해 6·25전쟁일, 제2 연평해전 등 6월 한 달만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이들의 넋을 기리고 국태민안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전쟁과 아프리카 내전 등 지금 지구촌은 전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는 전통적 질서가 무너지고 각자도생이라는 험난한 길로 내몰리고 있다. 전쟁과 불안, 저성장이란 흐름 속에 나라마다 경제·외교적으로 살아남을 독자노선을 찾느라 노심초사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은 복잡하다. 강대국의 경제경쟁과 핵 위협, 전쟁의 불안 속에 한국이 가야 할 길은 철통같은 안보 태세뿐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 속에 900번이 넘는 외침을 당했다. 임진왜란과 일제침략, 6·25 전쟁 등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침략이 있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경제적 풍요로움은 그들의 희생이 밑바탕이 됐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대구와 경북은 일제침략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의 성지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했다.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뛰어난 곳이다. 6·25 전쟁 때는 풍전등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사수한 지역이다. 칠곡 다부동전투는 군인과 학도병, 주민 등이 온몸으로 나서 북한군의 총공세를 막아내 수도탈환의 원동력을 제공했다. 자랑스런 고장이다. 흔들리지 않는 호국정신을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보훈의 달을 맞는 우리의 자세다.

2026-06-07

소통과 화합의 삼겹살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은 유별나다. 농협 설문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85%가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0%는 “주1회 이상 삼겹살을 즐겨먹는다”고 밝혀 삼겹살은 그야말로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대표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삼겹살에 대한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 삼겹살이 대중에 보급된 역사는 길지가 않다. 1980년대 강원도 탄광촌에서 광부들이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목의 먼지를 씻겨 줄 거란 생각으로 먹은 것이 삼겹살 소비의 시초란 설이 있다. 어떤 책에서는 19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육류소비가 늘면서 삼겹살이 대중음식화 됐다는 얘기도 전한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모른다. 삼겹살은 돼지고기의 살과 지방 부분이 3번 겹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 말고도 삼겹살을 즐겨 먹는 나라는 많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개발했다는 중국의 동파육은 삼겹살 찜요리다. 덴마크에서는 얇게 썬 돼지고기 뱃살을 바싹하게 구운 ‘스테그트 플레스크’ 요리를 국민 대표 요리로 꼽는다. 베트남서도 찜, 구이, 조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삼겹살이 국민이 즐겨 먹는 대표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삼겹살이 가지는 독특한 이미지가 또 하나 있다. 소통과 화합을 상징하는 한국적 문화가 배어 있다. 삼겹살 파티는 직장 회식의 단골 메뉴다. 쏘맥 등이 곁들여지면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는 더 잘 살아난다. 지난해 깐부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젠슨 황이 이번에는 국내 대기업 회장과의 만남을 삼겹살집으로 선택했다. 서민적이면서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 장소로 잘 어울리는 곳이다. 탁월한 선택 같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6-07

여름을 맞으며

벌써 열흘이 다 되어간다. 지난 주말 무렵 목이 칼칼하고, 으슬으슬 한기가 돌고,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데다가, 욱신욱신 전신이 쑤셔온다. 간간이 흐르는 땀으로 속옷이 젖는다. 이건 분명 몸살감기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좋은 약일 터, 비상약을 찾아 종류별로 먹어 본다. 하지만 약효는 신통치 않다. 그렇지만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 건 내 생리와 맞지 않는다. 그렇게 사흘을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보낸다. 급기야 한밤중에도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 끙끙 소리 내며 이리저리 돌아누워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어둑한 공간에서 혼잣말한다. ‘그래,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어.’ 월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군청 옆에 있는 병원에 간다. 의사는 주사 두 방과 처방전을 내준다. 오랜만에 맞아보는 주삿바늘은 날카롭고 깊다. 그렇게 시작된 자의반타의반(自意半他意半) 칩거가 이어진다. 뭔가 굵은 나사가 빠져버린 듯 공허하다. 어느 날엔 18시간 이상을 잠과 함께 보낸다. 낮에도 아침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잠이 유일한 의지처이자 동반자처럼 나를 인도한다. 무수한 허황(虛荒)한 꿈이 나를 찾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그렇게 하염없는 무기력과 나태가 천석고황처럼 들러붙는다. 그러면서 지나간 일과 관계와 사람들이 떠오른다. 돌이켜보는 행위가 아무 의미도 없는데, 설령 그 시절과 대면한다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터인데, 하는 자괴감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몸이 아프다는 사실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청춘 시절엔 마음이 몸을 지배하지만, 나이 들면 몸이 마음을 통제한다. 건강한 몸은 마음을 이기지만, 아픈 몸은 마음에 백전백패일 뿐! 가까스로 책에 손을 대보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에 눈길을 주기도 하지만, 잠시. 이럴 땐 유튜브에 나오는 짤막한 영화나 화가(畫家)의 일대기(一代記) 혹은 추리소설 낭독이 유용하다. 언제부턴가 잠자리 동행이 되어버린 각종 유튜브 프로그램 덕분에 무료함과 적막함을 대적(對敵)한다. 우리 삶에서 어쩔 도리 없는 몇 가지가 분명 있기 마련이다. 사라져버린 사건 사고를 원상회복할 수 없다. ‘열역학 제2 법칙’은 지구상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까닭에 우리는 시간의 화살과 대결할 수 없다. 뜨거운 커피는 식기 마련이고, 허공을 맴돌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커피잔은 원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 우주 만유는 고요와 정돈에서 소음과 혼란으로 나아가도록 예정돼있는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 혹자는 평행이론을 신봉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좌충우돌할 수 있다지만, 아직은 다중우주에 거주하는 나의 다른 자아와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지나친 기대를 하거나, 터무니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공포와 분노의 포로로 살아가는 현대인은 그것들과 쉽게 작별하지 못한다. 오랜만에 텃밭에 나가 불원초(不願草)를 뽑거나 자르고, 가시상추와 머위를 따다가 건사한다. 초여름 햇살이 선선한 바람을 타고 날아와 내 얼굴과 전신을 휘감는다. 그러면서 나직하게 속삭인다. ‘그만 털고 일어나지, 그래. 혼자 왔다 가는 길 아닌가?!’ 허허로운 웃음소리 들린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6-06-07

함께 한 1461일 그리고 새로운 출발

선거 축제의 막이 내렸다. 당선과 낙선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을 만나고 자신의 비전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의 열정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땀 흘린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도 이달이면 마무리된다. 2022년 7월 1일 시작된 제9대 포항시의회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 총 1461일, 시간으로는 3만5064시간이다. 숫자로 적고 보니 길어 보이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선배 의원의 말처럼 “4년은 금방”이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4년은 배움의 시간이자 감사의 시간이었다. 당은 달랐지만 의회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때로는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동료 의원들이 있었다. 주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겠다는 목표 앞에서는 정당을 넘어 협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신 분들이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집행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의회의 역할은 견제와 감시이지만, 때로는 더 나은 정책을 만들기 위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끊임없이 질문했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했으며, 필요한 변화는 함께 만들어갔다. 무엇보다 지난 4년 동안 포항의 여러 현장을 다니며 수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역의 환경 문제, 노동자의 권리, 도시개발과 안전, 교육과 복지, 골목상권과 지역경제까지 시민들의 삶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때로는 안타까운 상황도 마주했고,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에 분노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작은 변화와 웃음, “고맙다”는 한마디는 ‘정치 효능감’이 되어 큰 힘을 주었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선다. 지방정치는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일상에 더 가까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길,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 상인들이 웃을 수 있는 골목상권, 주민들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일들이 모두 지방정치의 몫이다. 결국 좋은 정치는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조금씩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지난 1461일 동안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시민의 힘이었다. 의회를 움직이는 것도, 행정을 변화시키는 것도 결국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였다. 정치는 정치인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임을 배웠다. 선거는 끝났지만 포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저성장과 인구감소, 산업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과 지혜가 필요하다. 1461일의 시간이 끝나고 또 다른 1461일이 시작된다. 그 시간의 주인공은 특정 정당도, 특정 정치인도 아니다. 바로 포항의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만들어 갈 시민들이다. 정치는 결국 시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앞으로의 1,461일은 갈등보다 협력이, 말보다 실천이, 정치인보다 시민이 중심이 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 포항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정치로 보답하길 바란다. /김은주 포항시의원·더불어민주당

2026-06-07

국악의 날, 포항에서 정악을 듣고 싶다

매년 6월 5일은 국악의 날이다. 우리 전통음악의 가치를 되새기고 국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국악의 날이 제정된 지 2년째를 맞으며 문득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언젠가 포항에서도 정악(正樂)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역에서 문화예술 기획을 하며 국악 공연을 무대에 올려왔다. 공연을 준비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국악이 가진 힘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은 늘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어렵고 낯선 음악으로 생각한다. 공연 홍보를 하다 보면 “국악은 잘 모르겠다”거나 “재미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관객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막상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반응은 다르다. 사물놀이의 힘찬 울림에 감탄하고, 민요의 구성진 가락에 박수를 보낸다. 대금과 해금의 선율에 깊이 빠져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국악은 영상으로 보는 것과 공연장에서 직접 만나는 것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고. 최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퓨전국악이나 창작국악 공연이 많이 늘어 젊은 세대들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반갑고 필요한 일이지만, 동시에 국악의 원형과 본질을 보여주는 음악을 만날 기회도 함께 늘어야 한다. 그 중심에 정악이 있다. 정악은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 사회의 ‘바른 음악’이다.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 수제천, 영산회상과 같은 대표적인 음악들이 모두 정악의 범주에 속한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절제와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빠름보다는 깊이를 추구하는 음악이다. 현대인들에게 정악은 어쩌면 가장 낯선 음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악을 직접 듣다 보면 오히려 그 느림 속에서 특별한 감동을 발견하게 된다. 서두르지 않는 선율, 음과 음 사이의 여백, 절제된 아름다움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를 되찾게 한다. 끊임없는 경쟁과 속도 속에서 피로한 사람일수록 정악이 가진 가치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정악은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귀 기울이는 법을 알려준다. 빠르게 소비되는 문화가 아닌 오래 음미하는 문화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포항은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문화적으로도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며,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국악 공연의 영역도 조금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사물놀이와 민요, 퓨전국악을 넘어 정악과 같은 전통음악의 깊이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문화는 접할 기회가 있을 때 성장한다. 국악의 날을 맞아 바라는 것은, 포항에서도 시민들이 정악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깊이와 품격을 경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유산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향유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가 된다. 국악의 날이 지역에서도 정악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언젠가 포항의 공연장에서 수제천과 영산회상, 종묘제례악의 장중한 선율이 울려 퍼지는 모습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손철호 지역문화포럼 따로또같이 대표

2026-06-07

유월, 눈물이 부끄럽지 않아서

삼등 병실 티브이에서 ‘87년 6월’이란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거기서 다시 한 아름다운 청년의 죽음 보았고 최루탄 자욱하던 거리에 흩어지던 학생들과 일제히 울리던 차량들 경적소리 들었으며 자신들의 도시락을 모아 담 너머 명동성당 시위대에 전해주던 여고생들의 사랑 보았으며 깨끗이 씻은 도시락에 잘 먹었다는 메모가 있었다는 아름다운 후일담을 들으며 희망 보았으며 전경들 가슴에 장미꽃 꽂아주던 시민들과 축제처럼 흩날려 내리던 휴지 뭉치들의 감동 보았으며 돌 던지던 넥타이부대와 아줌마의 열정 보았고 광화문에서 시청 앞 광장 거쳐 서울역 앞까지 거리에 가득하던 시민들의 하나됨과 이 땅 민주주의의 빛나던 승리 거기서 오랫동안 다시 보았습니다 마음은 하나도 슬프지 않았는데도 보는 도중 내내, 끊임없이, 하염없이 눈물 흘러나왔습니다 눈물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그건 ‘첫경험’같은 것이었습니다 - 엄원태, ‘부끄럽지 않은 눈물’ 부분 (‘부끄럽지 않은 눈물’, 창작과비평) 다시, 6월이다. 대구지역의 엄원태(1959~) 시인은 1987년부터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하는 시인이 병실 티브이에서 본 다큐멘터리는 공교롭게도 ‘1987년 6월’이다. ‘1987’이라는 뜨거운 소재 앞에서 두려워하지는 않되, 삼가는 마음으로 불러낼 수 있는 키워드는 많다. 가까운 소설에서는 김숨의 ‘L의 운동화’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을 단숨에 소환할 수 있다. 무릇 ‘1987’이라는 영화가 눈물을 이해하게 하고, 참여하게 한다면 엄원태 시인의 시 또한 다르지 않다. 가령 영화의 주요 배역 중 유일한 허구의 인물인 연희(김태리)가 주저하거나 회의하면서도 사건 깊숙이 개입하는 모습처럼 시인의 “부끄럽지 않았다”라는 고백은 증언이며 역사의 얼굴이 된다. 이것이 곧 시대의 마음이며 눈물을 쏟아 내면서도 있어야 할 자리에 우뚝 선 배우의 표정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수많은 익명의 얼굴과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 유월은 무고한 사람의 참혹한 죽음에 접했던 자들 중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고 기억하게 하고 증언하게 한다. 악은 강한 서치라이트처럼 권력자를 집약해서 비추지만, 희망이 ‘작은 빛’의 연쇄에서 나오듯 역사의 물줄기도 그렇다. 마치 반딧불처럼 강렬한 빛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뿐 결코 명멸하지 않는다. 예컨대 선은 어둠 속 광장을 메운 작은 민중들의 미약한 빛들이 밝히는 세상이다. 한 세대를 사이에 두고 1987년과 오늘의 광장이 뜨겁게 공명할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는 인용된 시를 보며, 이런 질문에 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부끄러운가’ 부끄러운 것들을 생각해 보자. 조르주 아감벤의 ‘아우슈비츠’를 함께 읽으며 위의 질문을 나누기도 했다. 인간에게 부끄러움이 의지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어떤 신체의 돌발적인 출몰이라면, 인간의 의식은 몸의 감각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가령 “보는 도중 내내, 끊임없이, 하염없이 눈물 흘러나왔다”라는 시인의 고백처럼 콧물이나 오줌 혹은 눈물이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거나 흘러내리는 순간일 것이다. 하지만 시인의 눈물은 “첫 경험”처럼 숭고함 그 자체가 된다. 이처럼 육체와 영혼이 온전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공유되었던 기억이 있었던가. “눈물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이희정 시인

2026-06-07

마케팅 AI 심층 분석-개인화 추천과 광고 타겟팅의 원리

가게를 하는 사장님이라면 한 번쯤 겪어 보셨을 일이다. 어제 인터넷에서 검색한 운동화가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에 다시 뜬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 아래에 내가 어제 클릭한 상품이 광고로 떠 있다. 유튜브를 켜자마자 어쩌면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앱을 열어도 옆자리 손님과 내 화면은 다르다. 가게에서도 사정은 같다. 우리 매장 광고를 네이버에 올리려고 보면 ‘어떤 손님에게 보일지’ 같은 옵션이 줄줄이 나오고, 카카오톡 채널에 단골 알림을 보내려 해도 ‘관심 상품을 본 사람’에게만 보내는 기능이 따로 있다. 누가 이렇게 손님을 골라 주는 걸까. 그 보이지 않는 점원의 이름이 바로 ‘마케팅 AI’이다. 우리 가게의 매대 진열을 누가 정하는지가 매출을 좌우하듯, 스마트폰 화면의 진열대도 누군가가-정확히는 어떤 알고리즘이-정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잘 만든 개인화 추천은 고객 만족도를 평균 20퍼센트, 구매 전환율을 10~15퍼센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회는 이 보이지 않는 점원의 일하는 방식을 들여다보고, 우리 가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편리함 뒤에 어떤 그림자가 숨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 추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비슷한 사람’과 ‘비슷한 물건’ 마케팅 AI가 추천을 만들어 내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한 두 가지 발상에서 출발한다. 첫째는 ‘비슷한 사람’을 보는 방식이다. 가게로 치면 단골 김 씨가 즐겨 사는 물건을 비슷한 취향의 박 씨에게 권하는 셈이다. 김 씨와 박 씨가 같은 음료를 좋아하고 같은 시간대에 들르는 단골이라면, 김 씨가 새로 시도한 메뉴를 박 씨도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는 단순한 짐작이다. 영화·도서·상품을 비슷한 패턴으로 사고 보는 사람들끼리 무리를 짓고, 그 무리에서 인기 있는 것을 권한다. 아마존 매출의 약 35퍼센트가 이 방식의 교차 추천에서 나온다는 통계는 업계의 오래된 지표이다. 둘째는 ‘비슷한 물건’을 보는 방식이다. 내가 매운맛 라면을 좋아하면 비슷하게 매운 다른 라면을 권하는 식이다. 영화라면 장르·감독·배우·분위기 같은 요소를 잘게 쪼개 비슷한 작품을 찾아 준다. 넷플릭스는 이 두 방식을 함께 쓰며, 시청자가 본 영상의 약 75~80퍼센트가 검색이 아닌 추천을 통해 발생한다고 자사 연구진은 밝힌 바 있다. 같은 회사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개인화 추천은 해마다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이탈 비용을 줄여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AI는 한발 더 나아가 사람과 물건을 한 장의 거대한 지도에 점으로 찍고, 점과 점 사이의 거리를 재서 가까운 것을 권한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끼리는 가까운 동네에 모이고, 비슷한 종류의 물건끼리도 가까운 골목에 진열되는 셈이다. 결국 시장 골목에서 단골을 알아보고 입맛에 맞는 반찬을 권하는 일이, 컴퓨터 안에서 수억 명을 상대로 1초 안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 점원이 24시간 졸지 않고, 손님 한 명 한 명의 발걸음을 모두 기억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 광고가 나를 알아보는 방법···쿠키와 행태 정보의 시대 추천이 ‘무엇을 보여줄까’의 문제라면, 광고는 ‘누구에게 보여줄까’의 문제이다. 사장님들도 인터넷 광고비를 집행하다 보면 ‘맞춤 광고’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떻게 광고가 내 손님을 찾아낼까. 오랫동안 그 비밀의 열쇠는 ‘쿠키(cookie)’였다. 우리가 어떤 사이트를 거쳐 어떤 상품을 보았는지를 따라다니며 기록하는 작은 꼬리표이다. 한 가게에서 본 신발이 다른 사이트에서 다시 광고로 뜨는 까닭이 바로 이 꼬리표 덕분이다. 그러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사파리·파이어폭스 같은 브라우저는 이미 이 꼬리표를 차단해 왔고, 구글도 2025년 4월 결국 일괄 폐기 계획을 철회하고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인터넷을 열 때마다 마주치는 ‘쿠키 동의’ 팝업창은 그 변화의 신호이다. 흐름은 분명하다. 남의 발자국을 몰래 따라다니는 광고에서, 자기 손님이 남긴 발자국을 정성껏 기록하는 광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가게가 직접 모은 단골 명부, 멤버십 카드 사용 내역, 자체 앱의 방문 기록 같은 것이 바로 ‘1차 데이터’이다. 외부 추적이 어려워질수록 내 손님의 발자국이 더 귀해진다는 뜻이다. 카드사 데이터나 외부 데이터를 사오는 시대에서, 우리 가게 손님을 우리가 직접 기록하는 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4년 1월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는 온라인 행태 정보 보호 정책 방안’을 내놓아 광고 사업자의 책임을 구체화했고, 2025년 개인정보 처리방침 작성지침도 한층 강화됐다. 손님의 자기결정권을 광고 효율보다 앞세우자는 사회적 합의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손님의 정보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 일이 곧 신뢰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 새삼 분명해지고 있다. ■ 소상공인에게 열린 도구들···네이버·카카오, 그리고 포항의 가능성 좋은 소식은 마케팅 AI가 더 이상 대기업만의 무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네이버는 2017년 도입한 추천 시스템 ‘AiRS’를 블로그·쇼핑·뉴스로 넓혔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AI 광고 솔루션 ‘애드부스트 쇼핑’을 통해 이를 쓴 가게의 신규 구매자와 주문 건수가 약 60퍼센트 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쓰는 ‘AI 메이트 쇼핑’과 광고주용 ‘모먼트 AI’를 잇따라 내놓아 대화창에서 “주말 친구 생일 선물 추천해 줘”라고 물으면 AI가 골라 주는 단계까지 왔다. 카카오 측은 다음 앱과 카카오톡 쇼핑탭에 추천 기능을 적용한 직후 상품 클릭이 50퍼센트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고,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웹툰 서비스 ‘픽코마’는 추천 도입 이후 첫 열람의 절반 이상이 추천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출시 캠페인에서 AI 광고 솔루션을 자사 쇼핑몰에 접목한 사례, 메타의 자동화 광고 ‘어드밴티지 플러스’가 일부 캠페인에서 장바구니 전환 비용을 70퍼센트 가까이 줄였다는 사례도 잇따른다. 포항·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마케팅 본부와 포스코DX를 중심으로 거래선별 수요 예측·맞춤 견적 같은 B2B 영역에서 AI 마케팅을 키워 가고 있다. 동네 가게에도 활용의 여지는 충분하다. 죽도시장의 어물전 사장님이 단골의 구매 주기를 메모해 두는 일, 영일대 카페 사장님이 손님이 즐겨 시키는 음료를 기억해 두는 일, 호미곶 펜션 사장님이 손님이 어느 계절에 어떤 방을 선호하는지 기록해 두는 일, 그것이 바로 1차 데이터의 출발점이다. 종이 장부도 좋고, 네이버 예약·카카오톡 채널·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무료에 가까운 도구도 좋다. 거기에 네이버·카카오의 AI 광고 도구를 보태면 적은 예산으로도 더 정확한 손님에게 닿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일대 산책객을 자주 받는 카페라면 ‘근처에 있는 30대 여성’에게만 광고가 가도록 설정할 수 있고, 명절 선물용 과메기를 파는 가게라면 작년 그 시기에 구매한 단골에게만 알림이 가도록 할 수 있다. 광고비 10만 원으로도, 1만 명에게 무작위로 보내던 시절과 달리 1000 명의 적합한 손님에게 닿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완벽한 도구를 찾기보다, 우선 한 달치 단골 명부를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 ‘추천된 나’는 진짜 나일까··· 알고리즘 너머의 인문학 마케팅 AI는 분명 편리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2011년 미국의 시민운동가 엘리 패리저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만 보여 주는 동안,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좁은 거품 안에 갇히게 된다는 경고이다. 광고 알고리즘은 우리가 클릭한 것을 더 보여 주고, 우리는 더 자주 클릭한다. 그 되먹임 속에서 ‘내가 골라 본 것’과 ‘추천이 보여 줘서 본 것’은 점점 구별이 어려워진다. 시장 골목을 한 바퀴 돌며 우연히 마주친 새 가게, 동네 책방에서 무심코 손에 든 책, 옆 가게 사장님과 나누는 잡담 속에서 듣는 다른 동네 이야기, 이런 우연한 만남이 점차 줄어든다는 뜻이다. 18세기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계몽을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할 용기”라고 정의했다. 그 시선으로 보면 추천 알고리즘이 가장 두려운 점은 부정확함이 아니라, 너무 정확해서 우리가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기회조차 빼앗는다는 데 있다. 지난주에 다룬 저널리즘의 가짜뉴스 문제처럼, 추천 알고리즘도 사회의 공통 화제와 다양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가게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AI가 골라 주는 손님에게만 광고가 나가면, 새로 가게를 알릴 기회를 놓치는 손님은 누구인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안락한 거품은, 무엇을 보여줄지뿐 아니라 ‘무엇을 보지 않게 할지’까지 정한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은 문제이다. 가게를 새로 여는 분이라면 마케팅 AI를 잘 다루는 일이 곧 경쟁력이다. 사업 계획을 짤 때 흔히 쓰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라는 표가 있다. 그 안의 아홉 칸 중 ‘어떤 손님인가’와 ‘어떤 통로로 만날 것인가’는 바로 마케팅 AI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시장 조사부터 경쟁사 분석, 손님의 모습 그리기, 트렌드 파악까지 AI에게 물어 며칠 안에 자료를 모을 수 있다. 다만 AI가 그려 주는 손님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숫자의 그림자이다. 진짜 손님의 사정과 마음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대화, 가게 문을 열고 나누는 인사에서 드러난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같다. 내가 보는 화면이 누군가의 선택의 결과임을 알아채는 일, 그리고 가끔은 알고리즘 바깥의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는 습관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양이다. 책장에서 한참 펴 보지 않은 책을 꺼내 드는 일, 평소 잘 안 가던 골목 책방을 둘러보는 일, 알고리즘이 권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든다는 사실은 디지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다.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

2026-06-07

“‘골재장으로 변한 주택공사 현장’…경주시는 뭐 했나”

경주시 충효동 외외마을 입구의 한 주택단지 조성 공사 현장이 사실상 골재장처럼 운영되면서 주민 피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당국은 지도 단속의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몇일째 해당 공사 현장에서는 조경토와 마사토가 대량 반출되고 있으며 대형 덤프트럭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그러나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설치된 세륜시설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공사 차량이 오갈 때마다 흙먼지가 날리고 토사가 도로로 유출되면서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날로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먼지가 날려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한다”며 “주택공사 현장이 아니라 골재장을 연상케 하는 수준”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민들의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별다른 개선 없이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산먼지와 소음, 도로 오염 등 주민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점검이나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환경 관련 법령에 따라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은 방진시설 설치와 운영, 도로 청소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함에도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은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외외마을 주민들은 “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환경관리 의무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장을 왜 행정당국이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의 건강권과 생활권을 보호해야 할 경주시가 오히려 주민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주민 A(63)씨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는데 행정당국은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현장 확인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형식적인 대응이 아닌 실질적인 지도·감독과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경주시가 더 이상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머물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현장 점검과 위법 여부 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한 뒤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6-07

무리한 강행 논란 빚은 영덕군 어촌민속전시관 리뉴얼 사업 전면 재검토

““속보=약 700억원의 지방채를 안고 있는 영덕군이 83억원 규모의 어촌민속전시관 리뉴얼 사업 강행 방침<본지 6월 4일자 10면>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영덕군은 강구면 삼사리 어촌민속전시관을 워케이션센터로 조성하는 사업에 대해 오는 7월 1일 취임하는 새 군수와 협의해 사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한 뒤 추진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앞서 본지는 지난 4일 ‘700억 빚 안은 영덕군, 83억 전시관 리모델링 강행 논란’ 제하의 보도를 통해 영덕군이 지방소멸대응기금 40억원과 군비 43억원 등 총 83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군비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단체장 교체를 앞둔 시점에 82억8000만원 규모의 입찰을 공고하면서 제안서 제출 기간을 3주로 제한해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졸속 추진 논란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영덕군은 사업 추진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업은 관광객 유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될 전망이다. 군은 해당 사업이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은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이며, 2007년 건립된 어촌민속전시관의 노후화로 방수와 냉방 시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상반기 내 예산을 조기 집행하기 위해 기술제안서 마감 기간을 단축한 것이 여러 의혹으로 이어졌다”며 “논란을 해소하고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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