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게 비탈에 붙어서서푸른 꼭지 마늘 칩을 꽂고 있다 그녀들막막한 땅의 바다에매운 배를 띄워 보내고 있다그들은 캄캄하게환하게 반짝이는 대양으로 흘러갈 것이다겨울의 압축이 풀리며가만히 부풀어 올라어룽대는 물 틈새이제 목장성 넘어온따스한 전류가 흐를 것이고바다는 다시푸르게 배를 밀며 돌아올 것이다눌태리는 구룡포읍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따스한 봄빛이 비치는 점심나절 여인네들이 비탈에 엎드려 언땅을 헤치고 마늘을 심고 있었다. 차가운 2월이 지나고 날이 풀리면 비탈밭에는 푸르른 생명의 물결이 넘실댈 것을 기대하면서 말없이 그녀들은 일을 하고 있었다. 차갑고 거친 세파를 헤치고 온 그녀들이 다시 막막한 땅의 바다에 희망의 작은 배를 띄워보내고 있는 것이리라.시인
2015-03-13
불명산 화엄사에 오른다산수유꽃 피고 진 자리새의 혀 돋고 있다계곡물 밖의 산기슭에는얼레지꽃들이 한창이다마음속 수줍은쪽 찐 처녀가길 내고 있다그 길은 우화루로 이어진다오래전 꿈속에서 보았던극락전 나비처럼하늘에 걸쳐 있다암벽이 끝나는 곳에서나는 불명(佛明)으로 든다새의 혀 같은 새순과 얼레지꽃들이 한창인 산기슭 화암사에 오르는 시인이 느끼는 봄은 오래전 꿈속에서 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불교에서의 밝은 깨달음이라는 의미의 불명(佛明)으로 든다는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산과 꽃들이 절집의 풍광과 함께 이뤄내는 아름다운 자연의 진상에 깊이 빠져든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운 봄날이다.시인
2015-03-12
집 떠난 지 두 달이 넘어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무거워지는데길바닥에 찍어놓은 행인들의 발자국짓이겨진 몰골에비껴가는 시선들오그라드는몸이리 저리 떠돌다수갑채인 죄인처럼 꼼짝 못하고사진관 앞 창틀에 걸린 눈빛들오늘이 둘째놈 돌인데창틀 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시퍼런 비수로 가슴에 아 꽂힌다세상 분노와 슬픔의 힘을 끌어모아잘못 세워진 거리의 집들결단코 부숴나가야지팔다리의 근육살 부풀리며 다짐하며이 시의 중심에는 잘못 세워진 거리의 집이라는 말이 자리잡고 있다. 시의 내용은 우리가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비극적인 서사 그대로다. 가슴 아픈 이런 경우가 비단 여기 뿐이겠는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거리의 집이 거느린 엄청난 모순과 딱딱한 불구의 제도들 때문에 세상의 분노와 슬픔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고 시인은 이러한 모순의 거리를 부숴나가야겠다는 강한 대결정신과, 극복의지를 보여주고 있다.시인
2015-03-11
석남사 솜양지꽃 물속 같은 세월 지키고 있다그 조용한 시간의 켜 속에길고 느린 그림자 절집 오른다허물고 다시 세우기를 거듭하는 절집시간이 소멸로 가는 정적 깊게 쌓는다느린 그림자 정적에 들어 움직이지 않는데봄 석남사에는 꽃잎이 시간을 밟는다봄날 석남사를 찾아 걸어올라가는 시인의 눈에 이른 봄에 마른 풀섶에 피어오르는 노오란 솜양지꽃이 보였다. 오랜 고찰에 흐르는 정적과 소멸, 적멸의 분위기를 뚫고 새봄의 전령인 솜양지꽃이 눈빛을 건내고 있는 것이다. 묵묵하게 세상과 등지고 영겹의 시간 속으로 건너는 오랜 절집의 시간 속으로 그 정적을 꿰뚫는 착한 소리 한 줌을 발견한 시인의 눈이 참 밝고 깨끗하고 따스하다.시인
2015-03-10
지난해 봄 아내는 내 몸에두릅나무 한 그루 심어 놓았다봄이 오자 내 겨드랑이와 다리허리에서 두릅나무 새순 나온다아내와 아이들 새순 잘라 먹더니혈관엔 새파란 피가 돌고 있다아이들 두릅나무 잎을 따햄스터며 토끼며 함께내 몸속에 넣어 동물원 만든다아내는 내 몸에 밭을 만들어채소 씨 뿌리고 있다내 몸속엔 지구의 모든 채소들과싱싱한 과일들이 자라고 있다참 재밌는 발상의 시다. 시인의 몸을 하나의 나무로, 더 나아가 생명의 탄생과 보존이 이뤄지는 우주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시인의 몸 뿐이겠는가 봄에 되살아나는 자연의 모든 것에는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들이 잠재되어있고 발산되면서 확산되어갈 것이다. 생명은 생명으로부터 온다. 새로운 창조의 장소가 되는 시인은 생명의 텃밭이요 새로운 생명들이 끝없이 잉태될 미래인 것이다. 시인
2015-03-09
골목을 돌아 나왔다바람을 죽이고바람이 흰 알몸을 죽이고대신 바람이 되어 돌아 나왔다죽은 머리칼 하나가 암호처럼 이마에 붙어서서나를 흔든다바람은 죽어도 바람머리칼은 꿈틀거리며슬퍼하라 슬퍼하라 말한다시인은 아주 세밀한 부분에서 우주가 전해주는 어떤 신호 같은 것을 듣고 느끼고 있다. 골목을 돌아나오면서 마음에서 바람으로 바람에서 마음으로 불어오는 그 무엇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바람에 실려다니는 마음은 바람이 된다. 세심한 마음은 바람이 불어오거나 어떤 자연 현상도 받아들이는 민감한 공명판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섬세한 시인 특유의 정서를 본다.시인
2015-03-06
흰나비가 바위에 앉는다천천히 날개를 얹는다누가 바위 속에 있는가다시 만날 수 없는 누군가바위 속에 있는가바위에 붙어바위의 무늬가 되려 하는가그의 몸에 붙어 문신이 되려 하는가그의 감옥에 날개를 바치려 하는가흰나비가 움직이지 않는다바위 얼굴에검버섯 이끼가 번졌다갈라진 바위틈에 냉이 꽃이 피었다이 시에서 견고한 바위는 철저하게 갇힌 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나비는 그 반대로 어디든 마음대로 날 수 있는 자유로움의 의미를 갖는다. 바위와 나비를 대비시켜 바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교감적 행위에서 또는 바위 속을 열어 은폐돼 있던 내면과 만나 무늬가 되는 데에서 현실에 대한 강한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시인
2015-03-05
가을 깊은 산골 마을에 드니마을 중심에 2백 년은 실히 묵은 은행나무가온 마을에 노오란 빛 흩뿌리며 곧추서 있다그 아래 여대기로 아이를 업은 젊은 아낙이쌕쌕 자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바람이 지나다 심술을 부려등 뒤로 은행잎을 수북수북 뿌려대는데선 고운 어깨에도 머리 위에도 흐르르 쌓인다나무도 아낙도 아무 걱정이 없는 듯제각각 제 일만 보고 섰는데(…)아이는 꿈속에서 엄마가 읽어준 이야기 듣고한잠을 더 자고 일어나 뛰놀다가10년, 20년 지난 어느 날, 문득세상 어딘가에서 엄마의 음성 듣고 벌떡 일어나벼락같이 이 나무 아래로 달려오리라노오란 은행잎, 아프도록 실컷 맞아보려고은행나무가 노오란 이파리들을 날리고 선 시골 마을의 한 풍경 속에서 시인은 시간의 깊이와 그만큼의 시간을 진지하게 살아온 한 생을 들추고 있다. 은행나무 아래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던 젊은 여인의 모습도, 오랜 시간 뒤 나무와 여인에게도 돌아온 성숙한 아이의 모습들이 세월의 깊은 그윽한 결과 시간의 깊은 울림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
2015-03-04
이철수의 판화에 쏟아지는 비가늘었다가 굵었다 장대비액자 밖으로 튀는 비사내가 수레를 밀며 간다아낙이 뒤따라간다쇠창살처럼 꽂히는 비바코드 빗속을 뚫고 쇼핑을 한다바코드로 읽히고 있다우리 개인을 식별하고 인식하는 어떤 기호나 숫자가 있는지 모른다. 모든 공산품에 붙어있는 알 수 없는 번호와 까맣게 칠해진 마크가 그 물건의 모든 정보를 조합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리라. 기계문명의 엄청난 확산과 심화에 대한 야유가 이 시 전체에 깔려있다. 편의와 속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그 무엇은 없는걸까 아쉬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시인
2015-03-03
아비는 저렇게 가야 하는 것이다두 눈에 진물이 흐르고기억 저편이 흐릿해져도두 어깨 나란히 어린 식솔들 거느리고앞장서서 먼 길 가야 하는 것이다힘겨워도 내색하지 않고지나온 길 애써 지우며차갑고 먼 길 가야 하는 것이다삶의 힘겨운 중력을 느끼는 것이 어찌 시인 뿐이겠는가. 생활의 무게를 잔뜩 느끼는 시인은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기러기가 후퇴와 우회 없이 일정한 방향으로 비행해가는 기러기처럼 어떤 시련과 힘겨움이 닥치더라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시인의 강단진 다짐과 정직한 삶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시인
2015-03-02
결국에는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는종점의 버스들, 나는불빛에 붙잡혀 오도 가도 못하고정지한 듯 움직이는 빗방울을투명한 눈으로 한참이나 쳐다보았다누군가 버리고 간 우산으로 비를 가리고간판의 불빛이 터주는 희미한 곳으로 걸었다우리의 처음은 초식동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되어 지금의 우리는 우수에 찬 도시의 유랑민들이 되어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길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결국은 자기의 생명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은 천리다. 언젠가 마지막은 초식동물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허망하기 짝이 없지만 거역할 수 없는 진리다.시인
2015-02-27
내 안에 이렇게 눈이 부시게 고운 꽃이 있었다는 것을 나도 몰랐습니다몰랐어요정말 몰랐습니다처음이에요 당신에게 나는이 세상 처음으로한 송이 꽃입니다우리 모두는 가슴 속에 한 송이 꽃을 가지고 있다.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고 소중한 한 송이 꽃이다. 누군가의 가슴 속 깊이 간직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비록 우리 가진 것없고 볼품 없이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세상 처음으로 한 송이 꽃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소중한….시인
2015-02-26
영산홍이었다가까치밥이었다가일 년 동안 바라만 보다 일 년 만에 딱 한 번 맞잡고놓아버린 손이었다가손과 손 사이를 빠져나간 황혼이었다가한 숟가락 남은 밥그릇처럼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그리움이었다가약속한 사람과 턱없이 일찍 헤어져 오도 가도 못한 채갇혀 있는 마포구 망원2동의 신호등이었다가신호등 없이 걸어가는 낮달이었다가삶이란 끝내 닿을 수 없는 실재들의 연속이 아닐까. 우리 살아가는 동안 실상은 우리에게 와 닿지 않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에게 와 닿지 않아서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것들은 분명히 실존적 가치를 가지고 존재한다. 서로 관련되는 수많은 사물들이 존재하지만 모두가 서로에게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안타까움과 그리움과 허망감이 그들 사이에 간절히 흐를 뿐이다. 시인
2015-02-25
억누르고 누른 것이 마른 오징어다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몸을 비트는바닥을 짚고 이는 힘총궐기다하다못해 욕설이다눌리고 억눌리고 납작해진 오징어는 아픔 덩어리가 아닐까. 핏기가 싹 가신 마른 오징어는 사지를 비틀면서 불 위에 눕는다. 그러면서 오징어는 비로소 오징어가 된다. 오징어라는 존재의 의미랄까 방식을 얘기하면서 대충 대충 살아가며 경계선에서 어물쩍 서 있는 인생들에게 철저하게 자기 존재의 가치를 가질 수 있기를 가르쳐주고 있다. 비록 아픔과 엄청난 비애가 따르더라도 본질적 존재의 방식에 투철해야 한다는 것을 툭 던져주고 있다.시인
2015-02-24
불두덩뼈든 골반이든 늑골이든뼈가 모래의 가족이 되려면더 부서져야 하고더 보드라워져야 한다모래산에는흐르는 모래바람따라 움직이는 고운 모래뿐덩어리진 것이라곤 없다울음을 터뜨리면 밀려나오는 덩어리그런 물렁한 핏덩어리도 없고진흙구덩이로 내려가는 덩어리그런 뻣뻣한 살덩어리도 없다모래산에는흐르는 모래허공의 대가족인 별들처럼흐름따라 흐르는 고운 모래들이 있을 뿐궁극은 변질하지 않는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무리 여물고 큰 뼈라도 모래의 가족이 되려면 더 부서지고 철저히 부서져서 보드라워져야 한다는 시인의 인식에서 그것을 읽는다. 모래산은 모래뿐인 것이다. 거기는 어떤 핏덩어리도 살덩어리도 없다. 다만 모래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잘게 부서진 모래 같은 존재일까 생각해봄직한 아침이다.시인
2015-02-23
또 어떤 날은 산이 노루새끼처럼 낑낑거리는 바람에 나가보면늙은 어둠이 수천 길 제 몸속의 벼랑에서 몸을 던지거나햇어둠이 옻처럼 검은 피칠을 하고 태어나는 걸 보기도 했는데나는 그것들과 냇가에서 서로 몸을 씻어주기도 했다(…)이곳에서는 어둠을 옷처럼 입고 다녔으므로나도 나를 잘 알아볼 수가 없었다밤마다 어둠이 더운 고기를 삼키듯 나를 삼키면그 큰 짐승 안에서 캄캄한 무지를 꿈꾸거나내 속에 차오르는 어둠으로나는 때로 반딧불이처럼 깜박거리며가라피를 날아다니고는 했다시인의 호방하고 멋진 상상력을 읽을 수 있다. 어두운 산중에서 어둠과 혼연일체가 된 시인은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 장자의 꿈을 연상케 하기도 하는 시로서 도가적 발상이 바탕에 흐른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자연회귀와 생명순환의 시인정신이 잘 구현된 작품이다.시인
2015-02-18
곰티재 넘다가네 가슴 닮은 달을 보았네내 소유의아름다운 놈 하나가송이버섯처럼 붉어지고 있었네너무 맑아서포동포동한 바람 때문이네교교히 은빛 달빛이 흐르는 재를 넘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처럼 따스하고 고와서, 너무 사랑스러워서 가슴 속 깊이깊이 넣어둔 첫사랑 같은 달을 품는 시인의 마음이 살갑다. 시인의 온 몸이 가만히 붉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람 타고 번져가고 번져오는 그 사랑이 너무 맑고 곱기 때문 아닐까.시인
2015-02-17
상엿집, 녹슨 함석지붕햇볕은 그곳을 일찍 떠난다리기다소나무들, 훌쩍 자라 있다아는 사람들 해마다 줄어든다아는 사람 없는 세상을 살지 모른다그는 어디 갔나?툇마루에 앉아 보면그는 항상 집에 가는 길이었다그리고 어둠이 내렸다, 그는 길가도랑에 처박힌 것일까?앞으로 반 발자국, 뒤로좌로, 우로, 반 발자국코스모스 꽃잎을 훑어놓으며거리낌 없이자동차들이 지나다니고 있다시인이 그려내는 상엿집녹슨 함석지붕과 황폐한 집의 소품들이 널브러진 폐가, 그 가생이에 리기다소나무들이 훌쩍 자라 있고, 집 앞의 행길 가에는 가을 코스모스 꽃잎이 흩날리는 시골 상엿집의 을씨년스런 한 풍경을 펼쳐보이며 시인은 우리들의 황폐한 내면을 바라보라 한다. 더 이상 영혼의 거처로서의 따스하고 오붓한 시골집이 아니듯이 어쩌면 우리의 내면도 저렇게 폐가가 되어 있지는 않은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시인
2015-02-16
내 안이 사막이 되었다는 말 대신에눈물샘이 말랐다는 말은얼마나 완곡한 표현인가인생 잘못 살았다는 말 대신에사막의 오아시스처럼인공눈물을 넣으며 견디라는 말씀가시투성이 선인장 속에 숨어사는붉은 사막개미처럼고독한 시인이 되라시는 은유안구에 넣는 인공눈물처럼 억지로라도 팍팍한 현실을 견디고 이겨나가야 한다는 시인의 의지가 잘 표현된 시다. 단절되고 황폐화되어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나 소통의 부재에 따른 고립과 소외의 자기자신을 들여다보면 꼭 사막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아시스처럼 붉은 사막개미처럼 현실의 엄청난 아픔과 어려움을 견뎌나가겠다는 강단진 결의가 선명하게 보이는 작품이다.시인
2015-02-13
먹을수록 허기지는순금의 탄식이다시퍼런 면도날 하나로썩둑 그어 버린모닥불이다수정구슬 속의번개 자국이다저 무명의 캄캄한 살 속에들이붓는독약 같은그리움사랑과 그리움은 끝없는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아무리 애쓴다 해도 인간은 운명적으로 다시 사랑에 목마르고 그리움에 가슴 졸이며 살아가는 존재다. 본질적으로 사랑과 그리움은 허망함이랄까 허무를 품고 있다, 오죽하면 그리움을 순금의 탄식이라고 수정구슬 속의 번개 자국이라고 말했겠는가.시인
201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