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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태리 2월

등록일 2015-03-13 02:01 게재일 2015-03-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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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만 수
납작하게 비탈에 붙어서서

푸른 꼭지 마늘 칩을 꽂고 있다 그녀들

막막한 땅의 바다에

매운 배를 띄워 보내고 있다

그들은 캄캄하게

환하게 반짝이는 대양으로 흘러갈 것이다

겨울의 압축이 풀리며

가만히 부풀어 올라

어룽대는 물 틈새

이제 목장성 넘어온

따스한 전류가 흐를 것이고

바다는 다시

푸르게 배를 밀며 돌아올 것이다

눌태리는 구룡포읍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따스한 봄빛이 비치는 점심나절 여인네들이 비탈에 엎드려 언땅을 헤치고 마늘을 심고 있었다. 차가운 2월이 지나고 날이 풀리면 비탈밭에는 푸르른 생명의 물결이 넘실댈 것을 기대하면서 말없이 그녀들은 일을 하고 있었다. 차갑고 거친 세파를 헤치고 온 그녀들이 다시 막막한 땅의 바다에 희망의 작은 배를 띄워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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