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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5-03-05 02:01 게재일 2015-03-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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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윤 학
흰나비가 바위에 앉는다

천천히 날개를 얹는다

누가 바위 속에 있는가

다시 만날 수 없는 누군가

바위 속에 있는가

바위에 붙어

바위의 무늬가 되려 하는가

그의 몸에 붙어 문신이 되려 하는가

그의 감옥에 날개를 바치려 하는가

흰나비가 움직이지 않는다

바위 얼굴에

검버섯 이끼가 번졌다

갈라진 바위틈에 냉이 꽃이 피었다

이 시에서 견고한 바위는 철저하게 갇힌 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나비는 그 반대로 어디든 마음대로 날 수 있는 자유로움의 의미를 갖는다. 바위와 나비를 대비시켜 바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교감적 행위에서 또는 바위 속을 열어 은폐돼 있던 내면과 만나 무늬가 되는 데에서 현실에 대한 강한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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