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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오른다

등록일 2015-03-12 02:01 게재일 2015-03-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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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문 규
불명산 화엄사에 오른다

산수유꽃 피고 진 자리

새의 혀 돋고 있다

계곡물 밖의 산기슭에는

얼레지꽃들이 한창이다

마음속 수줍은

쪽 찐 처녀가

길 내고 있다

그 길은 우화루로 이어진다

오래전 꿈속에서 보았던

극락전 나비처럼

하늘에 걸쳐 있다

암벽이 끝나는 곳에서

나는 불명(佛明)으로 든다

새의 혀 같은 새순과 얼레지꽃들이 한창인 산기슭 화암사에 오르는 시인이 느끼는 봄은 오래전 꿈속에서 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불교에서의 밝은 깨달음이라는 의미의 불명(佛明)으로 든다는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산과 꽃들이 절집의 풍광과 함께 이뤄내는 아름다운 자연의 진상에 깊이 빠져든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운 봄날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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