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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터널

등록일 2015-03-03 02:01 게재일 2015-03-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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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언 주
이철수의 판화에 쏟아지는 비

가늘었다가 굵었다 장대비

액자 밖으로 튀는 비

사내가 수레를 밀며 간다

아낙이 뒤따라간다

쇠창살처럼 꽂히는 비

바코드 빗속을 뚫고 쇼핑을 한다

바코드로 읽히고 있다

우리 개인을 식별하고 인식하는 어떤 기호나 숫자가 있는지 모른다. 모든 공산품에 붙어있는 알 수 없는 번호와 까맣게 칠해진 마크가 그 물건의 모든 정보를 조합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리라. 기계문명의 엄청난 확산과 심화에 대한 야유가 이 시 전체에 깔려있다. 편의와 속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그 무엇은 없는걸까 아쉬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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