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창 KBS안동방송국 아나운서방송은 모든 연령과 계층, 직업, 지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금기시 하는 말들이 많다. KBS를 비롯해 각 방송사마다 자체심의규정을 만들어 비속어와 은어, 외국어와 함께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계층 간에 위화감을 주는 용어, 장애인을 멸시하거나 자극하는 표현 등을 금기어로 정하고 있다. 이 같은 방송의 금기어는 방송에만 국한 돼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화와 일상을 분리할 수 없는 우리들도 언어의 격을 높임은 물론 자신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도 반드시 참고할 만 것들이다.예를 들어 `곰보처럼 파인도로` 나 `절름발이 경제`, `애꾸눈 운전`, `꿀 먹은 벙어리`, `장님 코끼리 더듬기` 등과 같이 장애를 비유한 표현을 방송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또 `서울로 올라간다`, `지방으로 내려간다`, `여의도 면적의 몇 배이다` 등과 같은 서울중심적인 표현이나 특정지역과 특정지역 사람들의 특성을 관련지어 말하는 표현들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인종 차별적 표현으로는 `유색인종`, `유색인`, `살색` 등과 같은 표현도 삼가야하고, 특히 성차별적인 표현인 `처녀생식`은 `단성생식`으로, `처녀출전`은 `첫 출전`, `미망인`은 `(고인인~ 의) 부인`, `시집가다`는 `결혼하다`로 바꿔 말하는 것이 좋다.이밖에도 `결손가정`은 `한 부모 가정` 으로, `신용불량자`는 `금융채무연체자`, `동남아 신부`는 `결혼 이주여성` 등으로 순화해 사용한다.앞서 언급했듯이 방송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금기어를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사실 이러한 금기어는 방송을 통해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잘못된 말을 바로 잡고 거친 표현을 순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언어사회가 늘 바른말을 사용하도록 해 사회적 품격을 높인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다음은 KBS가 규정하고 있는 방송 금기어를 유형별로 소개하면 △비속어 및 사회불안을 자극하는 표현:(예) 화장발, 수작질, 망나니짓, 불에 타 숨졌습니다, 칼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 등 △지역감정 자극과 계층 간의 위화감을 주는 용어:(예) 깡촌, 지방으로 내려간다, 막노동, 검둥이, 장사치, 뚱보, 곰보 등 △불구자 표현:(예) 귀머거리, 애꾸눈, 벙어리, 절름발이, 장님 문고리잡기, 귀가 먹으셨네요, 다리를 저시네요. △ 음담패설 및 성(性)을 비유하는 표현: (예) 꿀벅지, 기럭지, 쭉쭉 빵빵, 숫처녀, 마늘이 정력에 좋다. △저속한 은어 및 유행어:(예) 낚이다, 뻑가다, 쩔다, 꽂이다, 퉁치다 등이다.이 같은 금기어의 유형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 `잡상인`에서의 `잡- `이라는 접두사나 `봉급쟁이`에서의 `-쟁이` 라는 접미사와 같이 차별적인 말들 역시 방송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과거보다 생활이 나아지고 모든 게 편리해지는 세상이지만 여기에 비례해 우리가 늘 사용하는 언어적 수준은 정체된 상태여서 안타까운 일인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사용하는 상스러운 말투나 알아듣지 못하는 낱말들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TV나 라디오 등 전파매체나 각종 미디어를 늘 접하고, 정보를 습득하지만 방송언어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경제적 소득이 높아져 선진국대열에 진입한다고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품격 있는 문화적 바탕이 선행돼야 한다.그 문화적 바탕에서 생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