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인수필가
러시아 관광객의 300만 원이 든 지갑을 시민과 러시아어 특채 경찰관에 의하여, 500만 원이 든 중국 관광객의 샤넬 가방이 시민의 도움으로 주인을 되찾았다. 어쩌면 한류 문화의 진앙인 대한민국을 보고자 찾았다가 어려움을 겪을 뻔했는데, 그들의 여행에 한국인들의 마음을 함께 담을 수 있어서 기쁘다.외국인 여행객이 두고 내린 최신 맥북, 아이패드와 돈이 든 가방이 지하철 안에서 18시간을 실려 다니다가 지하철역에 보관됐다는 소식도 인터넷에 떠돈다. SNS를 통해 더 많은 한국인의 양심과 정직함을 경험한 외국인들의 이야기가 K-양심으로 세계로 퍼져나간다.K-양심은 외국인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여러 날을 집 앞에 둔 택배물이 안전하고 1천만 원의 돈을 찾아준 택시 기사 이야기를 본다. 택시에 두고 내린 2억이 넘는 아파트 판매 대금이 든 가방을 찾아준 시민의 미담은 우리 사회가 믿을 만하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양심은 개인에 따라 시대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몇 년간 우리 사회를 관통한 공정 탓인지 아니면 어디를 가나 만나는 CCTV의 학습효과 탓인지 일상생활에 정착한 느낌이다.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들으면 입꼬리가 올라가다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사회 지도층이나 공직자들의 성추행, 음주운전, 금품수수는 지금 한창 떠오르는 이슈다. 단기로 입국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만 보다가 전체를 보아도 K-양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머무르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노동자들, 이민자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정직하지 못하고 앞과 뒤가 다르거나, 도덕으로 무장한 진보라 말하면서 양심을 저버린 일부 정치인들, 끝이 없는 지도층의 성추행, 음주운전은 K-양심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양심을 지키는 사회 지도층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운 것인지. 일그러진 모습 뒤에는 자기 합리화를 하기 바쁜 그들이 ‘K-양심’을 듣기나 한 것인지.‘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헌법은 말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양심이 중요하다는 대한민국의 기본 생각이다. 그러하기에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양심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그가 공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지금 SNS에 떠도는 K-양심과 공직사회의 사익을 추구하는 비양심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그들이 비난받는 것도 양심 사회로 간다는 증거가 아닐까. 더구나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이 인정하는 K-양심의 나라가 아닌가. 공직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는 점점 양심 국가로 가고 있지 않은가. 일부 사익에 빠진 사람들이 있지만.살기 좋은 나라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항상 순위가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 뒤처진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 총합의 결과이지만 외국인들이 찾고 싶은 나라, 찾아와 기분 좋은 일들이 많은 나라가 되면 우리 삶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누구나 오고 싶고 살고 싶은 K-양심의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3-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