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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성상품화는 멈추어야 한다

등록일 2022-11-16 18:17 게재일 2022-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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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수필가

성상품화란 인간의 성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성 자체나 성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거나, 제품을 판매하는 일에 성적 연상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도 성상품화다. 산업의 홍보에 성상품화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자본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모든 것은 자본재가 될 수 있다고 한 소스타인 베블런의 글이 아니더라도 자본주의는 돈이 되는 것은 다 상품화한다. 사람의 몸뿐 아니라 성까지도 상품화하여 시장에 판다. 이러한 성은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상업주의와 영합하여 소비전략의 중요한 도구가 된다.

다른 사람에게 돋보이려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자신을 드러나는 패션을 선택한다. 누군가가 부러움이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면 사람들은 어깨에 한껏 더 힘을 준다. 어쩌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만족과 존재를 확인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스스로를 전시하고 판매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이미 상품화되어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하여 꾸미는 문장으로 이력서를 쓰고 멋진 옷을 골라 입는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 뿐만 아니라 생활의 모든 부분을 상품 가치로 전환하여 돈으로 바꾸고 심지어 인간의 성까지도 상품화한다. 성과는 무관할 것 같은 스포츠에서 성의 상품화는 심각하고 아이돌의 성상품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론은 독자 확보를 위하여 선정적인 내용을 부각하고 이를 부추기며 무차별적으로 퍼뜨린다.

몸값을 올려야 하는 여성 아이돌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노출이 있는 무대 의상, 선정적인 춤, 관능적 모습을 담은 광고로 이어진다. 여성 아이돌의 이러한 성 상품화 문제와 더불어, 이들이 팬덤 및 대중의 관심을 모아야 하기에 성상품화 문제를 확장하였다.

유튜버가 유튜브 채널에 비행기 승무원 유니폼을 착용한 선정적인 영상을 올렸다. 선정적인 영상이라 성상품화 논란이 있다는 기사를 한국경제신문의 보도 이후, 다른 언론도 앞다퉈 ‘승무원 룩북 영상으로 성상품화 논란이 일고 있다’는 기사를 올렸다. 해당 언론 보도가 오히려 관련 유튜브 영상을 더욱 확산시킨다.

대부분 언론은 ‘룩북’ 영상의 선정적인 문제를 부각하며 성상품화를 말한다. 그러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기사 제목과 사진, 영상은 더욱 선정성을 부가하여 유튜브 영상을 널리 퍼뜨린다. 일반인이 잘 모르던 유튜브 영상을 퍼뜨리며 자신들 홈페이지의 클릭을 유도한다. 이것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쪽은 선정성을 지적하는 언론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청소년들이나 일반 국민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성에 관한 선정적인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정보화 사회에서 대중매체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은 성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여성에 대한 가치체계와 성적 충동에 영향을 준다. 이미 깊이 빠져버린 성상품화 속에서 우리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의 존엄성마저 팔아버리는 지나친 성상품화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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