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에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여 3.00%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장의 고뇌를 느낀다.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몸살을 앓는 한국 경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결론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12월 3일 밤의 비상계엄은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를 더 힘들게 한다. 관망하다가 이제 막 한국 주식을 사려는 해외 투자가들을 돌아서게 했고 가지고 있던 주식마저 팔았다. 떨어지는 주가에 경제부처의 빠른 대처와 비상계엄의 조기 해제로 낙폭을 줄였다.
환율도 다르지 않다. 크게 하락하다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비상계엄의 조기 해제로 1410원대에 머문다. 하지만 여전히 환율은 높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수출하는 회사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불안한 물가를 더 부추기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이마저도 계속되는 정치의 불안정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치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게 어려운 것일까. 선거철만 되면 국민을 받들겠다던 정치인들은 선거만 끝나면 정권을 잡는 것에 혈안이 되어 국민의 생활은 뒷전이다. 정쟁 중에도 국가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자신들의 임금 인상과 활동에 필요한 예산은 알뜰히 챙긴다.
팽팽할 거라던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문제는 경제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가 들어서면 경제가 더 나아질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으로 여러 나라가 자국의 경제를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는 데 우리 정치인은 권력을 잡는 데만 관심을 둔다. 권력을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가지지 못한 자는 빼앗으려고 한다.
정치와 경제가 국민을 잘살게 하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이 갈 수는 없을까. 다른 부족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이를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뭐라고 해야 알아들을까. 무지막지한 권력을 손에 쥐고 휘둘러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인지. 자신들의 배를 두둑이 하고도 뭘 더 바라는 것인지. 정작 주위를 둘러볼 시간은 없는 것인지.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상가는 문이 닫혔고 시장은 손님을 기다리느라 목이 빠진 사람들이 가득하다. 씀씀이를 줄이느라 내수 경기는 바닥을 치는데 정치는 그저 자신들의 일로 바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서민들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살펴야 한다.
트럼프가 당선으로 높이 쌓아 올릴 무역장벽으로 나빠질 우리 경제 때문에 국민은 밤잠을 설친다. 자국의 이익만 챙기려는 강대국의 힘자랑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나라 걱정을 하지 않고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 수는 없을까. 세 평 정도의 공간에 컴퓨터 3대를 놓고 3명의 국회의원이 같은 공간을 쓰며 내놓는 정책이 국민을 더 편하게 하는 북유럽의 나라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정치인이 국민의 삶을 살필 때 경제는 살아난다. 경제가 멈추면 국민의 삶도 정치도 멈춘다. 국민도 정치인도 답은 경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