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연구원 NMT센터에서 추정한 월 1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인구는 1340만 명으로 발표했다. 자전거는 친환경 이동 기구로 자연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전거를 타는 열풍이 불었다. 지자체는 앞다투어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고 이러한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시간이 나면 신천에 들른다. 신천에선 쇠백로와 대백로, 중대백로, 중백로, 청둥오리들이 먹이를 찾거나 휴식한다. 신천에서는 새뿐만 아니라 휴식이 필요한 많은 사람이 나온다. 개를 데리고 온 사람들, 끼리끼리 모여서 체조를 하는 사람들, 나이 드신 부부가 느린 속도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보인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집에서 신천을 따라 난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희망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달린다. 11㎞의 짧은 거리이지만 매일 달리기에는 적당한 거리다. 느린 속도로 매일 달리며 신천에 나온 사람들을 만난다. 일과 중에 별로 할 일이 없을 때는 신천으로 나온다.
기분 좋게 나온 자전거 타기인데 마음을 상할 때도 있다. 자전거도로인지를 알지 못한 채 도로를 어슬렁거리거나 공사로 우회할 때도 늘어난다. 공사로 인한 건 할 수 없다 치더라도 자전거도로 위를 거니는 사람들은 안전교육을 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사람들이 자전거도로로 뛰어들거나 이리저리 어슬렁거릴 경우는 자칫 사고가 나기 쉽다.
그나마 신천은 비교적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잘 구분된 편이다. 거리로 나서면 자전거도로는 선을 그어 놓았지만, 그어놓은 선마저 끊어지기 일쑤고 인도 위에 한편을 내어 자전거도로를 만든 것이라 사람들과 부딪히기 쉽다. 심지어 자동차 도로 가장자리에 난 자전거도로는 더 위험하다. 좁은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전거도로를 내느라 자전거도 차량도 운전하는데 신경이 곤두선다.
우리나라 자전거도로의 현실이 그러하다. 외곽지 강변을 따라 난 길은 비교적 잘 되어 있는데 시내로 들어오면 어느 쪽에서도 반기지 않는 자전거도로가 된다. 이것은 도로 사정만 그런 게 아니다. 자전거전용도로를 위한 법도 마찬가지다. 이미 만들어진 차도와 인도 사이를 오가는 모양이 위태롭기만 하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자전거도로의 구분, 안전한 이용, 주차장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으나 현실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는 사람과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 보행자들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걷는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막 걷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은 높아진다. 법의 실효성마저 떨어질 수 있다.
유럽을 여행할 때 내가 별다른 인식 없이 자전거 전용도로 위에 섰을 때 놀라는 가이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현실에서 법이 살아있고 다치면 도로를 침범한 보행자의 책임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법은 누구나 지켜야 법으로서 존재가치가 있다. 일반 시민에 대한 자전거 전용도로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국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나 주변 시설을 정비하고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