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항상 빨리 흐르고, 시간만큼이나 많은 일이 일어났고 현재도 일어난다. 때로는 감동으로 다가오고 때로는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그러한 일이 모여 우리네 삶이 된다. 2022년도 우리네 삶과 같이 기쁨과 슬픔으로 아로새겨진다.
지난 3월의 대통령 선거와 동시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고 지방 행정부의 장도 바뀐 곳이 많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나라를 이끄는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은 달라진다. 흩어진 민심을 한곳으로 모아 나라의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세계무대에 한국문화를 빛내었다. 에미상 6개 부문 수상으로 한국 문화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우리 전통의 놀이문화는 생각과 문화가 다른 이국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대단한 문화의 저력을 보았다.
그 저력은 축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중요한 것은 피파 랭킹이 높은 축구 강국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우리의 축구를 한 것이다. 지난 4년간의 땀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우리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언제나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민족의 혼을 만났다.
이러한 한국문화는 지구에서만 그친 게 아니다. 세계 7번째로 실용위성을 우주에 자체 기술로 발사에 성공했다. 실용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국가는 몇 나라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이 된 것이다. 이번 성공은 단순히 위성 하나를 우주로 보내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와 자긍심을 우주로 보내는 일이다.
수백 명의 젊은 청춘을 죽음으로 내몬 이태원의 참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시리다. 한창 젊은 아이를 떠난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 광주의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동해안의 산불, 중부지방의 물난리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시간을 보내는 서민들의 얼굴에 근심만 드리운다.
카카오의 먹통은 디지털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돈이 있어도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도, 버스를 탈 수도 없는 편리함 뒤에 숨은 절벽 같은 단절감을 맛보았다. 연결되었을 때는 말할 수 없이 편리해도 연결만 끊어지면 지옥 같은 세상이 된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소나기 발사는 우리나라가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국가임을 느낀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고는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든다. 여기에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고 올린 세금은 좀처럼 삶에 지친 서민들의 휘어진 허리를 아예 펴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도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 서민들의 삶이 아니던가. 국민 절반의 감염과 약한 사람을 잡아간 코로나도 이겨내는 질긴 삶이 아닌가.
2023년은 웃음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후세 인류학자들이 웃음을 잃어버린 새로운 종족으로 우리를 기록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