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달은 휴대전화를 손에 들리고, 인터넷세상은 그들이 올리는 정보의 바다로 만들었다.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고자 사람들은 더 빠르고 용량이 큰 시스템을 원했다. 이렇게 인공지능(AI)에 대한 요구는 커졌고 이제는 어디서나 ChatGPT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ChatGPT는 일상에 관한 단순한 질문에서 전문적인 분야에 관한 질문까지 능숙하게 대답한 답변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된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대답에 감탄도 하지만 엉뚱하거나 틀린 대답이 나올 때도 실망하기보다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머지않아 우리 삶의 중심에 우뚝 자리 잡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책 한 권을 7시간 만에 쓰고, 그가 쓴 글이 문학대회에서 수상하고 인공지능 관련 주식은 실적 관계없이 연일 오름세를 지속한다. 선진국에서는 미래의 먹거리로 인정하여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인공지능 관련 기업체에서는 계획을 세우고 조직을 확대 개편하며 돈을 투자한다.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일어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찬다.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일어난다. 애플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무분별한 사용을 걱정하며 ChatGPT를 17세 이상만 쓰게 하자며 앱 등록을 거부했다. 또한, 전쟁에 이용되는 것을 우려하여 인공지능이 사람 목숨을 결정하는 허용 범위, 인공지능 무기체계에서 자율성의 범위, 그 결과 책임에 대한 고민도 이루어진다. 유럽의회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정상회담의 필요성도 제안한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자본주의로 인해 자신의 밥줄을 걱정하는 일반시민들의 근심도 늘어난다. 나아가 기술 발달이 인공지능을 가진 살상 로봇의 개발을 부추기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데 인간을 위해서만 사용한다는 대원칙이 개발에 앞서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뛰어나다고 하여도 인간의 속마음은 알 수가 없으며 인터넷이 닿을 수 없는 정보는 답하지 못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ChatGPT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만능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답을 말하였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자신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정리하여 답할 뿐이다.
그런데도 인공지능이 현대 산업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등장할 가능성은 크다. IDC 등 평가 기관에서 인공지능 시장 전망을 밝게 본다. 매년 급속하게 성장하는 큰 시장은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경제 외적인 면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이기에 기대와 불안한 마음이 함께하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어느 때보다 신뢰성, 공정성, 안전성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존엄성마저 헤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라도 인공지능이 일의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생활에 폭넓게 쓰일수록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서로 보완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조화로운 삶을 기대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