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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방향 설정과 과감한 실행만이

등록일 2023-03-13 19:51 게재일 2023-03-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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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우리나라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들어서는 정권마다 정책을 펴고 돈을 퍼부어도 문제는 여전하다. 매년 수십조 원을 퍼부어도 출생률은 점점 더 줄어들고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한다.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출생률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다. 이러한 추세라면 멀지 않은 장래에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낮은 출생률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각국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었다. 프랑스는 GDP 5%에 이르는 가족수당과 대학까지 학비가 무료이고 볼리비아는 12개월, 에스토니아는 85주의 100% 유급 휴가를 준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0세의 아이를 둔 가정에는 매달 70만 원의 현금을, 1세가 되면 35만 원을 준다. 프랑스는 획기적인 정책의 성공으로 감소하던 출산율을 되돌린 성공적인 사례이다.

저출산 문제는 지금까지 단편적인 문제 해결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정책의 과다로 더욱 치솟은 아파트 가격, 여성의 경력 단절과 보육 시설의 부족, 사교육비의 지속적인 증가와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회로 진출하지 못한 청년은 움츠러들고 취업 후에도 높은 집값에 절망한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청년이 결혼하여 살아갈 주거문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출산과 육아를 위한 환경의 미비, 아이를 돌보는 여성의 경력 단절, 낳은 아이를 가르치는 사교육비, 비정규직이 득실거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월급을 모아서는 집을 살 수 없는 아파트값, 상대적인 빈곤만을 느끼게 하는 사교육비, 마음 편하게 낼 수 없는 육아 휴직, 이에 따라 가까스로 얻은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의 경력 단절, 언제나 비정규직을 헤매는 청춘들은 혼자 살기도 힘들어한다. 그들에게 누구나 원하는 평범한 일상은 꿈으로만 머문다.

아파트 분양 원가를 낮추어 거품으로 가득한 아파트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다. 임대 주택을 늘리고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여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사교육비 문제는 장기적으로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무상교육 도입으로 풀어야 한다. 산업체가 일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해 정부는 유인책을 마련하고 산업체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여야 한다. 정부의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정책을 쏟아내어서는 안 된다. 저출산 관련 문제를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흩어진 저출산 관련 정책을 모아 모든 부서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극복한 프랑스는 우리의 좋은 모델이 된다. 지금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느냐 주저앉느냐는 우리 손에 달렸다. 나라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정확한 방향의 설정과 과감한 실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프랑스가 해결한 문제를 우리가 못 할 것은 없지 않은가. 가정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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