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자전거를 타는 것이 유행이다. 여가를 즐길 만큼 소득이 늘었고 운동에 관심이 는 탓도 있다. 뱃길을 만든다던 4대강 사업은 강변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내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코스다. 물길을 따라 달리면 한 주일의 피로는 씻은 듯이 사라진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서인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10㎞ 미만의 거리를 달리면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적정량의 운동이 이루어지고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는 덤이다. 출근 시 막히는 도로를 달리지 않아도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나는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시간이 여유로운 퇴근길에는 신천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김없이 휴대전화를 꺼낸다. 2억 화소의 휴대전화 카메라는 어김없이 작품 사진을 남긴다. 강가에 머무는 시간만큼 추억도 사진도 쌓인다. 생각은 깊어지고 소소한 삶의 행복은 늘어난다.
낙동강 변의 무심사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성지다. 낙동강 자전거도로 옆에 있는 데다가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한다. 주위를 지나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들른다. 스님의 배려에 두 손을 모으며 다시 즐거운 자전거 여행을 한다.
무심사에서 자전거를 타는 손님들에게 공양을 차려주는 사람은 노보살님이다. 불편한 몸으로 공양을 차리는 보살님의 손이 바쁘다. 혼자 몸으로 많은 사람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몸을 쉬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지 않아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거나 재를 준비하느라 바쁜 몸이 종종걸음을 친다. 거기에 더하여 밤늦은 시간에 찾아와 공양을 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몸은 파김치가 된다.
대구 신천을 따라가면 사람이 다니는 길과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 대부분 따로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전거길과 인도를 아무런 구분 없이 다닌다. 자전거의 속도를 15㎞로 정해 두었지만, 자칫 사고가 나기 쉽다. 일부 사람은 우측통행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이 자신이 가고 싶은 대로 마구 다닌다.
유럽 여행을 가면 복잡한 시내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자동차가 다니는 차선처럼 엄격하게 지킨다. 여행을 온 사람들이 자전거길에 들어서면 가이드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사고가 난다고 잡아당긴다. 자전거를 타는 문화의 차이다. 우리는 아직 자전거 전용도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역주행을 하거나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없이 전등을 높이거나 반짝이는 모드로 놓아 시야를 방해한다. 성능 좋은 LED 등은 바로 바라볼 수가 없다. 마주 보고 달려올 때는 사고가 날까 봐 조마조마하다. 자전거를 탈 때마다 불빛을 낮추어 달라고 부탁한다. 위로 켜진 불빛이 마주 오는 자전거의 운전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우리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즐거운 자전거 타기를 원한다. 그것은 남을 배려하는 자전거 문화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조금만 남을 생각하면 자전거를 타는 재미는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