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고기·생선 등에 물을 많이 부어 끓인 음식을 순수한 우리말로 `국`이라 하고 갱탕은 한자어에서 온 말이다. 한국사람들의 밥상에는 항상 국이 오르고 국이 준비가 안 되면 숭늉이라도 있어야 한다. 생일날에는 미역국, 쇠고기국 등을 먹고 매일같이 된장국, 시래기국, 청국장, 생선의 살점으로 끓인 광어국 아니면 탕 종류의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하급품에 속하는 라면까지도 국물의 끝맛이 얼큰하여 즐기는 편이다. 철따라 야채가 주축인 각종 채소국과 생선으로 끓인 국물있는 음식을 한국인들은 늘 선호한다. 한국의 국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은 국물도 한류가 될 수가 있다고 여긴다. 국은 속을 데워주고 음식의 소화를 촉진시키면서 장에 부담을 주지 않은 속 편한 음식이다. 서양인들처럼 튀김종류의 음식을 먹고 커피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저지방질인 음식이 건강에 좋을뿐더러 소화가 잘 되는 것이다. 특히 동양인들은 육식보다는 채식을 많이 하는 탓에 장의 기능이 튼튼해야 건강하므로 국물의 효과는 그 기능을 촉진시킨다. 특히 고유음식으로 전통의 명맥을 유지시키고 있는 주식에 탕의 음식이 주효하고 있다. 매운탕, 설렁탕, 곰탕, 보신탕, 영양탕 모두가 국물을 얼얼하게 양념한 것으로 건강식으로 많이 찾고 있는 한국인의 대표음식이다. 추운 겨울철이면 업무가 끝나고 귀가길에도 꼭 포장마차 같은 곳을 찾아 오뎅국물이나 무국이라도 한 사발 마셔야 지친 마음과 몸을 풀 수 있고 기분도 개운해 진다. 비록 우리나라 음식의 3가지 특징이 맵고, 짜고, 뜨거운 것인데 이런 종류의 음식을 먹고서도 국물로 입가심하게 되면 속에 들어간 음식이 국물에 희석이 되어 더부룩한 위장도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식구들끼리 밥상에 둘러 앉아 앞앞에 놓여지는 각자의 국은 남기는 법이 없이 국물까지 마신다. 그래서 `국을 좋아하는 사람`을 애국자라 하면서 식사를 마친다. 국이 바로 끝내주는 음식이다. /손경호(수필가)
201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