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성탄절 메시지를, 그리고 불교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법전 종정이 2012년 신년 법어(法語)를 각각 발표한 것이 뉴스에 실렸다. 정 추기경은 “예수님의 성탄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시면서 모든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신다”며 “특별히 버림받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온 인류가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올바른 삶의 자세”라며 “공동체가 하나가 되기 위해 다른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진정으로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말씀을 듣고 보니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지고 살맛을 느끼게 한다. 법전 종정께서는 이날 발표한 법어에서 “여러분의 눈앞에 좋은 날을 만드는 묘용(妙用)이 있으니 버린 자는 얻고 취하는 사람은 잃는다”며 마음속 본래의 자리를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치우치면 일승(중생이 성불할 수 잇는 유일한 길)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고 융통하면 걸림없는 자재(自在-속박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오묘하고 심오한 말씀이라 선뜻 듣기는 어렵지만 여러번 삭히면 그 말씀의 진리를 알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 인간은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다, 물론 갈 때도 빈손으로 간다. 그러므로 죽은 사람이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필요없다. 길어야 100년 사는 인생, 시기, 질투, 고발, 모함, 그리고 사고와 질병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지리멸렬한 상태로 이전투구하는 몰골이 가증스럽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어떻게 하다 가느냐도 정한 것 없이 정신없이 허기지게 살다가는 것이 인생이요, 생각하면 모든 것이 허무요 공(空)인 것이다. 가지면 더 가지고 싶고 권좌에 앉으면 더 높은 곳에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인데 늙고 병들면 모두가 부질없다고 하지 않은가. /손경호(수필가)
2012-05-02